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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장론(決定藏論)

1. 개요
이 논은 『유가사지론』「섭결택분(攝決擇分)」의 오식신상응지의지(五識身相應地意地)의 제1부터 제4에 해당하는 부분의 구역(舊譯)으로, 주로 아뢰야식에 대해서 설한다.
2. 성립과 한역
중국 진(陳)나라 때 진제(眞諦, Paramārtha)가 548년에서 557년 사이에 한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역본으로 『유가사지론』의 제51∼57권 오식신상응지의지(五識身相應地意地)가 있다.
4. 구성과 내용
총 3권으로 구성된 이 논은 『유가사지론』「섭결택분(攝決擇分)」의 오식신상응지의지(五識身相應地意地)의 제1부터 제4에 해당하는 부분의 구역(舊譯)으로 주로 아뢰야식에 대해 설한다. 제목에서 결정장(決定藏)의 ‘장(藏)’은 아뢰야식을 가리키므로, ‘결정장론’이란 아뢰야식의 의미를 결정하는 논서라는 의미이다. 「심지품(心地品)」 제1, 제2, 제3으로 구성되며, 번뇌의 근본이 되는 아뢰야식을 없애고, 맑고 깨끗한 의식인 아마라식(阿摩羅識)을 되살려야 한다는 내용이 중심이다. 먼저 아뢰야식이 정말로 있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에 대해 여덟 가지로 논한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아뢰야식이 없다면, 감각 기관이나 마음이 작용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감각 작용이나 의식 작용은 결국 아뢰야식이 작용하는 한 가지 양태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이 감각 작용이나 의식 작용이 정지한 명상의 상태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은 그에게 아뢰야식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이 죽을 때 몸이 식는 것도 아뢰야식이 몸을 떠나는 증거이다. 이와 같이 아뢰야식은 윤회하는 사람의 몸을 유지하고, 윤회의 세계를 감각하고 의식하게 하며, 사람의 생명을 유지하는 선천적인 의식이라고 설한다. 이어서 아뢰야식의 네 가지 작용과 그것을 없애는 문제에 대해 설한다. 첫째로 아뢰야식은 안으로는 나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게 하고, 나의 감각에 사로잡히게 하며, 밖으로는 외부 세계에 사로잡히게 한다. 마치 등잔 속에서 심지가 불타면 그 빛이 밖으로 퍼지는 것처럼 외부 세계란 번뇌로 불타는 아뢰야식의 불길이 내비친 영상에 지나지 않는다. 둘째로 아뢰야식은 의욕, 감촉, 느낌, 지향과 같은 심리 작용과 함께 어울려 작용한다. 셋째로 아뢰야식은 그의 영향으로 작용하는 감각과 의식의 반작용을 받기도 한다. 사람들은 전생의 의식 작용을 유지하는 아뢰야식의 영향에 의해 감각하고, 의식하며, 아뢰야식 자체는 현생에서 감각 또는 의식 작용의 영향을 받아 자신의 습관을 변화시킨다. 넷째로 아뢰야식은 모든 감각 작용, 의식 작용과 함께 어울리기도 하고, 그 가운데 일부와 어울리기도 하며, 다른 모든 감각이나 의식이 작용하지 않을 경우에도 작용을 멈추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아뢰야식은 자신과 외부 세계에 대한 모든 허망한 의식 작용을 불러일으킨다는 의미에서 번뇌의 근원이다. 그릇된 의식 작용의 습관력인 아뢰야식을 없애는 것은 곧 본래부터 지닌 맑고 깨끗한 의식인 아마라식의 구현이다. 또 아뢰야식은 일시적으로 작용하는 의식인 반면 아마라식은 영원히 변치 않는 의식이라고 한다. 그 밖에도 수행‧명상‧계율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