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이 논은 호법(護法)의 신(新) 유식설 이전의 고(古) 유식설에 근거하여 3성(性), 3무성설(無性說)을 해명한다.

중국 진(陳)나라 때 진제(眞諦, Paramārtha)가 557년에서 569년 사이에 제지사(制旨寺)에서 한역하였다.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총 2권으로 구성된 이 논은 호법(護法)의 신(新) 유식설 이전의 고(古) 유식설에 근거하여 3성(性), 3무성설(無性說)을 해명한다. 『현식론(顯識論)』, 『전식론(轉識論)』과 함께 『무상론(無相論)』의 일부라고 하며, 내용은 『현양성교론』의 「성무성품」과 동일하지만, 게송을 제외한 석론(釋論) 부분에 대한 이역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논서는 유식의 옛 이론을 설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설로서는 『현양성교론』과 다르다. 의미에 따라 단락을 나누면 크게 총론, 각론, 결론의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총론은 저술 목적, 3성과 3무성의 체상(體相), 3성 성립의 도리 등을 설명한다. 인공(人空)을 설하는 것은 잘못된 법을 깨뜨리기 위함이고, 법공(法空)을 설하는 것은 올바른 법을 세우기 위함인데, 법공을 드러내기 위하여 제법의 무자성을 설한다. 일제의 모든 법은 3성(性)을 벗어나지 않는데, 그것은 분별성(分別性)·의타성(依他性)·진실성(眞實性)이다. 이 3성에 따라 3무성(無性)을 설하는데, 분별성에 따르는 것은 상(相)무성으로 말미암아 무성이라 하고, 의타성에 따르는 것은 생(生)무성으로 말미암아 무성이라 하며, 진실성에 따르는 것은 진실무성으로 말미암아 무성이라고 한다. 진실성이란 따로 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앞의 2가지 본성이 없는 것을 말하는데, 진실은 무상(無相)이고 무생(無生)이기 때문이다. 일체의 유위법은 분별과 의타의 두 성품을 벗어나지 않으며, 분별성은 체상(體相)이 없다고 한다. 각론은 분별성·의타성·진실성을 해명하고, 그들의 상관관계와 깨달음을 논한다. 분별성에 대해서는 분별성의 품류(品類) 차별(差別), 분별성의 공용(功用) 차별, 상혹(相惑)과 추중혹(麤重惑)을 설한다. 또한 의타성에 대해서는 의타성의 성립(成立) 차별, 의타성의 체상(體相), 속제와 진제 등을 설하는데, 진제는 7진여(眞如)로서, 그것이 진실성 진여를 설하는 내용이 된다. 마지막 결론 부분은 성문, 연각, 보살의 두 가지 전의를 밝힌다.
이 논은 9식설 가운데 제9 아말라식(阿摩羅識)을 건립하는 전거(典據) 중 하나이며, 3성과 3무성이 유식설의 가장 중요한 학설이기 때문에 고(古) 유식의 연구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