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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론(掌中論)

1. 개요
이 논은 뱀과 새끼줄과 짚의 비유를 통해 유식무경(唯識無境)의 이치를 설한다. 산스크리트경명(梵語經名)은 Hastavālaprakaraṇa이고, 티벳어경명(西藏語經名)은 Cha śas kyi yan lag ces bya baḥi rab tu byed pa이다.
2. 성립과 한역
중국 당나라 때 의정(義淨)이 703년 11월에 서명사(西明寺)에서, 또는 702년 10월에 한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역본으로 진제(眞諦)가 한역한 『해권론(解捲論)』이 있다.
4. 구성과 내용
총 1권으로 구성된 이 논은 뱀과 새끼줄과 짚의 비유를 통해 유식무경(唯識無境)의 이치를 설한다. 일반적으로 이 논의 저자는 진나(陳那)로 알려지지만, 『서장대장경』은 제바(提婆)의 저술로 기록한다. 이 논은 모두 6수의 게송과 그 해석으로 이루어진다. 먼저 제1송은 뱀과 새끼줄과 짚의 세 가지 비유를 설한다. 여기서는 짚 대신에 분(分), 또는 지분(支分)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새끼줄을 보고 뱀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오류이며, 모든 대상은 새끼줄에 비유되는 의타성(依他性)의 것으로 인연법에 불과하다고 한다. 범부는 이를 뱀으로 계도(計度) 망상(妄想)하여 뱀이라는 생각으로 공포를 일으키지만, 원래 새끼줄에 불과한 것을 알면, 분별성인 뱀이라는 해석은 없어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의타성의 새끼줄도 본래는 짚이므로, 짚이 새끼줄로 나타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으면 새끼줄이라는 해석 역시 없어지게 된다. 나아가 마침내 짚도 남지 않으면 진실성이 된다고 한다. 제2송은 앞의 비유를 여러 존재의 가설(假設)과 관련해 설한다. 제3송은 짚에 해당하는 것과 같은 극미(極微)가 남는다고 생각되지만, 극미는 비유(非有)와 같이 미혹된 착란심의 소산일 뿐이라고 한다. 이 소연(所緣)의 무(無)에서 능연(能緣)의 무가 말해지지 않으면 안 되며, 소위 경식구민(境識俱泯)이 그 결론이 된다고 한다. 제5송은 이상을 실천에 적용해 번뇌의 제거에 힘써야 함을 설한다. 최후의 별송(別頌)은 자리행(自利行)을 이타(利他)의 방면으로 향하도록 한다. 중생 속에서 함께 동사(同事)하면서 교화에 노력하면서도 진실한 승의(勝義)를 분명히 하여 함께 해탈에 이르러야 한다고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