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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정생왕고사경(佛說頂生王故事經)

1. 개요
이 경은 부처님의 전생담을 통하여 탐욕은 끝이 없으므로 경계해야 함을 설한 경전이다. 1권으로 되어 있다. 줄여서 『정생왕경(頂生王經)』ㆍ『정왕경(頂王經)』 이라 부른다.
2. 성립과 한역
서진(西晋) 시대 법거(法炬)가 번역하였다(A.D. 290∼306).
3. 주석서와 이역본
이역본으로는 『불설문다갈왕경(佛說文陀竭王經)』ㆍ『중아함경(中阿含經)』의 제60 『사주경(四洲經)』ㆍ『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제17권 제7경과 Divyavadana 210-226이 있다. 팔리어 원전은 현존하지 않지만 3세기 말에는 이미 번역되었으므로 북전불교에서 상당히 이른 시기에 성립한 것으로 보인다.
4. 구성과 내용
부처님께서 사위성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무리 탐욕에 물들고 집착이 쌓이더라도 그러한 탐욕에 싫증나는 일이 없다고 하자, 부처님께서는 자신의 전생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옛날에 염부리(閻浮利) 땅에 정생(頂生)이라는 왕이 살고 있었는데, 그는 진실한 법을 지녔고 온화하게 백성을 다스렸으며 7보를 소유하였고 용맹하였다. 그리고 슬하에 건장한 1천 명의 아들을 둔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어느 날 자신이 다스리는 염부리 땅은 모든 것을 다 갖추었으나 7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자신의 궁중에 7보가 비처럼 쏟아지기를 원하였다. 그렇게 생각하자 7일 동안 7보의 비가 쏟아졌다. 그러나 왕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불우체국(弗于逮國)이 곡식이 풍족하고 백성이 번창한다는 소식을 듣고 불우체의 왕이 되었으면 생각하고 그 나라를 찾아갔다. 그러자 불우체국의 중생들이 금은으로 만든 발우에 금은을 가득 담아 바치며 정생왕을 맞이하여 왕으로 섬겼다. 정생왕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구야니국(瞿耶尼國)과 울단왈국(鬱單曰國)을 다스렸고 마침내는 33천(天)에까지 이르러 석제환인(釋提桓因)의 환대를 받게 되었는데, 욕심이 지나쳐 석제환인을 몰아내고 33천을 다스려 보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정생왕이 그러한 생각을 하는 순간 신족(神足)을 잃어버리고 염부리에 떨어져 죽게 되었다. 임종시에 왕은 친척들에게 자신이 4천하를 차지하고도 부족하여 33천에까지 가서 5욕(欲)을 즐기면서도 만족할 줄 모르고 욕심을 내다가 죽었음을 사람들에게 전해달라고 말한다. 부처님께서는 이 정생왕이 바로 부처님 자신이었다고 말씀하시고, 5욕(慾)은 만족을 모르나 성현의 도(道)에 이르러야 비로소 만족이란 것이 있다고 설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