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이 경은 6도 생사의 원인을 설명하고 올바른 사유에 의해 그러한 생사의 윤회에서 벗어날 것을 설하고 있는 경전이다.

중국 동위(東魏)시대에 구담 반야류지(瞿曇般若流支, Gautama Prajñāruci)가 538년에서 541년 사이 업성(鄴城)에서 한역하였다.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총 70권으로 일곱 개의 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품은 제1권에서 제2권에 이르고, 제2품은 제5권까지, 제3품은 제15권까지, 제4품은 제16권에서 제17권, 제5품은 제18권에서 제21권, 제6품은 제22권에서 제63권까지, 마지막 제7품은 70권까지에 해당한다.
먼저「십선도업품(十善道業品)」에서는 정법염처법의 의미를 간단히 설명한다. 즉 그것은 법을 법으로 인식하고 비법(非法)을 비법으로 인식하여 마음에 의심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며, 즐겨 법을 가까이하고 업보에 따라 생멸의 길을 따르게 되더라도 잘못된 견해를 갖지 않는 것임을 설한다. 이어서 신(身), 구(口), 의(意), 3업에 의한 열 가지의 악행과 열 가지의 선행을 설하고 그 각각에 대한 과보를 설한다.
「생사품(生死品)」에서는 이 세상의 끝없이 펼쳐지는 생사의 반복이 뿌리 깊은 번뇌들이 서로 원인과 결과로 작용한 데서 비롯된 것임을 설하고, 18의행(意行), 6계(界), 정행(正行) 등을 관찰하면 보살의 10지(地)를 얻을 수 있다고 설한다.
「지옥품(地獄品)」에서는 무한한 갖가지의 악한 마음이 업의 인연을 만들기 때문에 지옥에서 극심한 고통을 받는다고 설한다. 지옥의 종류를 흑승(黑繩) 지옥, 대규환(大叫喚) 지옥, 초열(燋熱) 지옥, 대초열(大燋熱) 지옥, 아비(阿鼻) 지옥 등으로 나누고 각각의 지옥에 딸린 형벌의 장소로 136가지를 들고 있다. 이 장소를 업의 종류에 따라 설한다.
「아귀품(餓鬼品)」에서는 탐욕으로 말미암아 사람을 속이고 소유에 집착함으로써 보시를 행하지 않는 자가 아귀(餓鬼)의 무리에 떨어지게 됨을 설한다. 아귀의 무리에는 마라가야(魔羅迦耶) 살신(殺身) 아귀를 비롯하여 36가지가 있으며, 비구가 업의 결과를 여실히 알게 되면 15지(地)를 얻게 된다고 말한다.
「축생품(畜生品)」에서는 축생의 종류가 모두 34억 가지이며 업의 인연에 따라 여래 갈래에 빠지게 되며, 여러 가지 음식을 먹으며 연명한다고 설한다. 새와 뱀 등의 동물들이 어떤 업보에 의해 죄업을 치르고 있는 것인지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아수라의 종류도 구분하며 각 아수라가 머물고 있는 4지(地)를 함께 설명한다. 그들의 업보를 설명하면서 이를 관찰하면 17지(地)를 얻는다고 말한다.
「관천품(觀天品)」에서는 4천왕과 33천, 야마천 등의 세 가지를 분류하고 그 종류를 각각 설한다. 이 천신들의 업보를 사유 관찰하면 18지(地)를 얻는다고 한다. 마지막으로「신처품(身處品)」에서는 내신처(內身處)와 외신처(外身處)를 사유 관찰함으로써 애욕과 욕심을 떨쳐버리고 과보를 짓지 않게 된다고 설한다. 내신이란 머리와 뇌, 몸에 기생하는 벌레 등 몸에 붙어 있는 모든 것을 포함하며, 외신처는 산천, 초목, 국토 등을 의미한다. 전자를 관찰함으로써 무상함과 고통, 공, 무아를 감득하며, 후자에서는 변화의 법칙을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모든 것도 인연력에 의해 스스로 업보를 가지고 있으며 불생불멸하는 것이 없음을 알게 된다. 이러한 관찰로 비구들은 아견(我見)을 버리는 가장 뛰어난 법을 체득하게 된다고 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