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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달마발지론(阿毘達磨發智論)

1. 개요
이 논서는 당(唐)나라 때 현장(玄奘)이 번역하였는데, 총 20권이다. 흔히 설일체유부의 근본 논서를 ‘6족(足) 발지론(發智論)’이라 하는데, 그 중 『발지론』을 몸에 비유하여 『발지신론(發智身論)』이라 하며 다른 논서들을 6족이라 한다. 6족론이란 『아비달마집이문론(阿毘達磨集異門論)』, 『아비달마법온족론(阿毘達磨法蘊足論)』, 『시설론(施設論)』, 『아비달마식신족론(阿毘達磨識身足論)』, 『아비달마계신족론(阿毘達磨界身足論)』, 『아비달마품류족론(阿毘達磨品類足論)』을 말한다. 『아비달마발지론』은 설일체유부의 교학을 집대성했다는 점에서 중요시되는 논서이다. 산스크리트 경명은 Abhidharmajñānaprasthāna-śāstra이다. 줄여서 『발지론』이라 하고, 별칭으로 『가전연아비담론(迦旃延阿毘曇論)』ㆍ『발지신론(發智身論)』ㆍ『아비담팔건도론(阿毗曇八犍度論)』이라고도 한다.
2. 성립과 한역
중국 당나라 때 현장이 657년 2월에서 660년 6월 사이에 서경(西京)의 옥화사(玉華寺)에서 번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역본으로 『아비담팔건도론』이 있다. 주석적 성격을 지닌 문헌으로는 『아비달마대비바사론(阿毘達磨大毘婆沙論)』ㆍ『아비담비바사론(阿毘曇毘婆沙論)』이 있다.
4. 구성과 내용
이 논서는 총 20권이며, 8편 4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게송의 수는 총 25,000송이다. 먼저 총론에서 개괄적으로 설명한 뒤, 이어서 번뇌와 번뇌를 끊는 지혜, 윤회의 원인, 물질 구성의 요소, 사람의 기능과 선정(禪定)을 비롯한 수행 문제 등에 대해서 상세히 논의한다. 논서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매우 광범위하여 거의 다루지 않는 문제가 없을 정도로 세세히 거론하여 분석하고 있다. 또한 기존 아비달마 논서에는 보이지 않는 설일체유부의 독자적인 학설, 즉 6인설(六因說)과 12연기의 태생학적 해석 등 새로운 사상을 처음으로 설명한다. 이 논서에 대한 주석적 성격을 지닌 『대비바사론』에서는 6인설의 해석을 계승해서 자세한 인과론을 전개하였다. 나아가 『발지론』은 후대의 『구사론(俱舍論)』 등에도 사상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