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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달마품류족론(阿毘達磨品類足論)

1. 개요
이 경의 약경명은 『품류족론(品類足論)』이다. 소승 부파의 하나인 설일체유부의 견지에서 여러 가지 불교 이론을 세밀히 해석하고 있는 논서로서, 부파 불교의 교학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설일체유부의 근본 논서로 꼽는 6족론의 하나이다.
2. 성립과 한역
중국 당(唐)나라 때 현장(玄奘)이 660년 10월에서 11월 사이에 옥화사(玉華寺)에서 번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역본으로는 『중사분아비담론(衆事分阿毘曇論)』과 『품류족론(品類足論)』이 있다. 『중사분아비담론(衆事分阿毘曇論)』은 흔히 구역(舊譯)이라 하며 『품류족론(品類足論)』은 신역(新譯)이라고 부른다. 특히 두 이역본 중 신역에는 그간의 교학상의 발전이 반영되어 있다.
4. 구성과 내용
총 18권으로 되어 있다. 전체 8품으로 구성된 내용에는 갖가지 법을 정리하여 분류한 뒤 문답 형식을 통해서 논술하고 있다. 제1 변오사품(辯五事品)에서는 5위(位) 법(法)을 설명한다. 즉 색법(色法), 심법(心法), 심소법(心所法), 심불상응행법(心不相應行法), 무위법(無爲法) 등이 5법이다. 제2 변제지품(辯諸智品)에서는 법지(法智), 유지(類智), 타심지(他心智), 세속지(世俗智) 등의 10지(智)와 그 소연(所緣) 등을 논의한다. 제3 변제처품(辯諸處品)에서는 12처(處)와 그 밖의 제법(諸法)의 상섭(相攝) 등을 논의한다. 제4 변칠사품(辯七事品)에서는 7사(事) 즉 18계(界), 12처(處), 5온(蘊), 6계(界), 4종의 10지법(地法), 5종의 5법(法), 6종의 6신법(身法) 등을 논의한다. 제5 변수면품(辯隨眠品)에서는 98수면법(隨眠法)을 분별하여 설명한다. 본 품은 아비달마법온족론의 잡사품과 매우 유사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6 변섭등품(辯攝等品)에서는 669종 법(法)의 이름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상세히 설명한다. 제7 변천문품(辯千問品)에서는 5학처(學處), 4증정(證淨), 4사문과(沙門果), 4통행(通行), 4성종(聖種), 4정단(正斷), 4신족(神足), 4염주(念住), 4성제(聖諦), 4정려(靜慮), 4무량(無量), 4무색(無色), 4수정(修定), 7각지(覺支), 22근(根), 12처(處), 5온(蘊), 18계(界) 등을 분석한다. 제8 변결택품(辯決擇品:)에서는 2법, 3법, 4법 내지 98수면법(隨眠法) 등을 하나하나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이 본 논서의 내용은 6족론 가운데 아비달마계신족론(阿毘達磨界身足論)에서 분류하고 있는 체계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계신족론을 토대로 하여 논의를 전개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그러한 설의 근거는 설일체유부의 논서 가운데 계신족론에서 최초로 논하고 있는 10대지법(大地法), 10대번뇌지법(大煩惱地法), 10소번뇌지법(小煩惱地法) 등 3심소관(心所觀)을 토대로 하여 심소법을 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6족론 각각의 성립 연대 문제와 함께 결정될 수 있는 것이며, 6족론의 성립 연대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은 지금으로서는 쉽게 단정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