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닫기

아비달마구사석론(阿毘達磨俱舍釋論)

1. 개요
이 논은 세친(世親)이 저술하고 진제(眞諦)가 한역한 『아비달마구사석론(阿毘達磨俱舍釋論)』이다. 산스크리트로는 Abhidharmakośaśāstra 또는 Abhidharmakośabhāṣya라고 한다. 줄여서 『구사석론』이라 하고, 별칭으로 『구구사(舊俱舍)』라고도 한다.
2. 성립과 한역
이 논서는 세친(世親, Vasubandhu)이 저술한 것을 중국 진(陳)나라 때 진제(眞諦, Paramārtha)가 563년 5월에서 568년 2월 사이에 제지사(制旨寺)에서 한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주석서로는 중현(衆賢, Sanghabhadra)이 지은 『아비달마순정리론(阿毘達磨順正俚論)』과 『아비달마장현종론(阿毘達磨藏顯宗論)』 등이 있다. 이역본으로 현장(玄奘)이 한역한 『아비달마구사론』이 있다.
4. 구성과 내용
총 22권 9품으로 구성되었다. 현장(玄奘)이 번역한 『아비달마구사론』은 신역(新譯)이라고 하며, 진제(眞諦)의 번역본인 이 논서를 구역(舊譯)이라 한다. 신역과 비교하면 각 품의 이름이 다소 차이가 난다. 전체 9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ㆍ집ㆍ멸ㆍ도 사성제를 큰 축으로 해서 불교의 방대한 교설을 정리했다. 각 품의 이름은 제1 분별계품(分別界品), 제2 분별근품(分別根品), 제3 분별세간품(分別世間品), 제4 분별업품(分別業品), 제5 분별혹품(分別惑品), 제6 분별성도과인품(分別聖道果人品), 제7 분별혜품(分別慧品), 제8 분별삼마발제품(分別三摩跋提品), 제9 파설아품(破說我品) 등이다. 앞의 8품은 유루ㆍ무루의 법을 밝히고, 뒤의 1품은 무아(無我)의 도리를 밝히고 있다. 신역 『구사론』에서는 각 게송을 4구, 8구 등으로 길게 묶어 놓은 반면에, 본 구역본은 2구, 1구, 또는 반구(半句) 등으로 짧게 끊어서 번역해 놓았으며, 그 내용에서도 다소 차이점이 있다.
특히 설일체유부의 교의체계를 간결하게 요약 해설한 백과사전식 논서로서, 설일체유부 교의를 체계화함에 있어서 비바사사(주석가)의 설을 고집하지 않고, 다른 부파 특히 경량부(經量部)의 설을 많이 참조해서 설일체유부의 설에 비판적 태도로 저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