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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본행경(佛本行經)

1. 개요
산스크리트경명은 Buddhacarita이다. 줄여서 『본행경』이라 하고, 별칭으로 『불본행찬경(佛本行讚經)』,『불본행찬경전(佛本行讚經傳)』,『불본행찬전(佛本行讚傳)』이라고도 한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대기를 정리하고 그의 생애를 찬탄하는 전기(傳記)이다. 매우 유려한 게송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불소행찬(佛所行讚)』과 더불어 부처님에 관한 대표적인 전기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여러 불전 문학 가운데서도 이 경은,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불소행찬』과 더불어 불전전(佛全傳)에 속한다. 즉, 부처님의 전기를 부분적으로 기술하지 않고 전 생애에 걸쳐 언급하고 있다. 이 점이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2. 성립과 한역
유송(劉宋)시대에 보운(寶雲)이 424년에서 453년 사이에 양도(楊都)에서 번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마명(馬鳴, Aśvaghoṣa)이 지은 『불소행찬(佛所行讚)』(K-980)의 이역본이라는 설이 있으나 양자는 내용상 차이가 매우 현저하다. 다만 두 경의 일치점은 전체 문장이 모두 게송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용상 일치하는 부분이 많지 않은 두 경이 동일한 원본에 대한 이역본이라는 주장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4. 구성과 내용
『불소행찬』은 전체가 5권 28품으로 나뉘어 있는데, 『불본행경』은 전체가 7권 31품으로 나뉘어 있다. 각 품의 제목은 그 품의 내용을 요약하고 있다.
제1 「인연품(因緣品)」에서는 이 경이 구성된 까닭을 설명하고 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육왕(阿育王)이 8만4천의 탑(塔)을 세우고 불교를 부흥시킴으로, 천ㆍ용(天龍)ㆍ귀신들까지 크게 기뻐하자, 그 우레같이 움직이는 소리를 들은 금강역사(金剛力士)가 세존을 추념(追念)하면서 번민하니 천인들이 그 까닭을 물어 보았는데, 천상과 인간을 교화하시던 불성존(佛聖尊)을 추모함이라 하였다. 이때 모든 천상 사람들은 부처님이 열반한 뒤에 천상에 태어난지라, 부처님이란 말을 듣고 크게 기뻐 공경하는 마음으로 금강신(金剛神)에게 묻되 ‘부처님은 어떤 분이며, 무슨 좋고 묘한 덕이 있으며, 어떤 지혜의 힘이 있고, 그 형상은 어떠하고, 어떻게 스스로를 장엄하였는지 저희들을 위하여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하였다. 이와 같이, 금강신이 하늘 사람들을 위해 부처님의 덕을 찬탄하고 본생담을 노래한 것으로 꾸며져 있으니, 이것은 다른 경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제2 「칭탄여래품(稱歎如來品)」에서는 부처님의 지혜와 위력, 그의 자비심을 찬탄하고 있다. 제3 「강태품(降胎品)」에서부터 제4 「여래생품(如來生品)」, 제5 「범지점상품(梵志占相品)」에서는 부처님이 입태하여 탄생한 뒤 부왕이 기뻐하는 장면까지 묘사되어 있다. 제6 「아이결의품(阿夷決疑品)」에서는 아이(阿夷)라는 선인(仙人)이 태자의 비범한 상을 보고 찬탄하는 내용이다. 제7 「입예론품(入譽論品)」부터 제10 「염부제수음품(閻浮提樹蔭品)」까지는 성장한 태자가 세속의 향락에 물들지 않고 출가의 길로 근접해 가는 과정을 보여 준다. 제11 「출가품(出家品)」부터 제16 「항마품(降魔品)」까지는 출가한 뒤 수행하는 여정에서 겪은 일과 마침내 온갖 고난을 극복한 뒤 깨달음을 성취하는 장면이 서술되어 있다. 제17 「도오비구품(度五比丘品)」에서부터 제25 「항상품(降象品)」까지는 부처님이 설법을 통해서 중생들을 구제하는 데 전생을 바친 일이 사건들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제26 「마권사수품(魔勸捨壽品)」에서는 부처님에게 악마 파순이 권하기를 이 세상에서 할 일을 다 마쳤으니 그만 세상을 떠나라고 한다. 부처님은 석 달 뒤에 세상을 뜨겠다고 하자 아난이 매우 슬퍼했다는 이야기가 이 품에 담겨 있다. 제27 「조달입지옥품(調達入地獄品)」에서는 조달이 지옥에 떨어지게 된 인연을 통해 생전에 지은 악업이 어떤 과보를 낳는지 보여 주고 있다. 제28 「현유포품(現乳哺品)」에서는 부처님의 복덕과 지혜, 신통력과 선정(禪定)의 힘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 것인지 설명하고 있다. 제29 「대멸품(大滅品)」에서는 부처님이 입멸한 전후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제30 「탄무위품(歎無爲品)」에서는 부처님이 입멸한 뒤 다비하여 사리를 수습한 뒤 공양을 올리는 것에 대해서 말한다. 제31 「팔왕분사리품(八王分舍利品)」에서는 부처님의 사리를 인접한 일곱 나라의 왕들과 나누어, 결국 8분하였다는 이야기를 서술하며 끝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