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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육왕경(阿育王經)

1. 개요
이 경은 불법을 지켜 번성하게 한 아육왕(阿育王, Aśoka)의 전기이다. 산스크리트경명(梵語經名)은 Aśokarāja Sūtra이고, 티벳어경명(西藏語經名)은 Ku nā laḥi rtogs pa brjod pa이다. 별칭으로 『대아육왕경(大阿育王經)』이라고도 한다.
2. 성립과 한역
중국 양(梁)나라 때 승가바라(僧伽婆羅, Saṅghabhara)가 512년 7월에 양도(楊都)에서 한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역본으로 안법흠(安法欽)이 한역한 『아육왕전(阿育王傳)』이 있다.
4. 구성과 내용
총 10권으로 구성된 이 경은 불법을 지켜 번성하게 한 아육왕(阿育王, Aśoka)의 전기이다. 아육왕은 국력을 기울여 불법을 지키고자 노력하였고, 그의 불사는 당시에도 매우 주목할 만한 것이었다. 그가 건립한 수많은 기념탑은 현재까지 불적지 발견의 유일한 표식이다. 이 경은 아육왕의 전기뿐 아니라, 대가섭·아난·마전제(摩田提)·상나화수(商那和修)·우파급다(優婆笈多) 등 여러 제자의 행적을 함께 기록하기 때문에 불멸 후 약 100년 동안의 불교사를 보여 준다. 모두 8품으로 이루어지며, 제1 「생인연품(生因緣品)」은 아육왕의 출생 인연과 왕위에 즉위하기까지 과정, 부처님에게 귀의하는 동기 및 8만 4천 개의 탑을 세운 일 등에 대해 설한다. 제2 「견우파급다인연품(見優婆笈多因緣品)」은 아육왕이 존자 우파급다(優婆笈多)의 가르침에 의해 부처님이 재세 시 머물던 곳에 탑을 세운 일과 사리불·목건련·마하가섭 등 여러 대 제자의 탑이 있는 곳에 공양한 일 등을 설한다. 제3 「공양보리수인연품(供養菩提樹因緣品)」은 왕이 보리수가 있는 곳의 탑에 많은 보시를 베풀자 왕비인 미사락기다(微沙落起多)가 이를 질투하여 보리수에 주문을 걸어 고사시키려 한 이야기와 아육왕이 동생 비다수가(毗多輸柯)를 부처님께 귀의토록 한 이야기 등을 설한다. 제4 「구나라인연품(鳩那羅因緣品)」은 구나라(鳩那羅) 태자가 단정한 두 눈을 잃게 되는 인연을 설한다. 제5 「반암마륵시승인연품(半菴摩勒施僧因緣品)」은 아육왕이 불교의 흥륭을 위해 수많은 보시를 베푸는 이야기를 설한다. 제6 「불기우파급다인연품(佛記優婆笈多因緣品)」은 부처님이 마투라국에서 아난에 대하여 장래 우파급다가 불사를 행하게 되는 것, 우파급다가 전생에 원숭이 왕으로서 선인(仙人)에게 좌선과 사유의 방법을 가르친 인연 등에 대하여 설한다. 또 부처의 열반 및 가섭의 결집 등에 대해서도 설한다. 제7 「불제자오인전수법장인연품(佛弟子五人傳授法藏因緣品)」은 마하가섭, 아난, 마전제, 사나바사(舍那婆私), 우파급다 등이 법장(法藏)을 부촉하는 인연을 설한다. 제8 「우파급다제자인연품(優婆笈多弟子因緣品)은 우파급다가 많은 제자를 교화해 모두 아라한과를 얻도록 한 이야기를 설한다. 또 새끼 호랑이의 인연과 치징가(郗徵柯)의 인연 등 모두 29종의 인연을 전한다. 한편, 이 경은 안법흠(安法欽)이 한역한 『아육왕전(阿育王傳)』 7권과 동본 이역이다. 모두 10권으로 『아육왕전(阿育王傳)』보다 권수가 많지만, 내용은 더 적다. 두 한역본은 대체로 동일한 내용이지만, 대략 세 가지 점에서 다르다. 첫째, 이 경은 『아육왕전』에 있는 3악왕(惡王)의 출현과 아육왕의 현보(現報) 인연(因緣)을 다루지 않는다. 둘째, 이 경은 『아육왕전』보다 게송이 많다. 이를 대조하면 이 경에서 게송으로 된 부분이 『아육왕전』에는 산문으로 된 부분이 많다. 셋째, 고유명사에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아육왕의 동생을 『아육왕전』은 수대치(宿大哆)라고 하는데, 이 경은 비다수가(毗多輸柯)라고 한다. 또 『아육왕전』은 아육왕의 계보를 빈바사라(頻婆娑羅), 아사세(阿闍世), 우다나발다라(優陀那跋陀羅), 문다(文茶), 오이(烏耳), 사파라(莎破羅), 도라귀(兜羅貴), 사가만다라(莎呵蔓茶羅), 파사닉(波斯匿), 난다(難陀), 빈두사라(頻頭莎羅), 아서가(阿恕伽) 등으로 설명하지만, 이 경은 전나라급다(旃那羅笈多), 빈두사라(頻頭娑羅), 아수가(阿輸柯) 등으로 말한다. 왕의 부친을 빈두사라(Bindusāra)라 하고, 조부를 전나라급다(Candragupta)로 하는 것은 오늘날 학계에서 통용되므로 그 점에서는 이 경이 옳다. 그러나 부처님 재세 시부터의 왕통(王統)을 나타내는 부분은 『아육왕전』을 참고할 만하다. 이 경과 『아육왕전』은 이상의 여러 가지 차이점이 발견되므로 함께 연구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