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이 경은 존나 보살의 다라니를 염송하는 방법과 그 공덕에 대해 설한다. 줄여서 『존나보살의궤경(尊那菩薩儀軌經)』,『지명장존나의궤경(持明藏尊那儀軌經)』이라 한다.

중국 북송(北宋)시대에 법현(法賢)이 989년에 한역하였으며, 법현이 한역한 것은 모두 989년에서 999년 사이에 기록된다. 한역자 법현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지반(志磐)의 『불조통기(佛祖統紀)』는 법천(法天)이 그의 이름을 법현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러나 『대중상부법실록(大中祥符法實錄)』에 의거한 오노(Ono)는 천식재(天息災)가 이름을 법현으로 바꾸었다고 주장한다.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총 4권으로 구성된 이 경은 존나 보살의 다라니를 염송하는 방법과 그 공덕에 대해 설한다. 존나 보살은 범어(梵語)로 춘다라 부르며 태장 만다라나 금강 만다라에는 속하지 않는 보살이다. 세 개의 눈과 네 개의 팔, 또는 여섯 개나 열여덟 개의 팔을 가진 것으로 묘사된다. 이 경은 모두 6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먼저 「대명성취분(大明成就分)」은 여러 가지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서 존나 보살의 진언을 암송해야 한다고 설한다. 특히 가장 뛰어난 효능을 보기 위해서는 바닷가에서 존나 보살의 근본 진언을 암송하고 모래 탑을 쌓으면 된다고 한다. 「관지성취분(觀智成就分)」은 관상법과 수인(手印), 진언 등을 설명한다. 먼저 존나 보살의 근본 미묘 자관(字觀)은, ‘옴(唵)’자나 ‘좌(左)’자 등을 신체 특정 부위와 연결한 후 관상하면 모든 죄업을 소멸하고 소원을 성취할 수 있다. 그 밖에 만나라를 건립할 때의 수인과 진언도 소개한다. 「조정상분(造㡧像分)」은 화상을 그리는 방법을 설한다. 먼저 좋은 비단을 구하여 공양을 올린 후, 백토(白土)나 가루분을 구해 그 위에 바르고 가운데 연꽃 위에 백불정(白佛頂) 세존(世尊)을 그린다. 그다음 세존의 광휘 속에 존나 보살이 나타나는 것처럼 그려서 장엄하게 꾸미는 것을 끝낸다. 그 밖에 별도로 존나 보살을 중심으로 하는 화상법을 설명한다. 「작만다라법분(作曼陀羅法分)」은 만다라 건립 방법을 설한다. 먼저 규칙에 따라 땅을 고른 다음, 16주(肘)나 8주(肘)의 크기로 만다라를 세운다. 그 가운데 존나 보살을 안치하고 그 주위에 부동 명왕과 금강 보살을 안치한다. 그다음 호마단을 규칙에 따라 건립하고 공양을 올린다. 「호마법분(護摩法分)」은 존나 보살과 만다라의 여러 존자에게 공양을 올리는 법을 설한다. 상서로운 섶나무를 불 속에 던지는 법과 진언 등을 소개한다. 「존나보살지송법분(尊那菩薩持誦法分)」은 존나 보살의 진언을 염송하는 절차에 대해 설한다. 먼저 대력 명왕의 진언으로 수행자의 심신을 청정히 한 다음 불부(佛部), 연화부(連華部), 금강부(金剛部) 등의 각종 수인을 맺어 진언을 외운다. 그 밖에 자신의 몸을 존나 보살로 관상하는 법과 식재법(息災法) 등을 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