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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마하연론(釋摩訶衍論)

1. 개요
이 논은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에 대한 체계적인 주석서이다. 줄여서 『석론(釋論)』이라 한다.
2. 성립과 한역
중국 요진(姚秦)시대(384-417)에 벌제마다(筏提摩多, Vṛddhimata)가 401년 이후에 한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4. 구성과 내용
총 10권으로 구성된 이 논은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에 대한 체계적인 주석서로서 불교 교학사에서 중요한 문헌이다. 『대승기신론』에서 전제한 「인연분(因緣分)」, 「입의분(立義分)」, 「해석분(解釋分)」, 「수행신심분(修行信心分)」, 「권수이익분(勸修利益分)」 등 다섯 개의 분을 10권에서 나누어 설명한다. 「인연분」은 논을 짓는 이유를 밝히고 「입의분」은 여기에서 취급하는 중심 문제를 설정한다. 「해석분」은 앞에서 설정한 문제들을 해석하며, 「수행신심분」과 「권수이익분」은 불교 수행의 실천적 방법에 대해 논한다. 제 1권은 「인연분」과 「입의분」을, 제2권부터 제7권까지는 「해석분」을 해석한다. 제8권과 제9권은 「수행신심분」을, 마지막 제10권은 「권수이익분」을 주석한다. 각 분에서 다루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인연분」은 이 논을 지은 여덟 가지 인연을 제시한다. 「입의분」은 33가지 법문(法門)의 이름과 수(數)에 대해 설명하는데, 33가지는 16소입본법(所入本法)과 16능입법(能入法), 불이(不二) 마하연(摩訶衍)을 말한다. 「해석분」은『대승기신론』 해석의 본론에 해당한다. 그 내용을 권별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은 주제를 다룬다. 먼저 제2권은 중생의 마음에 관한 서술로 일심(一心) 이문(二門), 즉 일체(一體) 마하연(摩訶衍), 진여문(眞如門), 생멸문을 설한다. 제3권은 깨달음의 과정을 설하며, 본각(本覺)과 시각(始覺)에 대해 설명한다. 제4권은 근원적인 무지에 대해 설명한다. 제5권은 생사(生死)와 현상 세계의 다양한 모습을 일으키는 마음의 오염, 즉 네 가지의 훈습(熏習)에 대해 설한다. 무명 훈습은 깨끗한 마음이 무지로 말미암아 오염되고 허망한 마음을 일으키게 하며, 망심 훈습은 다시 허망한 마음이 무지에 오염되어 생사의 고통을 겪게 한다. 그리고 외부의 모습에 따라 집착을 일으키는 망경계 훈습, 자신의 깨끗한 본심을 되찾으려고 하는 진여 훈습 등이 있다. 제6권은 중생심의 본체라고 할 수 있는 진여를 설하는데, 그 모습을 체(體)·상(相)·용(用) 등의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제7권은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길을 설명한 분별발취도상(分別發趣道相) 등에 대해 설한다. 다음으로 「수행신심분」의 해석은 수행의 방법과 신심의 종류에 어떤 것이 있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7문(門)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7문은 능치소치계당문(能治所治契當門), 신심품류분할문(信心品類分割門), 수행방편선교문(修行方便善巧門), 광석마사대법문(廣釋魔事大法門), 찬탄삼매공덕문(讚歎三昧功德門), 양륜구궐익손문(兩輪具闕益損門), 권열향승불퇴문(勸劣向勝不退門)이다. 이 가운데 광석마사대법문에는 이자주(異字呪)를 설하는데, 이는 한자도 아니고 범어도 아닌 문자를 사용한다. 끝으로 「권수이익분」의 해석은 대승 불법에 대한 신앙이 갖는 의미와 수행을 권하는 법문을 설한다. 여기서는 여덟 가지 법문으로 나누어 설한다.
이 논의 저작 연대나 저자에 대한 확실성은 『대승기신론』의 성립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단언할 수 없다. 성립의 문제는 이미 781년 계명(戒明)에 의해 일본에 전해진 이래 여러 종파의 학자들 사이에서 이 논서가 위찬(僞撰)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이것이 위찬일 것이라는 주장은 『출삼장기(出三藏記)』나 『정원록(貞元錄)』 등에 나타나지 않는 점과 이자주(異字呪)가 나타난 점 등을 근거로 내세운다. 이 논을 한국에서 찬술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는 안연(安然)의 실담장(悉曇藏)에 나타난 바와 같이 원인(圓仁)이 신라 승려 진총(珍聰)의 말에 따라 이 논을 신라의 월충(月忠)이 지은 것이라고 전하기 때문이다. 또한 여기에 나타나는 주문 속에 측천(則天) 문자와 유사한 글자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당 나라의 측천무후(則天武后) 당시 중국에서 성립된 것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