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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1. 개요
줄여서 『열반경(涅槃經)』이라도 하는데, 열반(涅槃)이란 범어 nirvana의 음사(音寫)로서 반열반(般涅槃) parinirvana라고도 한다. 『열반경』은 구시나성(拘尸那城, kusinagara) 주변의 아리라발제하(阿利羅跋提河, Ajitavati) 강가에 있는 사라쌍수(娑羅雙樹) 사이에서 2월15일 바야흐로 입멸하고자 하는 석존(釋尊)께서 설하신 법이다.
2. 성립과 한역
유송(劉宋)시대에 혜엄(慧嚴)이 424년에서 452년 사이에 번역하였다.
3. 주석서 및 이역본
오늘날 전해지고 있는 『열반경』에는 북본(北本)과 남본(南本)의 두 가지 이외에도 『대반니원경(大般泥洹經)』이 있다. 이 『대반니원경(大般泥洹經)』은 동진의 법현(法顯)이 418년에 남본과 북본 『열반경』의 앞 9권에 해당하는 부분을 6권 18품(品)으로 나누어 한역한 것이다.
북본 『열반경』은 421년 북량(北涼)의 담무참(曇無讖)이 한역한 것으로서 40권13품으로 되어 있다. 이 북본 『열반경』이 번역된지 오래지 않아서 북량이 망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열반경』의 학자들은 강남으로 옮겼고 이들을 중심으로 『열반경』 명구가 성행하면서 북본의 번역에 대한 결함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에 동안사(東安寺)의 혜엄(慧嚴)과 도량사(道場寺)의 혜관(慧觀)은 사영운(謝靈運) 등과 함께 북본을 바탕으로 해서 법현이 한역한 『대반니원경』과 대교(對校)하여 36권 25품의 『대반니원경』을 번역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이 남쪽에서 이루어졌다고 하여 남본이라고 불리었다. 후세의 『열반경』 연구는 대개가 남본을 기초로 하고 있고 『대반열반경』도 이 남본을 번역한 것이다.
법현의 『대반니원경』을 비롯하여 북본과 남본의 『열반경』을 『대승열반경』이라 부른다. 『소승열반경』으로부터 발달한 이 경은 또 여러 가지 대승경전의 영향을 받아 이루어졌다. 그 예로 『열반경』이 인용하고 있는 초기대승경전을 들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수능엄경(首楞嚴經)』ㆍ『반야경(般若經)』ㆍ『법화경(法華經)』ㆍ『화엄경(華嚴經)』 등은 『열반경』의 성립에 중요한 영향을 준 경들이다.
4. 구성과 내용
전체 36권 총 25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열반경』은 부처님의 최후의 유교(遺敎)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경은 다음과 같이 부처님 입멸시의 슬픈 정경이 장엄한 필치로 묘사되어 있다.
부처님께서 입멸하신다는 예고를 받고 대중이 슬퍼하면서 모여들었고 사라수의 숲은 색이 변하여 백학(白鶴)과 같이 하얗게 되었다. 사방의 부처님 나라에서는 무변신(無邊身) 보살이 향반(香飯)을 가져와 공양하고자 모였다. 그 밖에도 독사나 악업(惡業)을 지은 자까지 모여 슬퍼했다. 그럼에도 마하가섭(摩訶迦葉)과 아난(阿難)과 아사세왕(阿闍世王)과 일천제(一闡提)의 무리들은 오지 않고 있었다. 그 때 석가세존은 재가신도인 순타(純陀)가 바치는 공양을 최후의 공양으로 받으셨으며 순타 이외의 대중이 바치는 공양은 화현(化現)한 부처와 비구들이 받도록 하였다. 그리고 이어서 문수보살에게 법을 부촉(付囑)하고 중생을 조복(調伏)하기 위하여 몸에 병을 시현(示現)하였다.
이어 경(經)은 부처님께서 열의 외도(外道)를 꺾어 귀의하게 하고 악마의 무리에게 시달리고 있는 아난을 구출한 다음 최후의 제자가 된 수발타(須跋陀)를 도(道)에 들게 한 것으로 대단원을 맺고 있다.
『열반경』은 그 소재를 아함(阿含)의 『유교경(遺敎經)』 등에 있는 석존의 입멸(入滅)광경에서 빌려왔다. 그러나 이 경은 석존이 입멸할 때의 광경을 역사적으로 바르게 기술하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았다. 이 경은 부처님께서 입열반(入涅槃)하는 장면을 서술하기 보다는 부처의 본질을 이루고 있는 대열반을 보편화하여 그것이 불멸(不滅)한다는 점과 모든 사람이 부처가 될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설하는 데에 뜻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