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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미증유정법경(佛說未曾有正法經)

1. 개요
이 경은 묘길상보살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대승보살의 수행 방법을 설한다. 6바라밀을 닦고 모든 법의 실상이 공(空)함을 안다면 일체지(一切智)를 얻어서 깨달음을 이룬다고 설한다. 줄여서 『미증유경』이라 한다.
2. 성립과 한역
북송(北宋)시대에 법천(法天)이 1000년에 번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역본으로 『문수사리보초삼매경』ㆍ『불설방발결』ㆍ『불설아사세왕경』이 있다.
4. 구성과 내용
묘길상 보살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서 대승 보살의 수행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으며, 6바라밀을 닦고 모든 법의 실상이 공(空)이라는 것을 안다면 일체지를 얻어서 깨달음을 이룬다는 것이 중심 내용이다. 이 경에서는 설법의 비유를 위한 소도구로서 발우를 들고 있는데, 그에 따라 다른 이역본의 이름은 『불설방발경(佛說放鉢經)』(K-180, T-629)이라 지어지기도 하였다. 부처님이 왕사성의 취봉산에 머물 때였다. 수많은 비구와 보살, 여러 천자(天子) 등이 함께 있었는데, 그 중에서 묘길상 보살을 비롯한 25명의 대보살들이 함께 모여서 문답을 벌였다. 예컨대 부처님의 일체지(一切智)를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도를 닦아야 하는가 등이 그 논의의 주제였다. 먼저 용길상(龍吉祥) 보살은 무엇보다도 선한 마음을 가지고 탐욕을 없애야만 부처님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용수 보살은 일체지를 얻기 위해서는 불도를 즐기는 마음과 분별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하며, 길상생 보살은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수행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밖에도 길상장 보살 등이 일체지를 얻기 위한 여러 가지 방도에 대해서 제각각의 의견을 내놓는데, 그 모든 것이 다 보살의 수행에 대한 것들이다. 묘길상 보살이 결론적으로 여러 보살들에게 말한다. 일체지를 얻기 위해서는 모든 법에 대해서 일체 분별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대승 불교의 요체는 모든 것을 평등하게 보는 데 있으며, 부처님의 지혜는 곧 분별을 떠난 데에 있기 때문이다. 묘길상 보살의 설명을 듣고 나서 여러 천자(天子)들이 무생 법인을 얻고 보리심을 얻게 된다. 변적(辯積) 보살이 묘길상 보살에게 보살의 수행에 대해서 부처님에게 물어 보자고 할 때, 묘길상 보살은 부처님의 몸으로 변신하는 신기함을 보이며 대답한다. 일체 모든 법은 다 허깨비와 같으며, 모든 여래 또한 그와 같다고 한다. 이처럼 뛰어난 지혜를 지닌 묘길상 보살은 부처님이 신통력으로 숨긴 발우를 찾아내는 데서도 발휘된다. 사리불과 목건련을 비롯한 여러 제자와 보살들이 아무도 찾아내지 못한 발우를 오직 묘길상만이 찾아내는 것으로써 묘길상의 공덕과 지혜가 뛰어남을 증명하고 있다. 또한 묘길상 보살은 마가다국(摩伽陀國)의 왕의 물음에 대하여, 번뇌와 성스러운 불도는 둘이 아니라 평등한 것임을 깨우쳐 주고 여러 보살들과 함께 공양을 받게 된다. 왕의 공양을 받는 자리에서 묘길상 보살은 또 한 번 신통력을 발휘한다. 수많은 보살들이 모두 발우가 없이 공양을 받게 되었을 때, 묘길상 보살은 그 많은 보배 발우가 저절로 생기게 하는 등 발우로써 여러 가지 신통을 보여 주는데, 이 또한 가르침을 주기 위함이었다. 즉 묘길상 보살이 왕에게 말하기를, 마치 발우와 같이 모든 법 또한 머무는 바 없이 공(空)한 것이며, 생사 열반은 모두 평등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하였다. 이에 왕은 무생 법인을 얻는다. 부처님은 사리자에게 마가다국의 왕과 묘길상 보살의 인연에 대해 말해 주면서, 국왕은 앞으로 미래세에 부처가 되어 청정(淸淨) 여래라 불릴 것이며, 그의 태자 월길상(月吉祥) 또한 장차 부처가 될 것이라고 수기(授記)를 준다. 이와 같이 부처님이 깨달은 법은 일찍이 아무도 보지 못했던 바른 법이라는 경 이름처럼, 불법의 여러 가지 내용에 대해서 묘길상 보살을 비롯한 여러 보살들의 문답을 통해서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