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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경록(宗鏡錄)

1. 개요
이 경은 연수(延壽) 선사가 대승경전 60부와 300여 명에 이르는 고승들의 가르침을 엮은 것이다. 별칭으로 『심감록(心鑑錄)』·『심경록(心境錄)』·『종감록(宗鑑錄)』이라고도 한다.
2. 성립과 한역
중국 송(宋)나라(904-975) 때 연수(延壽)가 편찬하였으며, 961년에 발행되었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4. 구성과 내용
총 100권으로 구성된 이 경은 연수 선사가 대승 경전 60부와 300여 명에 이르는 고승들의 가르침을 엮은 것으로 선가(禪家)에서 말하는 일심(一心)이 전반적인 내용을 관통한다. 「표종장(標宗章)」, 「문답장(問答章)」, 「인증장(引證章)」의 세 부분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그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표종장」은 제1권의 전반 부분을 포괄하며 경의 저술 취지와 불교의 교리가 마음을 종지(宗旨)로 삼는다는 의미를 설하고, 부처님과 조사들이 같은 종지를 전했다는 것을 예로써 설명한다. 「문답장」은 제61권의 후반부터 제93권까지이며, 「표종장」의 내용을 800여 가지 법의(法義)를 들어 문답형식으로 해설한다. 즉 입심위종(立心爲宗), 심(心), 심행상(心行相), 진망이심(眞妄二心), 법상종(法相宗), 법성종(法性宗), 각체(覺體), 일체법자성차별상(一切法自性差別相), 명상(名相), 무사자증(無師自證), 보리심(菩提心), 일심이사무득(一心理事無得), 일심사사무득(一心事事無得), 성불(成佛), 견불신토(見佛身土), 유심언설(唯心言說), 십현문(十玄門), 선정(禪定), 유식상(唯識相), 색법(色法), 정혜이법(定慧二法), 심왕심소(心王心所), 능변소변(能變所變), 무아(無我), 중도(中道), 본각시각(本覺始覺), 진여생멸(眞如生滅), 지관(止觀) 등에 대한 논의를 펼친다. 그리고 문답과 문답 뒤에 첨가하는 비유, 경전의 인용을 통해 이른바 일심의 교리에 대해 다양한 설명을 시도한다. 마지막으로 「인증장」은 제94권부터 마지막 제100권까지 해당하며, 근기가 낮고 믿음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120가지 대승 경전과 120인의 조사록, 고승 60인의 글을 인용해 법의(法義)를 증명한다. 이처럼 각 장을 구분하는 이유는 먼저「표종장」은 부처님이 선(禪)의 이치를 침묵으로 전하여 후학들이 배움의 근거로 삼기 때문에 앞에 온 것이며, 「문답장」은 의문을 풀어주기 위하여 마련되었고, 「인증장」은 비록 의문을 풀었다고 하더라도 지혜와 신심이 없는 세대에 이르면 부처님과 조사들의 뜻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그 가르침을 보여 주기 위해 필요하다고 한다.
연수 선사는 이 책을 통해 여러 종파의 융합을 꾀하고, 특히 화엄과 유식, 천태의 3종(宗)을 일심(一心)의 관점에서 통합하고자 한다. 그의 이러한 총합주의(總合主義)는 종밀(宗密)이나 징관(澄觀) 선사에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여며, 『종경록』에서 징관과 종밀 선사의 글을 인용한 것으로 그 사상적 계보를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