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닫기

법계도기총수록(法界圖記叢髓錄)

1. 개요
이 경은 의상(義湘) 스님이 저술한 『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줄여서 『일승법계도(一乘法界圖)』)에 대한 신라시대의 주석서와 이와 관련한 인용 문헌을 『일승법계도(一乘法界圖)』 원문과 아울러 집성한 것이다. 줄여서 『총수록』이라고 한다.
2. 성립과 한역
고려시대에 편찬되었으며, 편자는 미상이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4. 구성과 내용
총 4권으로 구성된 이 경은 의상(義湘) 스님이 저술한 『일승법계도(一乘法界圖)』에 대한 신라시대의 주석서와 이와 관련한 인용 문헌을 『일승법계도(一乘法界圖)』 원문과 아울러 집성한 것이다. 전체 4권은 권상(1,2)·권하(1,2)로 이루어진다. 권상의 1은 먼저 의상의 『일승법계도』 제목과 도인(圖印)을 언급하고, 이어서 『일승법계도』 제목과 법성게 각 구절에 대한 『법융대덕기(法融大德記)』·『진수대덕기(眞秀大德記)』·『대기(大記)』등의 설명이 이어진다. 권상의 2는 의상의 『일승법계도』석문(釋文)을 그대로 인용한 뒤, 이에 대한 각 주기의 설명을 부가한다. 마찬가지 방식으로 권하의 1과 2도『법기』를 비롯한 각 주기의 해석과 경문(經文) 및 소(疏)나 석(釋) 등을 인용해 설명한다. 『총수록』은 중국과 한국의 문헌을 많이 인용하는데, 특히 『추혈문답』·『도신장』·『자체불관론(自體佛觀論)』·『관석(觀釋)』등 현재 전하지 않는 신라의 화엄관계 문헌을 다수 수록한다. 특히 『도신장』은 지엄과 의상, 의상과 그 직제자 사이에 오고간 대화를 인용하는데, 이를 통해 『일승법계도』에는 보이지 않는 의상의 화엄사상을 알 수 있다. 또한 『고기(古記)』에서 인용한 지엄이나 의상, 의상의 제자와 그 법손(法孫)에 관한 일화를 통해서도 의상과 의상 이후의 화엄사상에 대해 상세히 알 수 있다. 이 책의 편자에 대해서는 1330년 전후로 활동한 체원(體元)으로 보는 학설도 있으나, 『총수록』은 고종 41년(1254)년 무렵 간각(刊刻)한 고려대장경 보유판(補遺版)에 입장돼 전해졌으므로 그의 저술로 보기는 어렵다. 『총수록』의 내용으로 보아 의천(義天) 이전의 인물로 추정할 수 있으며, 『총수록』에 균여의 주석이 그대로 인용된 점으로 미루어 균여의 제자 혹은 그 계통의 화엄학자가 편찬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특히 『총수록』에 인용한 『도신장』은 그 내용이 균여의 『일승법계도원통기』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총수록』의 편자는 균여 계통의 학승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총수록』은 현재 고려대장경 권44 보유판(補遺版) 정함(庭函)에 수록되어 있으며, 그 이전의 초간본이나 그 이후의 별행 간본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신라는 물론 한국의 화엄학 연구에 필수적인 문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