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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 변상도해제
가정(嘉靖)6년(1527) 경상북도 안동 광흥사(廣興寺)에서 간행한 법화경으로 정희왕후(貞熹王后) 발원 묘법연화경(1470년) 계열의 번각본이다. 변상도의 도상은 2매로 이루어진 영산회상도이다. 화면의 중심인 제1판의 끝에는 수미좌(須彌座)에 앉아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취한 석가불과 그를 향해 질문하고 있는 사리불(舍利弗)이 표현되어 있다. 이를 중심으로 8위(位)의 보살, 범천과 제석천, 십대제자, 사천왕과 팔부중의 일부 및 용왕과 용녀 등의 권속들이 좌우로 나뉘어 배치되어 있다.
석가모니불은 꽃무늬가 새겨진 법의를 편단우견(偏袒右肩) 식으로 걸쳤으며, 등 뒤로 보주(寶珠) 형의 거신광(擧身光)이 불신을 장엄하고 있다. 광배 내부는 꽃무늬, 연화덩굴무늬, 연주무늬, 불꽃무늬 등의 문양으로 화려하게 채워져 있다. 광배 위로 화려한 천개(天蓋)가 붓다를 장엄하고 있으며, 그 좌우 하늘에는 붓다가 놓은 광명이 퍼진 가운데 시방제불(十方諸佛)이 구름을 타고 날아오고 있다. 이외의 공간은 온통 구름으로 채워져 장엄되어 있고 화면 끝에는 산화(散華)들이 흩어져 있다.
이 판본은 뒷표지 내면에 묵서 시주명이 적혀있는 후쇄본(後刷本)이다. 초간본에서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 후쇄한 것으로 보인다. 변상도는 각선이 끊어지기도 하고 판이 마모되어 먹이 뭉개져 있어 인쇄상태는 매우 안좋다. 그러나 후쇄본인 이 판본에서도 불보살 등 각 존상의 얼굴 모습이나 광배의 문양, 구름무늬 등에서 유연함을 찾아볼 수 있다. 정희왕후 발원본(1470)에서 57년 밖에 지나지 않은 1527년에 판각된 것이어서 판각 당시에는 상당히 유연한 각선으로 새겨진 아름다운 변상도였을것 같다.
문화재청 박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