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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 변상도해제
만력(萬曆)37년(1609) 전라도 전주 귀신사(歸信寺)에서 간행한 법화경 변상도이다. 변상도의 도상은 2매로 이루어진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로 정희왕후(貞熹王后) 발원 묘법연화경(1470년) 변상도 계열의 번각본이다. 화면의 중심인 제1판의 끝에는 수미좌(須彌座)에 앉아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취한 석가불과 그를 향해 질문하고 있는 사리불(舍利弗)이 표현되어 있다. 이를 중심으로 8위(位)의 보살, 범천과 제석천, 십대제자, 사천왕과 팔부중의 일부, 용왕 및 용녀 등의 권속들이 좌우로 나뉘어 배치된 영취산에서의 법회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석가모니불은 꽃무늬가 새겨진 법의를 편단우견(偏袒右肩) 식으로 걸쳤으며, 등 뒤로 보주(寶珠) 형의 거신광(擧身光)이 불신을 장엄하고 있다. 광배 내부는 꽃무늬, 연화덩굴무늬, 연주무늬, 불꽃무늬 등의 문양으로 화려하게 채워져 있다. 광배 위로 화려한 천개(天蓋)가 붓다를 장엄하고 있으며, 그 좌우 하늘에는 붓다가 놓은 광명이 퍼진 가운데 시방제불(十方諸佛)이 구름을 타고 날아오고 있다. 이외의 공간은 온통 구름으로 채워져 있고 화면 끝에는 큼직한 산화(散華) 십여송이가 흩어져 있다. 간기 뒤에 성화(成化)6년(1470) 정희왕후(貞熹王后)의 발원문까지 번각하였다. 변상도 좌우 하단에 각기 ’大施主長石千兩主‘, ’李仁雨兩主‘라고 변상도 시주자가 기록되어 있다.
후쇄본이며 뒷표지 내면에 묵서로 ‘崇禎八年乙亥七月日全羅道益山龍華山上院寺化士勝玄’이라 묵서가 기록되어 있어 1635년 귀신사에서 멀지 않은 익산 상원사의 승현스님이 주도하여 후쇄하였음을 알려준다. 판각후 26년후에 인출한 판이므로 각선은 마모되지 않았고, 얼굴표정 등 섬세한 각선의 특징이 남아 있으나 먹이 곳곳에 뭉쳐있는 등 인출 기량은 떨어지는 판본이다. 표지와 본문 모두 변색되었고 곳곳에 얼룩도 있어 전래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다.
문화재청 박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