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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 변상도해제
정희왕후(貞熹王后)발원 묘법연화경(1470년) 계열의 번각본이다. 변상도의 도상은 2매로 이루어진 영산회상도이다. 화면의 중심인 제1판의 끝에는 수미좌(須彌座)에 앉아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취한 석가불과 그를 향해 질문하고 있는 사리불(舍利弗)이 표현되어 있다. 이를 중심으로 8위(位)의 보살, 범천과 제석천, 십대제자, 사천왕과 팔부중의 일부, 용왕과 용녀 등의 권속들이 좌우로 나뉘어 배치되어 있다.
석가모니불은 오른쪽 어깨를 드러낸 편단우견(偏袒右肩) 식으로 대의(大衣)를 입었고, 등 뒤로 보주(寶珠) 형의 거신광(擧身光)이 불신을 장엄하고 있다. 광배 내부는 꽃무늬, 연화덩굴무늬, 연주무늬, 불꽃무늬 등의 문양으로 화려하게 채워져 있다. 광배 위로 화려한 천개(天蓋)가 붓다를 장엄하고 있으며, 그 좌우 하늘에는 붓다가 놓은 광명이 퍼진 가운데 시방제불(十方諸佛)이 구름을 타고 날아오고 있다. 이외의 공간은 온통 구름으로 장엄되어 있고 화면 끝에는 산화(散華)들이 흩어져 있다.
이 책에는 간기가 없으나 변상도 제1판의 난외에 ‘道軒刀’라고 표기되어 있어 경주 보문사(普門寺) 판각본임을 알 수 있다. 본존을 비롯한 보살상과 제자상들은 특징을 알아볼 수 있고, 옷주름과 문양 등 세부 표현이 경직되지 않고 유연하여 도헌은 상당히 기량이 우수한 각수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판 자체도 마모되어 있고, 먹이 뭉치거나 고르지 않는 등 인출상태도 안좋은 편이다.
뒷표지 내면에 ‘順治十五年戊戌七月初五日勇岳山天登寺~~’라는 묵서가 있어 1658년 천등사에서 후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목판이 마모되었는데 특히 첫째판의 사천왕과 팔부중의 일부는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이다.
문화재청 박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