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liographical Introd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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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 변상도해제
강희17년(1678) 경상도 삼가현 몽계사(夢溪寺)에서 간행된 묘법연화경 변상도이다. 2매로 이루어졌는데 제1판에는 위태천(韋䭾天)과 산화(散華), 제2판에는 설법도가 새겨져 있다. 위태천은 갑옷을 입은 무장형으로 머리 주위에는 불꽃이 두광처럼 둘려져 있고 합장한 팔 위에 보검을 올려놓은 전형적인 도상이다. 경전의 앞에 배치되어 오른쪽을 향하고 있어 경전을 수호하는 상징성을 지닌다. 설법도는 화면의 중심에 향로와 화반 등이 올려진 불탁(佛卓)을 앞에 놓고 석가모니불이 대좌에 앉아 오른손을 들고 설법하고 있으며, 주위에 좌우협시보살과 범천과 제석천, 가섭과 아난을 비롯한 십대제자, 사천왕과 팔부중, 그리고 불탁 앞에 질문하는 수보리(須菩提)와 설법을 듣고 있는 재가 청문중들이 모여있는 도상이다. 그런데 석가모니는 오른손에 연꽃을 들고 있는데, 이 도상은 ’염화시중(拈花示衆)‘ 고사를 상징하는 것이다. ’연화시중‘은 선종의 법화경 이해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선과 교가 다르지 않다는 조선후기 불교신앙의 한 특징을 법화경변상도에 적극적으로 반영한 도상으로 해석된다.
이 책의 본문은 성달생계인데 이 계통의 법화경 변상도는 대부분 대자암(大慈庵, 1422년)본과 화암사(花岩寺,1443)본의 변상도에서 보듯이 제1판에는 위태천, 제2판에는 석가삼존을 중심으로한 영산회상도이다. 그러나 이 법화경은 본문은 성달생 계열이지만 변상도는 이처럼 연화수설법도(蓮花手說法圖) 도상으로 변경한 것이다. 그것은 이 도상의 초기 판본인 능인암본(1604)의 판각을 주도한 부휴 선수(浮休善修)와 벽암각성(碧巖覺性)의 선교일치(禪敎一致) 사상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존은 비스듬히 앉은 자세를 취하고, 불탁 앞에 비구와 재가 청문중들이 첨가된 이 변상도는 주로 광흥사 금경경변상도(1530) 같은 금강경변상도에서 흔히 보이는 기원정사 설법도(祇園說法圖) 도상을 법화경변상도에 차용한 것으로 볼수 있을 것이다.
같은 도상으로 능인암본을 비롯해 청계사 법화경(1622년), 밀양 영정사 법화경(1638), 청송 대전사 법화경(1685) 등이 있는데 모두 17세기 들어와서 판각된 도상이어서 시대적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얼굴 형태와 이목구비의 표현에서 번각본 특유의 직선화되고 약간 경직된 인상이 보이지만 심한 편은 아니다. 설법도 난외에 변상도 시주자를 기록하였고, 뒷표지 내면에 후쇄한 시주자명이 묵서되어 있어 이 역시 후쇄본임을 알 수 있다. 능인암본에 비해 얼굴형태는 넓적하게 보이고 각선의 유연함은 줄어들었으나 영정사본 같은 수십년 앞선 판본에 비해 많이 경직되지는 않았다.
문화재청 박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