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닫기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 변상도해제
숭정(崇禎)9년(1636) 경상도 함양 군자사(君子寺)에서 간행한 법화경변상도이다. 변상도의 도상은 2매로 이루어진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로 정희왕후(貞熹王后) 발원 묘법연화경(1470년) 변상도 계열의 번각본이다. 화면의 중심인 제1판의 끝에는 수미좌(須彌座)에 앉아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취한 석가불과 그를 향해 질문하고 있는 사리불(舍利弗)이 표현되어 있다. 이를 중심으로 8위(位)의 보살, 범천과 제석천, 십대제자, 사천왕과 팔부중의 일부 및 용왕과 용녀 등의 권속들이 좌우로 나뉘어 배치되어 있다.
석가모니불은 꽃무늬가 새겨진 법의를 편단우견(偏袒右肩) 식으로 걸쳤으며, 등 뒤로 보주(寶珠) 형의 거신광(擧身光)이 불신을 장엄하고 있다. 광배 내부는 꽃무늬, 연화덩굴무늬, 연주무늬, 불꽃무늬 등의 문양으로 화려하게 채워져 있다. 광배 위로 화려한 천개(天蓋)가 붓다를 장엄하고 있으며, 그 좌우 하늘에는 붓다가 놓은 광명이 퍼진 가운데 시방제불(十方諸佛)이 구름을 타고 날아오고 있다. 이외의 공간은 온통 구름으로 채워져 장엄되어 있고 화면 끝에는 산화(散華)들이 흩어져 있다.
제1판의 왼쪽 난 외에 ’刊德奇‘라고 새겨져 있어 각수 덕기가 변상도를 판각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판이 마모되지 않았고 각선의 양상과 인쇄 상태가 매우 깔끔하여 초간본으로 보인다. 각 존상의 이목구비의 표현이 비교적 예리하고 정확하며, 옷자락에 음각선을 활용하여 전체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며 표지는 황갈색으로 물들이고 능화판(菱花板)으로 찍은 연화문이 잘 남아있다. 전반적으로 간행 당시의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다.
문화재청 박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