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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 변상도해제
1633년 전라도 광주 증심사에서 간행된 법화경의 변상도로 2매로 구성되었다. 제1판에는 송광사간 법화경변상도(1607년)와 같은 설법도이고, 제2판은 위태천과 경패를 새긴 도상이다. 설법도에서 화면 중심의 약간 오른쪽에는 높은 대좌에 앉아 설법하는 본존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앞에는 향로와 화반 등이 올려진 불탁(佛卓)이 놓여있다. 맞은편에는 제자가 합장하고 본존을 우러르며 법을 청하고 있으며 그 뒤에도 대중들이 무릎 꿇고 합장하며 설법을 듣고 있다. 본존의 좌우에는 네보살, 십대제자, 사천왕, 6위의 신중, 용왕 및 용녀 등의 권속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여백은 온통 구름으로 장엄되어 있다. 본존인 석가모니불은 정면관이 아닌 약간 오른쪽을 향하고 있으며, 3중의 원형 두광과 신광을 뒤로 하고 있다.
석가모니불은 오른손으로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취하고 있으며, 오른쪽 어깨를 드러낸 편단우견(偏袒右肩) 식으로 대의를 입고 있다. 대의에는 꽃무늬가 표현되어 있고 주름선이 유연하게 표현되어 있다. 본존은 물론 보살과 제자상 등 모두 체구가 균형있고, 얼굴은 온화한 상호를 갖추고 있다. 번각본이지만 옷주름선, 구름 등을 새긴 각선(刻線)이 많이 경직되지는 않았다. 두광 위로 화려하게 장식된 천개(天蓋)가 불상을 장엄하고 있으며 그 좌우로 백호(白毫)에서 나온 광명이 좌우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 설법도의 도상은 안동 광흥사(廣興寺) 금강경변상도(1530), 금산 신안사(身安寺) 금강경 변상도(1537년)와 같은 16세기 전반부터 이미 간행되어온 금강경 변상도의 도상을 법화경변상도로 차용한 것이다. 금강경 변상도는 석가모니부처가 기원정사에서 수보리(須菩提)의 질문에 대해 설법하는 광경을 표현하여 『기원설법도(祇園說法圖)』라 명명하였지만, 동일 도상이라도 법화경변상도로 차용하였다면 『영산회상도』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경전변상도에서 수보리와 사리불(舍利弗)의 도상이 확연히 구분되지 않고, 설법의 주체와 대상 또한 다르지 않으므로 경전의 내용에 따라 해석해야할 것이다.
제2판의 위태천은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쓴 무장형이며 머리 주위에는 활활타오르는 화염광배가 둘러져있다. 합장한 팔 위에 보검(혹은 금강저)을 얹어 놓은 전형적인 위태천의 도상이다. 이 위태천의 체구는 키가 작고 통통한 형태이다. 주위 공간에는 산화와 구름이 퍼져있다. 각선이 치밀하고 밑그림이 깔끔하게 판각되었다. 제2판의 왼쪽 난 외에 ‘宝應法牛刀’라는 변상각수명이 음각되어 있다. 보응은 권1말 간기에 기록된 각수중 한명이다.
이 책에는 간기가 없으나 권1말에 ‘崇禎六年癸酉四月日全羅道光州地證心寺開刊’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본문은 송광사본과는 달리 대자본이며 번각본이지만 판각이 깔끔하고 명료하다.
문화재청 박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