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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경요해(法華經要解)

※ 변상도해제
변상은 4매로 구성되어 있다. 제1판은 석가오존도와 삼존도가 반곽씩 새겨진 도상이다. 오존도는 석가모니불이 가섭과 아난존자, 용왕과 용녀가 시립한 가운데 제자 사리불(舍利弗)에게 설법하고 있는 장면이다. 존상들은 온통 구름으로 싸여있고 본존 머리 위로 천개(天蓋)가 장엄하고 있다. 삼존도는 석가모니불과 협시보살이 대좌 위에 앉아 있으며 모두 원형의 두광과 신광으로 싸여 있다. 본존은 선정인(禪定印)을 취하고 있으며 좌협시보살은 오른손에 버들잎을 들고 있다. 이들은 역시 구름에 싸여 있으며 그 앞에는 한쌍의 봉황이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 첨가되어 있다.
제2판은 제1판과 동일한 도상의 오존도와 보탑출현도(寶塔出現圖)가 새겨져 있다. 보탑출현도는 견보탑품(見寶塔品)에서 언급되어 있는 내용으로 다보불이 앉아 있는 다보탑이 땅속에서 오백유순 높이로 솟아올라 석가모니의 설법을 증명하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화면 가득히 구름 속에 보탑이 솟아있고 사방에는 사천왕의 상반신을 작게 표현하여 다보탑의 높은 크기를 알려주고 있다.
제3판은 역경도(譯經圖)와 경패(經牌)가 새겨져 있다. 역경장면은 고승이 탁자 앞에 앉아 손에 붓을 들고 글을 쓰려는 모습으로 표현하였고, 그 앞에는 경전이나 소탑을 받쳐 들거나 합장한 승려와 대중들이 늘어서 있다. 역경승 뒷벽에는 산수화가 그려진 액자가 걸려있고, 신중들이 이 광경을 구름 속에서 내려다 보고 있다. 제4판은 위태천도(韋馱天圖)이다. 갑옷을 입고 새깃털을 꽂은 투구를 쓰고 화염 두광에 싸인 위태천이 합장한 팔 위에 보검을 얹어 놓은 전형적인 도상이다.
패엽사(貝葉寺)본은 간기에 중각(重刻)이라 기록되어 있듯이 번각본이어서 이목구비의 표현에서 약간 직선화되어 가는 특징이 보이기는 하지만 심하게 경직되지는 않았다. 실제로 이 도상의 초간본으로 추정되는 판본(1624년 후쇄본)은 권1말에 시주질이 3면에 걸쳐 기록되어 있는데 효령대군보(孝寧大君補), 임령대군구(臨瀛大君璆), 영응대군염(永膺大君琰), 계양군증(桂陽君璔), 의창군강(義昌君江), 안맹담(安孟聃), 윤사로(尹師路) 등 왕실과 문신, 평민 등 백여명이 시주하였고, 각수 등 관여자가 35명이나 된다.
변상도는 판각이 유연하고 깔끔하며, 불상은 당당한 체구에 온화한 상호를 보여주고 있으며, 대의의 문양과 옷주름, 대좌의 표현 등 섬세하고 유연하게 판각되어 있어 15세기 중엽경 간행한 왕실발원본으로 볼수 있을 것이다. 15세기 중엽 왕실에서 을해자로 판각한 법화경의 변상도를 이 패엽사본을 비롯해 16~17세기에 여러차례 간행하였다.
문화재청 박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