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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씨원류응화사적(釋氏源流應化事蹟)

※ 변상도해제
1673년 불암사에서 간행한 석씨원류응화사적으로 4권으로 구성되었으며 각 권별로 100개 항목씩 모두 400개 항목이 수록되어 있다. 권1, 2에는 석가의 일대기 등 부처님의 행적이 실려 있고, 권3, 4에는 전법제자(傳法弟子)의 행적이 실려 있다. 특히 신라시대 의상(義湘), 자장(慈藏)과 고려시대 의통(義通) 대사 등의 사적이 포함되어 있어 한층 더 귀하게 여겨진다.
권1, 2는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인과경(因果經)』, 『열반경(涅槃經)』 등 경전에서 인용하여 싣고, 권3, 4는 『고승전(高僧傳)』, 『불조통기(佛祖統記)』 등에서 인용하였다.
석존의 일대기 뿐만아니라 전법승려들의 행적까지 주요 장면을 글과 그림을 병행하여 판각한 책으로 불교 이해에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의 말미에 있는 처능(處能)의 발문에 의하면 인조9년(1631) 명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온 정두원(鄭斗源)이 대겸(大謙)이라는 중국 승려로부터 『석씨원류』 한 질을 선물로 받아 가져와 금강산에 있던 춘파대사(春坡大師)에게 주었고, 후에 춘파대사의 부탁을 받은 금강산 유점사(楡岾寺) 승려 지십(知什)이 불암사에서 목판을 판각하여 간행하였다고 한다. 책의 앞머리에는 성종 17년(1486) 명나라 헌종의 어제석씨원류서(御製釋氏源流序)와 당나라 왕발(王勃)이 찬(撰)한 석가여래성도응화사적기(釋迦如來成道應化事蹟記)가 실려 있다.
체재는 본문과 그림이 판의 양면에 새겨져 있는데, 각 면에 판심(板心)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4자구(字句)의 제목과 본문을 12행 24자씩 배열했으며, 왼쪽에 본문의 내용을 그림으로 나타내었다. 불암사판 석씨원류응화사적은 목판이 완질로 전해지고 있다. 내용과 그림이 동시에 묘사되어 있어 내용 전달에 효과적이며, 밑그림도 사실적이고 섬세한 편이며 새김도 유연하여 17세기 목판화 중에서도 돋보이는 작품이다. 또한 여기에 새겨진 각 장면은 조선후기 팔상도(八相圖)의 도상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문화재청 박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