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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 변상도해제
2매의 판으로 이루어진 도상으로 제1판에는 위태천과 경패, 제2판에 설법도가 새겨져 있다. 본존불이 화면의 중앙에 위치하는 보편적인 설법도와는 달리 여기서는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는데, 이를 중심으로 4보살과 10대제자가 좌우로 나누어 배치되어 있다. 또한 그 왼쪽에 7위의 제왕형 권속들이 더 배치되어 있는데 법화경 서품에 나오는 천자(天子)와 용왕(龍王)으로 보인다. 즉 화면의 구도와 배치 및 권속들이 다른 형식의 영산회상도와는 다르고, 또한 본존은 항마촉지인 혹은 설법인을 취한 보편적인 여래와는 달리 오른손을 가슴 앞으로 올려 꽃가지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본존불이 꽃을 들고 있는 도상은 석가모니불의 영축산에서 법화경을 설법하는 중 꽃을 들어 보이자 오직 가섭 만이 그 뜻을 알고 미소를 지었다는 ‘염화시중(拈花示衆)’ 고사를 표현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변상도 역시 영산회상도라 할 수 있다. 보살과 십대제자 외의 권속을 한쪽에 배치하여 좌우 대칭구도에서 벗어난 구성, 하늘의 구름과 산화(散華)의 표현, 양각과 음각을 활용하여 원근감을 표현한 점, 불상을 비롯한 존상들의 균형있는 모습 등 회화적 완성도가 높은 변상도이다.
이 변상도는 1655년 속리산 법주사(法住寺)에서 간행한 법화경 판화이며 다른 판본에서는 보이지 않는 도상이다. 간기의 각수질 마지막에 ‘引勸變相兼 慈敏比丘’라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자민스님이 판화의 밑그림을 그리고 새겨낸 변상도이다.
문화재청 박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