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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조금강반야바라밀경(六祖金剛般若波羅密經)

※ 변상도해제
육경합부는 대승경전의 주요 경전인 금강경, 화엄경행원품, 수능엄경신주, 관세음보살예참문, 불설아미타경, 묘법연화경보문품을 묶은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독자적으로 편성하여 간행한 것이다. 1424년 성달생(成達生)이 서사하여 고산 안심사(安心寺)에서 개판한 이래 50여종의 개판본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변상도는 안심사본과는 달리 1매의 판에 새긴 설법도이다. 화면 중앙 수미좌에 앉은 석가모니불이 대좌 앞에서 붓다에게 청문하는 수보리(須菩提)를 보며 설법하고 있고 주위에는 6위의 보살, 범천과 제석천, 5명의 성문, 사천왕 그리고 아수라(阿修羅)를 비롯한 신중 3위와 용왕과 용녀, 그리고 공중에서 시방제불이 연화좌에 앉아 부처를 향해 날아오는 장면이 표현되어 있다.
육경합부의 변상도는 보통 첫 번째 경전인 금강경의 변상을 권수 변상도로 삼는다. 그러므로 이 변상은 석가모니가 기원정사에서 수보리에게 설법하는 기원설법도라 할 수 있다. 본존불의 갸름한 얼굴과 늘씬한 체구는 이 시기 불상의 표현양식이다. 예리한 이목구비의 표현과 옷 주름선의 능란한 표현에서는 각수의 뛰어난 기량을 확인하게 된다. 보살들의 보관과 사천왕의 복식 역시 소홀함없이 밑그림을 명료하게 새겨낸 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는 금강경과 아미타경 말미에 발원문과 함께 간기 ‘천순사년경진선종개판(天順四年庚辰禪宗開板)’과 시주질이 기록되어 있다. 효령대군(孝寧大君), 영응대군(永膺大君), 세조의 부마 하성위정현조(河城尉鄭顯祖)를 비롯한 관직자와 일반인 시주자 등 백여명의 명단이 기재되어 있다. 관세음보살예참 말미에도 오충원을 비롯한 128명의 시주질이 있고, 아미타경 말미에는 시주질과 함께 각수가 도운(道雲)임을 밝히고 있다.
문화재청 박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