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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 변상도해제
대자본 법화경의 변상도로 정희왕후발원본(1470년) 계열의 도상으로 2매의 판에 새겨진 영산회상도이다. 항마촉지인을 취한 석가모니불과 그를 향해 질문하고 있는 사리불(舍利弗)을 중심으로 8위(位)의 보살, 범천과 제석천, 십대제자, 사천왕과 팔부중의 일부와 용왕 및 용녀 등의 권속들이 좌우로 나뉘어 배치된 구성이다.
석가모니불은 오른쪽 어깨를 드러낸 편단우견(偏袒右肩) 식으로 대의(大衣)를 입었고, 등 뒤로 보주(寶珠) 형의 거신광(擧身光)이 불신을 장엄하고 있다. 광배 내부는 꽃무늬, 연화덩굴무늬와 불꽃무늬 등의 문양으로 화려하게 채워져 있다. 광배 위로 화려한 천개(天蓋)가 붓다를 장엄하고 있으며, 그 좌우 공중에는 시방제불(十方諸佛)이 구름을 타고 날아오고 있다. 이외의 공간은 온통 구름으로 채워져 있고 화면 끝에는 산화(散華)들이 흩어져 있다. 난외의 시주자명으로 1668년 울산 운흥사에서 번각한 변상도이다.
17세기의 번각본이지만 초간본처럼 새김이 유연하다. 석가불을 비롯한 각 존상의 모습이 온화하고 이목구비의 표현도 자연스러우며 옷 주름선이나 광배의 문양을 새긴 각선들이 정교하고 깔끔하다. 각수 계신(戒信)의 섬세하고 뛰어난 기량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 박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