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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법연화경요해(妙法蓮華經要解)

※ 변상도해제
선암사에서 간행한 묘법연화경의 권수 변상도로 3매의 판에 위태천과 영산회상도, 약사불회도, 아미타불회도를 새긴 삼세불회도의 도상이다. 각 불상을 중심으로 주위에 권속들이 에워싼 3종의 법회도를 이어놓은 것이다. 제1판에는 위태천을 반곽에 새겼다. 갑옷을 입은 무장형의 위태천은 새깃털이 꽂힌 투구를 쓰고 있는데 주위에 화염광배가 둘러져있다. 합장한 팔 위에는 금강저를 얹었다. 어깨와 신체에 천의가 휘날리고 있어 당당하고 활달하여 동감있는 모습이다. 주위에는 큼직한 산화(散華)가 공간에 가득 흩어져 있어 동감을 더하고 있다. 나머지 반곽에는 세로로 칸이 쳐 있을 뿐 그림은 없다.
제2판과 제3판에 삼세불도상이 이어져 있다. 중앙에는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취하고 각각 보주형의 두광과 신광을 진 석가모니불이 대좌 위에 앉아있고 앞에는 청문자, 주위에는 협시인 문수보살(文殊菩薩)과 보현보살(普賢菩薩) 및 십대제자가 둘러서 영산회를 이루고 있다. 향우측에는 복부 앞으로 내린 왼손 위에 약그릇을 올려놓고 오른손은 어깨 쪽으로 올려 설법인을 짓고 있는 약사불이 원형 광배를 뒤로 하고 대좌 위에 앉아 있다. 약사불 좌우에는 협시인 일광보살(日光菩薩)과 월광보살(月光菩薩)을 비롯한 4보살과 좌ㆍ우 보필성(輔弼星) 및 제석천이 자리하고 주위에 약사12신장과 사천왕 중 북방과 동방천왕이 시립하고 있다. 왼쪽에는 설법인을 취한 아미타불과 관음 및 세지보살을 비롯한 팔대보살과 범천, 남방천왕과 서방천왕, 그리고 신중 3위가 배치되어 있다. 이 3매판을 이어 놓으면 오른쪽에서부터 약사, 석가, 아미타회도의 형식인데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도상이다. 실제로 삼세불화는 17세기 이후 대웅전에 봉안되어 전해지는 사례가 많다.
이 변상도의 약사불과 아미타불 대좌 아래에 각기 곽을 만들어 그 안에 간기를 새겨 넣었다. 약사불 아래에는 ‘연판천은비구자판종감비구(鍊板天訔比丘自板宗甘比丘) 순치삼년병술일개간(順治三年丙戌日開刊)’, 아미타불 아래에는 ‘주상전하수만세운운(主上殿下壽萬歲云云) 화원지환구 각원일욱구 변상시주 십아이단월 공덕희안구(畫員智環丘 刻員一昱丘 變相施主 什我伊單月 功德熙安丘)’라는 내용이다. 이 변상도는 1660년 전남 조계산 선암사(仙巖寺)에서 개판한 법화경의 권수 변상도인데 본문 판각 이전인 1646년에 이미 지환이 그린 밑그림을 일욱이 판각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변상판목은 여러차례 인쇄한 듯 판이 마모되어 있고, 이 판본은 먹이 진하게 묻고 번져 있어 세부가 명확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
이 법화경의 본문은 순치17년(1660)본을 옹정6년(1728)에 번각한 것이다. 또한 본문도 중간중간 결락이 있는 부분에는 마모가 심한 판의 출력본이 섞여 있고, 앞 표지 내면에 묵서기가 있어 후1728년본의 후쇄본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박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