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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 지눌普照知訥(1158~1210) 속성은 정鄭, 시호는 불일보조 국사佛日普照國師. 8세에 종휘宗輝 선사에게 축발祝髮하고, 25세에 개경 보제사普濟寺에서 실시한 승선僧選에 합격하였다. 이후 창평현(전남 담양) 청원사淸源寺에서 『육조단경』을 열람하다가 깨달은 바가 있었으며, 28세에 하가산 보문사普門寺에서 대장경을 읽던 중 이통현李通玄 장자의 『신화엄경론』을 보다가 더욱 밝게 깨달았으며, 40세에 『대혜어록』을 읽다가 큰 깨달음을 얻었다. 31세가 되던 1188년에 팔공산 거조사居祖寺에 내려가 정혜결사定慧結社를 맺었고, 1190년에 『권수정혜결사문』을 지었다. 1200년에 조계산 송광사松廣寺로 옮겨 결사를 지속하였다.

능인암能仁庵, 1604년(선조 37) 개간. 목판본. 1책. 27.8×17.5cm. 중앙국립도서관 소장의 1616년(광해군 7) 황해도 송화 수증사修曾寺 개간본과 간행 연도 미상의 동국대학교 소장본(이상 『看話決疑論』과 합간), 1937년 상원사上院寺에서 간행한 『보조선사어록普照禪師語錄』에 수록된 본과 대조하여 수록. 지눌 입적 후 제자 혜심慧諶에 의해 간행되었다.

자문자답 형식의 다섯 가지 문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선종과 화엄종의 동일성과 차이성을 주제별로 밝히고, 궁극적으로 화해할 여지가 있다는 취지를 드러내었다. 당나라 이통현李通玄의 『신화엄경론新華嚴經論』 40권의 요지를 축약하였다. 지눌은 『신화엄경론』과 만나면서 사상적 전환의 계기를 맞는다. 선교일치禪敎一致를 내세웠다는 평가가 보통이지만, 기본적으로 선종의 관점에 뿌리를 내리고 저술된 책이다.
교학의 최고봉인 화엄종의 교설이 선종의 종지와 일치하는 측면이 있지만 선종은 그것과 차별되는 독립성도 지닌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이 책 전체를 이끄는 결정적인 동인이 되었다. 지눌은 선종과 교종이 원수와 같이 대치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였고, 특히 선종에 대한 교종의 오해를 일소하고자 하였다. 양자의 갈등을 푸는 매개체로서 이통현의 화엄학은 그 의도를 만족시켜 주었다. 집착을 부수는 선종의 언어 활용 방식이 어떤 언어 표현도 닿지 않고 모든 분별이 끊어진 화엄 돈교頓敎의 설과 같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양종이 공유하는 근거로서 근본보광명지根本普光明智에 대한 깨달음을 강조한다. 이것은 무수한 겁의 수행이 아니라 한평생에 성불을 마친다는 『신화엄경론』의 일생성불一生成佛 설의 근거이기도 하다. 십주十住 초위初位의 경지가 선종에서 제시하는 돈오頓悟와 다르지 않다는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