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

이 경은 부처님과 무소유 보살과의 문답을 통하여 제법(諸法)이 무소유하다는 이치를 깨닫는 것이 바로 도를 이루는 것임을 설한다.

중국 수(隋)나라 때 사나굴다(闍那崛多)가 한역하였다.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이 경은 4권으로 되어 있으나 품의 이름이 나타나 있지 않은 것을 보면 대체로 체제가 잘 갖추어진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다.
이 경에서는 왕사성을 배경으로 무소유보살(無所有菩薩)이 주역을 맡고 있으며, 무소유보살과 부처님과의 문답을 통해서 만물이 허무하다는 이치를 깨달으면 곧바로 도를 이룰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여기의 주된 사상은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에 의거한 공관(空觀)으로서 그 사이에 갖가지 잡다한 사상과 자료를 취하고 있다.
각 권의 내용을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제1권에서는 깨달음을 증득하기 위해서는 부처의 지혜를 얻어야 하며, 세상을 거꾸로 보는 4전도(顚倒)의 견해를 버려야 한다는 것을 중심 내용으로 하고 있고, 제2권에서는 살생을 저지른 악한 자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깨달아 불교에 귀의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제3권에서는 악한 자의 전생 이야기와 그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게 된 까닭을 무장정월(無障淨月)보살에게 설명하는 내용을 취하고 있으며, 교리를 믿고 공(空)의 이치를 깨닫는 것이 부처가 되는 길임을 가르친다.
제4권에서는 여인들이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남자로 변하여 가르침을 받는 과정을 보여 주는데, 여인들이 깨달음을 이루자면 나[我]라는 존재가 없는 것이며, 허무한 것이라는 이치를 알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상과 같이 이 『무소유보살경』에서는 악한 자나 여자도 부처를 믿는 착한 마음만 먹으면 깨달음을 이루고 부처가 될 수도 있음을 가르쳐 현실 인간계에서 도덕의 실현과 희망적 사고를 고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