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

이 경은 경전에 있는 여러 가지 난해한 단어의 뜻을 풀이한 일종의 불교 사전이다. 별칭으로 『대당중경음의(大唐衆經音義)』·『혜림음의(慧琳音義)』라고도 한다.

중국 당(唐)나라 때 혜림(慧琳)이 편찬하였다.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총 100권으로 구성된 이 경은 불전에서 구사하는 여러 가지 난해한 단어의 뜻을 풀이한 일종의 불교 사전이다. 혜림은 이 사전의 편찬을 위해 『대반야바라밀다경』을 비롯해 『호명방생경』에 이르는 1,225종 5,700여 권의 불경에서 3만 6천여 개의 어려운 글자와 용어를 골라 주석하고 옥편, 설문, 자림, 자통, 고금 정자, 문자 전설, 개원 문자 음의 등 일곱 개 자서와 석의를 참고했다. 이 가운데 337종의 불경은 『현응음의(玄應音義)』를 혜림이 보완한 상태 그대로 실은 것이며, 1종은 『혜원음의慧遠音義』에서, 5종은 운공(雲公)의 『음의』에서, 146종은 불경의 이름만 쓰고 주석을 달지 않았다. 그래서 총 736종의 불경에 대해 혜림이 직접 주석했다. 이 『음의』는 대체로 각 권마다 12종 57권의 불전에 수록된 360개의 용어들을 주석한다. 그러나 주석이 길이나 불경에 포함된 용어의 수 등에 따라 차이가 날 때도 있다. 여기에 실린 단어들은 음역어와 의역어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이 가운데 의역어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가령 제1권은 의역어가 230개이며 음역어가 21개이다. 한편 음역어를 설명할 때는 발음의 정확성을 위해 중국 음운학의 전통에 따른 반절법(反切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어떤 글자의 정확한 발음을 내기 위해 두 글자의 초성과 중성, 종성을 결합하여 만든 것이다. 예를 들어 ‘유선나(踰繕那, yojana, 거리의 단위)’라는 단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유(踰)는 양주(羊朱)의 반절법에 의해 소리를 내고, 선(繕)은 선(善)과 그 소리가 같다. 옛날에 유구(由句)라 하거나 유연(由延)이라 하거나 혹은 유사나(踰闍那)라 말한 것은 모두 범어의 와전이며, 유선나(踰繕那)라 하는 것이 옳다. 아주 옛날에 군대가 1일 행군한 거리이다.” 이러한 불교 용어 사전이 필요한 이유는 중국에 불전이 전해지고 번역이 성행함에 따라 범어 음역어가 많이 생겨나고, 또 시간의 경과에 따라 그 본래의 의미가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범어의 음역어나 난해한 자구를 설명하는 이 같은 사전이 필요했다. 이러한 종류의 사전으로는 『번범어(翻梵語)』, 『범어천자문(梵語千字文)』, 『당범문자(唐梵文字)』, 『범어잡명(梵語雜名)』, 『신역대방광불화엄경음의(新譯大方廣佛花嚴經音義)』 등이 있으며 ‘일체경음의’라는 동일한 명칭으로 『현응음의』나 『혜원음의』가 있다. 그러나 이들 두 사전은 비교적 주석이 부정확하고 누락된 것이 많아, 일반적으로 『일체경음의』라 하면 혜림이 편찬한 이 『혜림음의』를 말한다. 이 음의는 당나라 시대의 문자 음운 연구를 위한 중요한 자료일 뿐 아니라, 중국에서 소실된 것이 한국의 고려대장경을 통해 전해졌기 때문에, 고려대장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자료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