章疏書名
해인삼매론海印三昧論
개요
신라의 승려인 명효(明皛, 생몰연대 미상)가 해인삼매(海印三昧)를 시와 그에 대한 설명으로 제시한 것.
체제와 내용
『대정신수대장경』권45(N. 1889)에 수록되어 있다. 본서는 740년에 일본에서 필사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에 찬술된 것을 알 수 있는데, 명효의 활동시기를 고려하면 700~740년 사이에 찬술되었다고 생각된다. 『화엄경』은 해인삼매(海印三昧)가 나타난 것이라고 말해지듯이, 해인삼매는 불(佛)의 삼매이고 화엄학의 근본이기도 하다. 그 해인삼매를 중심으로 해서 논한 것이 본서이다. 내용을 보면, 무량(無量)의 법문이 모두 해인삼매에 들어가는 것을 설하고, 그 요점을 28구의 게송에 의해 보이고, 이것을 다라니(陀羅尼)라고 이름하여 법(法)과 의(義)의 이의(二義)로 나눈다. 그 가운데서 생사와 열반이 다르지 않고, 번뇌와 보리도 둘이 아니라고 설하며, 무량의 법은 일법(一法)이고 일법(一法)은 무량의 법이라고 설한다. 나아가 삼세제불의 모든 비밀의 가르침도 이 다라니게(陀羅尼偈)를 벗어나는 것이 없다고 한다.
본서에서는 이 게를 14자(字) 14행(行)의 도(圖)로서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의상(義湘)의 『일승법계도(一乘法界圖)』와 유사한 것이다. 그러나 일승법계도인(一乘法界圖印)의 독시(讀詩) 방향이 중앙에서 시작하여 오른쪽으로 돌아 출발점에서 끝나지만, 해인삼매도인(海印三昧圖印)의 독시방향은 이와 반대로 왼쪽으로 돌아 다시 출발점으로 회귀한다. 이것은 밀교의 금강계만다라(金剛界曼茶羅)가 보여주는 좌선(左旋)은 향상(向上), 우선(右旋)은 향하(向下)라는 실천방향과 일치한다. 여기에서 본서가 밀교적 성격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려대장경연구소 정영식>
장소찬자
명효明皛(생몰연대 미상)에 대해서는 『해인삼매론(海印三昧論)』이외에 다른 자료가 전해지지 않아 구체적인 행적을 알 수 없다. 다만 700년에 중국에서 밀교경전인 『불공견색다라니경(不空羂索陀羅尼經)』의 한역(漢譯)에 관계하였던 신라출신 승려 명효(明曉)가 보이는데, 효(皛)와 효(曉)가 발음과 의미가 같아 서로 통하는 글자라는 점에서 같은 인물로 간주되고 있다. 실제로 두 사람이 동일인물이라면 명효는 7세기말에 중국에 유학하였다가 8세기 초에 신라로 귀국하여 활동한 인물로 볼 수 있다.
<고려대장경연구소 정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