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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엄경(首楞嚴經)


개요

[경명]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 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
[약] 능엄경(楞嚴經), 수능엄경(首楞嚴經)
[별] 대불정경(大佛頂經), 대불정수능엄경(大佛頂首楞嚴經), 만행수능엄경(萬行首楞嚴經), 중인도나란다대도량경(中印度那蘭陀大道場經)
[역] 반랄밀제(般剌蜜帝) / [역] 구마라집(鳩摩羅什)
[범] Śuraṅgama Sūtra [장] Bcom ldan ḥdas kyi gtsug tor chen po de bshin gśegs paḥi gsaṅ ba sgrub paḥi don mṅon par thob paḥi rgyu byaṅ chub sems dpaḥ thams cad kyi spyod pa dpaḥ bar ḥgro baḥi mdo leḥu stoṅ phrag bcu pa las leḥu bcu pa


내용

K0426 (T.0945) 10권 옛부터 이 경의 가르침은 기탁염(棄濁染) 발묘명(發妙明)이라 하였다. 탁염이란 나누어 생각하는 버릇을 말하고 묘명이란 자신에게 불성이 내재해 있음을 아는 것이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경에서는, 아난과 부처님의 긴 문답을 통해, 진실과 허망함을 구분하는 바른 통찰력의 구비, 엄정한 계율의 이행과 다라니의 지송 등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그 가르침의 폭은 불교의 대소승과 현교, 밀교를 모두 포괄하고 있을 정도로 광활하며, 나란다대도량경이라는 별칭을 통해 짐작할 수 있듯이 스님들을 가르치기 위해 편찬된 교과서적인 특징을 짐작할 수 있다. 10권으로 이루어졌으며, 각 경권의 내용은 음탕한 여자의 환술에 걸린 아난을 구제한 부처님이 그를 대상으로 수행의 방법 등을 설법한 내용이다. 경은 그 내용에 따라 각각 석분(席分), 정종분(正宗分), 유통분(流通分)으로 구분한다. 석분은 설법의 동기가 설해지는 내용으로서, 여기서는 걸식을 나갔던 아난이 음실(淫室)에 빠지고, 이를 부끄러워 한 아난이 부처님께 수행의 뜻을 밝히고 가르침을 원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부처님이 설한 내용을 정종분이라고 하는데, 그 내용이 광대하므로 다시 이 정종분을 견도분(見道分), 수도분(修道分), 증과분(證果分), 결경분(結經分), 조도분(助道分)으로 나눌 수 있다. 정종분 다음에, 유통분은 설법을 마치고 대중들이 기뻐해 물러갔다는 내용에 해당한다. 먼저 정종분의 견도분은 불도의 실체를 발견하는 대목이다. 다시 말하면 불도가 어디서부터 시작하는지를 말하고 있는 부분이다. 부처님은 사물의 현상을 올바로 보기 위해서는 마음의 진상을 올바로 파악해야 한다고 설한다. 이에 대해 제1권에서 아난은 마음이 어디에 있는 것인가를 놓고 부처님과 문답을 벌인다. 아난은 재내(在內), 재외(在外), 잠근(潛根), 장암(藏暗), 수합(隨合), 중간(中間), 무착(無着) 등의 일곱 가지 장소를 대면서 마음의 소재를 추궁했으나 부처님은 모두 아니라고 답한다. 아난은 다시 마음이라는 것이 마치 돌과 나무와 같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처님은 그것 역시 분별 망상이라고 말한다. 제2권에서는 이어서 참다운 견해 즉 진견(眞見)은 일정한 형태나 일정한 주처가 없을 뿐 아니라 일정한 기능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결론적으로, 주장이라는 것은 본래 있거나 없어지는 것이 아니며, 잃고 얻는 것도 없다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이 올바른 견해라는 것을 찾을 수 없다면, 그것은 다만 허명(虛名)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제3권에서는 진견(眞見)이 허망함을 달관하는 데서 찾을 수 있음을 보이고 있다. 즉 5온(蘊)과 6입처(入處) 등의 모든 법이 그 자체내에 진여성을 함축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허망한 법 그 안에서 허망함에 그치지 않고 법계(法界)에 편만해 있는 여래장이 있음을 설한다. 소위 공여래장(空如來藏)의 논리이다. 다시 제4권에서는 이어지는 의문에 답한다. 즉 모든 법계 속에 여래장이 충만해 있다면 세계 속의 모순은 어떻게 존재하게 되는가를 설명한다. 부루나(富樓那) 존자가 5온, 6입, 7대 등이 모두 여래장이어서 법계에 편만하다면 어떻게 물과 불 같은 대립이 존재하는가를 묻는다. 이에 대해 부처님은 그 원인이 무명(無明)에 있음을 밝힌다. 즉 무명이 유정(有情) 세계를 만들어 내고 그것이 중생과 세계에 상속되어 업을 만들어 낸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 까닭은 무명에 의한 것이므로 그 본성은 영원하다고 할 수 있다. 이상이 마음의 본성에 관한 설명이었다면 이어지는 설명은 수행의 구체적인 방도를 말하는 것이다. 수도분(修道分)은 제4권에서 제7권까지 설명되고 있다. 대체로 수도분에서 설해지는 것은 수행의 바른 기초 즉 수행 진기(眞基)와 빠른 수행 방법 즉 수행 진요(眞要), 그리고 몸과 마음이 흩어지지 않게 잘 수습하는 방법 즉 섭지(攝持) 궤칙(軌則) 등이다. 수행 진기, 즉 수행의 바른 기초는 수행자가 수행을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과 업을 짓는 주체를 아는 것이다. 제5권과 제6권에서는 수행 진요로서 각각 해결 진요와 입관 진요, 두 가지를 설명한다. 이 두 가지는 모두 빠른 수행의 방법을 말하는 것으로, 전자의 경우는 6근(根)으로 지은 업을 푸는 방법을 말하고, 후자는 관통(關通)을 얻은 자의 수행담에 의지해 자신의 근기를 입도(入道)하게 하는 방편을 말한다. 이어서 제6권과 제7권에서는 섭지 궤칙에 대해 설한다. 이는 심신을 잘 수습하여 수도를 완성하는 방법이다. 구체적으로 이것은 계행(戒行)을 철저히 지키고, 단(壇)을 차려 부처님을 경배하거나 능엄주를 지송하여 가피력으로 해탈을 얻는 방법 등을 말한다. 증과분(證果分)에 대한 설명은 제7권 끝 부분에서 제8권 끝 부분에 이른다. 여기서는 수행을 통해 얻어지는 10신(信), 3현(賢), 4가행(加行), 10지(地) 등각(等覺), 구경각(究竟覺) 등 57위(位)의 행상을 언급하고 있다. 결경분(結經分)에서는 경의 다섯 가지 이름을 제시한다. 이 다섯 가지 경의 이름에 경의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 조도분(助道分)은 제8권 끝 부분에서 끝까지 해당하는 부분으로 그 내용은 수행자, 특히 초심자들이 만나기 쉬운 기로(岐路)를 예시하고 거기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하는 데 그 뜻이 있다. 가령, 12종의 생(生)이 생기고 천상이나 지옥 등의 집착이 일어나는 이유나, 색, 수, 상, 행, 식에 각각 열 가지의 마(魔)가 생길 수 있는 까닭을 밝히고 수행을 잘못함으로써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경계를 내리고 있다. 이 경이 사상적으로 언제쯤 설해졌는지는 여러 주장이 있다. 경으로 흐름으로 보아 반야 사상이 등장하고 법화 사상이 등장하기 이전에 설해졌다는 주장이 있으며, 야륜다라(耶輪多羅)가 법화경을 듣고 수기를 받은 구절 등을 통해 법화경 뒤에 설해졌다는 주장이 있다. 경의 번역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다. 즉 중국에서 만들어진 위경(僞經)이라는 견해가 있다. 그것은 이 경의 범본이 없는 것에 대해 반랄밀제가 그 원본을 중국에 가져왔다가 다시 가져갔다는 설을 비롯하여, 유교와 도교의 술어가 가끔씩 나타난 점 등이 이러한 이견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내에 전래된 연대는 알 수 없으나 고려대장경에 수록된 것으로 미루어 그 이전이 분명하고, 오늘날까지 강원(講院)에서 이력(履歷) 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다. 그 주석서도 거의 100가지에 헤아리는데, 송대(宋代)의 계환(戒環) 소(䟽)는 강원의 교재로 쓰일 정도로 유명하며, 그 소(䟽)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여 바로잡은 고려 시대 보환(普幻) 스님의 능엄환해산보기(楞嚴環解刪補記)가 널리 읽힌다. 또한 우리말 번역으로는 세조 당시의 간경도감(刊經都監)에서 간행한 언해본이 있으며, 현대의 것으로는 운허 선사의 번역본이 있다. <출처 :『고려대장경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