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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반야경(金剛般若經)

개요

[경명] 금강반야바라밀경 金剛般若波羅蜜經
[약] 금강경(金剛經), 금강반야경(金剛般若經)
[역] 구마라집(鳩摩羅什) [역] 보리류지(菩提流支) [역] 진제(眞諦) [역] 현장(玄?)
[범] Vajracchedikāprajñāpāramitā Sūtra [장] Ḥphags pa śes rab kyi pha rol tu phyin pa rdo rje gcod pa shes bya ba theg pa chen poḥi mdo

내용

[1] K0013 (T.0235 ) 1권 [역] 구마라집(鳩摩羅什) 금강과 같은 반야와 그에 입각한 윤리적 실천을 설하고 있는 경전이다. 반야의 심오한 이치에 대한 부처님의 설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체 내용은 32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처님이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머물 때였다. 수보리(須菩提)가 부처님에게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가 묻자, 그에 대해서 부처님이 답변한다. 먼저 부처님은 자기 자신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4생(生), 즉 난생(卵生)?태생(胎生)?습생(濕生)?화생(化生)과 4상(相), 즉 아상(我相)?인상(人相)?중생상(衆生相)?수자상(壽者相) 등을 설명하고, 무주상(無住相) 보시에 대해서도 말한다. 부처님은 그러한 가르침을 통해서 진정한 보살의 길이 무엇인지 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사위성으로 걸식을 나갔다 돌아온 부처님에게 지혜가 가장 뛰어난 제자 수보리가 물었다. "선남자 선여인이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마음, 즉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냈을 때는 어떻게 머물러야 하며 어떻게 그 마음을 항복받아야 합니까?" 이에 대하여 부처님은, 보살이란 수많은 중생을 열반에 들게 했다 하더라도 실은 열반에 이른 중생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왜냐하면 보살에게는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 등이 없으며, 나아가 법상(法相)과 비법상(非法相)도 없기 때문이다. 고정된 견해나 생각이 있으면 결코 보살이라 할 수 없다. 부처 역시 고정된 견해나 생각으로 구해서는 아니 됨을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설하고 있다. "만약 모양으로써 나를 보고자 하거나, 소리로써 나를 구하고자 한다면, 그 사람은 삿된 길을 가는 것이니, 여래를 볼 수 없을 것이다." 진정한 보살이란, 자기 자신에 대한 애착을 버리고 그 밖의 어떠한 상(相)에도 집착하지 않고 오로지 중생을 구제하려는 일념에서 보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경에서는 부처님이 여러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후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인용하는 예로서 꼽히기도 한다. 부처님이 여기서 거듭 강조하는 것은 진리란 말을 떠나 있는 것이므로, 눈에 보이는 모든 허망한 것에 사로잡히지 말며, 오로지 참된 실상(實相)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참된 실상을 터득하는 것만이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라 한다. 이 경전은 고정된 견해나 생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윤리적 실천의 차원으로까지 밀고 나아간다. 곧 무주상 보시 바라밀의 강조가 그것이다. "다시, 수보리여, 보살은 사물에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보시를 행해야 할 것이다. 이른바 모양에 머무르지 않는 보시, 아울러 소리?향?맛?감촉?법 등에도 머무르지 않는 보시를 말하는 것이다." 무상(無相)은 제3 대승정종분(大乘正宗分)에서, 그에 입각한 보시 바라밀은 제4 묘행무주분(妙行無住分)에서 설명하고 있는데, 그 이하의 내용은 반복을 통한 강조이거나 금강경과 상에 머무르지 않는 보시 바라밀의 공덕을 찬탄함으로써 실천을 권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경은 대승 사상이 정립되기 이전, 즉 대승 불교 최초기의 사상을 담고 있는 경전으로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그러한 근거의 하나로 꼽는 이유는, 공 사상을 말하면서도 아직 공이라는 술어가 나타나지 않으며 대승과 소승의 대립 의식 역시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야부 경전을 대표하는 이 경은 반야심경 다음으로 널리 읽혀 왔으며, 선종(禪宗)의 중심 교의를 담고 있는 경전으로서도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여러 이역본들 가운데서 구마라집이 번역한 것이 가장 널리 읽혀 왔다. 본 경에 대한 주석서들은 약 800부를 헤아릴 만큼 많다. 인도에서도 많은 주석이 이루어졌으며, 그 중에서 무착(無着)과 공덕시(功德施) 등이 주석한 문헌이 현재 한역되어 전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에는 혜능(慧能)과 야부(冶父)와 같은 선사들에 의한 선적 주해서가 널리 읽혔는데, 그 같은 전통은 한국에도 이어져 조선 시대 함허(函虛) 득통(得通)에 의해서 금강경오가해(金剛經五家解)로 편집되기도 했다.
[2] K0014 (T.0236 ) 1권 [역] 보리류지(菩提流支) 금강경의 여러 이역본들을 구분하기 위해서 경의 제목 앞에 각각 번역된 시대를 붙여서 부르기도 한다. 예컨대 구마라집이 번역한 것은 진금강반야바라밀경(秦金剛般若波羅蜜經, K-13)이라 하고, 진제가 번역한 것은 진금강반야바라밀경(陳金剛般若波羅蜜經, K-15)이라 한다. 이에 대해 보리류지(菩提流支)의 번역본은 위금강반야바라밀경(魏金剛般若波羅蜜經)이라 한다. 보리류지의 번역본은 총 5,800여 자로 되어 있다. 구마라집의 번역본이 5,200여 자, 진제의 번역본이 6,600여 자인 것과 비교해 보면 그 중간 분량으로서, 비교적 간결한 문장으로 되어 있다. 번역 내용을 비교해 보면 이역본들간에 별 차이가 없으며, 모두 원본에 충실한 번역이라는 평가이다. 구마라집 역본과 비교해 볼 때, 내용적인 차이는 없으나 몇 가지 번역상의 차이가 발견된다. 첫째, 수보리의 물음이 세 가지로 되어 있다. 보리류지 역본은 "선남자 선여인이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마음, 즉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여 보살승에 나아갈 때, 어떻게 머물러야 하며 어떻게 수행하며 어떻게 그 마음을 항복받아야 합니까?"로 되어 있다. 둘째, 상(相) 대신에 상(想)을 번역의 술어로서 선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구마라집 역본에는 제26 법신비상분(法身非相分)의 게송을 한 송만 제시하고 있으나, 보리류지 역본에서는 다음과 같은 한 송이 더 있다. "법으로 말미암아서 마땅히 부처를 보아야 할 것이며, 부처는 법으로 몸을 삼는 것이니, 이 법은 식(識)의 경계가 아니며, 법이 깊어서 보기 어려운 것이다." 넷째, 구마라집 역본은 제32 응화비진분(應化非眞分)에서 유위법(有爲法)을 여섯 가지로 비유하고 있으나, 보리류지 역본은 아홉 가지로 비유하고 있다. "마땅히 유위법은 어둠, 덮개, 등불, 허깨비, 이슬, 물거품, 꿈, 번개, 구름 등으로 관찰하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구마라집 역본에 있는 그림자의 비유가 없는 대신 어둠, 덮개, 등불, 구름의 비유는 첨가된 것이다. 전체적으로 구마라집의 역본에 비해서 보다 더 원전에 충실한 번역으로 평가된다. 보리류지 번역의 금강반야바라밀경론에도 수록되어 있다.
[3] K0015 (T.0237 ) 1권 [역] 진제(眞諦). 진제(眞諦)가 번역한 금강경은 구마라집의 번역본보다 더 분량이 많지만, 내용상 큰 차이는 없다. 다만 흔히 말하듯 구역(舊譯)이라 부르는 구마라집 번역본과 신역(新譯)이라 부르는 진제의 번역본의 차이점은 번역 용어의 선택에 있을 뿐이다. 금강경은 반야심경과 아미타경과 함께 가장 널리 알려진 경전이다. 견고함과 예리함, 그리고 그 빛의 강도에서 비할 데 없다는 금강석과도 같은 경전, 금강경의 심오한 이치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설명되어 있다. 이 경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대승 반야의 도리로서 모든 사람들을 깨달음으로 이끄는 길잡이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4] K0016 (T.0220 ) 1권 [역] 현장(玄?). 능단금강반야바라밀다경能斷金剛般若波羅蜜多經 이 경은 현장이 번역한 대반야바라밀다경 600권 중 제9회 제577권을 따로 간행한 것이다. 구마라집 역본과 비교해볼 때, 내용적인 차이는 거의 없다. 다만 번역에 있어서 구마라집 역본은 구역(舊譯)으로서 달의적(達意的)이라 평가받으며, 현장 역본은 신역(新譯)으로서 축자적(逐字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밖의 이역본으로서는 수 나라 때 급다(?多)가 번역한 금강능단반야바라밀경(金剛能斷般若波羅蜜經, T-238)이 대정신수대장경에 들어 있다.
<출처 :『고려대장경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