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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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심밀경(解深密經)

개요

[경명] 해심밀경 解深密經
[약] 능엄경(楞嚴經), 수능엄경(首楞嚴經)
[별] 대불정경(大佛頂經), 대불정수능엄경(大佛頂首楞嚴經), 만행수능엄경(萬行首楞嚴經), 중인도나란다대도량경(中印度那蘭陀大道場經)
[역] 현장(玄奘).
[범] Saṁdhinirmocana Sūtra [장] Ḥphags pa dgoṅs pa ṅes par ḥgrol pa shes bya ba theg pa chen poḥi mdo


내용

K0154 (T.0676 ) 5권 정확한 성립 연대는 알 수 없다. 다만 무착의 저술인 섭대승론(攝大乘論)에 인용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서 무착(385~470년) 이전에 성립된 것으로 보인다. 경의 제목은 깊고 비밀한 가르침을 해명하는 경전이라는 의미인데, 곧 반야부 경전에서 설했던 공성(空性)의 의미를 새롭게 해명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전체 8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품의 이름은 제1 서품, 제2 승의제상품(勝義諦相品), 제3 심의식상품(心意識相品), 제4 일체법상품(一切法相品), 제5 무자성상품(無自性相品), 제6 분별유가품(分別瑜伽品), 제7 지바라밀다품(地波羅蜜多品), 제8 여래성소작사품(如來成所作事品)이다. 제1 서품은 해심밀경이 정토에서 설해진 경전임을 정토의 18원만으로 나타내고 있으며, 설하시는 부처님이 수용신(受用身)임을 세존의 21덕으로 나타내고 있다. 또한 아래의 각 품에 등장하는 10명의 보살 이름을 들고 있다. 제2 승의제상품은 승의제의 다섯 가지 특징을 넷으로 나누어서 설하고 있다. 첫째 승의제는 언어를 떠나 있으며 둘이 아니라는 특징을 해심심의밀의 보살이 설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법은 유위와 무위로 나누어 말할 수 있지만, 유위와 무위 모두 유위인 것도 아니고 무위인 것도 아니니, 모두 방편으로 시설된 언어일 뿐이라고 말한다. 둘째 승의제는 모든 사고와 판단을 초월하고 있음을 부처님은 법용 보살에게 설하고 있다. 여기서 승의제가 곧 자내증(自內證)라고 말하고 있다. 셋째 승의제는 행상(行相)과 하나인 것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라는 선청정혜 보살의 견해에 대하여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면서 동의하고 있다. "만약 승의제상과 행상이 전혀 다름이 없다고 한다면 마땅히 현재의 모든 중생 역시 승의제를 보게 될 것이며, 또한 모든 중생이 모두 마땅히 위없는 방편과 안온한 열반을 얻게 될 것이고, 혹은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될 것이다. 만약 승의제상과 모든 행상이 한결같이 다른 것이라고 한다면 승의제를 보는 자는 마땅히 모든 행상을 제거하지 않게 될 것이다." 넷째 승의제는 일체에 두루 가득하며 일미의 것임을 부처님은 선현에게 설하고 있는 것이다. 제3 심의식상품은 윤회의 주체로서 아뢰야식(阿賴耶識) 개념을 설정하고 있는데, 네 가지 다른 이름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일체종자심식(一切種子心識)이니, 이것이 두 가지 집수(執受)에 의지하여 윤회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집수는 모든 감각 기관에 의지하는 집수와 모습‧이름‧분별 등에 언어로써 희론하는 습기의 집수이다. 둘째는 아다나식(阿陀那識)이니, 육체를 유지하는 식이라는 의미이다. 셋째는 아뢰야식이니, 행위의 결과 남게 되는 종자가 섭수되고 저장되며 안위를 같이하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한 것이다. 넷째는 심(心)이니, 이는 6경 등을 성장시키기 때문이다. 이들 네 가지 이름은 곧 아뢰야식이 갖는 다양한 의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인데, 아뢰야식은 폭포수의 흐름에 비유되고 있다. 폭포수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처럼, 아뢰야식은 사람들을 현상 세계에 대한 애착과 갖가지 번뇌 망상으로 이끌어서 윤회를 반복케 한다는 것이다. 제4 일체법상품은 모든 존재는 변계소집상(遍計所執相), 의타기상(依他起相), 원성실상(圓成實相)의 세 가지 차원에서 인식됨을 설하고 있다. 첫째 변계소집상은 바깥에 있는 대상은 임시적인 것일 뿐인데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분별하고 집착하거나 언어적인 개념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비유하면, 마치 눈병 환자가 공중에 머리카락이 있는 것으로 보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둘째 의타기상은 모든 법이 연으로 말미암아서 생하는 것을 말한다. 즉 연기법을 의미한다. 셋째 원성실상은 모든 존재에게 평등하게 갖추어져 있는 진여를 말한다. 제5 무자성상품은 상무자성성(相無自性性), 생무자성성(生無自性性), 승의무자성성(勝義無自性性)의 3무자성설을 설하고 있다. 첫째 상무자성성은 모든 존재의 겉모습은 임시적인 것으로 이름일 뿐이지 자성이 없다는 것이다. 마치 허깨비에 자성이 없는 것과 같다. 둘째 생무자성성은 모든 존재의 일어남은 인연에 의한 것일 뿐이지 자성이 없다는 것이다. 셋째 승의무자성성은 승의제 역시 자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해심밀경의 승의무자성성에는 두 가지 차원이 있다. 원성실상만이 아니라 의타기상에서도 승의무자성성이 인정되기 때문인데, 이들은 모두 일분(一分) 승의무자성성으로 부르고 있다. 또 이 무자성상품은 3무자성성을 설한 뒤에 3시의 가르침을 소개하고 있다. 제1시의 가르침은 부처님이 바라나시의 녹야원에서 4제를 설한 것을 말한다. 제2시의 가르침은 대승을 닦는 자를 위하여 자성이 없음을 부정적으로 언표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들은 각기 아함경과 반야경을 가리키는 것이다. 제3시의 가르침은 널리 일체승에 나아가는 자를 위하여 자성이 없음을 긍정적으로 언표하는 것을 말하는데, 바로 해심밀경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와 같은 3시의 가르침은 후대 유식 학파의 교판으로 발전하게 된다. 제6 분별유가품은 유가행의 실천 체계를 사마타와 비파사나를 중심으로 설하고 있다. 사마타는 마음을 집중하여 삼매에 이르고자 하는 행법이며, 비파사나는 대상에 대한 올바른 관찰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같은 지(止)와 관(觀)은 언제나 함께 닦아야 할 것이니, 이를 통하여 대상에 대한 속박인 상박(相縛)과 아뢰야식 속의 유루 종자에 대한 속박인 추중박(麤重縛)을 끊고 해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별유가품은 유식 사상과 결부하여 실천 행법을 설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복잡한데, 원측은 그의 해심밀경소에서 열여덟 가지로 분류하여 해설하고 있다. 제7 지바라밀다품은 11지와 10바라밀을 설하고 있으니, 앞의 분별유가품이 지관 중심의 실천 행법을 설하고 있다면 지바라밀다품은 6바라밀 중심의 실천 행법을 설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11지는 10지에 불지를 더한 것이다. 이 11지는 네 가지 청정에 포섭된다. 곧 극희지(極喜地)는 증상의락청정(增上意樂淸淨)에 포섭되며, 이구지(離垢地)는 증상계청정(增上戒淸淨)에 포섭되고, 발광지(發光地)는 증상심청정(增上心淸淨)에 포섭되며, 염혜지(焰慧地)로부터 불지(佛地)까지는 증상혜청정(增上慧淸淨)에 포섭되는 것이다. 또한 이 11지는 각 지위마다 두 가지의 어리석음이 있어서 총 22가지의 어리석음이 있다고 한다. 다음, 10바라밀을 설하고 있는데, 앞의 6바라밀이 주가 되고 뒤의 4바라밀은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설해진다. 곧 방편(方便) 바라밀은 보시, 지계, 인욕 바라밀을 돕는 것이며, 원(願) 바라밀은 정진 바라밀은 돕는 것이고, 역(力) 바라밀은 선정 바라밀을 돕는 것이며, 지(智) 바라밀은 반야 바라밀을 돕는 것이다. 이는 유식적인 10바라밀 해석으로서 특징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제8 여래성소작사품은 앞에서 설한 수행의 결과 얻어지는 여래의 몸과 국토에 대하여 설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여래의 몸에 대하여는 법신과 화신을 나누어서 말하고 있다. 법신은 여래만이 얻을 수 있으며, 성문과 독각은 얻지 못한다고 한다. 그들은 다만 해탈신을 얻을 뿐이다. 그런데 여래에게는 법신 이외에 화신도 있다. 화신의 작업은 세계가 모든 사물을 일으킴과 같아서 생기를 그 상으로 하지만, 법신은 생기함이 없는 것이다. 다음 여래의 국토에 대해서는 예토와 정토를 비교하여 말하고 있다. 예토에서는 외도가 되기 쉬우며, 괴로움이 있는 중생이 되기 쉽고, 종성가(種性家)에 태어나도 세상의 흥망에 따라 차별되기 쉬우며, 모든 악행을 행하기 쉽고, 계를 범하기 쉬우며, 악취에 태어나기 쉽고, 소승이 되기 쉬우며, 뜻이 하열한 보살이 되기 쉽다. 그런 반면에 증상의락(證上意樂)의 보살이 모이는 바 되기 어렵고,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정토는 이와 반대이니, 앞의 여덟 가지는 어려운 일이고 뒤의 두 가지는 쉬운 일이 된다. 해심밀경은 유식 학파의 소의 경전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는데, 서품을 제외한 나머지 7품은 모두 유가사지론 제75~78권에 전문이 수록되어 있다. 대표적인 주석서로 신라 원측의 해심밀경소가 전하고 있다. <출처 :『고려대장경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