章疏書名
기신론소필삭기起信論疏筆削記
개요
송대의 자선(子璿, 965~1038)이 석벽전오(石壁傳奧)의 『기신론수소의기(起信論隨疏義記)』를 첨삭한 것.
체제와 내용
당나라 종밀(宗密, 780~841)의 『기신론소의기(起信論疏義記)』에 대해서 석벽전오(石壁傳奧, 唐末五代)가 주석한 것이 『기신론수소의기(起信論隨疏義記)』이다. 본서는 이 『기신론수소의기』가운데에서 중요한 곳은 남기고 번쇄한 부분을 삭제한 것이다. 1030년에 저술되었으며, 6권본·20권본 등이 있다. 『대정신수대장경』권44(N. 1848)에 수록되어 있다. 『기신론』은 일심(一心)을 체(體)로 하는데, 이 일심에 대해서 권20의 총결(總結)에서 ‘이 삼법(三法: 體·相·用)은 능히 모든 불법을 포함하고 또한 모든 중생법을 포섭한다. 그러나 비록 모든 것을 포섭한다고 해도 일심을 떠나지 않는다. 일심이란 제불(諸佛)이 깨달은 극치요, 제불(諸佛)이 설한 근본이다’고 말한다. 본서는 종밀의 해석을 계승하여 『기신론』을 오교판(五敎判: 小乘敎·大乘始敎·大乘終敎·頓敎·圓敎) 중 원교에 배당하고, 『기신론』의 일심(一心)의 체(體)가 『화엄경』의 일진법계(一眞法界)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본서는 법장(法藏)의 『기신론의기(起信論義記)』의 연구에 불가결한 해석서이며, 일본 탄에이(湛睿)의 『기신론의기교리초(起信論義記敎理鈔)』등에 많이 인용되었다.
<고려대장경연구소 정영식>
장소찬자
자선(子璿, 965~1038)은 중국 항주(杭州)의 전당(錢唐) 사람이다. 성은 정(鄭)씨이며, 호는 동평(東平)이다. 장수(長水)에서 주로 활동하였으므로, 장수대사(長水大師)라고도 부른다. 9세에 계종(契宗)에게 출가하여 『능엄경』을 배우고, 13세에 구족계를 받았다. 태평흥국(太平興國, 976~984) 년중에 홍민(洪敏)에게 나아가 『능엄경』강의를 들었다. 그 후 화엄을 공부하였으며, 가흥(嘉興)의 능엄사(楞嚴寺)에서 법석을 열었다. 선승(禪僧)인 낭야혜각(瑯琊慧覺) 하에서 깨친 후 선의 종지를 펴려고 하였으나, 오히려 낭야에게서 『능엄경』을 선양할 것을 부탁받았다. 장수(長水)에 거주하여 제자들을 가르쳤는데, 『행원초(行願鈔)』·『법계관(法界觀)』·『원각경(圓覺經)』·『십육관(十六觀)』등을 강의하기를 수십회에 미쳤다. 1013년(大中祥符 6)에 자의(紫衣)를 하사받고, 장수소주능엄대사(長水疏主楞嚴大師)라는 법호를 받았다. 저술에 『수능엄의소주경(首楞嚴義疏注經)』·『수능엄경과(首楞嚴經科)』·『수능엄경단과(首楞嚴經單科)』·『금강반야경찬요과(金剛般若經纂要科)』·『금강반야경찬요간정기(金剛般若經纂要刊定記)』·『대승기신론필삭기(大乘起信論筆削記)』·『대승기신론과문(大乘起信論科文)』등이 있다. 제자로는 진수정원(晋水淨源)이 유명하다.
<고려대장경연구소 정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