章疏書名
성유식론장중추요成唯識論掌中樞要
개요
『성유식론장중추요』는 규기가 쓴 『성유식론』의 주석서로서, 그가 『성유식론술기』에서 상세하게 밝히지 못했던 내용을 더욱 자세히 해석하는 문헌이다. 여기서는 특히 『유식삼십송』의 과단科段, 오종성五種姓의 의미, 삼류경三類境 등의 문제에 대해 상세히 논의하고 있다.
체제와 내용
규기는 『성유식론술기』를 써서 『성유식론』권을 상세히 주석하였지만, 『성유식론술기』에서 상세하게 언급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성유식론장중추요』를 통해 자세히 보충하였다. 책의 제명에도 나오듯이 이 책은 『성유식론』의 추요樞要가 되는 문제들을 상세히 서술한 문헌이다.
이 책의 체제는 상권의 본·말, 하권의 본·말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상권의 본에는 『성유식론』을 5문과 3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을 도표의 형태로 보여준 뒤, 특히 3문의 방식에 의거하여 그 내용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3문이란 다음과 같다. 첫째는 창론동이彰論同異로서, 교의 이익, 때의 이로움, 소전所詮의 종지, 능전能詮의 체성 등의 동이를 설명하는 내용이다. 둘째는 귀교소재歸敎所在로서, 이 『논』이 십이분교十二分敎에서는 어떤 분에 속하고, 이장·삼장에서는 어떤 장에 속하고, 일승·이승 가운데서는 어떤 승에 속하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이다. 셋째는 서석소인敍釋所因으로, 이 『논』이 출현한 시기와 논주 등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이다. 이후 유식唯識의 의미를 다시 10가지로 서술한 뒤, 『유식삼십송』의 게송을 과단科段하고 있다. 상권의 말은 『성유식론』 1권의 삼류경三類境에서부터 『논』의 2권까지의 내용을 해석하는 부분이다. 하권의 본은 『성유식론』의 3권부터 6권까지를 해석하고, 하권의 말은 『논』의 7권부터 10권까지를 해석하고 있다.
이 책의 성립 시기에 대해서는 이설이 존재한다. 왜냐하면 『성유식론술기』에서 미처 상세히 설명하지 못한 부분이 이 책에 나와 있으므로 이 책이 『성유식론술기』보다 늦게 성립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지만, 반면 『성유식론술기』에서도 이 책이 인용되고 있으므로 이 책이 먼저 성립하였거나, 아니면 거의 동시에 성립했다고 보는 견해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성유식론술기』를 제외한 말소末疏 가운데 삼대소三大疏의 하나로 칭해질 만큼 『성유식론』 연구의 중요한 주석서이다.
<동국대학교 박인석>
장소찬자
규기窺基(632-682)는 그냥 기基라고도 불린다. 당의 장안長安 사람으로 속성은 위지尉知이고, 자는 홍도洪道이다. 17세에 출가하여 현장의 제자가 되었다. 23세에 자은사慈恩寺로 옮겨 현장에게서 범어와 불교 경론을 배웠다. 25세 이후에 역경 사업에 참여하였다. 659년 현장이 유식학의 논서들을 한역할 때, 규기는 신방神昉·가상嘉尙·보광普光 등의 세 사람과 함께 검문檢文·찬의纂義 등의 역할을 맡았지만, 『성유식론』의 한역 과정에 있어서는 규기 한 사람만 참여했다. 이후 현장이 『변중변론辯中邊論』·『이십유식론二十唯識論』 등을 한역할 때도 규기가 필수의 일을 맡았고, 이후 그에 대한 주석서도 지었다. 51세를 일기로 자은사의 번경원飜經院에서 입적하였다. 규기는 중국 법상종의 초조로 불리었고, 백본百本의 소주疏主로 불릴 만큼 다양한 경론에 대한 주석서를 작성하였다.
<동국대학교 박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