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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문론(十二門論)

개요

[경명] 십이문론 十二門論
[약]
[별] 십이문관론(十二門觀論), 십이품목(十二品目)
[역] 구마라집(鳩摩羅什)
[범] Dvādaśamukha Śāstra [장]


내용

K0579 (T.1568 ) 1권 12문에 걸쳐서 모든 법의 공(空)을 주장하여 대승을 드러내고, 이에 의거해서 진속(眞俗) 2제의 의의를 밝히고 있다. 각 문의 첫머리에 하나의 게송을 싣고 그 의의를 천명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 독자적인 것은 제1송‧제2송‧제4송‧제6송‧제9송‧제11송‧제12송 등이며, 그 밖의 제3송‧제5송‧제8송‧제10송 등은 중론(中論)에서 인용한 것이며, 제7송은 공칠십론(空七十論)에서 인용한 것이다. 본 불전은 중론의 입문서로 간주된다. 제1 관인연문(觀因緣門) : 첫머리에서 마하연(摩訶衍) 즉 대승(大乘)의 뜻을 공(空)으로 해석하고, 대승의 뜻을 해석하기 위해서 공의 뜻을 12문으로 나누어 고찰한다고 설한다. 이어서 여러 인연에 의해서 생겨난 법은 곧 공임을 설한다. 먼저 게송으로 설한다. "중연(衆緣)에 의해서 생겨난 법에는 자성(自性)이 없다. 만약 자성이 없다면 어떻게 이 법을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여기서 중연에 의해서 생겨난 법에는 안와 밖의 두 가지가 있고, 중연에도 역시 안과 밖의 두 가지가 있다. 밖의 인연이란 흙덩어리와 도공(陶工) 등의 화합에 의해서 병이 생겨나는 것과 같고, 안의 인연이란 12연(緣)의 각각이 앞의 것을 원인으로 해서 뒤의 것을 생겨나게 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안과 밖의 여러 법은 모두 중연으로부터 생겨나기 때문에 곧 자성이 없는 것이다. 만약 법에 자성이 없다면 타성(他性)도 없을 것이고, 자타(自他)도 없을 것이다. 또 이런 이유로 유위, 무위, 자아는 모두 공이다. 제2 관유과무과문(觀有果無果門) : 여러 법이 불생(不生)임을 설한다. 게송으로 말한다. "먼저 있던 것도 곧 불생이요, 먼저 없던 것도 불생이며, 유무(有無)도 역시 불생이다. 마땅히 무엇을 생자(生者)라고 할 것인가?" 이와 같이 먼저 있던 원인 중에 과(果)가 있어도 곧 생겨날 수 없으며, 과가 없어도 역시 생겨날 수 없으며, 유‧무가 없어도 역시 생겨날 수 없다. 이런 까닭에 과는 끝내 생겨나지 않는다. 생겨나지 않기 때문에 곧 일체의 유위법은 모두 공이 된다. 왜냐하면 일체의 유위법은 모두 곧 과가 되고 인이 되기 때문이다. 유위가 공이기 때문에 무위도 역시 공이다. 이와 같이 유위와 무위가 모두 공이다. 하물며 자아의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제3 관연문(觀緣門) : 여러 법의 연(緣)이 성립하지 않음을 설한다. 게송으로 말한다. "광(廣)‧약(略)의 중연법(衆緣法) 가운데 과가 없고, 또 연 가운데 과가 없다면, 무엇을 중연에 따라 생긴다고 말할 것인가?" 여기서 여러 연이란 인연(因緣), 차제연(次第緣), 연연(緣緣), 증상연(增上緣) 등이다. 또 그와 같이 연과 과가 없기 때문에 일체의 유위법은 곧 공이다. 유위법이 공이기 때문에 무위법도 역시 공이다. 유위와 무위가 공이라면 무엇을 자아라고 할 것인가? 제4 관상문(觀相門) : 유위법의 3상(相)이 성립하지 않으므로, 모든 법이 공임을 설한다. 게송으로 말한다. "유위와 무위의 2법이 모두 무상(無相)이고, 무상이기 때문에 2법은 곧 공이다." 이와 유사한 여러 게송을 가지고 생‧주‧멸의 3상에 대하여 설명하고, 유위와 무위와 자아의 세 가지가 모두 공이므로 일체의 법이 모두 공임을 밝힌다. 제5 관유상무상문(觀有相無相門) : 유상과 무상이 성립하지 않으므로 모든 법이 공임을 설한다. 게송으로 말한다. "유상(有相)의 상은 상이 아니고(不相), 무상(無相) 역시 상이 아니다. 그 상과 불상(不相)을 떠나서 어떤 소상(所相)을 상이라고 할 것인가?" 상을 가진 것 중에, 그리고 상이 없는 것(無相事) 중에 소상이 없고, 또 물(物)과 무물(無物)이 모두 공이기 때문에 일체의 유위법은 모두 공이다. 따라서 자아 역시 공이라고 설한다. 제6 관일이문(觀一異門) : 상(相)과 가상(可相) 즉 체(體)가 같은 것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며, 또한 그 밖의 경우도 있을 수 없으므로 모든 법이 공임을 설한다. 게송으로 말한다. "상과 가상은 같은 것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다. 만약 같은 것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라면 그 둘이 어떻게 성립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와 같이 상과 가상이 모두 무자성이기 때문에 일체의 법은 모두 공이다. 제7 관유무문(觀有無門) : 유‧무가 성립할 수 없으므로 일체의 법이 모두 공임을 설한다. 유‧무는 동시에 있을 수 없고, 동시가 아닌 것도 역시 불가능하다. 게송으로 말한다. "유(有)‧무(無)는 동시가 될 수 없으며, 무를 떠나면 유도 역시 없다. 무를 떠나지 않고 유가 있다면 유는 곧 항상 무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유위와 무위가 모두 공이기 때문에 중생 역시 공이라고 설한다. 제8 관성문(觀性門) : 여러 법이 무자성이므로 공임을 설한다. 다음에 설하는 바와 같다. "변이(變異)의 상이 있음을 보고 여러 법이 무성(無性)임을 알 수 있다. 무성의 법 또한 없으므로 여러 법은 모두 공이다." 이어서 세제(世諦)와 제일의제(第一義諦)를 설하고, 이 2제를 모른다면, 자리(自利)와 이타와 공리(共利)를 알 수 없으며, 만약 인공(人空)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곧 4제가 없을 것이고, 3보(寶)가 없을 것이며, 또한 세속의 법을 파괴할 것이므로 일체의 법은 공이라고 설한다. 제9 관인과문(觀因果門) : 여러 법에는 자성이 없고, 또 그것은 다른 곳으로부터 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일체의 법은 공이라고 설한다. 즉 다음에 게송으로 설하는 바와 같다. "과(果)는 중연(衆緣) 속에 있어서 마침내 얻을 수 없다. 또 그 외의 다른 곳으로부터 오는 것도 아니다. 무엇을 가지고 과가 있다고 말하는 것인가?" 이와 같이 과가 공이기 때문에 일체의 유위법은 공이고, 그 때문에 무위 역시 공이다. 이와 같이 유위와 무위가 모두 공이다. 하물며 자아의 경우에는 더 말할 것이 없을 것이다. 제10 관작자문(觀作者門) : 자작(自作), 타작(他作), 공작(共作), 무인작(無因作)은 모두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체의 법이 공이라고 설한다. 즉 "자작‧타작‧공작‧무인작과 같은 것은 모두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곧 고(苦)가 없는 것이다." 또 "과는 중연에 따라 생한다."고 한 중론의 게송을 인용하여 해석하고, 고가 공인 것처럼 유‧무와 무위와 중생 등의 일체가 모두 공이라고 설한다. 제11 관삼시문(觀三時門) : 인(因)과 인을 가지는 법, 그리고 전시(前時)‧후시(後時)‧동시(一時)의 생성이 모두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체의 법은 공이라고 설한다. 즉 다음에 게송으로 설하는 바와 같다. "만약 법이 이전과 이후에 모두 성립하지 않는다면, 이 법이 인(因)에 따라 생긴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겠는가?" 이와 같이 3시(時)의 인과는 모두 불가능하다. 그런 이유로 일체의 유위법과 무위법 및 중생은 모두 공이다. 제12 관생문(觀生門) : 생(生)과 불생(不生)과 생시(生時)가 모두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체의 법은 공이라고 설한다. 즉 지금 이미 생겨나 있는 것은 생겨날 수 없고, 생겨나지 않은 것 역시 생겨날 수 없으며, 생겨나는 때도 생겨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에 게송으로 설하는 바와 같다. "생겨난 과는 곧 불생이고, 생겨나지 않은 것 역시 불생이며, 이 생과 불생을 떠나서 생겨나는 때도 역시 불생이다." 이와 같이 생과 불생과 생시가 모두 성립하지 않는다. 생겨나는 법이 성립하지 않으므로 무생이다. 주(住)와 멸(滅)도 또한 이와 같다. 생‧주‧멸이 생겨나지 않으므로 곧 유위법이 성립하지 않으며, 유위법이 성립하지 않으므로 무위법 역시 성립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마땅히 일체법은 무생(無生)이라고 알아야 할 것이다. 이 불전은 중론(中論), 백론(百論)과 함께 삼론종(三論宗)의 소의 논서인데, 삼론종은 파사(破邪) 현정(顯正), 진속(眞俗) 2제(諦), 8불(不) 중도(中道) 등의 세 가지 설을 중심 교리로 삼는다. 본 불전의 첫머리에는 '십이문론품목(十二門論品目)'이라고 하여 각 품의 제목과 내용을 요약해 놓고 있는데, 이는 승예(僧叡)가 쓴 것이라고 한다. 주석에는 길장(吉藏)의 소(疏) 6권과 법장(法藏)의 소종치의기(疏宗致義記) 2권 등이 있다. <출처 :『고려대장경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