章疏書名
원인론발미록原人論發微錄
개요
북송대의 화엄승 진수정원(晋水淨源, 1011~1088)이 종밀(宗密)의 『원인론(原人論)』을 주석한 것.
체제와 내용
북송대의 화엄승 진수정원이 종밀(宗密)의 『원인론(原人論)』을 주석한 것으로 종밀(宗密)의 『화엄원인론』에 대한 최초의 주석서이다. 1074년(熙寧7) 정원이 64세 때에 전당(錢唐)의 현수교원(賢首敎院)에서 찬술하였다. 만속장경 X58(N.1031)에 수록되어 있으며, 3권이다. 정원은 『대승기신론』을 두순(杜順)의 『법계관문(法界觀門)』과 법장(法藏)의 『망진환원관(妄盡還源觀)』을 체계화한 논서라고 평가하였는데, 이를 기본관점으로 하여 『원인론』을 해석하고 있다. 나아가 정원은 종밀의 본각진심과 만법의 근원을 『기신론』에서 말하는 여래장으로서 파악하고 있다.
<고려대장경연구소 정영식>
장소찬자
진수정원(晋水淨源, 1011~1088)은 북송대의 화엄승으로서, 진강(晉江: 현재의 福建省 泉州府) 출신이다. 자는 백장(伯長)이며, 속성은 양(楊)씨이다. 구족계를 받은 후 오대산의 승천(承遷)과 횡해명담(橫海明潭)에게 배운 후, 장수자선(長水子璿)을 사사하여 능엄(楞嚴)·원각(圓覺)·기신론(起信論)의 강의를 들었다. 후에 항주(杭州)의 혜인사(慧因寺)에 주석하였는데, 이때 고려의 의천(義天)이 와서 정원의 가르침을 받게 된다. 그 후 의천과 정원의 교류는 점점 깊어졌는데, 의천과 주고받았던 서한이 지금도 많이 남아있다. 정원은 징관(澄觀)·종밀(宗密) 이후 쇠퇴해가던 중국 화엄교학을 부흥시킨 ‘중흥교주(中興敎主)’라고 할 수 있는데, 그는 의천을 통해서 중국에서 산일(散逸)되었던 화엄전적을 많이 수집하였으며, 화엄종의 조통설(祖統說)을 수립하였다. 현재 알려지고 있는 두순(杜順)→지엄(智儼)→법장(法藏)→징관(澄觀)→종밀(宗密)의 화엄오조설(華嚴五祖說)을 확립한 것도 정원이며, 그 앞에 마명(馬鳴)과 용수(龍樹)를 둔 칠조설(七祖說)을 주장한 것도 정원이다. 나아가 그는 수집한 화엄전적을 가지고 ‘현수경장(賢首經藏)’을 간행하여 각지에 배포하였으며, 현수교(賢首敎)라고 하는 명칭을 표명하였다. 그의 사상적 특징은 징관·종밀의 교학에 의거하면서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적 일심(一心)의 입장에서 화엄을 해석하는 것이었다. 화엄관계의 저술로는 『화엄보현행원수증의(華嚴普賢行願修證儀)』·『화엄망진환원관과(華嚴妄塵還源觀科)』·『화엄망진환원관소초보해(華嚴妄盡還源觀疏鈔補解)』등이 있다.
<고려대장경연구소 정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