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계 동화사(ABC_NC_00853_0001, 1481쇄) 跋: 仁惠王大妃韓氏敬爲養祖母….龍集辛丑[1481]九月日跋/ 간행질 冊末: 永嘉府夫人申氏蕙園 등 다수, 刻手 金录同 등 4명 보물 제1607호
양산대성암 목판본 선장(線裝)으로 성종 5년(1474년)에 간행한 상중하 3권 1책의 완질본이다. 김수온(金守溫)이 남긴 발문에는 성화 10년(성종 5년) 4월에 공혜왕후(恭惠王后)가 창덕궁 구현전(求賢殿)에서 돌아가자 그의 명복을 빌기 위해 본 지장경(地藏經)을 간행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당시 세종의 다섯째 아들인 광평대군(廣平大君)의 부인 신씨(申氏)가 부군의 명복을 빌기 위해 견성사(見性寺)에서 본 지장경 간행을 위해 준비한 판목을 이용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왕실이 주동하여 공혜왕후의 명복뿐만 아니라 광평대군을 비롯하여 세종, 세조, 예종 등의 역대 왕들과 왕족들의 명복을 빌기 위해 본 지장경을 간행한 것이다. 공혜왕후는 한명회(韓明澮)의 딸로서 성종비였다.
한편 본 자료 간행에 관련된 인물은 왕실을 비롯하여 수적으로 비교적 많은 편이나, 당시 불교계를 주도한 신미(信眉), 학열(學悅), 학조(學祖) 등과 대화주(大化主) 비구니 신환(信環)의 존재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하여 본 자료의 권상 말미에 성화 21년(성종 16년, 1485) 4월에 비구니 신환(信環)이 대화주가 되어 보간(補刊)하였음을 명기한 것은 관심을 끈다. 추측컨대 신환은 왕실 출신이거나 아니면 왕실과 밀착된 인물로 보인다. 간행에 참여한 인물들에 대한 분석을 통 해 당시 왕실 주위의 정치적인 흐름을 이해할 수는 있을 것이다.
성보문화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보물 제1104호와 동일 판본이나, 이 판본에 없는 변상도가 수록된 점이 주목된다. 아울러 15세기에 간행된 많은 불경류에 남아 있는 구결이 본 자료에도 보인다. 이 시기 국어사 연구의 자료를 추가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