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휴당대사집(浮休堂大師集) / 浮休堂大師集卷之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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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009_a_01L부휴당대사집浮休堂大師集 卷三칠언율시七言律詩송운 대사에 대한 만장(挽松雲章)高臥蓬萊杳靄間 봉래산 운무 속에 높이 누웠다가
聞兇入境出深山 흉적의 침입 소식 듣고 깊은 산에서 나왔네
忘身爲國輸忠節 일신을 잊고서 나라 위해 충절 바쳤고
渡海和戎濟世難 바다 건너 담판하여 세상의 환란 구했네
長在轅門心自適 내내 군문軍門에 있으면서도 마음은 자적했고
常遊䆠路意猶閑 항상 벼슬길 노닐면서도 뜻은 여전히 한가했네
死生有數存亡隔 사생死生에 명이 있어 존망存亡이 나뉘었으나
相見唯期換舊顏 면목을 일신하여 우리 다시 만나기만을또(又)半百年間逢世亂 세상의 환란 만난 반백 년 동안
戎衣幾夜宿江村 군복 입고 몇 밤이나 강촌에서 묵었던가
親臨矢石心無刼 시석矢石을 무릅쓰면서도 겁내는 마음 있었으랴
功被生民德益尊 백성에 끼친 그 공덕 더더욱 높았어라
已矣海幢從此倒 끝이로다 해당海幢83)이 여기서 쓰러졌으니
嗟哉密旨向誰聞 슬프도다 은밀한 종지宗旨를 누구에게서 들을거나
秋天相見君知否 가을에 만났던 일 그대 기억하시는지
又送門人慰遠魂 그래도 문인 보내 혼백을 위로하오노 부윤84)에게 올리다(上盧府尹)平生放浪倚雲濱 평생 방랑하며 구름가에 머물다가
今始看書慕古人 지금 비로소 글을 보며 고인을 사모하게 됐소
松榻坐來觀物化 솔 걸상에 앉아서 만물의 변화를 관찰하고
蒲團㝎處養精神 부들방석 깔고 선정에 들어 정신을 기른다오
風騷每向閑中咏 한가하면 매번 읊조리는 시가詩歌요
心志多因靜裡新 고요함 속에서 많이 새로워지는 심지心志로세
聞道仙車停此地 이곳에 신선의 수레 멈췄다는 말을 듣고
翩然飛錫犯風塵 훨훨 석장 날려 고풍高風을 범하게 됐소이다송계당의 시에 차운하다(次松溪堂韻)早罷風塵西復東 일찌감치 풍진 떠나 동쪽 서쪽 떠돌다가
新開幽室碧山中 푸른 산속에 그윽한 집 새로 엮었다네
好賢已種千竿竹 현인을 좋아해 천 그루 대나무 이미 심었고
戀節時封百尺松 절개를 사모해 백 척의 소나무 지금 봉했다오
栽菊籬邊心隱逸 울 곁에 국화를 가꾸니 은자의 마음이요
吟詩月下響玲瓏 달 아래 시를 읊으니 그 소리 영롱하도다
林泉終老有餘樂 산림 속에서 늙어 가면 즐거움이 넘치는데
何用猖狂哭路窮 창광猖狂하며 길 막혔다 통곡할 것이 있으리오85) -
008_0009_a_02L浮休堂大師集卷之三
008_0009_a_03L
008_0009_a_04L七言律詩
008_0009_a_05L挽松雲章
008_0009_a_06L高臥蓬萊杳靄間。聞兇入境出深山。
008_0009_a_07L忘身爲國輸忠節。渡海和戎濟世難。
008_0009_a_08L長在轅門心自適。常遊䆠路意猶閑。
008_0009_a_09L死生有數存亡隔。相見唯期換舊顏。
008_0009_a_10L又
008_0009_a_11L半百年間逢世亂。戎衣幾夜宿江村。
008_0009_a_12L親臨矢石心無刼。功被生民德益尊。
008_0009_a_13L已矣海幢從此倒。嗟哉密旨向誰聞。
008_0009_a_14L秋天相見君知否。又送門人慰遠魂。
008_0009_a_15L上盧府尹
008_0009_a_16L平生放浪倚雲濱。今始看書慕古人。
008_0009_a_17L松榻坐來觀物化。蒲團㝎處養精神。
008_0009_a_18L風騷每向閑中咏。心志多因靜裡新。
008_0009_a_19L聞道仙車停此地。翩然飛錫犯風塵。
008_0009_a_20L次松溪堂韻
008_0009_a_21L早罷風塵西復東。新開幽室碧山中。
008_0009_a_22L好賢已種千竿竹。戀節時封百尺松。
008_0009_a_23L栽菊籬邊心隱逸。吟詩月下響玲瓏。
008_0009_a_24L林泉終老有餘樂。何用猖狂哭路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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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009_b_01L정 산인을 방문했다가 만나지 못하고(訪鄭山人不遇)遠客來尋晩九秋 길손 멀리 찾아온 만추의 이 계절에
寒齋寥落思悠悠 서재 쓸쓸히 텅 비어 마음이 허전하네
江村日暮家家杵 해질녘 강 마을엔 집집마다 다듬이 소리
谷口雲橫事事幽 구름 걸린 골 어귀엔 일마다 유한幽閑해라86)
白石蒼苔遙市井 흰 바위 푸른 이끼 시정市井과는 거리 멀고
丹崖碧樹近瀛洲 붉은 벼랑 푸른 나무 영주瀛洲87)와 근사하네
堪嗟不見松雲主 아쉽게 송운의 주인은 보이지 않고
唯有空山澗水流 오직 빈산에 흘러가는 냇물 소리만산영루의 시에 차운하다(次山影樓題)千年檜影溪邊古 천 년 전부터 회나무 그림자는 시냇가에 비치고
半夜踈鍾月下新 한밤중 성긴 종소리는 달 아래 새롭네
十里朝烟連海氣 십 리에 뻗친 아침 안개 바닷속으로 이어지고
數聲春鳥喚山人 몇 마디 봄 새 소리 산인을 부르누나
樓前水碧風生面 누대 앞 물 푸른데 수면에 바람이 일어나고
檻外雲濃露滴巾 난간 밖 구름 짙은데 이슬이 두건에 방울지네
終日憑欄多勝事 종일 난간에 기대어도 끝없는 이 흥치여
胷中如鏡自無塵 흉중이 밝은 거울처럼 티끌이 절로 없어지네회계 산인에게 부치다(寄會溪山人)爭覔封候不自由 다투어 출세 원하지만 자유롭지 못해
獨歸林下是眞休 오직 홀로 산림에 돌아와야 진짜 휴식이지
丹丘在後頻相會 단구丹丘88)가 뒤에 있어서 자주 서로 만났고
方丈當前幾勝遊 방장이 앞에 있어서 몇 번이나 유람했소
澤畔沉吟雙鶴髮 못가에서 시를 읊는 두 명의 학발鶴髮이요
田中期老一羊裘 밭 속에서 늙어 가는 하나의 양구羊裘89)로세
閑來遙想幽居興 평소에도 그곳의 흥취 떠올리나니
門外靑山映碧流 문밖에 푸른 산이 푸른 물 위에 비치겠지요금성 박상의 시에 차운하다(次金城朴相韻)金城逈與大山嵩 금성金城이 멀리 대산大山과 높이를 겨루면서
氣勢寒威帶雪風 그 기세 혹한에 눈보라를 띠었도다
粉壁譙樓人力重 성벽과 망루에 인력이 얼마나 들었을까
烟臺雲陣將功雄 봉수烽燧와 진법陣法은 장수의 공이 크도다
天嬌入地應懷刼 천교天嬌90)도 땅에 숨어 응당 겁을 낼 것이요
海賊聞聲亦自空 해적도 소문 듣고 자진해서 비우리라
雖用殘軍能禦敵 쇠잔한 군대로도 적을 막을 수 있을 테니
何須壯士奮持弓 장사가 분발하여 활을 쥘 필요나 있으리오김 생원의 시에 차운하여 부치다(次寄金生員)塵世紛紛如火宅 풍진 세상 분분함은 화택火宅91)과 같고
隱淪林下擬亡名 산림에 숨은 것은 무명亡名92)과 비슷하다 할까
閑居無事弄山月 한가로이 거하며 일 없으니 산 위의 달이나 희롱하고
靜坐焚香尋自經 고요히 앉아 향 피우며 마음의 경전을 찾는다오
半夜鍾聲添意氣 한밤중의 종소리는 의기를 북돋우고
暮天秋色動詩情 저물녘 가을빛은 시정을 일으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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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009_b_01L訪鄭山人不遇
008_0009_b_02L遠客來尋晩九秋。寒齋寥落思悠悠。
008_0009_b_03L江村日暮家家杵。谷口雲橫事事幽。
008_0009_b_04L白石蒼苔遙市井。丹崖碧樹近瀛洲。
008_0009_b_05L堪嗟不見松雲主。唯有空山澗水流。
008_0009_b_06L次山影樓題
008_0009_b_07L千年檜影溪邊古。半夜踈鍾月下新。
008_0009_b_08L十里朝烟連海氣。數聲春鳥喚山人。
008_0009_b_09L樓前水碧風生面。檻外雲濃露滴巾。
008_0009_b_10L終日憑欄多勝事。胷中如鏡自無塵。
008_0009_b_11L寄會溪山人
008_0009_b_12L爭覔封1)候 [25] [4] 不自由。獨歸林下是眞休。
008_0009_b_13L丹丘在後頻相會。方丈當前幾勝遊。
008_0009_b_14L澤畔沉吟雙鶴髮。田中期老一羊裘。
008_0009_b_15L閑來遙想幽居興。門外靑山映碧流。。
008_0009_b_16L次金城朴相韻
008_0009_b_17L金城逈與大山嵩。氣勢寒威帶雪風。
008_0009_b_18L粉壁譙樓人力重。烟臺雲陣將功雄。
008_0009_b_19L天嬌入地應懷刼。海賊聞聲亦自空。
008_0009_b_20L雖用殘軍能禦敵。何須壯士奮持弓。
008_0009_b_21L次寄金生員
008_0009_b_22L塵世紛紛如火宅。隱淪林下擬亡名。
008_0009_b_23L閑居無事弄山月。靜坐焚香尋自經。
008_0009_b_24L半夜鍾聲添意氣。暮天秋色動詩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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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009_c_01L何處幽人吟送句 유인幽人께서 어디서 읊어 시구를 보냈을까
臨軒一咏眼還明 난간 앞에서 읊조리니 눈이 새삼 밝아지네종봉의 시에 차운하다(次鍾峯)佛法流行不關時 불법의 유행은 시대와는 관계없는 것
即心便是豈盛衰 마음이 곧 그것이니 어찌 성쇠가 있으리오
聲前魔外俱腦裂 설법 이전엔 사마邪魔와 외도外道가 모두 뇌가 찢어지고
句後人天共任持 언구言句 나온 다음에는 인천人天이 함께 받아 지니네
法會儼然當處在 법회는 엄연히 지금 이곳에 있나니
禪風凛爾箇中歸 선풍은 늠연히 그 속에 귀착하리라
鳥啼花落眞消息 새 울고 꽃 지는 참 소식을
只自熙怡說向誰 혼자서만 즐길 뿐 누구에게 얘기하랴또(又)今當後五百年時 지금부터 응당 오백 년이 지난 뒤에는
吾道陵夷日益衰 우리 도가 무너져서 날로 더욱 쇠하리라
可笑巴歌人共和 우스워라 파가巴歌93)는 사람들이 화답하겠지만
堪嗟了義孰能持 슬프다 요의了義94)는 그 누가 제대로 부지할까
心猿騰逸難調制 마음은 원숭이처럼 날뛰어 제어하기 어렵고
意馬飄馳不復歸 뜻은 말처럼 치달려 복귀하지 않으리라
叔世若非終南老 말세에 우리 종남산終南山 노인이 아니라면
法門消息付與誰 법문의 소식을 누구에게 부치리오인사에게 주다(贈麟師)超方獨入白雲鄕 세간을 벗어나 백운향白雲鄕에 홀로 들어와
靜夜忘機對法王 고요한 밤 기심機心 잊고 부처님을 대한다네
報曉鍾聲雲外落 새벽을 알리는 종소리는 구름 밖에 떨어지고
漏春梅影雪中香 봄소식 전하는 매화 그림자는 눈 속에 향기로워라
踏窮天地笻曾短 지팡이 닳도록 천지 사이를 끝까지 답사하며
看盡山川興欲長 산천을 모두 보았어도 흥치는 계속되려 하네
待客平生無一語 평생 객을 대하면서 한마디 없었는데
爲君今日坐禪床 그대 위해 오늘은 선상禪床에 앉았노라종봉의 시에 차운하여 순 상인에게 주다(次鍾峯韻贈淳上人)半掩柴扉對碧岑 사립문 반쯤 닫고 푸른 산 대하노니
禪心已熟鎻猿心 선정禪定의 마음 익어 원심猿心95)을 봉쇄하였어라
困來高臥堆雲榻 피곤하면 구름 쌓인 탑상에 높이 누웠다가
睡起閑行落日陰 잠에서 깨어 석양 그늘 한가로이 거닌다네
幾度焚香看古敎 몇 번이나 향 피우고 옛 가르침 보았던가
有時飛錫遍叢林 때때로 석장 날려 총림도 두루 다녔다오
今朝告別又千里 오늘 아침 고별하며 다시 천 리 길
雲路迢迢何處尋 아득한 구름 길 어딜 찾아 떠나려는가남 대쉬의 시에 차운하다(次南大倅韻)柱石飜爲山縣宰 주석柱石의 신하가 뒤바뀌어 산골의 원님으로
休官今日爲多情 벼슬 그만둔 오늘날 감회가 깊으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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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009_c_01L何處幽人吟送句。臨軒一咏眼還明。
008_0009_c_02L次鍾峯
008_0009_c_03L佛法流行不關時。即心便是豈盛衰。
008_0009_c_04L聲前魔外俱腦裂。句後人天共任持。
008_0009_c_05L法會儼然當處在。禪風凛爾箇中歸。
008_0009_c_06L鳥啼花落眞消息。只自熙怡說向誰。
008_0009_c_07L又
008_0009_c_08L今當後五百年時。吾道陵夷日益衰。
008_0009_c_09L可笑巴歌人共和。堪嗟了義孰能持。
008_0009_c_10L心猿騰逸難調制。意馬飄馳不復歸。
008_0009_c_11L叔世若非終南老。法門消息付與誰。
008_0009_c_12L贈麟師
008_0009_c_13L超方獨入白雲鄕。靜夜忘機對法王。
008_0009_c_14L報曉鍾聲雲外落。漏春梅影雪中香。
008_0009_c_15L踏窮天地笻曾短。看盡山川興欲長。
008_0009_c_16L待客平生無一語。爲君今日坐禪床。
008_0009_c_17L次鍾峯韻贈淳上人
008_0009_c_18L半掩柴扉對碧岑。禪心已熟鎻猿心。
008_0009_c_19L困來高臥堆雲榻。睡起閑行落日陰。
008_0009_c_20L幾度焚香看古敎。有時飛錫遍叢林。
008_0009_c_21L今朝告別又千里。雲路迢迢何處尋。
008_0009_c_22L次南2)大 [26] 倅韻
008_0009_c_23L柱石飜爲山縣宰。休官今日爲多情。
008_0009_c_24L「候」作「侯」{甲}{乙}{丙}。「大」作「太」{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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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010_a_01L香臺漏盡殘燈晦 불전의 으슥한 밤 희미한 등불이요
丹洞春深湛霧輕 선경의 깊은 봄날 흩날리는 안개로세
惜別山僧雙鬢白 이별이 아쉬운 산승은 귀밑머리 새하얗고
懷恩野老萬愁生 은혜가 그리운 초야의 노인은 만 가지 시름이라
明朝又向天涯去 내일은 또 하늘 끝으로 떠나가는 분
千里相思只記名 천 리 길에서 생각하며 이름 기억해 주시기를정 산인의 시에 차운하다(次鄭山人)知危避世入山深 위험 알고 세상 피해 산속 깊이 들어온 분
鶴骨松顏水月心 학의 기골氣骨에 솔의 얼굴 수월水月의 마음이라
遁跡人間塵思靜 속세 떠나 은둔하며 잡념도 사라지고
頥神物外䆠情沉 물외에서 정신 기르며 벼슬 생각도 없어졌네
有時採藥桃源洞 이따금 도원의 골에서 약초를 캐곤 하시는데
幾日尋眞祇樹林 기수祇樹96)의 숲에서 진리를 찾는 날은 언제일까
野老身閑亦無事 초야의 노인이라 한가하고 일도 없으니
爲登絶頂望不禁 절정에 올라 보시리라 기대해 마지않소이다민 수재의 시에 차운하다(次閔秀才)干戈四海漲烟塵 전란으로 온 누리에 연진烟塵이 자욱하니
憂國憂民思渺然 나라 걱정 백성 걱정 근심이 끝없어라
宗社傾危今幾日 종사가 위태해진 것이 지금 몇 날인가
乘輿播越已多年 어가御駕가 피난한 것이 벌써 몇 년일세
斜陽獨立思良將 해질녘에 홀로 서서 양장良將97)을 생각하고
月夜沉吟問上天 달밤에 웅얼대며 하늘에 물어보네
擧義寥寥無一士 거의擧義하는 인사 적막하게 하나도 없으니
茫茫垂淚白雲邊 막막해서 백운 가에서 눈물을 흘리노라한마디 청하는 현 도인에게 답하다(賽玄道人求語)閑居無事鹿爲隣 한거하며 일 없으니 사슴이 이웃이요
終日凝然道益新 종일토록 집중하니 도가 더욱 새로워라
對聖焚香多歷日 부처님 대하고 향 피우며 보낸 나날들
尋師原夢幾經春 스승 찾아 꿈풀이하며 몇 봄을 보냈던가98)
心懷虛靜能忘世 마음은 허정虛靜을 생각하니 세상을 능히 잊고
身寄烟霞自養眞 몸은 연하를 의지하니 참이 절로 길러지네
看盡三山雙眼碧 푸른 두 눈으로 삼산을 실컷 바라볼 뿐
平生足不踏風塵 평생토록 두 발은 풍진을 밟지 않았다오최 생원의 시에 차운하다(次崔生員韻)一入頭流歲五周 한번 두류산 들어와 오 년의 세월
休粮向壁默無語 곡기 끊고 면벽하며 말없이 지냈다오
花開葉落記春秋 꽃 피고 잎 지면 봄가을로 알았을 뿐
日徃月來忘節序 날이 가는지 달이 오는지 절서節序를 잊었다오
樹下降魔猶不求 수하항마樹下降魔99)하는 일도 구하지 않는데
世間爭寵何能與 세간의 총애 다투는 일에 어찌 끼겠는가
欲移芧舍入深居 띳집 옮겨 깊이 들어가 거처하려 하니
此後人難知住處 이 뒤로는 사는 곳을 사람들 알기 어려우리 -
008_0010_a_01L香臺漏盡殘燈晦。丹洞春深湛霧輕。
008_0010_a_02L惜別山僧雙鬢白。懷恩野老萬愁生。
008_0010_a_03L明朝又向天涯去。千里相思只記名。
008_0010_a_04L次鄭山人
008_0010_a_05L知危避世入山深。鶴骨松顏水月心。
008_0010_a_06L遁跡人間塵思靜。頥神物外䆠情沉。
008_0010_a_07L有時採藥桃源洞。幾日尋眞祇樹林。
008_0010_a_08L野老身閑亦無事。爲登絕頂望不禁。
008_0010_a_09L次閔秀才
008_0010_a_10L干戈四海漲烟塵。憂國憂民思渺然。
008_0010_a_11L宗社傾危今幾日。乘輿播越已多年。
008_0010_a_12L斜陽獨立思良將。月夜沉吟問上天。
008_0010_a_13L擧義寥寥無一士。茫茫垂淚白雲邊。
008_0010_a_14L賽玄道人求語
008_0010_a_15L閑居無事鹿爲隣。終日凝然道益新。
008_0010_a_16L對聖焚香多歷日。尋師原夢幾經春。
008_0010_a_17L心懷虛靜能忘世。身寄烟霞自養眞。
008_0010_a_18L看盡三山雙眼碧。平生足不踏風塵。
008_0010_a_19L次崔生員韻
008_0010_a_20L一入頭流歲五周。休粮向壁默無語。
008_0010_a_21L花開葉落記春秋。日徃月來忘節序。
008_0010_a_22L樹下降魔猶不求。世間爭寵何能與。
008_0010_a_23L欲移茅舍入深居。此後人難知住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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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010_b_01L
- 83)해당海幢 : 선재동자善財童子가 참방參訪한 53선지식善知識 중 여섯 번째 인물인 해당비구海幢比丘를 가리킨다. 80권본 『大方廣佛華嚴經』 권63 「入法界品」(T10, 340b10) 참조.
- 84)노盧 부윤府尹 : 소재蘇齋 노수신盧守愼(1515~1590)을 가리킴.
- 85)창광猖狂하며 길~것이 있으리오 : 삼국시대 위魏나라 완적阮籍이 울분을 달래려고 혼자 수레를 타고 나갔다가 길이 막히면 문득 통곡하고 돌아왔다는 ‘궁도곡窮途哭’의 고사를 활용하여 표현한 말. 『晉書』 「阮籍傳」 참조.
- 86)해질녘 강~일마다 유한幽閑해라 : 두보杜甫의 시에 “맑은 강물 한 구비 마을을 보듬고 흐르는 곳 / 해 긴 여름날 강촌에는 일마다 유한해라(淸江一曲抱村流 長夏江村事事幽)”라는 표현이 나온다.(『杜少陵詩集』 권9 〈江村〉)
- 87)영주瀛洲 : 봉래蓬萊ㆍ방장方丈과 함께 삼신산三神山으로 일컬어지는 선경仙境.
- 88)단구丹丘 : 밤이나 낮이나 항상 밝은 땅으로, 우화등선羽化登仙하는 신선이 죽지 않고 산다는 선경仙境.
- 89)양구羊裘 : 양가죽 옷. 은자隱者를 비유하는 시어詩語. 동한東漢의 엄광嚴光이 양가죽 옷을 입고 낚시질을 하면서 숨어 살았던 고사에서 유래한 말. 『後漢書』 권83 「逸民傳」 〈嚴光傳〉 참조.
- 90)천교天驕 : 세력이 강대한 북방의 오랑캐를 가리키는 말. 한 무제漢武帝 때 흉노의 선우單于가 글을 보내면서 “우리 호인胡人은 하늘이 아끼는 아들이다.(胡者天之驕子也.)”라고 자칭한 데에서 유래한 말. 『漢書』 권94상 「匈奴傳」 제64상 참조.
- 91)화택火宅 : 각종 미혹에 빠져 고통 받는 중생의 세계를 불난 집에 비유한 말. 『法華經』 권2 「譬喻品」(T9, 12b13)에 삼계화택三界火宅의 비유가 나온다.
- 92)무명亡名 : 승려의 법호인 듯한데, 누구인지 확실하지는 않다. 「亡名和尙絶學箴」(또는 「息心銘」)을 찬한 무명화상亡名和尙을 가리키는 것이 아닌가 한다. 『續高僧傳』 권7(T50, 481b10)에 그의 전기가 실려 있고, 「亡名和尙絶學箴」은 『景德傳燈錄』 권30(T51, 458a15)에 수록되어 있다. 문자나 경론을 천착하는 데서 벗어나 ‘식심息心’을 강조하고 도교 사상과 교류한 점이 주목된다.
- 93)파가巴歌 : 파인巴人의 노래라는 뜻으로, 세상의 취향에 맞는 대중가요를 가리킨다. 춘추시대에 초楚나라에서 어떤 나그네가 하리下里와 파인의 속요俗謠를 부르니 수천 명이 따라 불렀고, 양아陽阿와 해로薤露의 노래를 부르니 수백 명이 따라 불렀는데, 고상한 양춘陽春과 백설白雪의 가곡을 부르니 몇 십 명밖에는 따라 부르지 못했다는 고사가 전한다. 『文選』 권23 「宋玉對楚王問」 참조.
- 94)요의了義 : ⓢ nītārtha. 진실하고 원만한 진리. 요了는 끝까지란 뜻으로 불법의 이치를 말하여 다한 것으로 이치가 진실한가 아닌가에 대하여, 또 요지了智로 말한 것이냐 아니냐에 대하여 판단하는 것이다.
- 95)원심猿心 : 원숭이처럼 날뛰는 마음. 안정을 찾지 못한 채 조급하게 동요하는 마음을 가리킨다. 『大日經』 권1 「住心品」에 60종 심상心相이 나온다. 『大日經疏』 권2 「住心品」(T39, 600b12)에 범본 『大日經』에는 60종 심상 가운데 원후심猿猴心이 빠져 있다고 하면서 이를 설명하는 대목이 있다. 그리고 심신이 산란하여 제어하기 어려울 때 심원의마心猿意馬라는 비유를 쓰기도 한다.
- 96)기수祇樹 : 불교 사원의 별칭. 부처님 당시 기타祇陀(ⓢ Jeta) 태자 소유의 원림園林을 급고독장자給孤獨長者(須達:ⓢ Sudatta)가 구입하여 정사精舍를 세운 후 석가모니에게 희사했다는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 Jetavana -anāehapiṇḍasyārāṃa)의 줄임말. 기원정사祇園精舍라고도 하는데, 죽림정사竹林精舍와 더불어 불교 초기의 양대 사원으로 꼽힌다.
- 97)양장良將 : 훌륭한 장수. 위 문후魏文侯가 이극李克에게 “선생이 언젠가 과인에게 집안이 가난할 때에는 양처를 생각하고, 나라가 어지러울 때에는 양상을 생각하는 법이라고 가르쳐 주었소.(先生嘗敎寡人曰, 家貧則思良妻, 國亂則思良相.)”라고 한 말이 『史記』 「魏世家」에 나오는데, 부휴당이 여기에 양장良將을 하나 더 덧붙여서 임진왜란의 위태로운 상황을 핍진하게 표현하였다.
- 98)스승 찾아~봄을 보냈던가 : 조사선祖師禪을 참구하며 화두話頭에 매진했다는 말이다. 향엄원몽香嚴原夢이라는 선종의 공안이 있는데, 원몽은 꿈풀이라는 뜻이다. 위산 영우潙山靈祐가 낮잠에서 깨어 제자들에게 꿈 이야기를 하며 물어보자 앙산 혜적仰山慧寂은 한 동이 물과 수건을 가져오고, 향엄 지한香嚴智閑은 한 잔의 차를 받들고 오니, 위산이 “두 사람의 견해가 추자鶖子보다 낫다.”라고 평한 일화가 『景德傳燈錄』 권9 「潙山靈祐」(T49, 265c15)에 나온다. 추자는 부처의 십대 제자 중 지혜제일로 꼽히는 사리불舍利弗(ⓢ Śāriputra, ⓟ Sāriputta)의 별칭이다.
- 99)수하항마樹下降魔 : 석존釋尊이 보리수 아래에 정좌定坐하고 있을 때 악마들이 엄습하여 방해를 하였으나 모두 격퇴하여 항복 받고 나서 마침내 정각正覺을 이룬 것을 말하는데, 이른바 석존 팔상八相의 하나로 꼽힌다.
- 1)「候」作「侯」{甲}{乙}{丙}。
- 2)「大」作「太」{甲}。
ⓒ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 이상현 (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