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lete Works of Korean Buddhism

운곡집(雲谷集) / 雲谷集

ABC_BJ_H0162_T_002

008_0264_c_01L
운곡집雲谷集
총목차總目次
오언절구五言絶句
이 선옹이 온 것을 기뻐하며(喜李仙翁至)
계암溪菴
산중에서 나무꾼을 만나다(山中逄樵叟)
반 상사의 시를 차운하다(次潘上舍韻)
양류정에서 입으로 불러 짓다(漾流亭口號)
그윽한 흥취(幽興)
길에서 태능 장로와 이별하며(途中別太能長老)
금계 명부6인 동악 이 선생에게 바침(謹呈錦溪明府東岳李先生)
산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동악 이 명부에게 부치다(還山道中却寄東岳李明府)
공경히 드리다(安城社再用前韻敬呈東岳李使君)
동악 이 명부를 모시고 사군 계와 노닐다(奉陪東岳李明府遊使君溪)
두문촌에서 동악 이 명부에게 드리다(斗文村奉呈東岳李明府)
봄날 전운을 써서 보여 주신 작품에 화답하여 이별하다(錦溪李使君移尹慶州路上吟別奉酬春日用前韻見示之作)
법연 사미에게 주다(贈法演沙彌)
구천동九千洞
법화 상인을 보내며(送法和上人)
산사山寺
거듭 이별하며(錦山溪上重別東岳李明府赴慶州)
늦은 봄 안심사에 노닐다(春晩遊安心寺)
옥륜 장로에게 드리다(贈玉輪長老)
성묵 스님에게 주다(寄性默師)
복룡천에서 피리 소리를 듣고(伏龍川聞笛)
도민 스님에게 보이다(示道敏師)
늦은 봄 중봉사에 머물다(暮春宿中峯寺)
영조 스님에게 보임(示靈照師)
동악 이 상공이 의 선사를 보내는 시에 공경히 차운함(敬次東岳李相公送儀禪師韻)
장난삼아 정 수재의 산거에 쓰다(戱題鄭秀才山居)
두원 노스님에게 드림(贈斗元老師)
각성 스님에게 부치다(寄覺性師)
덕인 스님을 기다리며(待德忍師)
산거山居
여름날(夏日)
산중의 가을밤(山中秋夜)
홍 정랑과 함께 안심사에 노닐다(與洪正郞遊安心寺)
이별하는 인희 스님께 드리다(贈別印熈師)
가규 사미를 곡하다(哭可䂓沙彌)
송운 대사가 영진 상인에게 준 시에 공경히 차운함(敬次松雲大師贈靈眞上人韻)
홍양 사군 지봉 이 상공에게 삼가 드림(謹呈洪陽使君芝峯李相公)
칠언절구七言絶句
고란사에 쓰다(題高蘭寺)
옥동 장로가 천축 상인에게 쓴 시에 차운함(次玉洞長老贈天竺上人韻)
정 처사 산거(鄭處士山居)
한가한 봄날에(春日閑居)
신흥사神興寺

008_0264_c_01L

008_0264_c_02L雲谷集

008_0264_c_03L

008_0264_c_04L1)總目次

008_0264_c_05L
五言絶句三十八篇

008_0264_c_06L喜李仙翁至溪菴山中逄樵叟
008_0264_c_07L潘上舍韻漾流亭口號幽興途中
008_0264_c_08L別太能長老謹呈錦溪明府東岳李先
008_0264_c_09L
還山道中却寄東岳李明府
008_0264_c_10L城…李使君奉陪東岳李明府遊使君
008_0264_c_11L
斗文村奉呈東岳李明府錦溪
008_0264_c_12L李使君…見示之作贈法演沙彌
008_0264_c_13L千洞送法和上人山寺錦山溪上
008_0264_c_14L…赴慶州春晩遊安心寺贈玉輪長老
008_0264_c_15L寄性默師伏龍川聞笛
示道敏師
008_0264_c_16L
暮春宿中峯寺示靈照師敬次
008_0264_c_17L東岳李相公送儀禪師韻戱題鄭秀才
008_0264_c_18L山居贈斗元老師寄覺性師待德
008_0264_c_19L忍師山居夏日山中秋夜
008_0264_c_20L洪正郞遊安心寺贈別印熈師哭可
008_0264_c_21L規沙彌敬次松雲大師贈靈眞上人韻
008_0264_c_22L謹呈洪陽使君芝峯相公

008_0264_c_23L七言絶句五十七篇

008_0264_c_24L題高蘭寺
次玉洞長老贈天竺上人
008_0264_c_25L
鄭處士山居春日閑居神興
008_0264_c_26L目次編者作成補入

008_0265_a_01L안성사에서 동악 이 사군이 보낸 시에 공경히 차운함(安城社敬次東岳李使君見寄之韻)
금계 군사에서 동악 이 명부에게 공경히 드림(錦溪郡舍敬呈東岳李明府)
동악 이 사군이 전운을 거듭 써서 화답한 작품에 사례함(奉謝東岳李使君疊用前韻酬和之作)
금계 이 사군 동악 선생에게 올리다(寄上錦溪李使君東岳先生)
덕유산 동구 바위에서 동악 이 사군을 모시고 앉아 절구 두 수를 읊조리다(德裕山洞口石上奉陪東岳李使君坐詠二絶)
삼가 동악 이 상공의 운을 써서 설잠 스님의 시축에 쓰다(題雪岑師詩軸謹用東岳李相公韻)
각성 스님에게 부치다(寄覺性師)
산중에서 민 상사를 만나(山中逢閔上舍)
남궁 처사 시에 차운하다(次南宮處士韻)
동림사에서 이 명재明宰를 모시고 달을 보다(東林寺陪李明宰翫月)
임씨의 아들을 곡하며(哭林氏子)
대암사에서 운봉현 수령에게 주다(臺巖寺贈雲峯縣宰)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을 보내며(送人歸家)
풍악산 유람하고 지리산으로 돌아가는 스님을 보내며(送僧遊楓岳因歸智異山)
강촌에 여숙하면서 천승 스님에게 부치다(旅宿江村寄天勝師)
탄은 석양군이 보여 준 시에 차운하다(敬次灘隱石陽君垂示之韻)
현 직강의 계정에서(玄直講溪亭)
남계 어부의 피리 소리(南溪漁笛)
동쪽 교외에서 해 질 무렵 바라보다(東郊晩望)
서쪽의 늙은이(西隣老叟)
백운암白雲菴
석심 이 상국의 시에 공경히 차운함(敬次石心李相國韻)
임 처사 옛집을 지나며(過林處士故宅)
장난삼아 설청 상인에게 주다(戱贈說聽上人)
가을날 가야사에서 곽 도사의 시에 차운하다(秋日伽耶寺次郭都事韻)
우연히 촌가에 숙박하며 장난삼아 절구를 읊조리다(偶宿村家戱吟一絶)
현풍사玄風寺
한산군 별장에서 심 수찬을 만나 하룻밤 이야기를 나누다(韓山郡野庄逢沈修撰奉話一夜)
가을날 보현암에서 배 도사의 시에 차운함(秋日普賢菴次裵都事韻)
홀로 안성촌에서 자다(獨宿安城村)
소생들에게 학문에 힘쓰게 하다(勉學小生)
허 도사를 방문해 도를 논하고 옛 산으로 돌아가다(訪許道士論道還舊山)
송운 김 판서 운에 공경히 차운하다(敬次㮤雲金判書韻)
독곡 산인의 운에 차운하다(次獨谷山人韻)
벗을 기다리며(待友人)
관해 이 방백의 운에 공경히 차운하다(敬次觀海李方伯韻)
계곡 장 판서가 부쳐 온 시에 공경히 차운하다(敬次谿谷張判書見寄之韻)
산중에서 권 처사를 만나다(山中逢權處士)
자하정의 시에 차운함(次紫霞亭韻)
송고산의 시에 공경히 차운함(敬次宋高山韻)
화사인 이 판관에게 주다(贈畫師李判官)
양동애의 시에 차운함(次梁東崖韻)
또又
학섬 교사에게 보이다(示學暹敎師)
지리산으로 돌아가는 덕묵 스님을 보내며(送德默師歸智異山)
태능 스님 시에 차운하다(次太能師韻)
유 상사와 함께 적설루에서 취하다(與兪上舍同醉積雪樓)
영대암에 쓰다(題靈臺菴)
박 도사의 시에 차운하다(次朴都事韻)
장난삼아 쓰다(戱題)
남 처사 시에 차운하다(次南處士韻)
선운 스님에게 보이다(示禪雲師)
송운 김 판서 시에 공경히 차운함(敬次㮤雲金判書韻)

008_0265_a_01L安城社…見寄之韻
錦溪郡舍
008_0265_a_02L敬呈東岳李明府奉謝…酬和之作

008_0265_a_03L寄上錦溪李使君東岳先生
德裕山…
008_0265_a_04L坐詠二絶
題雪岑…李相公韻
008_0265_a_05L覺性師山中逢閔上舍次南宮處士
008_0265_a_06L
東林寺陪李明宰翫月哭林氏
008_0265_a_07L臺巖寺贈雲峯縣宰送人歸家
008_0265_a_08L送僧遊楓岳因歸智異山
旅宿江村寄
008_0265_a_09L天勝師敬次灘隱石陽君垂示之韻

008_0265_a_10L玄直講溪亭
南溪漁笛東郊晩望
008_0265_a_11L西隣老叟白雲菴敬次石心李相國
008_0265_a_12L
過林處士故宅戱贈說聽上人
008_0265_a_13L秋日伽耶寺次郭都事韻偶宿村家戱
008_0265_a_14L吟一絶玄風寺韓山郡…奉話一夜
008_0265_a_15L秋日普賢菴次裵都事韻獨宿安城村
008_0265_a_16L勉學小生訪許道士論道還舊山
008_0265_a_17L次㮤雲金判書韻次獨谷山人韻
008_0265_a_18L友人敬次觀海李方伯韻敬次谿谷
008_0265_a_19L張判書見寄之韻山中逢權處士
008_0265_a_20L紫霞亭韻敬次宋高山韻贈畵師李
008_0265_a_21L判官次梁東崔韻
示學暹敎師
008_0265_a_22L德默師歸智異山次太能師韻與兪
008_0265_a_23L上舍同醉積雪樓題靈臺菴次朴都
008_0265_a_24L事韻戱題次南處士韻示禪雲師
008_0265_a_25L敬次㮤雲金判書韻

008_0265_b_01L오언 사운五言四韻
한음 이 상국의 시를 공경히 차운하여 성암 화상에게 주다(贈性諳和尙敬次漢陰李相國韻)
또又
혜원 스님에게 부치다(寄惠遠師)
신안 스님에게 주다(贈信安師)
혜천 스님에게 주다(贈惠天師)
중흥사로 돌아가는 현밀 스님을 보내며(送玄密師歸中興寺)
홍주 사군 지봉 이 상공의 시에 공경히 차운함(敬次洪州使君芝峯李相公韻)
무주 한풍루 현판 동악 이 명부 시에 공경히 차운함(茂朱寒風樓敬次板上東岳李明府韻)
금계 군관에서 동악 이 명부의 시에 공경히 차운함(錦溪郡館敬次東岳李明府韻)
금산군을 떠나 경주부로 부임하는 동악 이 사군을 보내며(奉送東岳李使君發錦山郡赴慶州府)
지리산에서 용계 김 방백이 보내 준 시에 공경히 차운하다(智異山中敬次龍溪金方伯見寄之韻)
청학동(靑鶴洞)
동 태능 스님(東太能師)
봄날 육화 대사의 방문을 기뻐하며(春日喜六和大士見訪)
안심사에서 현판의 동악 이 명부의 시에 공경히 차운함(安心寺敬次板上東岳李明府韻)
오산에서 전·정 두 수재를 이별하며(烏山別田鄭二秀才)
명순 스님을 송별하며(送別明淳師)
택휴 스님과 이별하며 남긴 시(留別擇休師)
태 장로에게 보이다(示太長老)
황폐한 절(廢寺)
홀로 읊다(自詠)
칠언사운七言四韻
서산 대사가 설매 장로에게 준 시에 차운함(敬次西山大師贈雪梅長老韻)
신흥사神興寺
오산 차 교리의 시에 공경히 차운하다(敬次五山車校理韻)
오산 차 교리의 시에 공경히 차운함(敬次五山車校理韻)
오산 차 교리의 시에 차운하다(敬次五山車校理韻)
홍주 공관에서 지봉 이 사군의 시에 차운하다(洪州公館謹次芝峯李使君韻)
정 정랑의 화원에서(鄭正郞花園)
육정 상인에게 드리다(贈陸淨上人)
무주 한풍루 현판 동악 이 명부의 시에 공경히 차운하다(茂朱寒風樓敬次板上東岳李明府韻)
옥동 장로의 시에 차운하다(次玉洞長老韻)
풍악산으로 돌아가는 이 선옹을 보내며(送李仙翁歸楓岳)
거듭 오산 차 교리에게 올리다(再用五山車校理然字韻寄上錦溪太守東岳李先生)
제호 별업의 시에 차운함(次霽湖別業韻)
송운 대사에게 드림(敬呈松雲大師)
명석 거사에게 부치다(寄銘石居士)
홍연 스님 시축에 차운하다(次弘演師詩軸韻)
옥동 장로의 시에 차운하여 현 직강에게 드림(次玉洞長老韻贈玄直講)
원적암에서 동악 이 명부가 처림 스님에게 준 시에 공경히 차운하다(圓寂菴敬次東岳李明府贈處林師韻)
구천동 백련사에서 동악 이 명부의 시를 차운하다(九千洞白蓮社敬次東岳李明府韻)
중봉사에서 월성 동악 이 선생께 보내다(中峯寺寄上月城大尹東岳李先生)
이 상사의 운을 써서 행정 장로에게 주다(用李上舍韻贈行靜長老)
태상 총섭에게 주다(贈太常摠攝)
상원사上院寺
김 상사와 이별하며(別金上舍)
쌍계사雙溪寺
심 수찬의 유배지에 화답하여 보내다(酬寄沈修撰謫所)
보내는 시에 공경히 차운하다(敬次東岳李相公送儀禪上人遊楓岳詩韻)
안심사安心寺
송용계가 준 시에 삼가 차운하다(謹次宋龍溪見贈韻)
동악 이 상공이 수초 스님을 보내는 시에 차운함(敬次東岳李相公送守初師韻)
천진대에서 대제학 계곡 장 상공에게 보내 드리다(天眞臺寄上大提學谿谷張相公)
동양위 신 상공의 시에 공경히 차운함(敬次東陽尉申相公韻)

008_0265_b_01L五言四韻二十篇

008_0265_b_02L贈性諳…李相國韻
寄惠遠師
008_0265_b_03L信安師贈惠天師送玄密師歸中興
008_0265_b_04L敬次…李相公韻茂朱…李明府
008_0265_b_05L錦溪郡館敬次東岳李明府韻

008_0265_b_06L送東岳…赴慶州府智異山…見寄之韻
008_0265_b_07L靑鶴洞東太能師春日喜六和大士
008_0265_b_08L見訪安心寺…李明府韻烏山別田
008_0265_b_09L鄭二秀才送別明淳師留別擇休師
008_0265_b_10L示太長老廢寺自詠

008_0265_b_11L七言四韻三十二篇

008_0265_b_12L敬次西山大師贈雪梅長老韻神興寺

008_0265_b_13L敬次五山車校理韻
敬次五山車校理
008_0265_b_14L
敬次五山車校理韻洪州公
008_0265_b_15L館…李使君韻鄭正郞花園贈陸淨上
008_0265_b_16L茂朱…李明府韻次玉洞長老韻
008_0265_b_17L送李仙翁歸楓岳再用五山…東岳李
008_0265_b_18L先生次霽湖別業韻敬呈松雲大師
008_0265_b_19L寄銘石居士次弘演師詩軸韻
008_0265_b_20L玉洞長老韻贈玄直講圓寂菴…處林
008_0265_b_21L師韻九千洞…李明府韻中峯寺
008_0265_b_22L…東岳李先生用李上舍韻贈行靜長老
008_0265_b_23L贈太常摠攝上院寺別金上舍
008_0265_b_24L溪寺酬寄沈修撰謫所敬次…楓岳
008_0265_b_25L詩韻安心寺謹次宋龍溪見贈韻
008_0265_b_26L敬次東岳李相公送守初師韻
天眞
008_0265_b_27L臺…張相公敬次東陽尉申相公韻

008_0265_c_01L
오언절구 五言絶句
이 선옹이 온 것을 기뻐하며(喜李仙翁至)
鍊客驂鸞至    연객1)은 난새를 타고 이르렀는데
山人伴鶴眠    산인은 학을 벗 삼아 잠이 들었네
相逄語何事    서로 만나 무엇을 말하는가
楊子太玄篇    양자의 태현편2)이라네
계암溪菴
斫却雲山木    운산의 나무를 잘라
溪菴作一間    시냇가에 암자 한 칸을 지었더니
倚窓長少睡    창에 기대어 잠깐 졸 때마다
林外咽飛湍    숲 밖 여울물 소리 들리네
산중에서 나무꾼을 만나다(山中逄樵叟)
踏雪㳂淸澗    눈 밟으며 맑은 시내를 따라서
鳴笻下翠微    지팡이 울리며 푸른 산 내려오네
忽逢樵叟語    홀연히 나무꾼 만나 얘기 나누매
東嶺上朝曦    동쪽 고개에 아침 해가 떠오르네
반 상사3)의 시를 차운하다(次潘上舍韻)
凍雪藏山頂    차가운 눈이 산머리를 뒤덮어
棲鴉失舊林    둥지의 까마귀 옛 숲을 잃었네
相思人不見    그리운 사람 만나지 못하니
夜夜夢中尋    밤마다 꿈속에서 찾는다네
양류정에서 입으로 불러 짓다(漾流亭口號)
草閣臨江渚    풀로 엮은 정자는 강가를 굽어보고
松門對翠岑    솔문은 푸른 산을 마주하였네
翩翩簷外影    나는 듯 처마 그림자 밖에는
兩兩下沙禽    새들이 짝지어 모래톱에 내려앉네
그윽한 흥취(幽興)
地幽雲宿檻    땅 그윽하니 구름이 난간에 머물고
溪急浪淘沙    시냇물 급히 흘러 모래를 쓸어 내리네
生憎子母鹿    얄밉구나! 새끼와 어미 사슴이
夜夜喫蕉花    밤마다 파초 꽃잎을 먹는구나
길에서 태능 장로와 이별하며(途中別太能長老)
惆悵臨溪水    슬프게 시냇물 마주하여
殷勤話別離    은근히 이별을 이야기하네
君歸▣▣寺    그대 ▣▣사로 돌아가면
念我月明時    달 밝을 때 나를 생각해 주오4)
금계5) 명부6)인 동악 이 선생7)에게 바침(謹呈錦溪明府東岳李先生)

008_0265_c_01L1)五言絶句 [15]

008_0265_c_02L喜李仙翁至

008_0265_c_03L
鍊客驂鸞至山人伴鶴眠

008_0265_c_04L相逄語何事楊子太玄篇

008_0265_c_05L溪菴

008_0265_c_06L
斫却雲山木溪菴作一間

008_0265_c_07L倚窓長少睡林外咽飛湍

008_0265_c_08L山中逄樵叟

008_0265_c_09L
踏雪㳂淸澗鳴笻下翠微

008_0265_c_10L忽逢樵叟語東嶺上朝曦

008_0265_c_11L次潘上舍韻

008_0265_c_12L
凍雪藏山頂棲鴉失舊林

008_0265_c_13L相思人不見夜夜夢中尋

008_0265_c_14L漾流亭口號

008_0265_c_15L
草閣臨江渚松門對翠岑

008_0265_c_16L翩翩簷外影兩兩下沙禽

008_0265_c_17L幽興

008_0265_c_18L
地幽雲宿檻溪急浪淘沙

008_0265_c_19L生憎子母鹿夜夜喫蕉花

008_0265_c_20L途中別太能長老

008_0265_c_21L
惆悵臨溪水殷勤話別離

008_0265_c_22L君歸▣▣寺念我月明時

008_0265_c_23L謹呈錦溪明府東岳李先生

008_0265_c_24L「五言絶句」編者補入

008_0266_a_01L
[1]
白日鈴齋靜    대낮에도 영재8)는 고요하고
民閑一境春    백성들 한가로워 온 고을 봄빛이네
花村聞犬吠    꽃피는 마을에 개 짖는 소리 들리니
知有醉歸人    취하여 돌아가는 사람이 있는 듯

[2]
太守初臨郡    태수가 처음 군에 부임하니
黎民盡闢田    백성들 모두 밭을 일구고 있네
里無官吏跡    마을엔 관리의 자취가 없어
孤犬向陽眠    개 한 마리만 볕 받으며 졸고 있네
【머리의 두 구절은 어떤 판본에는 “문을 닫고 항상 허물을 생각하니, 백성들이 토란밭을 다투는 것을 부끄러워하네.”라고 되어 있다.(首二句。 一作閉閤常思過。 民羞訟竽田。)】
부. 차운(附次韻)
[1]
白月爐峯雪    밝은 달은 노봉의 눈을 비추는데
黃梅野館春    황매화 핀 객사에는 봄이 들었네
洞天歸計晩    골짜기로 돌아갈 계획 늦어진 채
華鬢愧山人    머리만 희어지니 스님께 부끄럽네

[2]
峽縣迎梅雨    산 고을에 매화 비 내리고
湖鄕種秫田    호숫가 마을에선 차조를 심네
黃堂一枕夢    황당9)에 잠깐 누워 꿈을 꾸는데
歸▣白鷗眠    ▣에 돌아온 흰 갈매기도 함께 잠드네
【동악東岳】
산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동악 이 명부에게 부치다(還山道中却寄東岳李明府)
白水呼舩渡    사공 불러 맑은 강 건너
靑山信馬歸    말 걸음 따라 청산으로 돌아가네
谷風鶯語夕    동풍10)불어 꾀꼬리 지저귀는 저녁
花露濕荷衣    꽃이슬이 하의11)를 적시네
부. 차운(附次韻)
虎溪春又晩    호계12)에 봄빛이 또 저무니
空送老僧歸    돌아가는 노승 속절없이 보내네
吏役眞堪愧    관리 생활 참으로 부끄러운데
風塵染素衣    풍진에 흰옷만 더럽혀지네
【동악東岳】
안성사에서 다시 전운을 써서 동악 이 사군13)에게 공경히 드리다(安城社再用前韻敬呈東岳李使君)
野館春多雨    들 객사에 봄비 많이 내려
溪橋水浸田    다리 밑 냇물에 밭이 잠기네
一笻今日別    지팡이 짚고 오늘 이별하면
何處對床眠    언제나 침상 함께하여 잠잘까14)
부. 차운(附次韻)
野鳥啼茅屋    들새는 초가집에서 울고
山雲覆麥田    산 구름은 보리밭을 덮었네
行春少官務    저무는 봄 공무도 적어
虛館日高眠    빈 공관에서 낮잠을 자네
【동악東岳】
동악 이 명부를 모시고 사군 계와 노닐다(奉陪東岳李明府遊使君溪)
[1]
山浸淸溪水    산은 맑은 개울물에 잠기고
楓林上下紅    단풍나무 숲은 온통 붉어라
呼僧坐磐石    스님 불러 넓은 바위에 앉으니
疑是畫圖中    마치 그림 속에 앉으신 듯


008_0266_a_01L
白日鈴齋靜民閑一境春

008_0266_a_02L花村聞犬吠知有醉歸人(一)

008_0266_a_03L太守初臨郡黎民盡闢田

008_0266_a_04L里無官吏跡孤犬向陽眠首二句一作閉
閤常思過民羞訟
008_0266_a_05L
(二)

008_0266_a_06L附次韻

008_0266_a_07L
白月爐峯雪黃梅野館春

008_0266_a_08L洞天歸計晩華鬢愧山人(一)

008_0266_a_09L峽縣迎梅雨湖鄕種秫田

008_0266_a_10L黃堂一枕夢歸▣白鷗眠(二) 東岳

008_0266_a_11L還山道中却寄東岳李明府

008_0266_a_12L
白水呼舩渡靑山信馬歸

008_0266_a_13L谷風鶯語夕花露濕荷衣

008_0266_a_14L附次韻

008_0266_a_15L
虎溪春又晩空送老僧歸

008_0266_a_16L吏役眞堪愧風塵染素衣東岳

008_0266_a_17L安城社再用前韻敬呈東岳李使君

008_0266_a_18L
野館春多雨溪橋水浸田

008_0266_a_19L一笻今日別何處對床眠

008_0266_a_20L附次韻

008_0266_a_21L
野鳥啼茅屋山雲覆麥田

008_0266_a_22L行春少官務虛館日高眠東岳

008_0266_a_23L奉陪東岳李明府遊使君溪

008_0266_a_24L
山浸淸溪水楓林上下紅

008_0266_a_25L呼僧坐磐石疑是畫圖中(一)

008_0266_b_01L[2]
太守身無事    태수의 신세 한가하고
山人心亦空    산인의 마음 또한 공적하네
相携溪上坐    서로 함께 개울가에 앉으니
黃葉落西風    가을바람에 낙엽이 떨어지네
부. 차운(附次韻)
[1]
嵐潤寒山碧    이내에 젖어 한산은 더욱 푸르고
霞明夕照紅    노을은 석양에 붉게 물들었네
無端石溪響    괜스레 바위를 흐르는 시냇물 소리도
併入小詩中    작은 시 속으로 함께 들어오네

[2]
洞僻雲生石    골짜기 깊으니 바위엔 구름 일고
林踈水暎空    숲이 성그니 물은 허공을 비추네
溪山本奇麗    시내와 산 본래 더없이 수려하더니
黃落又秋風    낙엽은 가을바람에 또다시 떨어지네
【동악東岳】
두문촌에서 동악 이 명부에게 드리다(斗文村奉呈東岳李明府)
日暮廬山下    해 질 무렵 여산15)을 내려와
停車宿斗文    수레 멈추고 두문 마을에 머물렀네
朝來同野飯    아침에 들에서 함께 밥을 먹고
催過水南村    시내 남쪽 마을을 서둘러 지나가네
금계 이 사군이 경주로 이임하는 길에서 봄날 전운을 써서 보여 주신 작품에 화답하여 이별하다(錦溪李使君移尹慶州路上吟別奉酬春日用前韻見示之作)
馬隨流水去    말은 흐르는 물 따라 떠나가고
笻向故山歸    지팡이는 옛 산 향해 돌아가네
亂峯深雪裏    어지러운 산 깊은 눈에 덮였는데
惆悵欲沾衣    슬픔으로 눈물이 옷을 적시네
부. 전운을 거듭 써서 휘 스님에게 보이다(附疊前韻示徽師)
誤被浮名繫    헛된 명성에 그릇 얽매여서
滄洲久未歸    오래 창주16)에 돌아가지 못했네
春來釣舩夢    봄날 낚싯배를 꿈꾸니
烟雨滿簔衣    안개비가 도롱이에 가득 젖네
【동악東岳】
법연 사미에게 주다(贈法演沙彌)
吾憐爾風骨    그대의 풍골을 어여삐 여기니
孤鶴出雞羣    닭 무리 가운데 한 마리 학인 듯
况今年十六    하물며 그대 나이 이제 겨우 열여섯
能卜亦能文    『주역』도 잘하고 문장에도 능하구나
구천동九千洞
白水鳴前澗    맑은 물소리 앞 시내에 울리고
香風生桂林    향기로운 바람 계수나무 숲에서 불어오네
山禽亦何事    산새는 또 무슨 일로
啼在綠蘿深    푸른 넝쿨 깊은 곳에서 지저귀나
법화 상인을 보내며(送法和上人)
澗底鳴寒水    시내에 차가운 물소리 울리고
松梢帶白雲    솔가지에는 흰 구름이 걸렸구나

008_0266_b_01L太守身無事山人心亦空

008_0266_b_02L相携溪上坐黃葉落西風(二)

008_0266_b_03L附次韻

008_0266_b_04L
嵐潤寒山碧霞明夕照紅

008_0266_b_05L無端石溪響併入小詩中(一)

008_0266_b_06L洞僻雲生石林踈水暎空

008_0266_b_07L溪山本奇麗黃落又秋風(二) 東岳

008_0266_b_08L斗文村奉呈東岳李明府

008_0266_b_09L
日暮廬山下停車宿斗文

008_0266_b_10L朝來同野飯催過水南村

008_0266_b_11L錦溪李使君移尹慶州路上吟別奉
008_0266_b_12L酬春日用前韻見示之作

008_0266_b_13L
馬隨流水去笻向故山歸

008_0266_b_14L亂峯深雪裏惆悵欲沾衣

008_0266_b_15L附疊前韻示徽師

008_0266_b_16L
誤被浮名繫滄洲久未歸

008_0266_b_17L春來釣舩夢烟雨滿簔衣東岳

008_0266_b_18L贈法演沙彌

008_0266_b_19L
吾憐爾風骨孤鶴出雞羣

008_0266_b_20L况今年十六能卜亦能文

008_0266_b_21L九千洞

008_0266_b_22L
白水鳴前澗香風生桂林

008_0266_b_23L山禽亦何事啼在綠蘿深

008_0266_b_24L送法和上人

008_0266_b_25L
澗底鳴寒水松梢帶白雲

008_0266_c_01L名山行欲遍    명산을 두루 편력하고자
一錫出祗園    석장 하나로 기원17)을 나서네
산사山寺
古檜千峯夕    수많은 산 회나무 숲 밤이 깊었는데
梨花一樹春    한 그루 배꽃 나무에 봄이 들었네
僧歸上方月    스님은 상방18)의 달빛 받으며 돌아가
鳴磬禮金身    경쇠 울리며 부처님께 예배하네
금산 시냇가에서 동악 이 명부가 경주로 가는 것을 거듭 이별하며(錦山溪上重別東岳李明府赴慶州)
相公移郡日    상공은 경주로 부임해 가고
禪老入山時    참선하는 늙은이는 산으로 들어가네
亂風殘雪曉    어지러운 바람 잔설 흩날리는 새벽
臨水去留遲    시냇가 이별은 더디기만 하다네
늦은 봄 안심사에 노닐다(春晩遊安心寺)
夜雨朝來歇    밤부터 내리던 비 아침에 그치니
靑霞濕落花    푸른 노을은 지는 꽃잎에 젖어드네
山僧留野客    산승은 나그네 머물게 하여
手自煮新茶    손수 새 찻잎을 달이네
옥륜 장로에게 드리다(贈玉輪長老)
去住雲相似    가고 머무름 구름과 같고
生涯鶴共閑    생애는 학처럼 한가로워라
歸心極樂國    마음은 극락정토에 귀의하여
念念想金山    일념으로 금산19)을 생각하네
성묵 스님에게 주다(寄性默師)
踈雨過寒渚    가랑비 차가운 시냇가를 지나고
早鴉啼遠林    새벽 까마귀 먼 숲에서 울어 댄다
故人江海隔    벗은 강과 바다 저 멀리 있는데
千里暮雲深    천 리 먼 길에 저녁 구름만 깊구나
복룡천에서 피리 소리를 듣고(伏龍川聞笛)
[1]
洞暝雲初起    골짜기 해 지니 구름은 피어나고
潭空水亦淸    연못이 공활하니 물 또한 맑아라
夕陽林外笛    석양은 지는데 수풀 밖 피리 소리
風送兩三聲    바람결이 실어 오는 두 가락 세 소리

[2]
山氣和雲密    산의 기운은 구름 어우러져 은밀하고
溪流帶日淸    시내에 흐르는 물 햇살 받아 맑아지고
箇中難畫處    그중에 그려 내기 어려운 것은
孤笛起秋聲    가을바람에 들리는 외로운 피리 소리
도민 스님에게 보이다(示道敏師)
[1]
日落雲歸壑    해 저물자 구름은 골짜기로 돌아가고
天寒雪壓松    차가운 날씨에 눈은 소나무를 덮었네
相逢無別語    서로 만나 별다른 말도 없이
一榻坐聞鍾    자리에 함께 앉아 종소리를 듣누나


008_0266_c_01L名山行欲遍一錫出祗園

008_0266_c_02L山寺

008_0266_c_03L
古檜千峯夕梨花一樹春

008_0266_c_04L僧歸上方月鳴磬禮金身

008_0266_c_05L錦山溪上重別東岳李明府赴慶州

008_0266_c_06L
相公移郡日禪老入山時

008_0266_c_07L亂風殘雪曉臨水去留遲

008_0266_c_08L春晩遊安心寺

008_0266_c_09L
夜雨朝來歇靑霞濕落花

008_0266_c_10L山僧留野客手自煮新茶

008_0266_c_11L贈玉輪長老

008_0266_c_12L
去住雲相似生涯鶴共閑

008_0266_c_13L歸心極樂國念念想金山

008_0266_c_14L寄性默師

008_0266_c_15L
踈雨過寒渚早鴉啼遠林

008_0266_c_16L故人江海隔千里暮雲深

008_0266_c_17L伏龍川聞笛

008_0266_c_18L
洞暝雲初起潭空水亦淸

008_0266_c_19L夕陽林外笛風送兩三聲(一)

008_0266_c_20L山氣和雲密溪流帶日淸

008_0266_c_21L箇中難畫處孤笛起秋聲(二)

008_0266_c_22L示道敏師

008_0266_c_23L
日落雲歸壑天寒雪壓松

008_0266_c_24L相逢無別語一榻坐聞鍾(一)

008_0267_a_01L[2]
窓外風鳴竹    창밖엔 대나무 바람 소리
階前月掛松    섬돌 앞에는 소나무에 걸린 달
談空欲夜盡    공空을 논하느라 밤은 다해 가는데
童子報晨鍾    동자가 새벽 알리는 종을 치네
늦은 봄 중봉사에 머물다(暮春宿中峯寺)
一宿中峯寺    중봉사에 하루를 머무르니
山深不掩扄    산 깊어 빗장도 닫지 않았네
春歸風力弱    봄은 다하고 바람도 약하여
花積石壇平    꽃잎이 석단에 가득 쌓였네
영조 스님에게 보임(示靈照師)
洞僻雲長在    골짜기 그윽하여 구름 항상 머물고
林深水亂流    숲 깊은 곳 물이 콸콸 흐르네
斷橋相送罷    끊어진 다리에서 이별을 마치고
十步九回頭    걸음걸음마다 고개를 돌아보네
동악 이 상공이 의 선사를 보내는 시에 공경히 차운함(敬次東岳李相公送儀禪師韻)
手持楞伽經    손에는 『능가경』을 지니고
笑入靑山暮    웃으며 저무는 청산으로 들어가네
家住第幾峯    머무는 곳은 몇 번째 봉우리인가
雲深不知路    구름 깊어 길도 보이지 않네
부. 원운(附原韻)
秋風吹海樹    가을바람 바닷가 숲으로 불어오고
日落津亭暮    해 지니 나룻가 정자 어둑해지네
東歸一錫輕    동쪽으로 돌아가는 석장도 가벼워
楓岳山前路    발걸음은 풍악산으로 향하누나
【동악東岳】
부. 동악 상공의 운에 공경히 차운하여 선도인에게 증별한 시(附敬次東岳相公韻贈別禪道人)
送師出溪頭    스님을 보내려 시내를 나서니
萬壑秋光暮    온 골짜기에 가을빛이 저물어 가네
松風亦有情    솔바람도 참으로 다정하여
露洒林間路    숲길에 이슬을 뿌려 주네
【금강산인金剛山人 응상應祥】
장난삼아 정 수재의 산거에 쓰다(戱題鄭秀才山居)
白社居偏穩    백사20)가 깊은 곳에 있으니
江村入漸踈    강촌에서 찾아오는 이 점점 드물어
閉門千嶂雪    문은 닫혔는데 산봉우리엔 온통 눈
夜誦老君書    밤에는 노군21)의 책을 읽는다네
두원 노스님에게 드림(贈斗元老師)
山有周時茯    산에는 사철에 복령茯苓이 있고
林垂夏日藤    숲에는 여름 넝쿨이 드리웠네
老僧年不記    노승은 세월의 흐름도 모른 채
松下讀傳燈    소나무 아래서 『전등록』22)을 읽는다네
각성 스님에게 부치다(寄覺性師)

008_0267_a_01L窓外風鳴竹階前月掛松

008_0267_a_02L談空欲夜盡童子報晨鍾(二)

008_0267_a_03L暮春宿中峯寺

008_0267_a_04L
一宿中峯寺山深不掩扄

008_0267_a_05L春歸風力弱花積石壇平

008_0267_a_06L示靈照師

008_0267_a_07L
洞僻雲長在林深水亂流

008_0267_a_08L斷橋相送罷十步九回頭

008_0267_a_09L敬次東岳李相公送儀禪師韻

008_0267_a_10L
手持楞伽經笑入靑山暮

008_0267_a_11L家住第幾峯雲深不知路

008_0267_a_12L附原韻

008_0267_a_13L
秋風吹海樹日落津亭暮

008_0267_a_14L東歸一錫輕楓岳山前路東岳

008_0267_a_15L附敬次東岳相公韻贈別禪道人

008_0267_a_16L
送師出溪頭萬壑秋光暮

008_0267_a_17L松風亦有情露洒林間路金剛山人應祥

008_0267_a_18L戱題鄭秀才山居

008_0267_a_19L
白社居偏穩江村入漸踈

008_0267_a_20L閉門千嶂雪夜誦老君書

008_0267_a_21L贈斗元老師

008_0267_a_22L
山有周時茯林垂夏日藤

008_0267_a_23L老僧年不記松下讀傳燈

008_0267_a_24L寄覺性師

008_0267_b_01L
空門少人事    공문23)엔 속세의 일 적어
枕石聽寒流    돌을 베고 차가운 물소리 듣는다네
別離頻甲子    이별한 지 그 몇 해나 되었던가
齒缺雪蒙頭    이는 빠지고 머리 뒤덮은 하얀 눈
덕인 스님을 기다리며(待德忍師)
宿雨連三月    장맛비 석 달이나 이어지더니
沙渠缺岸崩    모래톱 도랑의 언덕마저 무너졌네
故人期不至    벗을 기다려도 오지 않으니
愁倚一枝藤    근심스레 등나무 가지에 기댄다
산거山居
嫩折穿雲笋    구름 사이 솟아난 여린 죽순을 따고
肥收浥露葵    이슬에 젖은 살진 푸성귀를 캔다네
撥灰燃桂葉    재 뒤적여 계수나무 잎을 불살라
爛熟滑翻匙    수저를 바쁘게 뒤집으며 익히네
여름날(夏日)
避熱下溪去    더위 피하여 시내에 내려가니
松風如有期    솔바람도 때맞춰 기다렸던 듯
脫巾坐幽石    두건 벗고 그윽한 바위에 앉으니
苔蘚綠粘衣    이끼의 푸른빛이 옷에 달라붙네
산중의 가을밤(山中秋夜)
夜冷虫喧席    밤 차가워 벌레가 자리에서 울고
山空猿盜栗    빈산에 잔나비가 밤을 훔치네
西林鳥驚栖    서쪽 숲에 깃든 새가 놀라고
東嶺月初出    동쪽 고개에 달이 막 떠오르네
홍 정랑과 함께 안심사에 노닐다(與洪正郞遊安心寺)
洛水橋邊客    낙수교 지나는 나그네
安心寺裏留    안심사에 와서 머물었네
一樽花下醉    꽃 아래 한 동이 술에 취하니
消盡故園愁    고향 그리는 시름 다 사라지네
이별하는 인희 스님께 드리다(贈別印熈師)
峽口孤飛鳥    골짜기 입구 날아가는 외로운 새
天涯獨去僧    먼 하늘가 홀로 길 떠나는 저 스님
蓬萊應有寺    봉래24)에도 아마 절 있을 것이니
知爾對殘燈    그대 그곳에서도 희미한 등불 대하리
가규 사미를 곡하다(哭可䂓沙彌)
曉露浮生盡    새벽이슬 같은 덧없는 삶 다하니
春霜事業空    봄 서리처럼 하던 일도 부질없구나
朅來焚葬地    너를 화장하던 곳에 오니
唯有紙錢風    바람에 흩날리는 지전25)만 있을 뿐
송운 대사가 영진 상인에게 준 시에 공경히 차운함(敬次松雲大師贈靈眞上人韻)

008_0267_b_01L
空門少人事枕石聽寒流

008_0267_b_02L別離頻甲子齒缺雪蒙頭

008_0267_b_03L待德忍師

008_0267_b_04L
宿雨連三月沙渠缺岸崩

008_0267_b_05L故人期不至愁倚一枝藤

008_0267_b_06L山居

008_0267_b_07L
嫩折穿雲笋肥收浥露葵

008_0267_b_08L撥灰燃桂葉爛熟滑翻匙

008_0267_b_09L夏日

008_0267_b_10L
避熱下溪去松風如有期

008_0267_b_11L脫巾坐幽石苔蘚綠粘衣

008_0267_b_12L山中秋夜

008_0267_b_13L
夜冷虫喧席山空猿盜栗

008_0267_b_14L西林鳥驚栖東嶺月初出

008_0267_b_15L與洪正郞遊安心寺

008_0267_b_16L
洛水橋邊客安心寺裏留

008_0267_b_17L一樽花下醉消盡故園愁

008_0267_b_18L贈別印熈師

008_0267_b_19L
峽口孤飛鳥天涯獨去僧

008_0267_b_20L蓬萊應有寺知爾對殘燈

008_0267_b_21L哭可䂓沙彌

008_0267_b_22L
曉露浮生盡春霜事業空

008_0267_b_23L朅來焚葬地唯有紙錢風

008_0267_b_24L敬次松雲大師贈靈眞上人韻

008_0267_c_01L
母后仙山也    모후산은 신선이 사는 곳
人言多羽人    사람들은 말하길 신선이 많다 하네
道家庭宇淨    도인의 거처 뜰과 처마 깨끗하고
瑤草細無塵    요초26)도 티 없이 곱기만 하여라
홍양 사군 지봉 이 상공27)에게 삼가 드림(謹呈洪陽使君芝峯李相公)
有鳥林間宿    숲속에 깃든 새가 있어
翺翔入翠空    푸른 하늘로 훨훨 날아오르네
十旬雖一喙    열흘에 한 번을 쪼아 먹더라도28)
猶勝閉樊籠    새장 속에 갇힌 것보다 낫구나
칠언절구 七言絶句
고란사에 쓰다(題高蘭寺)
[1]
僧敲踈磬起眠鷗  스님의 경쇠 소리 잠든 학을 깨우고
千點漁燈水國秋  수많은 어선 불빛에 강촌의 가을 깊어 가네
凉月掛簾天欲曉  서늘한 달빛에 주렴 거니 날은 밝으려는데
櫓聲搖曳下滄洲  노 젓는 소리 이어지며 창주로 내려가네

[2]
小屋如舟近海湄  바닷가의 배 같은 작은 집
接空秋浪打松扉  높은 가을 물결이 솔문에 부딪치네
老僧盡日忘機坐  노승은 온종일 기심機心을 잊고 앉았는데29)
沙鳥雙雙掠水飛  모래 위의 새는 짝지어 물 위를 나르네
옥동 장로가 천축 상인에게 쓴 시에 차운함(次玉洞長老贈天竺上人韻)
[1]
赤藤荷衣獨出山  붉은 지팡이 하의로 홀로 산을 나서니
休粮形帶烟霞瘦  곡기 끊은 모습 노을빛 받아 수척하네
眉上玉毫白如霜  눈썹 위의 옥호는 서리같이 하야니
知師道繼黃梅後  스님의 도 황매30)를 계승한 줄 알겠네

[2]
仙籙細書妨老讀  선록31)의 가는 글씨 늙어 읽기 어렵고
荷衣製窄知身瘦  하의는 작게 지으니 몸 수척함을 알겠네
坐對靑山臥聽泉  청산 마주하고 누워 샘물 소리 듣노라니
松鈴時落床前後  솔방울이 때때로 침상 전후로 떨어지네
부. 차운(附次韻)
君家何在淸溪濵  그대 집은 어디에 있나 맑은 시냇가
一逕欲迷花竹瘦  오솔길은 꽃과 마른 대에 가려지려 하고
巖上無心箕踞眠  바위 위에 무심히 발 뻗고 누우니
不知月吐層峯後  달은 어느새 층층 봉우리 뒤로 휘영청
【옥동玉洞】
정 처사 산거(鄭處士山居)
醉欹烏帽坐斜暉  취하여 모자 기운 채 석양에 앉으니
風動松花落滿衣  바람 불어 송홧가루 옷에 가득 떨어지네
簾外亂山多在眼  주렴 밖 어지러운 산 눈에 가득 들어오니
三春不掩小柴扉  석 달 봄 내내 작은 사립문 닫지 않았네

008_0267_c_01L
母后仙山也人言多羽人

008_0267_c_02L道家庭宇淨瑤草細無塵

008_0267_c_03L謹呈洪陽使君芝峯李相公

008_0267_c_04L
有鳥林間宿翺翔入翠空

008_0267_c_05L十旬雖一喙 [1] 猶勝閉樊籠

008_0267_c_06L

008_0267_c_07L1)七言絶句 [16]

008_0267_c_08L題高蘭寺

008_0267_c_09L
僧敲踈磬起眠鷗千點漁燈水國秋

008_0267_c_10L凉月掛簾天欲曉櫓聲搖曳下滄洲(一)

008_0267_c_11L小屋如舟近海湄接空秋浪打松扉

008_0267_c_12L老僧盡日忘機坐沙鳥雙雙掠水飛(二)

008_0267_c_13L次玉洞長老贈天竺上人韻

008_0267_c_14L
赤藤荷衣獨出山休粮形帶烟霞瘦

008_0267_c_15L眉上玉毫白如霜知師道繼黃梅後(一)

008_0267_c_16L仙籙細書妨老讀荷衣製窄知身瘦

008_0267_c_17L坐對靑山臥聽泉松鈴時落床前後(二)

008_0267_c_18L附次韻

008_0267_c_19L
君家何在淸溪濱一逕欲迷花竹瘦

008_0267_c_20L巖上無心箕踞眠不知月吐層峯後玉洞

008_0267_c_21L鄭處士山居

008_0267_c_22L
醉欹烏帽坐斜暉風動松花落滿衣

008_0267_c_23L簾外亂山多在眼三春不掩小柴扉

008_0267_c_24L「七言絶句」編者補入

008_0268_a_01L
한가한 봄날에(春日閑居)
喬林雨後綠成圍  높은 숲 비 온 뒤에 푸른빛 감돌아
山鳥啼時啓石扉  산새 지저귈 때 돌문을 열었네
入㝎不知春又晩  선정에 들어 봄 저무는 줄도 몰랐는데
半庭梨雪隔簾飛  주렴 밖 뜰엔 흰 배꽃만 날리네
신흥사神興寺
神興橋畔雨初收  신흥교 가에 내리는 비 이제 막 그치니
水打空墻寂寞流  물결이 빈담 치며 적막히 흐르네
回望白雲喬木外  돌아서 교목 멀리 흰 구름 바라보니
夕陽山色舊年秋  석양의 산 빛은 예년 가을 그대로
안성사에서 동악 이 사군이 보낸 시에 공경히 차운함(安城社敬次東岳李使君見寄之韻)
[1]
安城縣裏使君遊  사군께서 안성현에 이르러
山水同僧說未休  스님과 산수 이야기에 그침이 없네
薄酒三盃成小醉  약한 술 석 잔에 살짝 취하는데
一簾明月宿高樓  높은 누각 주렴에 밝은 달빛 비추네

[2]
淸川白石采眞遊  맑은 시내 흰 바위 채진32) 놀이 즐기니
仙洞春寒雨脚休  신선골의 차가운 봄 빗발도 그쳤네
明府不須催五馬  명부는 오마33)를 재촉하지 말지어다
山僧興在夕陽樓  석양의 누각에 산승의 흥 넘치나니
부. 원운(附原韻)
[1]
聞說名僧方外遊  듣자니 명승이 방외에 노닐어
淸詩句句似湯休  맑은 시 구절마다 탕휴34)와 비슷하네
春風莫道雲山隔  봄바람에 운산 멀리 있다 하지 말고
一採金英寄郡樓  한번 금영35) 캐어 군루에 부치소서

[2]
赤藤行逐白雲遊  붉은 지팡이로 흰 구름 따라 노닐어
一遍蓮華萬慮休  연화세계 두루 돌아 온 생각 쉬었네
暫下雪峯留偈去  잠시 설봉에서 내려와 게송 남기고 떠나니
石溪流繞古官樓  석계만 옛 관루를 감돌아 흐르네
【동악東岳】
금계 군사에서 동악 이 명부에게 공경히 드림(錦溪郡舍敬呈東岳李明府)
山人愛山不出山  산인은 산을 사랑하여 산을 나오지 않고
草衣木食烟霞間  노을 속에서 풀잎 옷에 나무뿌리 먹는다네
三世習緣消未盡  삼세의 습기와 업연業緣 다 없어지지 아니해
郡城一宿求詩還  군성에서 하룻밤 자고 시를 구해 돌아가네
부. 차운(附次韻)
郭西郭北皆靑山  성곽 서쪽 북쪽이 모두 청산인데
蜀魄晝啼雲樹間  촉백36)이 한낮에 구름 낀 숲에서 우네
此地人閑境亦靜  이곳은 사람 한가롭고 경계 또한 고요하니
禪公不必催早還  스님은 일찍 돌아가기를 서둘지 마소서
【동악東岳】
동악 이 사군이 전운을 거듭 써서 화답한 작품에 사례함(奉謝東岳李使君疊用前韻酬和之作)
[1]
昨日隨緣一下山  어제 인연 따라 한번 산에서 내려오니
松扉空掩翠微間  소나무 사립문만 푸른 산기슭에 닫혀 있으리

008_0268_a_01L春日閑居

008_0268_a_02L
喬林雨後綠成圍山鳥啼時啓石扉

008_0268_a_03L入㝎不知春又晩半庭梨雪隔簾飛

008_0268_a_04L神興寺

008_0268_a_05L
神興橋畔雨初收水打空墻寂寞流

008_0268_a_06L回望白雲喬木外夕陽山色舊年秋

008_0268_a_07L安城社敬次東岳李使君見寄之韻

008_0268_a_08L
安城縣裏使君遊山水同僧說未休

008_0268_a_09L薄酒三盃成小醉一簾明月宿高樓(一)

008_0268_a_10L淸川白石采眞遊仙洞春寒雨脚休

008_0268_a_11L明府不須催五馬山僧興在夕陽樓(二)

008_0268_a_12L附原韻

008_0268_a_13L
聞說名僧方外遊淸詩句句似湯休

008_0268_a_14L春風莫道雲山隔一採金英寄郡樓(一)

008_0268_a_15L赤藤行逐白雲遊一遍蓮華萬慮休

008_0268_a_16L暫下雪峯留偈去石溪流繞古官樓東岳

008_0268_a_17L錦溪郡舍敬呈東岳李明府

008_0268_a_18L
山人愛山不出山草衣木食烟霞間

008_0268_a_19L三世習緣消未盡郡城一宿求詩還

008_0268_a_20L附次韻

008_0268_a_21L
郭西郭北皆靑山蜀魄晝啼雲樹間

008_0268_a_22L此地人閑境亦靜禪公不必催早還東岳

008_0268_a_23L奉謝東岳李使君疊用前韻酬和之
008_0268_a_24L

008_0268_a_25L
昨日隨緣一下山松扉空掩翠微間

008_0268_b_01L遙知獨宿巖邊鶴  아마도 홀로 바위에 깃든 저 학이
嗔我雲蹤久不還  내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음을 탓하리라

[2]
衙罷官扉開向山  공무 끝나 관청 문은 산으로 열렸는데
晴嵐飛入小樓間  맑은 이내 작은 누각으로 들어오네
對花終日鳴琴坐  꽃 마주하며 종일 앉아 거문고 연주하는데
時見長空鳥獨還  때때로 먼 하늘에 새만 홀로 돌아오네
부. 차운(附次韻)
[1]
錦溪東望是廬山  금계 동쪽으로 여산이 보이는데
寺在雲嵐紫翠間  절은 푸른 구름과 이내에 덮였구나
慙愧銅章抛未得  부끄럽구나! 벼슬을 버리지 못하여
春風獨送衲衣還  봄바람에 스님만 보내고 돌아왔네

[2]
山外淸溪溪上山  산 밖은 맑은 시내 시냇가엔 산이라
一蹊高下萬松間  오솔길은 소나무 숲 사이로 굽이져 있네
尋花倦逐孤雲出  구름 좇아 꽃 찾는 것도 지쳐서
帶月忙隨老鶴還  달 아래 늙은 학 따라 바삐 돌아오네
【동악東岳】
금계 이 사군 동악 선생에게 올리다(寄上錦溪李使君東岳先生)
[1]
春雪山深積未消  산 깊은 곳 봄눈 녹지 않았는데
柴門誰向月中敲  달빛 아래 누가 사립문을 두드리나
簾前只有梅花在  주렴 앞에는 다만 매화나무 있어
時送淸香慰寂寥  맑은 향기 풍기어 쓸쓸함 위로하네

[2]
老僧魂向一春消  노승의 마음 봄날 더욱 쇠잔해지니
忍聽寒鍾對月敲  차마 달 아래 차가운 종소리 들으랴
仍思海刹題詩處  바닷가 절 시 쓰인 곳을 생각하니
半夜孤燈照寂寥  한밤중 외로운 등불만 쓸쓸히 비추네
【가규 사미를 그리워하여(右有懷可規沙彌)】
부. 차운(附次韻)
[1]
午堂人靜篆烟消  한낮 관청엔 인적 없고 전연37)조차 사라져
茶臼唯聞隔竹敲  대나무 숲 건너 다구38) 소리만 들리네
廬岳此時勤寄訊  이때 여산에서 은근히 소식 전하니
詠梅新偈倒參寥  매화 읊은 새 시가 참료39)보다 뛰어나네

[2]
白日都將一枕消  지는 해와 함께 한낮의 꿈에서 깨어나
坐哦詩句謾推敲  앉아서 시구 읊조리며 부질없이 퇴고하네
官扉晝掩無人到  관청의 문 오는 이 없어 한낮에도 닫혀 있고
數樹殘花伴寂寥  몇 그루 나무 남은 꽃잎만 쓸쓸함을 벗하네
【동악東岳】
덕유산 동구 바위에서 동악 이 사군을 모시고 앉아 절구 두 수를 읊조리다(德裕山洞口石上奉陪東岳李使君坐詠二絶)
[1]
聞道藍輿陟翠微  남여40) 타고 푸른 산 올랐다는 말 듣고
獨携金策下斜暉  홀로 금빛 지팡이 들고 석양에 내려왔네
相逢坐對秋山話  마주 앉아 가을 산 바라보며 이야기하니
決決寒流綠暎衣  콸콸 흐르는 찬 시내의 푸른빛 옷을 비추네

[2]
行行步入空山裏  가고 또 가서 빈산에 들어서니
激激飛湍處處聞  세찬 여울물 소리 곳곳에서 들려오네

008_0268_b_01L遙知獨宿巖邊鶴嗔我雲蹤久不還(一)

008_0268_b_02L衙罷官扉開向山晴嵐飛入小樓間

008_0268_b_03L對花終日鳴琴坐時見長空鳥獨還(二)

008_0268_b_04L附次韻

008_0268_b_05L
錦溪東望是廬山寺在雲嵐紫翠間

008_0268_b_06L慙愧銅章抛未得春風獨送衲衣還(一)

008_0268_b_07L山外淸溪溪上山一蹊高下萬松間

008_0268_b_08L尋花倦逐孤雲出帶月忙隨老鶴還(二) 東岳

008_0268_b_09L寄上錦溪李使君東岳先生

008_0268_b_10L
春雪山深積未消柴門誰向月中敲

008_0268_b_11L簾前只有梅花在時送淸香慰寂寥(一)

008_0268_b_12L老僧魂向一春消忍聽寒鍾對月敲

008_0268_b_13L仍思海刹題詩處半夜孤燈照寂寥(二)

008_0268_b_14L右有懷可規沙彌

008_0268_b_15L附次韻

008_0268_b_16L
午堂人靜篆烟消茶臼唯聞隔竹敲

008_0268_b_17L廬岳此時勤寄訊詠梅新偈倒參寥(一)

008_0268_b_18L白日都將一枕消坐哦詩句謾推敲

008_0268_b_19L官扉晝掩無人到數樹殘花伴寂寥(二) 東岳

008_0268_b_20L德裕山洞口石上奉陪東岳李使君
008_0268_b_21L坐詠二絶

008_0268_b_22L
聞道藍輿陟翠微獨携金策下斜暉

008_0268_b_23L相逢坐對秋山話決決寒流綠暎衣(一)

008_0268_b_24L行行步入空山裏激激飛湍處處聞

008_0268_c_01L掃石坐來吟麗句  바위 쓸고 앉아 아름다운 시구 읊조리니
不知衣上濕秋雲  모르는 결에 가을 구름 옷 위로 젖어드네
부. 차운(附次韻)
[1]
峯攢峽束石蹊微  첩첩 봉우리 좁은 협곡 사이의 작은 돌길
錦葉爛斑隱夕暉  비단 잎 흐드러져 석양빛에 은은하네
十步蒼巖九箕踞  푸른 바위 걸음마다 다리 펴고 앉으니
一綸巾對兩緇衣  선비 한 사람에 스님 둘이 벗하였네

[2]
巖高天逈歸禽見  높은 바위 먼 하늘에 돌아가는 새 보이고
洞閴風凉落葉聞  고요한 골짜기 찬바람에 낙엽 소리 들리네
隔峯有寺尋無逕  봉우리 건너 절로 가는 길 찾을 수 없으니
半是藤蘿半是雲  반은 넝쿨이요 반은 구름에 가려졌네
【동악東岳】
삼가 동악 이 상공의 운을 써서 설잠41) 스님의 시축에 쓰다(題雪岑師詩軸謹用東岳李相公韻)
爲僧須作妙香僧  스님이 되려면 모름지기 묘향산 스님 되어
一衲傳心繼老能  가사 한 벌로 혜능慧能42)을 이어야지
春日獨歸溪路曉  봄날 새벽 시내 길 홀로 돌아가며
笑看紅露滴花層  꽃 더미에 떨어지는 붉은 이슬 웃으며 보네
부. 원운(附原韻)
老來何事喜逢僧  다 늙어 무슨 일로 스님 만나기 좋아하나
欲訪名山病未能  가고픈 명산 이제는 병으로 가지 못한다네
花落矮簷春晝永  낮은 처마에 꽃잎 떨어지고 봄날은 긴데
妙香皆骨碧層層  묘향산과 개골산은 층층이 푸르리라
【동악東岳】
각성 스님에게 부치다(寄覺性師)
琳宮寂寂水漣漣  임궁43)은 고요하고 물 졸졸 흐르는데
簾捲溪風演妙蓮  주렴 걷으니 시내 바람 『법화경』 연설하네
天上雨花朝又暮  하늘에 꽃비 내려 아침 되고 저녁 되니
白猿來聽講時筵  흰 잔나비 법석에 와서 설법을 듣네
산중에서 민 상사를 만나(山中逢閔上舍)
山中霜薄葉初黃  산중에 서리 내려 잎이 막 시드는데
仙客來時正夕陽  선객이 마침 석양빛에 오셨구나
邂逅忽忘儒與釋  우연히 만나 선비와 스님 신분 잊고
共聞踈雨響長廊  함께 듣는 가랑비 소리 긴 회랑에 울리네
남궁 처사 시에 차운하다(次南宮處士韻)
[1]
南宮道士獨超羣  남궁 도사는 홀로 빼어나
滴露硏朱點易文  이슬에 주사 갈아 『주역』에 방점 찍네
半世行裝鶴一隻  반평생 생활은 학처럼 고고하여
人間翻覆視如雲  속세의 번복을 뜬구름처럼 보더라44)

[2]
年老心閑鹿作羣  늙을수록 마음 한가로워 사슴과 짝하고
獨敲寒磬禮金文  찬 경쇠 두드리며 홀로 금문45)에 예배하네
門掩夕陽人不見  석양에 문은 닫혀 있고 인적은 없는데
隔溪紅葉暎秋雲  시내 건너 붉은 잎만 가을 구름을 비추네
동림사에서 이 명재明宰46)를 모시고 달을 보다(東林寺陪李明宰翫月)
中秋明月白如霜  중추라 밝은 달은 서리같이 흰데
露濕黃花酒正香  이슬 젖은 노란 국화 술조차 향기롭다

008_0268_c_01L掃石坐來吟麗句不知衣上濕秋雲(二)

008_0268_c_02L附次韻

008_0268_c_03L
峯攢峽束石蹊微錦葉爛斑隱夕暉

008_0268_c_04L十步蒼巖九箕踞一綸巾對兩緇衣(一)

008_0268_c_05L巖高天逈歸禽見洞閴風凉落葉聞

008_0268_c_06L隔峯有寺尋無逕半是藤蘿半是雲(二) 東岳

008_0268_c_07L題雪岑師詩軸謹用東岳李相公韻

008_0268_c_08L
爲僧須作妙香僧一衲傳心繼老能

008_0268_c_09L春日獨歸溪路曉笑看紅露滴花層

008_0268_c_10L附原韻

008_0268_c_11L
老來何事喜逢僧欲訪名山病未能

008_0268_c_12L花落矮簷春晝永妙香皆骨碧層層東岳

008_0268_c_13L寄覺性師

008_0268_c_14L
琳宮寂寂水漣漣簾捲溪風演妙蓮

008_0268_c_15L天上雨花朝又暮白猿來聽講時筵

008_0268_c_16L山中逢閔上舍

008_0268_c_17L
山中霜薄葉初黃仙客來時正夕陽

008_0268_c_18L邂逅忽忘儒與釋共聞踈雨響長廊

008_0268_c_19L次南宮處士韻

008_0268_c_20L
南宮道士獨超羣滴露硏朱點易文

008_0268_c_21L半世行裝鶴一隻人間翻覆視如雲(一)

008_0268_c_22L年老心閑鹿作羣獨敲寒磬禮金文

008_0268_c_23L門掩夕陽人不見隔溪紅葉暎秋雲(二)

008_0268_c_24L東林寺陪李明宰翫月

008_0268_c_25L
中秋明月白如霜露濕黃花酒正香

008_0269_a_01L爭唱竹枝歌未歇  ≺죽지사竹枝詞≻47) 다투어 부르는 소리 쉼 없는데
洞簫聲雜瑟聲長  퉁소 소리 비파 소리에 섞여 멀리 퍼지네
임씨의 아들을 곡하며(哭林氏子)
爾住人間十九年  그대 인간 세상에 머문 지 19년
當時孝友繼先賢  효도와 우애로 선현을 이었네
存亡自是關天命  죽고 사는 것은 천명에 달린 것
徐待來生化鶴仙  내생엔 학을 탄 신선이 되어라
대암사에서 운봉현 수령에게 주다(臺巖寺贈雲峯縣宰)
山高百里絶攀躋  산은 높아 백 리라 오르는 이 없는데
中有琳宮枕石溪  돌 많은 산골짜기 아름다운 절 놓여 있네
太守不知僧入㝎  태수는 스님이 선정에 든지도 모르는 채
綵毫濡墨促詩題  채필綵筆48)로 먹물 적셔 시 지으라고 재촉하네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을 보내며(送人歸家)
曉星初上綠烟低  낮게 깔린 푸른 안개 위로 새벽별 떠오르고
立馬溪橋促小奚  시내 다리 위에 말 세우고 어린 종 재촉하네
把臂不堪成遠別  팔을 잡고 먼 이별 차마 하지 못하는데
子䂓何事近人啼  자규새는 무슨 일로 가까이 와 울어 대나
풍악산 유람하고 지리산으로 돌아가는 스님을 보내며(送僧遊楓岳因歸智異山)
[1]
靑藜欲作采眞遊  청려장으로 채진49) 놀이 하렸더니
寒雨蕭蕭夜未休  차가운 밤비가 쉴 줄 모르고 부슬부슬
君去試看孤鳥外  그대 가서는 외로운 새 바라보라
白雲三十六峯秋  백운 서른여섯 봉우리에 가을 깊어 가리

[2]
秋風一衲向南還  가을바람에 스님 홀로 남쪽 향해 돌아가니
歷遍千山杖未閑  천산을 도느라 지팡이 한가롭지 못했네
君去試看靑鶴洞  그대 떠나거든 청학동 한번 가 보게나
古碑應有綠苔斑  오래된 비석에 푸른 이끼만 아롱아롱
강촌에 여숙하면서 천승 스님에게 부치다(旅宿江村寄天勝師)
荷衣不耐五更寒  연잎으로 만든 옷50) 오경 추위 못 견뎌
愁枕詩囊待夜闌  근심스레 시 바랑 베고 밤 새길 기다리네
遙想故人無一事  아마도 벗님은 번다한 일 하나 없어
獨隨猿鶴宿秋山  잔나비 학과 함께 가을 산에 잠들었으리
부. 차운(附次韻)
霜侵江館布衾寒  강가 객관에 서리 젖어 이불도 차가운데
坐撥爐灰夜未闌  화로에 불씨 뒤적이며 온밤을 지새우네
舟子不知孤客恨  사공은 외로운 나그네의 한 알지 못하고
月明吹笛過西山  밝은 달빛 아래 피리 불며 서산을 지나네
【희안希安】
탄은 석양군이 보여 준 시에 차운하다(敬次灘隱石陽君垂示之韻)
[1]
東林一夜曾同宿  동림사에서 하룻밤을 함께 머물며
淸曉開門雪滿巓  맑은 새벽 문 여니 산마루엔 눈이 가득
因畫數叢江上竹  강가의 대나무 몇 그루 그려 보니
似聞風遞葉聲傳  흡사 바람이 잎 소리를 전하는 듯

008_0269_a_01L爭唱竹枝歌未歇洞簫聲雜瑟聲長

008_0269_a_02L哭林氏子

008_0269_a_03L
爾住人間十九年當時孝友繼先賢

008_0269_a_04L存亡自是關天命徐待來生化鶴仙

008_0269_a_05L臺巖寺贈雲峯縣宰

008_0269_a_06L
山高百里絶攀躋中有琳宮枕石溪

008_0269_a_07L太守不知僧入㝎綵毫濡墨促詩題

008_0269_a_08L送人歸家

008_0269_a_09L
曉星初上綠烟低立馬溪橋促小奚

008_0269_a_10L把臂不堪成遠別子䂓何事近人啼

008_0269_a_11L送僧遊楓岳因歸智異山

008_0269_a_12L
靑藜欲作采眞遊寒雨蕭蕭夜未休

008_0269_a_13L君去試看孤鳥外白雲三十六峯秋(一)

008_0269_a_14L秋風一衲向南還歷遍千山杖未閑

008_0269_a_15L君去試看靑鶴洞古碑應有綠苔斑(二)

008_0269_a_16L旅宿江村寄天勝師

008_0269_a_17L
荷衣不耐五更寒愁枕詩囊待夜闌

008_0269_a_18L遙想故人無一事獨隨猿鶴宿秋山

008_0269_a_19L附次韻

008_0269_a_20L
霜侵江館布衾寒坐撥爐灰夜未闌

008_0269_a_21L舟子不知孤客恨月明吹笛過西山希安

008_0269_a_22L敬次灘隱石陽君垂示之韻

008_0269_a_23L
東林一夜曾同宿淸曉開門雪滿巓

008_0269_a_24L因畫數叢江上竹似聞風遞葉聲傳(一)

008_0269_b_01L[2]
白衲綸巾各暮年  스님과 선비 어느덧 노년을 맞았으니
醉中佳句和無緣  취중 좋은 시구 화답할 인연 없어라
一幅竹林春尙在  한 폭 대나무 숲엔 봄 여전히 남았으니
錦囊常貯九疑巓  비단 주머니에 항상 구의산九疑山51)을 담으리
부. 차운(附次韻)
[1]
倚石凍泉寒峽裏  차가운 계곡 바위 곁 샘조차 얼어붙고
經霜落木晩山巓  늦은 산마루엔 나뭇잎이 서리에 지네
石門月出鳥歸盡  석문에 달 뜨자 새들마저 다 돌아가니
淸磬一聲雲外傳  맑은 경쇠 소리 구름 밖에 울려 퍼지네

[2]
東林一別已經年  동림사에서 이별한 지 어느덧 한 해
錦里重逢喜有緣  금리에서 다시 만나니 이 아니 기쁜 인연
憶向洞天携被宿  골짜기에서 함께 지낸 그 밤을 기억하니
磬聲初發白雲巓  흰 구름 산마루에 울려 퍼지는 경쇠 소리
【탄은灘隱】
현 직강의 계정에서(玄直講溪亭)
[1]
斫竹爲椽蔭白茅  대나무 잘라 서까래 만들고 흰 띠로 덮으니
月明花落夜寥寥  밝은 달 아래 꽃 떨어지자 밤 더욱 적막하다
脫巾斜倚藤床睡  두건 벗고 등나무 평상에 기대 단잠에 빠지니
滿院松風酒力消  정원 가득 부는 솔바람에 술기운도 사라지네

[2]
草堂新結翠微腰  초당을 새로이 산기슭에 엮으니
醉聽松風酒易消  솔바람 소리에 취기 쉬 사라진다
祗恐九霄催入覲  다만 조정에서 벼슬길 재촉하여
一竿無計老漁樵  낚시와 나무하며 늙지 못할까 두려워라
남계 어부의 피리 소리(南溪漁笛)
南溪春水碧如羅  남계의 봄물 빛 푸르기가 비단 같고
楊柳風絲拂岸斜  버들가지 바람에 날려 언덕을 스치네
漁父一聲烟裏笛  안개 속 어부의 한 곡조 피리 소리
渚禽驚起夕陽沙  놀란 새들 날아오르는 석양의 모래톱
동쪽 교외에서 해 질 무렵 바라보다(東郊晩望)
芳郊地闊隔淸溪  맑은 시내 건너 향기로운 들 넓은데
春入燒痕草色齊  불탄 곳 봄기운 들어 온통 푸르른 풀빛
桑柘影斜天又暮  뽕나무 그림자 지는 해에 길어지고
杜鵑花發鷓鵠啼  두견화 활짝 피어 자고새 지저귀네
서쪽의 늙은이(西隣老叟)
地接仙源隔世紛  선경에 이웃한 곳 세상 어지러움 멀리해
一丘分作十家村  한 언덕에 열 가구로 마을을 이루었네
桔槔盡日懸空圃  두레박은 종일토록 텅 빈 밭에 걸렸는데
白首花陰抱稚孫  노인은 꽃그늘 속에 어린 손자 안고 있네
백운암白雲菴
白雲菴在白雲巓  백운암은 흰 구름 꼭대기에 있어서
淸磬冷冷出半天  경쇠 소리 맑게 하늘에 울려 퍼지네
童子汲歸巖罅水  동자가 바위틈의 물 길어 돌아오니
香厨日午起茶烟  정오의 향기론 부엌 차 연기 일어나네
석심 이 상국의 시에 공경히 차운함(敬次石心李相國韻)

008_0269_b_01L白衲綸巾各暮年醉中佳句和無緣

008_0269_b_02L一幅竹林春尙在錦囊常貯九疑巓(二)

008_0269_b_03L附次韻

008_0269_b_04L
倚石凍泉寒峽裏經霜落木晩山巓

008_0269_b_05L石門月出鳥歸盡淸磬一聲雲外傳(一)

008_0269_b_06L東林一別已經年錦里重逢喜有緣

008_0269_b_07L憶向洞天携被宿磬聲初發白雲巓(二) 灘隱

008_0269_b_08L玄直講溪亭

008_0269_b_09L
斫竹爲椽蔭白茅月明花落夜寥寥

008_0269_b_10L脫巾斜倚藤床睡滿院松風酒力消(一)

008_0269_b_11L草堂新結翠微腰醉聽松風酒易消

008_0269_b_12L祗恐九霄催入覲一竿無計老漁樵(二)

008_0269_b_13L南溪1)漁笛 [17]

008_0269_b_14L
南溪春2)水碧 [18] 如羅楊柳風絲拂岸斜

008_0269_b_15L漁父一聲烟裏笛渚禽驚起夕陽沙

008_0269_b_16L東郊晩望

008_0269_b_17L
芳郊地闊隔淸溪春入燒痕草色齊

008_0269_b_18L桑柘影斜天又暮杜鵑花發鷓鵠啼

008_0269_b_19L西隣老叟

008_0269_b_20L
地接仙源隔世紛一丘分作十家村

008_0269_b_21L桔槔盡日懸空圃白首花陰抱稚孫

008_0269_b_22L白雲菴

008_0269_b_23L
白雲菴在白雲巓淸磬冷冷出半天

008_0269_b_24L童子汲歸巖罅水香厨日午起茶烟

008_0269_b_25L敬次石心李相國韻

008_0269_c_01L
[1]
山寺初聞半夜鍾  한밤 산사엔 이제 막 종소리 들리고
月明雲散石樓空  달빛 밝아 구름 흩어지니 텅 빈 석루
瑤壇講罷蓮華典  요단52)엔 『묘법연화경』 강좌가 끝나니
簾外天花颺細風  주렴 밖 하늘 꽃 미풍에 흩날리네

[2]
朱檻凌虛江水淸  붉은 난간 허공에 솟고 강물 맑은데
鍾聲夜報月三更  밝은 달밤 삼경을 알리는 종소리
胡僧出㝎初無語  호승은 참선에서 깨어 말없이 일어나
起剪燈花雪屋明  등불 심지 돋우니 눈 덮인 집 밝구나
임 처사 옛집을 지나며(過林處士故宅)
竹自靑靑菊自黃  대나무 절로 푸르고 국화 절로 노란데
交柯倒影浸池塘  얽힌 가지 그림자가 연못에 드리웠네
寒雲滿洞人何處  찬 구름 가득한 골짜기 주인은 어디에
數畝芝田一半荒  몇 이랑 지초밭은 절반쯤이 황폐하네
장난삼아 설청 상인에게 주다(戱贈說聽上人)
聽公醉臥靑山裏  설청 스님 취하여 청산에 누우니
片片落花溪上飛  한 잎 한 잎 지는 꽃 시냇가에 날리네
松風拂面露雙脚  솔바람 맞으며 두 다리를 드러내니
西日漸低雲滿衣  서쪽에 해는 지고 구름은 옷에 가득
가을날 가야사에서 곽 도사의 시에 차운하다(秋日伽耶寺次郭都事韻)
伽耶山色有無中  가야산 빛은 있는 듯 없는 듯 아득한데
蟬曳寒聲度晩風  차가운 매미 소리 저녁 바람에 울려 퍼지네
笑倚古槐天日暮  웃으며 느티나무에 기대니 하늘은 저물어
一林秋葉照人紅  숲속의 가을 잎만 붉게 사람을 물들이네
우연히 촌가에 숙박하며 장난삼아 절구를 읊조리다(偶宿村家戱吟一絶)
山中無策化丹砂  산중에 단사53)를 만들 계책이 없어
巾舄飄然下碧霞  두건과 신발로 훌쩍 푸른 노을 내려왔네
魂夢亦知塵世苦  꿈결에도 티끌세상의 괴로움 알았는지
夜深先到舊山阿  깊은 밤에 먼저 옛 산 언덕 올랐네
현풍사玄風寺
寺在烟霞縹緲中  절은 노을 아득한 곳에 자리하여
遊人耳聽廣寒鍾  나그네 귀에 광한전廣寒殿54) 종소리 들리는 듯
醉來更倚松根笑  취하여 다시 솔뿌리에 기대어 웃노라니
一片斜陽照數峯  한 조각 석양빛이 뭇 봉우리를 비추네
한산군 별장에서 심 수찬을 만나 하룻밤 이야기를 나누다(韓山郡野庄逢沈修撰奉話一夜)
談梅說竹孤村夜  외딴 마을 밤 매화와 대나무로 이야기꽃 피우니
四海彌天習與安  사해의 습착치習鑿齒요, 하늘 가득 미친 도안道安이라55)
朝日欲生香霧合  아침 햇살에 향기로운 안개 가득 피어오르려는데
一歸京洛一歸山  그대는 서울 향해 나는 산을 향해 돌아간다네

008_0269_c_01L
山寺初聞半夜鍾月明雲散石樓空

008_0269_c_02L瑤壇講罷蓮華典簾外天花颺細風(一)

008_0269_c_03L朱檻凌虛江水淸鍾聲夜報月三更

008_0269_c_04L胡僧出㝎初無語起剪燈花雪屋明(二)

008_0269_c_05L過林處士故宅

008_0269_c_06L
竹自靑靑菊自黃交柯倒影浸池塘

008_0269_c_07L寒雲滿洞人何處數畝芝田一半荒

008_0269_c_08L戱贈說聽上人

008_0269_c_09L
聽公醉臥靑山裏片片落花溪上飛

008_0269_c_10L松風拂面露雙脚西日漸低雲滿衣

008_0269_c_11L秋日伽耶寺次郭都事韻

008_0269_c_12L
伽耶山色有無中蟬曳寒聲度晩風

008_0269_c_13L笑倚古槐天日暮一林秋葉照人紅

008_0269_c_14L偶宿村家戱吟一絕

008_0269_c_15L
山中無策化丹砂巾舄飄然下碧霞

008_0269_c_16L魂夢亦知塵世苦夜深先到舊山阿

008_0269_c_17L玄風寺

008_0269_c_18L
寺在烟霞縹緲中遊人耳聽廣寒鍾

008_0269_c_19L醉來更倚松根笑一片斜陽照數峯

008_0269_c_20L韓山郡野庄逢沈修撰奉話一夜

008_0269_c_21L
談梅說竹孤村夜四海彌天習與安

008_0269_c_22L朝日欲生香霧合一歸京洛一歸山

008_0269_c_23L「漁笛」二字底本筆寫「水碧」二字底本
008_0269_c_24L筆寫

008_0270_a_01L
가을날 보현암에서 배 도사의 시에 차운함(秋日普賢菴次裵都事韻)
水碧山空石徑微  시내 푸르고 산은 비어 돌길 가느다란데
馬蹄輕踏洞雲歸  말발굽 가벼이 골짜기 구름 밟으며 돌아가네
昨夜寒霜深幾寸  어젯밤 차가운 서리 얼마나 내려 쌓였나
萬林紅葉一時飛  온 숲의 붉은 잎이 일시에 휘날리네
홀로 안성촌에서 자다(獨宿安城村)
昨夜霏霏雨一村  어젯밤 온 마을에 비 부슬부슬 내리더니
曉來雲合失花園  새벽 오자 구름 자욱해 꽃동산 못 찾겠네
梅竹擁籬香滿院  매죽이 울타리 둘러싸 뜰에는 향기 가득
人間深處有桃源  인간 세상 깊은 곳에 도화원이 예 있구나
소생들에게 학문에 힘쓰게 하다(勉學小生)
三月正當三十日  삼월도 어느덧 삼십일을 맞이하니56)
東風無力野花殘  봄바람도 힘없어 들꽃이 시드네
兒軰只知時序改  아이들은 단지 계절 바뀌는 줄만 알 뿐
不知時序巧催顔  홍안을 재촉하는 줄은 모르는구나
허 도사를 방문해 도를 논하고 옛 산으로 돌아가다(訪許道士論道還舊山)
飽聽淸談合道機  청담 실컷 들어 마음이 하나 되었더니
浮杯一錫渡江歸  잔 띄워 석장 하나로 강 건너 돌아가네57)
秋峯霽後雲陰重  가을 봉우리에 비 갠 뒤 구름 그늘 깊은데
濕盡山人薜荔衣  산사람의 벽려옷58) 물기만 가득 젖어 드네
송운 김 판서 운에 공경히 차운하다(敬次㮤雲金判書韻)
平生計活一靑山  평생의 살림 계획 푸른 산에 살면서
竹下柴扉夜不關  대나무 아래 사립문 밤에도 활짝 여는 것
試上小樓看郡郭  작은 누각에 올라 고을 성곽을 바라보라
幾人能識住雲閑  몇 사람이나 구름 속 머문 이의 한가함 알까
독곡 산인의 운에 차운하다(次獨谷山人韻)
獨谷山人道機熟  독곡 산인은 도의 기틀 무르익어
退藏林壑臥蝸廬  숲속 골짜기 은거해 오두막에 몸 누이네
客至松門愧無酒  손님 솔문에 이르니 술 없는 것 부끄러워
軟炊香飯煮溪魚  향기로운 밥 짓고 시내 물고기 굽는다네
벗을 기다리며(待友人)
草堂寥落春雲低  쓸쓸한 초당 봄 구름 낮게 깔리고
岩上梨花月正午  바위 위 배꽃에는 달빛이 비치네
一聲兩聲子規啼  한두 번 울리는 자규의 울음소리
出門入門思君苦  문 드나들 때마다 그대 몹시 그리워지네
관해 이 방백의 운에 공경히 차운하다(敬次觀海李方伯韻)
老禪家在海西山  노스님의 머무는 곳 해서산에 있으니
天外孤雲夜獨還  하늘 멀리 외로운 구름 밤에 홀로 돌아가네
石榻幾時重入㝎  어느 때 돌 의자에 다시 앉아 선정에 들까
滿庭花影啓松關  뜰 가득한 꽃 그림자 솔 빗장도 열리라

008_0270_a_01L秋日普賢菴次裵都事韻

008_0270_a_02L
水碧山空石徑微馬蹄輕踏洞雲歸

008_0270_a_03L昨夜寒霜深幾寸萬林紅葉一時飛

008_0270_a_04L獨宿安城村

008_0270_a_05L
昨夜霏霏雨一村曉來雲合失花園

008_0270_a_06L梅竹擁籬香滿院人間深處有桃源

008_0270_a_07L勉學小生

008_0270_a_08L
三月正當三十日東風無力野花殘

008_0270_a_09L兒軰只知時序改不知時序巧催顏

008_0270_a_10L訪許道士論道還舊山

008_0270_a_11L
飽聽淸談合道機浮杯一錫渡江歸

008_0270_a_12L秋峯霽後雲陰重濕盡山人薜荔衣

008_0270_a_13L敬次㮤雲金判書韻

008_0270_a_14L
平生計活一靑山竹下柴扉夜不關

008_0270_a_15L試上小樓看郡郭幾人能識住雲閑

008_0270_a_16L次獨谷山人韻

008_0270_a_17L
獨谷山人道機熟退藏林壑臥蝸廬

008_0270_a_18L客至松門愧無酒軟炊香飯煮溪魚

008_0270_a_19L待友人

008_0270_a_20L
草堂寥落春雲低岩上梨花月正午

008_0270_a_21L一聲兩聲子規啼出門入門思君苦

008_0270_a_22L敬次觀海李方伯韻

008_0270_a_23L
老禪家在海西山天外孤雲夜獨還

008_0270_a_24L石榻幾時重入㝎滿庭花影啓松關

008_0270_b_01L
부. 원운(附原韻)
杖錫隨緣別故山  지팡이 짚고 인연 따라 옛 산 이별하여
春來塵土不知還  속세에 봄이 와도 돌아갈 줄 모르네
香雲滿壑無人到  향기로운 구름 가득한 골짜기 인적이 없고
花外禪扉盡日關  꽃 너머 선방의 사립문은 종일 닫혀 있네
【관해觀海】
계곡 장 판서59)가 부쳐 온 시에 공경히 차운하다(敬次谿谷張判書見寄之韻)
此身休處此心休  이 몸 쉬는 곳에 이 마음도 쉬니
夜爇金鳧念趙州  한밤 금부60)에 향 사르며 조주61)를 생각하네
近被世人知姓字  요즈음 세상 사람들이 이름을 알아보니
欲將瓶錫入牛頭  병석62) 챙겨 우두산으로 들어가려네
부. 원운(附原韻)
聞說徽公似惠休  듣자니 휘공의 글이 혜휴63)와 비슷하여
碧雲佳句動南州  벽운 같은 시구 남쪽 고을 감동시켰다네
如今辦得新家計  이제 새로이 머무를 곳 마련하여
一把黃茅已盖頭  누런 띠풀 한 주먹 지붕을 이었다네
【계곡谿谷】
산중에서 권 처사를 만나다(山中逢權處士)
玉劒金鞭白面郞  옥검에 금 채찍 지닌 흰 얼굴의 사내
鹿裘布韈衝風雪  사슴 가죽옷에 베 버선 신고 풍설을 무릅쓰네
山中相見不相知  산중에서 만났으나 서로를 알지 못해
坐對無言天欲夕  말없이 마주 앉으니 하늘은 저물어 가네
자하정의 시에 차운함(次紫霞亭韻)
長江滾滾抱村流  긴 강물 도도히 마을 안아 흐르고
江上新亭冠一州  강물 위 새 정자는 고을의 으뜸이라
梅柳當春陰結晝  매화와 버드나무 봄 맞아 그늘 짙으니
亢陽無地逼虛樓  뜨거운 더위 빈 누각에 다가오질 못하네
송고산의 시에 공경히 차운함(敬次宋高山韻)
秋山伴鶴草堂空  가을 산 빈 초당에 학을 벗 삼아
石磬聲寒落遠風  차가운 석경 소리 바람에 멀리 사라지고
江上斷橋踈雨過  강 위에 끊어진 다리에 가랑비가 지나가자
半峯殘照背巖楓  산 중턱 석양빛이 바위 등진 단풍을 비추네
화사인 이 판관에게 주다(贈畫師李判官)
鄭虔死後君猶在  정건64)이 죽은 뒤로 그대만이 남아
翻手爲雲覆手烟  손 펴면 구름 되고 뒤집으면 안개 이네
因憶琴亭山水畫  금정의 산수화를 생각해 보노라니
沙頭宿鷺起聯拳  모래 위에 잠든 백로 연달아 날아오르네
양동애의 시에 차운함(次梁東崖韻)
東崖亭在水雲間  동애정은 물과 구름 사이에 있는데
欲學長生試九還  장생을 배우려 구환65)을 시험하네
方丈道人來借宿  방장의 도인이 와서 머무르며
一燈秋夜說名山  가을밤 등불 아래 명산을 이야기하네

008_0270_b_01L附原韻

008_0270_b_02L
杖錫隨緣別故山春來塵土不知還

008_0270_b_03L香雲滿壑無人到花外禪扉盡日關觀海

008_0270_b_04L敬次谿谷張判書見寄之韻

008_0270_b_05L
此身休處此心休夜爇金鳧念趙州

008_0270_b_06L近被世人知姓字欲將瓶錫入牛頭

008_0270_b_07L附原韻

008_0270_b_08L
聞說徽公似惠休碧雲佳句動南州

008_0270_b_09L如今辦得新家計一把黃茅已盖頭谿谷

008_0270_b_10L山中逢權處士

008_0270_b_11L
玉劒金鞭白面郞鹿裘布韈衝風雪

008_0270_b_12L山中相見不相知坐對無言天欲夕

008_0270_b_13L次紫霞亭韻

008_0270_b_14L
長江滾滾抱村流江上新亭冠一州

008_0270_b_15L梅柳當春陰結晝亢陽無地逼虛樓

008_0270_b_16L敬次宋高山韻

008_0270_b_17L
秋山伴鶴草堂空石磬聲寒落遠風

008_0270_b_18L江上斷橋踈雨過半峯殘照背巖楓

008_0270_b_19L贈畫師李判官

008_0270_b_20L
鄭虔死後君猶在翻手爲雲覆手烟

008_0270_b_21L因憶琴亭山水畫沙頭宿鷺起聯拳

008_0270_b_22L次梁東崖韻

008_0270_b_23L
東崖亭在水雲間欲學長生試九還

008_0270_b_24L方丈道人來借宿一燈秋夜說名山

008_0270_c_01L
또又
江路去家咫尺間  강가의 길은 집에 가까운 곳
敎兒夜刺錦鱗還  아이 보내 밤중에 금린어 잡아 돌아오네
酒酣斜枕溪邊石  얼큰히 술에 취해 냇가 바위에 누우니
一片孤雲出斷山  한 조각 외로운 구름 산 절벽에 피어나네
학섬 교사에게 보이다(示學暹敎師)
海上初逢正少年  바닷가에서 처음 만났을 땐 소년이었지
空心秋水貌神仙  마음은 맑기가 추수 같고 모습은 신선이었네
深山幾度同明月  깊은 산에서 몇 번이나 밝은 달 함께하며
斜倚梅花聽石泉  매화나무 기대어 돌샘 물소리 들었나
지리산으로 돌아가는 덕묵 스님을 보내며(送德默師歸智異山)
春早雙溪花未紅  봄은 일러 쌍계에 꽃 아직 붉지 않았는데
半峯斜日石門空  산 중턱에 기우는 해 석문은 고요하네
懸知路入三神洞  그대 아마 멀리 삼신동에 들어서면
立在烟霞禮赤松  노을빛 속에서 적송자赤松子66)께 예배하리
태능 스님 시에 차운하다(次太能師韻)
到底靑山長紫芝  이르는 곳 청산마다 자줏빛 영지67) 기르고
去來相與白雲期  가고 옴에 흰 구름과 서로를 기약하네
春深小院花如雪  봄 깊어 작은 뜰에 꽃 희기가 눈과 같고
手寫新篇夜臥遲  새 시구 짓느라 밤에도 늦게 자네
유 상사와 함께 적설루에서 취하다(與兪上舍同醉積雪樓)
仙家一瓮松醪熟  선가의 항아리에 솔잎 술 익어 가는데
對客頻傾三四盃  손님과 마주하여 서너 잔 기울이네
主人醉後客歸去  주인이 취한 후에 손님은 돌아가고
半嶺夕陽山鳥廻  고개 중턱 석양빛에 산새만 돌아오네
영대암에 쓰다(題靈臺菴)
深秋亂葉落寒虛  깊은 가을 낙엽은 차가운 허공에 흩날리니
露出琳宮畫不如  훤히 드러난 임궁68) 그림보다 아름답네
靈境始知仙侶在  산수 좋은 곳에 신선도 있는 줄 아노니
天風吹送五雲車  하늘 바람이 오운거69)를 날려 보내네
박 도사의 시에 차운하다(次朴都事韻)
神交不在形骸內  마음의 사귐은 육체에 있지 않으니
莫道仙凡兩地違  신선과 범부 세계 다르다 하지 말라
直待東林花爛熳  동림사 꽃 흐드러지게 필 때 기다려서
閑騎白鹿渡溪歸  한가로이 백록 타고 시내 건너가리라
장난삼아 쓰다(戱題)
晩年多病慕長房  만년에 병이 많아 장방70)을 사모하여
欲學燒丹却老方  연단 태워 불로의 비방을 배우려 하네
可笑莊周輕掉舌  우습다 장주는 가벼이 혀 놀리더니
生爲遠客死歸鄕  살아선 먼 나그네 되고 죽어서야 고향 갔네

008_0270_c_01L

008_0270_c_02L
江路去家咫尺間敎兒夜刺錦鱗還

008_0270_c_03L酒酣斜枕溪邊石一片孤雲出斷山

008_0270_c_04L示學暹敎師

008_0270_c_05L
海上初逢正少年空心秋水貌神仙

008_0270_c_06L深山幾度同明月斜倚梅花聽石泉

008_0270_c_07L送德默師歸智異山

008_0270_c_08L
春早雙溪花未紅半峯斜日石門空

008_0270_c_09L懸知路入三神洞立在烟霞禮赤松

008_0270_c_10L次太能師韻

008_0270_c_11L
到底靑山長紫芝去來相與白雲期

008_0270_c_12L春深小院花如雪手寫新篇夜臥遲

008_0270_c_13L與兪上舍同醉積雪樓

008_0270_c_14L
仙家一瓮松醪熟對客頻傾三四盃

008_0270_c_15L主人醉後客歸去半嶺夕陽山鳥廻

008_0270_c_16L題靈臺菴

008_0270_c_17L
深秋亂葉落寒虛露出琳宮畫不如

008_0270_c_18L靈境始知仙侶在天風吹送五雲車

008_0270_c_19L次朴都事韻

008_0270_c_20L
神交不在形骸內莫道仙凡兩地違

008_0270_c_21L直待東林花爛熳閑騎白鹿渡溪歸

008_0270_c_22L戱題

008_0270_c_23L
晩年多病慕長房欲學燒丹却老方

008_0270_c_24L可笑莊周輕掉舌生爲遠客死歸鄕

008_0271_a_01L
남 처사 시에 차운하다(次南處士韻)
少入茅山禮北星  젊어서 모산71)에 들어가 북극성에 예배하고
餐霞夜誦蘂珠經  노을 마시며 저녁에 『예주경』72)을 읊조리네
世情已作添泥絮  속세의 마음은 진흙에 떨어진 버들강아지 같으니
不逐槐安夢裏名  괴안의 꿈73)속 헛된 명성을 좇지 않으리라
선운 스님에게 보이다(示禪雲師)
月明蕭寺談經夜  달 밝은 고요한 절 불경을 논하는 밤
淸磬寒燈樹影間  맑은 경쇠 소리 찬 등불 나무 그림자 비추네
行徑不曾忙踐草  길 갈 때도 풀 밟을까 서두르지 않거니
曝書何忍蠹魚乾  책 말릴 때에 차마 어찌 책벌레 죽이랴
송운 김 판서 시에 공경히 차운함(敬次㮤雲金判書韻)
巖竇靈泉細脉長  바위틈 맑은 샘 수맥이 길어
跳波流入小池塘  물결 튀어 올라 연못으로 흘러오네
山童睡起敲茶臼  산골 아이 잠에서 깨어 다구를 치니
一抹輕烟逗夕陽  한 줄기 가벼운 연기 석양빛에 너울거리네
오언 사운 五言四韻
한음 이 상국74)의 시를 공경히 차운하여 성암 화상에게 주다(贈性諳和尙敬次漢陰李相國韻)
師住藍城刹    스님께서 머무는 가람 도성의 사찰
山川寄所思    산천을 생각하는 그리운 마음
風林鳴曉葉    바람 부는 숲 새벽 잎 지는 소리
露桂泣秋枝    계수나무 가지엔 가을 이슬 맺혔네
愛竹開門早    대나무를 사랑하여 문을 일찍 열고
看雲下箔遲    구름을 보느라 발을 더디 내리네
袖中藏夜玉    품속에 감추어 둔 빛나는 야광주
相國漢陰詩    상국 한음이 품고 있는 시
또又
自少學書史    어려서는 글과 역사를 배웠고
晩年能綴文    만년에는 글짓기에 능하였다
高談駭俗聽    고담은 속인의 귀를 놀라게 하고
佳句動人聞    아름다운 시구 사람을 감동시켰네
振錫寒林雪    석장을 떨치니 차가운 숲의 흰 눈
擎盂瘴海雲    발우 높이 드니 장해75)의 구름 가득
臨溪君莫醉    시냇가 임하여 그대 취하지 말게나
儂意惜相分    나의 마음 이별이 더욱더 애석타네
혜원 스님에게 부치다(寄惠遠師)
師獨談經處    스님 홀로 불경 논하는 곳에
猿應洗鉢回    잔나비 응당 발우 씻고 돌아가리
汲瓶分澗月    병에 물 뜨니 시내 달빛 담기고
晒衲落江梅    가사 말리니 강가 매화 떨어지네

008_0271_a_01L次南處士韻

008_0271_a_02L
少入茅山禮北星餐霞夜誦蘂珠經

008_0271_a_03L世情已作添泥絮不逐槐安夢裏名

008_0271_a_04L示禪雲師

008_0271_a_05L
月明蕭寺談經夜淸磬寒燈樹影間

008_0271_a_06L行徑不曾忙踐草曝書何忍蠹魚乾

008_0271_a_07L敬次㮤雲金判書韻

008_0271_a_08L
巖竇靈泉細脉長跳波流入小池塘

008_0271_a_09L山童睡起敲茶臼一抹輕烟逗夕陽

008_0271_a_10L

008_0271_a_11L1)五言四韻 [19]

008_0271_a_12L贈性諳和尙敬次漢陰李相國韻

008_0271_a_13L
師住藍城刹山川寄所思

008_0271_a_14L風林鳴曉葉露桂泣秋枝

008_0271_a_15L愛竹開門早看雲下箔遲

008_0271_a_16L袖中藏夜玉相國漢陰詩

008_0271_a_17L

008_0271_a_18L
自少學書史晩年能綴文

008_0271_a_19L高談駭俗聽佳句動人聞

008_0271_a_20L振錫寒林雪擎盂瘴海雲

008_0271_a_21L臨溪君莫醉儂意惜相分

008_0271_a_22L寄惠遠師

008_0271_a_23L
師獨談經處猿應洗鉢回

008_0271_a_24L汲瓶分澗月晒衲落江梅

008_0271_b_01L草屨朝穿雪    짚신으로 아침 눈을 헤치며 걷고
金爐夜撥灰    저녁나절 화로에 불씨 뒤적이네
緬思同寺宿    절에서 함께한 밤 멀리 생각하곤
欹枕夢天台    베개에 기대어 천태산을 꿈꾸네
신안 스님에게 주다(贈信安師)
世界多煩惱    세상에 번뇌가 많으니
宜居獨化城    홀로 화성76)에 살리라
山從沙際斷    산은 모래톱 끝에 끊어지고
水到石稜鳴    물은 돌 모서리 부딪쳐 우네
抛食魚爭咂    밥 버리자 물고기 다투어 먹고
忘機鳥不驚    마음 담박하니 새도 놀라지 않네
呼兒煮新茗    아이 불러 새 찻잎 달이고
吟對亂峯靑    푸른 산봉우리 보며 시를 읊조리네
혜천 스님에게 주다(贈惠天師)
歲去頭全百    세월 가니 머리는 하얗게 세는데
春來晝正長    봄이 오니 낮은 한창 길기만 하네
詩書付流水    시와 서는 흐르는 물에 맡겼지만
老病戀殘陽    늙고 병드니 지는 석양 아쉬워라
靄雜爐烟碧    노을은 화로 연기 어울려 푸르고
泉和茗味香    샘물 부드러워 차 맛이 향기롭네
一宵江上寺    하룻밤을 강가의 가람에서
淸話廢眠床    청아한 이야기로 밤을 지새우네
중흥사로 돌아가는 현밀 스님을 보내며(送玄密師歸中興寺)
一別雙溪寺    쌍계사에서 한번 이별할 제
相携話後期    서로 손잡고 훗날을 기약하네
猿聲催客路    잔나비 울음소리 길손을 재촉하고
花影上行衣    꽃 그림자는 나그네 옷 타고 오른다
風㝎孤雲細    바람 잦아들자 외로운 구름 가늘고
山高夕照微    산이 높으니 석양빛도 미미하네
中興近城市    중흥사는 읍내 저자와 가까우니
掛衲莫忘歸    납의 걸어 놓고 돌아오기 잊지 말게
홍주 사군 지봉 이 상공77)의 시에 공경히 차운함(敬次洪州使君芝峯李相公韻)
洪郭重來謁    홍주 성곽으로 다시 와 뵈옵고
懸燈蹔展眉    등불 걸고 잠시 눈썹을 펴 보네
人逢今日雨    사람은 오늘 비 내릴 때 만났는데
花發舊年枝    꽃은 옛날 가지에 피어 있구나
蔬筍山僧偈    산승의 시는 소순의 맛78)이 가득한데
瓊琚刺史詩    태수의 시는 경거79)처럼 아름다워
一宵淸意味    오늘 밤의 맑은 이 뜻을
應復入峯知    산에 들어가서도 잊지 않으리
부. 원운(附原韻)
擁褐鈴齋夜    영재80)의 밤 모포를 끌어안고
靑燈對雪眉    등불 아래 흰 눈썹의 스님 대하다

008_0271_b_01L草屨朝穿雪金爐夜撥灰

008_0271_b_02L緬思同寺宿欹枕夢天台

008_0271_b_03L贈信安師

008_0271_b_04L
世界多煩惱宜居獨化城

008_0271_b_05L山從沙際斷水到石稜鳴

008_0271_b_06L抛食魚爭咂忘機鳥不驚

008_0271_b_07L呼兒煮新茗吟對亂峯靑

008_0271_b_08L贈惠天師

008_0271_b_09L
歲去頭全白春來晝正長

008_0271_b_10L詩書付流水老病戀殘陽

008_0271_b_11L靄雜爐烟碧泉和茗味香

008_0271_b_12L一宵江上寺淸話廢眠床

008_0271_b_13L送玄密師歸中興寺

008_0271_b_14L
一別雙溪寺相携話後期

008_0271_b_15L猿聲催客路花影上行衣

008_0271_b_16L風㝎孤雲細山高夕照微

008_0271_b_17L中興近城市掛衲莫忘歸

008_0271_b_18L敬次洪州使君芝峯李相公韻

008_0271_b_19L
洪郭重來謁懸燈蹔展眉

008_0271_b_20L人逢今日雨花發舊年枝

008_0271_b_21L蔬筍山僧偈瓊琚刺史詩

008_0271_b_22L一宵淸意味應復入峯知

008_0271_b_23L附原韻

008_0271_b_24L
擁褐鈴齋夜靑燈對雪眉

008_0271_c_01L樓雲眠古堞    누각의 구름 옛 성첩에 머물고
窓雨響寒枝    창가의 비에 차가운 가지 소리
細討經中字    세밀히 경중의 문자 토론하고
閑尋槖裡詩    한가로이 바랑의 시 찾는구나
遙看心性處    마음과 성품을 얼핏 보고 나니
不語兩心知    말하지 않아도 두 마음 통하네
【지봉芝峯】
부. 충휘 상인이 덕유산 백련사로 돌아가는 것을 보내며 지봉 이 참판 수광이 시권에 쓴 운을 쓰다(附贈別沖徽上人還德裕山白蓮社用芝峯李參判睟光題詩卷韻)
要結廬山社    여산의 모임을 맺으려 하니
寧攢栗里眉    도연명의 이마를 찡그리게 하랴
花香滿天界    꽃향기 천계에 가득하고
仙鶴宿禪枝    선학은 고요한 가지에 깃들었네
已戒狂因酒    술로 마음 미치는 줄 경계하였고
方慙妄是詩    시도 부질없는 줄 알아 부끄럽네
掛冠歸隱計    벼슬 버리고 돌아가 은거할 계책
說與嶺雲知    고개 위 구름에게 알리네
【동악東岳】
무주 한풍루 현판 동악 이 명부 시에 공경히 차운함(茂朱寒風樓敬次板上東岳李明府韻)
峽峻天疑近    협곡 솟아 하늘이 가까운 듯하고
樓高地自平    누각 높아 땅은 절로 평평하네
嶺雲依檻重    고갯마루 흰 구름 난간 짙게 깔리고
松露滴階淸    솔 이슬은 섬돌에 맑게 떨어지네
對酒花如語    술잔 대하니 꽃도 속삭이는 듯
開窓月有情    창문 열어젖히니 달님도 정겨워라
坐看城四畔    앉아서 성곽 사방을 바라보니
燈火數家明    몇몇 인가의 등불 빛만 밝아라
부. 원운(附原韻)
路入千峯秀    길은 아름다운 산으로 이어지고
樓開一野平    누각은 넓은 들녘으로 펼쳐졌다
斷雲心共遠    마음은 조각구름과 함께 흐르는데
流水政俱淸    그대의 다스림 시내처럼 맑아라
誰識絃歌地    누가 알리오, 현가81) 하는 곳에
仍懷丘壑情    은자의 마음을 품은 줄을
汝南兼吏隱    여남82)에서도 이은83)을 겸했으니
不必學淵明    꼭 도연명을 배울 필요 없어라
【동악東岳】
금계 군관에서 동악 이 명부의 시에 공경히 차운함(錦溪郡館敬次東岳李明府韻)
[1]
喬木圍平野    교목은 평야를 둘러 있고
危樓出半空    높은 누각은 허공에 솟았다
溪聲片雨外    시냇물 소리 빗속에 들려오고
山色亂雲中    산 빛은 구름 속에 어른거리네
地僻天公力    땅 궁벽하니 조화의 힘이요
簷高匠伯功    처마 높은 것은 장인의 솜씨

008_0271_c_01L樓雲眠古堞窓雨響寒枝

008_0271_c_02L細討經中字閑尋槖裡詩

008_0271_c_03L遙看心性處不語兩心知芝峯

008_0271_c_04L附贈別冲徽上人還德裕山白蓮社用

008_0271_c_05L
芝峯李參判睟光題詩卷韻

008_0271_c_06L要結廬山社寧攢栗里眉

008_0271_c_07L花香滿天界仙鶴宿禪枝

008_0271_c_08L已戒狂因酒方慙妄是詩

008_0271_c_09L掛冠歸隱計說與嶺雲知東岳

008_0271_c_10L茂朱寒風樓敬次板上東岳李明府
008_0271_c_11L

008_0271_c_12L
峽峻天疑近樓高地自平

008_0271_c_13L嶺雲依檻重松露滴階淸

008_0271_c_14L對酒花如語開窓月有情

008_0271_c_15L坐看城四畔燈火數家明

008_0271_c_16L附原韻

008_0271_c_17L
路入千峯秀樓開一野平

008_0271_c_18L斷雲心共遠流水政俱淸

008_0271_c_19L誰識絃歌地仍懷丘壑情

008_0271_c_20L汝南兼吏隱不必學淵明東岳

008_0271_c_21L錦溪郡館敬次東岳李明府韻

008_0271_c_22L
喬木圍平野危樓出半空

008_0271_c_23L溪聲片雨外山色亂雲中

008_0271_c_24L地僻天公力簷高匠伯功

008_0271_c_25L「五言四韻」編者補入

008_0272_a_01L今來試一陟    이제 와서 한번을 오르나니
更與使君同    다시 사군과 함께하였네

[2]
岸巾躋寶閣    두건 높이 쓰고 보배 누각에 오르니
晴望盡南州    남쪽 고을 모두 다 맑기가 그지없네
宿霧輕侵袂    묵은 안개는 가벼이 소매에 젖어 들고
飛花亂入樓    꽃은 어지러이 누각에 날려 오네
未秋收畫扇    가을 아직 먼데 꽃부채를 거두고
無酒寫閉愁    술 없어 괜한 시름 풀 길 없어라
地與仙源接    이곳은 신선 세계로 이어지는 곳
溪通一釣舟    시내에 낚싯배 하나 오고 가네

[3]
臥閤民無訟    서재에 누웠어도 백성은 송사 없어84)
官閑晝咏詩    공무 한가로워 낮에도 시를 읊조리네
田園存晩計    전원에서 늙을 계획을 세우니
魚鳥待幽期    새와 물고기도 그윽이 기다리는 듯
月滿春城夜    달빛은 봄 성곽의 밤에 가득하고
花開野店時    꽃들은 들 주막에 피어 있네
文章眞小技    문장은 참으로 작은 기예
於道恐磷碯    성현의 도에 흠이 될까 하노라
부. 원운(附原韻)
[1]
吏散重門閉    아전들 흩어지니 겹문도 닫히고
春深小院空    봄 깊어 가니 작은 뜰 휑하게 비었네
鳥回山影外    새는 산 그림자 멀리 돌아오고
花謝雨聲中    꽃은 빗소리 가운데 떨어지네
眼看浮生理    눈으론 부생의 이치를 보고
心知造物功    마음으로 조물주의 솜씨 알아
岳僧能剝喙    산승이 문 두드려 찾아 주니
應爲道情同    아마도 마음이 하나이기 때문

[2]
瘴嵐窮峽內    깊은 협곡에 이내 피어오르는데
寥落古名州    이름난 옛 고을은 쓸쓸하기만
白水深圍郭    맑은 물은 성곽을 깊이 둘러 있고
靑山近對樓    청산은 누각 가까이 마주하였네
與僧三日語    스님과 여러 날 이야기 하노라니
爲客一春愁    나그네의 봄날 시름만 더해 가네
後夜西歸夢    훗날 서쪽으로 돌아가는 꿈 꾸며
東江有小舟    동강에 배 한 척 마련하리라
[3]
太守本好道    태수는 본디 도를 좋아하고
上人偏愛詩    상인은 참으로 시를 사랑하여
風塵異名迹    풍진 세상에 자취는 다르나
雲水一襟期    운수의 마음만은 함께한다네
古縣相邀地    옛 고을에서 서로 만나고
春城枉過時    봄날 성곽으로 방문하였네
卽今支許契    이제 지·허의 친분85)을 맺었으니
終老不磷碯    늙을 때까지 변하지 않으리
【동악東岳】
금산군을 떠나 경주부로 부임하는 동악 이 사군을 보내며(奉送東岳李使君發錦山郡赴慶州府)
山人歸去路    산인이 떠나 돌아가는 길
難與使君同    사군과 함께하기 어렵구나

008_0272_a_01L今來試一陟更與使君同(一)

008_0272_a_02L岸巾躋寶閣晴望盡南州

008_0272_a_03L宿霧輕侵袂飛花亂入樓

008_0272_a_04L未秋收畫扇無酒寫閉 [2]

008_0272_a_05L地與仙源接溪通一釣舟(二)

008_0272_a_06L臥閤民無訟官閑晝咏詩

008_0272_a_07L田園存晩計魚鳥待幽期

008_0272_a_08L月滿春城夜花開野店時

008_0272_a_09L文章眞小技於道恐磷碯(三)

008_0272_a_10L附原韻

008_0272_a_11L
吏散重門閉春深小院空

008_0272_a_12L鳥回山影外花謝雨聲中

008_0272_a_13L眼看浮生理心知造物功

008_0272_a_14L岳僧能剝喙應爲道情同(一)

008_0272_a_15L瘴嵐窮峽內寥落古名州

008_0272_a_16L白水深圍郭靑山近對樓

008_0272_a_17L與僧三日語爲客一春愁

008_0272_a_18L後夜西歸夢東江有小舟(二)

008_0272_a_19L太守本好道上人偏愛詩

008_0272_a_20L風塵異名迹雲水一襟期

008_0272_a_21L古縣相邀地春城枉過時

008_0272_a_22L即今支許契終老不磷碯(三) 東岳

008_0272_a_23L奉送東岳李使君發錦山郡赴慶州
008_0272_a_24L

008_0272_a_25L
山人歸去路難與使君同

008_0272_b_01L驅馬雲千里    그대 구름 천 리 길 말 달려 떠나고
飛笻雪萬峯    나는 눈 덮인 산 석장으로 떠나네
凍旗翻海日    얼어붙은 깃발 바다 햇빛 비치고
寒衲拂溪風    차가운 가사엔 시내 바람이 스친다
別後相思夢    이별 뒤 꿈에도 그리워하는 마음을
懸知趂北鴻    북으로 가는 기러기 보며 알리라
지리산에서 용계 김 방백이 보내 준 시에 공경히 차운하다(智異山中敬次龍溪金方伯見寄之韻)
憶昔初相見    예전 첫 만남을 생각하니
千峯住晩暉    온 산이 석양빛에 물들었지
蘭侵㳂澗路    난초 향은 시내 길에 풍겨 오고
花壓倚雲扉    꽃은 구름 낀 사립문을 덮었네
蘿幌懸燈宿    넝쿨 장막 등불 아래 함께 자고
溪堂聽梵歸    시냇가 집 범종 들으며 돌아갔네
何年更對榻    어느 때 다시 서로 마주앉아서
儒釋各忘機    그대와 나의 마음 무심해질꼬
청학동(靑鶴洞)
翠岳懸精舍    푸른 산 정사가 걸려 있어
山河一望通    산하가 한눈에 바라보이네
捲簾秋色裏    가을빛 속에 주렴 걷으니
鳴磬夕陽中    석양에 경쇠 소리 울리네
露竹生閑地    빈 땅엔 이슬 젖은 죽순 솟고
風泉吼遠空    샘 소리 바람에 먼 하늘 퍼져
尋眞誰涉海    신선 찾아 바다를 건너는 이 누군가
即此是仙宮    이곳이 바로 선궁인 것을
동 태능 스님(東太能師)
師在淸凉地    스님은 청량한 터에 계시니
應無一點塵    한 점 티끌도 없으리라
烟霞宜古寺    안개와 노을은 옛 절에 어울리고
松竹屬閑人    송죽은 한가로운 사람의 몫
水月禪心靜    스님의 마음 물속의 달처럼 고요하고
鶯花句法新    꾀꼬리와 꽃의 시구 새롭구나
吾今執甁鉢    나도 이제 물병과 발우 지니고
相伴老溪濵    함께 시냇가에서 늙으리라
봄날 육화 대사의 방문을 기뻐하며(春日喜六和大士見訪)
雨後微風起    비 온 뒤 실바람 불어와
殘花一夕空    밤 사이 남은 꽃잎 다 떨어졌네
鳥飛山色裏    새는 산 빛 속에 날아오르고
僧語水聲中    시냇물 속에 스님의 이야기 소리
松上寒烟積    소나무 위에 차가운 안개 쌓이고
林間小逕通    숲속엔 작은 길 열려 있구나
殷勤和大士    다정하게도 육화 대사께서
隔嶺訪衰翁    고개 너머 늙은이를 찾아 주었네

008_0272_b_01L驅馬雲千里飛笻雪萬峯

008_0272_b_02L凍旗翻海日寒衲拂溪風

008_0272_b_03L別後相思夢懸知趂北鴻

008_0272_b_04L智異山中敬次龍溪金方伯見寄之
008_0272_b_05L

008_0272_b_06L
憶昔初相見千峯住晩暉

008_0272_b_07L蘭侵㳂澗路花壓倚雲扉

008_0272_b_08L蘿幌懸燈宿溪堂聽梵歸

008_0272_b_09L何年更對榻儒釋各忘機

008_0272_b_10L靑鶴洞

008_0272_b_11L
翠岳懸精舍山河一望通

008_0272_b_12L捲簾秋色裏鳴磬夕陽中

008_0272_b_13L露竹生閑地風泉吼遠空

008_0272_b_14L尋眞誰涉海即此是仙宮

008_0272_b_15L東太能師

008_0272_b_16L
師在淸凉地應無一點塵

008_0272_b_17L烟霞宜古寺松竹屬閑人

008_0272_b_18L水月禪心靜鶯花句法新

008_0272_b_19L吾今執瓶鉢相伴老溪濵

008_0272_b_20L春日喜六和大士見訪

008_0272_b_21L
雨後微風起殘花一夕空

008_0272_b_22L鳥飛山色裏僧語水聲中

008_0272_b_23L松上寒烟積林間小逕通

008_0272_b_24L殷勤和大士隔嶺訪衰翁

008_0272_c_01L
안심사에서 현판의 동악 이 명부의 시에 공경히 차운함(安心寺敬次板上東岳李明府韻)
客尋鳴磬寺    길손 경쇠 울리는 절 찾아오니
僧引雨花樓    스님은 꽃비 내리는 누각으로 인도하네
梅熟傳香遠    매실은 익어 향기 멀리 전하고
泉甘架竹流    샘물은 대나무를 따라 흐르네
窓臨靑海闊    창문은 넓어 푸른 바다 마주하고
徑入白雲幽    오솔길은 흰 구름 속 깊이 이어져
欲和驚人句    뛰어난 시구로 화답하고자
推敲獨抱羞    퇴고86)하다 홀로 부끄러워하네
부. 원운(附原韻)
獨訪安心寺    홀로 안심사 찾아와
先登積雪樓    맨 먼저 적설루에 오르니
一峯差石勢    산봉우리엔 돌이 삐죽하고
雙壑殷溪流    골짜기엔 시내 소리 세차네
月上天疑近    달 떠오르니 하늘이 가까운 듯
雲生地轉幽    구름 피어나니 땅 더욱 그윽해라
官驂戴星發    관마 타고 별빛 받으며 돌아가노라니
翻向野僧羞    들에 사는 스님에게 부끄럽네
【동악東岳】
오산에서 전·정 두 수재를 이별하며(烏山別田鄭二秀才)
烏岳山中寺    오악 산속 한 절간에서
論詩又說禪    시를 논하고 선을 이야기하네
觀空一老釋    공을 관하는 한 노승
嚥玉二飛仙    옥 같은 시 토해 내는 두 신선
洞暖花如雪    골짜긴 따스하여 꽃은 눈처럼 희고
郊晴草似烟    교외는 맑게 개어 풀은 안개 깔린 듯
共君還有恨    한스러운 것은 그대와 나
明曉各天邊    아침이면 각각 먼 하늘로 떠나는 것
명순 스님을 송별하며(送別明淳師)
南國山重疊    남쪽 나라엔 산은 첩첩 둘러싸고
秋風夜早凉    가을바람에 밤은 일찍 서늘해져
故園頻入夢    고향은 자주 꿈속에 보이는데
遠客宿舂粮    먼 나그네 저녁부터 양식을 찧네
出嶠雲初散    산에 핀 구름 이제 막 흩어지고
辭巢燕又忙    둥지 떠난 제비도 바쁘기만 한데
何年江北寺    어느 때나 강북의 절에서
一笑共焚香    함께 웃으며 향을 피울까!
택휴 스님과 이별하며 남긴 시(留別擇休師)
孤雲無㝎迹    외로운 구름처럼 자취가 없고
去住即隨緣    오고 가는 것 인연 따라 행하네
春踏爐峰雪    봄 오면 노봉의 눈을 밟고
秋聽洛寺泉    가을이면 낙사의 샘물 소리 듣네
琴心知曲譜    거문고 소리에 마음을 알고87)
祖意繼南禪    남종선 조사88)의 뜻을 이었네

008_0272_c_01L安心寺敬次板上東岳李明府韻

008_0272_c_02L
客尋鳴磬寺僧引雨花樓

008_0272_c_03L梅熟傳香遠泉甘架竹流

008_0272_c_04L窓臨靑海闊徑入白雲幽

008_0272_c_05L欲和驚人句推敲獨抱羞

008_0272_c_06L附原韻

008_0272_c_07L
獨訪安心寺先登積雪樓

008_0272_c_08L一峯差石勢雙壑殷溪流

008_0272_c_09L月上天疑近雲生地轉幽

008_0272_c_10L官驂戴星發翻向野僧羞東岳

008_0272_c_11L烏山別田鄭二秀才

008_0272_c_12L
烏岳山中寺論詩又說禪

008_0272_c_13L觀空一老釋嚥玉二飛仙

008_0272_c_14L洞暖花如雪郊晴草似烟

008_0272_c_15L共君還有恨明曉各天邊

008_0272_c_16L送別明淳師

008_0272_c_17L
南國山重疊秋風夜早凉

008_0272_c_18L故園頻入夢遠客宿舂粮

008_0272_c_19L出嶠雲初散辭巢燕又忙

008_0272_c_20L何年江北寺一笑共焚香

008_0272_c_21L留別擇休師

008_0272_c_22L
孤雲無㝎迹去住即隨緣

008_0272_c_23L春踏爐峰雪秋聽洛寺泉

008_0272_c_24L琴心知曲譜祖意繼南禪

008_0273_a_01L別後如相憶    이별 후에 서로가 그립거든
題詩寄遠巓    시를 지어 먼 산으로 부치소서
태 장로에게 보이다(示太長老)
太老浮屠者    태 장로는 부처님의 제자
雲山托此生    구름 낀 산에 이 삶을 의탁했네
竹簾看靄捲    대발 내걸어 노을 바라보니
松戶傍花扄    소나무 문은 꽃들 곁에 닫혀 있네
氣與秋天杳    기개는 가을 하늘처럼 높고
心隨水月明    마음은 물속의 달빛인 듯 맑다네
懸燈坐永夜    긴 밤 등불 켜고 앉았노라니
踈磬兩三聲    드문드문 들려오는 경쇠의 소리
황폐한 절(廢寺)
獨把靑藜杖    홀로 청려장 짚고서
來尋古寺前    옛 절 앞을 찾아왔네
廢池窺渴猿    버려진 연못엔 목마른 잔나비 엿보고
喬木噪寒蟬    높은 나무엔 매미가 시끄러이 운다
茶竈雲爲鎻    차 부엌은 구름으로 닫아걸고
禪階草作氊    선방 계단은 풀이 융단처럼 깔렸네
題詩生百感    시를 짓노라니 솟아오르는 온갖 감회
回首夕陽天    고개 돌려 석양빛을 바라본다
홀로 읊다(自詠)
處世身爲惱    속세에 사는 몸 번뇌만 일더니
歸山計自安    산에 돌아갈 계획에 절로 편해져
餐霞知換骨    노을 마시니 환골탈태하고
節食覺留顔    음식을 절제하니 홍안이 머무는 듯
霽嶠雲猶合    비 개인 봉우리엔 구름이 아직 자욱하고
陰崖雪未殘    그늘진 골짜기엔 흰 눈 아직 남아 있네
杖藜臨水岸    지팡이 짚고 물가를 굽어보며
終日念經閑    종일토록 한가로이 날을 보내리
칠언 사운七言四韻
서산 대사가 설매 장로에게 준 시에 차운함(敬次西山大師贈雪梅長老韻)
西湖一去林君復  서호에 한번 떠나간 임군복89)
皎皎氷姿人未識  깨끗한 얼음 같은 자태90) 아는 이 없구나
風來香逐藥杵淸  바람 불자 약절구 따라 향기 맑게 퍼지고
月出影蘸茶鐺白  달그림자 차 솥에 하얗게 드리우네
纖柯不帶塵埃氣  섬세한 가지는 티끌 기운 하나 없고
異根喜托霜雪壑  기이한 뿌리는 눈서리 골짜기에 기쁘게 의탁하네
赤憎狂颷捲地號  얄밉구나, 사나운 바람 땅을 휩쓸며 불어와
萬片飄向泥中落  수많은 꽃잎 날려 진흙 속에 떨어지네
부. 원운(附原韻)

008_0273_a_01L別後如相憶題詩寄遠巓

008_0273_a_02L示太長老

008_0273_a_03L
太老浮屠者雲山托此生

008_0273_a_04L竹簾看靄捲松戶傍花扄

008_0273_a_05L氣與秋天杳心隨水月明

008_0273_a_06L懸燈坐永夜踈磬兩三聲

008_0273_a_07L廢寺

008_0273_a_08L
獨把靑藜杖來尋古寺前

008_0273_a_09L廢池窺渴猿喬木噪寒蟬

008_0273_a_10L茶竈雲爲鎻禪階草作氊

008_0273_a_11L題詩生百感回首夕陽天

008_0273_a_12L自詠

008_0273_a_13L
處世身爲惱歸山計自安

008_0273_a_14L餐霞知換骨節食覺留顏

008_0273_a_15L霽嶠雲猶合陰崖雪未殘

008_0273_a_16L杖藜臨水岸終日念經閑

008_0273_a_17L

008_0273_a_18L1)七言四韻 [20]

008_0273_a_19L敬次西山大師贈雪梅長老韻

008_0273_a_20L
西湖一去林君復皎皎氷姿人未識

008_0273_a_21L風來香逐藥杵淸月出影蘸茶鐺白

008_0273_a_22L纎柯不帶塵埃氣異根喜托霜雪壑

008_0273_a_23L赤憎狂颷捲地號萬片飄向泥中落

008_0273_a_24L附原韻

008_0273_b_01L
西湖烟鎻後村荒  서호 안개로 뒤덮이니 마을은 황량한데
五百年來一知識  오백 년 이래 아는 이는 한 사람뿐
人間火宅大夢中  인간이 사는 세상 화택91)이요 큰 꿈속
梅雪俱寒淸且白  매화만이 눈처럼 차갑고 청백하네
飄飄獨鳥與孤雲  새 한 마리 외로운 구름 함께 나는데
杳杳千峯更萬壑  천봉과 만학은 아득하기만 하여라
踏盡婆娑臥金剛  사바세계 두루 밟고 금강산에 누우니
月中松子頭邊落  달빛에 솔방울만 머리맡에 떨어지네
【서산西山】
신흥사神興寺
[1]
層樓百尺起崔嵬  층층 누각은 백 척이나 높이 솟아
綠戶瓊窓次苐開  푸른 문 아름다운 창 차례로 열리네
一片白雲生石榻  한 조각 흰 구름은 석탑에서 피어나고
數聲淸磬出花臺  맑디맑은 경쇠 소리 화대에서 울려 퍼지네
山前麝過香侵逕  산 앞 사향노루 지나니 향기 길에 스미고
池面魚跳水濺苔  연못 위로 물고기 뛰자 이끼에 물 흩뿌리네
貪看玉峯靑似染  정신 팔려 옥봉을 보노라니 푸른빛 물이 든 듯
不知身在斷橋隈  이 몸이 끊어진 다리에 다다른 줄도 몰랐다네

[2]
刳檀斫桂起仙宮  박달나무 계수나무 베어 선궁을 세우니
畫棟朱闌暎碧穹  화려한 기둥 붉은 난간 푸른 하늘에 아롱지네
繡戶逈開蘭渚月  수놓은 문 저 멀리 난저92)의 달빛 열리고
珠簾高捲橘洲風  주렴 높이 거니 불어오는 귤주93) 바람
縈林小逕尋疑斷  수풀 두른 오솔길 찾아봐도 끊어진 듯
漱石寒泉聽不窮  돌 씻는 차가운 샘물 그 소리 끊임없어
吾亦即今塵慮少  나도 이제부터 속된 생각일랑 접어 두고
誓陪淸梵學眞空  맑은 범패 소리 들으며 진공94)을 배우리
[3]
淸川環抱靑松院  맑은 시냇물은 청송원을 감싸 돌고
曲曲闌干壓水流  굽이굽이 난간은 시내 흐름 굽어보네
洗耳巖前山影落  세이암 앞에는 산 그림자 떨어지고
凌波橋上桂香浮  능파교 위에는 풍겨 오는 계수나무 향
蘿懸翠壁孤雲細  넝쿨 걸린 푸른 절벽 조각구름 흐르는데
露濕黃花曲逕幽  이슬 젖은 노란 국화 굽은 오솔길 그윽해라
坐久不知天又暮  오래도록 앉아서 날 저무는 줄 몰랐더니
寒鴉啼散亂峯秋  차가운 까마귀 소리 가을 산에 흩어지네
오산 차 교리95)의 시에 공경히 차운하다(敬次五山車校理韻)
[1]
淸時無妄江潭謫  태평 시대 뜻밖에 강담에 유배되어
路接東林每獨來  동림사 이웃해 항상 홀로 오셨네
賈傅宅邊雲似墨  가 태부96)의 집 곁은 구름도 검은 듯
遠公池面水如苔  원공97)의 연못물은 이끼처럼 푸르네
春歸始覺乾坤惠  봄에 돌아가니 비로소 느끼는 임금 은혜
老去方知歲月催  늙어 가니 바야흐로 세월 재촉하는 줄 알았네
門掩海西鄕信斷  문 닫고 칩거하니 해서의 고향 소식 끊기고
瘴烟微雨聽蚊雷  더운 구름 이슬비에 우레와 같은 모기 소리

[2]
一笻踈雨下山顚  지팡이 하나로 가랑비 속 산꼭대기 내려와
江海扁舟訪謫仙  조각배로 강해의 적선98)을 방문하네
洪館初逢仍乞句  홍주 공관에서 처음 만나 시를 청하였고
公城重見更論禪  공성99)에서 다시 만나 선을 논했었지

008_0273_b_01L
西湖烟鎻後村荒五百年來一知識

008_0273_b_02L人間火宅大夢中梅雪俱寒淸且白

008_0273_b_03L飄飄獨鳥與孤雲杳杳千峯更萬壑

008_0273_b_04L踏盡婆娑臥金剛月中松子頭邊落西山

008_0273_b_05L神興寺

008_0273_b_06L
層樓百尺起崔嵬綠戶瓊窓次2) [21]

008_0273_b_07L一片白雲生石榻數聲淸磬出花臺

008_0273_b_08L山前麝過香侵逕池面魚跳水濺苔

008_0273_b_09L貪看玉峯靑似染不知身在斷橋隈(一)

008_0273_b_10L刳檀斫桂起仙宮畫棟朱䦨暎碧穹

008_0273_b_11L繡戶逈開蘭渚月珠簾高捲橘洲風

008_0273_b_12L縈林小逕尋疑斷漱石寒泉聽不窮

008_0273_b_13L吾亦即今塵慮少誓陪淸梵學眞空(二)

008_0273_b_14L淸川環抱靑松院曲曲䦨干壓水流

008_0273_b_15L洗耳巖前山影落凌波橋上桂香浮

008_0273_b_16L蘿懸翠壁孤雲細露濕黃花曲逕幽

008_0273_b_17L坐久不知天又暮寒鴉啼散亂峯秋(三)

008_0273_b_18L敬次五山車校理韻

008_0273_b_19L
淸時無妄江潭謫路接東林每獨來

008_0273_b_20L賈傅宅邊雲似墨遠公池面水如苔

008_0273_b_21L春歸始覺乾坤惠老去方知歲月催

008_0273_b_22L門掩海西鄕信斷瘴烟微雨聽蚊雷(一)

008_0273_b_23L一笻踈雨下山顚江海扁舟訪謫仙

008_0273_b_24L洪館初逢仍乞句公城重見更論禪

008_0273_c_01L窮通有命那書字  빈궁과 영달 천명인데 허공에 글자 쓰랴100)
出處無機不怨天  출처에 거짓 없으니 하늘 원망치 않는다네
家在玉京身萬里  집은 서울에 있는데 몸은 만 리나 밖
故園松菊㝎蕭然  고향의 소나무 국화도 분명코 쓸쓸하리
부. 원운(附原韻)
[1]
烈士暮年心尙爾  열사는 모년에도 마음 변치 않거든
可堪流落獨悲來  어찌 유배 때문에 홀로 슬퍼만 하랴
陰符虫網塵侵字  『음부경』101)엔 거미줄과 먼지 뒤덮이고
寶劔龍鳴繡澁苔  웅웅 울리던 보검도 이끼 끼어 무뎌졌네
絶迹久從黃鵠擧  자취 끊은 지 오래라 황곡 따라 날려 했더니
流光還恨白駒催  흐르는 세월은 빠르기가 백구라102)
若爲立馬岡千仞  어찌하면 천 길 산에 말 멈추고 서서
俯聽人間脚底雷  발아래 속세의 시끄러움 굽어볼까

[2]
不是昌黎欵太顚  창려103)와 태전104)의 만남 아니라면
何如寥老遇坡仙  참료 노인105)과 소동파의 친분이라
久知得適能忘適  자적하면 자적함도 잊는다 알았으나
方信安禪可縛禪  선에 안주하면 선에 속박됨을 비로소 알겠네
夜靜千江空皓月  고요한 밤 천 강에 밝은 달빛 공활하고
雲開萬里豁靑天  구름 걷히니 만 리에 푸른 하늘 드러나
南華巵語筌蹄在  『남화』106)의 치어107)와 전제108) 있으니
悟道冥心合自然  도 깨달아 마음은 자연과 하나 되리
【오산五山】
오산 차 교리의 시에 공경히 차운함(敬次五山車校理韻)
[1]
春深粉蝶滿園飛  봄은 깊어 하얀 나비 뜰 안 가득 날아올라
茅屋蕭然客暫依  초가는 쓸쓸한데 나그네 잠시 의탁하네
苔逕獨行無履跡  이끼 낀 오솔길 홀로 걸어 발자취 남지 않고
香茶頻啜淨心機  향기론 차 자주 들이켜니 마음마저 깨끗하다
簷峯雨過風生簟  처마 앞산 비 지나니 대발엔 바람이 일렁일렁
庭樹雲來露滴衣  뜰 안 나무 구름 덮자 이슬 옷에 떨어지네
野性每欣陪妙躅  야인 성품 높은 발자취 항상 모셔 기뻤더니
不堪明日意多違  내일이면 이별하는 이 마음 어이하리

[2]
不羨虛名不讀經  허명을 부러워 않고 독경조차 않으며
草堂高枕睡還醒  초당에 베개 높이 베고 잠들었다 깨었다
穿泥種竹看踈影  진흙 속에 대 심어 성긴 그림자 바라보고
冒雨栽松對瘦形  비 맞으며 솔 심어 여윈 모습 마주하네
老去始知禪有味  늙어 가니 비로소 참선의 맛 알겠고
病來方覺藥無靈  병들자 바야흐로 백약의 무효 깨닫네
呼兒步出芳洲立  아이 불러 방초 우거진 모래톱 나서니
風獵春蘭撲鼻馨  바람에 날리는 춘란 향기 코끝을 찌르네
부. 원운(附原韻)
[1]
萬壑千峯一錫飛  만학천봉을 석장 하나로 날아오르니
孤雲蹤跡本無依  구름 같은 자취는 본래 의지함 없어라
手提緗帙還多事  손에 책을 집으니 일 도리어 많아지고
心淨靑蓮解息機  마음 깨끗하기 연꽃 같아 거짓이 없네
問字蹔從江漢客  잠시 강한의 나그네 좇아 시구를 묻더니
歸山更拂薜蘿衣  산에 돌아가 다시 벽라 옷109) 터는구나

008_0273_c_01L窮通有命那書字出處無機不怨天

008_0273_c_02L家在玉京身萬里故園松菊㝎蕭然(二)

008_0273_c_03L附原韻

008_0273_c_04L
烈士暮年心尙爾可堪流落獨悲來

008_0273_c_05L陰符虫網塵侵字寶劔龍鳴繡澁苔

008_0273_c_06L絶迹久從黃鵠擧流光還恨白駒催

008_0273_c_07L若爲立馬岡千仞俯聽人間脚底雷(一)

008_0273_c_08L不是昌黎欵太顚何如寥老遇坡仙

008_0273_c_09L久知得適能忘適方信安禪可縛禪

008_0273_c_10L夜靜千江空皓月雲開萬里豁靑天

008_0273_c_11L南華巵語筌蹄在悟道冥心合自然(二) 五山

008_0273_c_12L敬次五山車校理韻

008_0273_c_13L
春深粉蝶滿園飛茅屋蕭然客暫依

008_0273_c_14L苔逕獨行無履跡香茶頻啜淨心機

008_0273_c_15L簷峯雨過風生簟庭樹雲來露滴衣

008_0273_c_16L野性每欣陪妙躅不堪明日意多違(一)

008_0273_c_17L不羨虛名不讀經草堂高枕睡還醒

008_0273_c_18L穿泥種竹看踈影冒雨栽松對瘦形

008_0273_c_19L老去始知禪有味病來方覺藥無靈

008_0273_c_20L呼兒步出芳洲立風獵春蘭撲鼻馨(二)

008_0273_c_21L附原韻

008_0273_c_22L
萬壑千峯一錫飛孤雲蹤跡本無依

008_0273_c_23L手提緗帙還多事心淨靑蓮解息機

008_0273_c_24L問字蹔從江漢客歸山更拂薜蘿衣


008_0273_c_25L「七言四韻」編者補入「苐」通用「第」{編}

008_0274_a_01L湯休倘識懷明遠  탕휴110)가 혹시라도 명원111)을 그린다면
折贈金英莫我違  금빛 꽃 꺾어 보내 나를 저버리지 말게나

[2]
桑門手把▼(氵+桑)園經  스님의 손에는 『칠원경』112)을 들고
逐臭殷勤訪獨醒  냄새 좇아113) 은근히 홀로 깬 나 방문했네
豈有金篦能刮眼  어찌 금비가 있어 두 눈을 밝혀 주리
謾携瓶錫遠勞形  괜히 병석 지니고 멀리 몸만 수고로웠네
身▼(扌+弃)土木忘心迹  몸은 버려 토목으로 여기고 마음조차 잊어
語帶烟霞適性靈  말씀엔 노을이 가득 타고난 성품 즐기네
可是從今無滯碍  이제부터 마음엔 막힘도 없을 것이요
也知雄猛得寧馨  또한 용맹하고도 기특함을 알리라
【오산五山】
오산 차 교리의 시에 차운하다(敬次五山車校理韻)
朝廷得失向誰言  조정의 득실을 누구에게 말할까
欲學仙翁小篆文  선옹의 소전문114)이나 배우려 한다네
直道當時人未許  강직한 도 지금은 알아주지 않지만
能詩他日史應論  훌륭한 시 솜씨는 훗날 역사가 논하리
蛩鳴草際催寒露  풀섶에 귀뚜라미 울어 찬 이슬 재촉하고
鴈起沙汀入亂雲  기러기 모래톱에서 일어나 구름에 들어간다
赦後角巾歸頴水  사면 후에는 각건 쓰고 영수에 돌아가
不妨携子臥山樊  자식 안고 산울타리에 눕는 것도 좋으리
부. 원운(附原韻)
欲讀莊生十萬言  장생의 십만 언을 읽으려 하거든
須知赤幟五千文  적치 오천 문115)을 먼저 알아야지
茟雄宇宙餘光焰  글씨는 천하에 으뜸 광염이 넘치고
道貫天人妙討論  도는 천인을 꿰뚫어 토론이 오묘하네
東海波翻六鰲島  동해의 물결에 육오116)의 섬이 일렁이고
北溟風立大鵬雲  북명의 바람에 대붕117)의 구름도 멈추었네
至今耳食皆河漢  이제 귀로 듣는 것 모두 높고도 깊으니
獨我何人敢入樊  뉘라서 감히 그 경지에 들어가리오
【오산五山】
홍주 공관에서 지봉 이 사군118)의 시에 차운하다(洪州公館謹次芝峯李使君韻)
洪陽地僻官無事  홍양 땅 궁벽하니 관청엔 일이 없어
門掩西風少客來  서풍에 문 닫으니 오는 손님도 적어라
琴韵每調江檻月  거문고 소리는 강 난간 달빛과 어울리고
露華偏濕訟庭苔  이슬은 관청 뜰 이끼에 흠뻑 젖어 아름답네
人間五夜孤燈宿  속세의 밤 외로운 등불 밑에 자노라니
天外三山一夢催  하늘 밖 삼산119)은 꿈에서도 간절하네
睡起不知身在郡  잠에서 깨어나 군청에 있는 줄 몰랐는데
誤聞歌鼓殷晴雷  노래와 북소리 맑은 날 우렛소리 들리듯
부. 원운(附原韻)
師住東林深處寺  스님은 동림사 깊은 곳에 계시다
鈴齋爲訪使君來  사군 방문하러 영재120)에 오셨네
陶籬已老霜前菊  울타리엔 서리 맞은 국화 시드는데
謝屐初痕雨後苔  비 온 후 이끼에 나그네의 짚신 자국
逸跡偶隨明月出  은자의 발자취 우연히 밝은 달과 오더니
歸心還被白雲催  돌아가고픈 마음 흰 구름이 재촉하네
留詩賸得烟霞色  남겨 놓은 시에는 노을빛 가득하고
茟底陽春起蟄雷  붓 아래 봄볕은 벌레 깨우는 우렛소리
【지봉芝峯】

008_0274_a_01L湯休倘識懷明遠折贈金英莫我違(一)

008_0274_a_02L桑門手把▼(氵+桑)園經逐臭殷勤訪獨醒

008_0274_a_03L豈有金篦能刮眼謾携瓶錫遠勞形

008_0274_a_04L身▼(扌+弃)土木忘心迹語帶烟霞適性靈

008_0274_a_05L可是從今無滯碍也知雄猛得寧馨五山

008_0274_a_06L敬次五山車校理韻

008_0274_a_07L
朝廷得失向誰言欲學仙翁小篆文

008_0274_a_08L直道當時人未許能詩他日史應論

008_0274_a_09L蛩鳴草際催寒露鴈起沙汀入亂雲

008_0274_a_10L赦後角巾歸頴水不妨携子臥山樊

008_0274_a_11L附原韻

008_0274_a_12L
欲讀莊生十萬言須知赤幟五千文

008_0274_a_13L1) [22] 雄宇宙餘光熖道貫天人妙討論

008_0274_a_14L東海波翻六鰲島北溟風立大鵬雲

008_0274_a_15L至今耳食皆河漢獨我何人敢入樊五山

008_0274_a_16L洪州公館謹次芝峯李使君韻

008_0274_a_17L
洪陽地僻官無事門掩西風少客來

008_0274_a_18L琴韵每調江檻月露華偏濕訟庭苔

008_0274_a_19L人間五夜孤燈宿天外三山一夢催

008_0274_a_20L睡起不知身在郡誤聞歌鼓殷晴雷

008_0274_a_21L附原韻

008_0274_a_22L
師住東林深處寺鈴齋爲訪使君來

008_0274_a_23L陶籬已老霜前菊謝屐初痕雨後苔

008_0274_a_24L逸跡偶隨明月出歸心還被白雲催

008_0274_a_25L留詩賸得烟霞色 *茟底陽春起蟄雷芝峯

008_0274_b_01L
정 정랑의 화원에서(鄭正郞花園)
爲看園裏花千朶  화원의 온갖 꽃나무들 보노라
長日鈎簾岸角巾  종일 주렴 걸고 각건 높이 썼네
枝弱自憐風未㝎  바람 그치지 않아 약한 가지 애처로우나
葉繁偏喜雨初勻  비 고루 내려 잎 무성하니 기쁘구나
霜葩擁砌香飄席  섬돌 두른 서리 인 꽃향기 자리에 풍겨 오고
錦蕚侵欄影射人  난간 스며든 환한 꽃 그림자 사람을 비추네
野客不知郞吏宅  나그네는 벼슬아치의 집인 줄 알지 못하고
到來皆說武陵春  모두 와 무릉도원의 봄빛을 이야기하네
육정 상인에게 드리다(贈陸淨上人)
仙姿初見象王樓  신선 같은 자태 상왕루에서 처음 뵈었는데
屈指相離歲十周  손가락 굽혀 헤아려 보니 어느덧 십 년
聚散無期飄地葉  만나고 헤어짐 땅에 흩날리는 잎인 양 기약 없고
光陰難繫下灘舟  세월은 여울 따라 내려가는 배처럼 잡기 어렵네
晴窓鍊業經千卷  맑은 창가에는 『연업경』121)이 천 권이라
古殿懸燈夜五籌  옛 전각에서 등불 켜고 밤을 지새우네
多謝淨公心鄭重  육정 스님의 간곡한 마음 참으로 고마우니
一生明悟世虛浮  한평생 속세의 헛됨을 분명히 깨달았구나
무주 한풍루 현판 동악 이 명부의 시에 공경히 차운하다(茂朱寒風樓敬次板上東岳李明府韻)
茂朱城在赤川濵  무주성은 적천 가에 놓여 있는데
琴閣春寒酒味眞  금각의 차가운 봄 술맛도 일품이라
細雨足時花盡發  가랑비 흡족히 내려 꽃이 모두 피고
暖風多處草偏新  따스한 바람 부는 곳 풀잎도 새롭구나
沙灘水淺魚呑餌  얕은 모래 여울에 물고기가 이끼를 물고
柳浦烟深鷺狎人  안개 깊은 갈대숲엔 백로도 정겹구나
車馬不來公事少  오는 손님 없고 공사도 드문데
使君終日爲誰嗔  사군은 종일토록 누구 때문에 짜증 내리
부. 원운(附原韻)
縣居曾說赤川濵  일찍 적천 가 고을에 산다 들었는데
今對飛仙面目眞  이제야 신선의 참모습을 마주하네
明宰本來心匠妙  군수는 본래 마음 씀이 오묘하여
舊樓重建地形新  옛 누각 중건하자 주위 풍광 산뜻해져
檻高剩許山排闥  난간 높아 산들이 문 앞에 펼쳐지고
簷短偏敎月逼人  처마 낮아 달빛도 사람 가까이 비추네
却愧歸驂催曉發  새벽 돌아가는 길 재촉함 부끄럽구나
左魚應被白鷗嗔  좌어122) 버리지 못해 갈매기도 멀리하리라
【동악東岳】
옥동 장로의 시에 차운하다(次玉洞長老韻)
翠岫當軒露滴床  동헌 앞은 푸른 산 책상에 이슬 젖는데
春光冉冉鬢添霜  봄빛은 쉼 없이 흘러 귀밑머리엔 서리만
山花自發燃江岸  산꽃은 절로 피어 강 언덕을 불태우는데
海燕初歸語夕陽  바다제비 이제 돌아와 석양에 지저귀네

008_0274_b_01L鄭正郞花園

008_0274_b_02L
爲看園裏花千朶長日鈎簾岸角巾

008_0274_b_03L枝弱自憐風未㝎葉繁偏喜雨初勻

008_0274_b_04L霜葩擁砌香飄席錦蕚侵欄影射人

008_0274_b_05L野客不知郞吏宅到來皆說武陵春

008_0274_b_06L贈陸淨上人

008_0274_b_07L
仙姿初見象王樓屈指相離歲十周

008_0274_b_08L聚散無期飄地葉光陰難繫下灘舟

008_0274_b_09L晴窓鍊業經千卷古殿懸燈夜五籌

008_0274_b_10L多謝淨公心鄭重一生明悟世虛浮

008_0274_b_11L茂朱寒風樓敬次板上東岳李明府
008_0274_b_12L

008_0274_b_13L
茂朱城在赤川濵琴閣春寒酒味眞

008_0274_b_14L細雨足時花盡發暖風多處草偏新

008_0274_b_15L沙灘水淺魚呑餌柳浦烟深鷺狎人

008_0274_b_16L車馬不來公事少使君終日爲誰嗔

008_0274_b_17L附原韻

008_0274_b_18L
縣居曾說赤川濵今對飛仙面目眞

008_0274_b_19L明宰本來心匠妙舊樓重建地形新

008_0274_b_20L檻高剩許山排闥簷短偏敎月逼人

008_0274_b_21L却愧歸驂催曉發左魚應被白鷗嗔東岳

008_0274_b_22L次玉洞長老韻

008_0274_b_23L
翠岫當軒露滴床春光冉冉鬢添霜

008_0274_b_24L山花自發燃江岸海燕初歸語夕陽

008_0274_c_01L養拙不嫌茅店窄  불초한 몸 기르기엔 초가도 좁지 않고
任貧偏覺野蔬香  가난에 안주하니 들 채소도 향기롭네
臨階暗記移松日  계단에 서서 가만히 솔 옮긴 날 상기하며
喜見新梢雨後長  비 온 뒤 길게 돋아난 새 가지를 기뻐하네
풍악산으로 돌아가는 이 선옹을 보내며(送李仙翁歸楓岳)
謫仙蹤跡出塵沙  적선의 발자취 티끌세상 벗어나
早入雲林度歲華  일찍 구름 숲에 들어 세월을 보내네
夕踏妙香峯上月  저녁엔 묘향봉의 달빛을 밟고
朝餐楓岳洞中霞  아침엔 풍악골의 노을을 마시네
手携竹杖留家少  죽장 쥐고 집에 머무르는 일 드물어
身被荷衣作客賖  하의 걸치고 먼 나그넷길 오르네
試問武陵何處在  묻노라 무릉도원이 그 어드메뇨
明年我亦煉丹砂  내년엔 나도 또한 단사를 만들리라
거듭 오산 차 교리123)의 연然 자 운을 써서 금계 태수 동악 이 선생124)에게 올리다(再用五山車校理然字韻寄上錦溪太守東岳李先生)
寺在廬峯最上巓  절은 여산 최고봉에 있는데
半生香火禮金仙  반평생 향불 피워 부처님께 예배했네
少時謂酒何妨道  젊어선 술이 도에 해롭지 않다 여겼는데
晩歲知詩不合禪  늘그막엔 시조차 선禪에 맞지 않음을 알았네
雙屨踏雲芳草路  짚신으로 향기로운 풀길의 구름 밟고
一笻邀月落花天  꽃 지는 하늘 석장 짚고 달빛 맞이하네
林泉本與人間隔  아름다운 산수는 본디 속세와 멀어
獨倚香床養浩然  홀로 평상에 기대어 호연지기 기르네
제호 별업의 시에 차운함(次霽湖別業韻)
晩卜江亭愛竹林  만년에 죽림 좋아 강가 정자 지으니
幽居正得遂初心  그윽한 거처 때마침 초심을 이루었네
苔痕一逕鹿裘濕  오솔길 이끼 자국에 사슴 갖옷 젖어들고
花影半窓山舍深  산집의 창문에는 꽃 그림자 깊구나
高節不隨官祿改  높은 절개는 관록 따라 변치 않고
英聲偏使野人欽  훌륭한 명성은 들사람도 흠모하네
小庭時見兒孫過  작은 뜰 때때로 지나가는 아이들 보면
誡讀詩書惜寸陰  촌음 아껴서 시서 읽어라 훈계하네
송운 대사에게 드림(敬呈松雲大師)
吾師夢斷白雲區  우리 스님 흰 구름 이는 곳 꿈을 접고
身作長城玉塞頭  몸은 옥새125)의 만리장성126)이 되었네
野壘雪深嘗越膽  눈 깊은 들판의 진지에서 복수를 다짐하고
海營潮落拔吳鈎  조수 지는 바닷가 군영에서 오구127)를 뽑아 드네
角聲自曉還連暮  호각 소리는 새벽부터 저녁까지 계속되고
烽火從春又到秋  봉화 횃불은 봄부터 가을로 이어지는구나
想得胷中藏萬甲  스님의 가슴속에 온갖 무기를 지니셨으니
干戈不血㝎神州  간과에 피 묻히지 않고 신주128)를 평정하리

008_0274_c_01L養拙不嫌茅店窄任貧偏覺野蔬香

008_0274_c_02L臨階暗記移松日喜見新梢雨後長

008_0274_c_03L送李仙翁歸楓岳

008_0274_c_04L
謫仙蹤跡出塵沙早入雲林度歲華

008_0274_c_05L夕踏妙香峯上月朝餐楓岳洞中霞

008_0274_c_06L手携竹杖留家少身被荷衣作客賖

008_0274_c_07L試問武陵何處在明年我亦煉丹砂

008_0274_c_08L再用五山車校理然字韻寄上錦溪
008_0274_c_09L太守東岳李先生

008_0274_c_10L
寺在廬峯最上巓半生香火禮金仙

008_0274_c_11L少時謂酒何妨道晩歲知詩不合禪

008_0274_c_12L雙屨踏雲芳草路一笻邀月落花天

008_0274_c_13L林泉本與人間隔獨倚香床養浩然

008_0274_c_14L次霽湖別業韻

008_0274_c_15L
晩卜江亭愛竹林幽居正得遂初心

008_0274_c_16L苔痕一逕鹿裘濕花影半窓山舍深

008_0274_c_17L高節不隨官祿改英聲偏使野人欽

008_0274_c_18L小庭時見兒孫過誡讀詩書惜寸陰

008_0274_c_19L敬呈松雲大師

008_0274_c_20L
吾師夢斷白雲區身作長城玉塞頭

008_0274_c_21L野壘雪深嘗越膽海營潮落拔吳鈎

008_0274_c_22L角聲自曉還連暮烽火從春又到秋

008_0274_c_23L想得胷中藏萬甲干戈不血㝎神州

008_0274_c_24L「茟」通用「筆」{編}次同

008_0275_a_01L
명석 거사에게 부치다(寄銘石居士)
相思不見日如年  그리운 이 만나지 못해 하루가 일 년인 듯
渭北江東路杳然  위북, 강동의 길129) 아득하기만 하네
蝴蝶夢勞銘石月  나비의 꿈은 명석의 달빛이 그리웁고
鯉魚書斷劒城川  잉어의 편지130)는 검성의 시내에 끊겼네
羨君海內名偏重  부럽구나, 그대의 명성 천하에 자자한데
愧我林中㝎未圓  나는 숲속의 참선 어설프니 부끄럽네
爲問南溪舊遊地  묻노라 남계의 옛 놀던 그 자리에
別來誰與醉花前  이별 뒤 뉘와 함께 꽃 앞에서 취할까
홍연 스님 시축에 차운하다(次弘演師詩軸韻)
早携瓶錫別鄕園  일찍 병석 지니고 고향을 이별하여
頻訪東林謁老君  동림사 자주 들러 노군131)을 찾아뵈었네
囊乏一錢窮到骨  주머니 텅 비어 가난은 뼈에 사무치나
胷蟠千卷氣凌雲  가슴엔 천 권의 책 기개가 구름을 능멸하네
紫毫筆下龍蛇字  자호필132) 아래에는 용과 뱀 같은 글씨
靑竹編中錦繡文  대나무 간책엔 비단에 수놓은 듯한 문장
我欲從師結精舍  나도 스님 따라 정사 하나 엮어서
臥聽踈磬爇爐薰  누워서 경쇠 소리 듣고 향불을 사르리
옥동 장로의 시에 차운하여 현 직강에게 드림(次玉洞長老韻贈玄直講)
聞歸別墅絶塵囂  별장으로 돌아가 시끄러움 끊었다 들었더니
力疾相尋慰寂寥  병든 몸으로 찾아와 쓸쓸함을 위로해 주네
孤客杖邊雲杳杳  외로운 길손 지팡이 가엔 구름이 아득하고
冷官門外草蕭蕭  냉관133)의 문밖에는 풀만 무성하구나
詩心暗逐春花發  시심은 가만히 봄꽃 좇아 일어나고
愁鬢翻隨病葉彫  근심 어린 귀밑머리 병든 잎 따라 세어 가네
安得同君訪眞界  어찌하면 그대와 함께 진계를 찾아
天台西路赤闌橋  천태산 서쪽 길 적란교로 가 볼까
원적암에서 동악 이 명부가 처림 스님에게 준 시에 공경히 차운하다(圓寂菴敬次東岳李明府贈處林師韻)
手開金刹白雲巓  손수 흰 구름 산마루에 금빛 사찰 열고
宛把龍眠畫障懸  용면거사134)의 그림 병풍을 걸었네
日送繁陰生暗砌  햇빛은 섬돌에 짙은 그림자 드리우고
瀑垂長練掛高天  폭포는 긴 비단인 양 높은 하늘에 걸렸네
苔封絶壑難尋徑  골짜기 이끼에 덮여 길 찾기 어렵고
松偃空壇不記年  빈 단에 누운 소나무 나이는 얼마인지
昨夜小窓風乍緊  어젯밤엔 작은 창에 바람이 세차더니
菊花消息喜先傳  기쁘게도 국화 핀 소식 먼저 전해 주네
부. 원운(附原韻)
躡石攀蘿上絶巓  돌 밟고 넝쿨 잡으며 산꼭대기 올라
獨園新構半空懸  허공에 새로이 독원135) 지었네
風塵車馬全無路  속세의 거마 찾아올 길 없는데
洞府烟霞別有天  노을 낀 골짜기에 별천지가 있구나

008_0275_a_01L寄銘石居士

008_0275_a_02L
相思不見日如年渭北江東路杳然

008_0275_a_03L蝴蝶夢勞銘石月鯉魚書斷劒城川

008_0275_a_04L羨君海內名偏重愧我林中㝎未圓

008_0275_a_05L爲問南溪舊遊地別來誰與醉花前

008_0275_a_06L次弘演師詩軸韻

008_0275_a_07L
早携瓶錫別鄕園頻訪東林謁老君

008_0275_a_08L囊乏一錢窮到骨胷蟠千卷氣凌雲

008_0275_a_09L紫毫筆下龍蛇字靑竹編中錦繡文

008_0275_a_10L我欲從師結精舍臥聽踈磬爇爐薰

008_0275_a_11L次玉洞長老韻贈玄直講

008_0275_a_12L
聞歸別墅絶塵囂力疾相尋慰寂寥

008_0275_a_13L孤客杖邊雲杳杳冷官門外草蕭蕭

008_0275_a_14L詩心暗逐春花發愁鬢翻隨病葉彫

008_0275_a_15L安得同君訪眞界天台西路赤䦨橋

008_0275_a_16L圓寂菴敬次東岳李明府贈處林師
008_0275_a_17L

008_0275_a_18L
手開金刹白雲巓宛把龍眠畫障懸

008_0275_a_19L日送繁陰生暗砌瀑垂長練掛高天

008_0275_a_20L苔封絶壑難尋徑松偃空壇不記年

008_0275_a_21L昨夜小窓風乍緊菊花消息喜先傳

008_0275_a_22L附原韻

008_0275_a_23L
躡石攀蘿上絶巓獨園新構半空懸

008_0275_a_24L風塵車馬全無路洞府烟霞別有天


008_0275_b_01L地爽四時疑不夏  땅이 사시절 상쾌하니 여름 아닌 듯하고
身閑三日認如年  몸이 한가하니 삼 일이 일 년 같아라
老僧相送殷勤語  노승이 송별하며 은근히 말하기를
莫把菴名與世傳  암자의 이름 세상에 알리지 말라 하네
【동악東岳】
구천동 백련사에서 동악 이 명부의 시를 차운하다(九千洞白蓮社敬次東岳李明府韻)
山勢周遭小洞幽  산세가 작은 골짜기 둘러 그윽한데
白猿啼處有高樓  흰 잔나비 우는 곳 높은 누각 솟아 있네
雲遮石逕苔全潤  돌길은 구름에 가려 이끼에 흠뻑 젖고
樹挾溪橋葉盡流  다리 곁 나뭇잎은 시냇물에 흘러가네
童子煮茶深院夜  밤 깊은 뜰에 동자는 차를 달이고
眞僧說偈古壇秋  스님은 가을의 오래된 법단에서 게송을 설한다
吟詩步出踈林外  시 읊으며 성긴 숲 밖으로 나서니
風起寒沙柳拂頭  바람 일어 찬 모래톱 버들가지 이마를 스친다
부. 원운(附原韻)
山回谷轉洞門幽  산봉우리 골짜기 돌아 동문이 그윽한데
疊巘中藏古寺樓  첩첩산중에 오랜 절 누각이 숨어 있구나
靈境舊傳廬岳號  선경은 예로부터 여산이라 이름하고
法師新着遠公流  법사는 새로이 혜원의 무리와 함께하네
石泉一壑簫笙曉  석천 골짜기에 새벽 피리 소리 들려오고
霜葉千林錦繡秋  온 숲에 서리 맞은 잎이 비단처럼 아롱지는 가을
嵐氣濕衣寒不睡  이내에 젖은 옷 차가워 잠 못 이루는데
半輪蘿月小峯頭  청라에 비친 반달 작은 봉우리로 오르네
【동악東岳】
중봉사에서 월성136) 대윤137) 동악 이 선생께 보내다(中峯寺寄上月城大尹東岳李先生)
中峯寺在啼猿外  멀리 중봉사의 잔나비 울음소리
香閣寥寥出㝎遲  향각이 고요하니 선정에서 더디 깨어
帶月小梅寒有影  작은 매화 달빛 아래 차가운 그림자
侵雲喬木老無枝  구름에 덮인 늙은 교목은 가지도 없구나
門開絶頂瞻天近  문 앞은 산꼭대기 하늘이 가까이 보이고
戶瞰平川覺地卑  평야의 시내 굽어보니 땅은 낮게 이어져
林徑有誰來問疾  뉘라서 숲길 찾아 문병하러 올까
獨敲金磬夕陽時  홀로 석양에 경쇠를 두드리네
이 상사의 운을 써서 행정 장로에게 주다(用李上舍韻贈行靜長老)
八十昻藏靜老翁  팔십 세에도 정정한 정 장로
笑看浮世若殘紅  뜬구름 세상을 지는 꽃처럼 여기며 웃네
半生禪業曺溪裏  반평생을 조계에서 참선을 닦고
一鉢胡麻雪嶺中  발우 하나와 호마로 설령에서 지냈네
玉骨本同仙鶴瘦  옥골은 본래 선학처럼 수척하고
塵心始與水泡空  티끌 마음도 물거품처럼 사라졌네
夜深漱井氷生齒  밤 깊자 샘물로 차갑게 이를 닦고
扣磬懸燈竹院風  등불 걸고 죽원의 바람 쐬며 경쇠를 치네
태상 총섭에게 주다(贈太常摠攝)
首冠儒冠衣白衣  머리엔 유관 쓰고 하얀 옷 입었는데
相逢氣岸丈夫兒  서로 만나 보니 기개가 대장부라

008_0275_b_01L地爽四時疑不夏身閑三日認如年

008_0275_b_02L老僧相送殷勤語莫把菴名與世傳東岳

008_0275_b_03L九千洞白蓮社敬次東岳李明府韻

008_0275_b_04L
山勢周遭小洞幽白猿啼處有高樓

008_0275_b_05L雲遮石逕苔全潤樹挾溪橋葉盡流

008_0275_b_06L童子煮茶深院夜眞僧說偈古壇秋

008_0275_b_07L吟詩步出踈林外風起寒沙柳拂頭

008_0275_b_08L附原韻

008_0275_b_09L
山回谷轉洞門幽疊巘中藏古寺樓

008_0275_b_10L靈境舊傳廬岳號法師新着遠公流

008_0275_b_11L石泉一壑簫笙曉霜葉千林錦繡秋

008_0275_b_12L嵐氣濕衣寒不睡半輸蘿月小峯頭東岳

008_0275_b_13L中峯寺寄上月城大尹東岳李先生

008_0275_b_14L
中峯寺在啼猿外香閣寥寥出㝎遲

008_0275_b_15L帶月小梅寒有影侵雲喬木老無枝

008_0275_b_16L門開絶頂瞻天近戶瞰平川覺地卑

008_0275_b_17L林徑有誰來問疾獨敲金磬夕陽時

008_0275_b_18L用李上舍韻贈行靜長老

008_0275_b_19L
八十昻藏靜老翁笑看浮世若殘紅

008_0275_b_20L半生禪業曺溪裏一鉢胡麻雪嶺中

008_0275_b_21L玉骨本同仙鶴瘦塵心始與水泡空

008_0275_b_22L夜深漱井氷生齒扣磬懸燈竹院風

008_0275_b_23L贈太常摠攝

008_0275_b_24L
首冠儒冠衣白衣相逢氣岸丈夫兒

008_0275_c_01L十年曾事熙初祖  십 년을 일찍이 희초 스님 모시었고
一劔今從政大師  이제는 검 한 자루로 유정 대사를 따르네
沙磧雪深山似米  모래톱 눈 깊은데 산은 아스라이 보이고
野營霜重髮如絲  들 군영엔 서리 무거운데 머리는 실처럼 세었구나
煩君莫說邊消息  그대 변방의 소식 새삼 말하지 말라
客裏傷心淚易垂  나그네 상심하여 눈물만 쉬이 흘리리니
상원사上院寺
仙區天別塵埃外  속세 밖 신선 세계 별천지에 있는데
峭壁揷空人莫躋  허공에 솟은 깎아지른 벽 오르는 이 없구나
深院雨花僧入㝎  깊은 선원 꽃비 속에 스님은 선정에 들고
高林落日鳥歸栖  높은 숲 지는 해에 새들은 둥지로 돌아가네
簷松影亂侵壇冷  처마의 솔 그림자 어지러이 불단에 드리우고
溪柳絲長拂水低  시냇가 버드나무 가지 길어 물결을 스치네
金磬冷冷春寂寂  금경 소리 맑게 울리고 봄은 적적한데
子規來呌曲闌西  자규만 날아와 굽은 난간 서쪽에서 우는구나
김 상사와 이별하며(別金上舍)
別後相思欲斷腸  이별 뒤 그리움으로 애끊는데
小堂人寂掩斜陽  작은 집 인적 없어 석양에 문을 닫네
魚書莫道水雲隔  물과 구름 막혀 소식 전하기 어렵다 말게
蝶夢不知山路長  꿈에선 산길 먼 줄도 모를 터이니
江草暗隨新雨綠  강가의 풀은 새 봄비에 젖어 푸르고
野花晴帶曉風香  들꽃은 새벽바람에 맑은 향기 피어나
想應日日侵晨起  아마도 날마다 새벽 일찍 일어나
笑抱添丁坐竹床  웃으며 아이138) 안고 대나무 평상에 앉으리
쌍계사雙溪寺
琳宮倚在大江隈  아름다운 절 큰 강굽이에 놓여 있는데
步出瑤階剝錦苔  옥섬돌의 아롱진 이끼 밟으며 들어선다
茶竈掃雲聞客至  차 부엌에선 구름 쓸다 길손 오는 소리 듣고
松門演法見僧來  솔문에는 설법하다 스님 오는 것을 보네
靑歸柳眼烟初合  청색은 버들 새싹에 돌아가 안개와 막 어우러지고
香入梅腮暖始催  향기는 매화 뺨으로 스미어 따스함을 재촉하네
今日幸投花界宿  오늘 다행히 꽃 세상에 머무르니
固知人世有蓬萊  인간 세상에도 봉래의 선경이 있구나
심 수찬의 유배지에 화답하여 보내다(酬寄沈修撰謫所)
石門朝雨漲溪流  석문의 아침, 비 내려 시냇물 불어나
日夜潺湲起我愁  날마다 졸졸 흘러 나의 시름 일으키네
萬里豈嫌書信少  머나먼 길 어찌 편지 적다 불평하랴
千山不碍夢魂遊  꿈길에는 천산도 가로막지 못하거늘
病知飮藥難爲驗  병든 몸은 약도 효험 얻기 어려움 알았고
詩恐妨禪未肯酬  시조차 참선에 방해될까 화답하기 꺼려 하네
家在洛陽人遠謫  집은 서울에 있는데 몸은 먼 곳 유배 신세
四時花柳自春秋  꽃과 버드나무에 계절만 절로 도는구나
동악 이 상공이 풍악산으로 유람하는 의선 상인을 보내는 시에 공경히 차운하다(敬次東岳李相公送儀禪上人遊楓岳詩韻)

008_0275_c_01L十年曾事熙初祖一劔今從政大師

008_0275_c_02L沙磧雪深山似米野營霜重髮如絲

008_0275_c_03L煩君莫說邊消息客裏傷心淚易垂

008_0275_c_04L上院寺

008_0275_c_05L
仙區天別塵埃外峭壁揷空人莫躋

008_0275_c_06L深院雨花僧入㝎高林落日鳥歸栖

008_0275_c_07L簷松影亂侵壇冷溪柳絲長拂水低

008_0275_c_08L金磬冷冷春寂寂子規來呌曲䦨西

008_0275_c_09L別金上舍

008_0275_c_10L
別後相思欲斷腸小堂人寂掩斜陽

008_0275_c_11L魚書莫道水雲隔蝶夢不知山路長

008_0275_c_12L江草暗隨新雨綠野花晴帶曉風香

008_0275_c_13L想應日日侵晨起笑抱添丁坐竹床

008_0275_c_14L雙溪寺

008_0275_c_15L
琳宮倚在大江隈步出瑤階剝錦苔

008_0275_c_16L茶竈掃雲聞客至松門演法見僧來

008_0275_c_17L靑歸柳眼烟初合香入梅腮暖始催

008_0275_c_18L今日幸投花界宿固知人世有蓬萊

008_0275_c_19L酬寄沈修撰謫所

008_0275_c_20L
石門朝雨漲溪流日夜潺湲起我愁

008_0275_c_21L萬里豈嫌書信少千山不碍夢魂遊

008_0275_c_22L病知飮藥難爲驗詩恐妨禪未肯酬

008_0275_c_23L家在洛陽人遠謫四時花柳自春秋

008_0275_c_24L敬次東岳李相公送儀禪上人遊楓

008_0276_a_01L
今日正當三月三  오늘 마침 삼월 삼일을 맞이하여
白雲仙壑夢先探  흰 구름 덮인 신선골 꿈에서 먼저 찾네
羣峯際海皆朝北  바닷가 여러 봉우리 모두 북으로 달리는데
一岳撑天獨向南  한 봉우리만 하늘 지탱하며 남쪽을 향하네
踈影倒溪猿掛樹  나무에 매달린 잔나비 그림자 시내에 비치고
細香飄地麝眠嵐  이내 속에 잠든 사향노루 향기 은근히 퍼지네
寒燈欲晦鍾催曉  차가운 등불 어두워지고 종소리 새벽을 재촉해
驚破槐安覺後慙  괴안의 꿈139) 놀라 깨니 부끄럽기만 하구나
부. 원운(附原韻)
禪也年今三十三  선사는 올해 나이 서른셋
名山四十四幽探  마흔네 곳 그윽한 명산을 찾았네
東登骨岳投關北  동쪽으로 금강산 올라 관북으로 떠났고
西過香峯走嶺南  서쪽으로 향봉 지나 영남으로 치달렸네
草屨有蹤皆水石  짚신엔 모두 물과 바위의 자취요
銅甁無影不雲嵐  구리병엔 구름과 안개 그림자라
鬢毛雪白身匏繫  귀밑머리 눈처럼 하얗고 몸은 묶인 박 같아
坐使江州太守慙  가만히 강주 태수를 부끄럽게 하는구나
【동악東岳】
안심사安心寺
白雲深處開禪社  흰 구름 깊은 곳에 선원이 열리니
畫棟飛甍接翠微  화려한 기둥 용마루가 푸른 산 이었네
捲幔客疑天上立  휘장 걷으니 나그네 하늘에 서 있는 듯
下梯人說月邊歸  계단 내려오니 사람들 달에서 온다 말하네
泉含細響鳴秋壑  가는 샘물 소리 가을 골짜기에 울리고
桂散淸香入夜扉  계수나무 맑은 향기 밤 사립문에 들어오네
此地舊聞饒勝迹  이곳은 예로부터 뛰어난 경치 많다 하니
明朝看遍踐苔衣  내일 아침 이끼 밟으며 두루 살펴보리라
송용계가 준 시에 삼가 차운하다(謹次宋龍溪見贈韻)
別後相思竹院禪  이별 뒤 죽원의 선방 그리워하였더니
新詩莫惜寄人傳  새 시를 아끼지 않고 전하였구나
他年結社知難就  훗날 모임이야 이루기 어려울 것이나
此夜連床覺有緣  오늘 밤 침상 함께하니 인연이 깊네
一樹好花春帶雨  한 그루 꽃나무 봄비에 젖고
千條弱柳曉凝烟  버드나무 여린 가지 새벽안개에 감싸이네
老僧本是瞿曇役  노승은 본래부터 부처님의 제자이니
淨掃松壇味道玄  송단 깨끗이 쓸고 깊은 도를 음미하리
동악 이 상공이 수초 스님을 보내는 시에 차운함(敬次東岳李相公送守初師韻)
[1]
山花無限不知名  이름 모를 산꽃 무수히 피었는데
手折高枝寄遠行  높은 가지 꺾어 먼 길 나그네에 건네주네
殘柳影邊南北路  시든 버드나무 그림자 곁으로 남과 북의 길
斷猿聲裏去留情  간간이 들려오는 잔나비 울음 속의 이별의 정
天低曠野春雲合  너른 들판 하늘은 낮게 깔려 봄 구름 자욱하고
雨過遙岑夕照明  비 지나가자 먼 봉우리에 석양빛이 밝구나

008_0276_a_01L岳詩韻

008_0276_a_02L
今日正當三月三白雲仙壑夢先探

008_0276_a_03L羣峯際海皆朝北一岳撑天獨向南

008_0276_a_04L踈影倒溪猿掛樹細香飄地麝眠嵐

008_0276_a_05L寒燈欲晦鍾催曉驚破槐安覺後慙

008_0276_a_06L附原韻

008_0276_a_07L
禪也年今三十三名山四十四幽探

008_0276_a_08L東登骨岳投關北西過香峯走嶺南

008_0276_a_09L草屨有蹤皆水石銅瓶無影不雲嵐

008_0276_a_10L鬢毛雪白身匏繫坐使江州太守慙東岳

008_0276_a_11L安心寺

008_0276_a_12L
白雲深處開禪社畫棟飛甍接翠微

008_0276_a_13L捲幔客疑天上立下梯人說月邊歸

008_0276_a_14L泉含細響鳴秋壑桂散淸香入夜扉

008_0276_a_15L此地舊聞饒勝迹明朝看遍踐苔衣

008_0276_a_16L謹次宋龍溪見贈韻

008_0276_a_17L
別後相思竹院禪新詩莫惜寄人傳

008_0276_a_18L他年結社知難就此夜連床覺有緣

008_0276_a_19L一樹好花春帶雨千條弱柳曉凝烟

008_0276_a_20L老僧本是瞿曇役淨掃松壇味道玄

008_0276_a_21L敬次東岳李相公送守初師韻

008_0276_a_22L
山花無限不知名手折高枝寄遠行

008_0276_a_23L殘柳影邊南北路斷猿聲裏去留情

008_0276_a_24L天低曠野春雲合雨過遙岑夕照明

008_0276_b_01L他日對君何處是  훗날 어느 곳에서 그대를 마주할까
淸溪樓上月三更  맑은 시냇가 누각엔 삼경의 달빛만 비치네

[2]
吟袂初從洛水分  시 읊으며 낙수에서 이제 막 이별하고
獨歸巖壑伴孤雲  홀로 구름 벗 삼아 바위 골짜기에 돌아왔네
狂花翳眼難成字  눈은 어지러워 글자 쓰기 어렵고
藥裏關心廢屬文  약초에만 마음 있어 글짓기도 그만뒀네
去國幾回征鴈見  고국 떠난 뒤 기러기를 몇 번이나 보냈던가
思家况耐斷猿聞  집 생각에 잔나비 우는 소리 견디기 어려워라
君王近御金鑾殿  근래에 임금님이 금란전140)에 납시었으니
優詔分明到海濆  관대한 어명 분명코 바닷가에 이르리라
【공이 이때에 북쪽 변방에 유배가다(公時謫北塞)】
부. 원운(附原韻)
[1]
希安曾說守初名  희안 스님이 일찍이 수초 스님 말하더니
方丈今從覺性行  이제 각성 스님 따라 방장산으로 가는구나
如爾詩僧那易得  그대 같은 시승을 어찌 쉬이 만나리
使余秋日不勝情  나의 가을날에 마음 가누지 못하게 하네
三神洞僻霜楓晩  그윽한 삼신동의 늦가을 서리 맞은 단풍
七佛菴深霽月明  칠불암 깊은 곳 달빛만 밝게 빛나네
徽老見時應問訊  휘공 스님 만나면 응당 소식 물을 것이니
暮年憂患飽新更  늘그막에 우환만 실컷 겪는다 전해 주게

[2]
蹔時相見遽相分  잠시 만났다 갑자기 헤어지니
萬里長空一片雲  만 리 창공에 한 조각 구름
黃髮病翁偏好道  황발의 병든 늙은이 도만을 좋아하고
赤髭禪子最能文  붉은 수염 선승은 문장 가장 능하여
徽公秀句人皆誦  휘공의 좋은 시구 사람들 모두 애송하고
性老高名世共聞  성공의 높은 명성 세상이 모두 아는 것
行到石門煩寄語  석문에 이르면 소식 전해 주게나
秋風回首海西濆  가을바람 부는 해서에서 그리워한다고
【동악東岳】
천진대에서 대제학 계곡 장 상공141)에게 보내 드리다(天眞臺寄上大提學谿谷張相公)
山高精舍半藏雲  산이 높아 정사 반쯤 구름에 덮여 있어
長晝開扄遠世紛  긴긴 낮 빗장 여니 세상 시끄러움 멀어라
苔逕細穿杉影轉  이끼 낀 오솔길 삼나무 그림자 따라 돌고
玉溪深向石稜分  옥계는 깊어서 돌 모서리에 흐름 나뉘네
香飄小竈敲茶臼  다구 두드리니 작은 부엌에 향기 날리고
烟颺空壇爇寶薰  향불 사르니 텅 빈 불단 연기가 일어나
巢燕不知淸淨界  둥지의 제비는 청정세계 알지 못하니
啣泥時汚妙蓮文  진흙 물어 와 때때로 『법화경』을 더럽히네
부. 차운(附次韻)
詩牋猶帶大芚雲  시 쓰는 종이엔 아직도 대둔산의 구름 어려
字字淸冷絶俗紛  글자마다 맑아 세속 어지러움 끊어졌네
須信一心無我相  한마음에는 아상142) 없음을 믿을지니
莫將三敎强歧分  억지로 삼교143)를 나누려 말게나
松簷影轉排緗秩  솔 그림자 아래 담황색 책갑을 펼치니
竹几風輕裊妙薰  죽궤에 실바람 불어 오묘한 향기 풍기네
千首不曾嫌綺語  천 수의 시도 기어를 꺼리지 않으니
到忘言處本無文  말 잊는 곳 이르면 본디 문자도 없는 법
【계곡谿谷】

008_0276_b_01L他日對君何處是淸溪樓上月三更(一)

008_0276_b_02L吟袂初從洛水分獨歸巖壑伴孤雲

008_0276_b_03L狂花翳眼難成字藥裹關心廢屬文

008_0276_b_04L去國幾回征鴈見思家况耐斷猿聞

008_0276_b_05L君王近御金鑾殿優詔分明到海濆(二)

008_0276_b_06L公時謫北塞

008_0276_b_07L附原韻

008_0276_b_08L
希安會說守初名方丈今從覺性行

008_0276_b_09L如爾詩僧那易得使余秋日不勝情

008_0276_b_10L三神洞僻霜楓晩七佛菴深霽月明

008_0276_b_11L徽老見時應問訊暮年憂患飽新更(一)

008_0276_b_12L蹔時相見遽相分萬里長空一片雲

008_0276_b_13L黃髮病翁偏好道赤髭禪子最能文

008_0276_b_14L徽公秀句人皆誦性老高名世共聞

008_0276_b_15L行到石門煩寄語秋風回首海西濆(二) 東岳

008_0276_b_16L天眞臺寄上大提學谿谷張相公

008_0276_b_17L
山高精舍半藏雲長晝開扄遠世紛

008_0276_b_18L苔逕細穿杉影轉玉溪深向石稜分

008_0276_b_19L香飄小竈敲茶臼烟颺空壇爇寶薰

008_0276_b_20L巢燕不知淸淨界啣泥時汚妙蓮文

008_0276_b_21L附次韻

008_0276_b_22L
詩牋猶帶大芚雲字字淸冷絶俗紛

008_0276_b_23L須信一心無我相莫將三敎强歧分

008_0276_b_24L松簷影轉排緗秩竹几風輕裊妙薰

008_0276_b_25L千首不曾嫌綺語到忘言處本無文谿谷

008_0276_c_01L
동양위 신 상공144)의 시에 공경히 차운함(敬次東陽尉申相公韻)
長安西路指湖南  장안 서쪽 길은 호남으로 향하는데
書札曾蒙寄草菴  일찍이 편지를 초암으로 보내셨네
詩效謫仙輕魯直  적선의 시 솜씨 노직145)이 무색하고
道宗尼父蔑瞿曇  중니146)의 도 드높아 부처님을 경시하네
蘭交綠蕙淸香合  난초는 푸른 혜초와 향기 어우러지고
檜接寒松黛色參  회나무는 차가운 솔과 하늘 높이 푸르러
抱病十年依一壑  병 안고 십 년을 한 골짜기에 의지하니
此身無計聽高談  그대의 높은 이야기 들을 길이 없어라
부. 원운(附原韻)
祥公東去覺公南  상공은 동쪽으로 각공은 남으로 떠나
分占三韓佛祖菴  삼한의 제불과 조사의 암자 나누어 차지했네
煎粥燒香度僧臘  죽 끓이고 향 사르며 승랍147)을 보내고
茶爐經卷對瞿曇  차 화로와 불경으로 부처님을 마주하네
身心已共浮雲遠  몸과 마음은 이미 흘러가는 뜬구름
面壁終須栢子叅  면벽하여 마침내 백자를 참구하리148)
擬訪徽師住脚地  휘공 스님 주석하는 곳을 방문하여
撥灰遙夜接淸談  긴 밤 재 뒤적이며 청담을 나누려네
【낙전거사樂全居士】

운곡집 끝(雲谷集 終)

지문 상인이 와서 그 스승 운곡 휘 장로의 유고를 보여 주며 장차 공인을 고용하여 출판하고자 산정해 주기를 청하였다. 문득 율시 한 수를 지어 권말에 써서 나의 뜻을 서술한다.

西山月黑四溟空  서산西山에 달 지고 사명四溟이 비었는데
雲谷師名冠海東  운곡 스님의 명성 해동에 으뜸이라
法印終傳六祖妙  육조의 오묘한 법인을 마침내 전하였고
詩壇早奪九僧工  시단에선 일찍이 구승149)의 솜씨를 빼앗았네
匡廬寺夜膠投漆  광려사 밤에는 교칠150) 같은 친분 나누었고
癸丑年冬燕避鴻  계축년 겨울에 제비는 기러기를 피하였네151)
岳叟平生昧佛理  악수는 평생에 불법의 이치에 어두워
淸秋洒涕送文公  맑은 가을 눈물 흘리며 문공을 보내네152)

숭정崇禎 계유년 늦가을 하순 동악거사東岳居士가 면양沔陽 추설재秋雪齋에서 쓰다.

“시내 다하는 곳에 이르러, 앉아 구름이 피는 것을 본다(行到水窮處。 坐看雲起時。)”153)라고 하였으니 시이면서 선이고, “원숭이 새끼 안고 푸른 봉우리로 돌아가고, 새는 꽃잎 물고 푸른 바위 앞으로 내려가네(猿抱子歸靑嶂裏。 鳥含花落碧巖前。)”154)라고 하였으니 선이면서 시로다.

008_0276_c_01L敬次東陽尉申相公韻

008_0276_c_02L
長安西路指湖南書扎曾蒙寄草菴

008_0276_c_03L詩效謫仙輕魯直道宗尼父蔑瞿曇

008_0276_c_04L蘭交綠蕙淸香合檜接寒松黛色參

008_0276_c_05L抱病十年依一壑此身無計聽高談

008_0276_c_06L附原韻

008_0276_c_07L
祥公東去覺公南分占三韓佛祖菴

008_0276_c_08L煎粥燒香度僧臘茶爐經卷對瞿曇

008_0276_c_09L身心已共浮雲遠面壁終須栢子叅

008_0276_c_10L擬訪徽師住脚地撥灰遙夜接淸談

008_0276_c_11L
樂全居士

008_0276_c_12L
雲谷集終

008_0276_c_13L
008_0276_c_14L
志文上人來示其師雲谷徽長老遺稿
008_0276_c_15L貿工鋟梓乞加删㝎輙賦長律一首
008_0276_c_16L諸卷末以叙志云

008_0276_c_17L西山月黑四溟空雲谷師名冠海東

008_0276_c_18L法印終傳六祖妙詩壇早奪九僧工

008_0276_c_19L匡廬寺夜膠投漆癸丑年冬燕避鴻

008_0276_c_20L岳叟平生昧佛理淸秋洒涕送文公

008_0276_c_21L
崇禎癸酉季秋下澣東岳居士書于
008_0276_c_22L沔陽秋雪齋

008_0276_c_23L
008_0276_c_24L
1) [23] 行到水窮處坐看雲起時詩而禪乎
008_0276_c_25L抱子歸靑嶂裏鳥含花落碧巖前禪而詩
008_0276_c_26L此跋文底本無有依서울大所藏本補入{編}

008_0277_a_01L대개 깨달음은 선이지만, 시도 또한 깨달음을 말미암아 들어가니 그 길은 비록 다르나 미묘한 이치에 이르는 것은 하나다. 개사開士 대덕大德이 이를 장애로 여기지 않고 사인詞人, 묵객墨客과 더불어 왕래 수창하여 세간에 유전한 것이 많다. 근세에 운곡 휘공雲谷徽公이 자못 시에 명성이 있어 그 시집을 보니 지봉芝峰, 동악東嶽 제공諸公이 그 명성과 지위를 잊고 즐겨 함께 수창하니, 휘공의 시가 반드시 훗날에 전해질 것이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선이면서 시인 것이 전해질 것인가, 시이면서 선인 것이 전해질 것인가는 알지 못하겠으니 반드시 능히 분별하는 자가 있을 것이다. 산인山人 희안希安이 모아……(이하 결락)

오언절구五言絶句 42수
칠언절구七言絶句 69수
오언사운五言四韻 23수
칠언사운七言四韻 37수
대명大明 숭정崇禎 6년(1633) 겨울 10월 일 개간

008_0277_a_01L盖悟者禪而詩亦由悟而入其道1)
008_0277_a_02L [24] 造微臻竗一也開士大德不以是爲
008_0277_a_03L而必與詞人墨客徃來酬唱流傳於世
008_0277_a_04L間者多矣近世雲谷徽公頗有詩名
008_0277_a_05L其集中2) [25] 載芝峰東嶽諸公忘其名位
008_0277_a_06L樂與之酬唱則徽公之詩必傳於3) [26]
008_0277_a_07L疑矣第未知其禪之傳 [3] 者乎詩而禪者乎
008_0277_a_08L必有能辨之者山人希安4) [27] ……

008_0277_a_09L
008_0277_a_10L
五言絶句四十二首

008_0277_a_11L七言絶句六十九首

008_0277_a_12L五言四韻二十三首

008_0277_a_13L七言四韻三十七首

008_0277_a_14L大明崇禎六年冬十月日開刊

008_0277_a_15L▣▣字體磨滅疑「雖殊」{編}▣字體未詳
008_0277_a_16L疑「照」{編}
▣字體磨滅疑「後」{編}此下缺
008_0277_a_17L落{編}
  1. 1)연객鍊客 : 선옹仙翁과 같은 의미로 도사를 지칭하는 말이다.
  2. 2)태현편太玄編 : 한漢나라 양웅揚雄이 저술한 『太玄經』을 말한다.
  3. 3)상사上舍 : 생원 혹은 진사를 일컫는 말이다.
  4. 4)달 밝을~생각해 주오 : 이태백의 시 ≺送張舍人之江東≻에 “오나라에 가셔서 저 달을 보거들랑, 천 리 멀리 사는 나를 생각해 주오(吳洲如見月。 千里幸相思。)”라 하였다.
  5. 5)금계錦溪 : 충남 금산錦山. 동악 이안눌은 1611년 9월 12일에 금산군수錦山郡守로 임명되어 1613년 11월 14일 경주부윤慶州府尹으로 전임할 때까지 봉직하였다.
  6. 6)명부明府 : 태수太守, 현령縣令을 이름.
  7. 7)동악東岳 이 선생李先生 : 이안눌李安訥(1571~1637). 본관은 덕수德水. 자는 자민子敏, 호는 동악이다. 1607년 홍주목사·동래부사, 1610년 담양부사가 되었으나 1년 만에 병을 이유로 돌아왔다. 3년 후에 경주부윤이 되었다가 동부승지와 좌부승지를 거쳐 강화부사가 되었다. 어머니의 삼년상을 마치자 인조반정으로 다시 등용, 예조참판에 임명되었으나 곧 사직했다. 다음해 이괄李适의 난에 방관했다는 이유로 유배되었으며, 1627년 정묘호란이 일어나자 사면되어 강도유수江都留守에 임명되었다. 1631년 함경도 관찰사가 되었고, 예조판서 겸 예문관 제학을 거쳐 충청도 도순찰사에 제수되었으며 그 후 형조판서 겸 홍문관 제학에 임명되었다. 병자호란 때에 병중 노구를 이끌고 왕을 호종하다가 병세가 더하여 결국 일어나지 못하고 말았다. 그는 특히 시작詩作에 주력하여 문집에 4,379수라는 방대한 양의 시를 남기고 있다. 이렇게 많은 작품을 남겼으면서도 작품 창작에 매우 신중해서 일자일구一字一句도 가벼이 쓰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시에 대해서 정밀하게 공부하는 태도를 견지하여 두시杜詩는 만독萬讀이나 했다고 하며, 입신入神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저서로는 『東岳集』이 있다. 『雲谷集』에는 운곡 충휘와 주고받은 수증시가 다수 있는 것으로 미루어 조선 중기의 유불의 교류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8. 8)영재鈴齋 : 주군州郡의 수령이 관할하는 관내나 관아를 가리킨다.
  9. 9)황당黃堂 : 태수가 집무하는 곳.
  10. 10)동풍(谷風) : 곡풍谷風은 봄바람, 동풍을 일컫는다. 『詩經』 「邶風」 ≺谷風≻에 “동풍이 솔솔 불어오더니, 어느덧 흐리고 비가 내리는구나(習習谷風。 以陰以雨。)”라고 하였다.
  11. 11)하의荷衣 : 연잎으로 만든 옷. 은자의 옷을 비유한다.
  12. 12)호계虎溪 : 동진東晉 때의 고승 혜원이 창건한 여산廬山 동림정사東林精舍 아래로 흐르는 시내 이름. 혜원은 이 동림정사에서 ‘백련사白蓮社’를 결성했다. 그는 손님이 돌아갈 때면 이 호계까지만 나가 인사하고 결코 내를 건넌 적이 없었는데, 어느 날 유학자인 도연명陶淵明과 도사인 육수정陸修靜을 전송하다가 이야기에 몰두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호계를 건넌 사실을 알고 크게 웃었다는 ‘호계삼소虎溪三笑’라는 고사가 있다. 이후 유불선의 상호 교류를 빗대어 쓰는 말로 자주 쓰였다.
  13. 13)사군使君 : 임금의 명령을 받들고 나라 밖으로나 지방에 온 사신의 경칭敬稱이다.
  14. 14)언제나 침상~잠 잘까 : 당나라 위응물韋應物의 시 ≺示元眞兄弟≻에 “어찌 알았으랴 눈보라 치는 이 밤, 다시 이렇게 나란히 누워 잠들 줄을(寧知風雪夜。 復此對床眠。)”이라 하였다. 이후 형제나 벗들과 어울려 즐겁게 노닌다는 뜻으로 풍우대상風雨對床이라는 표현이 관용적으로 쓰인다.
  15. 15)여산廬山 : 중국 강서성江西省에 있는 산 이름. 동진東晉 때의 스님 혜원慧遠이 백련사白蓮社를 결성하여 주석하던 곳이다.
  16. 16)창주滄洲 : 물가가 있는 지역. 주로 은자隱者가 사는 곳을 지칭한다.
  17. 17)기원祗園 : 부처님 당시 인도印度 기타태자祇陀太子의 동산과 숲. 중인도中印度 마갈타국摩揭陀國 사위성舍衛城 남쪽에 있다. 여기서는 절의 일반적인 명칭으로 쓰였다.
  18. 18)상방上方 : 주지 스님이 머무는 곳. 절의 이칭이다.
  19. 19)금산金山 : 서방정토에 있는 산의 이름.
  20. 20)백사白社 : 백련사白蓮社. 중국 동진東晉의 혜원慧遠이 384년 여산廬山에 동림사東林寺를 세우고 402년에 서방왕생을 위한 정토신앙을 내용으로 하는 염불수행단체를 결성했다. 여기서는 정 수재의 거처를 말한다.
  21. 21)노군老君 : 노자老子를 달리 이르는 말. 노군의 책은 『道德經』이다.
  22. 22)『전등록傳燈錄』 : 『景德傳燈錄』. 30권으로 된 5등록燈錄 중 하나다. 송나라 진종 경덕景德 원년(1004)에 승천 도원承天道源이 쓴 불서로 선종사전서禪宗史傳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석가모니 이래의 역대의 법맥法脈과 그 법어法語를 수록한 것으로, 조선 시대 승과과목에 들어 있었다.
  23. 23)공문空門 : 불도佛道, 불문佛門, 불교의 이칭이다.
  24. 24)봉래蓬萊 : 봉래산蓬萊山. 금강산을 말한다.
  25. 25)지전紙錢 : 천도할 때 쓰는 돈 모양의 종이.
  26. 26)요초瑤草 : 아름답고 진귀한 풀을 두루 이르는 말.
  27. 27)홍양洪陽 사군 지봉芝峯 이 상공李相公 : 이수광李睟光(1563~1628).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윤경潤卿, 호는 지봉이다. 1585년(선조 18) 별시문과에 급제, 승문원 부정자가 되었으며, 전적을 거쳐 호조와 병조의 좌랑 겸 지제교知製敎를 지냈고, 1590년 성절사聖節使의 서장관으로 명나라에 다녀왔다. 1592년에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경상우도 방어사 조경趙儆의 종사관으로 종군했고, 북도선유어사北道宣諭御史가 되어 함경도 지방에서 이반한 민심을 돌이키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그 뒤 동부승지·병조참지를 역임했다. 1605년에 안변부사로 나갔다가 이듬해 사직하고 돌아와 1607년 홍주목사로 부임했다. 1609년(광해군 1) 중앙으로 와서 도승지·예조참판·대사헌·대사간 등을 지냈다. 1611년 왕세자의 관복冠服을 청하는 사절의 일원으로 세 번째 명나라에 다녀왔다. 그곳에서 유구琉球와 섬라暹羅(지금의 타이)의 사신을 만나 그들의 풍속을 기록했다. 1613년 계축옥사가 일어나자 사직했다가, 1616년 순천부사가 되었고, 임기를 마친 후에는 관직을 사양하고 수원에서 살았다. 1623년(인조 1) 인조반정으로 인조가 즉위하자 도승지로 관직에 복귀했다. 1627년 정묘호란이 일어나자 왕을 호종하여 강화로 갔으며, 이듬해 이조판서에 임명되었으나 죽었다. 사신으로 여러 차례 명나라에 다녀오면서 천주교 지식과 서양문물을 소개하여 실학 발전의 선구자가 되었다. 저서에 『芝峯類說』·『采薪雜錄』 등이 있다.
  28. 28)열흘에 한~쪼아 먹더라도 : 『莊子』 「養生主」에 “못가에 사는 꿩은 열 걸음 만에 한 입 쪼아 먹으며, 백 걸음 만에 한 모금 마시지만 새장 속에서 길러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비록 왕성해질 테지만 새는 그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澤雉。 十步一啄。 百步一飮。 不蘄畜乎樊中。 神雖王。 不善也。)”라는 내용이 있다.
  29. 29)노승은 온종일~잊고 앉았는데 : 기심機心은 분별하고 계교하는 마음. 노승이 온종일 아무 생각 없이, 무심하게 앉아 있는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莊子』에 나온다.
  30. 30)황매黃梅 : 중국 선종의 제5조인 홍인弘忍 선사(594~674)를 가리킨다. 7세 때 제4조 도신道信(580~651)을 따라 출가하여 51세에 대사大師가 되었다. 동산東山에 살았기 때문에 그 교단을 동산법문東山法門이라 칭하였는데 문하에 혜능慧能·신수神秀 등 10대 제자를 배출하였으며, 이후 두 제자는 남종선南宗禪·북종선北宗禪의 두 계통으로 나뉘어 남북의 각지에서 그 선법禪法을 폈다.
  31. 31)선록仙籙 : 도가의 책.
  32. 32)채진采眞 : 자기의 참모습을 찾는다는 뜻으로 『莊子』 「天運」에 ‘채진지유采眞之遊’라는 말이 있다. 여기에서는 아름다운 경치를 찾아 노닌다는 말이다.
  33. 33)오마五馬 : 한漢나라 때에 태수太守가 타는 마차는 다섯 마리의 말이 끌었던 데서 유래하여, 태수 또는 태수가 타는 마차를 뜻한다.
  34. 34)탕휴湯休 : 탕혜휴湯惠休로 남조南朝 송宋의 시인이다. 생몰년 미상으로 일찍이 출가하여 ‘혜휴상인惠休上人’이라 불렸다. 현재 11수의 시가 남아 있는데, ≺怨詩行≻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35. 35)금영金英 : 좋은 강철을 지칭하는 말로 여기서는 훌륭한 시문을 뜻한다.
  36. 36)촉백蜀魄 : 소쩍새.
  37. 37)전연篆烟 : 향연香煙이 전자篆字형으로 만들어진 것을 이름. 『全唐詩』 권273 대숙륜戴叔倫의 ≺宮詞≻에 “티끌 내린 옥섬돌에 비단 자취 끊기고, 향기 날리는 금옥에 전자 모양의 연기 맑네(塵暗玉階綦跡斷。 香飄金屋篆煙淸。)”라고 하였다.
  38. 38)다구茶臼 : 찻잎을 가는 맷돌.
  39. 39)참료參寥 : 송宋나라의 고승 도잠道潛의 호다. 도잠은 소동파와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40. 40)남여藍輿 : 대나무로 만든 덮개가 없는 작은 가마.
  41. 41)설잠雪岑 : 조선 초기의 문인 김시습金時習(1435~1493)의 법호다.
  42. 42)혜능慧能(638~713) : 당나라의 승려로 속성은 노盧씨다. 시호는 대감선사大鑑禪師. 육조대사六祖大師라고도 한다. 『六祖壇經』이 전한다.
  43. 43)임궁琳宮 : 아름다운 옥으로 장식한 궁궐. 아름다운 전당의 미칭이다. 일반적으로는 선궁仙宮 및 도교의 사원을 가리키나, 여기에서는 사찰을 뜻한다.
  44. 44)속세의 번복을 뜬구름처럼 보더라 : 두보의 ≺貧交行≻에 “손 뒤집어 구름 일으키고 다시 엎어 비 내리니, 어지럽고 경박한 세상일 어찌 헤아릴 수 있으리오(飜手作雲覆手雨。 紛紛輕薄何須數。)”라고 하였다.
  45. 45)금문金文 : 금을 녹여 쓴 글자로 불경을 뜻한다.
  46. 46)명재名宰 : 재상 벼슬을 한 사람에게 붙이는 미칭. 이름난 재상이라는 뜻이다.
  47. 47)≺죽지사竹枝詞≻ : ≺乾坤歌≻라고도 한다. 중국의 악부樂府에 7절絶로 음영吟詠한 ≺竹枝詞≻가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본떠 향토의 경치와 인정·풍속 등을 노래하여 ≺竹枝詞≻라 하였다.
  48. 48)채필綵筆 : 오색의 붓으로, 훌륭한 글재주를 비유한다.
  49. 49)채진采眞 : 주 32 참조.
  50. 50)연잎으로 만든 옷(荷衣) : 은자의 옷을 비유한다. 여기서는 추위를 가리지 못하는 가볍거나 다 떨어진 가사를 말한다.
  51. 51)구의산九疑山 : 중국 호남성湖南省에 있는 산 이름. 여기서는 명산의 뜻이다.
  52. 52)요단瑤壇 : 신선이 산다는 옥이 깔린 단으로 여기서는 불단佛壇의 뜻이다.
  53. 53)단사丹砂 : 짙은 홍색의 광택이 있는 육방정계六方晶系의 광물로 한방에서 약으로 쓰인다.
  54. 54)광한전廣寒殿 : 달 속에 있다는 항아姮娥가 사는 가상의 궁전.
  55. 55)사해의 습착치習鑿齒요~미친 도안道安이라 : 습착치(?~383)는 동진東晋 사람으로 다재다능하였으며 현학玄學·불학佛學·사학史學에 정통하였다고 한다. 도안은 진晋나라 승려다. 도안이 양양襄陽에 있을 적에 습착치가 와서 “나는 사해의 습착치요.(四海習鑿齒)”라고 하니, 도안은 “나는 하늘까지 가득 찬 도안이오.(彌天釋道安)”라고 하였다는 고사가 있다. 기상이 대단한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여기서는 오랜만에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을 만났음을 뜻한다.
  56. 56)삼월도 어느덧 삼십일을 맞이하니 : 중당中唐 때의 시인 가도賈島(779~843)의 시 ≺三月晦日贈劉評事≻에 “오늘은 마침 삼월의 그믐날, 괴로이 읊조리는 날 두고 봄 풍광 떠나누나. 이 밤엔 그대와 함께 잠들지 않으리니, 새벽종 울리지 않았는데 아직은 봄 아닌가(三月正當三十日。 風光別我苦吟身。 共君今夜不須睡。 未到曉鐘猶是春。)”라고 하였다.
  57. 57)잔 띄워~건너 돌아가네 : 서진西晉 시대 화상 배도杯度가 술잔을 타고 물을 건너다녔다는 고사가 있다.
  58. 58)벽려옷(薜荔衣) : 벽려는 향기 나는 나무덩굴 이름으로, 벽려의薜荔衣는 은자隱者가 입는 옷을 말한다. 『楚辭』 ≺離騷≻에 “벽려의 떨어진 꽃술 꿰어 몸에 두른다.(貫薜荔之落蘂)”라고 하였다.
  59. 59)계곡谿谷 장 판서張判書 : 장유張維(1587~1638). 조선 중기의 문신. 본관은 덕수德水. 자는 지국持國, 호는 계곡 또는 묵소默所. 우의정 김상용金尙容의 사위이며 효종의 비 인선왕후仁宣王后의 아버지이고 김장생金長生의 문인이다. 1605년(선조 38) 사마시를 거쳐 1609년(광해군 1) 증광문과에 을과로 급제했고 이듬해 겸설서兼說書를 거쳐 주서注書·검열 등을 지냈다. 1612년 김직재金直哉의 무옥誣獄에 연루되어 파직되었다가 1623년 인조반정에 가담하여 정사공신靖社功臣 2등에 책록되었다. 그 후 대사간·대사헌·대사성을 지내고, 1624년(인조 2) 이괄李适의 난 때 공주로 왕을 호종한 공으로 다음해 신풍군新豊君에 봉해졌다. 1627년 정묘호란丁卯胡亂이 일어나자 강화로 왕을 호종했고 그 뒤 대제학으로 동지경연사同知經筵事를 겸임했다. 1629년 나만갑羅萬甲을 신구伸救하다가 나주목사羅州牧使로 좌천되었으며, 1631년 딸을 봉림대군鳳林大君(효종)에게 출가시켰고, 1636년 병자호란 때는 공조판서로서 최명길崔鳴吉과 함께 강화론을 주장했다. 이듬해 우의정에 임명되었으나 모친상母親喪으로 끝내 사직했으며 장례 후 과로로 죽었다. 천문·지리·의술·병서 등에 능통했고 이정구李廷龜·신흠申欽·이식李植 등과 더불어 조선 중기의 4대가로 불린다. 많은 저서가 있었으나 정묘호란 때 거의 분실되고 『谿谷漫筆』·『谿谷集』·『陰符經注解』가 전한다. 신풍부원군新豊府院君에 진봉되었으며 영의정에 추증되었다.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60. 60)금부金鳧 : 황금으로 만든 오리 모양의 향로.
  61. 61)조주趙州 : 당唐나라 때 조주趙州에 있던 관음원觀音院의 종심從諗(778~897) 선사를 가리킨다. 임제종 스님으로 남전 보원南泉普願의 법제자다. 당나라 조주曹州 사람이며 조주의 관음원에 있었으므로 조주趙州라 한다. 여기서는 화두를 들어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62. 62)병석甁錫 : 음료수를 담는 병과 석장錫杖. 승려용 여행 도구.
  63. 63)혜휴惠休 : 탕혜휴湯惠休. 주 34 참조.
  64. 64)정건鄭虔(685~764) : 당나라 때 사람으로 시·서·화에 뛰어나서 정건삼절鄭虔三絶이라고 불렀다. 『唐書』 「文藝傳」 ≺鄭虔≻에 “정건은 산수화를 잘 그렸으며, 글씨 쓰기를 좋아하였다. ……일찍이 자신의 시와 그림을 한 권으로 만들어서 황제에게 바치자, 현종玄宗이 그 끝에 어필로 ‘정건삼절’이라고 크게 썼다.”라고 하였다.
  65. 65)구환九還 : 불로장생약을 뜻한다. 신선 되는 약에 소환단小還丹·대환단大還丹이 있는데, 대환단은 아홉 번 순환循環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라 한다.
  66. 66)적송자赤松子 : 신농 때 비를 다스렸다는 신선神仙의 이름.
  67. 67)자줏빛 영지(紫芝) : 자줏빛의 영지초. 약용이 가능하며 따뜻하고 감미로운 성능이 있어 정기를 더하고 뼈를 튼튼하게 한다. 옛 사람들이 상서로운 풀로 여겼으며 도교에서는 신선초로 여긴다. 비유적으로는 현인賢人을 가리키기도 한다.
  68. 68)임궁琳宮 : 아름다운 옥으로 장식한 궁궐, 아름다운 전당의 미칭이다. 일반적으로는 선궁仙宮 및 도교의 사원을 가리킨다. 여기에서는 사찰을 뜻한다.
  69. 69)오운거五雲車 : 신선이 타고 다닌다는 수레.
  70. 70)장방長房 : 후한後漢 시대의 비장방費長房으로, 신선이 되었다고 한다.
  71. 71)모산茅山 : 중국 강소성江蘇省에 있는 산 이름. 신선이 산다는 산.
  72. 72)『예주경蘂珠經』 : 도가道家의 경전.
  73. 73)괴안槐安의 꿈(槐安夢) : 괴안몽槐安夢은 허망한 인생사를 비유하는 데 쓰는 말이다. 당唐나라 이공좌李公佐의 『南柯記』에 “순우분淳于棼의 집 남쪽에 큰 괴목이 있었는데, 순우분이 날마다 그 밑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놀았다. 하루는 술에 취하여 자다가 꿈을 꾸었는데, 괴안국왕槐安國王이 사자를 보내어 부르므로 따라가 남가 태수南柯太守가 되어 영화를 누리다가 깨어 보니 바로 괴목 밑에 개미굴이 있었다.”라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일명 남가일몽南柯一夢이라고도 한다.
  74. 74)한음漢陰 이 상국李相國 : 이덕형李德馨(1561~1613). 조선 중기의 문신. 자는 명보明甫. 호는 한음·쌍송雙松. 선조 25년(1592)에 예조참판에 올라 대제학을 겸임하였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동지중추부사로서 일본 사신 겐소(玄蘇)와 화의를 교섭하였으나 실패했다. 그 후 왕을 정주까지 호종하였고, 청원사請援使로 명나라에 파견되어, 원병을 요청해 성공을 거두었다. 광해군 즉위 후에 영의정에 올랐다. 저서에 『漢陰文稿』가 있다.
  75. 75)장해瘴海 : 습기가 많고 더운 땅에서 생기는 독기毒氣가 서린 바다.
  76. 76)화성化城 : 중생을 쉬게 하기 위한 방편력으로 만든 성으로, 여기서는 절을 말한다.
  77. 77)홍주洪州 사군 지봉芝峯 이 상공李相公 : 주 27 참조.
  78. 78)소순蔬筍의 맛 : 원래는 야채와 죽순만을 먹는 스님을 지칭하는데, 시에 꾸밈과 윤택함이 적다는 것을 일컫는다. 소식蘇軾이 일찍이 도잠道潛의 시를 평하여 “한 점 소순의 기미가 없다.”라고 일컬은 바 있다.
  79. 79)경거瓊琚 : 아름다운 옥이라는 뜻. 훌륭한 시문이나 선물을 뜻한다.
  80. 80)영재鈴齋 : 주 8 참조.
  81. 81)현가絃歌 : 공자의 제자 자유가 무성을 다스릴 때, 공자가 거문고와 노랫소리를 듣고 기뻐했다는 데서, 고을을 다스리는 것을 말한다.
  82. 82)여남汝南 : 후한後漢의 범방范滂·진번陣蕃 등과 송宋나라 범중엄范仲淹·주돈이周敦頤 등의 현인들의 출신지.
  83. 83)이은吏隱 : 관직에 있으면서도 은자隱者 같은 생활을 하며 이록利祿에 마음을 두지 않는 것을 말한다.
  84. 84)서재에 누웠어도~송사 없어 : 한漢나라 급암汲黯이 동해 태수東海太守가 되어 문을 닫고 누워서 백성을 다스리니, 1년 남짓하여 동해군이 매우 잘 다스려졌다는 고사가 있다.
  85. 85)지·허의 친분(支許契) : 진晉나라의 승려 지둔支遁(자字는 도림道林)과 학자 허순許詢의 교분을 가리킨다. 두 사람이 함께 회계왕會稽王의 집에 있었을 때 지둔은 법사法師가 되고 허순은 도강都講이 되었다고 한다. 여기에서는 신분을 초월하여 사귀는 것을 말한다.
  86. 86)퇴고推敲 : 시문詩文의 자구字句를 고치거나 다듬는 일.
  87. 87)거문고 소리에 마음을 알고(琴心知曲譜) : 금심琴心은 백아伯牙의 거문고 소리를 종자기鍾子期가 듣고 그 마음까지 안다는 뜻으로, 자기의 속마음까지 알아주는 친구를 말한다.
  88. 88)남종선南宗禪 조사 : 남종선의 종조宗祖로 불리는 당唐나라의 육조 혜능六祖慧能(638~713)을 말한다.
  89. 89)임군복林君復 : 북송北宋 때의 시인인 임포林逋. 군복君復은 자字. 항주 서호 근처 고산에 은둔하였다. 매화와 학을 사랑하여 ‘매처학자梅妻鶴子’라 칭한다.
  90. 90)얼음 같은 자태(氷姿) : 얼음처럼 맑고 깨끗한 자태. 매화의 깨끗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91. 91)화택火宅 : 『法華經』에 나오는 말로 인간 세상을 불타는 집에 비유한 것이다.
  92. 92)난저蘭渚 : 난초가 피어 있는 물가. 『楚辭』에 나오는 말로 은자의 거처를 말한다.
  93. 93)귤주橘洲 : 귤나무가 무성한 모래톱. 『楚辭』에 나오는 말로 은자의 거처를 말한다.
  94. 94)진공眞空 : 진여眞如의 실성實性이 모든 중생의 미혹한 생각을 여의어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95. 95)오산五山 차 교리車校理 : 조선 중기의 문신인 오산 차천로車天輅(1556~1615)를 말한다. 본관은 연안延安. 자는 복원復元, 호는 오산·난우蘭嵎·귤실橘室·청묘거사淸妙居士 등이다. 송도 출신으로 1577년(선조 10) 알성문과에 병과로 급제, 1583년 문과중시에 을과로 급제했다. 1589년 통신사 황윤길黃允吉을 따라 일본에 다녀왔으며, 체재 중에 4, 5천 수의 시를 지어 일인들을 놀라게 했다. 문장이 수려하여 명나라에 보내는 대부분의 외교문서를 담당했으며, 명나라의 인사들로부터 동방문사東方文士라는 칭호를 받았다. 봉상시 판관奉常寺判官을 거쳐 1601년 교리가 되어 교정청校正廳의 관직을 겸했고 광해군 때 봉상시 첨정을 지냈다. 시에 능하여 한호韓濩의 글씨, 최립崔岦의 문장과 함께 송도삼절松都三絶로 불렸으며, 가사歌辭에도 조예가 깊었다. 저서로 『五山集』, 『五山說林』이 있고, 가사 작품으로 ≺江村別曲≻을 남겼다. 교리는 조선 시대에 집현전·홍문관·교서관·승문원 따위에 속하여 문한文翰의 일을 맡아보던 문관 벼슬로 정오품 또는 종오품이었다.
  96. 96)가 태부賈太傅 : 가의賈誼(B.C. 200~B.C. 168). 전한 문제 때의 문인 겸 학자. 진나라 때부터 내려온 율령·관제·예악 등의 제도를 개정하고, 전한의 관제를 정비하기 위한 많은 의견을 상주했다. 당시 고관들의 시기로 좌천되자, 자신의 불우한 운명을 굴원屈原에 비유해 ≺鵩鳥賦≻와 ≺弔屈原賦≻를 지었다.
  97. 97)원공遠公 : 동진東晋의 혜원慧遠 스님이다.
  98. 98)적선謫仙 : 당나라 때 하지장이 이태백을 처음 보고 귀양 온 신선이라고 하였다.
  99. 99)공성公城 : 공주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100. 100)허공에 글자 쓰랴 : 동진東晋의 은호殷浩가 실각된 뒤에 종일 방에 앉아 비탄에 젖어 ‘돌돌괴사咄咄怪事’ 네 글자를 허공에 썼다고 한다.
  101. 101)『음부경陰符經』 : 황제黃帝가 지었다는 도가의 경전.
  102. 102)흐르는 세월은 빠르기가 백구라 : 사람의 삶은 문틈 사이로 흰말이 빨리 달려가는(人生如白駒過隙) 것같이 빠르다는 뜻.
  103. 103)창려昌黎 : 한유韓愈(768~824)의 호다. 자는 퇴지退之, 시호는 문공文公이다. 당나라 때의 명 문장가로 792년 진사에 등과, 803년 감찰어사監察御使가 되었을 때, 수도首都의 장관을 탄핵하였다가 도리어 광동성廣東省 양산현陽山縣 현령으로 좌천되었다. 817년 오원제吳元濟의 반란 평정에 공을 세워 형부 시랑刑部侍郞이 되었으나, 819년 헌종황제憲宗皇帝가 불골佛骨을 모신 것을 간하다가 조주 자사潮州刺史로 좌천되었다. 이듬해 헌종 사후에 소환되어 이부 시랑吏部侍郞까지 올랐다.
  104. 104)태전太顚 : 당나라 때의 스님으로 한유와 친분이 깊었다.
  105. 105)참료 노인(參寥子) : 송宋나라 고승 도잠道潛의 호다. 『參寥子集』 12권을 남겼다.
  106. 106)『남화南華』 : 『南華眞經』의 줄임말로 『莊子』를 말한다.
  107. 107)치어巵語 : 치언巵言. 치巵는 술그릇으로, 가득 차면 기울고 비우면 바로 서서 사물에 따라 변한다. 그래서 자기의 선입견 없이 변화에 무심히 응하는 것을 뜻한다.
  108. 108)전제筌蹄 : 고기를 잡는 통발과 토끼를 잡는 올가미로, 목적을 위한 방편을 이르는 말이다. 진리를 표현하는 언어라는 뜻이다.
  109. 109)벽라 옷 : 『楚辭』 「九歌」 ≺山鬼≻의 “벽려로 옷 해 입고 여라의 띠를 둘렀도다(被薜荔兮帶女蘿)”라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은자隱者의 옷을 가리킨다.
  110. 110)탕휴湯休 : 주 34 참조.
  111. 111)명원明遠 : 포조鮑照(421?~465). 육조六朝·송나라의 시인으로 특히 악부樂府에 뛰어났다.
  112. 112)『칠원경漆園經』 : 『莊子』.
  113. 113)냄새 좇아(逐臭) : 어떤 사람이 몹시 냄새가 나므로 친척·형제·처첩들이 알고서 같이 있으려는 자가 없게 되자 괴로워하다가 홀로 바닷가에서 사는데, 한 사람이 그런 냄새를 좋아하여 밤낮으로 떠나지 않고 따라다닌 고사가 있다. 『呂覽』 「遇合」.
  114. 114)소전문小篆文 : 소전小篆은 십체서의 하나로 진시황 때 이사李斯가 대전大篆을 간략하게 변형하여 만든 것이다.
  115. 115)적치 오천 문赤幟五千文 : 적치赤幟는 전범典範을 말하고, 오천 문五千文은 노자의 『道德經』을 말한다.
  116. 116)육오六鰲 : 여섯 마리의 자라. 『列子』 「湯問」에 “상고上古 때 큰 바다에 수많은 신선이 사는 다섯 선산仙山이 있었는데, 항상 조수와 물결에 따라 이동하여 잠시도 한곳에 머물러 있지 않자, 천제天帝가 북방의 신 옹강禺强에게 명하여 15마리의 거대한 바다 자라를 보내 그 선산을 머리에 떠받치고 서서 움직이지 않게 하였다. 그런데 용백국龍伯國의 거인이 그중 여섯 마리를 낚시로 낚아 등에 지고 갔다.”라고 하였다.
  117. 117)대붕大鵬 : 『莊子』 「逍遙遊」에 나오는 북해에서 남해로 멀리 날아가는 큰 새를 말한다.
  118. 118)지봉芝峯 이 사군李使君 : 주 27 참조.
  119. 119)삼산三山 : 바다에 있는 신선들이 사는 산. 봉래蓬萊·방장方丈·영주瀛洲다.
  120. 120)영재鈴齋 : 주 8 참조.
  121. 121)『연업경鍊業經』 : 도가의 경전.
  122. 122)좌어左魚 : 좌어부左魚符의 약칭. 물고기 모양으로 된 부계符契의 왼쪽 부분. 군수郡守의 신표. 지방장관이 부임할 때 가지고 가서 임지에 있는 오른쪽 부분과 맞추어 서로 증명하는 자료로 삼았던 데서 유래한다.
  123. 123)오산五山 차 교리車校理 : 주 95 참조.
  124. 124)동악東岳 이 선생李先生 : 주 7 참조.
  125. 125)옥새玉塞 : 중국 감숙성甘肅省 돈황敦煌에 있는 옥문관玉門關의 별칭. 여기서는 변방이라는 뜻이다.
  126. 126)만리장성 : 남북조시대 송宋나라 문제文帝가 명장 단도제를 죽이려 하자 말하기를, “당신의 만리장성을 무너뜨리려 하십니까?”라고 한 데서 나온 말로, 변방을 지키는 훌륭한 무사를 뜻한다. 『南史』.
  127. 127)오구吳鉤 : 옛날 오吳나라의 명검 이름이다.
  128. 128)신주神州 : 일본을 가리킨다.
  129. 129)위북, 강동의 길 : 두보의 시 ≺春日憶李白≻의 “(나 있는) 위수 북쪽은 봄 하늘의 나무요, (그대 떠난) 강동에는 해 질 무렵의 구름이라(渭北春天樹。 江東日暮雲。)”에서 나온 말로 두 사람이 서로 먼 지역에 떨어져 있다는 말이다.
  130. 130)잉어의 편지(鯉魚書) : 한漢나라 채옹蔡邕의 ≺飲馬長城窟行≻에 “나그네 멀리서 찾아오면서, 두 마리 잉어 갖춰 보냈네. 아이 불러 잉어 삶으려 하는데, 그 속에 작은 비단 편지 들어 있었네.(客從遠方來。 遺我雙鯉魚。 呼兒烹鯉魚。 中有尺素書。)”라 하였다. 이후 잉어는 편지를 대신 가리키게 되었다. 또 편지나 소식을 전달하는 이를 가리키기도 한다.
  131. 131)노군老君 : 노자老子를 가리킨다.
  132. 132)자호필紫毫筆 : 명필의 의미로 쓰였다.
  133. 133)냉관冷官 : 지위가 높지 않고 일도 한가한 벼슬.
  134. 134)용면거사龍眠居士 : 북송北宋 때의 유명한 화가인 이공린李公麟(1049~1106)을 말한다. 자는 백시伯时, 호가 용면거사이다.
  135. 135)독원獨園 : 옛날 부처님 당시 인도의 기타태자祇陀太子 소유의 원림을 급고독장자給孤獨長者가 구입하여 정사를 세운 다음 석가모니에게 희사했다는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의 준말로, 기원祇洹 혹은 기환祇桓이라고도 한다. 죽림정사竹林精舍와 더불어 불교 초기의 양대 사원으로 꼽힌다.
  136. 136)월성月城 : 경주.
  137. 137)대윤大尹 : 부윤府尹.
  138. 138)아이(添丁) : 한유의 시 ≺寄盧仝≻에서, “지난해에 아들 낳아 첨정이라 이름했네(去歲生兒名添丁)”에서 유래한 말.
  139. 139)괴안槐安의 꿈 : 주 73 참조.
  140. 140)금란전金鑾殿 : 한림원翰林院을 말한다.
  141. 141)계곡谿谷 장 상공張相公 : 주 59 참조.
  142. 142)아상我相 : 나라는 생각. 자아自我라는 생각. 자의식. 남과 대립하는 나라는 생각.
  143. 143)삼교三敎 : 유교·불교·도교를 말한다.
  144. 144)동양위東陽尉 신 상공申相公 : 신익성申翊聖(1588~1644). 본관은 평산平山. 자는 군석君奭, 호는 낙전당樂全堂 또는 동회거사東淮居士. 아버지는 영의정 흠欽이다. 선조의 딸 정숙옹주貞淑翁主와 혼인해 동양위에 봉해졌고, 1606년 오위도총부 부총관이 되었다. 광해군 때 폐모론廢母論이 일어나자 이를 반대하다가 전리田里로 추방되었다. 1623년 인조반정 후 재등용되어 이괄李适의 난을 평정하는 데 공을 세웠다. 1627년 정묘호란 때 세자를 따라 전주로 피란했고, 1638년 병자호란 때는 남한산성에서 끝까지 싸울 것을 주장했다. 화의 성립 후 1637년 오위도총부 도총관·삼전도비 사자관三田渡碑寫字官에 임명되었으나 사퇴했다. 1642년 이계李烓의 모략으로 청에 붙잡혀 갔으나 조금도 굴하지 않았다. 소현세자昭顯世子의 주선으로 풀려나 귀국했다. 글씨로 회양의 청허당휴정대사비淸虛堂休精大師碑와 파주의 율곡이이비栗谷李珥碑, 광주의 영창대군비永昌大君碑 등이 있고, 저서로 『樂全堂集』·『樂全堂歸田錄』·『靑白堂日記』 등이 있다.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145. 145)노직魯直 : 북송 때 시인인 황정견黃庭堅(1045~1105)의 자다. 호는 산곡山谷 또는 부옹이고 소식 문하인 중 제1인자이다. 23세에 진사에 급제했으나, 국사원國史院의 편수관이 된 이외 관리생활은 불우하였다. 소식의 시학을 계승하였지만, 그의 시는 소식의 작품보다 더욱 내향적이었다. 또한 왕안석이나 소식보다 시성詩聖 두보杜甫를 더욱 존경했다. 소식과 함께 소황蘇黃으로 칭해져 북송 시인의 대표적인 존재가 되었다. 12세기 전반은 황정견 일파의 시풍이 세상을 풍미하였는데, 황정견이 강서江西 출신이었기 때문에 ‘강서파’라 일컬어졌다.
  146. 146)중니仲尼 : 공자의 자다.
  147. 147)승랍僧臘 : 출가하여 구족계具足戒를 받은 후, 하안거夏安居가 끝나는 날인 음력 7월 15일을 기준으로 해서 세는 승려의 나이다.
  148. 148)백자를 참구하리(栢子叅) : 백자栢子는 잣나무, 혹은 측백나무라고도 한다. 조주趙州의 관음원觀音院에 주석하였던 당唐나라의 선승 조주 종심趙州從諗(778~897)과 연관된 고사. 학인이 조주에게 “달마가 서쪽에서 온 뜻이 무엇입니까?(如何是祖師西來意)”라고 묻자, “뜰 앞의 잣나무(庭前栢樹子)”라고 대답하였다. 이것이 간화선看話禪의 화두 중 하나가 되었다.
  149. 149)구승九僧 : 시를 잘 지었던 9인의 승려를 총칭하는 말로서, 회남淮南의 혜숭惠崇, 검남劍南의 희주希晝, 금화金華의 보섬保暹, 남월南越의 문조文兆, 천태天台의 행조行肇, 여주汝州의 간장簡長, 청성靑城의 유봉維鳳, 강동江東의 우소宇昭, 아미峨眉의 회고懷古를 말한다. 『六一詩話』.
  150. 150)교칠膠漆 : 아교와 칠이 서로 합하면 떨어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서로의 교분이 두터움을 말한다.
  151. 151)제비는 기러기를 피하였네(燕避鴻) : 연홍燕鴻과 관련됨. 제비는 여름 철새이고 기러기는 겨울 철새여서 서로 간의 거리가 멀고 만나기 힘든 것에 비유한다. 혹 서신을 가리키기도 한다. 여기서는 서로 헤어져 연락하기가 어려웠던 사정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152. 152)악수岳叟는 평생에~문공文公을 보내네 : 악수는 동악 자신을, 문공은 지문 스님을 가리킨다.
  153. 153)시내 다하는~것을 본다 : 왕유王維의 ≺終南別業≻의 한 구절이다.
  154. 154)원숭이 새끼~앞으로 내려가네 : 『無門關』 제24칙 「離却語言」에서 협산 선사의 경계를 드러낸 게송이다.
  1. 1)目次。編者作成補入。
  2. 1)「五言絶句」編者補入。
  3. 1)「七言絶句」編者補入。
  4. 1)「漁笛」二字。底本筆寫
  5. 2)「水碧」二字。底本筆寫。
  6. 1)「五言四韻」編者補入。
  7. 1)「七言四韻」編者補入
  8. 2)「苐」通用「第」{編}。
  9. 1)「茟」通用「筆」{編}次同。
  10. 1)此跋文。底本無有。依서울大所藏本補入{編}。
  11. 1)▣▣字體磨滅。疑「雖殊」{編}。
  12. 2)▣字體未詳疑「照」{編}。
  13. 3)▣字體磨滅。疑「後」{編}。
  14. 4)此下缺落{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