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용암당유고(龍巖堂遺稿) / 龍巖堂遺稿

ABC_BJ_H0212_T_002

009_0783_c_02L
용암당유고龍巖堂遺稿

009_0783_c_01L
총목차總目次
오언절구五言絶句
남 상사의 시에 차운하다(次南上舍韻)
봄날 산에 오르다(春日登高)
봄(春)
여름(夏)
옛 시에 차운하다(次古韻)
또 한 편(又)
혜암의 시운을 따라 구월산 정곡 방장스님께 부치다(次惠嵒韻寄九月山淨谷丈室)
칠언절구七言絶句
낙가산 의상대에 올라(登洛伽義湘臺)
균 대사에게 보이다(示均大師)
거연 사미와 작별하며(別巨沙彌)
만사(挽詞)
청간정(淸澗亭)
희성에게 주다(贈禧成)
이 선달에게(寄李先達)
간성 군수가 산에 오르기에(呈杆城倅遊山)
또 한 편(又)
초·련 두 스님에게(贈楚璉二上人)
또 한 편(又)
삼가 법사의 운을 따라 윤 대사에게 보내다(敬次法師韻)
또 한 편(又)
백양산 쌍계루(白羊山雙溪樓)
어떤 이에게 주다(寄人)
오 찰방에게 드림(呈吳察訪)
휼운 독우에게 드림 (1)(呈霱雲督郵)
휼운 독우에게 드림 (2)(呈霱雲督郵)
상운 독우께서 북쪽 행차한다는 소식을 듣고 설악에 오르게 하고 싶었으나 이루지 못해 시를 읊어 보내다(聞祥雲督郵北行。 欲上雪岳而未果。 吟呈)
연선각에서 벽 위에 걸린 매월당 시에 차운하여(延仙閣次梅月壁上韻)
현산 읊은 시에 차운하여(次吟峴山)
스스로를 읊다(自題)
옛 운을 따라(次古韻)
이 상사의 ≺삼보연선각≻ 시에 차운하다(次李上舍三寶延仙閣韻)
옛 시에 차운하다(次古韻)
삼가 녹문 주인에게(奉鹿門主人)
대원의 시에 차운하여 주다(次寄大圓韻)
홍 감사의 ≺태평루≻ 시에 차운하다(次洪監司太平樓韻)
사천의 시에 차운하여(次槎川韻)
영신 스님에게(贈永信上人)
또 한 편(又)
유산객에게(贈遊山客)
동문인 법성의 시에 차운하다(次同門法性)
이 생원의 시에 차운하다(次李生員韻)
계조굴에 올라(登繼祖窟)
비 오는데 손이 오다(雨中客至)
노루목에서 멀리 토왕폭포를 바라보며(獐項越見吐仰瀑)
오언율시五言律詩
절필하다. 기해년(1779) 12월 21일(絶筆。 己亥十二月二十一日)
현산 군수의 시 ≺계조굴에 오르다≻에 차운하여(次峴山倅登繼祖窟)
김 제학의 시 ≺백양산에 노닐다≻에 차운하여(次金提學游白羊山)
또 한 편(又)

009_0783_c_02L龍巖堂遺稿

009_0783_c_03L

009_0783_c_04L1)總目次

009_0783_c_05L
五言絕句六篇

009_0783_c_06L
次南上舍韻春日登高
009_0783_c_07L次古韻
次惠嵓…丈室

009_0783_c_08L
七言絕句三十四篇

009_0783_c_09L
登洛伽義湘臺示均大師別巨▼(八/㕦)
009_0783_c_10L沙彌挽詞淸澗亭贈禧成
009_0783_c_11L寄李先達呈杆城倅遊山
贈椘
009_0783_c_12L璉二上人
敬次法師韻贈潤大師

009_0783_c_13L白羊山雙溪樓寄人呈吳察訪
009_0783_c_14L呈霱雲督郵呈霱雲督郵聞祥雲
009_0783_c_15L…吟呈延仙閣次梅月壁上韻
009_0783_c_16L吟峴山自題次古韻次李上
009_0783_c_17L舍三寶延仙閣韻次古韻奉鹿門
009_0783_c_18L主人次寄大圓韻次洪監司太平
009_0783_c_19L樓韻次槎川韻贈永信上人

009_0783_c_20L遊山客次同門法性次李生員韻
009_0783_c_21L登繼祖窟雨中客至獐項越見吐
009_0783_c_22L仰瀑絕筆

009_0783_c_23L
五言律詩五篇

009_0783_c_24L
次峴山倅登繼祖窟次金提學游白
009_0783_c_25L目次編者作成補入

009_0784_a_01L합강정 운을 따라 짓다(次合江亭韻)
희성 스님의 시축에 제하다(題禧成師軸)
순찰사에게 드림(呈巡相)
칠언율시七言律詩
현산 군수의 시 ≺계조굴에 오르다≻에 차운하다(次峴山倅登繼祖韻)
정양사에 오르다(登正陽寺)
계 방장스님에게 부치다(寄戒丈室)
명사십리 가을 달(明沙秋月)
계조굴 운(繼祖韻)
이 생원의 운을 따라(次李生員韻)
상월 법숙께 올림(上霜月法叔)
헌 스님에게 읊어 드림(吟贈軒師)
용흥사 세진루 시에 차운하다(次龍興寺洗塵樓韻)
백운 설담 방장스님에게 드림(寄白雲雪潭丈室)
우헌공이 법사에게 준 운자를 따라 짓다(和迂軒公寄法師韻)
한양의 이 상사에게 보냄(呈洛陽李上舍)
헐성루 운을 따라 짓다(次歇惺樓韻)
미호 선생에게 올림(上渼湖先生)
옛사람의 운을 따라 짓다(次古人韻)
이 주서의 시 ≺설악산에 노닐며≻의 운을 따라(次李注書遊雪岳山韻)
육화에게(贈六和)
팔붕의 운을 따라(次八鵬韻)
화 상인에게 차운하여 드림(次贈和上人)
금강산 유람을 권함(勸遊金剛)
일암 대법사의 운을 따라 성곡 방장스님에게 보냅니다(伏次日菴大法師韻。 寄聖谷丈室 )
금강 유람하는 여러 사람의 운을 따라(次金剛翫景諸公韻)
또 설악에서 노닐며(又遊雪岳)
징 방장스님이 고향에 돌아가다(澄丈室還鄕)
산사에서 독서하는 이생에게 드리다(奉李生山寺讀書)
서 순찰사에게 드림(呈徐巡相)
묘향산인에게(贈妙香山人)
유산객에게(贈遊山客)
마을 선비의 운을 따라 수령에게 주는 시(次鄕中士子韻)
기記
설악산 신흥사 극락전 단확기雪岳山神興寺極樂殿丹雘記
설악산 신흥사 사천왕기雪岳山神興寺四天王記
천후산 계조굴 중건기天吼山繼祖窟重建記
잡저雜著
출세통문出世通文
행장行狀
찬贊
용암집 발龍巖集跋
새긴 이(刻字) - 산인山人 영인韺印
오언절구五言絶句
남 상사의 시에 차운하다(次南上舍韻)

009_0784_a_01L羊山
次合江亭韻題禧成師軸
009_0784_a_02L呈巡相

009_0784_a_03L
七言律詩二十九篇

009_0784_a_04L
次峴山倅登繼祖韻登正陽寺
009_0784_a_05L戒丈室明沙秋月繼祖韻
009_0784_a_06L李生員韻上霜月法叔吟贈軒師
009_0784_a_07L次龍興寺洗塵樓韻寄白雲雪潭丈
009_0784_a_08L和迃軒公寄法師韻呈洛陽李
009_0784_a_09L上舍次歇惺樓韻上渼湖先生
009_0784_a_10L次古人韻次李注書遊雪岳山韻
009_0784_a_11L六和次八鵬韻次贈和上人
009_0784_a_12L遊金剛伏次日菴…丈室次金剛
009_0784_a_13L翫景諸公韻又遊雪岳澄丈室還
009_0784_a_14L奉李生山寺讀書呈徐巡相
009_0784_a_15L贈妙香山人贈遊目客次鄕中士
009_0784_a_16L子韻呈主倅

009_0784_a_17L
三篇

009_0784_a_18L
雪岳山神興寺極樂殿丹雘記雪岳
009_0784_a_19L山神興寺四天王記天吼山繼祖窟
009_0784_a_20L重建記

009_0784_a_21L
雜著一篇

009_0784_a_22L
出世通文

009_0784_a_23L
行狀

009_0784_a_24L

009_0784_a_25L五言絕句

009_0784_a_26L次南上舍韻

009_0784_b_01L
蓮社淵翁至    연사에 연옹께서 오시었는데
難逢惠遠師    혜원 스님 만나긴 어려웠구나1)
山中分手別    산중에서 손 놓고 이별하오니
洛下更相期    한양서 다시 한번 만납시다려
봄날 산에 오르다(春日登高)
春風花自發    봄바람에 꽃은 제냥 피어나고요
客路興無窮    나들이길 흥취는 끝이 없어서
更向靑山上    내친걸음 청산 향해 올라서 보니
烟霞別界中    안개 노을 자욱한 별세계라오
봄(春)
萬樹粧紅日    꽃은 피어 온 산이 붉게 물들고
千林聳碧時    나무 숲 푸르름 자랑하는 건
東君三月老    춘삼월 찾아온 봄의 정령이
化及子孫枝    작고 어린 가지에 스며든 거네
여름(夏)
靑嵐迷谷口    푸른 이내 골짝 어귀에 자욱 끼었고
烟雨滿池塘    안개비는 연못에 가득 차 있네
衣葛淸寒客    갈포 옷 얇게 입은 청한객이라
寧暄不願涼    서늘한 날씨보다 더위 좋아라
옛 시에 차운하다(次古韻)
落髮山中客    머리 깎은 산중의 나그네 신세
何爲國祿臣    무엇 하러 녹밥 먹는 신하가 되리
十年不出洞    십 년을 절문 밖 나가지 않아
絶我去來親    오가며 친한 이들 뵌 적이 없어
또 한 편(又)
自少至今老    소시부터 늙어 버린 오늘날까지
邦家莫大恩    나라 은혜 정말로 크고 크오나
多年如此過    긴 세월 이와 같이 지나갔으니
悲喜與誰言    인생의 기쁨 슬픔 뉘와 나누리
혜암의 시운을 따라 구월산 정곡 방장스님께 부치다(次惠嵒韻寄九月山淨谷丈室)
九月山中客    구월산 산속의 나그네 스님
相逢共說玄    서로 만나 터놓는 건 현담이라네
看罷蓮花敎    연화의 가르침도 간파하였고
又參栢樹禪    다음엔 백수선2) 참구하누나
칠언절구七言絶句
낙가산 의상대에 올라(登洛伽義湘臺)
偶然飛錫洛伽樓  우연히 발길 따라 낙가루 다다르니
湘老臺高洗客愁  의상대 높은 터라 객수를 씻어 내네

009_0784_b_01L
蓮社淵翁至難逢惠遠師

009_0784_b_02L山中分手別洛下㪅相期

009_0784_b_03L春日登高

009_0784_b_04L
春風花自發客路興無窮

009_0784_b_05L㪅向靑山上烟霞別界中

009_0784_b_06L

009_0784_b_07L
萬樹粧紅日千林聳碧時

009_0784_b_08L東君三月老化及子孫枝

009_0784_b_09L

009_0784_b_10L
靑嵐迷谷口烟雨滿池塘

009_0784_b_11L衣葛淸寒客寧暄不願涼

009_0784_b_12L次古韻

009_0784_b_13L
落髮山中客何爲國祿臣

009_0784_b_14L十年不出洞絕我去來親

009_0784_b_15L

009_0784_b_16L
自少至今老邦家莫大恩

009_0784_b_17L多年如此過悲喜與誰言

009_0784_b_18L次惠嵓韻寄九月山淨谷丈室

009_0784_b_19L
九月山中客相逢共說玄

009_0784_b_20L看罷蓮花敎又叅栢樹禪

009_0784_b_21L

009_0784_b_22L七言絕句

009_0784_b_23L登洛伽義湘臺

009_0784_b_24L
偶然飛錫洛伽樓湘老臺高洗客愁

009_0784_c_01L師去千年不復返  떠나신 지 일천 년 대사 다시 오지 않고
但看山下碧波流  산 밑에 출렁이는 푸른 파도 바라볼 뿐
균 대사에게 보이다(示均大師)
君來此地過朞年  스님이 이 절 온 지 벌써 한 해 지났구려
學道看經勝日前  도 배우고 간경하기 전날보다 나아져도
欲識吾家劫外事  우리 가풍 겁외사3)를 깊이 알길 바란다면
須參無漏趙州禪  무루의 조주선 참구해야 마땅하리
거연 사미와 작별하며(別巨沙彌)
問君何事飄然去  자네 무슨 일로 그리 훌쩍 떠나는가
云是華陽訪我師  “화양 계신 우리 사부 뵈오러 갑니다만”
更待明年庚雨後  다시 또 기다리리, 내년 장맛비 지나가고
嶺南秋月結幽期  영남 땅 가을 달밤에 그윽한 정회 맺을 약속
만사(挽詞)
嗚呼棄世臥靑山  슬퍼라, 세상 떠나 청산에 묻혔으니
七十餘年片夢間  칠십여 년 한평생이 한 조각 꿈이로다
歲歲春來花自發  해마다 봄이 오면 꽃은 절로 피어나도
人生一去復廻難  우리 인생 한 번 가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4)
청간정(淸澗亭)
白浪翻天魚躍躍  솟구치는 흰 파도에 물고기들 파닥파닥
靑山壓海鶴雙雙  바다 누른 청산에 쌍쌍이 학이 나네
憑欄送目滄溟外  난간 기대 바다 멀리 눈길을 보내나니
杲日暉暉射客窓  아침 해 눈부시게 객창을 비추누나
희성에게 주다(贈禧成)
往年何事叩禪扉  왕년에 어이하여 선방 문 두드렸소
憶弟看雲隻影歸  아우 그리움에 구름 보니 외그림자 돌아가네5)
莫戀風塵聲與色  풍진 세상 빛과 소리를 연모해 좇지 말고
名山淨界一筇飛  명산 정계에서 지팡이 한번 날려 보길
이 선달에게(寄李先達)
玉笛歌聲無限興  피리 가락 노랫소리 끝없는 흥겨움
當時何事未從容  당시에 어울리지 않은 그 이유 무엇인가
儒禪各有參差路  유자와 선객의 길 다르기 때문이니
別後相思夢幾重  이별 후 그리움에 꾸던 꿈 몇 번인가
간성 군수가 산에 오르기에(呈杆城倅遊山)
何事肩輿春已晩  때늦은 봄 가마 행차하신 이유 무엇이오
爲看芳草踏花回  방초를 눈에 담고자 꽃길 밟고 다시 왔소
欲尋飛臥仙區去  비선 와선 찾아서 선경 가고 싶거들랑
莫憚深深碧澗苔  깊은 골짝 시내 이끼 귀찮다고 하지 마소
또 한 편(又)
三日浦中幾日留  삼일포엔 며칠을 머물렀을까
二仙臺下四仙遊  이선대엔 사선이 노닐었다오

009_0784_c_01L師去千年不復返但看山下碧波流

009_0784_c_02L示均大師

009_0784_c_03L
君來此地過朞年學道看經勝日前

009_0784_c_04L欲識吾家刼外事須叅無漏趙州禪

009_0784_c_05L別巨▼(八/㕦)沙彌

009_0784_c_06L
問君何事飄然去云是華陽訪我師

009_0784_c_07L㪅待明年庚雨後嶺南秋月結幽期

009_0784_c_08L挽詞

009_0784_c_09L
嗚呼棄世卧靑山七十餘年片夢間

009_0784_c_10L歲歲春來花自發人生一去復廻難

009_0784_c_11L淸澗亭

009_0784_c_12L
白浪翻天魚躍躍靑山壓海鶴䨥䨥

009_0784_c_13L憑欄送目滄溟外杲日暉暉射客窓

009_0784_c_14L贈禧成

009_0784_c_15L
徃年何事叩禪扉憶弟看雲隻影歸

009_0784_c_16L莫戀風塵聲與色名山淨界一笻飛

009_0784_c_17L寄李先達

009_0784_c_18L
玉笛歌聲無限興當時何事未從容

009_0784_c_19L儒禪各有叅差路別後相思夢幾重

009_0784_c_20L呈杆城倅遊山

009_0784_c_21L
何事肩輿春已晩爲看芳草踏花回

009_0784_c_22L欲尋飛臥仚區去莫憚深深碧澗苔

009_0784_c_23L

009_0784_c_24L
三日浦中幾日留二仙臺下四仙遊

009_0785_a_01L名山自有重逢約  명산 이름 속엔 거듭 만날 약속 있어
好待東林紅葉秋  동림에 단풍 드는 가을 되길 기다리오
초·련 두 스님에게(贈楚璉二上人)
二衲殷勤來訪我  두 스님 다정스레 날 찾아오셨으니
不才還有卷中詩  재주 없으나 그래도 시를 써야 하겠네
西湖何處重逢語  서호 어느 곳에서 우리 다시 만날까요
月岳山前躑躅時  월악산 산 앞에 철쭉꽃 필 그즈음
또 한 편(又)
千里尋師問道來  천 리 길 스승 찾아 도 물으러 오셨는가
空門一世丈夫才  우리 공문 일세의 쓸 만한 재목일세
筇隨雲鳥飛山外  산 너머 날아가는 새와 구름 따라가니
床下何年更會哉  어느 해 법상法床에서 우리 다시 만날 건가
삼가 법사의 운을 따라 윤 대사에게 보내다(敬次法師韻)
愛君爲學出塵寰  기특도다, 배움 위해 세속을 떠나와서
遠訪明師每往還  명철한 스승 찾아 먼 길을 오고 가니
喜怒多時冥一性  기쁨 성냄 많아도 일성6)에 합해지니
四生三有濟何難  사생삼유7) 구제하기 무엇이 어렵겠나
또 한 편(又)
落髮何年謝世寰  언제더냐, 삭발하여 속세를 떠난 지는
南遊已畢又東還  남도 순례 다 마친 후 이제는 동쪽으로
明眞了俗兼中道  진속에 명료하여 중도를 겸했으니
於自於他化豈難  자리이타自利利他 두 가지가 어찌 어렵다 하리
백양산 쌍계루(白羊山雙溪樓)
雙溪樓在洞天深  깊은 골짜기에 우뚝 선 쌍계루
選勝幽人逸興尋  승경 찾는 은자는 빼어난 흥취 느끼누나
勝槪多中何事最  좋은 경치 많은 곳 중 어느 것이 최고인가
淸詩滿壁古人吟  누대 벽에 가득 걸린 옛 시인의 좋은 시네
어떤 이에게 주다(寄人)
每要相訪雨何爲  방문하려 할 때마다 비는 어이 내리는고
況復看經未暇時  하물며 경 읽느라 바쁘기만 한 이즈음에
早晩天晴行露盡  조만간 비 개고 길가 이슬 마르면
此僧飛錫下山歸  이 몸 먼저 석장 날려 하산하여 돌아가리
오 찰방에게 드림(呈吳察訪)
高名關北文章士  관북 땅 문장으로 고명하신 선비
來作仙區善政官  신선 땅 이름난 곳 선정관으로 부임했네
期與林僧同結榻  산승과 탑상 인연 맺기를 기약하니
始知蓮社古人還  연사에 옛 벗8) 온 줄 이제사 알겠구나
휼운 독우9)에게 드림 (1)(呈霱雲督郵)
半世林間百病苦  산간살이 반평생 온갖 병고 다 겪으며
緣玆不下洞中門  이로 인해 절문 밖 나서 본 적 없었다오

009_0785_a_01L名山自有重逢約好待東林紅葉秋

009_0785_a_02L贈椘璉二上人

009_0785_a_03L
二衲殷勤來訪我不才還有卷中詩

009_0785_a_04L西湖何處重逢語月岳山前躑躅時

009_0785_a_05L

009_0785_a_06L
千里尋師問道來空門一世丈夫才

009_0785_a_07L笻隨雲鳥飛山外床下何年㪅會哉

009_0785_a_08L敬次法師韻贈潤大師

009_0785_a_09L
愛君爲學出塵寰遠訪明師每徃還

009_0785_a_10L喜怒多時冥一性四生三有濟何難

009_0785_a_11L

009_0785_a_12L
落髮何年謝世寰南遊已畢又東還

009_0785_a_13L明眞了俗兼中道於自於他化豈難

009_0785_a_14L白羊山雙溪樓

009_0785_a_15L
雙溪樓在洞天深選勝幽人逸興尋

009_0785_a_16L勝槩多中何事最淸詩滿壁古人吟

009_0785_a_17L寄人

009_0785_a_18L
每要相訪雨何爲況復看經未暇時

009_0785_a_19L早晩天晴行露盡此僧飛錫下山歸

009_0785_a_20L呈吳察訪

009_0785_a_21L
高名關北文章士來作仙區善政官

009_0785_a_22L期與林僧同結榻始知蓮社古人還

009_0785_a_23L呈霱雲督郵 (1)

009_0785_a_24L
半世林間百病苦緣玆不下洞中門

009_0785_b_01L請君芳草殘花日  봄풀은 향긋하고 아직 꽃잎 지기 전에
絶頂相尋臥白雲  산마루에 서로 만나 흰 구름 속 누워 보세
휼운 독우에게 드림 (2)(呈霱雲督郵)
昔日山門曾有約  그 언젠가 산문에서 재회 다짐하였건만
數年何事更無期  어인 일로 못 만난 지 올해로 몇 해던가
禪心幾度相思苦  내 마음 몇 번이나 상사고에 애달팠나
況復風淸月白時  하물며 달 밝은 밤 맑은 바람 부는 때야
상운 독우께서 북쪽 행차한다는 소식을 듣고 설악에 오르게 하고 싶었으나 이루지 못해 시를 읊어 보내다(聞祥雲督郵北行。 欲上雪岳而未果。 吟呈)
聞道督郵向北行  독우께서 북쪽으로 행차한단 소식 듣고
言遊雪岳暮雲橫  저녁 구름 낀 설악에 노니시라 하였건만
空山盡日無來影  텅 빈 산 하루 종일 그림자 하나 오지 않고
烟雨溟濛亂水聲  안개비 추적추적 물소리만 요란하오
연선각에서 벽 위에 걸린 매월당 시에 차운하여(延仙閣次梅月壁上韻)
五歲高名寓此中  이름 높은 오세 동자 이곳에서 머물렀지
文王親見號神童  문종 임금 친히 보고 신동이라 이름했네
雪山風味殷山節  설산의 풍미10)와 은산의 절개11)로다
大義由來透碧空  대의는 원래부터 벽공을 꿰뚫는다네
현산 읊은 시에 차운하여(次吟峴山)
峰頭漫爛紫烟霞  산마루 주홍 노을 현란하게 펼쳐지니
正是西天日欲斜  이때는 어느 땐가 서녘에 해 질 무렵
不見仙人空遺迹  선인이 부질없이 남긴 자취 못 찾고서
回筇獨向白蓮家  지팡이 돌려 쓸쓸하게 절집 향하네
스스로를 읊다(自題)
老僧叉手倚雲間  구름 사이 기대어 합장하는 늙은 중
昔日尋師渡幾山  지난날 스승 찾아 저 산 넘기 몇 번인가
非有非無中道罷  있음도 없고 없음도 없는 중도12) 간파하고
擧參無漏祖師關  무루의 조사관을 참구해 온 한평생
옛 운을 따라(次古韻)
龜頭剝落客心愁  벗겨진 거북 머리13)에 나그네 근심 깊어지고
踏盡烟江上下洲  안개 낀 강 모래톱을 이리저리 거닐어도
千載羊公終不返  천년 전의 양공은 끝내 돌아오지 않으니
秋天悵望夕陽遊  가을 하늘 구슬프게 석양 보며 노니노라
이 상사의 ≺삼보연선각≻ 시에 차운하다(次李上舍三寶延仙閣韻)
入定禪僧寂嘿堂  선정에 든 선승 적묵당에서
晨昏叉手又焚香  아침저녁 두 손 모아 향을 사르네
遙瞻彌勒峰千尺  눈을 들어 멀리 보는 천 길 미륵봉
秀與溪聲萬古長  봉우리와 냇물 소리 길이 유전하리라
옛 시에 차운하다(次古韻)

009_0785_b_01L請君芳草殘花日絕頂相尋臥白雲

009_0785_b_02L呈霱雲督郵 (2)

009_0785_b_03L
昔日山門曾有約數年何事更無期

009_0785_b_04L禪心幾度相思苦況復風淸月白時

009_0785_b_05L聞祥雲督郵北行欲上雪岳而未果
009_0785_b_06L吟呈

009_0785_b_07L
聞道督郵向北行言遊雪岳暮雲橫

009_0785_b_08L空山盡日無來影烟雨溟濛亂水聲

009_0785_b_09L延仙閣次梅月壁上韻

009_0785_b_10L
五歲高名寓此中文王親見號神童

009_0785_b_11L雪山風味殷山節大義由來透碧空

009_0785_b_12L次吟峴山

009_0785_b_13L
峰頭漫爛紫烟霞正是西天日欲斜

009_0785_b_14L不見仙人空遺迹回笻獨向白蓮家

009_0785_b_15L自題

009_0785_b_16L
老僧叉手倚雲間昔日尋師渡幾山

009_0785_b_17L非有非無中道罷擧叅無漏祖師關

009_0785_b_18L次古韻

009_0785_b_19L
龜頭剝落客心愁踏盡烟江上下洲

009_0785_b_20L千載羊公終不返秋天悵望夕陽遊

009_0785_b_21L次李上舍三寶延仙閣韻

009_0785_b_22L
入定禪僧寂嘿堂晨昏叉手又焚香

009_0785_b_23L遙瞻彌勒峰千尺秀與溪聲萬古長

009_0785_b_24L次古韻

009_0785_c_01L
有客問吾此幾居  나그네 물어보길, 이곳 산 지 몇 해오
忘機還說四旬餘  기미 잊고14) 설법한 지 어언 사십여 년
年年不踏洞門草  그 긴 세월 절문 밖 풀 밟지 않고서
祖意尋看又佛書  조사의 뜻 살펴보고 불서를 참구했네
삼가 녹문 주인에게(奉鹿門主人)
九月丹楓愛玩時  9월의 가을 단풍 정말로 볼만한데
風光何似暮春時  풍광은 어이 그리 늦봄 같은가
支筇說我歸心促  나뭇가지 지팡이가 돌아갈 길 재촉하니
更約明年杜宇時  명년 봄 두견새 울 제 다시 보자 다짐이네
대원의 시에 차운하여 주다(次寄大圓韻)
上舍肩輿帶落暉  상사 태운 가마는 저녁 햇살 가득 담고
行看秋色映僧衣  가을녘 단풍 빛은 가사에 물드는데
西庵不見圓禪在  서암에 머물던 그대 보이지 않나니
悵望孤筇漢水歸  한수 돌아가는 외론 지팡이 처연히 바라보네
홍 감사의 ≺태평루≻ 시에 차운하다(次洪監司太平樓韻)
揷天高閣枕江頭  찌를 듯이 높은 누각 강가에 임했으니
勝處多中最此遊  좋은 절경 많지마는 이곳 유람 최고로다
六十餘年無事漢  육십여 년 살아온 일 없는 사나이
太平歌唱太平樓  태평가를 부르노라 태평루에서
사천의 시에 차운하여(次槎川韻)
爲僧終老峴山堤  중 되어 한평생을 현산에서 마치나니
邑裏諸君競我擕  양양 땅 제군들이 다투어 내 손 끄네
栢樹蓮花經事業  참선하고 염불하고 절집 일도 경영하며
不關歌舞白銅鞮  범패 화청 작법 등도 가리지 않고 했네
영신 스님에게(贈永信上人)
何處飛筇聽鳥啼  산새 소리 벗을 삼아 정처 없이 떠돌면서
朝遊竹閣暮遊西  아침에는 대 누각 저녁에는 서쪽으로
雪山今夜重逢話  오늘 밤 설악에서 다시 만나 정회 푸니
花滿庭前月滿溪  뜰 앞에는 꽃이 활짝 시내에는 달빛 그득
또 한 편(又)
何年削髮自何山  어느 해 어느 절에서 머리 깎았는지 모르지만
靜裏相逢與我閑  고요함 속 다시 만나니 나 또한 한가롭네
出世男兒無二意  세상 벗어난 남아로서 두 가지 뜻 없겠네만
去來還恐染塵間  오며 가며 속세에 물들까 걱정이네
유산객에게(贈遊山客)
飛仙洞裏尋仙客  비선동 안에서 신선 찾는 나그네
養虎庵前解虎僧  양호암 앞에서 범 싸움 말리는 해호승15)
問我山中何所事  나에게 묻네, 산중에서 무슨 일 하느냐고
爲言祖窟點禪燈  나는 답하네, 조사굴에서 선禪 등불 켠다고
동문인 법성의 시에 차운하다(次同門法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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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客問吾此幾居忘機還說四旬餘

009_0785_c_02L年年不踏洞門草祖意尋看又佛書

009_0785_c_03L奉鹿門主人

009_0785_c_04L
九月丹楓愛玩時風光何似暮春時

009_0785_c_05L支笻說我歸心促㪅約明年杜宇時

009_0785_c_06L次寄大圓韻

009_0785_c_07L
上舍肩輿帶落暉行看秋色映僧衣

009_0785_c_08L西庵不見圓禪在悵望孤笻漢水歸

009_0785_c_09L次洪監司太平樓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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揷天高閣枕江頭勝處多中最此遊

009_0785_c_11L六十餘年無事漢太平歌唱太平樓

009_0785_c_12L次槎川韻

009_0785_c_13L
爲僧終老峴山堤邑裏諸君競我擕

009_0785_c_14L栢樹蓮花經事業不關歌舞白銅鞮

009_0785_c_15L贈永信上人

009_0785_c_16L
何處飛笻聽鳥啼朝遊竹閣暮遊西

009_0785_c_17L雪山今夜重逢話花滿庭前月滿溪

009_0785_c_18L

009_0785_c_19L
何年削髮自何山靜裡相逢與我閑

009_0785_c_20L出世男兒無二意去來還恐染塵間

009_0785_c_21L贈遊山客

009_0785_c_22L
飛仙洞裡尋仙客養虎庵前解虎僧

009_0785_c_23L問我山中何所事爲言祖窟點禪燈

009_0785_c_24L次同門法性

009_0786_a_01L
幾歲看經今歲還  간경하기 몇 해인가, 금년에 돌아간다지
平明飛錫妙香山  동트자 석장 날려 묘향산 떠날 차비
萍蹤身世元無定  부평초 같은 신세 본래 정처 없다지만
佳節何妨寓此間  좋은 계절 이곳에서 머무름이 어떠한가
이 생원의 시에 차운하다(次李生員韻)
何事飛筇雪岳深  어인 일로 깊고 깊은 설악으로 들어왔소
神興眞若古東林  신흥사는 그 옛날의 동림사16)와 진정 같소
儒禪所學雖云異  선비 선승 배우는 건 다르다 하겠지만
寡慾淸修卽一心  욕심 적고 청정한 수행은 한결같은 마음일세
계조굴에 올라(登繼祖窟)
絶頂峰頭繼祖菴  산꼭대기 가장 높은 곳 계조암 거기 있네
由來名勝鎭東南  유래와 좋은 경치론 관동 남쪽 최고일 듯
磬聲時出雲山暮  풍경 소리 때로 울려 구름 낀 산 날 저물고
僧着伽裟禮佛龕  가사 입은 스님 한 분 부처님 전 예경하네
비 오는데 손이 오다(雨中客至)
肩輿雨裏寺門開  빗속에 가마 행차 절문 열리니
撞着禪僧睡覺廻  마주친 선승은 잠이 확 달아나네
却問神興何處勝  신흥사는 어디가 가장 좋은 경승지요
言看飛臥兩仙臺  비선대 와선대 보라고 말을 하네
노루목에서 멀리 토왕폭포를 바라보며(獐項越見吐仰瀑)
柳中聲落啼黃鳥  버들 속 물소리 떨어지니 꾀꼬리 울고
巖裏波侵臥白龍  바위 속 물결 떨어지니 백룡이 눕네
獨步春風花下路  나 홀로 봄바람 속 꽃길 걷노라니
飄飄雪衲傍靑松  푸른 솔 곁 하얀 납의 바람에 나붓나붓
오언율시五言律詩
절필하다. 기해년(1779) 12월 21일(絶筆。 己亥十二月二十一日)
與我有親親    나와 친분 있는 이들
何時更有親    어느 때 다시 가까이할까
親親返前昔    친한 것은 돌이켜 보면 과거의 일
在今又無因    지금은 다시 아무 인연 없네
我今又得在    나 이제 또 있을 곳 얻으니
前聖是吾親    옛 성인이 나의 친족이라
今朝大笑去    오늘 아침 크게 웃으며 가노라
楓岳萬峰濵    풍악산 일만 봉우리 물가로
현산 군수의 시 ≺계조굴에 오르다≻에 차운하여(次峴山倅登繼祖窟)
僊客呼僧問    선객이 스님 불러 묻기를
達磨第幾孫    달마의 몇 대 손인지요
移筇尋石窟    발길 옮겨 석굴을 찾아가다
回首近天門    고개를 들어 보니 하늘 끝 가까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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幾歲看經今歲還平明飛錫妙香山

009_0786_a_02L萍蹤身世元無定佳節何妨寓此間

009_0786_a_03L次李生員韻

009_0786_a_04L
何事飛笻雪岳深神興眞若古東林

009_0786_a_05L儒禪所學雖云異寡慾淸修即一心

009_0786_a_06L登繼祖窟

009_0786_a_07L
絕頂峰頭繼祖菴由來名勝鎭東南

009_0786_a_08L磬聲時出雲山暮僧着伽裟禮佛龕

009_0786_a_09L雨中客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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肩輿雨裏寺門開撞着禪僧睡覺廻

009_0786_a_11L却問神興何處勝言看飛臥兩仙臺

009_0786_a_12L獐項越見吐仰瀑

009_0786_a_13L
柳中聲落啼黃鳥巖裡波侵臥白龍

009_0786_a_14L獨步春風花下路飄飄雪衲傍靑松

009_0786_a_15L[五言律詩]
絕筆己亥十二月二十一日

009_0786_a_16L
與我有親親何時㪅有親

009_0786_a_17L親親返前昔在今又無因

009_0786_a_18L我今又得在前聖是吾親

009_0786_a_19L今朝大笑去楓岳萬峰濵

009_0786_a_20L

009_0786_a_21L五言律詩

009_0786_a_22L次峴山倅登繼祖窟

009_0786_a_23L
僊客呼僧問達磨第幾孫

009_0786_a_24L移笻尋石窟回首近天門

009_0786_b_01L物色來蟾影    물색은 달빛에서 오고
風光動鹿園    풍광은 녹원에 출렁이다
賢良治海國    현량한 군수 양양 고을 다스리다
暇日躡雲根    여가 얻어 바위굴 오르다
김 제학17)의 시 ≺백양산에 노닐다≻에 차운하여(次金提學游白羊山)
春秋紅綠景    봄 꽃 가을 단풍
歸客幾留鞍    돌아갈 손 길 멈추기 몇 번이더냐
廣野林風散    너른 들판엔 숲 바람 흩어지고
高山水月寒    높은 산엔 투명한 달 차가웁구나
思家連日苦    집 생각에 하루하루 괴로웁다가
尋寺片時歡    절 찾으니 잠깐 동안 기쁜 마음이
此夕一場話    오늘 밤 풀어 놓는 한바탕 얘기
方知意味寬    바야흐로 알리라 그 넓은 의미
또 한 편(又)
五柳生涯薄    오류선생18) 생애는 쓸쓸하였고
三閭世事艱    삼려대부19) 세상일 괴로웠었지
曾遊淸洛月    한양의 맑은 달 노닐다가는
今入白羊山    이제야 백양산 들어왔구나
芳草溪邊綠    향기로운 풀들은 시냇가 파릇하고
閑花階下斑    한가로이 지는 꽃은 계단 아래 얼룩져
翛然留杖屨    무심히 석장 짚고 멈추어 보니
疑是赤松班    적송의 무늬가 혹 아닌가 하네
합강정 운을 따라 짓다(次合江亭韻)
何處名區勝    어느 곳이 이름난 승경지인가
雙江一合亭    두 물이 하나 되는 합강정이네
紫崖雲濕濕    자줏빛 벼랑엔 구름이 눅눅
翠檜風冷冷    푸르른 노송엔 바람이 쌀쌀
漁父垂竿立    어부는 낚싯대 드리운 채 서 있고
牧童吹笛停    목동은 피리 불며 쉬어 가는데
遊人還錫下    풍류객 발길 돌려 내려가더니
十里踏沙汀    명사십리 백사장을 거니노라네
희성 스님의 시축에 제하다(題禧成師軸)
問君何處在    그대에 묻노니 어느 곳에서 오셨는가
云是嶺南人    대답하여 말하길 영남 사람입니다
暮宿頭流下    저녁엔 두류산 아래 머물더니만
朝過雪岳濵    아침엔 설악 물가 지나는구려
龍門多運水    용문20)엔 길어야 할 물도 많겠고
惠閣每般薪    혜각21)엔 날라야 할 땔감 많겠지
負笈忩忩去    책궤 메고 총총히 떠나는 그대
恨無傳道眞    참된 도를 못 전함이 안타까워라
순찰사에게 드림(呈巡相)
老僧依香閣    노승은 향각22)에 기대어 있고
令公渡澗湄    영공은 계곡물 건너는구려

009_0786_b_01L物色來蟾影風光動鹿園

009_0786_b_02L賢良治海國暇日躡雲根

009_0786_b_03L次金提學游白羊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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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秋紅綠景歸客幾留鞍

009_0786_b_05L廣野林風散高山水月寒

009_0786_b_06L思家連日苦尋寺片時歡

009_0786_b_07L此夕一塲話方知意味寬

009_0786_b_08L

009_0786_b_09L
五柳生涯薄三閭世事艱

009_0786_b_10L曾遊淸洛月今入白羊山

009_0786_b_11L芳草溪邊綠閑花階下斑

009_0786_b_12L翛然留杖屨疑是赤松班

009_0786_b_13L次合江亭韻

009_0786_b_14L
何處名區勝雙江一合亭

009_0786_b_15L紫崖雲濕濕翠檜風泠泠

009_0786_b_16L漁父垂竿立牧童吹笛停

009_0786_b_17L遊人還錫下十里踏沙汀

009_0786_b_18L題禧成師軸

009_0786_b_19L
問君何處在云是嶺南人

009_0786_b_20L暮宿頭流下朝過雪岳濵

009_0786_b_21L龍門多運水惠閣每般薪

009_0786_b_22L負笈忩忩去恨無傳道眞

009_0786_b_23L呈巡相

009_0786_b_24L
老僧依香閣令公渡澗湄

009_0786_c_01L停車尋貝葉    수레 멈춰 불경을 자세히 읽고
駐節問花枝    머물러 꽃가지23) 물어보누나
南北巡來去    남북으로 순찰하여 오고 가나니
古今路險夷    험하던 옛길이 평탄해지네
承流宣化力    미풍양속 전해 주고 교화하는 힘
春暮又秋時    저무는 봄 또 가을날 언제까지나
칠언율시七言律詩
현산 군수의 시 ≺계조굴에 오르다≻에 차운하다(次峴山倅登繼祖韻)
蕭寺尋眞興更多  절에 와 진리 찾으니 흥은 더욱 깊어져서
坐來空裏眄花柯  앉은 채 공 속에서 꽃가지 응시하네
仙臺晩飯非塵俗  절집의 저녁 공양 세속 기운 전혀 없고
漢水風流是舞娥  한수의 풍류는 춤추는 선녀24)로다
新偈吟成惺劫夢  새로 지은 게송 읊으니 억겁의 꿈을 깨고
古經看罷說恒沙  옛 경전 다 읽으니 항하사의 변설이라
海棠十里襄陽路  해당화 십 리 펼쳐진 양양 길에서
爭唱銅鞮和踏歌  동발 울리며 장단 맞춰 다투어 노래하네
정양사25)에 오르다(登正陽寺)
回首玉峰落日明  고개 돌리니 옥봉우리 지는 해에 찬란하고
狂奔疊石奏笳笙  첩첩 바위에 미친 질주로 생황 소리 울려 내니
高僧越見三心院  고승은 고개 들어 삼심원 바라보고
佳客俯看百濟城  귀한 길손 머리 숙여 백제성 바라볼 제
翠壁重重丹篆映  겹겹 쌓인 이끼 절벽 붉은 글씨 반사되고
蒼崖曲曲暮鍾淸  굽이굽이 푸른 벼랑 저녁 종성 청아하다
此樓遙隔塵寰路  이 누각과 속세의 길 멀리 떨어져 있으니
晦迹韜光過十生  자취 숨기고 명성 감추며 십생을 지내리라
계 방장스님에게 부치다(寄戒丈室)
雲衲飄然過海湄  가사 나부끼며 바닷가 지나온 운수납자
勝遊長憶故園歸  즐거운 유람에도 늘 옛 절 돌아갈 생각만
尋眞雪岳雙鞋盡  진리 찾느라 설악에서 두 짝 짚신 해졌고
問道黃梅一杖飛  도 묻느라 황매26)에서 석장 하나 날리더니
般若經中看妙義  반야경에서 오묘한 뜻 자세히 간파하고
光明藏裏得精微  광명장27)에서 정미한 이치를 얻었구려
送君門外山前路  절문 밖 산 앞길로 그대 떠나보내나니
何日更逢七寶圍  어느 날 칠보 울타리28)에서 우리 다시 만나려나
명사십리 가을 달(明沙秋月)
白沙如雪眼前平  백사장은 설원같이 눈앞 훤히 펼쳐지고
更好晴秋夜月淸  맑은 가을 저녁달 청명함이 더욱 좋네
灝氣橫侵天外色  맑은 기운(灝氣)29) 비껴 들어와 하늘 밖 빛깔 띠고
餘輝直透水中明  은은한 빛 수직으로 떨어져 물속에서 밝구나
仙童幻出銀霜界  선동은 은빛 세계를 환상처럼 빚어내고
化叟粧成白玉京  조화옹은 백옥경을 단장하여 꾸며 낼 제

009_0786_c_01L停車尋貝葉駐節問花枝

009_0786_c_02L南北巡來去古今路險夷

009_0786_c_03L承流宣化力春暮又秋時

009_0786_c_04L

009_0786_c_05L七言律詩

009_0786_c_06L次峴山倅登繼祖韻

009_0786_c_07L
蕭寺尋眞興㪅多坐來空裡眄花柯

009_0786_c_08L仙臺晩飯非塵俗漢水風流是舞娥

009_0786_c_09L新偈吟成惺刼夢古經看罷說恒沙

009_0786_c_10L海棠十里襄陽路爭唱銅鞮和踏歌

009_0786_c_11L登正陽寺

009_0786_c_12L
回首玉峰落日明狂奔疊石奏笳笙

009_0786_c_13L高僧越見三心院佳客俯看百濟城

009_0786_c_14L翠壁重重丹篆映蒼崖曲曲暮鍾淸

009_0786_c_15L此樓遙隔塵寰路晦迹鞱光過十生

009_0786_c_16L寄戒丈室

009_0786_c_17L
雲衲飄然過海湄勝遊長憶故園歸

009_0786_c_18L尋眞雪岳雙鞋盡問道黃梅一杖飛

009_0786_c_19L般若經中看妙義光明藏裡得精微

009_0786_c_20L送君門外山前路何日㪅逢七寶圍

009_0786_c_21L明沙秋月

009_0786_c_22L
白沙如雪眼前平㪅好晴秋夜月淸

009_0786_c_23L灝氣橫侵天外色餘輝直透水中明

009_0786_c_24L仙童幻出銀霜界化叟粧成白玉京

009_0787_a_01L影射波濤鷗夢冷  달그림자 파도 비추자 갈매기 꿈 싸늘해져
驚飛始覺有哀聲  새삼 깨어 놀라 날며 슬픈 소리 울리누나
계조굴 운(繼祖韻)
天吼山高揷太淸  천후산 높고 높아 하늘 찌를 듯한데
松邊吹笛鶴眠驚  솔숲 가 피리 소리 학의 꿈 깨우도다
庵前近見山花笑  암자 앞 뜨락에서 들꽃 미소 바라볼 때
杉頂遙聞谷鳥鳴  삼나무 봉우리 뻐꾹 울음 멀리서 듣노라네
老釋尋常專道味  노승은 언제나 도의 참맛 오롯 닦고
仙賓蕭灑覓詩情  선객은 초탈하게 시의 정을 찾는구나
回看萬二千峰色  일만 이천 봉 산빛을 고개 돌려 바라보니
盡是芙蓉玉作城  모두가 부용옥으로 깎아 놓은 성이라니
이 생원의 운을 따라(次李生員韻)
欲識空門劫外歌  공문30)의 겁외가 알고 싶어서
長年高枕鬱嵯峨  긴 세월 울창하고 높은 숲에 베개 높였네
紅塵紫陌心猶少  홍진 세상 서울 길에 마음 외려 좁아지다
綠樹靑山意更多  녹수청산 깊은 곳에 뜻은 더욱 새록새록
簷角題詩岩色入  처마 끝 새긴 시엔 바위 빛깔 비쳐 들고
床頭捲箔水聲過  책상머리 주렴 걷자 물소리 졸랑졸랑
勸君吹笛雙親下  쌍친봉 아래31) 피리 부는 그대에게 권하노니
今世丈夫事若何  오늘날 대장부 일 이만 하면 어떠하리
상월 법숙32)께 올림(上霜月法叔)
坐閱乾坤幾歲月  좌정하여 천지를 참구하기 몇 해던가
春秋七十又餘年  올해 춘추 칠십하고 남은 해 몇 년이라
東西宣說華嚴敎  동서로 다니면서 화엄교를 널리 펴고
南北擧揚格外禪  남북을 오가면서 격외선을 거양하니
能使四生輪業免  사생33)의 무리들은 윤회 업보 면하였고
必令三有久痾痊  삼유34)의 중생들은 묵은 병통 씻은 덕에
人天百萬圍繞衆  인간과 천상 세계 둘러싼 백만 대중이
最好龍潭一笑傳  용담 한 번 웃어 전한 것35) 가장 좋아해
헌 스님에게 읊어 드림(吟贈軒師)
住錫名山問幾年  명산에 주석하기 올해로 몇 년째인가
一場同會是前緣  같은 절집 함께 만난 이것도 연분이라
東樓越見松臺鶴  동루에선 송대의 학 고개 들어 바라봤고
西岳回看淨土蓮  서악에선 정토 연꽃 돌이켜 바라봤네
寶筏眇浮宣敎說  보배 뗏목으로 아득히 띄운 교학을 설파했고
桂輪高朗播禪傳  계수 바퀴로 높고 밝은 선리를 전하였네
又能諸子百家語  게다가 제자백가 이설에도 능통하니
蔭覆兒孫萬里天  음덕이 어린 제자 무궁토록 덮어 주리
용흥사 세진루 시에 차운하다(次龍興寺洗塵樓韻)
一筇遙指碧山頭  대지팡이 멀리 들어 산꼭대기 가리키니
中有高樓最勝遊  그중에 높은 누대 가장 좋은 유람처라
水滿雙溪時九夏  양쪽 시내 넘친 물은 한여름 다름없고
風淸孤閣月三秋  외론 누각 감싼 바람 차기가 가을이나

009_0787_a_01L影射波濤鷗夢冷驚飛始覺有哀聲

009_0787_a_02L繼祖韻

009_0787_a_03L
天吼山高揷太淸松邊吹笛鶴眠驚

009_0787_a_04L庵前近見山花笑杉頂遙聞谷鳥鳴

009_0787_a_05L老釋尋常專道味仙賔蕭洒覔詩情

009_0787_a_06L回看萬二千峰色盡是芙蓉玉作城

009_0787_a_07L次李生員韻

009_0787_a_08L
欲識空門刼外歌長年高枕欝嵯峨

009_0787_a_09L紅塵紫陌心猶少綠樹靑山意㪅多

009_0787_a_10L簷角題詩岩色入床頭捲箔水聲過

009_0787_a_11L勸君吹笛雙親下今世丈夫事若何

009_0787_a_12L上霜月法叔

009_0787_a_13L
坐閱乾坤幾歲月春秋七十又餘年

009_0787_a_14L東西宣說華嚴敎南北擧揚格外禪

009_0787_a_15L能使四生輪業免必令三有久痾痊

009_0787_a_16L人天百萬圖繞衆最好龍潭一笑傳

009_0787_a_17L吟贈軒師

009_0787_a_18L
住錫名山問幾年一塲同會是前緣

009_0787_a_19L東樓越見松臺鶴西岳回看淨土蓮

009_0787_a_20L寶筏眇浮宣敎說桂輪高朗播禪傳

009_0787_a_21L又能諸子百家語蔭覆兒孫萬里天

009_0787_a_22L次龍興寺洗塵樓韻

009_0787_a_23L
一笻遙指碧山頭中有高樓㝡勝遊

009_0787_a_24L水滿雙溪時九夏風淸孤閣月三秋

009_0787_b_01L含泥玄鳥簷端入  진흙 머금은 제비들은 처마 끝 날아들고
喚友黃鶯檻外留  제짝 찾는 꾀꼬리는 난간 밖에 머무는데
終日看雲閑獨步  온종일 구름 보며 한가로이 걷노라니
行裝蕭灑洗塵愁  시원 깨끗 차림새로 속된 근심 씻어 내네
백운 설담 방장스님에게 드림(寄白雲雪潭丈室)
伴像南遊爾獨雄  불상 모시고 남방 유람 그대 홀로 대단하오
幾人說示轉成空  여러 사람들 교설이 공이 됨과 같으리오
三冬擧足頭流頂  한겨울엔 발길 들어 두류산 정상 올라가고
九夏騰身俗離中  한여름엔 몸을 올려 속리산 속 들어가며
床下談眞揮麈白  선탑의 진리 담소 터는 불자36) 깨끗하고
窓前演妙落花紅  창 앞의 묘법 강연 지는 꽃잎 붉었더니
黃金世界雪潭月  황금 세계는 눈 내린 연못에 비치는 달
任運相隨佛祖風  자재로이 서로 따르니 부처 조사 유풍이네
우헌공이 법사에게 준 운자를 따라 짓다(和迂軒公寄法師韻)
床頭落札寄吾師  책상머리 놓인 서찰 우리 스님께 보낸 거라
爲問雙眉覆眼垂  누군가 여쭈오니 지그시 눈을 감네
菴裏扣鍾修佛戒  암자에서 종 치면서 불가 계율 닦을 적에
城中明燭送僧詩  성안에서 등불 켜고 스님께 보낸 시라
人間失路誰非感  인간 세상 어긋난 길 누가 슬퍼 않으랴만
物外知音却有思  세상 바깥 통하는 벗 문득 떠올린 거겠지
萬水千峰花發日  강물마다 봉우리마다 봄꽃 만발하는 날
禪窓只待更來期  선창에서 다시 온단 기약을 기다릴 뿐
한양의 이 상사에게 보냄(呈洛陽李上舍)
植杖江山物外緣  이 강 저 산 지팡이 세워 물외 인연 누리다가
相逢談話解愁纏  서로 만나 이야기 나누니 쌓인 근심 풀어지네
昔登三角雲邊界  그 옛날 삼각산 오를 땐 구름 끝 경계러니
今過千峰霽後天  오늘사 총총한 봉우리 지나니 비 갠 하늘이라
留宿公堂把酒客  그대 집에 유숙할 땐 술병 잡은 객이러니
盤桓蕭寺做工禪  맑은 대 절 돌아드니 참선 공부 절로 되네
海棠花裏肩輿去  해당화 활짝 핀 길 가마 타고 떠나가니
行色飄然地上仙  가벼이 날리는 행색은 그야말로 지상선
헐성루 운을 따라 짓다(次歇惺樓韻)
削出奇峰萬二千  깎아 올린 기이한 일만 이천 봉우리
衆香雲氣擁樓前  중향성의 구름 기운 누각 앞을 감싸는데
溪響琮琮撥絃瑟  시내 소리 졸졸졸 현과 비파 튕겨 내고
岳勢亭亭出水蓮  산악 형세 우뚝하여 수련이 피어난 듯
幽客題名亂石立  시인 이름 새긴 바위 어지러이 널려 있고
禪僧偶語一燈懸  스님들 비밀한 선어(偶語)37) 등 하나에 매달릴 때
松頭靑鶴高飛去  소나무 끝 푸른 학이 드높이 날아가니
疑是經過子晉仙  혹시나 진나라 신선38) 날아감이 아니런가
미호39) 선생에게 올림(上渼湖先生)
專心長跪已多年  마음 오롯이 꿇어앉기(長跪)40) 몇 년이 지났던가
無是無非道德全  시시비비 따지지 않으니 도와 덕이 온전하네

009_0787_b_01L含泥玄鳥簷端入喚友黃鶯檻外留

009_0787_b_02L終日看雲閑獨步行裝蕭洒洗塵愁

009_0787_b_03L寄白雲雪潭丈室

009_0787_b_04L
伴像南遊爾獨雄幾人說示轉成空

009_0787_b_05L三冬擧足頭流頂九夏騰身俗離中

009_0787_b_06L床下談眞揮麈白窓前演妙落花紅

009_0787_b_07L黃金世界雪潭月任運相隨佛祖風

009_0787_b_08L和迃軒公寄法師韻

009_0787_b_09L
床頭落札寄吾師爲問雙眉覆眼垂

009_0787_b_10L菴裡扣鍾修佛戒城中明燭送僧詩

009_0787_b_11L人間失路誰非感物外知音却有思

009_0787_b_12L萬水千峰花發日禪窓只待㪅來期

009_0787_b_13L呈洛陽李上舍

009_0787_b_14L
植杖江山物外緣相逢談話解愁纒

009_0787_b_15L昔登三角雲邊界今過千峰霽後天

009_0787_b_16L留宿公堂把酒客盤桓蕭寺做工禪

009_0787_b_17L海棠花裏肩輿去行色飄然地上仙

009_0787_b_18L次歇惺樓韻

009_0787_b_19L
削出奇峰萬二千衆香雲氣擁樓前

009_0787_b_20L溪響琮琮撥絃瑟岳勢亭亭出水蓮

009_0787_b_21L幽客題名亂石立禪僧偶語一燈懸

009_0787_b_22L松頭靑鶴高飛去疑是經過子晋仙

009_0787_b_23L上渼湖先生

009_0787_b_24L
專心長跪已多年無是無非道德全

009_0787_c_01L碧海桑田藏石室  벽해가 상전 되도록 석실에 감춰 두고
桑田碧海祕雲天  상전이 벽해 되도록 높은 하늘에 숨겨 두었네
亭亭白月千秋闊  높이 솟은 환한 달은 천추에 공활하고
落落蒼松萬歲延  낙락한 장송은 만세토록 서 있으리
唾笑功名塵世事  공명쯤이야 티끌세상 일로 조소하나니
幻身淸淨十洲仙  허깨비 몸이지만 청정 십주41)의 신선이라
옛사람의 운을 따라 짓다(次古人韻)
蓬山疊疊水重重  첩첩 쌓인 봉래산 굽이굽이 계곡물
幾歲宴居絶世蹤  한거하며 세상 자취 끊기가 몇 해인가
窓外錫筇雙解虎  창밖 세운 석장으로 두 마리 범 떼어 놓고
床前盂鉢一藏龍  상 앞 발우에는 한 마리 용 가두었네42)
說無言有無同有  무와 유를 언설하나 무와 유가 같은 거고
探色觀空色卽空  색과 공을 탐색하나 색이 곧 공일러라
遠隔塵囂甘道味  세상 소란 멀리 떨치니 도의 맛 달콤해져
人間還笑槿榮中  무궁화 핀 인간 세상 도리어 가소롭다
이 주서의 시 ≺설악산에 노닐며≻의 운을 따라(次李注書遊雪岳山韻)
落日肩輿遠樹烟  해 질 무렵 가마 타고 먼 숲 안개 속 들었더니
平明轉渡食堂川  새벽녘 발길 옮겨 식당천 건너려네
普門瀑下三千尺  삼천 척 수직으로 떨어지는 보문폭포
彌勒峰連九萬天  구만리 장천 연이은 미륵봉
暮宿淸寒塵世外  저녁 숙소 맑고 차가우니 티끌세상 바깥이요
朝遊深寂霱雲邊  깊고 고요한 아침 유람 상서 구름 언저리라
鳳庵看盡育王塔  봉암사 무량탑을 샅샅이 다 보았나니
何處長從羽化仙  우화등선 길이길이 따를 곳은 어드메오
육화에게(贈六和)
羨爾飛筇處處山  부러우이 그대. 석장 날려 이 산 저 산 다니면서
生涯應與白雲閑  한평생 생애가 흰 구름처럼 한가함을
安禪九月身無暑  한여름 안선43)하니 더위도 못 느끼고
禁足三冬意不寒  한겨울 금족44)하니 그 의기 식지 않으리
執侍明師南北界  눈 밝은 스승 모시고서 남북을 넘나들며
同隨良友雪楓間  좋은 벗 함께 따라 설악 풍악 오고 가나
無情歲月同流水  무정한 세월은 유수와 같으리니
勤學經文訪我還  경전 글 힘써 배워 다시 나를 찾아오소
팔붕의 운을 따라(次八鵬韻)
飛筇歷盡幾叢林  석장 날려 지나온 총림 다하면 몇 곳인가
起予看君玉振吟  옥 소리45) 떨치는 그대 봄에 내 마음 흥기되네
黃檗山中難得意  황벽46) 산중에서 뜻 얻기 어려우나
大愚筵下易醒心  대우47) 자리 아래 깨닫기 쉬웠구나
靑雲九夏頭流勝  파란 구름 한여름에 두류 경치 좋을시고
赤樹三秋皆骨深  붉게 물든 깊은 가을 개골산 깊을시고
別我還尋南岳去  날 이별하고 다시 남악 찾아 떠나는데
溪邊悵望送光陰  시냇가에 애처로이 세월을 전송하네
화 상인에게 차운하여 드림(次贈和上人)

009_0787_c_01L碧海桑田藏石室桑田碧海秘雲天

009_0787_c_02L亭亭白月千秋濶落落蒼松萬歲延

009_0787_c_03L唾笑功名塵世事幻身淸淨十洲仙

009_0787_c_04L次古人韻

009_0787_c_05L
蓬山疊疊水重重幾歲宴居絕世蹤

009_0787_c_06L窓外錫笻雙解虎床前盂鉢一藏龍

009_0787_c_07L說無言有無同有探色觀空色即空

009_0787_c_08L遠隔塵囂甘道味人間還笑槿榮中

009_0787_c_09L次李注書遊雪岳山韻

009_0787_c_10L
落日肩輿遠樹烟平明轉渡食堂川

009_0787_c_11L普門瀑下三千尺彌勒峰連九萬天

009_0787_c_12L暮宿淸寒塵世外朝遊深寂霱雲邊

009_0787_c_13L鳳庵看盡育王塔何處長從羽化仙

009_0787_c_14L贈六和

009_0787_c_15L
羨爾飛笻處處山生涯應與白雲閑

009_0787_c_16L安禪九月身無暑禁足三冬意不寒

009_0787_c_17L執侍明師南北界同隨良友雪楓間

009_0787_c_18L無情歲月同流水勤學經文訪我還

009_0787_c_19L次八鵬韻

009_0787_c_20L
飛笻歷盡幾叢林起予看君玉振吟

009_0787_c_21L黃檗山中難得意大愚筵下易醒心

009_0787_c_22L靑雲九夏頭流勝赤樹三秋皆骨深

009_0787_c_23L別我還尋南岳去溪邊悵望送光陰

009_0787_c_24L次贈和上人

009_0788_a_01L
西域南天勸爾過  서쪽 땅 남쪽 하늘 그대 지나길 권하나니
玄關參得會心多  현묘한 관문 참득48)하여 마음 깨침 많으리라
八垓諸刹名宗在  사방팔방 어느 사찰이나 이름난 종장 있건마는
一道孤庵廢衲何  오솔길 외론 암자의 폐납에게 웬일인가
說敎窓前撓地震  설교하는 창 앞에는 어지러이 땅 흔들리고
揮塵閣下散天花  총채 휘두르는 전각 아래 하늘 꽃이 흩날리네
雖經歲月盤遊久  비록 세월 지나서 느긋한 유람 오래여도
東畔不忘舊主家  따뜻한 언덕 옛 살던 집 잊지는 마시게나
금강산 유람을 권함(勸遊金剛)
欲識金剛無竭勝  담무갈49)의 금강산 빼어난 경치 보고자
吾曾汗漫盡淸遊  내 일찍이 정처 없이 청신한 유람50) 다했었지
千峰皆骨倚天立  일천 봉 개골산은 하늘 향해 우뚝 섰고
萬壑衆香壓地浮  만 골짜기 중향성은 땅 누르며 떠 있는데
鶴窟依然黃鶴在  학 굴에는 의연히 황학이 맴돌았고
龍淵恍若白龍留  용연에는 어슴푸레 백룡이 머무는 듯
孤僧年老難重入  외로운 중 이젠 늙어 다시 가기 어려우니
遠望今朝送別愁  오늘 아침 멀리 보며 이별 수심 전송할 뿐
일암 대법사의 운을 따라 성곡 방장스님에게 보냅니다(伏次日菴大法師韻。 寄聖谷丈室 )
淑氣飄身世外浮  맑은 기운 떠돌이 몸 세상 밖 떠돌면서
殘除意馬駕心牛  날뛰는 말(意馬)51) 베어 버리고 마음 소(心牛) 올라타니
羨君參旨花添錦  선지를 참구함은 그대 금상첨화라 부러웁고
愧我投毫鐵罔鉤  낚싯줄 던지나 갈고리 없는 민쇠이니 내 부끄러워라
靑嶂爲隣多歲月  푸른 산 벗이 되어 몇 세월을 보냈으며
白雲作伴幾春秋  흰 구름의 도반 되어 몇 년을 보냈는가
前緣甚厚今兄弟  전생 인연 매우 두터워 금생 형제 되었으니
更望蓮臺九品流  구품 연대 함께 노닐기 다시금 바라옵네
금강 유람하는 여러 사람의 운을 따라(次金剛翫景諸公韻)
送君楓岳扣禪扉  풍악에 그대 보내니 선방 문(禪扉) 두드리고
轉上層巒入翠微  층층이 쌓인 산 돌아 올라 산마루에 다다르리
朝日晴嵐凝佛頂  아침 햇살 맑은 이내 부처님 이마 맺히겠고
斜陽白雨濕仙衣  비낀 석양 맑은 빗물 신선의 옷 젖을세라
五松無語時長碧  오송은 말없이 사시장철 푸르겠고
三院留名世所稀  삼심원에 남긴 이름 세상에 귀한 바라
玉岫霞岑眞面目  옥 산 노을 낀 봉우리의 진면목을
爲人宣說恐相違  사람들에게 널리 말하면 어긋날까 두려워라
또 설악에서 노닐며(又遊雪岳)
時當盛夏雪山寒  때는 한여름인데 설산은 아직 서늘하고
絶頂峰頭草樹殘  맨 꼭대기 산등성엔 풀과 나무 스러졌네
五歲菴中眞影見  오세암 들어가선 선사들 진영 뵙고
三淵閣裏古碑看  삼연각 들어가선 옛 비문 읽노라네
登高俯下猶爲易  높이 올라 내려 보기는 오히려 쉬운 일
自淺至深是最難  얕은 데서 깊이 들어가기 이것 가장 어려운 일
千尺懸崖危險過  천 척 매달린 낭떠러지 위태로움 지났으니
保君從此得平安  여기부턴 평안하게 그대 앞길 살펴가소

009_0788_a_01L
西域南天勸爾過玄關叅得會心多

009_0788_a_02L八垓諸刹名宗在一道孤庵癈衲何

009_0788_a_03L說敎窓前撓地震揮塵閣下散天花

009_0788_a_04L雖經歲月盤遊久東畔不忘舊主家

009_0788_a_05L勸遊金剛

009_0788_a_06L
欲識金剛無竭勝吾曾汗漫盡淸遊

009_0788_a_07L千峰皆骨倚天立萬壑衆香壓地浮

009_0788_a_08L鶴窟依然黃鶴在龍淵恍若白龍留

009_0788_a_09L孤僧年老難重入遠望今朝送別愁

009_0788_a_10L伏次日菴大法師韻寄聖谷丈室

009_0788_a_11L
淑氣飄身世外浮殘除意馬駕心牛

009_0788_a_12L羨君叅旨花添錦愧我投毫鐵罔鉤

009_0788_a_13L靑嶂爲隣多歲月白雲作伴幾春秋

009_0788_a_14L前緣甚厚今兄弟㪅望蓮臺九品流

009_0788_a_15L次金剛翫景諸公韻

009_0788_a_16L
送君楓岳扣禪扉轉上層巒入翠微

009_0788_a_17L朝日晴嵐度佛頂斜陽白雨濕仙衣

009_0788_a_18L五松無語時長碧三院留名世所稀

009_0788_a_19L王峀霞岑眞面目爲人宣說恐相違

009_0788_a_20L又遊雪岳

009_0788_a_21L
時當盛夏雪山寒絕頂峰頭草樹殘

009_0788_a_22L五歲菴中眞影見三淵閣裏古碑看

009_0788_a_23L登高俯下猶爲易自淺至深是最難

009_0788_a_24L千尺懸崖危險過保君從此得平安

009_0788_b_01L
징 방장스님이 고향에 돌아가다(澄丈室還鄕)
西湖萬里雲游客  서호52) 만리 머나먼 길 구름 따라 떠돈 길손
今歲何緣立雪門  올해엔 무슨 인연으로 설악 산문 들어왔소
月岳峯前千佛念  월악봉 앞에서는 일천 부처 염불하고
金剛山下一燈言  금강산 아래서는 등불 하나의 깨우침
桑庭飛錫聞詩禮  뽕나무 마당에 석장 날려 시경 예경 강의 듣고
溪院旋踵惱夢魂  시내 담장에 발길 돌려 몽환 혼백 괴롭히다
久勿躕躇鄕國裏  오랫동안 고향 땅에 머뭇머뭇하진 말고
雙泉還到滌塵煩  쌍천으로 다시 돌아와 티끌 번뇌 씻어 내소
산사에서 독서하는 이생에게 드리다(奉李生山寺讀書)
僧在空門客在何  산승은 공문에 있는데 그댄 어디 있는가
鹿林精舍古仙阿  녹림정사 옛 신선 놀던 산에 있구려
愛君勤學終宵讀  그대 열심히 배워 밤늦도록 책 읽으니 반가웁고
愧我禪心半世磨  이 몸의 참선 마음 반평생 지나 닳아지니 부끄럽소
靈桂揷頭酬素志  신령한 계수53) 머리 꽂아 본래 뜻에 보답받고
神通遍體濟沈痾  신통한 힘 몸에 가득 퍼져 고질병 건져 내길
是非榮辱皆歸幻  시비와 영욕 모두 허깨비로 돌아가니
不若邯鄲白雪歌  한단에서 ≺백설가≻54)를 부름만 못하리라
서 순찰사에게 드림(呈徐巡相)
何事肩輿到此山  어인 일로 가마 타고 이 산까지 오셨는가
爲看岩窟出雲間  구름이 이는 틈의 바위굴을 보러 왔네
笳聲嫋嫋丹霞洞  피리 소린 단하동으로 휘돌아 감겨들고
旗影飄飄碧水灣  깃발 그림잔 벽수만으로 가벼이 날리는데
五馬長驅巡路促  말 다섯 필 먼 길 몰아 순행길 재촉하고
三車時論寺門閑  석 대의 수레55)를 때로 논하니 절문 안이 한가롭다
明朝笑別溪頭路  내일 아침 시내 머릿길서 웃으며 작별할 때
只望東林是舊顔  다만 동림 바라보며 옛 벗 얼굴 여기겠지56)
묘향산인에게(贈妙香山人)
離家幾日石門還  집 떠난 지 며칠 만에 석문으로 돌아왔나
嗟爾初無覓祖關  처음엔 조사 관문 찾지 않아 안타까웠지
敎罷蓮花方丈裏  방장산에선 교학 공부 『법화경』을 다 마치고
禪參栢樹妙香間  묘향산에선 참선 수행 백수자를 참구함에
畢工親侍嚴慈側  공부 마칠 때까지 엄한 스승 곁에 모셨고
了事躬省恩法顔  일을 마칠 때까지 은사 법사 몸소 돌보았네
七寶臺前歸客夢  칠보대 앞으로 돌아갈 길손의 꿈……
因緣未盡更玆山  인연이 미진하여 다시 이 산 돌아왔네
유산객에게(贈遊山客)
離家數日到雙溪  집 떠난 지 며칠 만에 쌍계57)에 당도했나
夢裡金剛眼不迷  꿈에 그리던 금강산 눈에 낯설지 않네
叢石亭光朝透北  총석정 아침 빛은 북녘 하늘 투사하고
衆香城色暮歸西  중향성 저녁 빛은 서녘 하늘 돌아가네
庵前覺路遊禪跡  절 앞 깨달음의 길은 노닐던 선사의 발자취요
洞裡嘶聲立馬蹄  마을 안 울음소린 선 말들의 말굽 소리라

009_0788_b_01L澄丈室還鄕

009_0788_b_02L
西湖萬里雲游客今歲何緣立雪門

009_0788_b_03L月岳峯前千佛念金剛山下一燈言

009_0788_b_04L桑庭飛錫聞詩禮溪院旋踵惱夢魂

009_0788_b_05L久勿蹰躇鄕國裏雙泉還到滌塵煩

009_0788_b_06L奉李生山寺讀書

009_0788_b_07L
僧在空門客在何鹿林精舍古仙阿

009_0788_b_08L愛君勤學終宵讀愧我禪心半世磨

009_0788_b_09L靈桂揷頭酬素志神通遍軆濟沉痾

009_0788_b_10L是非榮辱皆歸幻不若邯鄲白雪歌

009_0788_b_11L呈徐巡相

009_0788_b_12L
何事肩輿到此山爲看岩窟出雲間

009_0788_b_13L笳聲嫋嫋丹霞洞旗影飄飄碧水灣

009_0788_b_14L五馬長驅巡路促三車時論寺門閑

009_0788_b_15L明朝笑別溪頭路只望東林是舊顏

009_0788_b_16L贈妙香山人

009_0788_b_17L
離家幾日石門還嗟爾初無覔祖關

009_0788_b_18L敎罷蓮花方丈裡禪叅栢樹妙香間

009_0788_b_19L畢工親侍嚴慈側了事躬省恩法顏

009_0788_b_20L七寶臺前歸客夢因緣未盡㪅玆山

009_0788_b_21L贈遊山客

009_0788_b_22L
離家數日到雙溪夢裡金剛眼不迷

009_0788_b_23L叢石亭光朝透北衆香城色暮歸西

009_0788_b_24L庵前覺路遊禪跡洞裡嘶聲立馬蹄

009_0788_c_01L內外山中看盡後  안 산 바깥 산58) 하나하나 다 본 후에
歸來峴邑破苔泥  현읍59)으로 돌아와 이끼 진흙 털어 내소
마을 선비의 운을 따라 수령에게 주는 시(次鄕中士子韻)
肩輿幾入外沙門  가마 타고 몇 번이나 절문에 들어왔나
陪吏官僮每禁喧  배행 관리 수행 동자 매번 훤화 금하라네
客問雙溪何處派  객이 묻길 쌍계는 어느 곳서 갈라지나요
僧言萬壑石間源  스님 답하기를 깊은 골짝 돌 틈 샘물이지요
山中花落春無迹  산중에 꽃 지니 봄은 오간 자취 없고
野外草生雨有痕  들 밖에 풀이 파릇 비 온 자취 돋아났네
飛臥仚蹤雖不見  나는 신선 누운 신선60) 자취 비록 못 보오나
儒禪喜與使君論  선비와 선승들 수령과 의론 즐겨하네
기記
설악산 신흥사 극락전 단확기雪岳山神興寺極樂殿丹雘記
내가 어려서 호남에서부터 부초처럼 떠돌다가 천후산天吼山61) 내원암에 머문 지 몇 년이 지났다. 하루는 승려 성곡聖谷이 나에게 말하였다. “극락전을 훈熏과 필弼 두 스님이 지난 황사黃蛇년62) 봄에 장인을 동원해 중수하여, 보고 듣는 이가 그것을 기뻐하였습니다만 빠진 것이 있으니 바로 단청입니다. 하늘이 비록 높은들 달과 별이 없다면 어떻게 헤아리며, 땅이 비록 넓은들 나무와 돌이 없으면 어떻게 쓰겠습니까? 전각에 그림과 무늬가 없다면 하늘이 있어도 헤아리지 못하고 땅이 있어도 사용하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에 화사化士63) 준準·형浻 등이 마음을 다해 모연하고 갑술년(1754) 4월(淸和月)에 화사畫師를 불러 5월(鶉咮月)에 이르러 단청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기문記文이 없다면 이 또한 안 될 것입니다.” 나는 그것을 뜻있다고 여겨 말하기를, “제가 어찌 감당하겠습니까마는 그대의 요청을 따르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기記를 쓴다.

설악산 신흥사 사천왕기雪岳山神興寺四天王記
내 들으니, 우리 부처님이 설산에서 도를 이루자 사천왕이 발우를 바쳤다고 한다. 이 산이 바로 ‘설악’이요 절 이름을 신흥사라 하였으니, 사천왕상이 없어서는 안 될 것이므로

009_0788_c_01L內外山中看盡後歸來峴邑破苔泥

009_0788_c_02L次鄕中士子韻呈主倅

009_0788_c_03L
肩輿幾入外沙門陪吏官僮每禁喧

009_0788_c_04L客問雙溪何處派僧言萬壑石間源

009_0788_c_05L山中花落春無迹野外草生雨有痕

009_0788_c_06L飛臥仚蹤雖不見儒禪喜與使君論

009_0788_c_07L

009_0788_c_08L

009_0788_c_09L雪岳山神興寺極樂殿丹雘記

009_0788_c_10L
貧道少自湖南萍轉住錫天吼之內院
009_0788_c_11L有年一日山人聖谷謂余曰寺之極
009_0788_c_12L樂殿寺僧熏弼兩人去黃蛇春
009_0788_c_13L工重新見聞喜之而所欠乃丹雘也
009_0788_c_14L天雖高無月星何度地雖廣無木
009_0788_c_15L石何用殿之不繪彩亦天而無度
009_0788_c_16L而無用類也斯有化士準浻等殫心
009_0788_c_17L力募緣歲甲戌淸和月召畫師至鶉
009_0788_c_18L咮月訖丹碧之役焉然而無記又不
009_0788_c_19L可也予其志之曰貧道何敢即君之
009_0788_c_20L是記

009_0788_c_21L

009_0788_c_22L雪岳山神興寺四天王記

009_0788_c_23L
聞吾佛雪山道成四王獻鉢此山是
009_0788_c_24L雪岳寺號以神興則不可無四王故

009_0789_a_01L옛날 여만如滿·설초雪草 두 스님이 소상을 봉안하였다. 해가 오래고 상이 무너져 이 절의 의誼와 희熙와 환環 스님이 발원하고 재물을 모아 그 상을 중수하여 예전 것보다 더 크게 조성하였으니 대단하도다. 더군다나 부처님이 성도하자 사천왕이 발우를 바치는 상서와 합치함에 있어서랴.
만약 기문記文이 없다면 훗날 이곳을 찾아오는 자들이 어느 해에 중수하였는지 알지 못할 것이니, 내가 재능 없음을 헤아리지 않고 대략 그 내력을 적는다. 산수의 아름다움과 사찰의 빼어남은 이미 여러 유명 인사들이 쓴 기記에 갖추어져 있으므로 적지 않는다. 만약 접때의 세 스님의 공이 아니었다면 누가 천백세 후대에 다시 천백세 전의 경사를 알아보겠는가? 세 스님은 참으로 우리 불가의 인걸이로다.

천후산 계조굴64) 중건기天吼山繼祖窟重建記
산수가 빼어남은 금강金剛이 제일이다. 천 리를 내려와 수성水城 남쪽에 이르면 미치곡彌峙曲인데 또 연이어 굼틀굼틀 일어나 큰 것은 설악雪岳이 되고 작은 것은 천후天吼가 되었다. 천후 십 리는 석벽이 빙 둘러서 있어 가히 설악의 아들이요 금강의 손자라 할 만하며, 또한 정토가 실감 나게 그려진 그림이라고 할 만하다. 천후天吼라고 이름 붙인 것은 산에 큰 동굴이 있어 바람이 나와 나무와 돌이 날리는 것이 하늘 우레가 우는 것 같기 때문이다. 계조繼祖라고 이름 붙인 것은 앞에 달마봉達磨峰이라는 큰 봉우리가 있기 때문이다. 달마는 서천西天 28대조로서 우리 부처님 세존이 정법안장正法眼藏65)을 가섭에게 전하였고 그 등불이 서로 이어져 달마에 이르렀다. 달마가 소림굴에 와서 9년 동안 머물렀으니, 이것이 바로 조사굴과 소림굴이 다르지 않은 까닭이다.
이러하기 때문에 옛사람들이 여기에서 득도하고 여기에서 도를 즐겼으나(得道斯樂道斯) 오랜 세월 지나면서 사람은 죽고 자취는 없어져 항상 도에 뜻을 둔 이들이 안타까워하였다. 지난 병자년(赤鼠, 1756) 봄에 산승 취휘取輝가 짓기 시작하여

009_0789_a_01L昔年如滿雪草二人塑相奉安矣
009_0789_a_02L久像廢寺僧誼與熙與環發願鳩財
009_0789_a_03L重新厥像有增前制偉㦲況合於
009_0789_a_04L成道獻鉢之瑞乎若無記則後之遊
009_0789_a_05L不知何春秋之重修吾不揆不才
009_0789_a_06L畧記其事山水之美寺刹之勝已具
009_0789_a_07L於諸名公所記故非所述若非向三
009_0789_a_08L人之功孰於千百世之下復見千百
009_0789_a_09L世之瑞也三人者眞釋氏之人傑也

009_0789_a_10L

009_0789_a_11L天吼山繼祖窟重建記

009_0789_a_12L
山水之勝金剛爲第一千里至水城
009_0789_a_13L之南曰彌峙曲又起邐㦾大爲雪岳
009_0789_a_14L小爲天吼天吼十里石壁橫立
009_0789_a_15L謂雪岳之子金剛之孫亦可謂淨土
009_0789_a_16L之活畫也目以天吼者山有大穴
009_0789_a_17L出木石飛揚若天雷之吼故也目以
009_0789_a_18L繼祖者前有高峰號曰達摩達摩
009_0789_a_19L乃西天廿八代祖也吾佛世尊以正
009_0789_a_20L法眼藏傳之迦葉燈燈相續于達摩
009_0789_a_21L達摩來住少林九載此窟與少林無
009_0789_a_22L異故也是故古人得道斯樂道斯
009_0789_a_23L閱歲經刼人亡事廢恒爲志道者之
009_0789_a_24L越赤鼠春山之僧取輝者經營

009_0789_b_01L기축년(黃牛, 1769) 여름에 일을 마쳤으니 예전의 장관보다 더 크고 훗날의 규모에도 빠지지 않을 것이다. 좌우의 용과 호랑이, 앞뒤의 거북과 뱀이 눕기도 하고 달리기도 하며, 앉은 듯 서 있는 듯 눈 닿은 곳마다 파닥파닥 살아 숨 쉬지(活潑潑)66) 않는 곳이 없도다. 이 산 이 굴은 선풍도골이 아니면 그 누가 능히 노닐 수 있으랴. 용암자龍巖子가 한번 여기에서 노닐다가 기쁘게 여겨 기記를 짓노라. 

잡저雜著
출세통문出世通文
이 글은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한 것입니다.
서산西山의 제5세 설암雪巖의 적통이신 일암 대선사日菴大禪師의 문인 불공당不空堂 자징 선사自澄禪師는 관동 양양 사람입니다. 나이는 오십팔이요 설악산 신흥사의 천후봉 아래 안심암安心菴에서 입적하였으니, 곧 정해년(强圉大淵獻之歲, 1767) 계축월(昭陽赤奮若之月) 초 5일 인시寅時(攝提格時, 오전 3시 반에서 4시 반까지)입니다.
선사께서 병환에 들었을 때 상좌와 대중에게 말하기를, “내가 오음五陰을 벗어나면 사흘을 기다리지 말고 장사하여 화장하면 곧 나와 삼세의 인연 있는 벗(緣友)이 될 것”이라 하였습니다. 두세 번 간곡히 말씀하신 고로 입적한 오시午時에 즉시 다비장을 마련하였습니다. 다비하는 곳에 회오리바람이 갑자기 일어나고 상서로운 연기가 허공에 맺히니 장례하러 모인 사람들이 다 기이하게 생각하였습니다. 3일 후 친동생 효성曉誠이 사리 하나를 재 속에서 수습하였고, 계자戒子인 수청樹淸이 그 옆에서 영골 사리 한 조각을 수습하여 모두 두 개가 되었는데 사리 빛깔이 흡사 청유리 빛 같았습니다. 상서로운 빛이 밤을 이어 끊이지 않으니, 말세에 이와 같은 희유한 일을 사라지게 할 수 없으므로 여러 산중의 사찰에 널리 고하나니, 차례차례 나란히 급히 전하여(星傳)67)

009_0789_b_01L而訖役于黃牛之夏有增前觀無減
009_0789_b_02L後規也左右之於龍虎前後之於龜
009_0789_b_03L或臥或走若坐若立觸目無非
009_0789_b_04L活潑潑底此山此窟也非仙風道骨
009_0789_b_05L其孰能遊之龍巖子一遊之
009_0789_b_06L以爲記

009_0789_b_07L

009_0789_b_08L雜著

009_0789_b_09L出世通文

009_0789_b_10L
右文爲通諭事惟我西山第五世雪巖
009_0789_b_11L嫡統日菴大禪師門人不空堂自澄禪師
009_0789_b_12L關東襄陽人也壽五袠有八而示寂
009_0789_b_13L于雪岳山神興寺之天吼峰下安心菴
009_0789_b_14L即强圉大淵獻之歲昭陽赤奮若之月初
009_0789_b_15L五日攝提格時也禪師沈病時謂上
009_0789_b_16L佐及大衆曰吾脫五陰不俟三日而
009_0789_b_17L火則與我爲三世之緣友再三丁寧
009_0789_b_18L示滅之敦牂即設茶毘茶毘之處
009_0789_b_19L玄風忽起瑞烟凝空會葬者俱異
009_0789_b_20L三日後親弟曉誠收一片榉珠於灰
009_0789_b_21L戒子樹淸收一片靈珠於其傍
009_0789_b_22L二顆色如靑琉璃也祥光連夜不絕
009_0789_b_23L當此季世如此稀有之事不可泯沒
009_0789_b_24L普告于諸山寺刹鱗次星傳

009_0789_c_01L빠뜨리는 곳이 없도록 하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

행장行狀
용암 화상龍巖和尙의 법휘는 체조體照요 속성은 정鄭씨이며, 부친의 이름은 모某요 어머니는 송宋씨이다. 호남 장성 사람으로 선비 집안(士族) 출신이었다. 어머니 꿈에 황룡이 구름을 타고 공중에 서려 있는 광경을 보고 잉태되어, 계사년(1713) 4월 초하루에 태어났다. 이날 밤 아버지가 사랑채에서 자고 있는데 꿈에 신승神僧이 문밖에 서서 주인을 불러 말하기를, “우리 종풍을 흥기시킬 자를 주인집에 맡기오니 꼭 기억하시오.”라고 하였다. 이것이 곧 대사가 될 조짐이요, 법연法筵의 용상龍象이 될 징조였으리라. 대사는 강보에 싸여 있을 때 우는 소리가 한 번도 문밖으로 나간 적이 없었다. 겨우 네 살에 어머니 품을 물리고 꼭 아버지 처소로 가서 자기를 태연하게 하였으니, 어려서부터 평범한 아이들과는 달랐다. 여섯 살에 처음 배우기 시작했는데 남이 도와주지 않아도 쓰고 외우는 것이 빨리 나아갔다. 열 살에 『사기史記』와 외전外傳을 다 읽었고, 글을 짓고 시를 짓는 것이 또한 자못 민첩하여 향리 사람들의 칭찬이 자자하였다.
을사년(1725)에 온 집안이 괴질에 걸려 먼저 어머니를 잃고 얼마 되지 않아 또 아버지를 잃었다. 대사의 나이가 아직 성년이 되지 않았는데 형과 함께 장례를 치렀다. 모두 예에 따라 탈상하고(服闋)68) 형제가 함께 집을 떠났는데, 도중에 형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대사 홀로 서울 근처까지 와서 남한산성에서 걸음을 멈추고 머물렀다. 이때 관동 설악산 승려인 석임 장로釋稔長老가 마침 그를 만났는데 그 사람됨과 재주를 아껴, 데리고 돌아가 학업에 오로지 뜻을 두게 하고 선문의 요체를 가르쳤다. 아무리 현묘한 뜻이라도 능히 시원하게 깨달아, 가르치는 자가

009_0789_c_01L無遺闕之地幸甚

009_0789_c_02L

009_0789_c_03L1)行狀

009_0789_c_04L
龍巖和尙法諱體照俗姓鄭氏
009_0789_c_05L諱某母宋氏湖南長城人乃士族
009_0789_c_06L母夢見黃龍乘雲盤空因以有
009_0789_c_07L生于癸巳四月初一日是夜父寢
009_0789_c_08L外室夢有神僧立於門外呼出主
009_0789_c_09L人曰興吾宗風者托於主人之家
009_0789_c_10L記之是乃師之兆朕而其爲法筵龍
009_0789_c_11L象之徵歟師在襁褓呱泣之聲
009_0789_c_12L不出門甫四歲免母懷而必就父
009_0789_c_13L而寢自在孩提異於凡兒六歲始就
009_0789_c_14L不費人雕瑑而記誦輙進十載
009_0789_c_15L通史記外傳綴文賦詩亦頗敏給
009_0789_c_16L里稱之至乙巳擧室罹恠疾先丁
009_0789_c_17L內艱而尋又遭外艱師年未成童
009_0789_c_18L伯氏經紀殮葬皆依禮服闋兄弟俱
009_0789_c_19L至中途伯則還鄕師孤行至京
009_0789_c_20L投止於南漢伊時關東雪山釋釋
009_0789_c_21L稔長老適與遇焉愛其人與2)
009_0789_c_22L率以歸仍令專意學業敎以禪門經
009_0789_c_23L雖玄妙之奧亦能通悟敎之者
009_0789_c_24L此右側行間有「附錄」二字編者除之「林」
009_0789_c_25L疑「材」{編}

009_0790_a_01L그보다 능하지 못하다고 사양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18세에 머리를 깎고 곧 석임 장로를 은사로 삼고 백련당白蓮堂 지임 대사智稔大師를 계사戒師로 삼았다. 이로부터 일암 법사日菴法師를 참배하여 불교의 내외 전적에 더욱 힘을 다하였다. 묘체의 이해와 심오한 관법(妙解邃觀)이 같은 또래에 비해 뛰어났고 시비를 변증하고 곡직을 바로잡는 데 이르러서는 또한 일암 대사의 인가를 받았다. 하루는 일암 대사가 대사에게 말하기를, “법의 문(法門)은 넓지 않아서는 안 되고 세계를 보는 눈(眼界)은 크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하였다. 대사는 이 말을 듣자마자 용감히 결심하여 표연히 한 벌의 가사로 남북의 여러 종문宗門을 두루 참구하고 육통六通69) 삼승三乘70)을 끝까지 관하고 돌아왔으니 곧 을축년(1745)이었다.
이로부터 석장을 걸고 총채를 잡으니 문도들이 크게 모이자 일암 대사는 거처하던 내원암을 대사에게 맡기고 용암龍巖이라는 호를 내려 주었다. 일암에게는 법사法嗣가 되고 청허淸虛에게는 7대 손제자가 된다. 대사는 불도의 가르침을 선양하는 데 뛰어나 많은 성취가 있었으니 곧 이른바 ‘도가 뛰어난 시(道勝之韻)’라는 것이요, ‘빈손으로 왔다가 채워 돌아간다(虛往實歸)’71)는 것이었다. 또한 그는 자비롭게 베푸는 마음이 천성에서 우러나 굶주리거나 추위에 걸식하는 자를 보면 불쌍히 여겨 슬퍼하지 않음이 없어 조금도 아낌없이 옷을 벗어 주고 밥을 주었다. 그 바탕과 역량이 사무를 잘 맡아 다스리어 본사의 큰 역사는 거의 그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산문의 사부대중이 또한 대사를 귀의처로 삼았다.
말년에 이르러 문도들을 사양하고 보내었는데 그중 고족高足으로 홍파 문익洪波門益이 있었다. 거처하는 곳이 서로 상당한 거리였는데 대사가 병중에 그를 생각할 때 홍파 역시 마음으로 이끌려 꿈에 대사를 생각하였다. 바로 그날 빨리 돌아와 대사를 뵈니, 병이 또한 위급하여 뒷날을 부탁하였다. 사대四大가 장차 흩어지려 하는 때 붓을 찾아 게를 썼다.

與我有親嚮    나와 친분 있는 이들
何時更有親    어느 때 다시 가까이할까
親返前昔在    친한 것은 돌이켜 보면 과거의 일
今又無緣因    지금은 다시 아무 인연 없네

009_0790_a_01L至讓以不能焉十八薙髮乃以稔長
009_0790_a_02L老爲恩師而白蓮堂智稔大師爲戒師
009_0790_a_03L自是叅拜於日菴法師益肆其力
009_0790_a_04L於竺敎內外典而妙解邃觀出於等
009_0790_a_05L至於辨是非正曲直亦蒙日庵之
009_0790_a_06L印可焉一日日菴諭師曰法門不可
009_0790_a_07L不廣眼界不可不大師於言丁勇決
009_0790_a_08L飄然一衲遍叅於南北諸宗究觀六
009_0790_a_09L通三乘而歸則乙丑歲也自此掛錫
009_0790_a_10L秉拂門徒大集日庵以所居內院
009_0790_a_11L師而錫號龍巖於日菴爲法嗣而於
009_0790_a_12L淸虛爲七世孫也師長於宣揚道敎
009_0790_a_13L有成就即所謂道勝之韻虛徃實歸者
009_0790_a_14L且其慈悲施予之心出於天性
009_0790_a_15L人之飢餒寒乞者無不矜惻解衣推
009_0790_a_16L少無慳焉惟其根基力量善幹
009_0790_a_17L事務本寺之鉅役多待其指而成
009_0790_a_18L山門四衆亦以師爲依歸也至其末
009_0790_a_19L謝遣門徒而其中高足惟洪波
009_0790_a_20L門益也其居頗遠師病中思之
009_0790_a_21L波亦心牽夢想即日遄歸而來省師
009_0790_a_22L病亦危矣因屬以後事至於四大將
009_0790_a_23L散之際索筆書偈曰與我有親嚮
009_0790_a_24L時更有親親返前昔在今又無緣因

009_0790_b_01L我今又得在    나 이제 또 있을 곳 얻으니
前聖是吾親    옛 성인이 나의 친족이라
今朝大笑去    오늘 아침 크게 웃으며 가노라
楓岳萬峰濱    풍악산 일만 봉우리 물가로

곧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 사흘이 지나서 입적하였다. 세수는 67이요 법랍은 51세이니, 이 해는 곧 기해년(1779) 12월 21일 임술이었다.
3일 후 갑자일에 화장하니 이날 크게 신령한 서기가 있어서 다음 날 같은 문하 사람들이 서둘러(頓揮) 가서 자세히 살펴 10여 보 거리의 아름다운 나무 위에서 정골頂骨 사리 하나를 얻었는데, 맑고 밝은 광택이 나 대중이 모두 감탄하고 신기하게 여겼다. 문도들이 곧 슬픔을 머금고 정성을 다해 백일재를 올린 후 다섯째 날 부도를 만들어 절의 동쪽에 봉안하고 쓰기를 ‘용암탑’이라 하였다. 이는 곧 대사가 입적한 유적인 것이다.
대사의 시문 약간 편은 차마 없애지 못하여 그 제자 홍파洪波와 설담雪潭·남월南月·동파東坡·선악仙岳·봉암鳳巖과 신족神足인 귀직歸直·관언觀彥 등이 그 수계승 몇 명과 함께 재물을 모아 판에 새기려 한다고 한다.
법손 영담 성묵影潭性默이 짓다.

찬贊
瞻彼雪嶽     저 설악을 보며
允懷吾宗     우리 종사를 생각하네
巖巖師釋     높고 높은 스승이시여
法海眞龍     법해의 참된 용상이로다
數篇禪偈     몇 편의 선의 노래와
七分儀容     칠분72)의 모습을
俾永不泐     길이 쇠하지 않게 하리니
百刼淸風     백겁의 맑은 바람이로다

종문의 후학 산남山南 청은 지수淸隱志守가 받들어 쓰다.
용암집 끝(龍巖集)

009_0790_b_01L我今又得在前聖是吾親今朝大笑
009_0790_b_02L楓岳萬峰濱乃浴身更衣越三
009_0790_b_03L日而示寂壽六十七臈五十一
009_0790_b_04L年即己亥十二月二十一日壬戌而後
009_0790_b_05L三日甲子闍維是日大有靈瑞翌日
009_0790_b_06L同門人頓揮徃而審視得一片頂骨
009_0790_b_07L於十餘步嘉樹之上瑩淨光澤衆皆
009_0790_b_08L嗟異門徒等乃能㘅哀殫誠營立浮
009_0790_b_09L圖於百齋後五日奉安於寺之東而書
009_0790_b_10L龍岩塔者即師之雙樹遺迹也
009_0790_b_11L之詩文若干篇不忍泯沒其弟子洪
009_0790_b_12L波雪潭南月東坡仙岳鳳巖及神足歸
009_0790_b_13L直觀彥等與其受戒僧若干人將鳩
009_0790_b_14L財繡梓云

009_0790_b_15L
法孫影潭性默撰

009_0790_b_16L

009_0790_b_17L1)賛曰

009_0790_b_18L
瞻彼雪嶽允懷吾宗巖巖師釋
009_0790_b_19L海眞龍數篇禪卽七分儀容俾永
009_0790_b_20L不泐百刼淸風

009_0790_b_21L
宗門後學山南淸隱志守敬題

009_0790_b_22L
龍巖集終

009_0790_b_23L
  1. 1)‌연사蓮社에 연옹淵翁께서~만나긴 어려웠구나 : 연옹은 도연명陶淵明, 혜원惠遠은 여산廬山의 혜원을 가리킨다. 이는 호계삼소虎溪三笑 고사와 관련이 있다. 여산의 혜원은 일찍이 동림사東林寺에 주석할 때 산문 밖으로 나가는 호계의 다리를 건너지 않으리라 다짐한 바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옛 친구인 도연명(유자)과 육수정陸修靜(도사)의 방문을 받고, 두 사람이 돌아갈 때 이들을 전송하여 서로 이야기하면서 가다가 모르는 사이에 다리를 지나쳐 버렸다. 다리를 건너고 나서 이를 두 벗에게 말하고 세 사람이 손뼉을 치면서 크게 웃었다. 일반적으로 유자와 승려의 교류를 가리켜 호계삼소라 한다. 백련사白蓮社는 혜원이 만든 염불 수행의 결사結社로, 본산本山인 동림사에 백련白蓮이 많았던 데서 이 이름이 유래하였다. 이 시에서는 제목의 남 상사를 도연명에, 자신이 주석하는 절은 백련사에 비유한 것이며, 2구의 내용은 자신은 혜원 같은 스님이 되지 못함을 겸양하여 말한 것이다.
  2. 2)‌백수선栢樹禪 : 조주 종심趙州從諗(778~897)의 정전백수자庭前栢樹子 화두. 어떤 스님이 조주趙州에게 “어떤 것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라고 묻자, 조주가 “뜰 앞에 있는 잣나무니라.”라고 답한 화두.
  3. 3)‌겁외사劫外事 : 겁외의 일. 겁외는 이 세계의 변천하는 모양으로 성주괴공成住壞空의 4대 겁이 있으나, 이 사겁 외에 초연한 것을 말한다.
  4. 4)‌우리 인생~오기 어려워라 : 만가로 널리 수용된 〈回心曲〉 등의 불교 가요에 자주 등장하는 구절로, 인생무상을 토로하는 관습적인 표현이다.
  5. 5)‌아우 그리움에~외그림자 돌아가네 : 두보杜甫의 시 〈恨別〉의 ‘憶弟看雲白日眠’ 구를 차용하였다. 시는 다음과 같다. “서울을 떠나오기 자그마치 사천 리요, 오랑캐의 말발굽 길이 달려 날뛰기 오륙 년. 초목이 변해 시들었는데 검각산 밖에 와 있고, 난리로 막히고 끊기고 성도성 밖 강변에서 늙어 가네. 집을 생각하며 달밤에 거닐다 새벽에 우뚝 서고, 아우들 생각하며 구름을 바라보다 대낮에 졸음 든다. 듣자하니 요사이 하양에서 승승장구한다 하니, 사도여 어서 날 위해 하북까지 쳐부숴 주소서.(洛城一別四千里。 胡騎長驅五六年。 草木變衰行劍外。 兵戈阻絶老江邊。 思家步月淸宵立。 憶弟看雲白日眠。 聞道河陽近乘勝。 司洪急爲破幽燕。)”
  6. 6)‌일성一性 : 사람이 본래 지니고 있는 부처의 본성(正因佛性).
  7. 7)‌사생삼유四生三有 : 사생四生은 생물이 나는 네 가지 형태. 곧 태생胎生·난생卵生·습생濕生·화생化生. 삼유三有는 욕유欲有(욕계), 색유色有(색계), 무색유無色有(무색계)로 삼계三界와 같은 말. 또는 생유生有(처음 나는 일찰나), 본유本有(나서부터 죽을 때까지의 존재), 사유死有(죽는 일찰나) 세 가지를 말함.
  8. 8)‌연사蓮社에 옛 벗(古人) : 백련사를 찾아온 도연명에 비유한 것이다. 주 1 참조.
  9. 9)‌독우督郵 : 관직명. 역참을 관리하던 찰방察訪을 달리 이르는 말.
  10. 10)‌설산의 풍미(雪山風味) : 설산에서 고행했던 석가모니의 고사에서 김시습金時習이 불교적 취향에 경도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11. 11)‌은산의 절개(殷山節) : 백이伯夷와 숙제叔齊의 절개. 『史記』 「伯夷列傳」에 따르면, 은나라 때 고죽국孤竹國 국군國君의 아들로서, 아버지가 죽은 뒤 왕위를 사양하고 함께 나라를 도망쳐 주나라 서백창西伯昌(文王)의 덕을 사모하여 주나라로 갔다. 그러나 주나라의 무왕武王이 아버지 문왕이 죽은 뒤 즉시 은나라 주왕紂王을 친 것을 불효·불인不仁이라 하여 주나라의 조(粟)를 먹는 것을 거부하고, 수양산首陽山에 은거하여 고사리를 음식으로 삼았으나 결국 굶어서 죽었다고 한다. 여기서는 단종의 폐위에 반대한 생육신으로 일컬어지는 김시습의 절개를 의미한다.
  12. 12)‌중도中道 : 두 극단의 치우친 삿된 것을 여읜 중정中正한 도라는 말. 이 말은 대소승에 두루 쓰이며 그 뜻도 각기 다르나, 그 핵심의 요긴한 뜻을 나타내는 의미를 지닌 것으로는 일치한다. 예를 들면 소승에서는 외도나 범부들의 지나친 고행과 낙행을 여읜 진정한 행법行法, 곧 부처님이 말씀한 정도正道나, 유무有無 단상斷常의 이변二邊을 여읜 비유비무非有非無·비단비상非斷非常의 이치를 중도라 한다.
  13. 13)‌거북 머리(龜頭) : 비석의 받침대 부분의 이름. ‘龜頭剝落’ 이 부분은 이백의 시 〈襄陽歌〉에서 취한 것이다. 진晉나라 양호羊祜가 정치를 잘하여 백성들이 그를 기념하여 세운 타루비墮淚碑가 세월이 지나 잊힌 것처럼 세월의 무상함을 표현한 구절이다.
  14. 14)‌기미 잊고(忘機) : 담박함을 즐겨 세상일에 관여하지 않는 것을 말함.
  15. 15)‌해호승解虎僧 : 호랑이 싸움을 말리는 스님. 제나라 승조僧稠 선사가 석장錫杖으로 호랑이 싸움을 말린 옛일(解虎錫)에서 유래한다. 승조 선사가 회주 왕옥산王屋山에서 선정을 닦을 때 두 마리 호랑이가 다투는 것을 보고 곧바로 석장으로 적중시켜 말리자 각자 흩어졌다고 한다.
  16. 16)‌동림사東林寺 : 혜원 대사가 주석하던 절이며, 이 대목은 호계삼소虎溪三笑의 고사와 관련이 있다. 전설에 호계는 여산廬山 동림사 앞에 있었다고 한다. 주 1 참조.
  17. 17)‌제학提學 : 조선 시대 규장각의 종1품이나 정2품 벼슬. 또는 예문관·홍문관에 둔 종2품 벼슬.
  18. 18)‌오류선생五柳先生 : 동진東晉의 시인 도연명陶淵明의 호. 강서성江西省 심양 자상紫桑 출생으로, 이름은 잠潛이고 연명淵明은 자이다. 「五柳先生傳」과 〈歸去來辭〉 등에서 자연 귀의의 은일 지향적 인생관을 확인할 수 있다.
  19. 19)‌삼려대부三閭大夫 : 전국시대 초楚나라의 충신이자 시인인 굴원屈原을 가리킨다. 자는 원原이고 이름은 평平이다. 왕족 출신으로 회왕懷王의 좌도左徒(벼슬 이름)가 되어 내정과 외교에 비상한 능력을 발휘했으나, 그 때문에 다른 신하들의 미움을 받았다. 회왕이 술책에 빠져 진秦에 유폐되어 객사하자, 장남 경양왕頃襄王이 즉위하고 막내 자란子蘭은 영윤令尹(재상)이 되었다. 자란은 아버지를 객사하게 한 장본인이었으므로 굴원은 그를 비난하다가 대부大夫의 참언으로 영도에서 추방된 뒤 초나라와 임금을 걱정하며 동정호洞庭湖 근처를 방랑하다가 멱라수汨羅水에 몸을 던져 죽었다. 이때가 5월 5일이었으며 그 후부터 이곳에 공물供物을 바치는 습속이 생겼다. 〈離騷〉를 비롯하여 〈漁父辭〉 등 그의 작품들은 왕에게 버림받은 뒤 쓴 것으로, 우수가 짙게 스며들어 있다.
  20. 20)‌용문龍門 : 입신출세의 관문. 선가에서는 훌륭한 스승이 있는 총림에 들어가면 모두 훌륭한 수행승이 된다는 말로 쓰인다.
  21. 21)‌혜각惠閣 : 낭야 혜각瑯琊惠閣을 지칭한다. 북송 때의 서락西洛 사람. 부친이 형양 태수衡陽太守로 갔다가 죽자 그 관을 모시고 낙양으로 돌아오던 길에 풍주豊州 약산의 오랜 절 앞을 지나다가, 갑자기 생각을 돌이켜 출가하였다. 사방을 돌아다닌 뒤에 저주滁州의 낭야산에 절을 짓고 임제臨濟의 종풍을 선양하였다. 그때 사람들이 명주明州의 설두 중현雪竇重顯과 함께 두 감로문甘露門이라 하였다.
  22. 22)‌향각香閣 : 절의 누각.
  23. 23)‌꽃가지(花枝) : 묘한 법문이나 깨달음의 본질을 말함.
  24. 24)‌선녀(娥) : 여기서는 달을 뜻함.
  25. 25)‌정양사正陽寺 : 금강산에 있는 절 이름이다. 표훈사表訓寺 북쪽 산의 정맥正脈 고지대에 위치하여 시계視界가 확 트여서 금강산의 제봉諸峯을 모두 볼 수 있다고 한다. 그 주변에 만폭동萬瀑洞이 있다.
  26. 26)‌황매黃梅 : 호북성湖北省 동남단에 있는 지명. 이곳은 4조 도신道信과 5조 홍인弘忍의 동산법문東山法門의 근거지로서, 서남쪽 밖에는 육조 혜능慧能이 의발을 전수받은 동선사東禪寺가 있고, 동북쪽 30리에는 홍인이 거주한 진혜사眞慧寺 등이 있다. 여기에서는 참선 수행을 했다는 의미로 쓰였다.
  27. 27)‌광명장光明藏 : 불성과 불법이 있는 곳. 광명의 곳집. 『思益經』에서는 “여래의 몸은 한량없는 광명장이라.”라고 하였다.
  28. 28)‌칠보 울타리(七寶圍) : 극락세계를 말함.
  29. 29)‌맑은 기운(灝氣) :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차 있는 정대正大하고 강직剛直한 기운.
  30. 30)‌공문空門 : 불교를 말함. 불교는 공空의 사상을 근본으로 하므로 공문이라 한다.
  31. 31)‌쌍친봉 아래(雙親下) : 용암당의 시에 쌍천雙泉·쌍계雙溪가 있는 것으로 보아 봉우리의 이름으로 해석하였다.
  32. 32)‌법숙法叔 : 선종에서 스님의 사형師兄이나 사제師弟를 일컫는 말. 우리나라 속어로는 사숙師叔이라 한다.
  33. 33)사생四生 : 생물이 나는 네 가지 형태. 곧 태생胎生·난생卵生·습생濕生·화생化生.
  34. 34)‌삼유三有 : 삼계三界와 같음. 또는 생유生有(처음 나는 일찰나), 본유本有(나서부터 죽을 때까지의 존재), 사유死有(죽는 일찰나)를 말함.
  35. 35)용담龍潭 한~전한 것: 용담은 상월 법숙의 스승. 용담의 법을 이었다는 의미이다.
  36. 36)‌터는 불자(揮麈) : 주미麈尾를 휘두름. 옛적 청담淸談을 나눌 때 주미를 휘두르는 관습이 있어 후에 담론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주미는 먼지떨이 비슷한 도구인 불자拂子를 말한다.
  37. 37)비밀한 선어(偶語) : 우어偶語는 몰래 만나 나누는 비밀스러운 이야기.
  38. 38)‌진나라 신선(晉仙) : 정령위丁令威를 말한다. 진晉나라 도연명의 『搜神後記』 권1에 나오는 신선담으로 정령위의 화표학華表鶴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정령위는 한漢나라 때 요동 사람으로 영허산에서 도를 배웠다. 후에 학이 되어 요동에 돌아갈 때 성문의 화표주에 모였는데 이때 한 소년이 활로 쏘고자 하였다. 학은 곧 날아올라 공중을 배회하며 말하기를, “나는 정령위로서 집 떠난 지 천년 만에 이제야 돌아왔다. 성곽은 예와 같으나 사람은 그렇지 않으니 어찌 신선술을 배우지 않고 무덤만 쌓였는가?”라고 하며 높이 올라 날아갔다.
  39. 39)‌미호渼湖 : 김원행金元行(1702∼1772)의 호. 본관은 안동이며, 자는 백춘伯春이다. 다른 호는 운루雲樓, 시호는 문경文敬. 김창협金昌協의 손자로서 산림의 지위에 있었다.
  40. 40)꿇어앉기(長跪) : 장궤長跪는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꿇어앉음.
  41. 41)‌십주十洲 : 큰 바다 가운데 신선이 거주한다는 열 곳의 빼어나게 아름다운 명산. 선경仙境.
  42. 42)‌창밖 세운~용 가두었네 : 제나라 승조僧稠 선사가 석장으로 호랑이 싸움을 말려 떼어 놓았고, 부처님 재세 시에 우루빈라가섭이 부처님을 질투해 독룡이 있는 사당에 묵게 하였는데 부처님이 독룡을 발우에 담아 우루빈라가섭에게 보여 준 고사가 있다.
  43. 43)‌안선安禪 : 마음을 가라앉히고 참선하는 것. 선은 일체의 동작을 쉬고 몸과 마음을 안락하게 하므로 안선이라 한다.
  44. 44)‌금족禁足 : 안거할 때 절에서 한 걸음도 나가지 않고 계속 좌선 수행에만 정진하는 것.
  45. 45)‌옥 소리(玉振吟) : ‘옥진玉振’은 옥으로 만든 경쇠를 쳐 연주를 마무리한다는 의미로 ‘집대성’을 뜻한다. 혹은 천자의 덕음을 말하며, 옥진금성玉振金聲은 문장과 도덕이 성함을 비유한 말이다.
  46. 46)‌황벽黃檗 : 황벽산은 중국 복건성福建省 복주부福州府 복청현성福淸縣城의 서쪽 20리에 있는 산으로, 산에 황벽나무가 많으므로 산 이름이 되었다. 이곳에서 황벽 희운黃檗希運이 종풍을 크게 선양하였다.
  47. 47)‌대우大愚 : 당나라 승려 고안 대우高安大愚. 임제 의현臨濟義玄과의 문답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그의 행적은 분명치 않다. 임제 의현을 깨달음으로 이끌었다.
  48. 48)‌참득參得 : 참여하여 체득하는 것.
  49. 49)‌담무갈曇無竭 : 『華嚴經』 「菩薩住處品」에 나오는 보살이다. 󰇄 Dharmodgata. 담마울가타曇摩鬱伽陀라 음역하고, 법성法盛·법용法勇·법상法上·법기法起라 번역한다. 중향성衆香城의 성주가 되어 항상 『般若波羅蜜多經』을 설하니, 상제常啼 보살이 와서 반야般若를 들었다고 한다.
  50. 50)‌청신한 유람(淸遊) : 속세를 벗어난 깨끗한 노닒.
  51. 51)‌날뛰는 말(意馬) : 우리의 마음이 외계外界를 반연하여 항상 동요하고 고요하지 못한 모양을 말에 비유한 말. 의마심원意馬心猿.
  52. 52)‌서호西湖 : 충청 지방.
  53. 53)‌신령한 계수(靈桂) : 과거에 급제하여 꽃을 관에 꽂고 금의환향하는 것을 기대한다는 의미.
  54. 54)‌≺백설가白雪歌≻ : ≺下里歌≻·≺巴人歌≻와 대칭되는 매우 품격 높은 노래로, 지우지기끼리 시를 주고받을 때 흔히 인용되는 노래.
  55. 55)‌석 대의 수레(三車) : 우거牛車·녹거鹿車·양거羊車로, 『法華經』 「譬喩品」에서 화택火宅의 비유로 등장한다. 성문승聲聞乘·연각승緣覺乘·보살승菩薩乘이라는 세 가지 실천 방법을 비유한다. 각각의 사람을 능력과 소질에 맞게 깨달음으로 이끌어 가는 가르침을 탈것에 비유한 것이다.
  56. 56)‌다만 동림~얼굴 여기겠지 : 주 1 참조.
  57. 57)‌쌍계雙溪 : 저자가 머물던 곳의 시냇물. 설악산에서 흐르는 시내를 가리킨다.
  58. 58)‌안 산 바깥 산(內外山) : 내설악과 외설악을 말한다.
  59. 59)‌현읍峴邑 : 설악동 초입에 있는 마을.
  60. 60)‌나는 신선 누운 신선(飛臥仚) : 설악산의 비선대와 와선대를 이름.
  61. 61)‌천후산天吼山 : 설악산 울산바위를 말하는데 여기서는 설악산의 이칭으로 쓰였다.
  62. 62)‌황사黃蛇년 : 기사년(1749). 행장에 보면 용암 대사가 여러 지방을 돌아다니다가 을축년(1745)에 내원암으로 돌아왔다는 기록이 있다.
  63. 63)‌화사化士 : 화주化主. 불사에 필요한 재물을 구해 오는 일을 하는 승려.
  64. 64)‌계조굴繼祖窟 : 신흥사 위쪽 울산바위 일명 흔들바위 남쪽 기슭에 바위를 뚫고 지은 석굴.
  65. 65)‌정법안장正法眼藏 : 정법은 일체의 것을 비추어 보는 지혜의 눈은 물론, 일체의 교법을 포함하는 경전이라는 뜻. 청정법안淸淨法眼이라고도 하며, 선가에서는 이로써 교외별전敎外別傳의 심인心印을 삼는다.
  66. 66)‌파닥파닥 살아 숨 쉬지(活潑潑) : 활발발活潑潑은 깨달음에 철저한 선자禪者의 언동을 물고기의 팔팔한 모습에 비유한 것.
  67. 67)‌급히 전하여(星傳) : 성전星傳의 원뜻은 급할 때 내는 역마.
  68. 68)‌예에 따라 탈상하고(服闋) : 복결服闋은 상기를 지켜 다한 후 상복을 벗는 것. 여기서는 삼년상을 마쳤다는 의미이다.
  69. 69)‌육통六通 : 육종신통력六種神通力·육신통六神通이라고도 한다. 6종의 신통력. 부사의한 공덕 작용. ① 천안통天眼通 - 육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신통. ② 천이통天耳通 - 보통 귀로는 듣지 못할 음성을 듣는 신통. ③ 타심통他心通 - 다른 사람의 의사를 자재하게 아는 신통. ④ 숙명통宿命通 - 지나간 세상의 생사를 자재하게 아는 신통. ⑤ 신족통神足通 또는 여의통如意通 - 부사의하게 경계를 변하여 나타내기도 하고 마음대로 날아다니기도 하는 신통. ⑥ 누진통漏盡通 - 자재하게 번뇌를 끊는 힘.
  70. 70)‌삼승三乘 : 성문·연각·보살에 대한 세 가지 교법敎法. 승乘은 물건을 실어 옮기는 것을 목표로 하니, 부처님의 교법도 중생을 실어 열반의 언덕에 이르게 하는 데 비유한다.
  71. 71)‌빈손으로 왔다가 채워 돌아간다(虛往實歸) : 『文選』 「頭陀寺碑文」에 “道勝之韻。 虛往實歸。”라는 표현이 있다. 허왕실귀는 『莊子』 「內篇」 〈德充符〉에 나온다. “노나라에 발 잘리는 형벌을 받은 왕태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를 따라 배우는 제자의 수가 중니(공자)와 같았다. 상계가 중니에게 물었다. ‘왕태는 절름발이입니다. 그런데도 그를 따라 배우는 이가 선생님과 함께 노나라를 반분하고 있습니다. 그는 서서도 가르치지 않고 앉아서도 토론 한번 하지 않는데도 배우는 이들은 텅 빈 채로 가서는 가득 채워서 돌아옵니다.’(魯有兀者王駘。 從之遊者。 與仲尼相若。 常季問於仲尼曰。 王駘。 兀者也。 從之遊者。 與夫子中分魯。 立不敎。 坐不議。 虛而往。 實而歸。)”
  72. 72)‌칠분七分 : 실제와 흡사한 초상화를 뜻하는 말.
  1. 1)目次。編者作成補入。
  2. 1)此右側行間。有「附錄」二字。編者除之。
  3. 2)「林」疑「材」{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