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석전유해(釋典類解) / 釋典類解

ABC_BJ_H0225_T_001
석전유해釋典類解

010_0287_b_01L
석전유해釋典類解
영암 월출산 도갑사 연담 유일 지음(靈岩月出山道岬寺 蓮潭有一 撰)
조영미 (역)
총목차總目次
1. 법수法數
일심一心, 일진一眞, 일승一乘, 일원一源, 일미一味, 일로一路, 일근一根, 일체一軆, 일대사一大事, 일찰나一刹那, 이리二利, 이승二乘, 이공二空, 삼보三寶, 삼장三藏, 삼승三乘, 삼학三學, 삼계三界, 삼공三空, 삼독三毒, 삼재三灾, 삼생三生, 삼귀三歸, 삼신三身, 삼관三觀, 삼도三途, 삼업三業, 삼천세계三千世界, 삼거三車, 삼처회향三處回向, 사생四生, 사상四相, 사대四大, 사주세계四洲世界, 사병四兵, 사중四衆, 사은四恩, 사사四事, 오음五陰, 오도五道, 오통五通, 오욕五欲, 오진五塵, 오근五根, 오계五戒, 오체투지五體投地, 오정육五淨肉, 육화六和, 육근六根, 육진六塵, 육천六天, 육장귀六藏龜, 칠보七寶, 칠불七佛, 팔상성도八相成道, 팔관재八關齋, 팔풍八風, 팔고八苦, 팔대지옥(八寒八熱), 팔환八還, 구류九類, 구류九流, 십악十惡, 십선十善, 십대제자十大弟子
2. 불보살 이름 외 불가의 상용어
불佛, 보살菩薩, 여래如來, 석가釋迦, 모니牟尼, 구담瞿曇, 아미타불阿彌陀佛, 미륵불彌勒佛, 약사藥師, 나무南無, 화남和南, 관음보살觀音菩薩, 진여眞如, 반야般若, 보리菩提, 열반涅槃, 바라밀波羅密, 해탈解脫, 방편方便, 삼매三昧, 비구比丘, 필추苾蒭, 벽안碧眼, 백족白足, 벽두碧頭, 황면黃面, 나한羅漢, 난야蘭若, 우담발라優曇鉢羅, 초제招提, 군지軍持, 유마힐維摩詰, 금사金沙, 기원祇園, 항사恒沙, 진사塵沙, 일체一切, 고공苦空, 인과因果, 선교禪敎, 자운慈雲, 혜월慧月, 법우法雨, 혜검慧劒, 사리舍利, 부도浮屠, 가사袈裟, 사문沙門, 사미沙彌, 화상和尙, 주지住持, 가람伽籃, 장로長老, 장실丈室, 사리闍梨, 유나維那, 대사大師, 상인上人, 개사開士, 수좌首座, 법계法界, 사바娑婆, 천축天笁, 쌍림雙林, 수미산須彌山, 유순由旬, 도솔兜率, 용상龍象, 율용의호律龍義虎, 묘법연화妙法蓮花, 금강반야金剛般若, 패엽貝葉, 천화天花, 화우花雨, 백호白毫, 나계螺髻, 두타頭陀, 금구金口, 부면覆面, 가음迦音, 조음潮音, 귀모龜毛ㆍ토각兎角ㆍ공화空花ㆍ수월水月
3. 고사故事와 불교 용어
야호선野狐禪, 겁회劫灰, 찬고지鑚故紙, 차안간경遮眼看經, 염화미소拈花微笑, 대진산문帶鎭山門 - 옥대를 내놓아 산문을 지키다, 후신後身, 삼생석三生石, 부모처남녀父母妻男女, 말월비풍抹月批風, 침공장신針孔藏身, 야자신椰子身, 임수증전인臨水證前因, 생객生客, 주처하육周妻何肉, 절만당折慢幢, 병수운천瓶水雲天, 다문지익多聞之益, 반혼향返魂香, 고상해수枯桑海水, 화룡사化龍梭, 십주十洲, 산호수珊瑚樹, 겁석劫石, 개성芥城, 전삼삼前三三, 은산철벽銀山鐵壁, 석화전광石火電光, 염추수불拈搥竪拂, 문자상철우蚊子上鐵牛, 영양괘각羚羊掛角, 해점거박解粘去縛, 추정발설抽釘拔楔, 전범성성轉凡成聖, 가불매조呵佛罵祖, 화반탁출和盤托出, 이포새찬伊蒲塞饌, 오미선五味禪, 백수자화栢樹子話, 해호장解虎杖, 항룡발降龍鉢, 타심통他心通, 지옥천당地獄天堂, 조계수曺溪水, 장륙신丈六身, 미여작랍味如嚼蠟, 마전작경磨甎作鏡, 백조함화百鳥含花, 제악막작諸惡莫作, 십무十無 외
4. 불경을 이르는 말
엽서葉書, 금문金文, 옥축玉軸, 축분笁墳, 보전寶詮, 교해敎海, 법해法海, 용장龍藏, 낭함琅凾, 비장秘藏, 밀장密藏
5. 선가禪家 상용어
선등禪燈, 심등心燈, 전등傳燈, 참선叅禪, 공안公案, 화두話頭, 염송拈頌, 단전單傳, 직지直指, 밀전密傳, 활구活句, 격외선格外禪, 조사선祖師禪, 여래선如來禪, 노파선老婆禪, 방할가풍棒喝家風
6. 절을 이르는 말
임궁琳宮, 범우梵宇, 범왕가梵王家, 감원紺園, 기원祇園, 기수祇樹, 금사金沙, 녹원鹿園, 용궁龍宮, 영취靈鷲, 사굴闍崛, 왕사王舍, 화성化城, 총림叢林, 도량道場, 인사仁祠, 가람伽藍ㆍ난야蘭若ㆍ초제招提, 소사蕭寺, 보찰寶刹, 쌍림雙林, 학림鶴林
7. 선사들의 일화 외
법안 문익의 게, 대용 보복수의 문답, 장졸 수재와 석상 경저의 문답, 문수와 망명의 일화, 삼연 김창흡의 〈유점사〉에서, 당나라 선종과 향엄 지한의 일화, 조청헌공 열도의 게, 주문공의 시, 내복 견심의 시화詩禍, 동파 소식의 다비, 돌들을 끄덕이게 한 축도생, 도안 법사와 습착치, 유가와 불가에서 망상을 대하는 방법, 목주 도명의 담판한, 주장자와 죽부인, 중봉 명본의 분수分數, 각범 혜홍의 통찰, 동산 청품의 고요한 경계, 호랑이의 별칭
8. 삼연 김창흡 선생 시집에 쓰인 불교 용어 해설
1) 제1권
만덕사萬德寺, 석문 합장굴石門合掌窟, 신흥사시新興寺詩, 원유시遠遊詩
2) 제2권
월야시月夜詩, 병야도회시病夜悼懷詩, 석천사야우시石泉寺夜雨詩, 춘야 기이시春夜其二詩, 마하연摩訶衍, 구룡연가九龍淵歌, 백탑동시百塔洞詩, 가섭굴자伽葉窟者, 수미대須彌臺와 봉래가蓬萊歌, 백마편白馬篇
3) 제3권
이서경에 대한 만시挽詩, 반계감흥盤溪感興, 망릉시望陵詩, 현성잡영玄城雜咏, 만영시漫詠詩, 기허설봉시寄許雪峰詩, 추흥잡영秋興雜詠, 최형경천 보은사시崔兄擎天報恩寺詩, 모연선방暮烟禪房, 선방월야禪房月夜
4) 제4권
벽사甓寺, 도사시到寺詩, 초사일신기시初四日晨起詩, 하산시下山詩, 백련암白蓮庵, 두미시斗尾詩
5) 제5권
산거감회시山居感懷詩, 벽계부설시檗溪賦雪詩, 추만졸수편追挽拙篇
6) 제6권
차운증해사次韻贈海師, 임창계만林滄溪挽, 이자정만李子正挽, 신광사수희시神光寺隨喜詩
7) 제7권
서루망월시西樓望月詩, 사서대관일락시寺西臺觀日落詩, 감구서 우부시感舊棲又賦詩, 하산시下山詩, 갑진甲津, 차중씨운次仲氏韻, 차중씨증흡사次仲氏贈翕師, 소루小樓, 우부又賦, 효경시曉景詩, 별흡사시別翕師詩, 적성잡영赤城雜詠, 곡숭겸哭崇謙
8) 제8권
증이수겸시贈李秀謙詩, 자견성암하영지自見性庵下影池, 증천호상인贈天浩上人, 상원폭포上院瀑布, 등향로절정시登香爐絶頂詩, 쌍계사 차이계상시 雙溪寺 次李季祥詩, 칠불사七佛寺, 우右 심진동시尋眞洞詩, 도산서원陶山書院, 청량산시淸凉山詩, 성류굴시聖留窟詩, 송내제나심원시送內弟羅深源詩
9) 제9권
낙가관일시洛伽觀日詩, 의상이적자義相異迹者, 관음신상觀音神像, 냉천고거시冷泉故居詩, 장심수미대시將尋須彌臺詩, 수미대시須彌臺詩, 마하연摩訶衍, 중백운中白雲, 화강수시花江守詩, 등비로절정시登毘盧絶頂詩, 하산下山, 유점사楡岾寺
10) 제10권
춘흥잡영春興雜咏, 석선시石船詩, 삼일포三日浦, 방유점시訪楡岾詩, 욕등미륵봉시欲登彌勒峯峰詩
11) 제11권
송사경시送士敬詩, 춘주도중시春州道中詩, 증치웅상인贈致雄上人, 증재총상인贈載聰上人
12) 제12권
조의嘲醫
13) 제13권
증별치웅상인시贈別致雄上人詩, 황제총皇帝塚, 선군재웅성 의두추흥팔수시 先君在雄城 擬杜秋興八首詩, 대승암大乘庵
14) 제14권
증붕척상인贈朋陟上人, 수석정 화연대사시 水石亭 和演大師詩, 차증달진상인시次贈達眞上人詩, 섭청각 차조정이 躡淸閣 次趙定而, 화음굴華陰窟, 송정이필경운운시松汀李弼卿云云詩, 김병사만金兵使輓, 갈역잡영葛驛雜咏 기칠其七, 갈역잡영 기이십팔其二十八, 갈역잡영 기구십일其九十一, 갈역잡영 기백삼其百三
15) 제15권
갈역잡영葛驛雜咏 기칠십육其七十六, 갈역잡영 기구십칠其九十七, 오대산五臺山, 상원上院, 윤사문사청운운尹斯文士淸云云
16) 제16권
잡영雜咏, 우정일률 약우미침시 又呈一律 略寓微忱詩
부록 1 附錄一 : 상촌집象村集
1. 불가경의설佛家經義說
2. 도가경의설道家經義說
3. 역대천문지설歷代天文志說
4. 풍수가설風水家說
부록 2 附錄二
1. 칠불게七佛偈
2. 제 조사 전발게 부諸祖師傳鉢偈付
3. 조사상전祖師相傳
『창소지론彰所知論』에서 발췌
1. 기세계품器世界品
2. 정세계품情世界品
1. 법수法數1)
일심一心2)
『화엄경소華嚴經疏』에 “갖가지 모든 차별적 현상들이 일심一心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3)라고 하였다. 더하여, 팔만대장경에 실린 말씀 모두 일심을 설한 것일 뿐이다.

일진一眞
『화엄경소』에 “하나의 진실한 법계에는 본래 안과 밖이란 없다.” 4)라고 하였다.

일승一乘5)
승乘이란 마치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듯이 일체법一切法이 일심一心의 현현6)이라는 이치를 배로 삼아 타고서 삼계三界라는 고해苦海를 건넌다는 의미이다.

일원一源
수천수만의 온갖 물줄기가 있지만 그 근원은 다르지 않다.

일미一味7)
온갖 차별적 존재8)가 일심一心일 뿐이라는 뜻이다. 수많은 물줄기가 결국에는 바다로 흘러들면 모두 한맛이 되는 것과 같음을 의미한다.

일로一路
모든 성인들께서는 하나의 같은 길을 걸어 열반의 문9)에 이르셨다.10)

일근一根
천지 만물이 원래 하나의 뿌리를 함께한다.

일체一軆
유정有情11)이나 무정無情이나 동일한 몸이다.

일대사一大事12)
여래께서는 일대사를 이루기 위해 세상에 출현하셨다. 대사大事란 궁극의 근본적인 진리를 뜻한다.

일찰나一刹那13)
경전의 ‘일찰나간’이라는 표현은 한량없이 무수한 세계를 지나온 것을 의미한다. 찰나는 경각頃刻이라고도 한다.

이리二利
자기를 이롭게 하는 것과 남을 이롭게 하는 두 가지 이로움을 가리킨다.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수행함은 바로 자기를 이롭게 하는 이기利己이고, 다른 사람을 깨닫고 수행하도록 함은 남을 이롭게 하는 이타利他이다.

이승二乘
성문승聲聞乘과 연각승緣覺乘을 가리킨다. 이 둘은 모두 소승小乘으로서 그 자신만을 선하게 할 뿐(獨善), 일체중생을 아울러 선한 데로 이끌어 구제(兼濟)하지는 못한다.14)

이공二空
아공我空과 법공法空15)을 가리킨다. 내 몸도 공이요 만법도 공이라는 뜻이다. 또는 대공大空ㆍ소공小空16)이라 불리는 큰 호랑이와 작은 호랑이를 가리키기도 한다. 배휴裴休17)가 화림 선각華林善覺 선사를 찾아가 물었다. “무슨 이유로 시자侍者가 없으십니까?” 선사가 말했다. “이공二空의 시자가 있는데 어찌 없다 하겠소?” 배휴가 그들을 보기를 청함에 선사가 ‘대공’ 하고 부르자 큰 호랑이가 숲속에서 나왔고, 다시 ‘소공’ 하고 부르자 작은 호랑이가 나왔다. 배휴가 그들을 보고 놀라자 선사는 “손님이 와 계시니 잠시 물러가 있어라.”라고 하였고, 두 호랑이는 으르렁 울부짖으며 물러났다. 선사가 이 두 호랑이를 시자로 삼았던 데서 비롯하여 요즘은 시자를 이호二虎라고도 칭한다.

삼보三寶
불佛ㆍ법法ㆍ승僧을 가리킨다. 세상에 복이라는 결실을 가져다주는 밭(福田)으로서 세 가지 모두 보배처럼 귀중히 여길 만한 것이므로 삼보라고 한다.

삼장三藏
경문ㆍ율문ㆍ논문 이 세 가지를 모두 함장含藏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삼장이라고 한다. 삼연三淵 김창흡金昌翕(1653~1722)의 시에 ‘종취宗趣’ 18)라는 시어가 보인다.

삼승三乘
첫째는 성문승, 둘째는 연각승, 셋째는 보살승을 가리킨다. 앞의 둘은 소승이고 세 번째는 대승으로서 자리自利와 이타利他 두 가지 수행을 모두 구족하였다.19)

삼학三學20)
계학ㆍ정학ㆍ혜학을 가리킨다.

삼계三界
욕계에는 탐욕이 있고, 색계에는 탐욕은 없지만 색욕이 있으며, 무색계에는 색욕도 없고 다만 마음이 있을 뿐이다.

삼공三空21)
아공ㆍ법공이라 한 앞의 두 가지 공에 세 번째 구공俱空을 합하여 삼공, 즉 일체구공이라고 한다.

삼독三毒22)
탐심ㆍ진심ㆍ치심 모두 독毒이 선한 마음을 해치는 것과 같으므로 삼독이라 한다.

삼재三灾23)
하늘과 땅의 경계가 멸망할 때에 먼저 화재火災가 일어나고 다음에는 수재水災가 일어나고 마지막에는 풍재風災가 일어난다.

삼생三生24)
삼세三世라고도 하며 삼제三際라고도 하는데, 과거ㆍ현재ㆍ미래를 가리킨다.

삼귀三歸25)
부처에 귀의하고, 불법에 귀의하며, 승가에 귀의한다는 뜻이다.

삼신三身26)
부처에게는 삼신이 있으니, 법신法身ㆍ보신報身ㆍ화신化身이 그것이다.

삼관三觀27)
공관空觀은 제법이 공空이라고 보는 방법이고, 가관假觀은 제법이 유有라고 보는 방법이고, 중관中觀은 제법이

010_0287_b_01L釋典類解

010_0287_b_02L1)釋典類解

010_0287_b_03L

010_0287_b_04L靈岩月出山道岬寺釋有一撰

010_0287_b_05L
一心華嚴䟽云萬法不出一心
又八萬大藏經都是一心
一眞華嚴云
眞法界
010_0287_b_06L本無
內外
一乘乘者如乘舟渡海乘一
心法渡三界苦海也
一源千派
萬流
010_0287_b_07L一源
莫二
一味萬法一心如百川
到海皆同一味
一路千聖共由一
即涅槃門

010_0287_b_08L一根天地萬物
元是一根
一軆有情無情
皆同一體
一大事如來
爲一
010_0287_b_09L大事出現於世
事亦謂極則之事
一刹那經云一刹那間過無量
刹那猶言頃刻也

010_0287_b_10L
二利利己利他也自悟自修
利己也敎人悟修則利他
二乘聲聞乘緣
覺乘
010_0287_b_11L皆小乘也獨善
其身未能兼濟也
二空我空法空也謂我身空
萬法空也又有大空小
010_0287_b_12L空大虎小虎也裴休訪華林禪師問曰何以無侍
師曰有侍者二空豈云無也休請見之師呼大
010_0287_b_13L大虎自林間出又呼小空小虎出休見而怖之
師曰客來姑去二虎哮吼而去師以二虎爲侍者也
010_0287_b_14L故今侍者
稱爲二虎云

010_0287_b_15L
三寶佛法僧也爲世福田
皆可寶重故云三寶
三藏經文律文論文
皆含藏意味
010_0287_b_16L云三藏也
淵詩云 [1]
三乘一聲聞乘二緣覺乘三菩
薩乘前二小乘第三大乘
010_0287_b_17L二利
俱足
三學戒學㝎 [2]
慧學也
三界欲界有貪欲色界
無欲而有色也
010_0287_b_18L色界無色
但有心
三空我空法空同前二空
三俱空謂一切俱空也
三毒
010_0287_b_19L貪心嗔心痴心皆毒
害善心故云三毒
三灾天地境滅時先起火灾
次起水灾後起風灾

010_0287_b_20L三生亦云三世亦云三
過去現在未來
三歸歸佛歸
法歸僧
三身
010_0287_b_21L佛有三身謂法
身報身化身也
三觀空觀謂諸法空也假觀謂
諸法有也中觀謂諸法非

010_0287_c_01L공도 아니고 유도 아니라고 보는 방법이다.

삼도三途28)
지옥ㆍ귀신ㆍ축생을 가리킨다. 삼악도三惡道라고도 하는데 악업으로 인하여 이러한 고통의 과보를 받기 때문이다.

삼업三業29)
신업身業ㆍ구업口業ㆍ의업意業.

삼천세계三千世界30)
첫째 소천小千, 둘째 중천中千, 셋째 대천大千을 가리킨다. 소천이 쌓여 중천을 이루고, 중천이 쌓여 대천을 이룬다. 대천 가운데 중천과 소천을 아우르니 합하여서는 대천이라 하고, 별도로 나누어서는 삼천三千이라 하므로 삼천이라고도 하고 대천이라고도 하는 것이다.

삼거三車
삼승三乘을 비유한다. 첫째는 양 수레로 성문승을 비유하고, 두 번째는 사슴 수레로 연각승을 비유하며, 세 번째는 소 수레로 보살승을 비유한다.31)

삼처회향三處回向32)
자기가 닦은 공덕을 돌이켜 삼처에 회향하는 것이다. 첫째 실제의 이치에 회향하니 이것은 법보法寶요, 둘째 보살의 지혜에 회향하니 이것은 불보佛寶요, 셋째 중생에 회향하니 이것은 승보僧寶이다.

사생四生33)
태생ㆍ난생ㆍ습생ㆍ화생.

사상四相
생ㆍ노ㆍ병ㆍ사를 가리킨다. 동파東坡 소식蘇軾(1037~1101)의 시에 “세 번 그 집을 들렀는데 늙고 병들고는 돌아가셨네.” 34)라는 구절이 있다. 부처가 출가하기 전에 동문에서 태어난 아기를, 남문에서 노인을, 서문에서 병든 자를, 북문에서 죽은 자를 보고 세상사가 무상함을 깨닫고는 이에 출가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사대四大
안과 밖으로 나누어지니, 밖으로 사대란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을 가리키고, 안으로 사대란 가죽과 살은 지대地大를, 침과 눈물과 대소변 등은 수대水大를, 따뜻한 기운은 화대火大를, 이동하고 변전變轉함은 풍대風大를 가리킨다. ◆ 『노자老子』에서의 사대란 도대道大ㆍ천대天大ㆍ지대地大ㆍ왕대王大이다.35)

사주세계四洲世界36)
수미산 주변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을 사주라 한다. 지금의 중국, 서역, 동토 등이 다 남주이다. 사주에 모두 한결같이 해와 달이 비춘다. 동주에서 해가 뜨면 서주에서는 해가 지고, 남주에서 해가 정오에 이르는 시각이면 북주는 한밤이다.

사병四兵37)
코끼리 부대, 말 부대, 수레 부대, 도보 부대.

사중四衆38)
첫째는 비구로서 남승을, 둘째는 비구니로서 여승을 가리키며, 셋째는 우바새優波塞39)로 거사를, 넷째는 우바이優波夷40)로 사당舍堂을 가리킨다.

사은四恩41)
임금의 은혜, 스승의 은혜, 부모의 은혜, 그리고 시주의 은혜를 가리킨다.

사사四事
음식ㆍ의복ㆍ탕약ㆍ방사房舍42)이다.43)

오음五陰44)
색色ㆍ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45)이다. 첫 번째는 한 몸(色)이고, 나머지 네 가지는 마음이다. 이 오음이 참된 성품을 덮어 가린다고 하여 오음이라 하며 오온五蘊이라고도 한다.

오도五道46)
천도ㆍ인도ㆍ지옥ㆍ아귀ㆍ축생을 가리킨다. 오취五趣라고도 한다.

오통五通
천안통天眼通47)ㆍ천이통天耳通48)ㆍ숙명통宿命通49)ㆍ타심통他心通50)ㆍ신족통神足通51) 등 다섯 가지 신통력을 가리킨다.52)

오욕五欲53)
재욕ㆍ색욕ㆍ음식욕ㆍ명예욕ㆍ수면욕이다.

오진五塵54)
색色ㆍ성聲ㆍ향香ㆍ미味ㆍ촉觸.

오근五根
안眼ㆍ이耳ㆍ비鼻ㆍ설舌ㆍ신身의 다섯 가지 감각기관. 이 오근으로 앞의 오진을 각각 마주한다.

오계五戒
첫째 불살생계不殺生戒로서 이는 인仁에 해당하고, 둘째 불투도계不偸盜戒로서 이는 의義에 해당하며, 셋째 불사음계不邪淫戒로서 이는 예禮에 해당하며, 넷째 불망어계不妄語戒로서 이는 신信에 해당하며, 다섯째 불음주계不飮酒戒로서 이는 지智에 해당한다.

오체투지五體投地55)
왼 무릎과 오른 무릎, 왼쪽 손과 오른쪽 손 그리고 이마, 이 다섯 신체 부위를 예불할 때 땅에 닿도록 하여 공경을 표하는 모습을 말한다.

오정육五淨肉
부처님께서 병든 스님에게 다섯 종류의 깨끗한 육식을 허락하셨던 것을 말한다. 즉 죽이는 것을 보지 않았고, 죽이는 소리를 듣지 않았으며, 자신 때문에 살육하였다고 의심되지 않는 것이어야 하고,56) 자연스럽게 죽은 것이어야 하며, 새들이 먹다 남긴 것 등은 괜찮다.

육화六和57)
승려에게는 여섯 가지 화합이 필요하다. 첫째 몸으로 화합하며 머무는 곳을 함께하고, 둘째 입으로 화합하여 다툼이 없어야 하며, 셋째 뜻이 화합하여 거스름이 없어야 하고, 넷째 견해가 화합하여 생각을 함께하며, 다섯째 계가 화합하여 준수하기를 함께하며, 여섯째 이로움에 대해 화합하여 균등하게 나눔이다.

육근六根
안근眼根ㆍ이근耳根ㆍ비근鼻根ㆍ설근舌根ㆍ신근身根ㆍ의근意根 등 대상을 인식하는 여섯 개의 기관.

육진六塵58)
색色ㆍ성聲ㆍ향香ㆍ미味ㆍ촉觸ㆍ법法을 가리킨다. 이것이 육근과 접촉하여 먼지로 더럽혀진다는 뜻에서

010_0287_c_01L空非
有也
三途地獄鬼神畜生也亦云三
惡途以惡業故受此苦報
三業

010_0287_c_02L口業
意業
三千世界一小千二中千三大千也
小爲中積中爲大大中含中與
010_0287_c_03L合之則大千別開則三
千故或云三千或云大千
三車三乘之喩也
羊車喩聲聞乘
010_0287_c_04L二鹿車喩緣覺乘
三牛車喩菩薩乘
三處回向回自己所修之德
向彼三處一回向
010_0287_c_05L宲際之理即法寶也二回向菩薩之
即佛寶也三回向衆生即僧寶也

010_0287_c_06L
四生胎生卵生
濕生化生
四相生老病死也坡詩三過門
時生老病 [3] 佛在家時東門
010_0287_c_07L見生南門見老西門見病
門見死悟世間無常乃出家
四大有內外
四大地水
010_0287_c_08L火風也內四大皮肉地大唾涕便利等水大㬉氣
火大動轉風大也◆老子四大道大天大地大王大

010_0287_c_09L四洲世界須彌山居中以其東西南北爲四洲
中國西域東土等皆南洲也四洲皆一
010_0287_c_10L日月之所照東洲日出則西洲
日沒南洲日中則北洲夜半也
四兵象馬
車步

010_0287_c_11L一比丘男僧也二比丘尼女僧也
優波塞居士也四優波夷舍堂也
四恩
010_0287_c_12L君師父及
施主也
四事飮食衣服
湯藥房舍

010_0287_c_13L
五陰色受想行識也初一身後四心也
此五陰蔽眞性故云五陰亦云五蘊
五道
010_0287_c_14L天道人道地獄餓鬼畜
生也亦云五趣也
五通天眼通天耳通宿命
通他心通神足通也

010_0287_c_15L五欲財欲色欲食欲
名欲睡眠欲也
五塵色聲香
味觸
五根眼耳
鼻舌
010_0287_c_16L身也以此五
對上五塵
五戒一不殺生仁也二不偸盜
三不邪淫禮也四不妄語
010_0287_c_17L信也五不
飮酒智也
五體投地左膝右膝左手右手及頭
頂也此五者禮佛時投
010_0287_c_18L
五淨肉佛許病僧食五淨肉謂不見殺不聞殺 [4]
疑爲我者自死者鳥殘者

010_0287_c_19L
六和僧有六和一身和同住二口和無諍三意和
無違四見和同解五戒和同遵六利和同均

010_0287_c_20L六根眼根耳根鼻根
舌根身根意根
六塵色聲香味觸法也
此對六根有塵汚之
010_0287_c_21L{底}金敏榮所藏筆寫本

010_0288_a_01L육진이라 하며 육적六賊이라고도 하는데, 육진이 심성을 침해하므로 적賊이라 한다. 눈으로 색을 보고, 귀로 소리를 들으며, 코로 향기를 분별하고, 혀로 맛을 알고, 몸으로 촉감을 느끼며, 의식으로 법을 안다.

육천六天
인간계에서 올려다보는 하늘이 곧 사왕천四王天이다. 그 위에 도리천忉利天이 있고, 도리천 위에 야마천夜摩天이, 야마천 위에는 도솔천兜率天이, 도솔천 위에는 화락천化樂天이, 화락천 위에는 타화천他化天이 있다. 두 번째 도리천에는 삼십삼천三十三天이 있다.

육장귀六藏龜59)
(거북의) 네 발과 머리와 꼬리, 여섯 부위를 가리킨다. 여우가 거북을 보고 잡으려 해도 여섯 부위를 숨겨 버리니 여우도 어찌할 도리가 없어 놓아주고 가 버린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기를 ‘너희들이 육근을 수습하여 삼가기를 마치 여섯 부위를 감추는 거북처럼 한다면 육적이 침범할 수 없으리라.’라고 하셨다.

칠보七寶
금ㆍ은ㆍ유리ㆍ파려ㆍ차거ㆍ마류ㆍ금강.

칠불七佛60)
비바시불ㆍ시기불ㆍ비사부불ㆍ구류손불ㆍ구나함불ㆍ가섭불ㆍ석가불이다. 석가모니불 이전의 고불古佛이야 이루 셀 수가 없으나 오로지 칠불을 존경하는 것은 천자칠묘天子七廟61)의 예와 같다.

팔상성도八相成道62)
왕발王勃(650∼676)이 『석가여래성도기釋迦如來成道記』63)를 지었다. 모든 사찰마다 팔상전이 있는데, 그 여덟 가지 차별상은 첫째 도솔천에서 내려오심, 둘째 (마야부인의) 태중에 머무심, 셋째 (가비라성迦毘羅城 밖 남비니원藍毘尼園에서) 탄생하심, 넷째 (석가족의) 왕궁을 떠나심, 다섯째 (보리수 아래에서) 성불하심, 여섯째 악마를 항복하게 하심, 일곱째 (바라나성波羅奈城 녹야원鹿野苑에서 다섯 비구에게) 설법하심, 여덟째 (구시나라성拘尸那羅城 사라쌍수沙羅雙樹 사이에서) 입멸하심이다.

팔관재八關齋64)
오계五戒에다가 높은 침상에 눕지 않으며, 가무를 하지 않으며, 금은보화 등으로 꾸미지 않을 것을 더한 것이다.65) 고려 때에는 팔관재를 여러 번 시행하였다.

팔풍八風66)
이利ㆍ쇠衰ㆍ훼毁ㆍ예譽ㆍ칭稱ㆍ기譏ㆍ고苦ㆍ낙樂이다. 이 중 네 가지는 욕구를 거스르는 것이고, 네 가지는 욕구를 따르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동요케 하므로 바람에 비유한 것이다.

팔고八苦67)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사랑하는 이와 헤어지고, 미워하는 이와 만나며, 구하는 것을 얻지 못하며, 몸이 비만한 것이다.

팔대지옥(八寒八熱)
팔한八寒68)이나 팔열八熱 모두 지옥의 모습이다. 『능엄경』에 보인다.69)

팔환八還70)
『능엄경』에 “밝음은 해로 돌려보내고, 어두움은 열엿새 날 이후(黑月)71)로 돌려보내며, 통함은 문과 창문으로 돌려보내고, 막힘은 담장과 지붕으로 돌려보내며, 인연은 분별로 돌려보내고, 우둔하고 나약함은 공空으로 돌려보내며, 무성한 티끌은 먼지로 돌려보내고, 청명함은 비 갠 날로 돌려보내리라.” 72)라고 하였다. 동파 소식 시에 “같으니 다르니 다시는 석 자로 답한 말(將無同)73)을 의심치 말지니, 만물과 내가 종국에는 응당 여덟 변화를 따르리라.” 74)라고 하였다.

구류九類
난생ㆍ태생ㆍ습생ㆍ화생ㆍ유색有色ㆍ무색無色ㆍ유상有想ㆍ무상無想ㆍ비유상비무상非有想非無想 등이 아홉 가지 부류이며, 이는 중생의 부류에 아홉 가지가 있음을 가리킨다.

구류九流
유가儒家ㆍ도가道家ㆍ음양가陰陽家ㆍ법가法家ㆍ명가名家ㆍ묵가墨家ㆍ종횡가縱橫家ㆍ잡가雜家ㆍ농가農家 등이 아홉 학파인데 업으로 삼는 학문의 부류가 다름을 가리킨다.

십악十惡
살생, 도둑질, 음란함, 일구이언一口二言(또는 이간질하는 말), 추악한 말, 거짓말, 허튼소리, 탐욕, 분노, 어리석음.

십선十善
십악 하나하나에 ‘불不’ 자를 붙이면 십선이 된다. 첫 번째 불살생으로부터 열 번째 어리석지 않음까지가 그것이다.

십대제자 十大弟子
부처님께 십대제자가 있다. 마하가섭摩訶迦葉(ⓢ Mahā-kāśyapa)은 정정제일定正第一,75) 아난다阿難陀(ⓢ Ānanda)는 다문제일多聞第一, 사리불舍利佛(ⓢ Śāriputra)은 지혜제일智慧第一, 수보리須菩提(ⓢ Subhūti)는 해공제일解空第一, 부루나富樓那(ⓢ Pūrṇa)는 설법제일說法第一, 마하목건련摩訶目犍連(ⓢ Mahā-maudgalyāyana)은 신통제일神通第一, 마하가전연摩訶迦旃延(ⓢ Mahā-kātyāyana)은 논의제일論議第一, 아나율阿那律(ⓢ Aniruddha)은 천안제일天眼第一, 우바리優婆離(ⓢ Upāli)는 지계제일持戒第一, 나후라羅候羅(ⓢ Rāhula)는 밀행76)제일密行第一로서 공자 문하의 십철(孔門十哲)77)에 비견된다.
2. 불보살 이름 외 불가의 상용어78)
불佛79)
인도의 ‘불佛’이라는 글자는 중국에서는 각覺 자의 의미이다. 삼계가 생사윤회하는 헛된 꿈80)임을 깊이 깨달았다 하여 ‘불’이라 한다.

보살菩薩81)
이 또한 인도말이며 중국말로는 각유정覺有情이라 한다. 이 사람은 위로는 부처의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유정중생을 교화한다. 또 이 사람은 마음으로는 깨달음을 얻었다고는 하나 망령된 마음 작용도 있어서 조금의 망념도 없이 진실한 깨달음을 얻은 부처의 지위에는 미치지 못한다.

010_0288_a_01L故云六塵亦云六賊謂六塵侵害心性故云賊
眼見色耳聞聲鼻卞香舌知味身覺觸意知法

010_0288_a_02L六天人間仰見之天即四王天也其上有忉利天
忉利上有夜摩天夜摩上有兜率天兜率上
010_0288_a_03L有化樂天化樂上有他化天
又第二忉利天有三十三天
六藏龜四足頭尾爲
六也野狐
010_0288_a_04L見龜欲捉六藏其野狐無如之何捨之而去
告比丘爾等收攝六根如六藏龜六賊不能來侵

010_0288_a_05L
七寶金銀琉璃玻瓈
硨磲瑪瑠金剛
七佛一毘婆尸佛二尸棄
三毘舍浮佛
010_0288_a_06L拘留孫佛五拘那含佛六迦葉佛七釋迦佛
古佛無數唯尊七佛者如天子七庙之例

010_0288_a_07L
八相成道王勃作八相成道記諸寺有八相殿
降兜率二托胎三降生四踰城五成
010_0288_a_08L六降魔
說法八入滅也
八關齋五戒上更加不臥高床
不歌舞不纓絡莊嚴
010_0288_a_09L麗多設
八關齋
八風利衰毁譽稱譏苦樂也四逆
四順鼓動人心故謂之風
八苦
010_0288_a_10L一生二老三病四死五別離
六怨僧七求不得八色身肥滿
八寒八熱皆地
獄也
010_0288_a_11L見楞
嚴經
八還楞嚴云明還日輪暗還黑月通還戶
壅還墻宇緣還分別頑虛還空
010_0288_a_12L [5] 還塵淸明還霽坡詩云異同
更莫疑三語物我終當付八還

010_0288_a_13L
九類一卵生二胎生三濕生四化生五有色
無色七有想八無想九非有想非無想
010_0288_a_14L九類指衆生
之類有九也
九流儒流道流陰陽流法流名流墨
流縱橫流雜流農流此九流
010_0288_a_15L指所業之
家不同也

010_0288_a_16L
十惡一殺生二偷盜三邪淫四兩舌五惡
六綺語七妄語八貪九嗔十痴

010_0288_a_17L十惡上一一加不字則爲十
自一不殺生至十不痴
十大弟子

010_0288_a_18L十大弟子迦葉定正第慧第一阿難多聞第一舍利佛智
慧第一須菩提解空第一富樓那說法第一目連神
010_0288_a_19L通第一迦旃論議第一阿那律天眼第一優婆
離持戒第一羅候羅密行第一以配孔門十哲

010_0288_a_20L
西域佛字此方覺字之義也
三界大夢永覺故謂之佛
菩薩亦西域之
此方
010_0288_a_21L譯云覺有情也謂此人上求佛覺下化有情衆生也
又此人心雖有覺而亦有妄情不及佛之純覺無妄

010_0288_b_01L즉, 불도를 깨닫고 수행하지만 부처의 지위에는 아직 이르지 못한 자를 보살이라 한다.

여래如來82)
‘불佛’을 여래라고도 한역한다. 여如는 체體요, 래來는 용用이다. 체와 용을 합하여 여래라 일컫는다.

석가釋迦83)
능인能仁이라 한역하며, 부처님의 성姓이다.

모니牟尼
적묵寂默84)이라 한역하며, 부처님의 이름이다.

구담瞿曇85)
부처의 성姓이다. 본래 성은 구담씨瞿曇氏로서 부처의 고조부인 구로왕拘盧王 때부터 석가씨로 일컫기 시작하였다. 시인들이 많이 쓰는 시어 중에 담운曇雲, 담월曇月 등이 있는데 모두 이 구담의 뜻을 활용한 것이다. 지적승地寂勝이라는 한역어는 부처의 종족을 일컫는 말이며, 지상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뜻이다.

아미타불阿彌陀佛86)
서방극락세계의 부처이다. 아미타는 무량수無量壽라고 한역한다. 아阿는 무無, 미彌는 량量, 타陀는 수壽를 뜻한다. 이 부처는 수명이 무량하기 때문에 무량수불이라 일컬어진다.

미륵불彌勒佛87)
자씨慈氏라고 한역하는데 미래불의 성姓이다.

약사藥師88)
동방 세계의 부처님 명호이다.

나무南無89)
귀의歸依라는 뜻이다. 모든 불ㆍ보살에 두루 통용된다.

화남和南90)
반담槃談이라고도 하는데 불법에 귀의하며 공경한다는 뜻이다. 옛사람들은 머리를 숙이고 ‘화남’이라 하고 재배하고 ‘화남’이라 하였다.

관음보살觀音菩薩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이라고도 한다. 세간의 말소리를 살펴보고서 중생을 제도한다는 뜻이다. 말소리라고 하면 응당 ‘듣는다(聞聽)’고 해야 맞지만 ‘본다(觀)’고 한 것은 육근六根이 상호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근耳根으로 음성을 ‘보고’, 안근眼根으로 형색을 ‘듣는다’는 의미이다.91) 동파 소식이 귀머거리와 이야기하는데 단지 글자를 써서 그에게 보여 줄 뿐이었다. 동파가 웃으며 “나와 그대는 보통의 사람은 아니로군. 나는 손을 입으로 삼아 말하고 그대는 눈을 귀로 삼아 들으니 말일세.”라고 하였다.92) 부처님께서 육근이 상호 작용한다고 하신 말씀이 진실로 허언이 아니다. 동파는 또 “밤중에 베개를 더듬어 그것이 베개인 줄 아니 손에 눈이 있는 것이요, 밥을 먹을 때에는 혀에 눈이 있는 것이요, 말소리를 듣고서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아니 귀에 눈이 있는 것이다.”라고도 하였다.93) 관음보살을 천안天眼이라 칭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94)

진여眞如95)
이성理性을 뜻한다. 만물이 서로 닮지는 않았으나 이성을 가지고 있으니 어느 곳이나 만물 하나마다 진실한 상은 같기 때문에 진여라 한다.96)

반야般若97)
지혜라고 한역한다. 심체心體의 별칭이기도 하다. 옛 음은 발야鉢野인데 요즘 세속에서는 앞의 발鉢 자를 본음인 ‘반’으로 읽는다.

보리菩提98)
‘提’의 음은 ‘리’이다. 깨달음 또는 지혜를 이른다.

열반涅槃99)
원적圓寂이라고 한역하며 입멸入滅을 가리킨다.99여래께서 입멸하실 때 설한 경을 『열반경』이라고 한다.

바라밀波羅密100)
도피안到彼岸이라 한역한다. 극칙極則의 경지에 도달한다는 뜻이다. 또는 구경究竟이라고도 하는데 모두 바라밀을 뜻한다.

해탈解脫101)
해탈은 당연히 번뇌이기도 하다. 이 두 말의 뜻은 같다. 또 일설에서는 해解는 만법을, 탈脫은 진로塵勞(번뇌)를 뜻한다고 하니, 해란 곧 깨달음이다.102)

방편方便103)
‘방법편의方法便宜’의 줄임말이다. ‘便’이 거성으로 쓰일 때의 음은 변이니 아마도 편의의 뜻이 아닌가 한다.

삼매三昧104)
정수正受라고 한역한다. 삼三은 정正, 매昧는 수受의 뜻이다. 선정에 들었을 때는 어떤 대상경계에도 영향을 받아 마음이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정수라고 한다.

비구比丘105)
걸사乞士라고 한역하는데105중을 뜻한다. 법을 구하여 마음을 밝게 하고 음식을 빌려 몸을 기르기 때문에 비구라 한다.

필추苾蒭106)
향초香草를 뜻한다. 중을 필추라 일컫는 것은 중의 덕행이 향초처럼 천하를 두루 향기롭게 하므로 필추라 한다.

벽안碧眼
인도의 승려인 달마의 눈이 쪽빛처럼 파랬다.

백족白足107)
진晉나라의 중 담시曇始의 발이 하얘서 당시 사람들이 백족화상이라 불렀다. 후에 그 별칭을 본따서 스님 일반을 일컫기도 한다.

벽두碧頭
조주趙州108) 선사가 머리털을 깎았을 때 푸른 잿빛을 띠었다 하여

010_0288_b_01L即悟道修行而未
至佛位者謂之菩薩也
如來佛亦云如來也
體也來者
010_0288_b_02L體用合稱
故云如來也
釋迦此云能仁
佛之姓也
牟尼此云寂默
佛之名也

010_0288_b_03L瞿曇亦佛之姓也本姓瞿曇氏自佛之高祖父拘
盧王始稱釋迦氏詩家多用之言又曇雲
010_0288_b_04L曇月之類皆用此瞿曇之義也此云
地寂勝謂佛之種族地上最勝也
阿彌陀佛
010_0288_b_05L西方極樂世界之佛也阿彌陁此云無量壽無也
量也壽也彼佛壽無量故謂之無量壽佛

010_0288_b_06L彌勒佛此云慈氏
來佛之姓也
藥師東方世界
之佛名也
南無
010_0288_b_07L此云歸依也通用
於諸佛諸菩薩
和南亦云槃談亦歸敬之義
古人多云稽首和南
010_0288_b_08L再拜和
南也
觀音菩薩亦云觀世音菩薩之名也
觀世間言音而度之也言音
010_0288_b_09L當云聞聽而云觀者六根互用之義也謂以耳根
觀音聲以眼根聞形色也東坡與聾人說話唯寫
010_0288_b_10L字以示之坡笑日我與彼皆異人也我以手爲口
彼以眼爲耳佛說六根互用之言信不虛矣坡又
010_0288_b_11L夜間摸枕子而知之手上有眼喫飯時舌上有
聽語識人耳中有眼觀音菩薩千眼之稱亦以
010_0288_b_12L
眞如理性之稱也萬物未得相似而唯理
在在物物眞宲相如故云眞如

010_0288_b_13L般若此云智慧也亦心體之異名也古音
鉢野而今俗上字以本音讀之云
菩提
010_0288_b_14L提音離此云覺
亦智慧之稱
涅槃此云圓寂入滅之稱也
來入滅時說經謂之涅
010_0288_b_15L槃經
波羅密此云到彼岸謂到極則之處
又所作究竟皆云波羅密

010_0288_b_16L解脫其煩惱也則二字義同又一說
解其萬法脫其塵勞則解者悟也
方便
010_0288_b_17L方法便宜也便去聲用
之音卞恐非便宜之義
三昧此云正受三者
正也昧者受也
010_0288_b_18L入㝎則不受諸
故云正受
此丘此云乞士即僧也乞法以
明其心乞食以養其身
010_0288_b_19L云比
苾蒭香草也僧謂之苾蒭者僧之德
如香普薰天下故云苾蒭也

010_0288_b_20L胡僧達摩
眼碧如藍

010_0288_b_21L
白足晋僧曇始足白故當時
稱白足和尙後冒襲焉
碧頭趙州禪師
剃頭如靑

010_0288_c_01L벽두라 한다.

황면黃面109)
부처님의 얼굴이 금색을 띠어서 황면이라 한다. 황두黃頭라고도 한다.

나한羅漢110)
번뇌가 없다는 뜻이다. 영원히 탐욕을 끊어 신통 자재한 성인을 뜻한다.

난야蘭若111)
온전히 갖춘 음사어는 아란야阿蘭若이다. 고요한 곳을 가리킨다. 산에 있는 암자를 난야라고 한다.

우담발라優曇鉢羅112)
꽃 이름. 우발담優鉢曇 또는 우담이라고만도 하는데 천 년에 한 번 꽃이 핀다고 한다. 방옹放翁 육유陸游(1125~1210)의 시에 “쓸쓸한 내 집 고요하기가 아란야 같으니, 반가운 손님은 우발담 꽃 보기만큼이나 드물구나.” 113)라는 구절이 있고, 동파 소식의 시에 “우담발라에 꽃이 피겠지.” 114)라는 구절이 있다.

초제招提115)
사원을 통칭하는 말. 서역의 왕이 여러 사원을 훼손하고 파괴하였는데 초제사만 아직 그 지경에 이르지 않았던 차였다. 밤에 백마 한 마리가 절을 돌며 슬피 울자 왕이 파괴하려던 뜻을 멈추고 초제사를 백마사白馬寺로 개명하였다. 그 후에 여러 절이 다시 건립되었고 초제라는 이름을 많이 취하였기 때문에 (사원을) 초제라 통칭하게 된 것이다. 초제는 범어 음사어를 줄여 부르는 말로서 온전한 음사어는 초투제사招鬪提舍이다. 한역하면 (사방의 모든 수행자가 사용할 수 있다는 뜻에서) 사방승물四方僧物이라 하고, 대면시對面施라고도 하는데 보시물을 이른다.

군지軍持116)
범어이다. 갖춘 음사어는 군치가軍椎迦이다. 병甁을 가리킨다. 옛 시에 “한 켤레 짚신 신고서 산에 올라, ‘불차不借’117)는 짚신을 가리킨다. 정병淨甁에 물 길어 온다네.” 118)라는 시구가 있다.

유마힐維摩詰119)
한역 이름은 정명淨名이다. 부처님과 동시대를 지낸 거사이다. 여러 시에서는 정명이라는 이름으로 다수 인용되고 있다. 『불설유마경』은 『정명경』이라고도 한다.120) 왕유王維(699?~759)의 자가 마힐摩詰인데 이 뜻을 취한 것이다. 삼연 김창흡의 〈조의嘲醫〉라는 시 마지막 구절에 “끝났도다, 편작扁鵲과 화타華佗도 이제는 없으니, 이내 몸 기꺼이 정명의 모습처럼 살아가리.” 121)라 하였다. 『정명경』에 사람의 육신이 본래 공空이라는 이치를 열 가지로 비유한 구절이 있는데 물거품, 파초, 허깨비, 꿈, 그림자, 메아리, 구름, 번개와 같다122)고 하였다. 이와 같이 공으로 관찰한다면 병이 어디로부터 말미암겠는가! ◆ 파초는 어느 것이나 모두 껍데기뿐이고 안에 열매가 없기 때문에 공을 비유한다.

금사金沙
예전에 수달장자須達長者123)가 절터를 사서 금을 그 절터에 깔고, 값을 치르고서 사원으로 샀다 하여 절을 금사金沙 또는 금지金地라고도 한다. 두보杜甫(712~770)의 시에 “황금이 땅에 깔려 있다네.” 124), 삼연 김창흡의 시에 “금을 깔 만한 땅 없다네.” 125)라는 시구가 있다.

기원祇園126)
수달장자가 금을 깔아 산 절터는 기타태자祇陀太子의 정원이며, 태자 기타의 정원에 나무를 심어 절을 건립하였다 하여 기원이라 하고 기수祇樹라고도 한다.

항사恒沙127)
항하의 모래를 가리킨다. 이 모래를 수효로 삼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를) 항사라고 한다. 제불의 항사세계, 항사시겁이란 무수無數함을 일컫는다.

진사塵沙
항사보다도 많다는 뜻이다.

일체一切
‘切’의 음은 체이다. ‘무릇, 여러, 모든’의 뜻으로 쓰이는 ‘범제凡諸’와 같다.

고공苦空
일체가 모두 고苦요, 일체가 모두 공空이라는 뜻이다.

인과因果128)
인因은 꽃과 같으니 선이나 악을 만듦을 비유한다. 과果는 열매와 같으니 경사나 재앙을 받음을 비유한다.

선교禪敎
선禪은 마음을 마음에 전하며 문자를 세우지 않는 것이요, 교敎는 문자에 의지하여 경전經傳을 설함으로써 경을 독송하고 도를 깨치도록 하는 것이다.

자운慈雲
자비가 만물을 이롭게 함이 마치 구름이 비를 내려 만물을 윤택하게 함과 같다.

혜월慧月
지혜가 밝아 막힘없이 통함이 마치 달이 세상을 두루 비춤과 같다.

법우法雨129)
법을 설하여 중생을 제도함이 마치 비가 만물을 윤택하게 함과 같다.

혜검慧劒
지혜로 온갖 분별(情塵)과 애착(탐욕)을 끊어 버림이 마치 검으로 사물을 베어 버림과 같다.

사리舍利130)
신골身骨 또는 신주身珠라고 한역한다. 사람의 정기가 응결하여 구슬이 된 것이다.

부도浮屠131)
탑과 같은 말이다. 사리를 보관하는 곳이다. 승려를 부도라고도 하는데 ‘도屠’는 ‘도圖’와 같다.

가사袈裟132)
괴색의壞色衣라고 한역한다. 그 옷 색깔이 청황적백흑靑黃赤白黑 등의 근본이 되는 색과는 다르므로 괴색이라 하니, 즉 백색도 흑색도 아니고 청색도 홍색도 아니다. 구품九品이 있는데 상상에서 하하에 이른다. 면, 명주, 비단 등으로 만드는데, 여러 조각으로 찢어 꿰맨다. 상품이 조각이 많고 하품은 조각이 적다. 그 형상이 무논의 밭 경계와 같다 하여 전의田衣 또는 휴의畦衣라고도 한다. 또 가사(를 펼친) 모양새가 네모나다 하여 방포方袍라고도 한다.

사문沙門133)

010_0288_c_01L故云
碧頭
黃面佛面金色故云
亦云黃頭
羅漢此云無煩
惱也
010_0288_c_02L離貪欲神通
自在之聖人也
蘭若具云阿蘭若寂靜之
處也山庵謂蘭若

010_0288_c_03L曇鉢羅花名或云優鉢曇或但云優曇千年一開
放翁詩云寒廳靜似阿蘭若佳客少于優
010_0288_c_04L鉢曇坡詩云
曇鉢羅豈有花
招提寺之通稱也西域王毁破
諸寺唯招提寺未及壞
010_0288_c_05L一白馬遶寺悲鳴王即停壞因改招提爲白馬寺
厥後諸寺復立多取則於招提故通稱招提也
010_0288_c_06L招提梵語之略具云招鬪提舍此云
四方僧物或云對面施施 [6] 施物之謂
軍持

010_0288_c_07L具云軍椎迦此云瓶也古詩云
[7] 雙不借不借木屐也 [8] 汲水一軍持
維摩詰
010_0288_c_08L此云淨名佛同時居士也諸詩多用淨名之言也
說維摩經亦云淨名經王維字摩詰亦取此義也
010_0288_c_09L三淵嘲醫詩末句云已矣扁和今不在將身好作淨
名觀淨名經中云人身本空有十種譬喩謂如泡
010_0288_c_10L如芭蕉如幻如夢如影如響
如電如此觀空病從何處有◆芭蕉件件
皆皮無內
010_0288_c_11L故以
喩於空
金沙昔須達長者買寺址以金布其地
以給價買爲寺園故寺稱金沙
010_0288_c_12L亦云金地杜詩布地有黃
三淵詩地無金可布
祗園須達長者布金
所買者祗陁太
010_0288_c_13L子之園而太子陁園中樹
以建寺云祗園亦云祗樹
恒沙恒河中沙也
此爲筭故云恒
010_0288_c_14L諸佛恒沙世界
沙時刼言其無數也
塵沙又多於
恒沙
一切

010_0288_c_15L猶言
凢諸也
苦空一切皆苦
一切皆空
因果因花也喩作善
果實也
010_0288_c_16L受慶
禪敎禪以心傳心不立文字也敎藉
其文字以說經傳讀經悟道也

010_0288_c_17L慈悲利物
如雲潤澤
慧月智慧通達
如月普照
法雨說法度人
如雨潤物

010_0288_c_18L慧劒以智慧斷情塵
愛欲如劒斷物
舍利此云身骨亦云身
人之精氣結而
010_0288_c_19L
浮屠與塔同也藏舍利者也
亦謂爲浮屠屠一作啚 [9]
袈裟此云
壞色
010_0288_c_20L謂其衣色壞其本色非白非黑非靑非紅也
九品自上上至下下也以錦紬錦爲之而裂其多條
010_0288_c_21L合縫之上品條多下品條少其狀如水田之畦
故云田衣或云畦衣其形方正故亦云方袍

010_0289_a_01L
상문桑門이라고도 하며, 이는 모두 범어이다. 근식勤息이라 한역하는데, 정법을 부지런히 닦고 번뇌를 소멸한다는 의미로서 승려를 통칭한다.

사미沙彌134)
식자息慈135)라고 한역한다. 번뇌를 소멸하고 자비를 닦는다는 뜻이다. 나이가 어린 중을 사미라고 한다.

화상和尙136)
역생力生이라고 한역한다. 승려들 가운데 영수를 화상이라고 한다. 법칙과 위의가 모두 그의 수행력에 따라 일어나기 때문이다.

주지住持
한 가람에 머물며(住) 법도를 주관한다(持)는 뜻이다. 또한 불법이 이 주지에 의지하여 머무르고(住) 이 주지에 의지하여 유지된다(持)는 뜻이다.

가람伽籃137)
범어이다. 갖춘 음사어는 승가람마僧伽籃摩이며 중원衆園으로 한역한다. 갖춘 음사어에서 두 글자만 간략히 취하여 가람이라 한다.

장로長老138)
덕이 뛰어나고 나이가 많은 분을 일컫는다.

장실丈室
방장方丈이라고도 한다. 대사가 거처하는 방이다. 사방이 모두 1장이어서 장실丈室이라 한다. 인도에 정명淨名(유마힐)이 거처하던 방을 중국 사람이 가서 홀笏로 재어 보니 사방이 모두 10홀이었다고 하여 십홀방十笏房이라고도 한다.

사리闍梨139)
갖춘 음사어는 아사리阿闍梨이다. 이 또한 장로를 일컫는다.

유나維那140)
유維는 강유綱維141)의 뜻이고, 나那는 ‘那’라는 글자의 범어이다. 승려들 가운데서 절의 일을 총괄하는 소임을 맡은 사람이다.

대사大師142)
인간계와 천상계에서 모두 함께 섬기는 분을 대사라고 한다.

상인上人
상사上士143)라고도 한다. 덕행이 뛰어나고 높은 사람에게 존경의 뜻으로 ‘上’으로 가리킨 것이다.

개사開士144)
처음으로 보리를 구하고자 마음을 내어 개오開悟한 사람을 가리킨다.

수좌首座145)
대중 가운데 제일좌이므로 수좌라고 한다.

법계法界146)
법法은 만법을, 계界는 성性 또는 분分을 뜻한다. 즉 천지ㆍ만물ㆍ인ㆍ축이 모두 법계이다.

사바娑婆147)
이 세계의 별명이다. 감인堪忍이라고도 하는데 세계의 악한 일들을 참고 감내한다는 의미에서 사바라 한다.

천축天笁148)
서역 인도를 가리키는 이름으로 신독身 음은 간 毒이라고도 하고 인도라고도 하는데 모두 뜻은 같다. ‘월月’의 뜻인데 그 나라에서 성현이 많이 배출되어 달이 비추는 것과 같다 하여 ‘월’이라 한다. 오천축五天笁이 있는데 동서남북 그리고 중앙의 다섯으로 구분한 이름이다. 당나라 시에 “설산에서 오천五天의 승을 슬퍼하며 보내도다.” 149)라는 구절이 있는데, 여기서 ‘오천의 승’이란 오천축의 스님을 말한다.

쌍림雙林
부처님께서 사라쌍수沙羅雙樹 사이에서 입멸하셨는데,150) 그 나무 네 쌍 여덟 그루 가운데 매양 한 그루는 무성하고 푸르며 한 그루는 메마르고 희었다. 메마른 나무로는 부처님의 사멸死滅을 보이고 무성한 나무로는 그 사멸 가운데 사멸하지 않음이 있음을 보인 것이다. 학림학수鶴林鶴樹라고도 한다.

수미산須彌山
향수해香水海 가운데에 있는데 물속 깊이가 팔만 유순이요 물에서 나온 부분의 높이가 팔만 유순이다. 산허리는 좁지만 산꼭대기는 넓으며, 그 가로세로도 팔만 유순이다. 북쪽은 금색, 남쪽은 유리색, 동쪽은 은색, 서쪽은 파지가보색頗胝迦寶色151)으로 이루어져 있다. 해와 달이 그 산허리를 중심으로 둘러싸고 돈다. 산의 사방세계가 각기 다르게 생겼다. 남섬부주南䂁部洲는 반달처럼 생겼는데 바로 이 천지가 남주이다. 동승신주東勝身洲도 반달처럼 생겼는데 다른 여느 땅들보다 빼어나다고 해서 승신勝身이라 한다. 서우화주西牛貨洲는 둥근 모양인데 소를 재화와 바꾸는 곳이라 하여 우화牛貨라 한다. 북승생주北勝生洲는 네모진 모양인데 수명이 천 세나 되고 의식衣食은 자연에 맡기므로 뛰어난 곳에 태어났다 하여 승생勝生이라 한다. 수미산 허리에는 사왕천四王天이 있는데 지금 우리가 우러러보는 하늘이다. 그 꼭대기에는 도리천이 있는데 네 모퉁이에 각각 여덟 개의 하늘이 있으니 모두 32천이다. 중간의 1천과 합하여 33천이 된다. 수미는 묘고妙高라고 한역하는데 십묘十妙를 갖추어 그 장점이 가장 뛰어나기 때문에 묘고라 한다.

유순由旬152)
인도에서 리里를 단위로 재는 거리의 길이이다. 16리는 소유순, 40리는 중유순, 80리는 대유순이라 한다. 경에 많이 사용되는 예는 소유순이다.

도솔兜率153)
욕계 육천 가운데 제4천이다. 지족知足이라고 한역한다. 모든 일이 다 족하여 하나도 구할 일이 없고 삼재三災가 이르지 않는다. 모든 부처님이 이 천하에서 인간계에 내려와 성불하셨다.

용상龍象154)
육로를 가는 것으로 치면 코끼리의 힘이 가장 크고, 수로를 가는 것으로 치면 용의 힘이 가장 크다. 수행승은 능력이 뛰어나고 불법을 짊어진 사람이므로 (용과 코끼리에 견주어)

010_0289_a_01L亦云桑門皆梵語也此云勤息
勤修正法息滅煩惱僧之通稱
沙彌此云息

010_0289_a_02L滅煩惱慈悲修行
年少僧謂之沙彌
和尙此云力生盖僧中領袖
謂之和尙法則威儀
010_0289_a_03L從其力
而生也
住持住於伽籃持其法度又佛法
依此人而住依此人而持

010_0289_a_04L梵語也具云僧伽籃摩此云
衆園略取中二字云伽籃
長老德長
年老

010_0289_a_05L亦云方丈大師所居之房也四方皆一丈故云
丈室西域有淨名所居之房唐人徃見之以笏
010_0289_a_06L其四方皆十笏
故云十笏房也
闍梨具云阿闍梨
長老僧之稱
維那
010_0289_a_07L維者綱維那者那字之
梵語也僧中持綱維之任者
大師人天之所共
事者云大師

010_0289_a_08L上人亦云上士德大
行高爲人之上
開士初發心改
悟之士
首座
010_0289_a_09L大衆中第一座
故云首座
法界法者萬法也界者性也
分也則天地萬物人畜
010_0289_a_10L法界
娑婆此世界之別名也此云堪忍謂世
界惡事堪能忍之也故云娑婆

010_0289_a_11L西域國名亦云身
亦云印度皆義同
此云月也彼國衆聖多出如月照臨故曰月也
010_0289_a_12L有五天笁謂東西南北中也唐詩
雪山愁送五天僧謂五天笁僧
雙林佛入滅
於雙樹
010_0289_a_13L之間其樹四雙八隻中每一隻榮而靑一隻枯白
枯者示其死滅榮者示其死中有不死者也或云
010_0289_a_14L鶴林
鶴樹
須彌山在香水海中入水八萬由旬出水
八萬由旬腰狹而頂廣其縱廣亦
010_0289_a_15L八萬由旬北邊金色南琉璃色東銀色西頗胝迦寶
日月繞行其腰山之四方世界各異南瞻部洲
010_0289_a_16L形如半月此天地即南洲也東勝身洲其形亦半月
勝於餘洲故云勝身西牛貨洲其形圓以牛貨易
010_0289_a_17L故云牛貨北勝生洲其形方壽定千歲衣食自然
故云勝生須彌山腰有四王天今仰見之天也其頂
010_0289_a_18L即忉利天四角各八天四八三十二也居中一天
合爲三十三天也須彌此云妙高有十妙而其長極
010_0289_a_19L故云
妙高也
由旬里數也十六里小由旬四十里中
由旬八十里大由旬經中多用小
010_0289_a_20L
兜率欲界六天中第四天名也此云知足
事皆足一無所求三災不到佛佛皆自
010_0289_a_21L此天下降人
間以成佛也
龍象陸行象力大水行龍力大
有才力荷負佛法之人謂之

010_0289_b_01L용상대덕龍象大德이라 한다.

율용의호律龍義虎
앞의 용상의 뜻과 같다. 경에 “힘센 코끼리의 발질은 나귀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55)라고 하였다.

묘법연화妙法蓮花
묘법이란 마음을 가리킨다. 이 마음은 오염된 곳에 처해서도 항상 청정하기가 마치 연꽃이 진흙탕에 떠 있어도 항상 청정한 것과 같다.

금강반야金剛般若
반야라는 지혜로 만물을 쳐부수니 마치 금강의 예리함과 같고, 만물 중 어떤 것도 그 지혜를 깨뜨리지 못하니 마치 금강의 견고함과 같다.

패엽貝葉
서역의 패다라수貝多羅樹156) 잎은 넓어서 글을 쓰기 좋다. 불경이 모두 여기에 씌어졌다.

천화天花
부처님께서 법을 설하실 때 하늘에서 네 가지 꽃이 비처럼 내렸다.

화우花雨
비가 흩뿌리는 것.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꽃을 흩뿌리듯이 내린다는 말이다.

백호白毫
부처의 미간에 있는 하얀 털이 마치 수정 기둥에 새겨진 팔각 모서리와 같은 모양인데, 펴면 길이가 10척이고 말면 구슬처럼 모아진다.157)

나계螺髻
부처의 머리털이 말려 고부라진 모습이 마치 소라와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두타頭陀158)
두다로도 음사하며, 번뇌를 떨어 버린다(抖擻)는 뜻이다. 머리털이 눈썹을 덮어도 깎지 않는 생활 방식이다.

금구金口159)
부처님의 말씀은 금처럼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부면覆面
부처님의 혀는 넓고 길어서 내밀면 얼굴을 덮는다는 뜻이다.160)

가음迦音
가릉빈가迦陵頻伽161)는 선조仙鳥라 한역한다. 그 새의 청아한 소리가 부처님의 음성과 같아 이 새에 빗대어 이른다.

조음潮音
부처님이 법을 설하심에 적절한 때를 잃은 적이 없고 무심하게 설하심은 조수潮水와 같다162) 하여 이와 같이 부른다.

귀모龜毛ㆍ토각兎角ㆍ공화空花ㆍ수월水月163)
거북 털, 토끼 뿔, 허공의 꽃, 물에 비친 달, 이 네 가지 모두 공空을 비유한다.
3. 고사故事와 불교 용어164)
야호선野狐禪165)
한마디 말을 잘못하여 여우의 몸에 떨어졌다가 백장 회해百丈懷海 선사의 한마디 말로 인해 오백생五百生 만에 크게 깨닫고 여우의 몸에서 벗어난 일화에서 나온 말이다. 동파 소식의 시에 “동파의 철로 된 주장자와 비교할 상대 있던가? 바로 당장에 야호선을 흩어 버린다네.” 166)라 하였고, 방옹 육유의 시에 “오백생 전의 잘못으로 여우로 살다가, 삼천 세 후에 고고한 학이 되어 돌아왔네.” 167)라는 시구가 있다. 시인들이 많이 활용하는 소재이다.

겁회劫灰168)
한 무제漢武帝가 곤명국昆明國을 정벌하고자 하였는데 그 나라는 수중에 있었다. 그러므로 종남산終南山 아래로 300리를 내려가 연못을 파고 수전水戰을 익히도록 하였는데, 이로 인해 이 연못을 곤명지라고 부르게 되었다. 연못 아래에서 괴이한 재를 얻게 되어 동방삭東方朔에게 물었으나 동방삭도 알지 못하였다. 훗날 이역 승에게 물으니, 그 스님이 말하기를 “세계가 무너질 때 겁화劫火가 세계를 불태워 버리게 되는데 이 겁화가 소진하고 남은 재”라 하였다.

찬고지鑚故紙169)
고령 신찬古靈神贊 선사가, 어떤 중이 창 아래에서 경을 읽고 있는데 이때 벌 한 마리가 창호지를 뚫고 나가려는 모습을 보았다. 선사가 시를 지어 “열린 문으로 나가려 하지 않고, 창만 뚫으려 하니 참으로 어리석구나. 한평생 낡아 빠진 글귀를 뚫어져라 본들, 언제 자유롭게 벗어날 날 있으리오!”라고 읊었다. 목재牧齋170)의 시에 “쓸데없이 낡아 빠진 글귀나 파고들며 생각을 허비하는구나.” 171)라 하였다.

차안간경遮眼看經
약산 유엄藥山惟儼(745~828) 선사가 말했다. “노승이 경문을 보는 까닭은 단지 눈을 가리고자 해서일 뿐인데, 배우는 이들은 소가죽이라도 뚫어 버리려는 기세구나.” 172) 동파 소식 시에 “눈을 가리고는 글을 읽지 못한다.” 173)라는 시구가 있다.

염화미소拈花微笑174)
세존께서 영산회상에서 마지막에 꽃가지를 들어 대중에게 보이자 모두들 멍하니 있는데 오직 가섭만이 미소하였다는 일화에서 나온 말로서 꽃을 들어 마음을 전했다는 바로 그것이다. 미소한 것은 세존께서 마음을 전한 뜻을 가섭이 깨달았다는 의미이다.

대진산문帶鎭山門 - 옥대玉帶를 내놓아 산문을 지키다175)
동파 소식이 금산 요원金山了元(1032~1098)과 내기를 하였다가, (내기에 져서 소식은) 옥대를 풀어 요원에게 주었고, 요원은 대신에 누더기 군자裙子176)를 벗어 주었는데 소식이 이에 보답하여 말하였다. “기생집에서 걸식하게 하려고, 일부러 수행납자의 옛 납의를 주셨구나.” 177) 옛 납의라 말한 까닭은 이러하다. 소식의 전신前身이 오조 사계五祖師戒178) 화상이었기 때문이다.179) 사계가 도를 깨달았다고는 하나 배우지 못하였기에 일찍이 일념으로 문장가가 되기를 서원하였고 그 과보로 소식으로 태어났다고 한다. ◆ 소식의 차남이 생후 3년이 되도록 걷지 못하여 변재 선사辯才禪師180)에게 청하니 선사가 머리털을 깎이고 정수리를 어루만지며 축원해 주자 며칠 지나지 않아 다른 아이들처럼 걸을 수 있었다고 한다. 소식이 시를 지어 “선사께서 오셔서 정수리를 어루만져 주시니, 달아나는 사슴을 일어나 쫓아 달렸다네.” 181)라 하였다.

후신後身182)
서방정토설에 따르면 이러하다. 오조 사계 선사의 후신이 동파 소식이고, 청초당靑草堂의 후신이 증로공曾魯公,183) 남암주南庵主의

010_0289_b_01L龍象
大德
律龍義虎同上龍象之義也經云
龍象蹴踏非驢所堪
妙法
010_0289_b_02L蓮花妙法指心也此心處染常
如蓮花處游泥而常淨
金剛般若

010_0289_b_03L之智慧能壞萬物如金之
萬物不能壞如金之堅
貝葉西域貝多羅樹
葉廣可書
010_0289_b_04L佛經皆
於此書
天花佛經 [10] 法時
天雨四花
花雨雨散也天雨之
即此散也

010_0289_b_05L白毫佛眉間有白毫如氷柱有八稄
展之則長十尺卷之則合如珠
螺䯻 [11]

010_0289_b_06L髮卷曲
螺故云
頭陀亦云杜多抖擻煩惱
頭髮齊眉而不削者也
金口
010_0289_b_07L佛說不變
如金
覆面佛舌廣長
出則覆面
迦音迦陵頻伽
鳥也其音淸
010_0289_b_08L佛音
如之故云
潮音佛說法不失時
無心如潮故云
龜毛
010_0289_b_09L空花水月皆喩空
無之義

010_0289_b_10L
野狐禪因一言錯遂墮野狐身因百丈山懷禪師
一言大悟脫其野狐身於五百生之後
010_0289_b_11L詩曰何似東坡鐵柱杖一時驚散野狐禪放翁詩
老狐五百生前錯孤鶴三千歲後歸詩家多用之

010_0289_b_12L刼灰漢武欲伐昆明國其國在水中鑿池終南山
下三百里敎水戰故號昆明池池底得異
010_0289_b_13L問東方朔朔不知後人問胡僧僧曰世
界壞時刼火燒盡世界是刼燒之灰云矣
鑚故
010_0289_b_14L神賛禪師見僧在窓下看經時一蜂子投牕欲
師作詩曰空門不肯出投窓也大痴百年
010_0289_b_15L鑚故紙何日出頭時牧齋
詩云閑鑚故紙費商量
遮眼看經藥山禪師
老僧
010_0289_b_16L看經只圖遮眼而已學者牛皮
亦須透却坡詩遮眼文書元不讀
拈花微笑世尊
於靈
010_0289_b_17L山會上末後拈花枝以示大衆衆皆茫然唯迦
葉微笑盖拈花傳心也而微笑者悟其傳心之意

010_0289_b_18L帶鎭山門坡翁與金山寺了元戱因解玉帶與之
亦解衲裙以報曰欲敎 [12] 乞食歌姬院
010_0289_b_19L故與 [13] 雲山舊衲衣言舊衲者坡之前身即五祖山戒
和尙也戒雖悟道而不學嘗一念願爲文章故果爲
010_0289_b_20L東坡云◆坡中子生三年不能行請卞才禪師
髮摩頂祝之不數日能行如他兒公作詩云師來
010_0289_b_21L爲摩頂
走趂奔鹿
後身西方說云戒禪師後身爲東坡
靑草堂後身爲曾魯云 [14] 南庵主

010_0289_c_01L후신이 진충숙陳忠肅,184) 지장사地藏師의 후신이 장문정張文定,185) 엄수좌嚴首座의 후신이 왕구령王龜齡186)이다. 지영 상인智永上人187)의 후신이 방차율房次律(房琯)188)인데, 그가 도사 형화박邢和璞189)과 함께 하구夏口라는 곳에 있는 절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형화박이 사람을 시켜 오래된 소나무 아래를 파게 하였더니 항아리 안에 누사덕婁師德190)과 지영 상인을 그린 초상이 있었다. 형화박이 방관에게 “이 일을 기억하오?”라고 물었는데 방관은 멍하니 있었다. 형화박이 방관에게 잠시 침묵할 시간을 주었더니, 방관은 불현듯 자신의 전신이 지영이었음을 깨달았다. ◆ 장방평張方平(張文定)이 저주滁州에서 날마다 낭야산琅琊山에 노닐다 장원藏院에 이르러 대들보 위에 전생에 『능가경』을 쓰다가 마치지 못한 권수가 있는 것을 보고는 마침내 마쳤다. 명나라 왕수인王守仁(1472~1529)의 ‘문을 연 사람이 바로 문을 닫을 사람’ 191)이라는 예와 같다.

삼생석三生石192)
당나라 때 이원李源이 원관圓觀 스님과 함께 유행하다가 하루는 촉 땅에 들어가기로 하였다. 길을 가던 중에 비단 잠방이를 입은 한 여자가 빨래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원관이 울면서 말하였다. “애초에는 이곳에 오고자 했던 것이 아닌데, 이 여인 때문이었구나. 이러니 업연은 피할 수 없구나! 사흘 뒤에 그대가 이 여자 집으로 나를 찾아오면 내가 한 번 웃음으로써 증험하리라. 그리고 20년이 지나 고산孤山 아래에서 서로 만나게 되리니, 나는 이미 세 번째로 비구로 태어나 악록사岳麓寺에 거처하고 있을 것이다. 그곳에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일찍이 그 바위 위에서 선禪을 닦았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날 밤에 원관이 죽고 여자는 아이를 낳았다. 사흘 뒤에 이원이 비단 잠방이 여자 집에 이르러 태어난 아이를 보았는데 과연 아이가 한 번 웃음을 지어 보였다. 20년 뒤에 이원이 전당錢塘의 고산에 이르니, 달 아래서 한 목동이 피리를 불며 노래하는데, “삼생석 위의 옛 정혼이여, 달맞이하며 바람 따위 읊을 필요도 없다네. 벗이 멀리로부터 찾아와 주니 부끄럽구나, 이 몸은 비록 다른 몸 받았지만 항상 여기 살고 있었다네.” 193)라고 하였다. 정학년丁鶴年194)이 문文 상인을 애도하는 시에 “구름 자욱한 원택圓澤의 삼생석, 달빛 차가운 유마維摩의 작은 방.” 195)이라 하였다. 원택과 원관은 옷을 함께 입는 동포同袍196)이다. 그러므로 이름을 가탁하여 이어받았다고 하는 것이다.

부모처남녀父母妻男女
『유마경』에 “지혜는 보살의 어머니요, 방편이 아버지요, 법의 기쁨은 아내요, 성실한 마음은 아들이요, 자비로운 마음은 딸이로다.” 197)라고 하였다. ◆ 동파 소식의 시에 “비록 돈(孔方)이라는 형은 없지만, 법희法喜라는 아내가 있다네.” 198)라는 구절이 있다. 목재 전겸익의 시에 “법희에 귀의하니 아내에게 부끄러워라.” 199)라는 구절이 있다.

말월비풍抹月批風200)
동파 소식의 육언시六言詩에 “가난한 집에서 무엇을 즐거움으로 삼을까? 다만 풍월을 안주로 삼을 줄 알 뿐이노라.” 201)라고 하였다. 대개 선가에서는 밝은 달을 얇게 썰고 맑은 바람을 곱게 가루로 만들어 요리로 삼는다는 말로 쓰인다. 고봉 원묘高峰原妙(1238~1295) 선사의 제야설법除夜說法에 “연못에 비친 달을 얇게 썰고 고갯마루 구름을 곱게 가루로 만들어 각각으로 창자와 배를 가득 채우리라.” 202)라고 하였는데, 이는 동파 소식의 이 시구를 용사用事한 것이다.

침공장신針孔藏身
당나라 때 지자智孜 선사가 법좌에 올라앉아 말했다. “바늘구멍 속에 몸을 숨기기는 그래도 넓지만, 드넓은 바다 가운데서 말을 달리기는 너무 좁다.” 203) 크고 작음이 하나로 뒤섞여 어떤 장애도 없다는 뜻이다.

야자신椰子身204)
당나라 때 사람 이발李渤205)은 만 권의 책을 읽었다 하여 ‘이만권李萬卷’이라 불렸다. 일찍이 귀종 지상歸宗智常206) 선사에게 물었다. “수미산이 개자씨를 거두고 있다는 말에 대해서는 묻지 않겠습니다만, 개자씨가 수미산을 거두고 있다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선사가 이발의 몸을 어루만지며 “그대 몸이 야자열매 크기로 줄어든다면 (그동안 읽은) 만 권의 서적은 어디에 두겠습니까?” 방옹 육유의 시에 “야자 크기만 한 몸에 책을 품었네.” 207)라 하였다.

임수증전인臨水證前因
양 무제梁武帝 때의 부대사傅大士208)는 당시 사람들에게 미륵불의 후신이라 일컬어졌다. 일찍이 계수稽水에서 낚시를 하였는데 달마 대사를 그냥 지나쳤다. 달마 대사가 “나와 그대는 과거 비바시불毘婆尸佛 때에 함께 마음의 번뇌를 깨끗이 하였고, 지금 도솔천 방사房舍(宮)에 (의발衣鉢이) 남아 있다. 언제 가려는가?”라고 물었으나, 부대사는 단지 눈을 부릅뜰 뿐이었다. 달마 대사가 “그대가 전생의 인연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물가에 가서 그림자를 비춰 보라.”라고 하자 부대사가 이에 물에 비친 모습에서 원광圓光과 보개寶蓋를 보고서 온몸으로 비로소 전신을 깨닫고는 낚시 도구를 내려놓고 말했다. “대장간에 둔철이 많은 법이요, 명의의 문 앞에 병든 사람이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생사의 바다를 건너는 일이 시급하니 천궁天宮의 즐거움을 생각할 겨를이 있겠습니까!” 209) 목재 전겸익의 시에 “흐르는 물에 비춰 전생의 인연을 깨닫고자 하였다.” 210)라는 시구가 있다.

생객生客
『동파지림』211)에 다음과 같이 나온다. “자유子由가 지은 「서현승당기」를 읽어 보니 흡사 당 안에 있으면서도 물과 돌, 무성한 숲, 초목, 어지러이 얽힌 칡을 보는 것 같았다. 내 마땅히 글을 적어 당상堂上의 돌에 새기고 여산廬山과 인연을 맺고자 한다. 그리하면 훗날 여산에 들어가도 낯선 나그네(生客)는 되지 않을 것이다.” 212) 방옹 육유의 시에 “상견하고도 낯선 나그네 많아 늘 탄식하였는데, 도리어

010_0289_c_01L後身爲陳忠肅地藏師爲張文㝎嚴首座爲王龜齡
永上人爲房次律(琯字)琯與道士邢和璞遊夏口佛
010_0289_c_02L邢令人掘古松下得一甕中有婁師德及智永上
人畫像邢謂琯曰能憶此否琯茫然邢令琯靜嘿
010_0289_c_03L少時琯怳然悟前身是智永也◆張方平爲滁州
日遊琅琊山至藏院見梁上有前生書楞伽經未終之
010_0289_c_04L乃終成之與明王守仁
開門人是閉門人之事同
三生石唐李源與僧
圓觀遊
010_0289_c_05L日約與入蜀於路中見一錦襠女子浣衣觀泣曰
初意不欲來此以此女故也然業緣不可逃後三
010_0289_c_06L君訪我於此女家我以一笑爲驗又二十年
相見於孤山下吾已三生爲比丘居岳麓寺有巨
010_0289_c_07L甞習禪其上遂不復言是夕觀亡而婦乳後三
源至錦襠家見所生兒果一笑後二十年源至
010_0289_c_08L錢塘孤山月下有牧童叩角而歌曰三生石上舊精
賞月吟風不要論慚愧情人遠相訪此身雖異性
010_0289_c_09L常存丁鶴年挽文上人詩曰雲迷圓澤三生石
月冷維摩十笏房圓澤圓觀之同袍故冒襲云

010_0289_c_10L母妻男女維摩經云智慧菩薩母方便以爲父
法喜以爲妻善男慈悲女◆坡詩云
010_0289_c_11L雖無孔方兄頗有法喜妻
齋詩云歸依法喜愧山妻
抹月批風東坡
六言
010_0289_c_12L貧家何以娛樂但知抹月批風盖禪家有薄批明
細抹淸風之語高峯禪師除夜說法云薄批潭底
010_0289_c_13L細切嶺頭雲介介
盈膓塞腹坡詩用此
針孔藏身唐智孜禪師上
堂云向針眼
010_0289_c_14L裡藏身稍寛大海中走馬
甚窄大小混同無碍之義
椰子身唐李渤
萬卷書
010_0289_c_15L李萬卷甞問歸宗師曰須彌納芥子不必問如何是
芥子納須彌師撫其身曰是身如椰子大萬卷書容
010_0289_c_16L於何處放翁詩
椰子身中悔着書
臨水證前因梁武帝傅大士
時稱彌勒佛後
010_0289_c_17L身也甞釣魚於稽水過達摩大師師曰吾與汝
於過去毘波佛時散心今兜率天中房舍現在何時
010_0289_c_18L當過大士惟瞪目而已師曰汝不憶前因當臨水見
大士乃見水中見圓光寶盖滿身始悟前身
010_0289_c_19L下魚具謂師曰爐鞴之所多乎鈍鐵良醫之門
乎病人度生爲急何暇思天宮之樂乎牧詩欲臨
010_0289_c_20L流水證
前因
生客東坡志林子由作棲賢僧堂記讀之
便如在堂中見水石陰森草木膠葛
010_0289_c_21L僕當爲之書刻石堂上且欲與廬山作緣他日
入山不爲生客也放翁詩每嗟相見多生客却憶

010_0290_a_01L처음을 기억하니 외려 소년이로다.” 213)라는 시구가 있다.

주처하육周妻何肉214)
『남사』215)에 전하는 이야기이다. 주옹周顒216)은 불교의 이치에 매료되어 종일토록 채소만 먹고 처자가 있음에도 홀로 산속에 거처하였고, 하윤何胤217)은 무구사武丘寺에 살면서 경을 강설하며 음식에 사치하였다. 이에 주옹이 채소를 먹을 것을 권하자 말년에는 고기나 생선 따위를 끊었다. 문혜文惠 태자218)가 주옹에게 물었다. “그대의 정진이 하윤과 비교하여 어떠한가?” 주옹은 “삼도팔난三途八難219)을 둘 다 면하지는 못합니다. 각자에게는 번뇌(결점)가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태자가 “번뇌가 되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묻자 “저는 아내이고, 하윤은 고기입니다.”라고 하였다. 정학년의 시에 “주옹의 처, 하윤의 고기 모두 번뇌가 되지 않으나, 다만 시마詩魔가 오래도록 이르지 않는구나.” 220)라고 하였다.

절만당折慢幢221)
『전등록』에 전하는 이야기이다. 법달法達이 6조 혜능에게 예를 표하면서 머리를 땅에 대지 않자 6조가 꾸짖으며 “예는 본디 교만한 마음을 꺾기 위한 것인데 어찌 머리가 땅에 닿지 않는가!” 222)라고 하였다. 정학년의 시에 “근심을 쓸어 버리는 데에 어찌 천금 나가는 빗자루를 쓰리오, 교만을 꺾고자 하면 다만 칠보당을 우러르라.” 223)라고 하였다.

병수운천瓶水雲天
당나라 때 이고李翺224)가 약산 유엄 선사를 배알하여 물었다. “도란 무엇입니까?” “구름은 푸른 하늘에 떠 있고 물은 병 속에 있습니다.” 225) 이고가 즉시 절구 한 수를 지어 올렸다. “단련한 몸은 학과 흡사하고, 천 그루 소나무 아래 두 권의 경전. 내 찾아가 도를 물어도 별말씀 없고, 구름은 하늘에 물은 병 속에 있다 하시네.” 226) ‘구름은 하늘에 물은 병 속에’라는 말은 ‘하늘에 솔개가 날고 물속에서 고기가 뛰논다.’227)라는 뜻과 같다. 옛사람의 시에 “바쁜 가운데 서래의西來意228) 묻지 말지니, 병 속의 물과 하늘의 구름을 아는가.” 229)라고 하였다. 나에게도 시 한 수 있으니 읊어 보리라. “옛 유자들 일찍이 누설했듯이, 물고기 뛰놀고 솔개 난다네. 나 하늘의 풍취와 하나 되어, 끝내 천진난만天眞爛熳함 성취하여 돌아오리라.”

다문지익多聞之益230)
옛날에 어떤 사람이 많이 듣기를 좋아하여 매번 눈길을 끄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물었다. 하루는 귀신을 만났는데 귀신이 잡아먹으려 하자 그 사람이 말했다. “그대에게 한 가지만 물어보면 내 죽어도 여한이 없다.” 귀신이 물어보라고 하자 그 사람은 “그대는 무슨 까닭에 얼굴은 희고 등은 검은가?”라고 물었다. 귀신은 “우리 귀신의 성향은 해를 무서워하여 일찍이 빛을 쬔 적이 없기 때문에 얼굴이 희다.”라고 답하였다. 이때 해가 막 떠올랐는데 그 사람이 이 말을 듣고는 해가 비추는 곳으로 급히 내달려 도망하자 귀신이 쫓아오지 못하여 화를 면할 수 있었다. 그 사람이 게로 설하였다. “제일의第一義를 부지런히 배울지니, 많이 듣는 것이 제일가는 방법이라. 길에서 나찰의 위험을 만나면, 어둠을 등지고 태양을 향해라.”

반혼향返魂香231)
『조정록』232)에 전하는 이야기이다. 한나라 건화建和 원년에 월지국의 왕이 향 넉 냥을 바쳤는데 크기는 새알만 하고 색은 뽕나무 열매 같았다. 시원始元 원년에 이르러 수도(京師)에 역병이 돌아 죽은 자가 반이 넘었다. 황제가 향을 사르자 죽은 지 사흘이 되지 않은 자는 모두 소생하였고, 향내는 퍼져 삼 개월 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이 향은 취굴주聚窟洲233) 인조산人鳥山234)의 나무에서 추출한 것인데 그 나무는 단풍나무와 비슷하고 향은 몇 리에까지 퍼져 반혼수라 한다. 그 나무뿌리를 베어 옥 솥에 달여 즙을 흑색 환丸으로 만드는데 첫째 경혼향驚魂香(驚精魂), 둘째 반생향返生香, 셋째 진단향振檀香, 넷째 각사향却死香 등이라고 부른다.235) 옛사람이 홀연 읊기를 “지하에는 한을 삭일 술이 없고, 인간 세상에서는 반혼향 얻기 어려워라.” 236)라고 하였는데 오래지 않아 죽으니, 사람들은 그의 단명을 예측한 글귀라고 여겼다.

고상해수枯桑海水
『조정사원』237)에 실려 있는 글을 간추려 의견을 밝힌다. 고악부사古樂府詞238)에 “마른 뽕나무도 바람 부는 것을 알고, 바닷물도 추운 날씨를 아는 법인데, 집에 돌아와 각기 자신들만 즐길 뿐, 누가 말이나 붙여 주려 할까!” 239)라는 구절이 있다. 지知 자가 어찌 ‘안다’는 뜻이겠는가! ‘불不’이라는 한 글자를 숨기고 있으니, 즉 ‘마른 뽕나무는 가지와 잎이 없기 때문에 바람 부는 것을 알지 못하고, 바닷물은 얼지 않으므로 추위를 알지 못한다.’는 것으로써 ‘녹을 먹는 관리가 재주와 식견이 없어 각자 자기를 보존하고 현인을 천거하지 못함’을 비유한 말로 보아야 한다. 내 일찍이 한 유자儒者가 ‘知天風知天寒’ 구절을 ‘바람 부는 것을 알 수 있고 추위를 알 수 있다.’라고 푼 것을 보았는데, ‘어찌 알랴(豈知)’의 뜻으로 새겨야 함에도 그러지 않았으므로 여기에 쓴 것이다.240)

화룡사化龍梭
『조정사원』241)에 ‘도간陶侃이 어렸을 때 뇌택雷澤에서 고기잡이하다가 북 하나가 그물에 걸려들어 집으로 돌아와 벽에 걸어 놓았다. 어느 날 저녁 뇌우가 크게 치자 북이 변화하여 용이 되어서는 벽을 깨뜨리고 날아갔다.’242)고 한다. 선禪 문구 중에 ‘갈피화룡지장葛陂化龍之杖’, ‘도가거칩지사陶家居蟄之梭’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사람의 변화를 비유한다.243) ‘갈피화룡지장’이란 다음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한나라 때 여남 출신 비장방費長房이 시연市椽(시장을 관리하는 직)을 지낼 때 선인 호공壼公을 만났는데 호공이 청죽장靑竹杖을 부러뜨려 거짓으로 비장방을 만들어 집에서 목매 죽은 것으로 하고는 호리병 안으로 함께 들어갔다. 도를 배웠으나 이루지 못함에 비장방이 작별하고 돌아가려는데 호공이 죽장을 주며 말했다. 「이것을 타고 집에 이르면 갈피에 버려라.」 비장방이 집에 이르러 갈피에 죽장을 던지니

010_0290_a_01L初來尙
少年
周妻何肉南史周顒妙於佛理終日長
雖有妻子獨處山舍
010_0290_a_02L胤居武丘寺講經而侈於食味周勸令食菜末年絶
血味文惠太子問周曰卿精進何如何胤對曰
010_0290_a_03L途八難共所不免然各有累太子曰累伊何對曰
周妻何肉丁鶴年詩周妻何肉俱無累惟有詩魔老
010_0290_a_04L
折幔 [15] 傳燈錄法達禮六祖頭不至地祖呵
之曰禮本折幔幢頭奚不至地丁鶴
010_0290_a_05L年詩掃愁那用千金
折幔惟瞻七寶幢
瓶水雲天唐李翺謁藥山
禪師如何
010_0290_a_06L是道山云雲在靑天水在瓶翺即呈一絕曰鍊得身
容似鶴形千株松下兩凾經我來問道無餘語雲在
010_0290_a_07L靑天水在瓶盖此雲天瓶水與鳶飛魚躍之義同矣
古人詩云忙中不問西來意瓶水天雲識也曾 [16] 愚亦
010_0290_a_08L有詩云先儒曾漏洩魚躍又鳶
與我雲天趣終成爛熳歸
多聞之益

010_0290_a_09L人好多聞每所見必問一日遇鬼鬼將噉食其人
問君一言我死無恨鬼曰請問其人曰君何以
010_0290_a_10L面白背黑鬼曰我鬼性畏日未曾照故面白也時日
方出其人聞之急走日照處鬼不敢追得免其人
010_0290_a_11L說偈曰勤學第一道多聞第一
路逢羅刹難背陰向太陽
返魂香祖庭錄

010_0290_a_12L建和元年 [17] 月氏國王獻香四兩大如雀卵色如桑
至始元 [18] 元年京師大疫死者過半帝取香焚之
010_0290_a_13L未三日死者皆甦 [19] 香氣三月不息香出聚窟洲人
鳥山樹如楓香聞數里名返魂樹伐其根玉釜煮
010_0290_a_14L汴成黑粘一名驚魂二名返生三名振檀四名刼 [20]
古之士人忽吟地下應無消恨酒人間難得返魂
010_0290_a_15L香之句非久死
人以爲短命句也
枯桑海水祖庭云古樂府詞
枯桑知天風
010_0290_a_16L水知天寒入門各自媚誰肎相爲言盖知字豈知
之意也隱不之一字謂枯桑無枝葉故不知天風
010_0290_a_17L海水不凝凍故不知天寒以喩食祿之士自無才識
各自保己不能薦賢也余曾見一儒士以知天
010_0290_a_18L風知天寒句爲能知天風能知天寒云
而不以豈知之意釋之故筆于此
化龍梭
010_0290_a_19L祖庭云陶侃少時漁于雷澤網得一梭歸掛壁上
一夕雷雨大作梭化爲龍破壁而去禪文有云
010_0290_a_20L陂化龍之杖陶家居蟄之梭以喩人之變化也葛陂
漢費長房汝南人也爲市緣遇仙人壼公斷靑
010_0290_a_21L竹杖僞爲長房縊死於家同入壺中學道不成辭
公與竹杖曰騎此至家棄葛陂長房至家投杖

010_0290_b_01L변화하여 용이 되었다.’고 한다.

십주十洲
바다 가운데 있다. 이른바 물 가운데에 머물 수 있는 땅을 주洲라 한다. 첫째 조주祖洲에서는 반혼향返魂香이 난다. 둘째 영주瀛洲에서는 지초와 옥석이 나고 샘물이 술맛과 같다. 셋째 현주玄洲에서는 선약仙藥이 나는데 이를 복용하면 장생한다. 넷째 장주長洲에서는 모과와 옥영이 난다. 다섯째 염주炎洲에서는 화완포火浣布244)가 난다. 여섯째 원주元洲에서는 신령한 샘이 솟는데 그 맛이 꿀맛과 같다. 일곱째 생주生洲에는 추위와 더위가 닥치지 않는 산천이 있다. 여덟째 봉린주鳳獜洲(鳳麟洲)에서는 사람들이 봉황의 부리와 기린의 뿔을 가져다 달여서 끊어진 궁노弓弩 등의 줄을 잇는 접합제 아교로 쓴다. 아홉째 취굴주聚窟洲에서는 사자가 나는데 구리 머리에 철로 된 이마를 가진 짐승이다. 열째 단주檀洲에서는 곤오석昆吾石245)이 나는데 이것으로 검을 만들면 옥을 베는 것이 마치 진흙을 베듯 부드럽게 잘린다. 이상의 내용은 『벽암록』246)에 나온다.

산호수珊瑚樹
『십주기』에 따르면 이러하다.247) 산호수는 남해 가운데 반석 위에서 자라는데 가지는 있으나 껍질은 없고, 옥과 비슷하며 붉은빛에 윤기가 난다. 달이 차고 기우는 것에 따라 감응하여 자라며, 대부분의 가지에는 일월의 빛이 난다. 사람들이 철망으로 산호수를 채취한다.

겁석劫石
겁석은 길이 사십 리, 너비 팔만사천 리이며 두께도 팔만사천 리이다. 천인天人이 오백 년마다 한 번 와서 6수銖248)밖에 나가지 않는 옷소매로 스치기를 한 번 하고 다시 떠났다가 오백 년에 이르러 한 번 와서 한 번 스치는데 이와 같이 하여서 이 돌이 닳아 없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일겁一劫이다. 옛 시에 “겁석도 자고이래 오히려 닳아 없어지고, 푸른 바다 깊은 바닥도 틀림없이 마르기 마련이라네.” 249)라고 하였다. 고려의 이예李預가 지은 「삼각산중수승가굴기三角山重修僧伽崛記」250)에, “수의銖衣로 겁석을 닳아 없애도 자비라는 집은 여전히 남아 있으며, 푸른 바다가 말라 먼지 날려도 공덕이라는 숲은 여전히 무성하리라.”라고 하였다. ‘수의로 겁석을 닳아 없앤다.’라는 말은 6수의 옷으로 스쳐서 겁석을 닳아 없앤다는 뜻이다.

개성芥城251)
둘레가 사십 리인 성에 가득히 개자를 채운 것을 가리킨다. 개자 한 개를 1겁으로 세는데, 개자가 다해도 겁은 다하지 않는다. 앞의 겁석이나 개성이나 모두 시겁時劫252)은 다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모두 『잡비유경』에 나온다.

전삼삼前三三
무착 문희無着文喜 선사가 오대산에 이르러 문수를 방문하였다. 묘희 노사妙喜老師(문수보살의 화신)를 만나 물었다. “이 산의 대중이 얼마나 됩니까?” “앞에 삼삼 뒤에 삼삼입니다(前三三後三三).” 253) 무착이 물었다. “제가 듣자 하니 이 산에는 일만 문수가 있다는데, 어찌해서 하나가 빕니까?” 묘희는 답하지 않고 가 버렸다. 묘희가 그 하나의 수였던 것이다. 하나가 빈다는 말은, ‘전삼삼후삼삼’이 9999이기 때문이다. ‘전삼삼후삼삼’이라는 말에서 네 개의 삼三 자 모두 셈을 세는 가지이다. 3×3천千을 하고 3×3백百(三三千三三百)을 하면 9900이니 각각 그 앞의 삼 자만으로 ‘전삼삼’이라 한 것이다. 또 3×3십十을 하고 3×3(三三十三三)을 하면 99이니, 이 또한 앞의 삼 자만을 취하여 ‘후삼삼’이라 한 것이다. 동파 소식의 시에 “선의 도리를 물었으나 전삼이라는 말에 딱 들어맞지 못했다.” 254)라는 구절이 있는데 무착이 묘희의 말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옹 육유의 시에 “승당(雲堂)에 빽빽이 들어찬(三三) 스님들 이미 흩어지고, 묘탑墓塔255)도 텅 비었는데 점점화상點點和尙을 찾네.” 256)라는 시구가 있다. 그 절에 점점화상이 있었다고 한다.

은산철벽銀山鐵壁257)
선가의 도리는 마치 은산銀山과 같아 높고 멀어 부여잡고 오르기 힘들고, 철벽鐵壁처럼 견고하여 뚫기 어렵다는 뜻에서 은산철벽이라 한다.

석화전광石火電光
선가의 도리는 부싯돌을 부딪쳐 불을 일으키는 것과 같고 번갯불이 순간 번쩍이는 것과 같으며, 바늘에 실을 꿰는 것과 흡사하니, 신속하여 따라잡기 힘들다는 말이다.

염추수불拈搥竪拂258)
선가에서 설법할 때 금추를 잡고 종을 치는데 이는 호령을 질서 있게 내리는 행위이다. 불자를 세워 동쪽을 가리켰다 서쪽을 가리켰다 하는 것은 지시를 분명하게 하는 표현이다.

문자상철우蚊子上鐵牛
배우는 이들이 자구에만 구애되어 이치는 깊이 연구하지 못하여 의미를 알지 못하는 것이 마치 모기가 무쇠 소에 올라앉았으나 주둥이를 꽂을 수 없는 것과 같다.259)

영양괘각羚羊掛角
영양은 잘 때에 반드시 나뭇가지 위에 뿔을 걸어 자신의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260) 이처럼 선문의 언구는 몰자미沒滋味하고 더듬어 모색할 바가 없어 그 자취를 찾을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영양괘각에 비유하여 그 형상이 없어 알기 어려움을 뜻한다.

해점거박解粘去縛
사람들이 눈앞의 경계에 집착하고 번뇌에 휘어잡혀 의지함이 마치 아교의 점성과 같고 노끈으로 포박한 것과 같다. 선가에서는 일언지하에 번뇌의 경계에서 당장에 벗어나도록 하므로 점성을 없애고 속박을 제거한다는 뜻에서 해점거박이라 한다.

추정발설抽釘拔楔261)
앞의

010_0290_b_01L於葛陂
爲龍去云
十洲在海中所謂水中可居曰洲也
祖洲出返魂香二瀛洲出芝草
010_0290_b_02L玉石泉如酒味三玄州 [21] 出仙藥服之長生四長洲
出木瓜玉英五炎州 [22] 出火浣布六元洲出靈泉如
010_0290_b_03L七生洲有山川無寒暑八鳳獜 [23] 人取鳳喙狑
[24] 煎續弦膠九聚窟洲出獅子銅頭鐵額之獸
010_0290_b_04L檀洲出昆吾石作劒
切玉如泥(出碧雲 [25] 錄)
珊瑚樹十洲記云生南海
中盤石上有枝無
010_0290_b_05L似玉而紅潤感月而長凢枝
頭皆有日月暉人以鐵網取之也
刼石此石長四
十里
010_0290_b_06L八萬四千里厚亦八萬四千里天人以五百年爲限
一來以六銖衣袖拂之一度又去至五百年一來一
010_0290_b_07L如此拂之拂盡此石方爲一刼也古詩云刼石
固來猶可懷 [26] 滄溟深處立須乾高麗李預所撰三角
010_0290_b_08L山僧伽窟記云銖衣盡石慈悲之室猶存碧海飛塵
功德之林尙茂其銖衣盡石者用六銖衣拂盡刼石
010_0290_b_09L
芥城有城周圍四十里滿城盛芥子以芥子
一介筭一刼芥子盡而刼不盡上刼石
010_0290_b_10L芥城皆言時刼之無盡也
皆出雜譬喩經云云爾
前三三無着文喜禪 [27]
至五臺山
010_0290_b_11L訪文殊遇妙喜老師此山衆多少答曰前三三後
三三無着云吾聞此山有一萬文殊何以欠一
010_0290_b_12L喜不答而去盖妙喜其一數也言欠一者前三三後
三三是爲九千九百九十九也謂前三三後三三
010_0290_b_13L介三字皆是筭也三三千三三百即九千九百
上三字爲前三三又三三十三三即九十九也亦各
010_0290_b_14L取上三字爲後三三也坡詩云問禪不契前三語
無着不知妙喜之言故也放翁詩雲堂已散三三衆
010_0290_b_15L [28] 塔空尋點點師
其寺有點點和尙
銀山鐵壁禪家道理如銀山
高逈莫攀如鐵
010_0290_b_16L壁堅固
難透也
石火電光禪家道理如擊石出火如閃
電光裡穿針相似言其迅速
010_0290_b_17L難追
拈搥竪拂禪家說法時拈金鎚擊鍾即號
令整齊也竪拂子指東畫西
010_0290_b_18L即分明
指示也
蚊子上鐵牛學者尋行數墨不知意味
如蚊子上鐵牛揷觜不得
010_0290_b_19L
羚羊掛角羚羊睡時必掛角於樹上無蹤迹
禪門言句無滋味沒摸索不得
010_0290_b_20L其踪跡故以喩羚羊掛
謂其無形難知也
解粘去縛人之取着前
境攀緣煩惱
010_0290_b_21L如膠粘如繩縛而禪家一言之下
頓脫煩惱塵境故云解粘去縛也
抽釘拔楔

010_0290_c_01L해점거박解粘去縛이라는 말과 같다. 사람들이 세간사에 착 들러붙어 집착하는 행태가 마치 단단히 박힌 못과 같고 쐐기와 같다. 설법에 뛰어난 자는 그 못을 빼내고 쐐기를 뽑아낸다. 설楔의 음은 설雪이고 말뚝이라는 뜻의 궐橛과 통한다.

전범성성轉凡成聖
성인의 한마디가 범부를 바꾸어 성인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런 까닭에 ‘환단還丹 한 알로 쇠에 점을 찍으면 금이 되고, 진리를 담은 한마디가 범부를 바꾸어 성인으로 만든다.’262)고 하는 것이다.

가불매조呵佛罵祖263)
위산 영우潙山靈祐(771~853)가 덕산 선감德山宣鑑(780~865)의 면모를 드러내어 말했다. “이자는 훗날 고봉 정상에 초암을 짓고 살며 부처를 꾸짖고 조사를 타매하리라.” 264) 이 말은 덕산의 견해가 고준하여 불조의 언교 따위는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옛 선사의 게송에 “대장부라면 스스로 하늘을 찌르는 기백이 있을지니, 부처가 간 길일지라도 맹목적으로 따라가지 말라.” 265)라고 하였다. 또 “두 눈동자로 끝없이 드넓은 사해를 바라보고, 부처와 조사를 아이들 보듯 내려다본다.” 266)라고도 하고, 또한 천태의 스승 남악 혜사南岳慧思267) 선사는 ‘하늘만 바라보며 무엇 하느냐?’ 268)는 질문에 ‘불조를 삼켜 버렸다.’269)라고 하였다.270)

화반탁출和盤托出271)
『선요』 서序에 “공부의 차례와 뜻을 세워서 해야 할 일과 지혜를 단련하는 방도를 노사老師께서 이 책에 있는 대로 다 내놓으셨다.” 272)라고 하였다. 이를테면 가지고 있는 음식을 쟁반째 내놓은 것과 같다. ‘화和’는 아우른다는 ‘병幷’의 뜻으로 ‘다 써 버려서 남은 것이 없다.’는 말이다. 삼연 김창흡의 시에 “비밀한 뜻을 다 털어놓다.” 273)라는 구절이 있는데 여기서의 탁託 자는 오자이다. 탁托 자가 의탁依托이라는 뜻으로 쓰일 경우에는 탁託과 혼용되기도 한다. 그런데 지금 여기서 쓰인 탁출托出이라는 말은 ‘두 손으로 온통 다 내놓다.’라는 뜻이지, 의탁한다는 뜻의 탁托은 아니다. 따라서 탁託 자와 같은 말로 쓴 것은 옳지 않다.

이포새찬伊蒲塞饌274)
이포새는 우바새優波塞275)라고도 하며 범어이다. 근주近住라고 한역하는데 거사가 승려들이 거처하는 곳에 가까이 있다는 뜻이다. 채소로 찬을 마련하여 승려들에게 공양하기 때문에 채소의 맛을 이포새의 기미氣味라고 한다. 또 승려들은 이포새를 속한俗漢이라 여겨 이포의 기미라 하면 속기俗氣를 뜻한다.

오미선五味禪276)
옛날에 어떤 학인이 귀종 지상歸宗智常277) 선사에게 하직을 고하자, 귀종이 물었다. “어디로 가느냐?” “제방을 돌아다니며 오미선을 배우러 갑니다.” “어째서 이곳에 머물며 일미선을 배우지 않는가?” 일미선이란 하나의 이치이고, 오미선은 차별법이다. 주희의 시278)에 이 오미선을 활용한 예가 있다.

백수자화栢樹子話
학인이 조주 종심趙州從諗 선사에게 “달마가 서쪽에서 온 까닭은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조주는 “뜰 앞의 잣나무.”라고 답하였다. 이는 바로 그 당시에 보인 경물을 가리켜 답한 말이다.279) 아무 맛이 없는 말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의심을 일으켜 참구하게 한다. 만약 깨달은 자의 소견이라면 “분명하게 드러난 온갖 현상에, 지극히 분명하게 조사의 뜻이 나타나 있다.” 280)라고 생각할 것이니, 단지 백수자뿐만이 아니라 눈앞의 사사물물이 서래의西來意 아닌 것이 없다는 뜻이다. 여러 시인이 백수栢樹라는 말을 많이 언급하였는데, 삼연 김창흡의 시281)에도 보인다.

해호장解虎杖282)
승조僧稠(480~560) 선사는 진陳ㆍ수隋 연간 사람이다. 머무르던 암자 밖에서 두 마리 호랑이가 싸운 일이 있었는데 선사가 석장으로 호랑이 두 마리를 잡았고, 마침내 싸움을 그치고 갔다 한다.

항룡발降龍鉢283)
부처님 재세 시에 독룡이 굴에 있으면서 사람들을 해치는 일이 많았다. 부처님이 독룡을 교화하고자 화광을 뿜어 굴속의 물이 모두 끓게 만드셨다. 독룡이 굴을 나왔으나 숲과 산과 강과 연못 할 것 없이 모두 불타고 있어 도피할 곳이라곤 없었다. 오직 부처님 발우 속의 물이 청량하였기 때문에 독룡은 작은 몸으로 변신하여 발우 물속으로 들어가 살아날 수 있었고 부처님의 교화를 듣고서는 마침내 자비로운 용이 되었다.

타심통他心通
천축의 대이삼장大耳三藏284)이 당나라에서 와서 스스로 ‘타심통을 터득하였다.’고 말하였다. 숙종이 혜충慧忠 국사를 시켜 그를 시험하게 하였다. 혜충 국사가 잠깐 침묵하다가 물었다. “내 마음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삼장은 “대단하신 국사여, 멱라강에 가서 경도선競渡船285) 놀이를 보고 계시는군요.”라고 하였는데, 생각한 대로였다. 혜충 국사가 잠깐 침묵하다가 다시 삼장에게 물었으나 삼장은 멍하니 물음의 뜻을 알아차리지 못했다.286) 앞서 두 차례287)에는 구체적인 경계에 들어가 있는 마음이기 때문에 삼장이 알아차렸지만, 세 번째에는 선정에 든 마음이었기 때문에 알지 못했던 것이다(질문에 답하지 못한 것이다).288) ‘대단하신 국사여’라고 한 말은 ‘적잖이’라는 뜻이다. 경도선은 초나라 사람들이 단옷날에 (멱라강에 투신한) 굴원을 극진히 기리는 마음에서 용 모양의 배를 만들어 경주하는 뱃놀이 풍습이다. 동파 소식의 시에 “남긴 기풍은 경도선 놀이 풍속 이루고, 슬피 탄식하는 소리는 초산楚山을 가르네.” 289)라는 구절이 있다.

지옥천당地獄天堂
오대五代 때 태위 이단원李端愿290)이 달관 담영達觀曇穎291) 선사에게 물었다. “지옥과 천당은 필경 있는 것입니까?” “모든 부처님께서는 무無에서

010_0290_c_01L粘去縛之言同人之粘着世間如釘如楔
善能說法則抽其釘拔其楔也楔音雪橛也

010_0290_c_02L凡成聖聖人之一言能令革凢夫爲聖人故云還
丹一粒點鐵成金眞理一說轉凢成聖
010_0290_c_03L
呵佛罵祖潙山稱德山曰此子向後於孤峯
頂上盤結草庵呵佛罵祖去
010_0290_c_04L見解高峻不遵佛祖之言敎也古師偈云丈夫自有
衝天志不向如來行處行又云雙眸四海空牢牢
010_0290_c_05L視佛祖爲兒曺又天台行思 [29]
禪師目視雲漢口呑佛祖 [30]
和盤托出禪要序 [31]

010_0290_c_06L夫次第進趣操略老師於此書中和盤托出云云
如所有飮食和其盤托出幷也謂罄盡無餘之
010_0290_c_07L義也三淵詩云密意和盤託託字錯也盖托字
依托用之則如託同用而今托出者兩手扶出之義
010_0290_c_08L非依托之托也
可如託字同用也
伊蒲塞饌伊蒲塞或云優波
即梵語也
010_0290_c_09L云近住謂居士親近僧住也備菜饌以供於僧故菜
蔬之味謂伊蒲塞氣味也又僧以伊蒲塞爲俗漢
010_0290_c_10L伊蒲氣味者
俗氣也
五味禪昔有僧辭歸宗禪師師云
何去僧曰諸方學五味禪
010_0290_c_11L宗曰何不留此學一味禪云云一味禪
理也五味禪差別法也朱詩用此五味禪

010_0290_c_12L樹子話僧問趙州禪師云如何是祖師西來意
云庭前栢樹子指當時所見以荅也以無
010_0290_c_13L味之談令人起疑叅究也若達者所見則明明百草
明明祖師意則非但栢樹子目前物物無非西
010_0290_c_14L來意也諸詩家多栢樹
之言三淵詩中亦有之
解虎杖僧稠禪師陳隋
間人所居庵外
010_0290_c_15L有兩虎共鬪師以杖
打兩虎頭遂解而去
降龍鉢佛在時有毒龍在
多害人物
010_0290_c_16L欲化之放火光窟水皆湯龍出窟林岳河池皆成
火色龍逃避無處惟佛鉢中水淸凉龍化小身
010_0290_c_17L鉢水中得活故
佛敎化遂爲慈龍
他心通天竺大耳三藏來唐
自言得他心通
010_0290_c_18L宗令忠國師驗之國師良久云我心今在何處三藏
大小國師徃汨▼(氵+羅)江上看競渡舡戱果然也
010_0290_c_19L師良久又向三藏茫然不知前二度涉境之心
三藏知之後則入㝎之心故不知也言大小國師者
010_0290_c_20L猶不小也競渡船者楚人以端午日極屈原作龍
競渡之戱東坡於 [32] 遺風聲 [33] 競渡哀號楚山裂

010_0290_c_21L地獄天堂五代 [34] 李太尉端愿問達觀禪師曰
獄天堂畢竟是有是無師曰諸佛向無

010_0291_a_01L유有를 설하셨으니 헛꽃을 보는 격이요, 태위께서는 유에서 무를 찾으려 하시니 물속의 달을 잡으려는 것과 같아 우습습니다. 눈앞에서 감옥을 보고도 피하지 못하면서 마음 밖에서 천당을 보고 그곳에 태어나고자 하시니, 기뻐하거나 두려워함이 마음(心)에 맺혀 있으면 선한 경계(境)와 악한 경계가 이루어진다는 이치를 전혀 모르시는 것입니까! 태위께서 다만 자심自心을 깨달으시면 분별심으로 인해 동요하는 일이 자연 없게 되리다.” 나아가 물었다. “마음을 어떻게 깨닫습니까?” “선하다거니 악하다거니 전혀 분별하지 마십시오.” 또 물었다. “그처럼 분별하지 않은 후에 마음은 어디로 돌아갑니까?” “태위께서는 관아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292) 선사의 뜻은, 천당과 지옥이 마음속에 있으니 선하다거니 악하다거니 하는 분별이 빚어지는 것이요, 선하다거니 악하다거니 하는 분별심이 없으면 이것이 곧 천당이니 지옥이니 하고 가리킬 방소가 전혀 없게 된다는 것이다. 옛사람이 “천당이 없다면 그만이거니와 있다면 군자가 그에 올라갔을 것이요, 지옥이 없다면 그만이거니와 있다면 소인이 그리로 들어갔으리라.” 293)라고 하였다. 또 옛 선사의 시에 “참되고 깨끗한 법계에는 다른 마음이 없고, 뜬 번뇌 쌓인 속세에는 다른 방도들이 있네. 발꿈치가 진실의 터(지금의 그 자리)에 자리 잡고 있는 영웅이라면 지옥이든 천당이든 어디에도 구애되지 않으리라.” 294)라고 하였다.

조계수曺溪水
조숙량曹叔良이 자신이 거주하는 곳의 시냇물을 6조 혜능에게 바쳤다 하여 조계라 한다.295) 그 물이 한 바퀴 돌아 발원지로 돌아가기 때문에 한 바퀴 돌아오는 물을 모두 조계수라 부르게 되었다. 물이 동구에 이르면 향기가 났다. 동파 소식의 시에 “물의 향기로 조계 입구임을 알겠네.” 296)라는 구절이 있다.

장륙신丈六身297)
동파 소식의 시에 “부처가 헛되이 남긴 장륙신에 공양 베풀었네.” 298)라는 구절이 있다. 장륙이란 부처의 신장이 1장 6척임을 말한 것이다. 6장이 척팔尺八299)이나 단검短劍(匕首)과 같다거나 또는 1척 8촌이라는 말은 옳지 않다.

미여작랍味如嚼蠟
『능엄경』에 ‘천상인은 여인과 교회交會할 때 밀초를 씹는 것과 같다.’300)라고 하였으니 아무런 맛이 없음을 말한다. 방옹 육유의 시에 “세상의 맛 다 쓸려 없어져 밀랍과 같고, 세간살이 영락하여 송곳마저 없구나.” 301)라고 하였다. 이는 참으로 밀초조차 없다는 뜻이고, 두 번째 구절은 다름 아닌 선어에서 뽑아낸 말이다. 향엄 지한香嚴智閑(?~898) 선사가 “지난해에는 송곳 꽂을 땅이 없더니, 금년에는 송곳조차 없구나.” 302)라 읊은 그 구절이다.

마전작경磨甎作鏡303)
마조 도일馬祖道一(709~788) 선사의 성이 마이기 때문에 배우는 이들이 마조라고 존칭한다. 이전에 고행 좌선에 힘썼다. 그 스승 남악 회양南嶽懷讓(677~744) 화상이 (마조의 그런 수행을 보고는) 벽돌 하나를 잡고 그것을 갈기 시작하였다. 이에 마조가 물었다. “벽돌을 갈아 무엇 하려 하십니까?” “거울을 만들려고 한다.” “벽돌을 갈아서 어떻게 거울을 만든다는 말씀이십니까!” “좌선을 해서 어찌 성불하겠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수레를 끄는 소에 비유하건대, 수레가 가지 않으면 수레를 치는 것이 옳은가, 소를 치는 것이 옳은가?” 마조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대개 수레는 몸을, 소는 마음을 비유할진대, 수레가 가지 않는다면 응당 소를 채찍질하여 가게 해야 하듯이 성불하고자 한다면 그 마음을 닦아야지 그저 몸으로 좌선을 한다고 한들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304)

백조함화百鳥含花
우두 법융牛頭法融(594~657) 선사는 계행이 맑고 고결하여 온갖 새들이 항상 꽃을 물어다가 공양하였다. 4조 도신道信을 만난 후에는 견해가 더욱 밝아졌는데 새들이 오지 않았다. 어떤 학인이 고덕에게 물었다. “우두가 4조를 만나기 전에는 어째서 새들이 꽃을 물어다 공양하였습니까?” “도적은 가난한 집을 털지 않는다.” 305) 또 물었다. “4조를 만난 후에는 어째서 새들이 꽃을 물어다 바치지 않았습니까?” “도적은 가난한 집을 털지 않는다.” 306)
대개 우두가 4조를 만나기 전에는 스스로에게 성인聖人이라 헤아리는(聖量)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새들이 성인으로 우대하여 꽃을 물어다 공양한 것이고, 4조를 만난 후에는 마음속에 절로 의지하는 바가 없게 되고 또한 스스로 성인이라는 마음도 없게 되었기 때문에 새들이 찾으려 해도 찾을 수가 없어서 날아오지 못했던 것이다. (고덕이) 앞뒤로 모두 똑같이 ‘도적은 가난한 집을 털지 않는다.’라고 답하였으나, 그 안에 담긴 뜻인즉슨 현격하게 다르다. 앞에 한 말은, (우두에게) 스스로 성인이라 헤아리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새들이 날아와 공양한 것이 마치 도적이 부잣집을 턴 것과 같다는 뜻이니, 여기서 ‘가난한 집을 털지 않는다.’라고 한 말은 곧 ‘부잣집을 턴다.’는 말과 같다. 뒤에 한 말은, 스스로 성인이라는 마음이 없게 되었기 때문에 새들이 찾아오지 않았다는 뜻이니, ‘가난한 집이기 때문에 도적이 털러 오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앞뒤의 표면적 말은 같지만, 앞에서 ‘가난한 집을 털지 않는다.’라고 한 말의 속뜻은 ‘부잣집을 턴다.’는 뜻을 따른 것이고, 뒤에서 ‘가난한 집을 털지 않는다.’라고 한 말은 단지 ‘가난한 집을 털지 않는다.’는 뜻을 따른 것이다. 선사들의 말에는 이러한 유가 많아서 교묘하여 알기 어렵다.

제악막작諸惡莫作307)
향산香山308) 백거이白居易(772~846)가 일찍이 조과 도림鳥窠道林(741~824) 선사에게 물었다. “불법의 근본적인 뜻은 어떤 것입니까?” “어떤 악업도 짓지 말고 온갖 선업을 받들어 실천하라.” 309) “이런 말은 세간의

010_0291_a_01L中說有眼見空花太尉就有中覔無手捉水月堪笑
眼前見牢獄不避心外見天堂欲生殊不知欣怖在
010_0291_a_02L善惡成就 [35] 太尉但了自心自然無感進曰心如
何了答曰善惡都莫思量又問不思量後心歸何所
010_0291_a_03L師曰且請太尉歸衙此意天堂地獄在方寸中善惡
之所致若善惡都莫思量則所謂天堂地獄了沒方
010_0291_a_04L所也故古人云天堂無則已有則君子升之地獄
無則已有則小人入之又古師詩云眞淨界中無異
010_0291_a_05L浮塵堆裡有殊途脚跟點
地英雄漢地獄天堂㧾不拘
[36] 溪水曺叔良以
所居之溪
010_0291_a_06L獻于六祖故云曺溪其水繞一匝還向所出之處
故今繞一匝之水皆云曺溪水也水至洞口猶有香
010_0291_a_07L坡詩所謂水香
知是曺溪口者也
丈六身坡詩云施佛空留丈
六身丈六者佛身
010_0291_a_08L長一丈六尺非謂六丈如尺
八匕首之言亦一尺八寸也
味如嚼蠟楞嚴經

010_0291_a_09L上人與女人交會時味如嚼蠟言其味薄也放翁詩
世味消除和蠟盡生涯零落併錐空此亦無蠟也
010_0291_a_10L句亦出禪語香嚴師云去年
無立錐之地今年錐也亦無
磨甎作鏡馬祖禪

010_0291_a_11L馬故學者尊稱馬祖甞苦行坐禪其師讓和尙
一片甎磨之馬祖問曰磨甎何爲讓曰欲作鏡
010_0291_a_12L祖曰磨甎焉能作鏡讓曰坐禪焉能成佛馬祖曰
然則如何讓曰比牛駕車車若不行打車即是
010_0291_a_13L [37] 馬祖言不知歸盖車比身牛比心車若不行
當策牛可行若欲成佛當修其心徒身坐禪何益
010_0291_a_14L
百鳥含花牛頭山法融禪師戒行淸高百鳥
常含花來供見四祖後見解增明
010_0291_a_15L百鳥不來有僧向古德云牛頭來 [38] 見四祖時何以百
鳥含花供養答曰賊不打貧人家又問旣見四祖後종달
010_0291_a_16L何以百鳥不含花來答曰不 [39] 打貧人家盖牛頭來 [40]
四祖之時自有聖量之心故百鳥亦以聖人待之한운진
010_0291_a_17L含花來供旣見四祖之後胸中自有無寄亦無自聖
之心故百鳥亦不敢窺覷故不來也前後皆答賊不
010_0291_a_18L打貧人家而意則懸殊前則有自聖之心故百鳥來
如賊打冨家也旣云不打貧家則即打冨家之義
010_0291_a_19L後則無自聖之心故百鳥不來如貧家故賊不來
打也前後言同而前之不打貧家者意取打冨家之
010_0291_a_20L義也後之不打貧家者但取不打貧家之
禪者之言多有此類故巧妙難知也
諸惡
010_0291_a_21L莫作白香山甞問鳥窠禪師云佛法大義如何
云諸惡莫作衆善奉行白云此言世間中

010_0291_b_01L세 살짜리 아이도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세 살 먹은 아이도 할 수 있는 말이지만 팔순 노인도 행하기는 어렵소.” 백거이가 탄복하여 “이제 비로소 불법을 알겠습니다.”라고 하였다. 별도의 훌륭한 말이 있다. 대개 불법의 귀함은 실천하며 잘 보호하여 지키는 데에 있으니, “1장丈으로 내뱉는 말이 1 척尺이라도 행함만 못하고, 1척으로 내뱉는 말이 1촌寸이라도 행함만 못하다.” 310)라는 말이다. 단지 입으로만 변별하여 말에 능할 뿐이라면 앵무새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십무十無 외311)
층층이 이은 흔적이 한 점도 없는 탑,312) 그림자 없는 나무,313) 줄 없는 거문고,314) 구멍 없는 피리,315) 밑바닥이 없는 배,316) 수염 없는 자물쇠,317) 문자나 문양이 없는 도장,318) 쌀이 없는 밥,319) 물기 없는 국,320) 바늘귀가 없는 바늘,321) 글자가 새겨지지 않은 비석,322) 밑 빠진 그릇,323) 얼굴이 없는 사람,324) 혀가 없는 사람의 말,325) 불빛이 없는 등.326)위의 선어들은 모두 선가에서 활용하는 말들로 확고부동한 이치는 없다.
4. 불경을 이르는 말327)
엽서葉書328)
패다라수貝多羅樹 잎에 쓴 글. 혹은 엽자라고도 한다.

금문金文329)
부처님의 말씀과 이를 기록한 문자는 금처럼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옥축玉軸
옥으로 만든 권축卷軸.330)
축분笁墳
천축의 문자. 분은 삼분三墳331)과 같다.

보전寶詮
언어 표현이 마치 보배와 같이 아름답다는 뜻이다.

교해敎海332)
(부처의 교법敎法이) 대단히 깊고 광활함이 바다와 같다는 뜻이다.

법해法海
앞의 ‘교해敎海’와 같다.

용장龍藏333)
불경을 용궁에 안장하였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낭함琅凾
옥으로 만든, 경전을 보관하는 함이다.

비장秘藏
대장경은 비밀하고 은밀하다는 뜻이다.

밀장密藏
앞의 ‘비장秘藏’과 같다.

위의 용어들은 모두 불경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교가에서 쓴다.
5. 선가禪家 상용어334)
선등禪燈
선법이 대대로 전해짐이 마치 하나의 등에서 다른 등으로 불이 전해짐과 같다.

심등心燈335)
앞의 ‘선등禪燈’과 같다.

전등傳燈336)
앞의 ‘심등心燈’과 같다.

참선叅禪337)
선지를 참구한다는 뜻이다.

공안公案338)
선가에서 말이나 글귀로 상대를 살피고 검증하는 방법. 공안을 참구하는 이는 실정을 살피기를 마치 속세의 관리가 공문서에 근거하여 죄를 묻는 것처럼 해야 한다. 죄의 조목을 낱낱이 보고서 조목에 의거하여 판결을 내리기339) 때문에 공안이라 한다. 또한 선어禪語는 불조가 공적으로 열어 놓은 이야기이기에 그 누가 되었건 모두 참여할 수 있으며, 한 사람의 사사로운 말이 아니기에 공안이라 한다340)고 한다.

화두話頭341)
선가의 말로서, ‘뜰 앞의 잣나무’, ‘개에게도 불성이 있는가’와 같은 유를 가리킨다. ‘두頭’는 허자虛字이다. 접두사(詞頭)ㆍ결국(到頭)ㆍ밀려오는 기세(來頭) 등으로 쓰인 예가 있다.

염송拈頌
염拈은 중요한 요점을 뽑아내는 것이고, 송頌은 그 뜻을 널리 펼치는 것이다.342)

단전單傳343)
다만 마음을 마음에 전할 뿐이며,343별달리 전할 다른 도리란 없다는 뜻이다.

직지直指344)
곧바로 사람의 마음을 가리켜 자기의 본성을 보고 성불하게 하다.

밀전密傳345)
마음을 마음에 전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하므로 밀전이라 한다.

활구活句
선가의 언구가 활발발活潑潑346)하다는 뜻에서 이렇게 일컫는다.

격외선格外禪347)
불경에는 격칙格則이 있지만 선어에는 격칙이 없으므로 격외格外라 한다.

조사선祖師禪348)
조사들의 말이나 글귀에는 일정한 준칙이 없어 상량할 수 없다는 뜻에서 조사선이라 한다. 앞의 ‘격외선格外禪’과 같은 의미이다.

여래선如來禪349)
조사들의 말이나 글귀에는 일정한 준칙을 가지고 중생을 대하는 경우가 있으니 격칙이 있기도 함을 알 수 있다. 격칙이 있다는 점에서 여래의 경문과 같기 때문에 여래선이라 한다.


010_0291_b_01L三歲孩兒亦能道得師云三歲孩兒雖道得八十
老人行不得白歎服曰始知佛法別有長處盖佛
010_0291_b_02L貴在行持說得一丈不如行得一尺說得一尺
不如行得一寸若但取口頭辦與能言之嬰武何
010_0291_b_03L
無縫塔無影樹無絃琴無孔笛
010_0291_b_04L底船無鬚鎻無文印無米飯不濕羹
010_0291_b_05L無孔針沒字碑穿心椀無面漢無舌
010_0291_b_06L無焰燈

010_0291_b_07L
上皆禪家所用之無主理也

010_0291_b_08L
010_0291_b_09L
葉書書于貝葉
或云葉字
金文佛言文字
不變如金
玉軸以玉
作軸

010_0291_b_10L笁墳天笁之文也
墳如三墳也
寶詮言詮如
寶也
敎海深廣
如海

010_0291_b_11L法海
龍藏佛經藏于
龍宮也
琅凾以玉爲
經凾也

010_0291_b_12L藏經
秘密
密藏

010_0291_b_13L
上皆佛經之稱號也敎家所用也

010_0291_b_14L
010_0291_b_15L
禪燈禪法相傳
如燈傳燈
心燈
傳燈
叅禪

010_0291_b_16L
公案禪家言句看驗學者要見情狀如世官吏
據獄讞罪悉見欵依欵結案故公案
010_0291_b_17L禪語佛祖公談人皆可
非一人之私言故云
話頭禪家之話如庭前
栢樹子狗子無佛性
010_0291_b_18L之類也頭者語詞
云詞頭到頭來頭之例
拈頌拈振其綱
頌宣其義
單傳

010_0291_b_19L心傳心
別所傳
直指直指人心
見性成佛
密傳以心傳心
人不知故云
010_0291_b_20L
活句禪家言句
活潑潑
格外禪佛經有格則而禪
語無格則故云格
010_0291_b_21L
祖師禪祖師言句沒義理不可商量
謂之祖師禪與上格外禪同

010_0291_b_22L來禪祖師言句或對衆生有義理可知有格
有格則與如來之經同故謂之如來禪

010_0291_c_01L
노파선老婆禪
학인을 대하여 선을 설함에 알기 쉽도록 이끎이 마치 노파가 손주를 생각하는 마음과 같기 때문에 노파선이라 한다. 앞의 ‘여래선如來禪’과 같다.

방할가풍棒喝家風
선가에서 각각의 근기를 대하여350) 방을 휘두르거나 할을 내질러351) 사량분별을 끊고 곧바로 심성을 깨닫도록 하는 방법이다.

위의 용어는 모두 선가에서 쓰는 문자이다.
6. 절을 이르는 말352)
임궁琳宮353)
주옥으로 장엄하였다 하여 임궁이라 한다.

범우梵宇
범梵(ⓢ brahman)은 청정하다는 뜻이다.

범왕가梵王家354)
범왕이 세상에 와서 보호하고 지켜 주므로 범왕가 혹은 범왕불梵王佛이라고도 한다.

감원紺園355)
감색紺色으로 칠하였다고 하여 이렇게 이른다.

기원祇園356)
기타태자祇陀太子가 나무를 심어 사원을 만들었다 하여 이렇게 이른다.

기수祇樹357)
앞의 ‘기원祇園’과 같다.

금사金沙358)
장자가 땅에 금을 깔고 동산을 사서 절을 지었다 하여 금사라 한다.

녹원鹿園359)
부처님께서 일찍이 여러 사슴들과 노니시던 인연이 있던 곳에 절을 지었다 하여 이렇게 이른다.

용궁龍宮360)
일찍이 용궁에 절을 지었다 하여 절을 이렇게도 이른다.

영취靈鷲361)
산 이름. 부처님께서 이 산에 머무셨다.

사굴闍崛
앞의 ‘영취靈鷲’의 범어 음사어이다.

왕사王舍
성 이름. 옛날에 천 명의 왕이 이 하나의 성에 함께 거하였다 하여 왕사라 한다. 부처님도 이 성에 머무르셨다.362)

화성化城
변화로 성을 만들고 그곳에 머물렀다.363)

총림叢林364)
풀이 처음 돋아나는 것을 ‘총叢’이라 하고, 자라서 숲을 이룬 것을 ‘림林’이라 한다. 인재를 데려와 어려서부터 성장에 이르기까지 기르고 가르치는 일이 마치 풀이 돋아나기 시작하여 숲을 이루는 과정과 같아 이처럼 이른다.

도량道場365)
불도를 성취한 곳.

인사仁祠366)
인仁은 부처를 가리킨다. 인사는 부처의 사당이라는 뜻이다.

가람伽藍ㆍ난야蘭若ㆍ초제招提
이 세 용어는 앞에서 이미 그 뜻을 풀었다.

소사蕭寺367)
양 무제가 절을 짓고 소자운蕭子雲368)에게 비백飛白369)으로 ‘소蕭’ 자를 크게 쓰게 하였는데 이후로 이를 본따서 사원을 소사라 칭하게 되었다.

보찰寶刹370)
찰刹은 당기幢旗를 뜻한다. 옛날 절에서는 기를 많이 세웠다.

쌍림雙林371)
부처님께서 입멸하신 곳이다.

학림鶴林372)
앞의 ‘쌍림雙林’과 같다.

위는 모두 절을 가리키는 말들이다.
7. 선사들의 일화 외373)
법안 문익의 게
법안 문익法眼文益(885~958) 화상의 게374)에 “지극한 이치에 분별도 말도(情謂)375) 잊었으니, 무엇에도 비유할 것이 없네! 가을 끄트머리 서리 내린 밤에 달은, 흘러가는 대로 눈앞 개울에 떨어지누나. 과일도 익고 원숭이도 살찌는데, 산길은 멀어 길 잃은 듯하네. 고개 들어 보니 석양이 지려 하는데, 바로 본래 살던 서방정토일세.” 376)라 하였는데, 이는 총림에서 절창으로 일컬어진다. 산곡山谷 황정견黃庭堅(1045~1105)의 〈제각해사題覺海寺〉377)라는 시에, “향로 속의 향기 한껏 퍼지고 수침水沈 향의 이름 향도 그윽한데, 물은 선상을 감아 돌고 대나무는 시내를 에워쌌네. 어느새 버드나무에 가을 매미 소리 그리운데, 석양은 대나무 숲 그늘 서쪽으로 지누나.”라고 하였다. 산곡의 마지막 구절은 법안의 마지막 두 구절의 뜻을 활용한 것이다. 또 우리나라의 문곡文谷 김수항金壽恒(1629~1689) 선생이 도갑사道岬寺 남암南庵에 붙인 시에 “옛 절 깊은 숲속에 들어앉았고, 높다란 다리는 작은 시내에 걸쳤네. 객은 흐르는 물 따라 가고, 스님은 흰 구름과 더불어 사네. 확 트인 골짜기에 산이 문이요, 높은 누각에 오르는 길 돌이 계단일세. 늘 그러하듯 한 줄기 경쇠 소리 들리고, 대나무 숲 서쪽으로 석양은 지네.” 378)라고 하였다. 이 시의 마지막 구절은 법안과 산곡 시의 마지막 구절을 합해 활용하였다. 즉 ‘석양(殘照)’은 법안의 시어이고, ‘대나무 숲(竹林)’은 산곡의 시어이다. ‘제齊’ 자 운은 원래 법안의 운자韻字이다.

대용 보복수의 문답
학인이 대용大溶 보복수保福殊 선사에게 물었다. “선禪이란 어떤 것입니까?” “가을바람 옛 나루에 다다르니, 지는 석양은 차마 듣지 못하겠구나.” “그 선蟬을 여쭌 것이 아닙니다.” “그대는 어떤 선蟬을 물은 것이냐?” “조사선祖師禪입니다.” “남화탑 주위 소나무 그늘 아래에서, 이슬 마시고 달을 노래하니 더욱 운치 있어라.” 379) 이 또한 선蟬을 가리킨 것이다. 남화탑은 조사의

010_0291_c_01L老婆禪對人說禪令其易知如老婆念其
孫子故云老婆禪與上如來禪同

010_0291_c_02L喝家風禪家對機或棒或喝
其絕商量直悟心性也

010_0291_c_03L
上皆禪家之所用字也

010_0291_c_04L
010_0291_c_05L
琳宮以珠玉莊嚴
故曰琳宮
梵宇
淨也
梵王家梵王
天下
010_0291_c_06L來擁護故云梵王
或梵王佛也
紺園以紺色
塗之故
祗園祗陁太

010_0291_c_07L樹作
園故
祗樹
金沙長者布金于地
園作寺故云金沙
鹿園
010_0291_c_08L佛曾在群鹿所
遊之處因建寺
龍宮曾作寺於
龍宮故云
靈鷲山名
在此山

010_0291_c_09L闍崛上靈鷲
之梵語
王舍城名古者千王同居一
故王舍佛亦在此城

010_0291_c_10L變化作城
而居之也
叢林草初生曰叢長養曰林率養
人才自幼時長如草之自叢
010_0291_c_11L
道場成道
之場
仁祠仁指佛也
者之祠也
伽藍
010_0291_c_12L招提上三前
已釋之
蕭寺梁武造寺令蕭子雲以
飛白大書蕭子故
010_0291_c_13L寺冒襲
稱之也
寶刹刹者幢也
古寺多立幢
雙林佛入滅
之處

010_0291_c_14L

010_0291_c_15L
上皆寺之稱號也

010_0291_c_16L
010_0291_c_17L
法眼和尙偈云理極忘情謂如何話 [41] 喩齊到頭
霜夜月任運落前溪果熟兼猿重
010_0291_c_18L長似訴迷 [42] 擧頭殘照在元是住居西爲叢林絕唱
谷題浡 [43] 海詩云爐香滔滔水沉(香名)肥 [44] 遶禪床竹
010_0291_c_19L遶溪一段秋蟬思高柳夕陽元在竹陰西山谷末句
用法眼之末句意吾東文谷先生題道岬南庵詩云
010_0291_c_20L古寺藏深樹危橋跨小溪客隨流水到僧與白雲棲
洞豁山當戶樓高石作梯依然一聲磬殘照竹林西
010_0291_c_21L此末句雙用法眼山谷之末句也殘照法眼之
言也竹林山谷之言也西 [45] 字元是法眼之韻也

010_0291_c_22L問大容 [46] 禪師如何是禪答曰秋風臨古渡
日不堪聞僧云不問
010_0291_c_23L這箇蟬師曰你問那蟬祖師蟬 [47] 南華塔畔松
陰裡飮露吟月又更多此亦指蟬也南華塔祖師之

010_0292_a_01L탑이다. 이미 조사선을 물었건만 조사탑 주위의 선蟬을 가지고 고의로 답한 것이다. 선禪을 물었건만 선蟬으로 답하였으니 법문에 자유로운 사람이 아니면 이와 같이 할 수 없다. 내게도 시 한 구절이 있다. “세상 사람들 모두 박朴을 박璞이라 칭하지만, 누가 선蟬을 선禪으로 응수할 수 있으리오!” 옛날에 정나라 사람들이 소금에 절여 말리지 않은 건서乾鼠를 박朴이라 하여 주나라 사람에게 팔았다. 주나라 사람들이 (박朴을) 박옥璞玉의 박璞으로 생각하여 그것을 사려고 보니 건서였다고 한다.380) 박朴과 박璞, 선蟬과 선禪은 정말 교묘하게 짝을 이룬다.381) 박朴을 박璞으로 여기는 것은 망심妄心을 진심眞心이라 오인하는 것과 같다. 선禪을 물었는데 선蟬으로 응수한 변재가 자유자재하였으니, 골계滑稽의 부류이다.

장졸 수재와 석상 경저의 문답
송나라 초에 장졸張拙382) 수재秀才가 석상 경저石霜慶諸(807~888)를 찾아가 뵈었다. 석상이 물었다. “수재의 성명은 무엇인가?” “성은 장張이고 이름은 졸拙입니다.” “뛰어난 면모 찾다가 결국 찾지 못하더니 그 졸렬한 꼬락서니는 어디서 왔는가?” 383) 장졸이 홀연 깨침이 있어 게송을 지어 올렸다. “광명이 온 세계를 고요히 두루 비추니, 범부와 성인을 비롯한 모든 중생이 함께 우리 가족이로다. 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으면 전체 드러날 것이지만, 육근이 움직이자마자 구름에 가려지리라. 번뇌 끊어 버리려 하면 더욱 병이 늘어나고, 진여로 나아가려 하면 이 또한 잘못이로다. 세상의 인연 그대로 따라도 걸림 없으면, 열반도 생사도 허공중에 핀 꽃과 같으리.” 384) 그가 깨달은 선지는 총림 노숙들에게 전해졌다. 산곡 황정견의 〈호연당〉 시에 “부침하는 만물 그 무엇이나 우리 가족이요, 청명한 마음이라는 물이 무수한 세계에 두루 퍼져 있네.” 385)라 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본래의 면목이다.

문수와 망명의 일화
산곡 황정견의 시에 “반야는 일상의 예사로운 일이요,386) 여래는 눕고 일어나기를 함께한다네.” 387)라 하였다. 화엄정華嚴靜 선사388)는 “사람마다 지닌 자성반야自性般若란 별도로 있지 않고, 다만 옷 입고 밥 먹는 그곳과 차 마시고 담소하는 그 자리와 일상의 모든 언행(云爲) 중에 있을 뿐이다.”라고 하였다. 이것이 바로 ‘반야도 일상의 예사로운 일’이라는 뜻이다. 부대사의 송에 “밤마다 부처를 안고 자고, 아침마다 다시 함께 일어난다.” 389)라고 하였으니, 함께한다는 의미이다. 중국의 사대부들이 불교의 말을 인용한 것이 이와 같이 딱 들어맞는다. 또 간재簡齋 진여의陳與義390)의 절구絶句에 “머무는 이 없는 암자에 늙은 거사, 봄 맞아 선정에 들어 한 잔도 머금지 않네. 문수와 망명 모두 속수무책인데, 오늘 꽃가지 부르면 돌아오리라.” 391)라고 하였는데 이 또한 잘 지었다. 세존이 설법할 때 한 여자가 선정에 들어 문수가 그 여자를 선정에서 깨어나게 하고자 하여 그 자리를 움직여 범왕천에까지 이르렀으나 깨울 수 없었는데, 망명보살罔明菩薩392)이 지하에서 솟아 나와 여자 곁에 이르러 살짝 손가락을 튕겼더니 여자가 선정에서 깨어났다는 이야기가 있다.393) 이 이야기는 ‘문수는 여자를 선정에서 나오게 하지 못하였고 망명은 선정에서 나오게 할 수 있었다.’는 점이 핵심이다.394) 앞의 시(진여의의 절구)에서는, 문수와 망명 모두 선정에서 나오게 하지 못하였다고 보았기에 ‘모두 속수무책’이라 한 것이니 도리어 하나의 꽃가지만도 못하다고 읊은 것이다. 문수와 망명의 이 일화와 관련해서 그 주석에서 언급되지 않았기에 알지 못하는 이가 있을까 염려되어 여기에 기록하여 저들이 써먹도록 함이 참으로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삼연 김창흡의 〈유점사〉에서
내가 또 우리나라 문집을 읽다가 불교의 말을 인용한 것을 보았는데 잘못 쓴 예가 많았다. 그런데 삼연 김창흡 선생은 불교의 말을 많이 인용하였는데도 어그러진 곳이 없었다. 다만 〈유점사〉395)라는 시에 “뭉실뭉실 뭉게구름 온 산에 장관인데, 오십진여五十眞如가 앉아 있다.”라는 구절에서 오십진여는 오십삼불五十三佛을 가리키는 듯하나 불교의 말 중에 진여眞如를 불佛이라 한 예는 있지 않다. 진여는 성리性理이지 불佛이 아니다. 오십여래라고 할 것 같으면 그것은 적합할 듯하다. 함련에서 “단봉檀峰에 갖가지로 아로새기느라 신이한 재주 다 부렸다.”라 한 구절을 푼다. 전단향목栴檀香木을 산봉우리처럼 깎아 그 산봉우리에 불상을 안치했기 때문에 ‘단봉’이라 한 것이다. 경련에서 “고래 울음소리(범종 소리) 맑은 하늘에 울려 퍼지고 온 골짜기에 바람 불어오네.”라 한 구절을 푼다. 산속에 어찌 고래가 있으랴! 종을 치는 공이(桴)에 고래를 새긴 것을 가리킨다. 옛 시에 “죽 먹으라 재촉하는 화경華鯨 소리 밤중에 요란하네.” 396)라는 구절이 있다. 바닷가 기슭에 포뢰蒲牢라는 짐승이 사는데 울음소리는 종소리처럼 크지만 고래를 두려워하여, 고래가 뛰어오르면 울었다. 그런 까닭에 종에는 포뢰의 형상을 새겨 주조하고 그 종을 치는 공이는 고래 형상으로 한 것이다.

당나라 선종과 향엄 지한의 일화
당 선종宣宗397)은 나이 13세에 총기가 있고 영리하였으며, 늘 가부좌하기를 좋아하였다. 목종穆宗398) 재위 시에 일찍 조회가 파하자 선종이 용상에 올라서는 여러 신하들에게 읍하는 자세를 취했다. 대신들이 보고는 마음의 병이 있다고 여겨 이를 목종에게 아뢰었다. 목종이 보고서 찬탄하며 “내 아우야말로 우리 가문에서 영특한 자손이다.”라고 하였다. 목종의 아들 무종武宗399)이 왕위에 오르자 선종을 똥싸개(痢奴)라 불렀다. 하루는 무종이 예전에 선종이 장난삼아 부왕의 용상에 올라갔던 일을 마음에 새겨 두었다가 마침내 흠씬 때려서는 후원에

010_0292_a_01L塔也旣問祖師禪故答以祖師塔邊之蟬也 [48] 禪答
非法門自由之人不能爾也余曾有詩云擧世
010_0292_a_02L皆稱朴爲▼(王+業)何人能以蟬酬禪鄭人以乾鼠爲朴
之於周周人以爲璞玉之璞買之則乃乾鼠也
010_0292_a_03L與璞蟬與禪政妙對也以朴爲璞認妄
爲眞也問禪酬蟬辯才自由亦滑稽之類
宋初
010_0292_a_04L張拙秀才叅石霜霜問秀才姓名誰也

010_0292_a_05L姓張名拙師曰覓巧不可得拙自何來拙忽有省
呈偈曰光明寂照徧河沙凢聖含靈共我家一念不
010_0292_a_06L生全軆現六根才動被雲遮斷除煩惱重憎 [49] 趣向
眞如亦是邪隨順世緣無罣碍涅槃生死是空花
010_0292_a_07L所悟禪旨下於叢林老宿也山谷浩然堂詩
物浮沉共我家淸明心水徧河沙盖本色也

010_0292_a_08L谷詩般若尋常事如來臥起俱華嚴靜禪
010_0292_a_09L師云人人自性般若不在只在着衣喫飯處飮茶
談笑處日用云爲中此是般若尋常事也
010_0292_a_10L大士頌云夜夜抱佛眠朝朝還共起俱也中國士
大夫引用佛語如此雅當又齋絕句云無住庵中
010_0292_a_11L老居士逢春入定不含盃文殊罔明俱拱手今是 [50]
枝喚得廻亦好矣世尊說法時有女子入定文殊
010_0292_a_12L欲出定動其座至梵王天而不覺罔明菩薩自地
下湧出至女子邊輕輕彈指女子出定彼則文殊
010_0292_a_13L不能出定罔明能令出定今則文殊罔明俱不出定
故云俱拱手返不如一片花枝也文殊罔明之事
010_0292_a_14L註中不言恐有不知之人故錄此而其取用甚爲的
愚或見吾東文集亦引佛語而錯用者多三淵
010_0292_a_15L先生多用佛語亦無乘違處但楡拈寺詩 [51] 積翠
四山雄五十眞如坐在也五十眞如盖指五十三佛
010_0292_a_16L而然佛語中未甞有眞如爲佛也眞如者性理也
非佛也若云五十如來者如中爲的當矣其頷聯
010_0292_a_17L檀峰刻鏤費神工者以栴檀香木刻如山峯峯上安
佛像故云檀峯也其頸聯鯨吼霜空萬壑風者
010_0292_a_18L中豈有鯨也盖指鍾桴也古詩所謂催粥華鯨吼夜
闌者也海岸有獸名蒲牢 [52] 如鍾而畏鯨鯨躍即
010_0292_a_19L故鑄鍾形如
蒲牢桴如鯨形
唐宣宗年十三敏黠常愛跏
趺坐穆宗
010_0292_a_20L在位時因早朝罷宣宗登龍床作揖羣臣勢大臣
見而謂之心病以奏穆宗穆宗見而歎曰我弟乃吾
010_0292_a_21L家英胄也及穆宗之子武宗立喚宣宗作痢奴
日武宗恨宣宗之昔日戱登父床遂打殺置後苑中

010_0292_b_01L내다 버리고 오물을 끼얹어 죽게 놓아두었지만 살아났다. 마침내 (선종은) 향암사 향엄 지한香嚴智閑(?~898) 화상의 회중으로 도망하였다. 머리를 깎고 사미가 되었으나 구족계는 아직 받지 못하였는데, 어느 날 향엄과 유력遊歷하다 여산廬山에 이르렀을 때의 일이다. 향엄이 〈폭포〉라는 시를 지어 “구름 뚫고 바위 관통하면서도 수고로움 마다하지 않으니, 멀리 떨어져서야 높은 곳에서 나온 줄 알겠노라.”라고 읊조리고는 생각에 잠시 잠겼다가 선종이 그 뜻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떠보았다. 선종은 바로 이어서 “계곡물을 어찌 멈춰 둘 수 있으리오! 마침내는 큰 바다로 돌아가 파도 되리라.”라고 하였으니 끝내 숨어 살지 않고 높이 날아오르리라는 뜻을 알 수 있다. 향엄은 비로소 그가 보통 인물이 아님을 알았다.400) 무종은 불법佛法 사태沙汰401)를 저지른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 붕어하였고, 선종이 머리를 기르고 왕위를 이어 불법을 중흥하였다. 이 이야기는 사기史記에는 없으므로 기록해 둔다.

조청헌공 열도의 게
조청헌공趙淸獻公 열도閱道402)는 공무를 보는 한가한 사이에 매번 화두를 들었다. 하루는 관저官邸에 있던 중에 천둥소리를 듣고 깨달은 바가 있어 게 한 수를 지어 읊었다. “묵묵히 공청公廳에 앉아 그저 의자에 기대 있으니,403) 마음 작용은 그쳐 물처럼 고요하구나. 벼락 치는 소리에 참된 눈(頂門眼) 열리니, 본래 가지고 있던 내 보배를 불러일으킨 것이로세.” 404) 진실로 불 속에서 연꽃이 핀 격이로다(火中蓮).405) 불 속에 핀 연꽃이란 희유한 일을 뜻한다.

주문공의 시
주문공朱文公406)은 석씨의 도에 대해 찬탄하기도 하고 헐뜯기도 하며 억양抑揚의 방법을 함께 썼다. 찬탄한 까닭은 세속의 번뇌를 씻어 주기 때문이고, 헐뜯은 까닭은 인륜의 기강을 수립하기 위해서였다. 그 자신 도학의 우두머리이었기에 사람들을 가르치는 말이 부득불 이와 같았던 것이다. 주문공이 만년에 서재에 기거하며 경을 읊던 중에 시를 지었다. “평소 억지로 하는 일 없이 지내며, 잠시 석씨의 책을 펴 볼 뿐이라네. 세속의 번뇌에 끌려다니다 잠깐 쉬는 틈에, 초연히 도와 하나가 되누나. 문 닫아걸어 빽빽이 들어찬 대나무 숲, 산 비 내린 끝에 새 울음소리. 이 무위법을 깨닫고 나니, 몸과 마음 다 평온하구나.” 407) 이로써 보건대 불경에서 얻은 바가 일천하지 않으니, 단지 갈망할 뿐만이 아닌 것이다.408)

내복 견심의 시화詩禍
명나라 홍무 연간(1368~1398)에 승려 내복 견심來復見心409)은 원나라 한림학사였는데 승려가 되어 호를 포암蒲庵이라 하였다. 일찍이 임금이 잔치를 베풀어 초대하는 자리에 부름을 받았는데 이를 사양하며 시를 지었다. “기원淇園410)에 꽃비 내려 새벽에 향기 풍기며, 임금 수라상 가까이로 가사 끌어당기네. 궐하의 상서로운 구름은 치미선雉尾扇 일게 하고, 좌중의 붉은 수레 차양은 임금의 은총 발하네. 황금쟁반의 소합향蘇合香411)은 멀리 이역에서 온 것이요, 옥쟁반의 제호醍醐는 상방尙方에서 나온 것이라. 외람되게도 성은을 거듭거듭 입으니, 스스로 덕이 없음을 부끄러워하며 요임금(陶唐)과 같은 치세를 송축합니다.” (왕은) ‘짐이 덕이 없어 비록 도당의 치세로 송축하고자 해도 나는 그럴 수 없다.’는 뜻이라고 여기고 마침내 내복을 죽여 버렸으니, 시화詩禍라 할 만하다.412) 그 시에 ‘수殊’ 자를 쓴 것은 우연이지 특별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무덕송도당無德頌陶唐’이라는 구절은, 태백泰伯이 세 번이나 천하를 사양함에 백성들이 그 덕을 칭송할 도리가 없었다413)는 예에 해당한다. 그 덕이 지극히 커서 칭송할 도리가 없음을 말한다. 내복이 읊은 ‘무덕송도당’의 뜻 또한 그러하니 칭송할 만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내복이 비록 옛 원나라의 대신이기는 하였으나 태조가 자주 불러 기문記文을 지은 일이 많았다. 그 문장이 모두 새 왕조를 찬양한 것인데, 어찌 유독 이 시에서만 남몰래 책망하는 마음을 담았겠는가! 태조가 제대로 성찰하지 못하고 죽이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으니, 애석함을 누를 수 있겠는가!

동파 소식의 다비
승려의 죽음을 열반涅槃, 원적圓寂, 귀진歸眞, 무성삼매無聲三昧, 서귀西歸라고 하며, 승려의 장사를 화욕火浴, 사유闍維, 다비茶毘라고 한다. 마지막의 두 용어는 범어이며 화장火葬을 뜻한다. 동파 소식이 책을 보던 중에 등불 심지를 자르다가 심지 끝에 남은 불꽃이 책에 떨어져 ‘승僧’ 자를 태움에 즉흥적으로 시를 지었다. “모르는 결에 심지 불꽃 떨어져, 한 스님의 다비 치렀네.” 414) 훌륭하다.

돌들을 끄덕이게 한 축도생
‘불경을 강설함에 돌들이 고개를 끄덕이다.’415)라는 말. 남조 진송晉宋 연간에 축도생竺道生 선사는 견해가 고매하여 대중에게 부합하지 못했다. 마침내 포기하고 홀로 호구산虎丘山에 들어가 소나무 가지를 불자拂子로 삼고 돌들을 자리에 배열하여 경론을 설하자 돌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그 시에 “듣는 무리는 천 개의 돌이요, 불자(談柄)는 소나무 한 가지로다.” 416)라고 하였다.

도안 법사와 습착치
동진의 도안道安 법사와 습착치習鑿齒는 방외方外의 사귐을 맺어 승려와 속인이라는 신분은 잊고 서로 농담을 나누는 사이였다. 하루는 동행하는데 도안이 앞서가고 습착치는 뒤에 가게 되었다. 습착치가 “키질하여 까불어 날리면 겨와 쭉정이가 앞으로 가기 마련이지.”라고 하자, 도안이 즉대하였다. “쌀을 일면 모래와 자갈이 뒤에 남기 마련이지.” 417) 하루는 습착치가 “사해의 습착치(四海習鑿齒)”라 하니 도안은 “미천의 석도안(彌天釋道安)”이라 하였다.418)

010_0292_b_01L以不潔灌之而甦遂遁在香岩寺閑和尙會中遂剃
髮爲阿彌未受具戒一日與閑遊方到廬山閑題
010_0292_b_02L瀑布云穿雲透石不辭勞地遠方知出處高遂沉吟
佇思欲釣他語脉之如何宣宗即續云溪澗豈能留
010_0292_b_03L得住終歸大海作波濤句可知終不居蟄可以飛騰
閑始知非常人武宗沙汰佛法武宗崩宣宗長
010_0292_b_04L髮繼位中興佛法
語史記中無故錄之
趙淸獻公閱道公事之暇
每會話頭
010_0292_b_05L日在相府聞雷聲有悟即吟一偈云默坐公堂虛隱
心源不動湛如水一聲霹靂頂門開喚起從前自
010_0292_b_06L家底眞可謂火中蓮也
火中蓮者希有之稱也
朱文公於釋氏之道
010_0292_b_07L或賛或呵抑揚幷用其揚之者所以洗世俗之累
抑之者所以植人倫之紀身爲道學主盟故誨人之
010_0292_b_08L不得不如此也公晩年有齋居誦經詩云端居獨
無事聊披釋氏書暫息塵累牽超然與道俱門掩
010_0292_b_09L竹林密 [53] 禽鳴山雨餘了此無爲法身心同晏如
觀此則其有得於經者不淺非特私心向徃而已

010_0292_b_10L武中僧來復以元䎐林學士爲僧號蒲庵甞承召
賜食有謝詩云淇園花雨曉吹香手挽袈裟
010_0292_b_11L近御床闕下彩雲生雉尾座中紅茀動龍光金盤蘇
合來殊域玉盌醍醐出尙方稠疊濫承天上賜自慚
010_0292_b_12L無德頌陶唐是謂朕無德雖欲以陶唐頌我而不能
遂誅之可謂詩禍矣詩用殊字偶然也非有意
010_0292_b_13L無德頌陶唐者如太 [54] 伯三以天下讓民無德以
稱之之例也言其德至大故不能以稱也今無德頌
010_0292_b_14L陶唐之意亦然非謂無可稱也來復雖古元臣太祖
屢召作記文者多矣其文皆賛揚新朝豈獨於此詩
010_0292_b_15L有所暗斥之心耶太祖不加
省察以至於殺死可勝惜哉
僧之死謂之涅
010_0292_b_16L亦謂圓寂亦謂歸眞亦云無聲三昧亦云西歸
僧之葬謂之火浴亦謂闍維亦云茶毘後二
010_0292_b_17L皆梵語此云火葬也東坡亦觀書剪燈花落册
燒僧字作句云不覺燈花落茶毘一介僧妙矣

010_0292_b_18L談經石點頭者南朝晋宋之間道生禪師見解
高邁不合於衆遂爲擯棄
010_0292_b_19L入虎丘山以松枝爲拂子列石于座以說經
石皆點頭其詩云聽徒千介石談柄一枝松

010_0292_b_20L晋道安法師與習鑿齒爲方外交忘其形骸
與戱謔一日同行僧前儒後習曰
010_0292_b_21L簸而揚之糠▼(禾+曾)先去安即對曰汰而淘之沙石後
一日習云四海習鑿齒安即云彌天釋道安

010_0292_c_01L삼연 김창흡 선생의 〈증흡사贈翕師〉라는 시에 “작은 섬이 두 사람 합하는 데 무슨 방해 되리오! 미천과 사해는 담소하는 사이였네.” 419)라고 하였는데 습착치와 도안의 말을 인용하였다. ‘두 사람 합한다’는 구절에 선생의 이름자인 ‘흡翕’ 자를 쓴 점이 진실로 훌륭하다.

유가와 불가에서 망상을 대하는 방법
(신라) 남대 수안南臺守安420) 화상의 게송에 “남대에서 향로에 향 사르고 고요히 앉아, 종일토록 평온히 온갖 생각은 잊었노라. 마음 작용을 멈추고 망상을 제거한 것이 아니라, 이미 사량할 일이 전연 없기 때문이라네.” 421)라고 하였다. 근세近世의 노촌老村 임상덕林象德422) 선생이 화답하였다. ‘한 부의 마음이라는 경전과 반 개지 향, 조장해서도 안 되고 잊어서도 안 된다네. 망상이 닥칠 때는 망상을 제거하고, 사량해야 할 때는 사량할 뿐.’423) 두 시를 보건대, 유불儒佛의 대의를 알 만하다. 불가에서는 온갖 대상경계와 인연을 잊는 것은 사량할 일이 없기 때문에 멈출 마음 작용도 없고 제거할 망념도 없다. 영가 현각永嘉玄覺(675~713)이 “그대는 알지 못하는가, 공부를 다 마쳐 할 일이 없는 한가한 도인은, 망상을 제거하지도 않고 진심을 구하지도 않는다.” 424)라 한 말이 바로 이 뜻이다. 유가에서는 조장해서도 안 되고 잊어서도 안 된다. 망상이 다가오면 제거하여 없게 만들고 사량할 만한 일이 있으면 사량한다. 불가에서의 ‘본래 망상도 없고 본래 사량할 일도 없다.’는 뜻과 비교하여 그 자체가 서로 반대된다. 불가에서는 세속을 벗어나 세속을 잊으니 망상도 없고 사량할 일도 없는 것이요, 유가에서는 세속에 들어가 세속을 보존하므로 격물치지格物致知한 후에 마음을 바루고 뜻을 성실히 하여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태평하게 하는 도에 이르니425) 사량하지 않는 일이란 없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 위태로운426) 까닭에 망상이 때로 일어나면 억눌러 제거한다. 맹자가 말한 ‘욕심을 막는다(遏人欲)’ 427)는 바로 그 뜻이다.

목주 도명의 담판한
목주 도명睦州道明428) 선사는 일찍이 학인들을 꾸짖어 ‘담판한擔板漢’이라 하였다.429) 담판이란 단지 한쪽 면만을 본다는 말로서 견해가 반신불수처럼 불균형하다는 뜻이다. ‘면장面墻’ 430)이라는 말과 거의 같다. 면장이 그 앞을 보지 못하는 것이라면 담판은 그 뒤를 보지 못하는 것이니, 모두 한쪽 면만을 보는 것이다.

주장자와 죽부인
선가에서는 주장자를 목상좌木上座431)로 삼으니, 마치 여염집에서 쓰는 죽부인竹夫人의 예와 같다. 시에서 이 두 물건을 짝지은 것432)은 참으로 적절한 대구이다.

중봉 명본의 분수分數
중봉 명본中峰明本(1263~1323)이 말하였다. “상자가 작으면 큰 것을 담을 수 없고 두레박줄이 짧으면 깊은 물을 길을 수 없다.433) 대개 유한한 재량으로 말하자면 지나치게 쓸 수 없다. 또한 내가 3척尺 크기의 상자를 가지고 있으면 3척 되는 물건을 담을 수 있고, 내가 2장丈 길이의 두레박줄을 가지고 있을 뿐이면 3장 깊이의 물은 길을 수 없다. 딱 알맞아 가하다면 편안하고 한가하니 자재하여 어렵지 않지만, 알맞지 않아 불가하다면 놀라 허둥지둥하고 두려워하며 군색하여 감당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사람의 재량을 어찌 억지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겠는가! 그런 까닭에 도인은 재량에 관대하고 사정을 서술함에는 간략하니, 그래야 옳다 하겠다.”

각범 혜홍의 통찰
각범 혜홍覺範慧洪(1071~1128) 선사가 범엽范曄(398~445)이 지은 『후한서』의 말을 인용하여, “상황이 곤란하면 불쌍히 여겨 보전해 주려는 정이 야박해지고, 생활이 넉넉하면 편안히 잘 지내려는 생각이 깊어진다. 높은 곳을 오르면서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서미胥靡434)이고, 위험하게 마루 끝에 앉지 않는 사람은 귀한 집 자손이다.” 435)라고 하였다. 참으로 실정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지금 가난한 백성들이 매양 고통스러운 부역으로 핍박받으면서도 필시 말하기를 ‘차라리 죽으면 모를 텐데.’라고 하니 ‘불쌍히 여겨 보전해 주려는 정이 야박하고’, ‘그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바로 그 경우이다.

동산 청품의 고요한 경계
『능엄경』에 “지극히 고요한 광명이 막힘없이 통하리라.” 436)라고 하였다. 옛날 선자禪者들은 심신을 전일하게 집중하여 지극한 고요함에 이르러 멀리서도 산 밖의 일을 꿰뚫어 보았으니, 크게는 천 리의 일을 멀리 내다보고 개미 싸우는 소리까지 세세하게 들을 수 있었다. 이는 모두 마음의 광명이 막힘없이 통하기 때문에 멀거나 가깝거나 모두 보고 세밀하거나 크거나 간에 모두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동산 청품洞山淸禀437) 선사는 오로지 좌선을 하였는데 하루는 시자를 불러 “법당에 내려가 보라. 나무를 끄는 자에게 섬돌을 상하게 하지 말라고 일러라.”라고 하였다. 시자가 나가 보았으나 아무도 없었다. 돌아와 고하기를 “고요하니 인적은 전혀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동산 청품이 다시 가서 살펴보라 함에 시자가 섬돌에 다가가 고개를 숙이고 내려다보니 여러 마리의 개미가 잠자리 날개를 끌고 섬돌 계단을 따라 올라가고 있었다. 이 어찌 고요함이 지극한 경지에 이른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까닭에 개미가 잠자리 날개를 끌고 가는 소리가 마치 나무를 끌고 가는 소리만큼이나 컸던 것이다.438)

호랑이의 별칭
각범의 『지증전』에 “호랑이를 일명 이이李耳439)라고 하는데 호랑이가 동물을 먹을 때 귀는 먹지 않기 때문에 그 이름을 휘諱하여 이렇게 부른 것이다. 그러나 호랑이가 사람을 먹을 때는 귀 한쪽을 늘 먹어 없앤다고 한다.” 440)라고 하였는데, 호랑이를 이이라고 부르는 말이 어느 책에서 나왔는지 알지 못하겠다.


010_0292_c_01L淵先生贈翕師詩小島何妨兩翕公彌天四海笑談
用習安之言而兩翕公者先生之名亦翕字誠
010_0292_c_02L
新羅 [55] 南坮和尙偈云南坮靜坐一爐香終日
凝然萬慮忘不是息心除妄
010_0292_c_03L都緣無事可思量近世林老邨先生和之云一部
心經半炷香莫須助長莫須忘來妄想時除妄想
010_0292_c_04L思量處更思量觀二詩可以知儒佛大意也佛氏萬
緣都忘無事可思量故無心可息無妄可除永嘉
010_0292_c_05L所謂君不見絕學無爲閑道人不除妄想不求眞者
亦是此意也儒氏則勿助長也亦勿忘也妄想來則
010_0292_c_06L除之令無有可思量之事則思量焉與佛之本無妄
本無思量之意敵體相反也盖佛則出世忘世
010_0292_c_07L故無妄想也無思量也儒則入世存世故格物致知
以至正誠治平之道無非思量底事而人心愈危故
010_0292_c_08L妄想時起抑而除之
亦孟子遏人欲之意也
睦州禪師甞責人擔板漢
盖擔板者
010_0292_c_09L見一邊言其見解偏枯也與面墻之言畧同面墻
不見其前擔板者不見其後皆不見一邊也

010_0292_c_10L禪家以柱杖爲木上座如家竹夫人之例也
詩中以此二物爲對則政的
010_0292_c_11L
中峰和尙云 [56] 小不可懷大綆短不可汲深
盖言其有限之才量不可過用
010_0292_c_12L且吾有三尺之楮使懷三尺之物也吾有二丈之
使汲三丈之深不可也適當其可則優游自在
010_0292_c_13L而不難也當其不可則驚畏窘逼而不堪也然則人
之才量豈可强爲之使也故道人才量冝寛涉事冝
010_0292_c_14L庶幾
其可也 [57]
覺範禪師引漢范曄之言曰事苦則矜
全之情薄生厚故安存之慮
010_0292_c_15L登高不惧者胥靡之人也坐不垂堂者千金之
子也眞實際語也今貧民每爲苦役所逼則必曰
010_0292_c_16L寧死而無知也所謂矜全
之情薄而不惧其死也
楞嚴經云 [58] 極光通
古之
010_0292_c_17L禪者收歛身心以至於極靜則能遠見山外之事
大則遠見千里之事細聽蟻鬪之聲此皆心光通達
010_0292_c_18L遠近皆見細大皆聽洞山淸禀禪師惟宴坐
日呼侍者曰下法堂謂曳木者無損階砌侍者出
010_0292_c_19L無有還白寂無人跡已而又使見之侍者臨階
俯視乃羣蟻曳蜻蜓翼緣階而上也豈非靜極
010_0292_c_20L聽蟻曳蜻翼之聲
如曳木之聲也耶
覺範錄云虎一名李耳故虎
食畜時不至耳諱
010_0292_c_21L其名也然虎每食一人耳輒一缺
虎名李耳之言未知出於何典也

010_0293_a_01L
8. 삼연 김창흡 선생 시집에 쓰인 불교 용어 해설연담 유일 풀이 441)(三淵先生詩集中用佛語解 有一註)
1) 제1권第一卷
만덕사萬德寺442)
만덕사는 강진에서 남쪽으로 10리 거리에 있다. 수련首聯 첫 구의 “송호에서 석문교를 돌아 나온다.”라는 구절은 영암 송호촌 백옥봉白玉峯443)의 시골집이다. 에서 석주원 다리를 지나 만덕사를 향하고 있는 모습이다. 함련頷聯에서 ‘영취사靈鷲寺’라 한 것은 만덕사를 가리킨다.

석문 합장굴石門合掌窟444)445)
만덕사 산봉우리에서 구불구불 내려와 10리 거리에 이르면 석문산 봉우리에 암자 굴이 있는데, 대단히 아름답다.

신흥사시新興寺詩446)
이 시 제5구에 금을 깐 정원, 즉 ‘포금원布金園’ 447)이란 기원정사祇園精舍를 말한다. (기원정사에 대해서는) 앞서 유초類抄에서 보았다. 제6구의 ‘산화탑散花塔’은 『유마경』에 ‘천녀가 탑에 꽃을 뿌렸다.’448)는 일화에서 나온 말이다.

원유시遠游詩449)
제8구에 나오는 ‘중향산衆香山’ 450)은 금강산의 다른 이름이다. 제12구에 나오는 ‘황정黃精’ 약명藥名 은 선가仙家에서 이것으로 밥을 짓는다는 것이다. 대개 이것을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려 가루로 만들어 물에 타서 장기간 음용하면 기를 보하고 몸에 살이 오른다고 한다.
2) 제2권第二卷
월야시月夜詩451)
제16구 “좌선한 지 오래되 종소리ㆍ범패 소리도 들리지 않네.”에서 패唄는 범패梵唄를 말한다. 이 시에서는 중생을 이끌어 불도로 들어가게 하는 소리452)를 뜻한다.

병야도회시病夜悼懷詩453)
제8구의 “정신이 몸 떠나고 나면 오온五蘊도 텅 비리라.”라는 구절에서 오온은 색온ㆍ수온ㆍ상온ㆍ행온ㆍ식온을 가리킨다. 첫 번째 색온은 색신色身을, 뒤의 네 가지는 각각 감수 작용ㆍ심상心像ㆍ심리 작용ㆍ심의식心意識 등 네 가지 마음을 의미한다.

석천사야우시石泉寺夜雨詩454)
기구起句의 “온 골짜기의 냇물 소리 난야蘭若에 요란하다.”라는 구절에서 난야에 대해서는 앞서 유초에서 살펴보았다.

춘야 기이시春夜其二詩455)
승구承句의 “방장실에 등불이 무에 필요 있을까.”라는 구절에서 장실丈室에 대해서는 앞서 유초에서 살펴보았다.

마하연摩訶衍456)
금강산에 마하연 봉우리가 있다. 마하연(ⓢ mahāyāna)은 범어이고 ‘대승大乘’이라 한역한다. 불가에는 대승ㆍ소승이 있는데, ‘승乘’이란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것과 같이 일체중생을 제도한다는 뜻이다. 중생을 죽음이라는 바다에서 구제하는 이들이 보살대승이다. 단지 스스로 제 한 몸을 제도하는 부류는 성문소승聲聞小乘이라 한다. 시의 제1구에 나오는 ‘담무갈曇無竭’은 보살의 이름이다. 『화엄경』에 ‘바다에 금강산이 있는데 담무갈 보살이 일만 이천 보살과 함께 머무르고 있다.’457)라는 등의 내용이 보인다. 담무갈의 한역 이름은 ‘법기法起’이다. ‘금강산 일만 이천 봉’이라는 말은 이 경에서 비롯하였다. 개개 봉우리마다가 보살의 온몸 자체이다. 금강산은 바다 밖 후미진 곳에 있으나 경전에 그 이름이 실려 있으니 가히 명산이라 하겠다. 중국인들이 한 번이라도 보기를 소원했으니 참으로 당연한 일이로다. 당나라 시에 ‘삼한국三韓國에 태어나 한 번이라도 금강산 보았으면’ 458)이라는 구절이 있기도 하다. 제12구의 “잠시 갓(벼슬자리)을 벗고 쉬고 싶구나.”라는 것은 잠시라도 승려가 되고 싶다는 표현이다. 제14 구의 “제유諸有459)를 멸하여 없애다.”라는 것은 세간의 갖가지 일들에 대한 집착을 소멸해 떨어내 버렸다는 뜻이다.

구룡연가九龍淵歌460)
제5구에 “쉰셋 부처님”이라 한 것은 상고에 오십삼불이 있었는데 인도의 석선石船에 오십삼불을 주조한 불상을 싣고 이 산 아래에 이르러 정박하고는 유점사楡岾寺에 봉안하였다고 한다.

백탑동시百塔洞詩461)
제29구ㆍ제30구의 “세 수레가 하나로 귀결되니, 물고기를 잡기 위해 통발은 속임수일 뿐.”에서 ‘세 수레(三車)’란 양ㆍ사슴ㆍ소가 끄는 수레로서 각각 성문ㆍ연각ㆍ보살 삼승三乘을 비유한다. ‘하나로 귀결된다.’는 말은 『법화경』의 ‘삼승을 회집하여 일승一乘의 진실한 가르침으로 귀의하도록 한다.’462)는 취지로서 『중용』의 ‘만 가지를 모아 하나의 이치로 돌아간다.’463)는 뜻과도 통한다. ‘물고기를 잡으면 통발을 잊는다.’464)는 말은, 통발로 물고기를 유인하여 물고기를 잡고 난 뒤에는 통발을 버린다는 말이며, 문자에서 의리義理를 구하지만 의리를 얻고 나면 문자를 버린다는 뜻을 함의한다. 시에서 이 말을 인용한 것은 경물로 인해 정감을 얻고 정감이 일면 경물은 잊는다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두 구절에서 “흥에 이끌려 흥이 이미 막힘없으니, 번뇌 물리치는 따위를 다시 논할 일이 무엇이랴.”라고 한 것은 바로 이런 까닭에서이다. 경물이 흥을 유발하였고 흥이 이미 시원하고 후련하게 일었으니 다시 번뇌의 경물을 물리치는 일은 논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가섭굴자伽葉窟者465)
가섭迦葉466)은 부처님의 제자이다. 부처님의 의발衣鉢을 받고 나서 계족산鷄足山 굴에 들어가 미륵불彌勒佛이 세상에 나오시면 석가모니의 의발을 바치고자 기다리며 지금에까지 선정禪定에 들어 있으면서 입멸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런 까닭에 우리 해동의 여러 산에

010_0293_a_01L三淵先生詩集中用佛語解有一

010_0293_a_02L第一卷
萬德寺在康津南十里初句松湖回出
石門橋者盖自靈岩松湖村(白
010_0293_a_03L玉峯村庄也) 出石柱院橋
萬德寺也靈鷲寺指萬德寺也
石門合掌窟者
自萬德寺
010_0293_a_04L峯岳逶迤而下至十里
有石門窟極爲妙好也
新興寺詩詩布金園
即祗
010_0293_a_05L園也見上類抄散花塔者
摩經云天女散花於塔上也
遠游詩衆香山
金剛山
010_0293_a_06L之異名也黃精者(藥名)仙家以此作飯盖黃
九蒸九乾作末和水長飮則補氣而身肥也

010_0293_a_07L第二卷
月夜詩坐久鍾唄稀唄梵唄
今所謂引導聲也
病夜
010_0293_a_08L悼懷詩神去五蘊虛者色蘊受蘊想蘊行
蘊識蘊也一色身也後四心也
石泉
010_0293_a_09L寺夜雨詩衆壑喧蘭若
見上類抄
春夜其二詩

010_0293_a_10L丈室燈丈室
見上類抄
摩訶衍金剛山中有摩言衍峯
訶衍者梵語此云大乘
010_0293_a_11L佛家有大乘小乘乘者如乘船渡海濟一切衆
渡生死海者菩薩大乘也但自度一身者聲聞
010_0293_a_12L小乘也詩初句曇無竭者菩薩之名也華嚴經云
海有金剛山曇無竭菩薩與一萬二千菩薩同住云
010_0293_a_13L曇無竭此云法起也金剛山一萬二千峯者出於
此經盖峯峯菩薩全身也且金剛山僻在海外
010_0293_a_14L名載經中可謂名山冝乎華人之願一見聞唐人詩
願生三韓國一見金剛山欲暫息纓辯者欲暫爲僧
010_0293_a_15L滅沒諸有遣者世間諸
有之事滅沒而遣之也
九龍淵歌五十有三
佛者
010_0293_a_16L古有五十三佛聞自天竺石舡載五十三
佛鑄像來泊此山之下奉安于楡店 [59]
百塔
010_0293_a_17L洞詩三車數歸一得魚筌可諼三車者羊車鹿車
牛車以喩聲聞緣覺菩薩三乘也數歸一者
010_0293_a_18L法華經中會三乘歸一乘之意如中庸會萬殊歸一
理也得魚忘筌者以筌取魚得魚則捨筌也以文
010_0293_a_19L字求義理得義則捨文字也今引此者盖因景得
情生則忘其景也故末句誘興 [60] 已暢遣有復奚論
010_0293_a_20L以此也謂境能誘興
已暢快還遣有景不必論也
伽葉窟者伽葉
之弟子
010_0293_a_21L受佛衣鉢入鷄足山窟中以待彌勒佛出世
其釋迦之衣鉢也現今人 [61] 定不死也故我海東諸山

010_0293_b_01L깊은 굴들이 많은데 가섭의 굴을 모방하여 ‘가섭굴’이라 이름 붙인 것일 뿐, 어찌 서역의 가섭이 이 굴에 와서 선정에 들어서이겠는가!

수미대須彌臺와 봉래가蓬萊歌467)
이들 시에서 언급된 절은 모두 금강산을 가리킨다. 예전에도 여러 시에서 한결같이 금강산을 읊었으나 금강산을 직접 유력하는 데까지는 겨를이 미치지 못한 까닭에 시에서 누대 이름이나 지칭하고 있는 곳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백마편白馬篇468)
마지막 구의 ‘만호영曼胡纓’에서 만호曼胡는 칠보 가운데 마류瑪瑠라는 구슬이 있는데 만호와 음이 비슷하므로 마류를 만호라 한 것이다. ‘단후의短後衣’는 무사들이 입는 옷이다.469)
3) 제3권第三卷
이서경에 대한 만시挽詩470)
그 두 번째 수 제4구에 “파초와 같이 정해진 것이 없는 몸”이라는 것은 『정명경』에서 ‘이 몸은 파초와 같아 알맹이가 없다.’471)라 한 말과 같은 의미이다.

반계감흥盤溪感興472)
그 열네 번째 수 제4구의 “천하의 태평을 회복하지 못하다.”라는 구절에서 태계泰階473)란 곧 태계台階를 말한다. 삼태성三台星이 쌍쌍으로 서로 맺어져 실제는 모두 여섯 개의 별이다. 삼태성이 안정되면 천하가 평안하고 그것이 기울면 천하가 혼란스러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천하가 평안한 것을 ‘태평泰平’이라 한다. 태계는 여섯 개의 별이 안정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은 『법화경주』474)에 실려 있다.

망릉시望陵詩475)
두 번째 수 제1구에서 “항사의 겁劫을 외호한다.”라 하였는데 겁이라는 이 말은 절이라고 해야 마땅하다. 이는 소위 유가에서 불가의 문자를 잘못 쓴 경우에 해당한다. 겁劫은 시時요 세世이다. 경에서 쓰인 본래 뜻은 세대의 수가 마치 항하의 모래알처럼 참으로 많다는 뜻이지, 절을 가리키는 말이 아닌데 유가에서 이를 절을 지시하는 말로 쓰는 경우가 많다.

현성잡영玄城雜咏476)
세 번째 수 제4구에 “여름철 구름이 천지 사방을 감아 싸다.”에서 육막六幕이란 육합六合을 가리킨다. 산곡 황정견의 시에 “짙은 구름이 천지 사방을 가득 채운다.” 477)라는 시구가 있다.

만영시漫詠詩478)
첫 번째 수 제3구와 제4구에 “어찌 바람이 봉은사에만 불겠는가. 강 한복판으로 불어 가니 금산사에 필적하누나.”라 하였다. 옛사람 이름은 잊었다. 의 〈금산사〉라는 시에 “절 그림자 강 한복판에 비치고, 종소리 양 언덕에 들리네.” 479)라 하였다. 그런 면에서 〈만영〉 시에서는 ‘바람이 절 그림자 불어 날리니, 강 한복판으로 옮겨 갔더라.’라는 뜻을 읊은 것인즉 곧 금산사에 필적할 만하다는 것이다. 참으로 아름답다.

기허설봉시寄許雪峰詩480)
첫 번째 수 제3구에 “요사이 물 차니 고기가 낚이랴.”라는 구절은 선송禪頌의 “밤 고요하고 물 차니 고기는 미끼 물지 않고, 빈 배 가득 덧없이 달빛만 싣고 돌아오네.” 481)라는 구절을 활용한 것이다.

추흥잡영秋興雜咏482)
다섯 번째 수 제6구에 “법고 소리 옛 절 누각에 천둥처럼 ▣”에서 결락된 글자는 ‘명鳴’ 자가 아닌가 생각된다. 선문에 ‘법고 소리 천둥 치는 듯하다.’483)라는 어구가 있기 때문이다.

최형경천 보은사시崔兄擎天報恩寺詩484)485)
두 번째 수 제1구에 ‘쌍수雙樹’는 절을 가리킨다. 부처님께서 사라쌍수 사이에서 입멸하신 곳으로서 쌍림雙林이라고도 한다.

모연선방暮烟禪房486)
두 번째 수 제2구에 “거듭 멈춰 서서 한산을 바라본다.”라는 구절. 옛날에 한산寒山이라는 이승異僧이 있었는데 문수보살의 후신이라 전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산을 말한 것이지 이 사람을 가리킨 것은 아니다.

선방월야禪房月夜487)
첫 번째 수 제3구의 “밤은 길고 길기만 하구나.”라는 구절. 혜원慧遠 법사가 물시계를 만들었는데 그 모양이 연꽃과 비슷하게 생겼으며 그로써 시간 단위인 경更과 점點488)을 나타내었다. 당시唐詩에 “원공遠公은 물시계(蓮花漏)489)를 만들어, 산속에서도 육시六時490)에 예배하였다네.” 491)라는 시구가 있다. 제4구의 “양류관음楊柳觀音의 물병도 말랐다.”라는 것은 관음보살이 유리병에 버드나무 가지를 꽂고 있는 모습을 가리킨다.492) 제5구의 “사찰은 서리로 온통 덮였다.”라는 말은 금으로 깐 땅(金地:사찰)이 서리로 도리어 뒤덮였다는 말이다. 선가에서는 밤마다 밤새도록 등불을 켜 두므로 ‘등천燈天’(제6구)이라 한다. 제7구의 “용왕이 발우를 돌려보냈다.”라는 것은493) 석가모니가 성불하였을 때 항하수 용왕이 부처님의 발우를 띄워 보내 강가에 이르러 떠 있었는데 사천왕이 각자 그것을 가지고 가서 부처님께 올리고자 서로 다투자 발우가 네 쪽으로 변하였고, 이에 사천왕이 각자 한 쪽씩을 부처님께 올리니 부처님은 네 개의 발우를 포개어 눌러 하나의 발우로 삼았던 일494)을 말한다. ‘발우를 돌려보냈다(返鉢)’고 한 것은, 과거 유위불維衛佛495)이 입멸한 후에 용왕이 그 발우를 보존하여 용궁에 모셔 두었다가 이제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시자 돌려보내었기 때문에 ‘반발返鉢’이라 한 것이다. ‘반返’ 자를 알맞게 잘 사용하였다. 두 번째 수 제4구의 ‘불이문不二門’은 정명淨名과 문수文殊 등의 보살이 불이법문不二法門을 논한 일화를 가리키는데, 만법이 모두 둘이 아니라는 말이다. 제7구의 ‘진제眞諦’라는 말은 『능엄경』에 보이는데,496) 진심실제眞心實際라는 뜻이다.


010_0293_b_01L有深窟則冒稱迦葉窟
西域之迦葉來此窟入定也
須彌坮蓬萊歌
010_0293_b_02L皆指金剛山也向來諸詩皆吟金剛而金剛
未及游歷故詩中培 [62] 名及所指多有未會者

010_0293_b_03L白馬篇末句曼胡纓者七寶中有瑪瑠珠與曼
胡音相似應以瑪瑠爲曼胡也
010_0293_b_04L後衣
士衣也

010_0293_b_05L第三卷
李瑞卿其二詩未定芭蕉身者淨名
經中云是身如芭蕉無其宲也
010_0293_b_06L
盤溪感興其十四無復泰階平者泰階即台
階也三台星兩兩相聯其宲六星
010_0293_b_07L三台星平則天下安斜則天下亂故天下安
謂之泰平言泰階六星平也此說在法華經注

010_0293_b_08L陵詩其二外護恒沙刼此應謂寺也此所謂儒
家錯用佛家文字也刼者時也世也
010_0293_b_09L經之本意世之數如恒河中沙數極
多也非指寺而儒氏多以寺用之
玄城雜咏
010_0293_b_10L其三火雲卷六幕六幕六
合也山谷詩屯雲塞 [63] 六幕
漫詠詩安得風吹奉
恩寺中流
010_0293_b_11L移云敵金山古人(忘其名) 金山寺詩 [64] 影中流見
鍾聲兩岸聞故此詩云風吹寺影移去中流則可
010_0293_b_12L敵金山
誠妙矣
寄許雪峰詩近日水 [65] 魚得否用禪頌
靜水寒魚不食滿船空載
010_0293_b_13L月明
歸也
秋興雜咏其五詩法鼓雷缺古寺樓恐缺
鳴字也禪文有法鼓雷鳴之言
010_0293_b_14L
崔兄擎天報恩寺詩其二雙樹寺也佛入
滅於雙樹之間亦云
010_0293_b_15L雙林
暮烟禪房其二屢住看寒山寒山古之異
文殊菩薩後身也亦可山也
010_0293_b_16L非人
禪房月夜蓮花更漏永者 [66] 遠法師刻漏
狀女 [67] 蓮花以點更唐詩所謂
010_0293_b_17L遠公獨刻蓮花漏猶向山中禮六時也楊柳水瓶乾
觀音菩薩琉璃甁上揷垂楊柳枝也布金之地霜
010_0293_b_18L返布也 [68] 禪家夜夜長燈故云燈天也龍返鉢者
迦初成佛時恒河水龍王送過佛鉢浮至河上
010_0293_b_19L天王各欲持去以獻佛相爭之鉢化爲四隻四王各
持一隻獻佛佛疊四鉢以按之還爲一鉢言返鉢者
010_0293_b_20L過去維衛佛滅後龍王持其鉢奉安于龍宮今佛出
世後還送故云返鉢返字善用也其二不二門者
010_0293_b_21L凈名與文殊等菩薩論不二法門也言萬法
皆不二也眞際出楞嚴經謂眞心實除 [69]

010_0293_c_01L
4) 제4권第四卷
벽사甓寺497)
제9구의 “보제普濟의 기적”에서 보제는 나옹을 가리킨다. 나옹 혜근懶翁惠勤(1320~1376)의 법호가 보제존자普濟尊者498)이다. 제10구에서 “한산韓山499)의 뛰어난 문장”이란 목은牧隱 이색李穡(1328~1396)이 지은 나옹의 비문500)을 가리킨다. 제29구의 “백겁토록 이루어진 재”에서 겁회劫灰에 대해서는 앞서 유초에서 살펴보았다. 제30구의 ‘삼계三界’도 앞서 살펴보았다.

도사시到寺詩501)
제8구의 “유무 분별에 떨어짐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라는 구절. 유와 무에 대한 분별은 부처가 경계하신 바이다. 따라서 유에 떨어지거나 무에 떨어지는 것을 외도外道라 한다. 제7구에서 “언뜻 불법佛法(長生)502)에 대한 생각을 일으켰다.”라는 것 또한 무를 버리고 유에 떨어진 것이므로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한 것이다.

초사일신기시初四日晨起詩503)
세 번째 수 제5구에서 “공空과 색色은 꽃이 피고 짐과 같다.”라 한 것은, 꽃이 피면 그것이 색이요, 꽃이 지면 공이라는 뜻이다. 제6구에서 “기機와 연緣이라는 것은 새가 무심하게 날아갔다 돌아옴과 같다.”라 한 것은, 새가 날아갔다 돌아오는 것 또한 기機와 연緣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공색空色과 기연機緣504) 모두 선어이다.

하산시下山詩505)
제3구의 “하룻밤 숙박도 망설이다.”라는 구절. 불가의 계율에, ‘뽕나무 아래에서 하룻밤 묵었어도 삼가 다시 머물 마음을 내지 말라.’506) 하였다. 시의 의미는, 하룻밤 숙박도 외려 주저되는데 하물며 훗날 다시 들르겠는가라는 것이다.

백련암白蓮庵507)
제8구의 “허공에서 음악 소리 樂의 음은 악 들리는 듯하다.”라는 것은, 수행승이 선정에 들어 말을 잊고 난즉 허공에서 천인天人의 음악 소리가 들린다는 뜻이다.

두미시斗尾詩508)
제22구 “상잉불일배相仍佛日杯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겠다. 불일佛日은 중국 절의 이름인데 아마도 불일사에서 예전에 잇따라 잔을 돌렸던 고사를 말한 것이 아닌가 한다.
5) 제5권第五卷
산거감회시山居感懷詩509)
열한 번째 수 제7구의 “풀죽은 현재의 몸”에서 ‘見’의 음은 현이다. 현재란 지금 세상, 이승을 말한다. 스물여섯 번째 수 제3구 “공과 색이 하나의 진실로 부합한다.”에서 명冥은 일치한다는 뜻이다. 제4구 “인연이 임시 화합한 속에서 소멸한다.”라는 것은 온갖 인연이 헛되이 임시 가설된 것이므로 하나의 진실에 이르러서는 모두 소멸된다는 뜻이다. 제5구에서 ‘팔지八池’란 서방에 아누지阿耨池가 있는데 팔공덕수八功德水510)가 그 못에 충만하다고 한다. 제7구 “부모가 낳아 주신 이 몸을 씻는다.”라는 구절에서 육아蓼莪511)는 불경에 나오는 구절이 아니다. 그 취지는 『모시』 〈육아장〉의 ‘부모님이 낳아 주신 몸’이라는 뜻을 가져온 것이다. 부모님이 낳아 주신 이 몸이 노고를 면치 못하니 이 팔지에서 씻는다면 청량하리라는 의미이다.

벽계부설시檗溪賦雪詩512)
다섯 번째 수 제8구의 “한산 선자와 나와의 거리도 멀지 않다.”라는 구절. 한산寒山은 시 100편을 남겼는데 제목도 없고 운율에도 구애되지 않았으나 모두 세상 사람을 놀라게 할 만하고, 구법句法은 천진하고 자연스러우나 소식이나 황정견과 같은 기세의 시는 아니다.

추만졸수편追挽拙修篇513)
아홉 번째 수 미련尾聯에 “문수가 일찍이 병문안하였는데, 정명은 번번이 침묵하며 고개를 끄덕였을 뿐이라네.”라 하였다. 문수보살이 정명거사에게 병문안을 가서 불이법문不二法門에 대한 견해를 펼쳤지만 침묵으로 일관한 정명을 묘사한 시구였기 때문에 이렇게 읊은 것이다. 문수가 스스로를 정명에 견주었던 일을 가지고 졸수재拙修齋514)와 견주어 표현한 것이다. 제6구 “외려 개자를 던져 바늘에 꽂히기를 기대하리라.”라는 구절에서 개자가 바늘에 꽂힌다는 말은 불경에서는 스승과 제자가 서로 부합함이 절묘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즉 천상에서 개자를 던지면 지상의 바늘이 개자를 맞이하여 개자가 바늘 끝에 꽂힌다는 뜻이다. 이는 『열반경』에 나온다.515)
6) 제6권第六卷
차운증해사次韻贈海師516)
두 번째 수 제3구의 “다만 혜원慧遠(遠公)으로 하여금 술잔 잡는 것을 허락게 하다.”라는 구절. 혜원 법사가 도연명陶淵明(365~427)과 육수정陸修靜(406~477) 등 여러 유자들과 동림에서 결사를 맺기로 하였다. 도연명은 ‘모임에는 술이 있어야 하니 술을 마실 수 있게 해 준다면 응당 가서 참여하리라.’라고 하였고 혜원은 이를 받아들였는데 급기야 이르러 보니 술이 없자 도연명은 눈썹을 찡그리고 이 결사에 들어가지 않았다.517) 후세 사람들이 그를 찬하였다. ‘눈썹 찡그리며 백련사白蓮社에 들어가려 하지 않았으니, 벼슬에 있을 때도 허리 굽히기 싫어했던 일518)과 흡사하네.’

임창계만林滄溪挽519)
두 번째 수 제5구의 “금비金篦520)로도 여러 맹인들의 백태를 긁어내지 못하다.”라는 구절. 『열반경』에 ‘여러 맹인들이 의사를 찾아가 치료를 구하는 것과 같다. 훌륭한 의사는 금비로 그 눈의 각막을 긁어내 준다.’521)는 비유가 실려 있다.

이자정만李子正挽522)
세 번째 수 제4구의 ‘소금 수레 끌며 시달리다.’라는 구절. 불도징佛圖澄이 도안道安 사미를 보고 찬탄하기를 “기이하구나! 어린아이가 참으로 세상에 뛰어난 준마와 같음에도 밝은 눈을 가진 사람을 만나지 못해 수고롭게 소금 수레를 끌고 있구나.”라고 하였다. 『조정사원』에 다음과 같은 글이 실려 있다.523) “이백락李伯樂의 자는 손양孫陽524)인데 말의 관상을 잘 보았다. 길을 가다가 우산虞山 남쪽에 이르니 소금 수레를 끄는 말이 있었는데 백락을 보고서 비통하게 울부짖었다. 백락이 가까이 가서 보니 참으로 준마였다. 그리하여 자신이 타고 있던 말과 바꾸었는데 하루에 천 리를 달렸다.”


010_0293_c_01L第四卷
甓寺普濟奇蹟者懶翁爲普濟尊者也
韓山古 [70] 文者牧隱作懶翁碑也
010_0293_c_02L刼成灰者劫灰見上
類抄三界亦見上也
到寺詩翻慙墮有無盖有
與無者佛之所戒
010_0293_c_03L故墮有墮無謂之外道也今乍起
長生念亦捨無而墮有故云翻慚也
初四日晨
010_0293_c_04L起詩其三空色花開落者花開則色也花落則空
鳥之徃還 [71] 亦有機有緣也空色機緣皆禪
010_0293_c_05L
下山詩方疑一夜宿佛戒桑下一宿而愼勿
再矣詩意謂一宿猶疑况後來再
010_0293_c_06L
白蓮庵依俙空樂(音岳)音者僧忘
言入定則聞空中天樂聲也
斗尾
010_0293_c_07L相仍佛日盃者未詳佛日中國寺名
疑佛日寺中古有相仍傳盃之事

010_0293_c_08L第五卷
山居感懷詩其十一黯黯見在身者
音現現在者今世也
010_0293_c_09L二十六空色冥一眞冥合也緣假中消亡者萬緣虛
假故到一眞中皆消亡也八池者西方有阿耨池
010_0293_c_10L八功德水充滿其中也濯此蓼莪身者蓼莪非佛經
意者取毛詩蓼莪章父母所生之身也盖此父
010_0293_c_11L母所生之身未免勞苦
此八池中即得淸凉也
檗溪賦雪詩其五
寒山
010_0293_c_12L禪子不吾踈盖寒山有詩百篇無題又不拘律
而皆警世而句法天眞自然不作蘇黃態也

010_0293_c_13L挽拙修篇其九文殊曾問疾屢點凈名頭者文殊
菩薩問疾於凈名居士論不二法門
010_0293_c_14L凈名詩句故云爾以文殊自比以凈名比拙修齋也
猶期針芥投者佛經中謂師資相契之切也自天上
010_0293_c_15L輥芥以降則地上立針以迎之
芥子投於針鋒也出涅槃經

010_0293_c_16L第六卷
次韻贈海師其二但使遠公客 [72] 把酒者
遠公與陶淵明陸修靜等
010_0293_c_17L諸儒約結社於東林淵明曰社中有酒使我飮之
當徃叅遠公許之及來無酒攅眉不入後人賛之
010_0293_c_18L攅眉不肯投蓮社
恰似當年懶折腰
林滄溪挽其二金篦未刮
羣盲瞙者
010_0293_c_19L槃經云如羣盲就醫家求治
良醫以金鎞刮其眼瞙云
李子正挽其三困
鹽車者
010_0293_c_20L佛啚澄見道安沙彌歎曰異㢤小童眞世良驥
遇靑眼困駕鹽車祖庭錄云李伯樂字孫陽善相
010_0293_c_21L行至虞山之陽有鹽車之馬見伯樂悲鳴伯樂
近見之眞駿馬也以其所乘之馬易之日行千里也

010_0294_a_01L
신광사수희시神光寺隨喜詩525)
마지막의 “그 옛날의 풍간豐干526) 같은 이 없음을 한하노라.”라는 구절. 풍간은 천태산에 거하던 승려이다. 태수 여구윤閭丘胤이 그와 공空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신이한 스님이 있느냐고 물었다. 풍간은 ‘국청사에 한산寒山과 습득拾得이라는 두 스님이 있는데 이들이 바로 성승聖僧527)’이라고 하였다. 여구윤이 그들을 찾아가자 한산은 “필시 풍간이 요설饒舌을 떨었구나.” 528)라 하고는 마침내 홀연 자취를 감췄다.
7) 제7권第七卷
서루망월시西樓望月詩529)
제3구의 “광채 띤 향수해香水海530) 마니주로 빛나네.”라는 구절. 향수해에서 피는 큰 연꽃을 ‘일체향마니왕장엄一切香摩尼王莊嚴’이라 한다. 그 연꽃에 세계를 안립하므로 그다음 구절에서 “청련화가 색계에 떠 있다.”라고 한 것이다. 『화엄경』에 나온다.531)

사서대관일락시寺西坮觀日落詩532)
첫 번째 수 마지막 구의 “희끗하게 머리는 세었고, 엄자崦嵫533)산으로 해도 희미하게 기우네.”라는 구절. 『화엄경』 서문에 ‘해가 엄자산으로 진다.’라고 하였다. 엄자는 해가 진다는 뜻에서 붙인 산 이름이다.

감구서 우부시感舊棲又賦詩534)
제27구의 “붉은 동이처럼 떠오는 태양에 박수 치지 마라.”라는 구절. 양거원楊巨源535)이 장효표章孝標536)가 항주杭州로 돌아갈 때 전송하며 지은 시, “일찍이 영은 강변사를 찾아, 홀로 동쪽 누대에 머물며 해문海門을 바라보았네. 물빛 은하는 푸른 강에 비추고, 햇빛은 붉은 동이에서 금빛 기둥 솟는 듯하여라.537)538)에서 용사用事하였다.

하산시下山詩539)
제5구의 “과거심은 공空이니 어찌 얻을 수 있겠는가.”라는 구절. 『금강경』에 “수보리야, 이미 지나 버린 마음은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으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 마음도 얻을 수 없다.” 540)라 하였다. 삼세의 마음이 모두 공이어서 얻을 수 없다는 뜻이다.

갑진甲津541)
세 번째 수 제3구의 “뭇 용들을 항복시켜 모두 포섭하여 돌아갔다.”라는 구절. 스님에게는 항룡발降龍鉢542)이 있기 때문이다. 제4구의 ‘진공眞空에 의지하였다’라는 것은, 불법은 진공을 종지로 삼으므로 ‘불법에 의지하다’라는 말과 같다. 제6구의 “금고金鼓 소리 늘 부처님 꿈속에 들렸다.”라는 것은 부처님이 꿈속에서 금고 소리를 듣고 열반에 드신 일을 말한다.543) 다섯 번째 수 제3구의 ‘다패궐多敗闕’에서 패궐敗闕544)은 선문에서 나온 말로서 과오를 저지르다, 즉 망치고 이지러뜨렸다는 뜻이다.

차중씨운次仲氏韻545)
첫 번째 수 제4구의 “승가에서는 언덕에 오르는 것을 어렵게 여긴다.”라는 구절. 언뜻 보건대 이 시에 나오는 절은 바다 한가운데 있기 때문에 바다를 건너 언덕에 오르는 일이 어렵다고 한 것으로 생각된다. 승가의 도리로써 말하자면, 승가에서는 구경처究竟處를 득도하는 것을 바라밀波羅蜜이라 여긴다는 뜻이다. 바라밀이란 저 언덕(彼岸)에 오른다는 뜻인데, 시에서 이 뜻을 차용한 것이다. 두 번째 수 제1구에 “하늘 저 끝 능가산은 아주 먼 이웃이다.”라 한 구절은 서역에 능가산이 있는데 가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 산은 바다 한가운데 있어서 신통력을 얻지 못한 자는 갈 수 없다는 말이며, 이는 최상의 신통을 가리킨 것이다. 굴窟 역시 바다 가운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구절에서 “허공에서 사면으로 이는 파도 닥쳐오는 번뇌 티끌을 끊는다.”라 한 것이다. 그다음 경련頸聯에 나오는 ‘대진帶鎭’과 ‘의류衣留’ 546)의 뜻은 아울러 알 수 있다.

차중씨증흡사次仲氏贈翕師547)
‘미천사해’ 548)에 대해서는 앞서 유초에서 살펴보았다.

소루小樓549)
첫 번째 수 제3구의 “한 병에 샘물 방울방울.”이라 한 구절은 제2구에서 이미 “관세음보살의 옛 도량”이라 한 것으로 보아 보병寶甁 하나와 천 개의 눈으로 살피는 관세음보살의 이야기를 가져와 활용한 것이다. 관세음보살은 손에 유리병(보병) 하나를 들고 있고, 또한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 제4구의 ‘바다가 한없이 드넓다’는 것은 부처의 눈이 바다와 같다는 뜻이다. 그런 맥락에서 “맑고 깨끗한 감청색 눈동자 바다와 같다.” 550)라는 게송의 구절도 있다. 제6구 “물결 속에 범패 소리 길이 보낸다.”라는 구절에서 범梵은 범패 소리를 가리킨다.

우부又賦551)
제1구 “서호와 영축 늘 꿈에 아른거린다.”라는 구절. 중원中原 항주杭州의 서호에 영축사靈笁寺와 영은사靈隱寺가 있는데 이곳을 가리킨다. 서호의 고산孤山은 임포林逋552) 처사가 머물던 곳이다.

효경시曉景詩553)
마지막 구의 ‘해룡경海龍經’이라는 시구는 불경이 용궁에서 나왔다고 하여 불경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또 제1구의 ‘석계명石鷄鳴’이란 선송禪頌 가운데 ‘목인이 밤에 석계 울음소리를 듣는다.’554)라는 구절에 착안한 것인데, 이는 우언이다.’ 어찌 참으로 석계가 우는 일이 있겠는가!555)

별흡사시別翕師詩556)
제3구의 “달빛이 천 명의 돌을 비춘다.”라는 말은 그 절에 응당 천 사람이 앉을 만한 돌이 있다는 것이다. 제4구의 “8세의 용녀龍女가 구슬을 바치다.”라는 것은 『법화경』에 ‘8세 용녀가 석가불에게 구슬을 바친즉 남방의 무구세계無垢世界로 가서 성불하였다.’557)는 이야기를 말한다. 흡사翕師가 바다 가운데 굴에 살므로 이 용녀의 이야기를 전고로 삼아 읊은 것이다.

적성잡영赤城雜詠558)
열한 번째 수 제2구의 ‘후방後房’이란

010_0294_a_01L神光寺隨喜詩恨無古豊干豊干天台山僧也
太守閭丘胤與之談空因問異
010_0294_a_02L豊干云國淸寺寒山拾得二僧乃聖僧也
胤徃尋之寒山曰是必豊干饒舌遂忽不見

010_0294_a_03L第七卷
西樓望月詩光含香海摩屍烱者香水
海中出大蓮花名一切
010_0294_a_04L香摩尼王莊嚴其蓮花上世界安立故
次句云靑蓮色界浮云云出華嚴經
寺西坮
010_0294_a_05L觀日落詩華髮映崦嵫華嚴序云日迫
崦嵫崦嵫日落之山名也
感舊
010_0294_a_06L棲又賦詩紅盆金柱休拍手 [73] 巨源送章孝標
歸杭州詩曾過靈隱江邊寺獨宿東
010_0294_a_07L [74] 看海門潮色銀河浦碧落
日光金柱出紅盆盖用此也
下山詩過去心空何
可得金剛
010_0294_a_08L經云須菩提過去心不可得現在心不可得
未來心不可得謂三世心皆空故不可得也

010_0294_a_09L [75] 其三詩降伏羣龍歸摠攝者僧有降龍鉢故也
借眞空者佛法以眞空爲宗猶言借佛法也
010_0294_a_10L鼓尋常佛夢中者佛夢金鼓入涅槃也其丘 [76] [77]
闕者敗闕亦出禪門謂過咎也即敗處闕處也

010_0294_a_11L次仲氏韻僧家登岸以爲難乍看則此寺在海中
故渡海登岸爲難而以僧家之道理言
010_0294_a_12L則僧家以得道究竟處爲波羅密波羅密者此云登
彼岸詩意用此也其二天外楞伽逈作隣者西域有
010_0294_a_13L楞伽山此云難可徃謂此山在海中非得神通者
莫可徃也則此指上神通窟亦應在海中也故次句
010_0294_a_14L空波四面斷來塵也
次聯帶鎭衣留幷可知也
次仲氏贈翕師詩彌
天四
010_0294_a_15L如上
類抄
小樓一瓶泉滴滴者旣是觀音道場
用一瓶千眼之事以觀音手提一
010_0294_a_16L琉璃瓶又有千手千眼也海茫茫者佛眼如海也
故有偈云紺目澄淸四大海也波心送梵長
010_0294_a_17L
又賦西湖靈笁曾勞夢者中原杭州西湖
有靈笁寺又有靈隱寺
010_0294_a_18L指此也西湖孤山
林通 [78] 處士之所居也
曉景詩海龍經者佛經自
龍宮出來故也
010_0294_a_19L初勾石鷄鳴禪頌云木人夜聽石鷄
此寓語也豈眞有石鷄鳴之事也
別翕師詩
010_0294_a_20L受月千人石者彼寺應有可坐千人之石故也呈珠
八歲龍者法華經中八歲龍女獻珠於釋迦佛
010_0294_a_21L徃南方無垢世界成佛盖翕
師在海中窟故用此龍女事
赤城雜詠其十一
後房者

010_0294_b_01L선가에서 정방正房 옆에 물품을 보관하거나 요양療養하는 방으로서 판후방板後房이라고도 한다. 제6구의 ‘오원烏圓’은 고양이를 달리 부르는 말이다. 열세 번째 수 제1구에 “노파의 간절한 뜻”이라는 것은 선가에서 학인들에게 곡진한 가르침을 주는 것이 마치 노파가 자손을 염려하여 자세히 일러 주려는 마음과 같다는 뜻이며, 이를 가리켜 노파선老婆禪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시에서는 부처를 가리킨 것인가? 아마도 선생 자신의 마음을 이 말을 인용하여 말한 것이 아닌가 한다.

곡숭겸哭崇謙559)
일곱 번째 수 마지막 연聯에 “ 『금강경』에서 여섯 가지를 송한 것과 같다.”라고 한 데서 여섯 가지란 『금강경』 말미에 “일체의 유위법은 꿈ㆍ허깨비ㆍ물거품ㆍ그림자ㆍ이슬ㆍ번개와 같다.”라고 언급한 여섯 가지를 말한다. 사람의 삶이 꿈ㆍ허깨비ㆍ물거품ㆍ그림자 등과 같음을 안다면 죽음의 순간에 임해서도 여유롭고 자재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 다음 구절에서 “누가 내 가슴을 열리게 하였는가.”라 한 것이다. 앞에 언급한 구절에서 송誦 자는 송頌의 오자인 듯싶다. 경전에서는 구절로 이루어진 말을 게송偈頌이라 하는데, 저 『금강경』의 문구는 다섯 자로 이루어진 송이기 때문이다.560)
8) 제8권第八卷
증이수겸시贈李秀謙詩561)
제2구의 “십 리를 덜덜덜 추위 이기지 못하겠구나.”라는 구절. 『능엄경』에 ‘팔한지옥八寒地獄에서 덜덜덜 오싹오싹하다(波波吒吒).’562)라는 내용이 실려 있다. 주석에 ‘파타波吒는 추위를 참는 소리’ 563)라고 하였다. 제5구에서 ‘노신의 맛(勞薪味)’이란 『세설신어』 「술해術解」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순욱荀勗이 일찍이 진 무제晉武帝와 자리하여 죽순을 먹은 일이 있는데 사람들에게 ‘이는 노신勞薪564)으로 불 땐 것’이라 하였다.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믿지 못함에 무제가 남몰래 사람을 보내 알아보니 실제로 수레바퀴(車脚) 나무를 이용해 불 땐 것이었다고 한다.

자견성암하영지自見性庵下影池565)
제3구와 제4구의 “가사(禪衣) 입은 중은 단청한 난간에 있는데, 하나하나 연못 속에 논둑 밭둑이 보이네.”라는 구절. 선의禪衣는 가사袈裟이다. 조각조각 이어 바느질한 모양이 마치 논둑 밭둑처럼 생겼다. 선의가 연못에 비친 모습을 읊었다.

증천호상인贈天浩上人566)
이 시 「서序」에 ‘서천의 흐르는 물을 보는 눈, 늙은 적이 없다.’라는 말은 『능엄경』에 ‘부처가 바사닉왕에게 말했다. 흐르는 강물을 보는 견해는 어렸을 때나 늙었을 때나 주름지지 않는데, 안색은 해가 변하고 달이 변함에 따라 머리털은 희어지고 얼굴에는 주름이 잡힌다. 주름은 변함을 좇아감이요, 변한다는 것은 곧 죽음이다. 주름지지 않는 것은 변하지 않음이요, 변하지 않는 것은 곧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567)라는 내용의 글이 보인다. 이 시 제2구에 “불교(空門)에서도 죽음(薪火)은 또한 슬픈 일이로세.”라고 하였는데, 『열반경』에서는 ‘인생 무상하여 사멸함이 마치 땔나무가 다하면 불길도 다함과 같다.’568)라고 하였다.

상원폭포上院瀑布569)
제5구의 ‘봉래의 우열을 따지다’라는 말은, 봉래산 봉우리가 서로서로 첫째도 되고 둘째도 된다는 뜻이다. 봉래는 금강산이다. 제6구의 ‘예사로운 도솔’이라는 것은 이 상원사가 곧 도솔천이요 항상 평범한 발자취 이르는 곳이라는 말이다.

등향로절정시登香爐絶頂詩570)
첫 번째 수 제4구의 “몸 가까이에 우뚝 솟은 비로봉을 끼고 있네.”라는 구절. 곁에 최고의 봉우리가 있다는 말이다.

쌍계사 차이계상시 雙溪寺 次李季祥詩571)
제5구의 ‘진승眞僧’은 진감국사 혜소慧昭(774~850)를, 제6구의 ‘학사學士’는 고운 최치원崔致遠(857~?)을 가리킨다. 고운이 진감국사 비문572)을 지었는데 지금도 전한다.

칠불사七佛寺573)574)
첫 번째 수 제5구의 ‘옥보선인玉寶仙人이 부는 아름다운 피리 소리.’라는 구절. 옥보선인이 옥피리를 불었는데 왕궁까지 그 소리가 들렸다. 이때 신라 왕자 7인이 동시에 이 피리 소리를 듣고 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아 이곳에 이르러 출가하여 성불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을 칠불사라 부르게 되었다. 바로 다음 구절 ‘금륜선범金輪禪梵’이라 운운한 대목에서 금륜金輪은 왕을 가리킨다. 이 구절은 왕자들이 좌선하거나 경 읽는 소리를 표현한 것이다.

우右 심진동575)시尋眞洞詩576)
제7구의 “초지의 금승金繩577)은 깨달음의 길이 아니다.”라는 구절. 불경에 초지初地ㆍ이지二地 내지 십지十地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수행의 계위와 차제를 뜻한다. 부처님이 수행하신 도를 금승으로 경계를 나눈 것이다.

도산서원陶山書院578)
〈도산서원〉 제하의 시를 또 짓다. 첫 번째 수 제26구의 “회옹晦翁의 기틀에 들어맞았다.”라는 구절. 기틀에 들어맞다는 뜻의 ‘당기當機’라는 말은 불경에 나오는데 부처님이 경을 설하실 때 제자들 중에 상좌가 되는 제자와 문답을 주고받은 것을 당기라고 한다. 요즘은 대사들이 경전을 강설 579)할 때 문구에 따라 설명을 더하는 것을 당기라고 한다. 퇴계 이황李滉(1501~1570) 선생은 이런 면에서 회옹 주희朱熹(1130~1200)의 당기이다.

청량산시淸凉山詩580)
첫 번째 수 제7구의 “산에 오르기에는 현도玄度(許詢)만큼의 몸은 아닌 듯하구나.”라는 구절. 허순許詢581)은 산수를 좋아하였고 신체도 좋아 높은 산을 오르곤 하였다. 당시 사람들이 ‘허순은 단지 산에 오르기 좋아하는 마음뿐만 아니라

010_0294_b_01L禪家正房之側有莊物養病之房謂之板後房也
圓猫也其十三懇切老婆意者禪家敎人委曲如老
010_0294_b_02L婆念子孫之意故謂之老婆禪則指
佛耶亦恐先生自意而引用此言也
哭崇謙

010_0294_b_03L末句金剛六如誦者金剛經末云一切有爲法
夢如幻如泡如影如露如電此六如也若知人生如
010_0294_b_04L夢幻泡影等則當死生之際可以寛抑故次句云
誰遣豁我胷然誦字恐頌字之誤也經中句語謂之
010_0294_b_05L偈頌彼文是
五字頌故也

010_0294_b_06L第八卷
贈李秀謙詩十里波吒不耐寒楞嚴經
有八寒地獄波波吒吒
010_0294_b_07L云波吒忍寒聲也勞薪味者世說荀勗甞在晋武帝
坐食荀謂人曰此是勞新炊也坐者未信帝密遣
010_0294_b_08L問之實用故
車脚以炊
自見性庵下影池禪衣只在朱
欄上一一池心見稻
010_0294_b_09L禪衣袈裟也條條連縫
如稻畦盖禪衣影於池中也
贈天浩上人
010_0294_b_10L西川觀逝之眼不雛 [79] 楞嚴經佛告婆斯匿王
觀河之見童耄不雛而顔色年變月變
010_0294_b_11L知髮白面雛雛者從變變者即死不雛者不變
變者不死云云詩空門薪火亦堪悲者涅槃經云
010_0294_b_12L之無常死滅
如薪盡火滅
上院瀑布甲乙蓬萊者與蓬萊互
爲甲乙也蓬萊金剛山
010_0294_b_13L尋常兜率者此上院便
是兜率而尋常凢蹤到來也
登香爐絕頂詩
010_0294_b_14L身邊突兀挾昆 [80]
盖傍有昆峯也
雙溪寺次李季祥詩眞僧
指眞
010_0294_b_15L鑑國師也學士指崔孤雲也
孤雲作眞鑑碑至今存焉
七佛寺玉寶仙徽
玉寶
010_0294_b_16L仙人吹玉笛聲聞王城時新羅王子七人同時聞笛
尋聲至此出家成佛故云七佛也故次云金輪
010_0294_b_17L禪梵云云金輪者指王也
以王子爲禪而唱梵音也
[81] 尋眞洞詩初地
金繩
010_0294_b_18L [82] 露者佛經有初地二地乃至十地之語修行之階位次第也佛之所行路上以金繩分界也

010_0294_b_19L山書院又賦詩晦翁得當機者當機之言出於佛
經中謂佛說經之時與弟子中爲上者
010_0294_b_20L問答徃復謂之當機故今之大師講經時承聽重
講者謂之當機則退溪先生亦爲晦翁之當機也

010_0294_b_21L淸凉山詩濟勝恐非玄度具者許詢好山水
軆便登陟時人云許椽非徒有勝情

010_0294_c_01L실제로 산에 오르기에 좋은 건장한 몸도 갖추었다.’고 하였다.582)

성류굴시聖留窟詩583)
제44구의 “자금염부紫金閻浮의 서광이 선명하다.”라는 구절. 『능엄경』에 ‘부처님의 몸은 적황색 빛이 나는 금과 같다.’584)라는 구절이 있다. 그 주석에 ‘염부수閻浮樹의 과즙이 강에 흘러 들어가 모래와 돌이 모두 금이 되는데, 여느 금보다 그 금빛이 대단히 훌륭하다.’585)라고 하였다. 이 시에서 ‘자금염부’라 한 것은 곧 염부수에서 나는 금과 같다는 말이다. 제45구와 제46구의 “멀고 먼 태곳적부터 어찌 이런 준비 있었겠으며, 불교(象敎)가 어찌 영명년永明年 되기까지 기다렸으리오.”라는 구절. ‘상교象敎’는 코끼리가 끄는 수레에 불경을 실어 왔다 하여 나온 말로서 불교를 상교라고도 한다. 불법이 이미 태곳적부터 있어 왔던 것인데, 하필 영명년이 되기까지를 기다려 이 동토에 이르렀겠는가라는 말이다. 영명의 ‘명明’ 자는 ‘평平’ 자의 오자가 아닌가 생각한다. 영평永平 12년(69)에 한나라 명제가 채음蔡愔586) 등을 천축에 보내 불법을 구해 오도록 하였다. 제48구의 ‘관묘觀妙’, ‘관요觀徼’는 『도덕경』에 나오는 말이다. 요徼는 유有의 의미이고 묘妙는 무無의 의미이다. 제49구의 ‘대상륜對相輪’이란 부처님 손가락 하나하나마다 바퀴 모양의 문양이 있는 형상을 말한다. 제51구의 댕댕(噌吰), 둥둥(鏜鎝)은 종을 치는 소리이다. 원위元魏(北魏) 무제와 북주北周 우문씨宇文氏 경문제景文帝는 불도를 지극히 숭상하였는데 이 곡은 전한 적이 없다(제51구의 ‘此何曲’ 부분을 설명한 말). 제71구의 “청한열작삼일엄淸寒劣作三日淹이라는 구절.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1435~1493)의 호가 청한자淸寒子인데 그가 이곳에 이르러 사흘 머물렀다는 말인가, 아니면 청한한 경치여서 스스로 사흘 머물며 지었다는 말인가?

송내제나심원시送內弟羅深源詩587)
제15구의 “들뜬 마음에 불안한 생각을 일으키다(掉擧).”라는 구절. 불경에 혼침昏沈ㆍ도거掉擧588)라는 말이 있다. 도거는 산란한 상태를 뜻한다. 제16구의 “욕계의 미혹이 부른 허물(漏逗) 때문이리라.”라는 구절. 누두漏逗는 과오라는 뜻이다. 제39구의 “틀림없이 삼자부三字符589)를 부탁한다.”라는 것은 병산屛山 유자휘劉子翬590)가 말한 ‘머지않아 뉘우치고 회복하다(不遠復)’라는 뜻의 그 삼자부를 일컬은 것이다.
9) 제9권第九卷
낙가관일시洛伽觀日詩591)
제5구와 제6구의 “낙빈왕駱賓王592)이 취령鷲嶺으로 간 후에, 바다 바라보고 시 지은 사람 누구인가.”라는 구절. 낙빈왕은 일이 실패593)로 돌아간 뒤에 승려가 되어 취령산 영은사靈隱寺에 은거하였다. “누대에서 창해의 해를 바라보고, 문으로 절강의 물을 마주 대하네.” 594)라는 시구가 있다.

의상이적자義相異迹者595)
‘상相’ 자는 ‘상湘’이 맞다. 의상義湘(625~702)은 신라 때 고승이다.

관음신상觀音神像596)
시 제1구에 “원융무애圓融無礙하신 천안불千眼佛이라 한 구절. 관세음보살이 이근원통耳根圓通을 증득한 내용이 『능엄경』에 보인다.597)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으며 버드나무 가지로 씻고 유리병 속의 감로수를 중생의 정수리에 부어 개오하게 하므로 함련(楊枝洒甘露。衆生仰灌頂。)에서와 같이 읊은 것이다.

냉천고거시冷泉故居詩598)
제2구 “가을빛에 짙은 인초忍草599)”라는 구절에서 인초는 서역 설산에 자란다는 향초의 일종이다. 제7구의 “관음보살이 아마도 마등가摩登伽이리라.”라는 구절. 『능엄경』 초반부에 ‘마등가는 음녀였다.’600)라는 구절이 나온다. 제8구의 “구마라집鳩摩羅什이 도리어 원효元曉이리라.”라는 구절. 구마라집은 요진姚秦의 고승인데 음란한 행위를 자주 범하였다. 그의 무리 여럿이 그를 본받자 구마라집이 그 무리를 향하여 한 발우의 침針을 마시고는 말하기를 ‘그대들이 침을 마실 수 있다면 음란한 행위를 범해도 좋다.’라고 하였다. 원효는 신라 때의 도승이다. 하루는 남산에 신령하고 영묘한 한 덩어리의 기운이 구름처럼 어린 현상을 보고, 그 기운을 손아귀에 쥐고서는 서울에서 노래하였다. ‘내게 하늘을 떠받칠 만한 기둥이 있으니, 누가 자루 빠진 도끼를 빌려주겠는가?’ 당시 사람들이 그 의미를 알지 못하였는데 신라의 왕만이 알아채고서 원효를 불러들였다. 이때 왕의 딸 요석瑤石 공주가 과부였던 터라 그를 장가들게 하려 하였다. 원효는 그 기운을 모았으므로 마침내 허락하고 설총薛聰을 낳았는데, 후에 홍유후弘儒侯에 봉해졌다. 원효는 마침내 머리털을 기르고 소성거사小性居士라 하였다. 이 시의 정취는 관음을 모티브로 삼았기 때문에 ‘여인의 몸을 나타내는 것(現女身)’으로 시험한 것이지, 어찌 (관음이) 마등가와 같은 음녀의 부류이겠는가. 구마라집이 음란한 행위를 범했기에 원효의 태도에 비유함으로써 함께 희화한 것이니, 기롱한 것이다.

장심수미대시將尋須彌臺詩601)
제6구의 “샘을 만나면 녹낭漉囊602)을 사용한다.”라는 구절. 선가에는 녹낭이라는 것이 있는데 물을 받으면 반드시 그것으로 걸러서 마셔야 하니, 물속 벌레의 목숨을 해칠까 염려해서이다. 지금 사용한다고 말한 것은 벌레가 있는지를 살핀다는 뜻이다.

수미대시須彌臺詩603)
제2구의 “그 가운데 수미산을 거두어들였다.”라는 구절. ‘개자씨 안에 수미산을 거두어들인다.’604)는 말처럼 크거나 작거나 장애가 되지 않음을 뜻한다. 제6구의 “풍성한 옥돌은 페르시아 상인(보석상)이 뽑아 놓은 듯하다.”라는 구절. 페르시아 상인은 진기한 보석을 잘 선별한다고 한다. 그런 까닭에 풍성한 옥돌이 마치 페르시아 상인의 안목으로 가려낸 듯하다는 의미이다.

마하연摩訶衍605)
제5구의 “계수나무를 벤 오질吳質606)이 가증스럽구나.”라는 구절은 다른 곳에 ‘오강吳剛이 달에 있는 계수나무를 베었다.’607)라고 되어 있는데 이 뜻인가? 알지 못하겠다.


010_0294_c_01L宲有濟
勝之具
聖留窟詩紫金閻浮瑞光魿 [83] 楞嚴經云
佛身如閻浮檀金註云閻浮
010_0294_c_02L樹汴入河則沙石皆成金而金色勝於他金今云
金閻浮者謂金是閻浮也洪荒乃有此準備象敎奚
010_0294_c_03L待永明年象敎者佛經載象駕故云象敎也盖佛
法已自洪荒之世有之何待永明年而來此東土耶
010_0294_c_04L永明明字恐平字之誤永明 [84] 十二年明帝遣蔡愔等
徃天笁求佛法而來觀妙觀徼道德經言也徼者
010_0294_c_05L有也妙者無也對相輪者佛手指一一有輪相也
噌吰鏜鎝栲鍾之聲也元魏武帝周宇文氏景文帝
010_0294_c_06L極崇佛道而此曲未曾傳也淸寒劣作三日淹梅月
堂亦號淸寒子來此三日淹耶亦可淸寒之境自作
010_0294_c_07L三日
淹耶
送內弟羅深源詩浮念乍棹 [85] 擧者佛經
有昏沈棹擧之言
010_0294_c_08L散亂也慾界或 [86] 漏逗漏逗過尤也
寧三字符者屛山所謂不遠復三字符耶

010_0294_c_09L第九卷
洛伽觀日詩賓王鷲嶺後誰爲觀海詩
駱賓王事敗後爲僧
010_0294_c_10L於鷲嶺山靈隱寺有樓觀
海滄日門對浙江潮之句
義相異迹者相當作

010_0294_c_11L羅高
僧也
觀音神像詩中圓通千眼佛觀音菩薩
耳根圓通見楞嚴經有千手千
010_0294_c_12L以楊枝洒琉璃瓶中甘露水
灌衆生之頂使開悟故頷聯云云
冷泉故居
010_0294_c_13L秌色老忍草西域雪山有忍草即香艸也
音豈摩登者楞嚴經初摩登伽婬女也羅什
010_0294_c_14L還元曉者鳩摩羅什姚秦高僧而好犯婬其徒多
有效之羅什對其徒飮一鉢針曰汝等能飮針
010_0294_c_15L以犯婬也元曉新羅道僧也一日見南山靈氣混沌
如雲手握其氣唱於京都曰我有撑天柱誰許沒
010_0294_c_16L柯斧時人莫知羅王獨知之召入時王妹瑤石公主
寡居令娶之元曉爲鍾其氣遂許之生薛聰爲弘
010_0294_c_17L儒侯也元曉遂長髮號小性居士詩意以爲觀音
現女身以試之豈是摩登婬女之類羅什犯婬
010_0294_c_18L以喩元曉之相與
戱之盖譏之也
將尋須彌臺詩逢泉試漉囊
禪家有
010_0294_c_19L漉囊汲水必漉之恐水中有虫
今言試者謂試其有虫也
須彌臺詩中自
納須
010_0294_c_20L彌者芥子納須彌大小無碍也瓌富閱波斯者
斯國人善別珍寶故此瓌富之寶閱波斯之眼也

010_0294_c_21L摩訶衍斫桂憎吳質者他處有云吳剛伐
月中之桂即此意耶未詳

010_0295_a_01L
중백운中白雲608)
제7구의 “능가楞伽 가지고 들어가고자 한다.”라는 구절. 능가는 『능가경』을 가리킨다. 『능가경』에서는 팔식八識 전체가 공空임을 밝히고 있다.609) 팔식이란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육식에 제7 말나식末那識과 제8 아뢰야식阿賴耶識을 더한 것이다.

화강수시花江守詩610)
제1구에 나오는 ‘담무갈’에 대해서는 이미 앞에서 해설하였다.

등비로절정시登毘盧絶頂詩611)
두 번째 수 제1구의 “강풍에도 힘차게 걷다.”라는 구절. 『포박자』에 ‘올빼미는 날개를 펼친 그대로 날갯짓하지 않고 나니, 40리를 바람의 맹렬한 기세로 타기 때문이다.’612)라 하였으니 가히 강풍의 세계를 알 수 있다. 목재 전겸익의 시에 “수레 급히 모니 산골짜기에 바람(穀風)613) 일고, 강풍에 흙덩이 빙빙 날리는 듯하네.” 614)라는 시구가 있다.

하산下山615)
제3구의 “몸이 가뿐하고 건장했던 허연許椽(許詢)에게 부끄럽구나.”라는 구절. 허순616)은 몸이 가벼워 산에 오르기에 좋은 체격이었다.

유점사楡岾寺617)618)
첫 번째 수 제2구의 “여러 부처님 동쪽으로 오신 일 괴이하네.”라는 구절. 53불상이 석선에 실려 도달하여 이 절에 안치된 사연을 가리킨다. 그런 까닭에 그다음 구절에서 “사실인 듯 아닌 듯, 석선 타고 건너왔다니.”라고 읊은 것이다. 이하에 나오는 ‘용이 옮겨 가고’, ‘까마귀 떠나고’, ‘민지閔漬’, ‘노춘盧春’ 619) 모두 그 절의 사적에 맞게 읊은 시어들일진대, 그 절에는 보이지 않아 알지 못하겠으니 탄식할 노릇이다.
10) 제10권第十卷
춘흥잡영春興雜咏620)
열 번째 수 제5구에 “붉은 글씨로 돌에 새겨621) 아름다운 시문(金薤)622) 남겼네.”라는 구절. 퇴지退之 한유韓愈(768~824)의 〈조장적調張籍〉이라는 시에 “평생 지은 시편 수천만, 아름다운 시문 주옥(琳琅)623)처럼 전하네.” 624)라 하였다.

석선시石船詩625)
제1구의 ‘기굴’은 『법화경』에 나오는 ‘기사굴者闍崛’을 가리킨다.626) 사闍는 지금의 ‘’ 음에 해당하고 ‘者’라는 음사어의 한역어는 영취靈鷲이다. 제4구의 ‘오십여신五十餘身’이란 53불상을 가리킨다. 석선石船은 이 53불상을 천축에서 싣고 온 배이다.

삼일포三日浦627)
두 번째 수 제2구에 ‘매향비埋香碑’란, 지금 남해 가에 침향沈香을 묻어 두고 비碑를 세워 표시한 것이 많은데 이를 가리킨다.628)

방유점시訪楡岾詩629)
‘오십진여五十眞如’ 및 ‘단봉檀峰’, ‘경후鯨吼’ 등에 대해서는 앞서 유초에서 살펴보았다.

욕등미륵봉시欲登彌勒峯詩630)
제3구의 ‘산에 오를 체격이 되지 않는다.’는 구절은 앞서 ‘허연許椽은 산에 오르기에 좋은 몸을 가졌다.’631)는 내용을 살피면서 본 그 뜻이다. 마지막 구에 나오는 ‘염부閻浮’는 수미산 남쪽에 있는 세계로서 이를 남염부제南閻浮提라 한다.
11) 제11권第十一卷
송사경시送士敬詩632)
마지막 시구의 ‘고공苦空’에 대해서는 앞서 유초에서 살펴보았다.

춘주도중시春州道中詩633)
제3구의 ‘진락眞樂을 찾지 못했다.’라는 구절. 고려 때의 이자현李資玄634)은 관직을 버리고 춘주 청평사에 은거하였다. 진락공眞樂公 혹은 희이자希夷子라 칭하며 암자(息庵)를 짓고 살았다. 종래로 흔히들 희이希夷라 하면 이자현을 가리킨다.

증치웅상인贈致雄上人635)
제18구의 ‘장자와 부처(莊曇)가 함께 자리에 앉다.’라는 구절에서 장담莊曇은 장자와 부처를 가리킨다. 스스로를 이 스님에 견준 것이다.

증재총상인贈載聰上人636)
‘삼장三藏’과 ‘삼독三毒’에 대해서는 이미 유초에서 살펴보았다. ‘병病이 털 속에 있다.’는 것은 『선요』에 ‘모병毛病’ 637)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참선의 병을 가리킨다. ‘선지식을 참방한다.’는 것은 『화엄경』에 선재동자가 53선지식을 찾아다녔다는 이야기를 가리킨다.
12) 제12권第十二卷
조의嘲醫638)
‘정명淨名’은 앞서 유초에서 보았듯이 유마힐維摩詰을 가리킨다.
13) 제13권第十三卷
증별치웅상인시贈別致雄上人詩639)
첫 번째 수 제5구의 “남이 엿볼 수 없는 은밀한 종지를 통째로 내놓다.”라는 구절은 앞서 졸수재拙修齋의 만시挽詩에서도 이미 나왔었다.640) 지금 거듭 연속하여 나왔는데, ‘터럭만큼도 남김없이 있는 대로 다 털어놓다(和盤托出)’라는 뜻이며, 이는 앞서 유초에서도 이미 해설하였다. 은밀한 뜻이라는 ‘밀의密意’는 선문禪文에 나온다. 6조 혜능이 도명道明 상좌에게 “선이라고도 생각하지 말고 악이라고도 생각지 마라. 바로 이러할 때 어떤 것이 상좌의 본래면목인가?”라고 하니 도명이 말이 끝나자마자 돈오하고 눈물을 흘리며 물었다. “앞서 말씀해 주신 비밀한 말과 비밀한 뜻 외에 별도로 해 주실 다른 말씀이 있습니까?” 6조가 말했다. “밀의는 그대에게 있는 것이지, 내가 말해 버린다면

010_0295_a_01L白雲欲把楞伽入者楞伽經也楞伽經中明八識
言八識者眼耳鼻舌身意六識上更加第
010_0295_a_02L七末那識第八
阿賴耶識也
花江守詩曇無竭
如上解
登昆 [87]
010_0295_a_03L絕頂詩剛風隨健步抱朴子云鴟鳶展翅不動去
四十里風勢猛壯可驗有剛風世界牧齋
010_0295_a_04L駈車穀風山
剛風旋如塊云云
下山輕便許椽愧者許詢
身輕便於登陟

010_0295_a_05L楡店寺諸佛恠東來者五十三佛像石船載到
安于此寺故次句云怳惚石航度也
010_0295_a_06L烏去閔淸盧春皆應彼寺事
而不見其寺故不知可歎

010_0295_a_07L第十卷
春興雜咏其十丹書着石留金薤退之
[88] 張籍詩平生千萬金薤
010_0295_a_08L垂琳
石船詩▼(山+者)崛者法華經中者闍崛也闍今
作▼(山+者)音者此云靈鷲也五十餘身
010_0295_a_09L即五十三佛也石船即此五
十三佛自天笁載來之舡也
三日浦其二埋香
碑者
010_0295_a_10L南海邊多埋沉香
碑以表之即此也
訪楡店詩五十眞如及檀
峯鯨吼等
010_0295_a_11L上類
欲登彌勒峯詩勝無可濟者如上許椽
濟勝具之義也閻浮者
010_0295_a_12L須彌山以南世界
謂之南閻浮提也

010_0295_a_13L十一卷
送士敬詩末苦空
上類抄
春州道中詩
010_0295_a_14L未尋眞樂高麗李資玄棄官隱春州淸平山稱眞
樂公或稱希夷子搆息庵而居向來多云希夷者
010_0295_a_15L指此
贈致雄上人合席莊曇莊子瞿
自比比 [89] 僧也
贈載聰
010_0295_a_16L上人三莊 [90] 三毒 [91] 如類抄病在毛裡者禪要有毛
指叅禪之病也叅善知識者華藏經
010_0295_a_17L財童子五十
三善知識

010_0295_a_18L十二卷
嘲醫淨名觀 [92] 見上類抄
維摩詰

010_0295_a_19L十三卷
贈別致雄上人詩密意和盤出上拙
修齋挽詩已出
010_0295_a_20L又層出和盤托出之義上類抄中已解而密意亦出
於禪文六祖謂道明上座曰不思善不思惡那箇是
010_0295_a_21L上座本來面目道明於言下頓悟垂淚曰上來密語
密意外更有他道否六祖曰密在汝邊我若說之

010_0295_b_01L밀의가 아니다.” 641)

황제총皇帝塚642)
휘종徽宗643)과 흠종欽宗644)이 오국성五國城에서 붕어하여 그 땅에 황제총이 있다고 한다. 시 제1구에 “황량한 평원 변방에서 초장草葬하였는데 어찌 관이 있으랴.”라 하였는데, 사서史書에 금나라 사람들이 두 황제의 관(梓宮)을 송나라로 돌려보냈다 하였으나, 이 땅에 황제총이 있으니 허장虛葬이 아닌가 생각된다는 의미이다. 제3구와 제4구의 “난정蘭亭보다 빼어나다지만 쇄골은 뿔뿔이 흩어지고, 사철 푸른 나무 아래서 한밤에 추위에 우네.”라는 구절. 금나라에서 송나라로 두 개의 관을 보냈다면 송나라는 필시 후하게 예를 갖추어 장례를 치렀을 것이다. 그런 까닭에 원나라 때 총통 양련진가楊璉眞伽645)가 그 빈궁殯宮의 보물을 탐하여 무덤을 파헤쳤다. 이때 회계會稽 사람 당각唐珏646)이 홀로 원통하고 분한 마음을 품고는 악소배惡少輩를 은밀히 불러 밤에 가서 유해를 거두어들여 난정산蘭亭山에 묻었다. 후에 그곳에 사철 푸른 나무 동청冬靑을 심어 그것을 표식으로 삼았다. 당각의 친구 사고謝翶647)가 〈동청수인冬靑樹引〉을 지었는데 읽어 보고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 시에 ‘이 무덤을 누가 의심하리오, 송나라로 돌아간 것보다 오히려 낫지 않은가.’라고 하였다. 후한 장례로 사람들 마음을 발하게 하여 유골을 뿌리며 밤에 슬피 울었다고 한다. 그러나 일설에는 양련진가가 두 황제의 무덤을 파헤쳤을 때 휘종의 관에는 썩은 나무만 있고 흠종의 관에는 나무 등잔걸이만 있었을 뿐이며 원래 유골은 없었다고 한다. 당시 송나라 사람들이 그 진위를 헤아려도 알 수가 없었고 거짓으로 한때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려 해도 그러지 못했다. 실제 두 황제의 유해가 사막에서 없어지고 돌아오지 못했다고들 하니, 이는 양련진가가 무덤을 파헤치고 나서 당각이 유골을 거두어들여 난정산에 묻었다는 것도 의심스럽다는 말이다. 하지만 취지는 송나라 사람들이 그 당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자 한 데에 있다. 또한 두 황제의 관이 비록 송나라로 돌아왔다 해도 유골은 실제 돌아오지 못한 것인즉, 이 오국성에 있다는 황제총이 바로 진실일 것이다. 시에서 ‘어찌 관이 있으랴.’라고 한 것은 금나라 사람들이 장례를 맡겼다고는 하나 그 실제 몸은 혹 물이나 불에 던지고 송나라에서는 단지 허장을 했을 뿐이므로 시에서 이렇게 말한 것일 뿐이다.

선군재웅성 의두추흥팔수시 先君在雄城 擬杜秋興八首詩648)
다섯 번째 수 제2구에서 ‘채보砦堡’ 649)의 채 자는 옛 채寨 자이다. 문인들이 혹 알지 못할까 기록한다.

대승암大乘庵650)
두 번째 수 제3구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다(偏袒右肩)’ 651)라는 구절. 『금강경』에 ‘수보리가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부처님께 「희유하십니다, 세존이시여.」라고 하였다.’652)는 내용이 실려 있다. 인도의 예법으로 스스로를 낮추며 윗사람에게 고할 때 반드시 오른 어깨를 드러내는 형식이다.
14) 제14권十四卷
증붕척상인贈朋陟上人653)
제5구의 “구자무불성화두狗子無佛性話頭를 어느 겨를에 들까.”라는 구절. 선가에서는 ‘개에게도 불성이 있는가.’라는 화두를 든다. 옛날에 어떤 학인이 조주 종심趙州從諗에게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라 묻자 조주는 “없다.”라고 하였다.654) 이 문답은 선자들에게 ‘준동함령蠢動含靈(일체중생)에게 모두 불성이 있는데, 어째서 개에게는 없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이와 같이 참구하여 단번에 의심이 끊어진다면 쉽게 견성한다는 것이다. 제6구의 “소 허리655)에 시축詩軸이 가득 찼다.”라는 구절. 원나라 대덕 정미년(1307)에 항주 사람이 두 마리 소의 신장(腎)을 사서 그 하나를 갈라 보니 높이 1촌 정도 되는 불상이 있었는데 금도 아니고 돌도 아닌 것이 결가부좌한 상태에 얼굴 모양도 볼만하여 나무 탑에 보관하고는 제방으로 다니며 소 허리에 실을 만큼 많은 불송佛頌을 구하여 시축詩軸을 이루었다고 한다. 천목 중봉天目中峰 선사도 시를 지었는데 이러하다. “무위진인無位眞人이 벌거벗은 몸뚱어리 안에 있고, 외양간의 소 허리 가득 시축을 실었다 하니 온통 서로를 속인 것이라네. 대지를 뒤흔드는 우레 같은 불법을 온몸으로 말하니, 직접 듣고자 한다면 눈을 착 붙이고 보라.” 656)

수석정 화연대사시 水石亭 和演大師詩657)
제5구의 “마음과 물고기ㆍ새를 논하다.”라는 구절. 이 시는 원元658) 자 운을 취하였다. ‘뛰어오르는 것은 물고기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본성이고, 날아가는 것은 새의 천부적인 능력’이라는 뜻이다. 무용당無用堂 수연秀演659) 대사의 원元 자 운 시에 “시원하게 트인 수석정에 이르러, 높은 곳에 눕고 보니 신선이로세. 고갯마루 해는 처마 끝을 비추고, 시냇물 바람이 난간 사이로 불어오네. 뛰노는 것은 물고기의 본성이요, 날아가는 것은 새의 천부적 능력이라. 경물을 관찰하고 또 나를 보자니, 경물도 그러하고 나 또한 그러하구나.” 660)라 하였다. 마지막 두 구절은 참으로 좋다. 그 문집 가운데 제일이지만 ‘시냇물 바람이 난간 사이로 불어오네.’라는 구절은 교묘한 듯하지만 아이 같은 면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차증달진상인시次贈達眞上人詩661)
제4구에 나오는 ‘천 개 바위가 고개를 끄덕이다.’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서는 앞서 유초에서 살펴보았다. 제5구의 “구슬을 깊이 상자에 남몰래 감추었다.”라는 구절에서 구슬은 목우자牧牛子 지눌知訥(1158~1210)의 사리를 가리킨다. 제7구에 “전단목 거친 껍질은 다하였다.” 하였지만 (그 골간은) 지금도 남아 있다.

섭청각

010_0295_b_01L
皇帝塚盖徽欽崩於五國城故其地有皇帝
而詩云荒原草葬豈其棺者
010_0295_b_02L記金人歸二帝梓宮於宋故此地有皇帝塚疑其虛
葬也猶勝蘭亭零碎骨冬靑樹下夜啼寒盖金送二
010_0295_b_03L梓宮於宋則宋必厚禮以葬故元時摠統楊璉眞伽
其殯宮金玉發塚時會稽人唐珏獨懷痛憤
010_0295_b_04L召諸惡少夜徃收貯遺骸瘞于蘭亭山後其上種
冬靑樹以識之珏友謝翔 [93] 作冬靑樹引讀者莫不
010_0295_b_05L流涕故詩云此塚誰可疑猶勝於歸宋厚葬爲人
所發而零骨夜啼也然一云楊璉發二帝塚徽棺但
010_0295_b_06L有一朽木欽棺但有木燈檠而元無遺骨盖當時宋
人之料其眞僞不可知不欲遂詐以慰一時之人心也
010_0295_b_07L宲二帝遺骸浮沈沙漠而未還云云則此云楊璉發
之後唐珏收餘骨瘞于蘭亭山者亦可疑也意者
010_0295_b_08L亦是宋人以慰一時人心之意也且二帝梓宮雖還
宋國而遺骨宲不還則此五國城皇帝塚乃眞也
010_0295_b_09L而詩云豈其棺者亦金人雖託葬而眞
身或投水火而但虛葬故詩中云云也
先君在
010_0295_b_10L雄城擬杜秋興八首詩其五砦堡之砦字
寨字也文人或有不
010_0295_b_11L
錄之
大乘庵其二偏袒右肩者金剛經須菩提
即從坐起偏右肩而佛言希有
010_0295_b_12L世尊云云西域之禮自下
告上之時必偏袒右肩

010_0295_b_13L十四卷
贈朋 [94] 陟上人狗性看何暇者禪家看狗
子無佛性話頭昔有僧問
010_0295_b_14L趙州云狗子還有佛性耶州云無令禪者疑云蠢動
含靈皆有佛性何以狗子無耶如是叅究頓斷易爲
010_0295_b_15L見性也牛腰軸已盌 [95] 元大德丁未歲杭州人買二
牛腎剖其一中有佛像高寸許非金非石結加夫坐
010_0295_b_16L眉目可覩樹塔藏之其人行諸方求牛腰佛頌以成
中峯禪師亦題之云無位眞人赤肉團牿牛腰
010_0295_b_17L內緫相瞞法雷震地通
身口若要親聞着眼觀
水石亭和演大師詩
010_0295_b_18L論之 [96] 與魿 [97] 取其元韵躍來魚率性飛去鳥能天之
意也演大師元韵云 [98] 亭臨水石高臥彼哉仙
010_0295_b_19L日簷端射溪風檻孔穿躍來魚率性飛去鳥能天
觀物還觀我物然我亦然其下二句誠好矣爲其
010_0295_b_20L集中第一而溪風檻孔
穿似巧而亦未免兒也
次贈達眞上人詩千岩
010_0295_b_21L點頭見上類抄藏珠玄樻秘者珠收 [99]
子之舍利也檀木麁皮盡現今存焉
躡淸閣

010_0295_c_01L차조정이 躡淸閣 次趙定而
662)663)
두 번째 수 제3구와 제4구에서 “바야흐로 친히 서석산瑞石山664)을 접하고 보니, 제봉霽峰의 마음을 알겠구나.”라 한 것은 제봉 고경명高敬命665)이 「서석유산록」을 지었던 것을 상기하고 한 말이다.

화음굴華陰窟666)
마지막 연의 “여러 승려들이 벽을 마주하고 수행하고 있으니, 마치 소림굴의 암자를 보는 듯하다.”라는 것은 숭산 소림굴에서 달마 대사가 9 년 동안 면벽했던 일을 떠올리고 읊은 것이다.

송정이필경667)운운시松汀李弼卿云云詩668)
두 번째 수 제3구에 “이름난 정자 옆에 큰 파도 푸르구나.”라 한 것은 송정松汀이 해남에 있는데 진도와도 잇닿아 있어서이다. ‘큰 파도 푸르구나.’라는 것은 진도의 벽파정碧波亭을 가리킨다. 그런 까닭에 그다음 구절에서 “이곳에서 몸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한 것이다. 선상공先相公(이필경)이 귀양 갔던 곳이기 때문에 이런 표현을 한 것이다.

김병사만金兵使輓669)
두 번째 수 제1구에 ‘부래符來’라는 것은 염라대왕의 사자가 부서符書를 가지고 온다670)는 뜻이다. 세속에서 하는 말을 따른 것인데, 이는 불서에도 나온다.

갈역잡영葛驛雜咏 기칠其七671)
제4구의 ‘그대만 한 기쁨이 없다.’라는 구절. 산중의 경치를 물은 양 무제에게 도홍경陶弘景672)이 답한 시673)에 “산속에 무엇이 있는가? 고갯마루에 흰 구름이 많습니다. 그저 혼자 즐길 뿐, 당신께 가져다드릴 수는 없습니다.”라 하였다. 선어로도 쓰인다.

갈역잡영 기이십팔其二十八674)
제1구의 ‘제비 지저귀고 꾀꼬리 노래하네.’라는 구절. 선문에 ‘꾀꼬리 노래, 제비 지저귐이 모두 실상實相을 이야기하는 것이요,675) 노란 꽃 푸른 대죽이 반야般若를 드러낸다.676) ’라는 말이 있다.

갈역잡영 기구십일其九十一677)
제2구의 ‘위령圍領’에서 위圍는 단團 자의 오자가 아닌가 한다.678)

갈역잡영 기백삼其百三679)
제4구의 “방에 들어가서는 오직 주인을 부를 뿐.”이라는 구절. 서암 사언瑞巖師彦 화상이 방장실에 들어가 스스로 ‘주인공.’ 하고 부르고 스스로 ‘예.’ 하고 답하였다. 또 ‘또렷하게 깨어 있으라.’ 하고 또 스스로 ‘예.’ 하고 답하였다.680) 주인공681)은 마음을 가리킨다.
15) 제15권第十五卷
갈역잡영葛驛雜咏 기칠십육其七十六682)
제2구의 “노란 잎으로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하다.” 683)라는 구절.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해 법을 설하신 일은 아이가 울 때 노란 잎을 돈이라고 속여 울음을 그치게 하는 것과 같으니, (그 설법에) 실의實意가 담겨 있지 않다는 뜻이다. 그런 까닭에 옛 선사(太古普愚)가 게송으로, “산중에서 자기子期를 만났다면, 어찌 노란 잎을 가지고 산 아래로 내려왔겠는가.” 684)라 읊었으니 지음知音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이에 이르러 법을 설하였다는 말이다.

갈역잡영 기구십칠其九十七685)
제3구의 “장부로서 일대사一大事를 마쳤어라.”라는 구절. 이는 서산 대사西山大師(淸虛休靜, 1520~1604)의 오도송悟道頌 구절이다. 일찍이 남원을 지나다가 정오에 닭 울음소리를 듣고 홀연히 오도하여 게송을 지었다. “머리털은 백발이나 마음은 늙지 않았다고, 옛사람 일찍이 은밀한 뜻 누설하였네. 이제 닭 우는 소리 문득 듣고, 장부로서 일대사를 마쳤어라.” 686)

오대산五臺山687)
두 번째 수 제4구에 “여섯 원숭이를 가둘 수 있다.”라고 한 구절에서 여섯 원숭이란 육근六根(六淺)688)을 뜻하는데, 기실은 하나의 원숭이다. 가령 방 안에 원숭이 한 마리가 있고 그 방에 여섯 개의 창문이 있는데 여섯 개 창문에서 일시에 부르면 여섯 개 창에서 일시에 모두 응답한다689)는 것으로써 한 의식의 근根을 비유한 것이다. 대상이 눈에 응하면 안근眼根이라 하고, 대상이 귀에 응하면 이근耳根이라 한다. 나머지 코, 혀, 몸 등의 식識이 모두 하나하나의 의식 작용이다. 그런 까닭에 육식六識이 기실 하나의 의식이다. 다섯 번째 수 제3구에 “앞산 봉우리에 세 정승이 관인官印을 걸어 두었다.”라는 것은, 공민왕이 세 정승을 보내 이 산으로 나옹 혜근懶翁惠勤(1320~1376) 선사를 방문했는데, 이들 세 정승이 관인을 이 봉우리에 걸어 두었다고 한다(관직을 그만두었다).

상원上院690)
제1구의 ‘상원에 행궁하였다.’는 것은 광릉光陵(세조)이 이곳에 행차한 것을 말한다.

윤사문사청운운尹斯文士淸云云691)
세 번째 수 제1구의 “주렴을 내리고 입을 닫다.”라는 구절. 선가에서는 입을 닫고서 아무 말 하지 않는 것692)을 색태塞兌693)라고 한다. 눈ㆍ귀ㆍ코ㆍ입을 사방에 짝지으면 입은 서방이니 숙살肅殺의 뜻이고, 눈은 남방이니 눈에 화기火氣가 있어서요, 귀는 북방이니 귀에 수성水性이 있기 때문이고, 귀는 동방이니 들숨과 날숨의 바람이 출입하기 때문으로서 바람은 목木을 표현한다.
16) 제16권第十六卷
잡영雜咏694)
첫 번째 수 제8구에 ‘급고원給孤園’은 기원정사祇園精舍를 가리킨다. 급고장자가 땅에 금을 깔아 기타태자祇陀太子의 정원을 사서 지은 절이다. 급고장자가 이미 그 땅을 사서 얻었기에 ‘급고원’이라 한 것이다. ‘기원’이라고도 부르는 까닭은 기타태자가 숲을 보시하여 절을 지었다 하여 기원 또는 기수祇樹라고 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 수에 나오는 ‘중식中食’은 선가에서

010_0295_c_01L次趙定而其二方親瑞石面亦會霽峰之 [100]
霽峯作瑞石遊山錄故也
華陰
010_0295_c_02L數贈 [101] 方面壁看似少林庵者
山少林窟達摩面壁九年也
松汀李弼
010_0295_c_03L卿云云詩其二名亭側畔洪濤碧者松汀在海南
與珍島相連洪濤碧者指碧波亭也
010_0295_c_04L故次句云未忍云
先相公謫所故也
金兵使輓其二符來者
羅使者持符而
010_0295_c_05L來也盖隨俗而
言也亦出佛書
葛驛雜咏其七怡悅莫如君
陶弘景答梁武帝
010_0295_c_06L問山中景詩山中何所有嶺上多白
只可自怡悅不堪持贈君出禪語
其二十
010_0295_c_07L燕語云云禪文云鶯吟燕語
是宲相黃花翠竹現露般若
其九十一
010_0295_c_08L圍領之圍
團字之誤
其百三入室惟堪喚主人瑞岩和
入丈室自喚云主人
010_0295_c_09L自應云諸又云惺惺着
又答云諾主人公指心也

010_0295_c_10L十五卷
葛驛雜咏其七十六黃葉止兒啼佛出
世說法如小兒啼則將黃
010_0295_c_11L稱錢欺之以止其啼言非宲意也故古師偈云
若也山中逢子期豈將黃葉下山下謂不遇知音
010_0295_c_12L致此
說法
其九十七丈夫能事畢西山大師悟道頌
句也曾過南原 [102] 聞午鷄聲
010_0295_c_13L然悟道作頌曰髮白非心白古人
曾漏洩今聽一聲鷄丈夫能事畢
五臺山其二
可以
010_0295_c_14L鎻六猿六猿六淺也其實一猿也如房中有一猿
而此房有六窓自六窓一時俱喚則自六牎一時具
010_0295_c_15L以喩一意淺應眼爲眼淺應耳爲耳淺餘鼻舌
身等識皆一意識之作用也故六識其宲一意也
010_0295_c_16L其五前峰三印桂香 [103] 恭愍王遣三相
懶翁于此山時三相掛印于此峯云云
上院即
010_0295_c_17L行宮者光陵幸
此也
尹斯文士淸云云其三垂
簾仍塞
010_0295_c_18L兌者禪家以杜口不言爲塞兌也以眼耳鼻口
四方則口是西方以肅殺故也眼是南方眼有火
010_0295_c_19L故也耳是北方耳有水聲 [104] 故也鼻是
東方有出入息之風而風則木也

010_0295_c_20L十六卷
雜咏給孤園者即祗園給孤長者布金
買祗陁太子之園作寺也給孤旣買
010_0295_c_21L則應唯云給孤園而又云祗園者祗陁太子
樹作寺故云祗園亦云祗樹也其五中食禪家日

010_0296_a_01L정오 이전의 일식一食 외에는 잡식을 금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불로不爐’ 695)의 의미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겠다. 선가에도 나오지 않는다.

우정일률 약우미침시 又呈一律 略寓微忱詩696)
제6구의 “꿩이 수레 아래 날아와 절로 온순히 있네.”라는 구절. 다른 곳에는 ‘노공魯恭이 중모中牟의 영令으로 있을 때 뽕나무 아래에서 꿩을 길들였다.’697)라고 되어 있다. ‘수레 아래’라 한 것은 ‘뽕나무 아래’를 잘못 쓴 것이 아닌가 한다. 아니면 다른 곳에 ‘뽕나무 아래’라 한 구절이 잘못인지도 모르겠다.
부록 1 附錄一 : 상촌집象村集
1. 불가경의설
불가의 가르침은 우리 도에 적이고, 불교도들은 백성들에게 해를 끼치는 좀이다. 그 경서와 그것을 믿는 사람들에 대해서 유자儒者들은 글에 싣지도 않고 입에 올리지도 않는다. 그런데 그 범어가 허황하고 기괴하여 보아도 구두를 떼어 읽지 못하고 쓰려 해도 구두를 떼어 쓰지 못한즉 이를 똑똑히 밝혀 반박할 도리가 없다. 이에 불가에서 흔히 쓰는 언어문자를 시험 삼아 들어 해설을 약간 제시해 보탬으로써 후학들이 미혹되지 않도록 하고자 한다.
보리菩提(ⓢ bodhi)는 깨달음(覺)이라 한역한다. 살타薩埵(ⓢ sattva)는 유정有情(衆生)이라 한역한다. 열반涅槃은 자유무애하여(無爲) 죽지도 나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 anuttara-samyak-saṁbodhi)는 최상의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이라는 뜻으로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이라 한역한다. 바라밀다波羅蜜多(ⓢ pāramitā)는 생사윤회하는 차안此岸에서 해탈 열반한 피안此岸의 세계로 건너간다는 뜻에서 도피안到彼岸이라 한역한다. 비로자나毗盧遮那(ⓢ Vairocana)는 중중무진重重無盡한 갖가지 광명이 두루 비춘다는 뜻이다. 유마힐維摩詰(ⓢ Vimalakīrti)은 정명淨名을 가리키는데 장로의 이름이다. 계정혜戒定慧(三學)란 잘못을 막아 그치게 하고 악함을 바로잡는 계戒, 마음이 대상경계와 접촉해도 그 인연을 따라 동요하지 않는 정定, 마음이 대상경계를 두루 비추는 작용을 하여도 어떠한 장애도 없는 혜慧 세 가지를 말한다.
오선五禪은 범부선ㆍ외도선ㆍ소승선ㆍ대승선ㆍ최상승선이다. 오분법신五分法身은 계신戒身ㆍ정신定身ㆍ혜신慧身ㆍ해탈신解脫身ㆍ해탈지견신解脫知見身이다. 육신통六神通은 천안통天眼通ㆍ천이통天耳通ㆍ타심통他心通ㆍ숙명통宿命通ㆍ신경통神境通(神足通)ㆍ누진통漏盡通이다. 오온五蘊은 색ㆍ수ㆍ상ㆍ행ㆍ식이다. 사대四大는 지ㆍ수ㆍ화ㆍ풍이다. 육진六塵은 성ㆍ

010_0296_a_01L中一食外不許雜食也
不爐未詳禪家所無也
又呈一律略寓微忱詩
雉來車下自
010_0296_a_02L能馴他處云 [105] 恭爲中年 [106] 令桑下用馴雉也 [107]
車下恐桑下之誤耶亦安知彼云桑下爲誤也

010_0296_a_03L
010_0296_a_04L

010_0296_a_05L1)「附錄一」 [1]
010_0296_a_06L
010_0296_a_07L
010_0296_a_08L象村集

010_0296_a_09L佛家經義說

010_0296_a_10L
佛之敎吾道之賊也佛之人生民之
010_0296_a_11L蠧也其書其人儒者所不載不穪也
010_0296_a_12L然其梵語恢詭見者不能句書亦不能
010_0296_a_13L則無由闢之廓如試擧其恒用於
010_0296_a_14L言語文字者略加提釋俾後學不迷也
010_0296_a_15L菩提覺也蕯埵有情也涅槃無爲
010_0296_a_16L不死不生之所也2) [2] 耨多羅三藐三菩
010_0296_a_17L無上正等正覺也波羅密多到彼
010_0296_a_18L岸也毗盧遮那種種光明遍照也
010_0296_a_19L摩詰淨名也長老之名也戒定慧
010_0296_a_20L非定惡曰戒心不隨緣曰定心照無
010_0296_a_21L碍曰慧五禪一曰凡夫二曰外道
010_0296_a_22L三曰小乘四曰大乘五曰上乘五分
010_0296_a_23L法身戒定慧解脫知見也六通天眼
010_0296_a_24L天耳他心宿命神境漏盡也五蘊色受
010_0296_a_25L想行識也四大地水火風也六塵

010_0296_b_01L색ㆍ향ㆍ미ㆍ촉ㆍ법이다. 육입六入은 안ㆍ이ㆍ비ㆍ설ㆍ신ㆍ의로 육근六根이라고도 한다. 십이처十二處는 육근과 육진을 합하여 이르는 말로서 근진根塵이라고도 한다. 팔풍八風은 이利ㆍ쇠衰ㆍ훼毀ㆍ예譽ㆍ칭稱ㆍ기譏ㆍ고苦ㆍ낙樂이다. 사제四諦는 고苦ㆍ집集ㆍ멸滅ㆍ도道이다. 십이류十二類는 난생卵生ㆍ습생濕生ㆍ태생胎生ㆍ화생化生ㆍ유색有色ㆍ무색無色ㆍ유상有想ㆍ무상無想ㆍ약비유상若非有想ㆍ약비무상若非無想ㆍ약비유색若非有色ㆍ약비무색若非無色이다. 오탁五濁698)은 기근饑饉ㆍ병질病疾ㆍ도병刀兵 등의 재해가 일어나는 겁탁劫濁, 온갖 삿된 견해들이 일어나는 견탁見濁, 탐진치 등의 번뇌가 치성하게 일어나는 번뇌탁煩惱濁, 악업의 과보 따위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고통은 많고 복덕은 적은 중생탁衆生濁, 수명이 점차로 줄어드는 명탁命濁이다. 오개五蓋(번뇌)는 탐욕貪慾, 진에嗔恚, 어리석고 마음이 가라앉은 상태의 치면癡眠, 마음이 들떠 불안정한 조희調戲, 인과의 도리를 의심하고 업신여기는 의모疑侮이다. 삼매三昧(ⓢ samādhi)는 치일致一ㆍ정정正定ㆍ등지等持 등으로 한역한다.
십신十身은 자신ㆍ중생신ㆍ업보신ㆍ국토신ㆍ성문신ㆍ원각신ㆍ보살신ㆍ지신ㆍ법신ㆍ공허신이다.699) 삼유三有는 욕유欲有ㆍ색유色有ㆍ무색유無色有이다. 삼장三藏은 경經ㆍ율律ㆍ논論이다. 칠지七支는 신업身業 셋(殺生ㆍ偸盜ㆍ邪淫)과 구업口業 넷(妄語ㆍ綺語ㆍ惡口ㆍ兩舌)을 합해 일곱 악업을 가리킨다. 삼의三衣는 승가리僧伽黎(僧伽梨。僧伽胝)ㆍ울다라승鬱多羅僧ㆍ안타회安佗會이다.700) 칠보신七寶身은 신信ㆍ정진精進ㆍ계戒ㆍ참괴慚愧ㆍ문사聞捨ㆍ인욕忍辱ㆍ정혜定慧이며, 칠재七財라고도 한다. 삼법문三法門은 체중현體中玄ㆍ구중현句中玄ㆍ현중현玄中玄이다.701) 반야(ⓢ prajñā)는 지혜라는 뜻이다. 삼마제三摩提 『능엄경주』에 “삼마제는 삼마지三摩地, 삼매라고도 하며 정정正定이라 한역한다.” 702)라 하였다. 는 온전히 선정에 들어 본래 청정한 마음의 상태이다. 삼신三身은 법신法身ㆍ보신報身ㆍ화신化身이다. 아란야阿蘭若는 그윽하고 고요한 곳을 가리킨다.
사지四智는 대원경지大圓鏡智ㆍ평등성지平等性智ㆍ묘관찰지妙觀察智ㆍ성소작지成所作智이다.703) 기수원祇樹園은 부처가 법을 설하신 곳이다. 총림叢林은 승려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보방寶坊은 절을 일컫는다. 나원奈苑은 나奈 땅의 어느 여인이 왕비가 되어 부처님께 땅을 희사한 일에서 말미암아 요즘에는 절을 나원이라 일컫게 되었다. 우바새優婆塞(ⓢ upāsaka)는 청신사淸信士라 한역한다. 우바이優婆夷(ⓢ upāsikā)는 여승이다. 필추苾芻는 향초이다.

010_0296_b_01L色香味觸法也六入眼耳鼻舌身意也
010_0296_b_02L又曰六根也十二處即六根六塵
010_0296_b_03L而言曰根塵也八風利衰毁譽稱譏苦
010_0296_b_04L樂也四諦苦集滅道也十二類
010_0296_b_05L生濕生胎生化生有色無色有想無想若
010_0296_b_06L非有想若非無想若非有色若非無色也
010_0296_b_07L五濁刼濁見濁煩惱濁衆生濁命濁也
010_0296_b_08L五盖貪慾嗔恚痴眠調戱疑侮也三昧
010_0296_b_09L致一也一云定正 [108] 等持也十身
010_0296_b_10L身衆生身業報國士 [109] 聲聞圓覺菩薩知法
010_0296_b_11L空虛也三有欲有色有無色有三藏
010_0296_b_12L經律論也七支身業三口業四合爲
010_0296_b_13L七也三衣僧伽黎黎 [110] 欝多羅僧安佗會
010_0296_b_14L七寶身一信二精進三戒四慚
010_0296_b_15L五聞捨六忍辱七定慧也又名七
010_0296_b_16L財也三法門軆中玄句中玄玄中玄
010_0296_b_17L般若智慧也三摩提楞嚴經註曰三摩提
亦云三摩地亦云三
010_0296_b_18L此云
正定
一切攝定禪心三身法報化也
010_0296_b_19L阿蘭若空靜處也四智大圓鏡智
010_0296_b_20L等性智妙觀察智成所作智也祗樹
010_0296_b_21L說法處也叢林僧聚處也寶坊
010_0296_b_22L名也奈苑奈中有女爲王妃以地捨
010_0296_b_23L故今稱寺社爲奈苑也優婆塞 [111]
010_0296_b_24L信士也優婆夷屍也苾蒭香草也

010_0296_c_01L사미沙彌는 삭발한 어린 승려이다. 비구比丘(ⓢ bhikṣu)는 걸사乞士라 한역한다. 상인上人은 덕과 지혜를 갖춘 뛰어난 수행자를 뜻한다. 사리闍梨(ⓢ ācārya)는 궤범軌範이라 한역한다. 녹원鹿苑(鹿野苑)은 전법처이다. 계원鷄園은 부처님이 머무시던 곳이다. 범찰梵刹(ⓢ brahma-kṣetra)은 깃발을 매다는 대, 즉 번간幡竿을 가리키던 말이다. 용상龍象은 큰 법을 계승하는 자를 뜻한다. 가람伽藍(ⓢ saṅghārāma)은 여러 불제자들이 모인 곳이다. 초제招提(ⓢ caturdiśya)는 시방의 주지를 뜻한다. 부도浮圖는 취상聚相이라 한역한다.
우란분盂蘭盆(ⓢ ullambana)은 거꾸로 매달린 지옥의 고통에서 구제한다는 뜻이다. 여래如來(ⓢ tathāgata)라는 말에서 본래의 깨달음인 본각本覺을 여如라 하고, 지금 실현한 깨달음인 금각今覺은 래來라 한다. 사리舍利(ⓢ śāri)는 새 이름이다. 아비담阿毗曇(ⓢ abhidharma)은 경율론經律論을 뜻한다.704) 수다라修多羅(ⓢ sūtra)는 경經이라 한역한다. 단나檀那(ⓢ dāna)ㆍ단월檀越(ⓢ dānapati)은 시주施主라 한역한다. 흘률다吃栗多는 천인賤人이라 한역한다.
가타伽佗(ⓢ gāthā)는 풍송諷誦이라 한역한다. 비니毗尼(ⓢ 毘奈耶, vinaya)는 율律이라 한역한다. 우담화優曇花는 3천 년마다 꽃을 피워 상서로움을 나타낸다. 각루殼漏는 세계를 뜻한다. 다비茶毗는 불사른다는 뜻이다. 나무南無(ⓢ namas)는 귀추歸趍라 한역한다. 마하살摩訶薩(ⓢ mahāsattva)은 대유정大有情이라 한역하는데 중생을 능히 구제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니려야泥黎耶(ⓢ niraya)는 희락喜樂이 없는 지옥이다. 니려가泥黎伽는 달아날 곳이 없다(無去處)는 뜻으로 지옥이다. 솔도파窣堵坡(ⓢ stūpa)는 분墳이라 한역한다.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 prātimokṣa)는 온갖 악행에서 벗어나 해탈을 얻는 데 도움을 준다는 의미에서 별해탈別解脫이라 한역한다. 부도浮屠ㆍ불타佛佗ㆍ부다部多ㆍ무타毋駄ㆍ몰타沒佗는 모두 깨닫다라는 뜻의 각覺으로 한역한다. 식차마라式叉摩羅는 손톱과 머리털을 기르다라는 뜻이다. 라마羅摩는 원院이라 한역한다. 바연나波演那는 주위낭사周圍廊舍라 한역한다. 지율거底栗車는 축생이라 한역한다. 아라한阿羅漢(ⓢ arhat)은 온갖 악에서 멀리 벗어나 삼생계를 도는 윤회를 받지 않는 사람이다.
석가釋伽(釋迦:ⓢ Śākya)는 능인能仁이라 한역하고, 모니牟尼(ⓢ muni)는 적묵寂嘿(寂默)이라 한역한다. 미륵彌勒(ⓢ Maitreya)은 자慈로 한역한다. 바라문波羅門(婆羅門:ⓢ brāhmaṇa)은 범지梵志라 한역한다. 벽지辟支(ⓢ pratyeka)는 독각獨覺(緣覺)이라 한역한다. 선나禪那(ⓢ dhyāna)는 정사靜思라는 뜻이다 『능엄경주』에 “선나는 정려라 한역한다.” 705)라고 하였다 . 갈마羯磨(ⓢ karman)는 작법作法ㆍ변사辨事 등으로 한역한다. 만다라화曼陀羅花(ⓢ manḍārava)는 잡색화雜色花라 한역한다. 담복화薝蔔花(ⓢ campaka)는 황색화黃色花라 한역한다. 우발라화優鉢羅花(ⓢ utpala)는 황백화黃白花라 한역한다. 아승기阿僧祇(ⓢ asaṅkhya)는 무수無數라 한역한다. 삼귀三歸는

010_0296_c_01L沙彌落髮小僧也比丘乞士也上人
010_0296_c_02L有德智勝行者也闍梨軌範也鹿苑
010_0296_c_03L轉法處也鷄園佛所居也梵刹嶓竿
010_0296_c_04L龍象負荷大法者也伽藍衆佛弟
010_0296_c_05L子居也招提十方住持也浮圖聚相
010_0296_c_06L盂蘭盆救倒懸也如來本覺爲如
010_0296_c_07L今覺爲來也舍利鳥名阿毗曇經律
010_0296_c_08L論也修多羅經也檀羅 [112] 檀越施主也
010_0296_c_09L吃栗多賤人也伽佗諷誦也毗尼
010_0296_c_10L律也優曇花三千年現瑞也殼漏
010_0296_c_11L界也茶毗焚也南無歸趍也摩呵
010_0296_c_12L大有情能救人也泥黎耶無喜樂
010_0296_c_13L地獄泥黎伽無去處地獄也窣堵坡
010_0296_c_14L墳也波羅提木叉別解脫也浮屠
010_0296_c_15L部多母䭾沒佗皆覺也式叉摩
010_0296_c_16L長爪髮也羅摩院也波演那
010_0296_c_17L圍廊舍也底栗車畜生也阿羅漢
010_0296_c_18L離諸惡不受三生界也釋伽能仁也
010_0296_c_19L牟尼寂嘿也彌勒慈也波羅門
010_0296_c_20L志也辟支獨覺也禪那靜思也楞嚴
註曰
010_0296_c_21L禪那
慮也
羯磨作法辨事也曼陀羅花
010_0296_c_22L雜色花也簷葡花黃色花也優鉢羅
010_0296_c_23L黃白花也阿僧祗無數也三歸
010_0296_c_24L「附錄一」二字編者補入「何」疑「阿」{編}

010_0297_a_01L불佛ㆍ법法ㆍ승僧 삼보三寶에 귀의한다는 뜻이다. 삼연三緣은 첫째 자기의 윤회생사를 마치는 것이고, 둘째 삼보에 초항招降하는 것이며, 셋째 육도사생六道四生을 위해 모두 해탈케 하는 것이다.
삼생三生은 전생ㆍ후생ㆍ현재생이다. 사은四恩은 부모ㆍ스승ㆍ임금ㆍ시주자에 대한 은혜이다. 오근五根은 신信ㆍ정진精進(勤)ㆍ염念ㆍ정定ㆍ혜慧이다. 육화六和는 같은 계를 지니고 함께 수행하는 계화戒和, 견해를 함께하며 앎을 같이하는 견화見和, 함께 생활하며 서로 신체적으로 마찰이 없는 신화身和, 이로움을 균등하게 함께하는 이화利和, 재화財貨를 두고 다툼이 없는 재화財和, 뜻이 화합하여 함께 기뻐하는 의화意和 등이다. 오운五運은 생生ㆍ노老ㆍ병病ㆍ사死ㆍ고苦이다. 사연四緣은 인연ㆍ차제연次第緣(等無間緣)ㆍ소연연所緣緣ㆍ증상연增上緣이다.706) 사과四果는 수다원과須陀洹果(預流果)ㆍ사다함과斯陀含果(一來果)ㆍ아나함과阿那含果(不還果)ㆍ아라한과阿羅漢果(無學果)이다.707) 오계五戒는 불음不淫(不邪婬戒)ㆍ불한不狠(不偸盜戒)ㆍ불살不殺(不殺生戒)ㆍ불망不妄(不妄語戒)ㆍ불음不飮(不飮酒戒)이다. 십계十戒는 불살생不殺生ㆍ불투도不偸盜ㆍ불사음不邪淫ㆍ불망어不妄語ㆍ불음주不飮酒ㆍ불식육不食肉ㆍ불탐진不貪嗔ㆍ불잡견不雜見ㆍ불훼방不毀謗ㆍ불기과不欺夸이다. 오각五覺은 중생각衆生覺ㆍ삼승각三乘覺ㆍ성문각聲聞覺ㆍ보살각菩薩覺ㆍ불각佛覺이다. 삼승三乘은 초근인인 소승, 중근인인 중승, 상근인인 대승을 가리킨다.
대도의 광명은 하늘의 해처럼 밝게 빛나는데도 이러한 교리가 세상에 횡행함은 어째서인가.
2. 도가경의설
수양가(도가)의 도는 기껏해야 이기적인 작은 도에 불과하니, 부처가 거칠 것 없이 제멋대로 방자하게 윤리와 기강을 멸절하였던 것과는 같지 않다. 그런데 그 글을 보면 대체로 은어가 많아 이를 보는 이들이 그 참뜻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결국에는 경계 밖으로 마음을 내달려 황당한 지경으로 다투어 간다. 이에 그 진실한 뜻에 근거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곤륜昆侖은 머리이다. 또는 배꼽이라고도 한다. 단전丹田에 세 가지가 있는데, 뇌가 상

010_0297_a_01L歸佛也歸法也歸僧也三緣一了自
010_0297_a_02L己輪回生死也二招降三寶也三爲六
010_0297_a_03L道四生皆令解脫也三生前生後生
010_0297_a_04L現在生也四恩父母師長國 [113] 施主也
010_0297_a_05L五根信也精進也念也定也慧也
010_0297_a_06L六和戒和同修見和同解身和同住
010_0297_a_07L利和同均財和無爭意和同俗 [114]
010_0297_a_08L生老病苦死也四緣因緣次第緣
010_0297_a_09L所緣緣 [115] 上緣也四果頻來果一來
010_0297_a_10L果無生果也 [116] 五戒不淫不狠 [117] 不殺不妄
010_0297_a_11L不飮也十戒不殺生不偸盜不邪淫不
010_0297_a_12L妄語不飮酒不食肉不貪嗔不雜見不毁
010_0297_a_13L謗不欺夸也五覺衆生覺三乘覺聲聞
010_0297_a_14L覺菩薩覺佛覺也三乘初根人爲小乘
010_0297_a_15L中根人爲中乘上根人爲大乘也大道
010_0297_a_16L光明如日麗天而乃有此敎並行於
010_0297_a_17L天下何也

010_0297_a_18L道家經義說

010_0297_a_19L
修養家不過自私之小道非若佛之洸
010_0297_a_20L洋自恣滅絕倫紀也然其爲書率多
010_0297_a_21L隱語爲之者不能考究其眞遂馳心
010_0297_a_22L域外而爭趍於荒唐今據其實則昆
010_0297_a_23L頭也又爲臍也丹田有三腦爲上

010_0297_b_01L단전, 심장 아래는 중단전, 배꼽 아래는 하단전이다. 니환泥丸은 뇌이다. 천정天庭은 양미간이다. 창화蒼華ㆍ태원太元ㆍ화근華根ㆍ운의雲儀ㆍ옥화玉華는 모두 머리카락이다. 천대天坮ㆍ중악中岳ㆍ신려神廬ㆍ장곡長谷ㆍ옥롱玉隴ㆍ영견靈堅은 코이다. 은해銀海ㆍ명주明珠는 눈이다. 영현英玄ㆍ명상明上은 목신目神의 이름이다. 화개華蓋는 눈썹이다. 공한空閑ㆍ교녀矯女는 모두 이신耳神의 이름이다. 유전幽田도 이신이다. 자연紫煙ㆍ소운素雲은 모두 눈동자를 가리킨다. 대연大淵ㆍ금례金醴ㆍ옥영玉英ㆍ옥지玉池ㆍ예천醴泉은 침이다. 영근靈根ㆍ주조朱鳥는 혀의 이름이다. 통명通命은 설신舌神의 이름이다. 정륜正綸도 설신이다. 현응玄膺은 혀 아래에 침이 고여 있는 부위이다. 악봉崿峯ㆍ백석白石ㆍ나천羅千은 치아이다. 중지中池는 입이다. 옥루玉樓는 어깨이다.
영대靈坮ㆍ자방紫房ㆍ강궁絳宮ㆍ적성赤城ㆍ수령守靈ㆍ단원丹元은 심장이다. 용연龍烟ㆍ함명含明은 간장이다. 황야黃野ㆍ상재常在ㆍ혼정魂停ㆍ영원靈元은 비장이다. 허성虛成ㆍ호화皓華ㆍ혼강混康은 폐이다. 위명威明ㆍ용요龍曜는 쓸개이다. 태창太倉은 위이다. 현명玄冥ㆍ육영育嬰ㆍ현경玄卿은 신장이다. 유관幽關은 두 신장의 사이이다. 은룡隱龍은 간담이다. 장성長城은 소장이다. 중루重樓는 목구멍이다. 소경素瓊은 침이 고인 부위이다. 삼초三焦는 심장ㆍ간ㆍ폐의 기운이 순환하는 부위이다. 내지內芝는 맥이다. 신화神華는 비장과 폐의 사이이다. 도강桃康708)은 정精이다. 황정黃庭709)은 오장 가운데 사람의 기맥이 통하는 부위이다. 황동黃童은 황정의 기이다. 황파黃婆는 호흡법으로 배꼽 아래에 기운을 모으는 것이다.
사해四海란 혈액이 한데 모여드는 심장이라는 혈해血海, 기가 모여드는 신장이라는 기해氣海, 뇌수가 모여드는 뇌라는 수해髓海, 물과 음식이 모여드는 비장과 위라는 수곡해水穀海를 가리킨다.

010_0297_b_01L丹田心下爲中丹田臍下爲下丹田也
010_0297_b_02L泥丸腦也天庭兩眉間也蒼華
010_0297_b_03L華根雲儀玉華皆髮名天坮
010_0297_b_04L神廬長谷玉隴靈堅皆鼻名也
010_0297_b_05L銀海明珠皆目名也英玄明上
010_0297_b_06L目神名也華盖眉也空間 [118] 矯女
010_0297_b_07L耳神名也幽田亦耳神也紫烟素雲
010_0297_b_08L皆目精也大淵金醴玉英玉池
010_0297_b_09L皆口液也靈根朱鳥皆舌名也
010_0297_b_10L通命舌神名也正倫 [119] 亦古神也玄膺
010_0297_b_11L舌下通津處也彎峰白石羅千皆齒
010_0297_b_12L中池口名也玉樓肩名也靈坮
010_0297_b_13L紫房絳宮赤城守靈丹元皆心名
010_0297_b_14L龍烟倉明皆肝名也黃野常在
010_0297_b_15L魂停靈元皆脾名也虛成皓華
010_0297_b_16L皆肺名也威明龍曜皆膽名也
010_0297_b_17L太倉胃名也玄冥育嬰玄卿皆腎
010_0297_b_18L名也幽關兩腎 [120] 隱龍肝膽也長城
010_0297_b_19L小膓也重樓喉嚨也素瓊口津也
010_0297_b_20L三焦心肝肺上氣也內芝脉也神華
010_0297_b_21L脾肺之間也桃康精也黃庭五臟之
010_0297_b_22L通人氣脉之所也黃童黃庭之氣
010_0297_b_23L黃婆胎息也四海心爲血海
010_0297_b_24L爲氣海腦爲髓海脾胃爲水穀海也

010_0297_c_01L오호五湖는 오장의 진액이다. 구강九江은 소장의 기운이다. 삼도三島는 이마ㆍ심장ㆍ정신을 가리킨다. 육지六池는 오장 및 입술과 치아 사이이다. 신수神水ㆍ금파金波는 타액이다. 경액瓊液ㆍ옥천玉泉ㆍ백설白雪ㆍ양수陽酥는 모두 정액淨液710)을 이른다. 삼지三池는 쓸개ㆍ혀ㆍ소장이다.711) 삼방三房은 단전의 별명이다. 삼궁三宮712)은 단전의 가운데이다. 구실九室은 머리이다. 오아五芽는 오행이다. 삼신三神은 세 단전의 신이다. 육정육갑六丁六甲은 정간丁干과 갑간甲干의 신이다. 삼기三奇는 태청太淸ㆍ단전丹田ㆍ부적符籍이다. 팔경八景은 팔괘이다. 육신六神713)은 육갑六甲714)ㆍ육정六丁715)ㆍ육부六腑716)이다. 삼청三淸은 태청太淸717)ㆍ옥청玉淸ㆍ상청上淸이다.
삼원三元은 정精ㆍ기氣ㆍ신神이다. 옥신군玉宸君은 태청太淸의 존칭이다. 구신九神은 삼원三元ㆍ삼단三丹ㆍ삼방三房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자하전紫霞殿ㆍ예주전蕊珠殿은 우언이다.718) 삼광三光은 일日ㆍ월月ㆍ성星이다. 오령五靈은 오성五星(金ㆍ木ㆍ水ㆍ火ㆍ土)이다. 도핵桃核은 태일군太一君719)의 이름이다. 울의鬱儀(鬱華)는 태양신이고, 결린結璘은 달의 신이다. 오선五仙은 천선天仙ㆍ지선地仙ㆍ인선人仙ㆍ귀선鬼仙ㆍ신선神仙이다. 팔선八仙720)은 종리권鍾離權721)과 여동빈呂洞賓722) 등을 가리킨다. 삼관三關은 입(口)ㆍ손(手)ㆍ발(足)이다. 배꼽 아래 3촌 되는 지점을 관關이라고 한다. 삼로三老는 원로元老ㆍ현로玄老ㆍ노군老君이다. 삼혼三魂723)은 혼의 연명衍名이다. 삼진三眞은 혼魂ㆍ심장ㆍ비장이다. 구미九微는 구신九神과 같다. 삼충三蟲은 삼시三尸이다.
사연四緣은 신身ㆍ심心ㆍ세世ㆍ사事이다. 이약二藥은 내內와 외外이다. 상약삼품上藥三品은 정精ㆍ기氣ㆍ신神이다. 삼가三家는 신身ㆍ심心ㆍ의意이다. 오기五氣는 정精ㆍ신神ㆍ혼魂ㆍ백魄ㆍ의意이다.724) 연홍鉛汞은 신장과 심장의 기운을 돌게 하는 단약이다. 성태聖胎는 신神과 기氣를 응결한 금단金丹이다. 탈태脫胎는 단법을 완성한 상태이다. 현관玄關은 드러내기 전의 기운이다. 영아嬰兒는 성태聖胎와 같다. 현빈玄牝은 염려念慮가 기거하는 곳이다. 정로鼎爐는 신심身心을 이른다.

010_0297_c_01L五湖五臟之液也九江小膓之氣
010_0297_c_02L頂心神也六池五藏及唇齒間也
010_0297_c_03L神水金波皆津腋也瓊液玉泉
010_0297_c_04L陽酥皆精也三池膽舌小膓也
010_0297_c_05L三房丹田之別名也三宮丹田中也
010_0297_c_06L九室頭也五芽五行也三神三丹
010_0297_c_07L田神也六丁六甲丁干甲干也三奇
010_0297_c_08L太淸丹田符籍也八景八卦也六神
010_0297_c_09L六甲六丁六府也 [121] 三淸太淸玉淸
010_0297_c_10L淸也三元精氣神也玉宸君太淸尊
010_0297_c_11L稱也九神合三元三丹三房也紫霞
010_0297_c_12L殿蘂珠殿皆寓言也三光日月星也
010_0297_c_13L五靈五星也桃核太一君名也欝儀
010_0297_c_14L日仙也結璘月仙也五仙天仙地仙
010_0297_c_15L人仙鬼仙神仙也八仙鍾呂等八仙也
010_0297_c_16L三關口手足也又臍下三寸爲關也
010_0297_c_17L三老元老玄老老君也三魂魂之衍
010_0297_c_18L名也三眞魂心脾也九微猶九神也
010_0297_c_19L三虫三尸也四緣身心世事也二藥
010_0297_c_20L內也外也上藥三品精氣神也三家
010_0297_c_21L身心意也五氣精神魂 [122] 魄意也鈆汞
010_0297_c_22L鈆腎汞心也聖胎神凝氣結也脫胎
010_0297_c_23L丹成也玄關未發前氣也嬰兒猶聖
010_0297_c_24L胎也玄牝念慮所寄處也鼎爐身心

010_0298_a_01L칠반七返은 칠화七火의 성수成數이고, 구환九還은 구금九金의 성수成數이다.725) 몸속의 부부는 성性과 정情이다. 진종眞種(本性)의 자식은 심두心頭이다. 삼요三要는 눈ㆍ코ㆍ신장 또는 정精ㆍ기氣ㆍ신神이다. 현귀玄龜는 신장이다. 주작朱雀은 심장이다. 오장의 정기精氣가 상생상극에서 조화롭게 된 오기조원五氣朝元726)이란 정精ㆍ혼魂ㆍ백魄ㆍ의意 등이 부동한 상태이다. 목부금공木父金公727)은 오장이 서로 어미와 자식 같은 관계를 가리킨다. 목욕은 마음과 생각을 씻어 내는 것이다. 양화養火는 염려를 끊은 것이다. 요당了當은 허극虛極이다. 용호龍虎는 심장과 신장이다.728) 추첨抽添729)은 음양을 밖으로 내리는 것이다. 삼검三劍은 번뇌煩惱ㆍ색욕色欲ㆍ탐진貪嗔을 베어 버리는 세 가지 검이다.
연단煉丹의 여덟 가지 재료(八瓊丹)는 단사丹砂ㆍ자황雌黃ㆍ공청空靑ㆍ유황硫黃ㆍ운모雲母ㆍ융염戎鹽ㆍ은석隱石ㆍ웅황雄黃이다. 십이과十二科는 모두 수행하여 도를 이루는 절목이다. 구난九難은 의식衣食에 핍박받는 것, 존장이 격노하는 것, 명리에 얽매이는 것, 은애가 엉겨 붙는 것, 재화災禍가 뜻밖에 일어나는 것, 맹사盲師와 약속하는 것, 의론이 갈리는 것, 뜻이 나태한 것, 세월을 헛되이 보내는 것이다. 십마十魔는 부富ㆍ귀貴ㆍ정情ㆍ욕欲ㆍ은恩ㆍ애愛ㆍ환患ㆍ병病ㆍ성聲ㆍ색色이다.
도는 오기五氣와 오장五臟에 있는데, 금석초목金石草木 따위에서 그것을 구하니, 진시황이나 한 무제가 이런 무리였다. 진실로 신기神氣를 생하게 하여 청명함이 몸에 있게 할 수 있다면 타고난 원래의 수명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뜻을 둔 이가 황당무계한 말에 현혹되지만 않는다면 그럴 수 있으리라.
3. 역대천문지설
천관天官(天文。天象의 의미)은 헌원씨에게서 시작되었고, 칠정七政(日月과 五星)은 당우唐虞730) 때에 정비되었다. 별의 이름과 빛발(光芒)과 색채에서 재앙과 상서를 구별하는 데에 이르기까지 후대로 내려오면서 천문술에 뛰어난 이들이 번갈아 등용되며 저술을 이루었는데, 관련된 말이나 글이 전기 여기저기에 나온다.
춘추시대의 경우 점성가의

010_0298_a_01L七返七火之成數也九還九金之
010_0298_a_02L成數也身中夫婦性情也眞種子
010_0298_a_03L頭也三要眼鼻腎或精氣神也玄龜
010_0298_a_04L腎也朱雀心也五氣朝元也精魂
010_0298_a_05L魄意不動也木父金公指五臟之相
010_0298_a_06L爲母子也沐浴洗心滌慮也養火
010_0298_a_07L念慮也了當虛極也龍虎心腎也
010_0298_a_08L抽添陰陽外降也三劔斬煩惱斬色
010_0298_a_09L斬貪嗔也八瓊丹砂雌黃空靑
010_0298_a_10L雲母戎鹽隱石雄黃也十二科皆修
010_0298_a_11L爲成道節目也九難衣食逼迫尊丈
010_0298_a_12L激惱名利縈絆恩愛牽纒災禍橫生
010_0298_a_13L盲師約束議論差別志意懈怠歲月
010_0298_a_14L蹉跎也十魔富貴情欲恩愛患病聲色
010_0298_a_15L道在五氣五臟而求之金石草木
010_0298_a_16L秦皇漢武之倫是已苟能生神生氣
010_0298_a_17L明在躬則可以占人元之壽有志者
010_0298_a_18L不惑於誕妄則幾矣

010_0298_a_19L歷代天文志說

010_0298_a_20L
天官昉於軒轅氏七政齊於唐虞之際
010_0298_a_21L而至於星之名號芒色災祥之別盖後
010_0298_a_22L來精於術者代興而著之或以言或
010_0298_a_23L以書雜出於傳記若春秋之時占星者

010_0298_b_01L말이 맞지 않는 것이 없었다. 옛 성신聖神이 논찬한 작품 중에서 주나라 쇠퇴기에도 여전히 전해져 내려온 일부가 있어서 그럴까? 한나라가 흥하고 나서 감공甘公과 석공石公731)이 별자리 이름을 많이 지었는데 그 이름과 뜻은 대개 인사人事를 따르고 모방한 것이다. 예컨대 자미원紫微垣, 태미원太微垣, 천시원天市垣 및 다른 별자리 모두 본뜬 인사가 있으니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후에 재화災禍의 기운을 관찰하는 자들이 그 분야의 빛을 진단하여 말하기를, ‘어떤 분야의 어떤 별에 어떤 기운이 있으므로 당연히 어떤 조짐이 있으리라.’라고 하면 반드시 그러한 조짐이 나타났다. 어떤 사람이 이름을 짓고서 재변災變의 징후가 나타나면(謫見) 하늘이 응했다고 하니, 하늘이 사람과 화합해서인지 사람이 하늘에 오묘하게 감응해서인지 나는 의심스럽다. 이 어찌 이상하지 않은가!
사마자장司馬子長(司馬遷, B.C. 145?~B.C. 86?)이 「천관서天官書」를 지었는데 대단히 상세하다. 상고시대에는 사관史官이 천관의 직무까지 겸하였고 한나라 때에도 그러하였다. 자장子長은 대대로 사관을 역임하였으니, 천체의 현상에 대해서도 잘 알았다. 그러므로 호수壺遂732) 무리와 태초력太初曆733)을 세우면서 하력夏曆(夏正)734)을 썼는데, 그 재주가 단지 문장에 그치지 않았다. 반고班固(32~92)가 『한서漢書』를 지으면서 「천문지天文志」를 저술하였는데 자장을 본받은 것이다. 그 후로 역대로 이러한 자들이 있지 않은 적이 없으나 진晉나라ㆍ수나라 대의 천문지가 가장 뛰어나다. 이 두 나라의 사기史記 모두 당나라 태종 때에 편찬되었는데, 그때 편차를 맡은 사람이 천문에 관한 내용은 원천강袁天綱735)과 이순풍李淳風736)에게 전담하게 하고 다른 사람은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책이 이루어지고 법이 정비되고 나서는 천문을 관찰하는 이들이 이것을 근본으로 삼았다.
또 『주비산경周髀筭經』737)이라는 책이 있는데 주공周公이 상고商高738)에게서 받았다고 한다. 이는 비록 오류에 가까운 말이지만739) 천문을 관찰하는 입문서의 지위에 해당한다. 주석을 한 사람은 조군경趙君卿,740) 견란甄鸞,741) 이순풍이다. 〈보천가步天歌〉는 단원자丹元子가 지었다고 하는데, 단원자가 어떤 사람인지는 알지 못하겠다.742) 천상天象ㆍ역법曆法을 추산推算하는(推步)743) 자들은 이 책이 가장 간결하면서도 핵심이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 책이 있는데 지금 일관日官에서 연구하고 익히는 것이 이것이다. 중국에서는 천문을 함부로 전하지 않는 술법術法으로 여기기 때문에

010_0298_b_01L靡不中豈古初聖神所論撰周衰猶有
010_0298_b_02L所傳而然耶漢興甘公石公多作星名
010_0298_b_03L而名義率倣人事如紫垣太垣市垣
010_0298_b_04L他列宿皆有所象不可殫指而後之
010_0298_b_05L察氛祲者軫其分野光曜曰某分
010_0298_b_06L某星有某氣當有某應則必應余恠
010_0298_b_07L夫人名之而諦見則天應天之叶於人
010_0298_b_08L人之竗於天歟玆可異哉司馬子
010_0298_b_09L長始爲天官書甚悉上世史官兼天
010_0298_b_10L官職漢世亦然子長世史也即天象
010_0298_b_11L亦其所精也故與壺遂輩立太初曆用
010_0298_b_12L夏正其才不徒文詞爲也班固之著漢
010_0298_b_13L亦述天文志祖子長而爲之者也
010_0298_b_14L其後歷代莫不有焉而唯晋隋天文志
010_0298_b_15L最精而兩朝史俱撰於唐太宗其時任
010_0298_b_16L編次者以天文一書專付袁天綱李淳
010_0298_b_17L他人不得與故書成而法備觀天
010_0298_b_18L者取以爲宗又有周髀筭經稱周公
010_0298_b_19L受之商高云玆雖近於躗言而然爲
010_0298_b_20L觀天之入門註之者趙君卿甄鸞李淳
010_0298_b_21L風也步天歌者丹元子所撰也丹元
010_0298_b_22L子者不知爲何人也推步者㝡以此
010_0298_b_23L爲簡要我國亦有之今之日官所講肄
010_0298_b_24L者此也世傳中國以天文爲禁方

010_0298_c_01L천문 관련 서적이 우리나라에까지 전해진 것이 대단히 적어 천문에 관한 기술이 다른 기술과 견주어 볼 때 뒤떨어져 단지 역산曆算(曆法)에 사용할 뿐이라고 세상에서 전한다.
고려 때는 역법을 별도로 만들지 않고 당나라의 선명력宣明曆744)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당나라 목종(李恒, 재위 820~824) 장경長慶 임인년(822)으로부터 고려 개국(918) 때까지 100년이 지났으니 그 술법이 이미 차이가 난다. 그런데도 고려에서는 이 점을 생각지 않고 옛날의 역서를 쫓아 쓰다가 충선왕(재위 1308~1313) 대에 이르러 원나라 때 허형許衡745) 이 제정한 수시력授時曆746)을 사용하였다.747) 아, 대단히 엉성하구나. 허형의 역서도 만들어진 지 300년에 이르니 오래지 않아 차수差數가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 우리나라 천관은 방종하여 자세히 살피지 않고 있으니 장차 고려 말과 다를 것이 무엇이랴. 비웃음을 사리라. 하늘의 일은 항상 상象으로 나타나니 조짐이 있지 않은 적이 없다. 시기가 가깝고 먼 차이가 있을 뿐이다. 나라에서 먼저 힘써야 할 일인데 근래에 이 학문은 거의 끊어져 버렸다. 이 또한 세운이 변한 것과 관련이 있으리라.
강절康節 소옹邵雍(1011~1077)이 원회운세元會運世의 수748)를 추산하면서 역법에서 그 방법을 취하였는데 다른 수는 이에 마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日은 1로 취하고 월月은 12로 취하고 성星은 30으로 취하고 신辰은 12로 취하여 상호 곱하고 나누어서 천지의 시종을 만들었다. 역가曆家들은 그 수가 역曆을 배열하는 방법과는 조금 다르다고들 한다. 소씨가 지은 것은 천지의 대수大數이고 역가들이 논하는 것은 한 해의 소성小成이기 때문에 같지 않다는 것인가!
중국의 역서에는 하지와 동지의 주야 시각이 모두 60각으로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1각을 더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 중국 기사력己巳曆은 61각인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언제 고쳤는지 알지 못하겠다. 우리나라는 그대로 두고서 고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악문숙岳文肅749)이 일찍이 이 점을 이상하게 여겼다. 그 설에 따르면, ‘해가 황도黃道(中道)를 지날 때 동지에 극남을 지나 견우牽牛에 이르면 40각이 되고, 하지에는 극북을 지나 동정東井에 이르면 60각이 되는데, 이를 구분하여 해가 짧다고도 하고 해가 길다고도 한다. 춘추에는 동쪽으로는 각角에 이르고 서쪽으로는 누婁에 이르는데 춘분과 추분의 길이가 똑같다. 균均은 50각이다.’750)라고 하였다.

010_0298_c_01L天文書之傳至東方者甚少天文之技
010_0298_c_02L視諸術頗劣只用之曆筭而已高麗不
010_0298_c_03L別治曆承用唐宣明曆自穆宗長慶壬
010_0298_c_04L下距麗祖開國逾百年其術已差
010_0298_c_05L而高麗不覺猶馴用舊曆至忠宣王
010_0298_c_06L始用元許衡 [123] 之曆迨三百年非久
010_0298_c_07L當有差數而我朝天官者漫不省
010_0298_c_08L與麗季無異可咍也天事恒象靡或
010_0298_c_09L不應時有時之近遠爾國家所先務
010_0298_c_10L近世此學幾絕其亦關於世運之變也
010_0298_c_11L康節邵氏推出元會運世之數取于曆
010_0298_c_12L以他數無當于此日取一月取十
010_0298_c_13L星取三十辰取十二互相乘除
010_0298_c_14L天地始終而曆家謂其數與其排曆之
010_0298_c_15L法小異云豈邵氏所著乃天地大數
010_0298_c_16L曆家所論只一歲小成故有不同耶
010_0298_c_17L朝之曆兩至晝夜之刻皆六十而我
010_0298_c_18L朝添一刻者何耶天朝己巳曆爲六
010_0298_c_19L十一刻而今則不然不知何時改之
010_0298_c_20L我國則仍而不改何耶岳文肅甞恠之
010_0298_c_21L其說曰日行中道冬至行極南
010_0298_c_22L牽牛得四十刻夏至行極北至東井
010_0298_c_23L得六十刻分而爲日短日長春秋則東
010_0298_c_24L至角西至婁爲兩分平均均者五刻

010_0299_a_01L그의 설은 그러하지만, 나는 어떻게 하면 이 술법에 정통한 자를 만나 확론할 수 있을까!
4. 풍수가설
상고시대에 『팔오경八五經』이 있었는데 황제皇帝가 지은 책이라고들 일컫지만 아마도 그 이름을 가탁한 것으로 보인다. 그 후 호수狐首, 청오靑烏, 금낭錦曩751) 등의 경이 나오게 되는데 혹자는 곽박郭璞752)이 지었다고 한다. 또 동림洞林, 원회元會, 금쇄金鎖, 요금曜金, 신룡神龍, 귀사鬼砂, 용수龍首, 의룡疑龍,753) 변룡辨龍, 용수龍髓, 조국祖局, 용조龍祖, 금성禽星 등의 글이 있는데, 혹자는 양균송楊筠松,754) 증양을曾楊乙, 황선사黃仙師,755) 좌선左仙, 주선도朱仙桃, 범월봉范越鳳, 유공뢰劉公賴, 장사고張師古, 왕길王吉 등이 지었다고 하지만 이 또한 진위를 알지 못하겠다. 그러나 이들 책은 모두 송ㆍ원대 이전의 글들이고 지금은 풍수가의 글들이 한우충동汗牛充棟을 이룰 정도이다.
우리나라는 지술地術에 대해서는 오로지 호순신胡舜申의 설에 의지하고 있다. 일찍이 조종조祖宗朝 실록實錄을 보면, 태종조 초년에 하륜河崙756)이 집정하여 국局을 세우고 관교官校를 배치하고 풍수설을 정하였는데 하륜 자신이 이를 총괄하였다. 마침내 다른 술법은 모두 제거하고 다만 호순신의 술법만 높이 들어 써서 오래도록 법제로 확립되었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바뀌지 않고 있다. 그런 까닭에 공적인 일로든 사적인 일로든 상지相地할 때나 생도들이 강습할 때 모두 이 책을 위주로 하였다. 이 외에 또 『옥수진경玉髓眞經』757)이라는 책이 있는데 오행을 가지고 산의 형세에 배정排定하여 길흉을 점치는 내용이다. 세상에서는 채원정蔡元定758)이 지었다고들 전하지만 실제로는 채원정이 지은 책이 아니다. 그 술법과 호순신의 술법은 조금 차이가 있는데, 워낙 방대하여 자세히 대조하여 살피기 어려운 까닭에 정밀히 살펴본 자가 적다.
요즈음 수십 년 이래로 사대부들 사이에서는 풍수설에 미혹하여 묘 터를 옮기는 일이 지극히 많아졌다. 묘 터를 옮기는 까닭은 복을 구해서일 것인데 옮긴 자들이 복을 얻지 못하고 심지어는 그로 인해 화를 초래하기까지 한다. 아, 세상이 비천해질수록 술법도 낮아져 가고 술법이 낮아질수록 믿는 자는 더욱 많아지고 있으니, 이는 어떤 이유에서인가?

010_0299_a_01L其言然也吾安得精此法者而確論
010_0299_a_02L之耶

010_0299_a_03L風水家說

010_0299_a_04L
上世有八五經者稱皇帝書盖托之也
010_0299_a_05L後有狐首靑烏錦囊等經或稱郭璞所
010_0299_a_06L又有東林元會金鎻曜金神龍鬼砂
010_0299_a_07L龍首疑龍辨龍龍髓祖局龍祖禽星等書
010_0299_a_08L或稱楊筠松曾楊乙黃仙師左仙 [124]
010_0299_a_09L越鳳劉公賴張師古王吉等所撰而亦
010_0299_a_10L未知眞僞也然以此皆宋元前書也
010_0299_a_11L則風水家皆汗牛矣我國地術專用
010_0299_a_12L胡舜申曾見祖宗朝宲錄則太宗初年
010_0299_a_13L河崙執政建局設官校定風水而崙
010_0299_a_14L自總之遂盡去他方只崇用胡舜申
010_0299_a_15L永爲定制至于今不替故公私相地
010_0299_a_16L徒講習皆主此書此外又有玉髓眞經
010_0299_a_17L書以五行排定山形占其休咎世傳
010_0299_a_18L蔡元定所述而宲不出於元定也其術
010_0299_a_19L與胡稍異而愽而難核故精之者寡焉
010_0299_a_20L近數十年來士夫之間多惑於風水
010_0299_a_21L遷墓者極夥迁墓爲徼福而迁者未得
010_0299_a_22L至有因以致禍者世愈卑則術
010_0299_a_23L愈下術愈下而信之者愈多玆曷故也

010_0299_b_01L사대부들이 이 술법을 나라에 적용함으로 말미암아 삭발한 중과 도망친 병졸까지도 이 술법을 얻어 토목土木에 해를 끼치며 잡술雜術의 해악이 극렬해졌다. 그런 까닭에 성인이 하나로 크게 통일하신 것이다.
부록 2 附錄二759)
불조역대통재760)원나라 순제 때인 지정 원년(1341)에 가흥로(浙西 秀州) 대중상부선사 주지인 화정 염상念常761)이 편집한 책
1. 칠불게七佛偈
비바시불 과거장엄겁 제998존

身從無相中受生  아무 상도 없는 곳에서 생명 받아 태어난 몸
猶如幻出諸形像  마치 마술로 온갖 형상 빚어내는 것 같네
幻人心識本來無  마술로 빚어진 사람의 심식 본래 없는 것이니
罪福皆空無所住  죄나 복 모두 공이어서 머물 곳이 없다네
사람의 수명이 8만 세일 때 이 부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다. 762)

시기불 장엄겁 제999존

起諸善法本是幻  온갖 선법 일으킴도 본래 헛것이고
造諸惡業亦是幻  온갖 악업 지음 또한 헛것이라
身如聚沫心如風  몸은 물거품과 같고 마음은 바람 같으니
幻出無根無宲性  헛것에서 나온 것이기에 근거도 실성도 없다네
사람의 수명이 7만 세일 때 이 부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다.

비사부불 장엄겁 제1000존

假借四大以爲身  임시로 사대를 빌려 몸을 갖게 된 것이니
心本無生因境有  마음은 본래 생멸 없으나 경계로 인해 있는 것일 뿐
前境若無心亦無  앞의 경계 없다면 마음도 없는 것
罪福如幻起亦滅  죄와 복도 헛것처럼 일어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네
사람의 수명이 6만 세일 때 이 부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다.

구류손불 현재현겁 제1존

見身無宲是佛身  몸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보면 그것이 불신佛身이고
了心如幻是佛幻  마음이 헛것과 같다고 알면 부처도 헛것이리라
了得身心本性空  신심의 본성이 공임을 안다면
斯人與佛何殊別  이 사람과 부처가 무엇이 다르랴
사람의 수명이 4만 세일 때

010_0299_b_01L由士夫而用之於國緇髠亡卒得以貽
010_0299_b_02L [125] 木之害雜術之害烈矣故聖人大一
010_0299_b_03L

010_0299_b_04L
010_0299_b_05L

010_0299_b_06L1)「附錄二」

010_0299_b_07L
010_0299_b_08L
佛祖歷代通載抄元順帝至正元年嘉興路大中
祥符禪寺住持華亭念常集

010_0299_b_09L七佛偈

010_0299_b_10L
毘婆尸佛過去莊嚴劫第
九百九十八尊
偈曰

010_0299_b_11L
身從無相中受生猶如幻出諸形像

010_0299_b_12L幻人心識本來無罪福皆空無所住人壽
八萬
010_0299_b_13L此時 [126]
佛出世

010_0299_b_14L
尸棄佛莊嚴劫第九
百九十九尊
偈曰

010_0299_b_15L
起諸善法本是幻造諸惡業亦是幻

010_0299_b_16L身如聚沫心如風幻出無根無宲性人壽
七萬
010_0299_b_17L此時
佛出世

010_0299_b_18L
毘舍浮佛莊嚴劫第
一千尊
偈曰

010_0299_b_19L
假借四大以爲身心本無生因境有

010_0299_b_20L前境若無心亦無罪福如幻起亦滅人壽
六萬
010_0299_b_21L此時
佛出世

010_0299_b_22L
拘留孫佛見在賢劫
第一尊
偈曰

010_0299_b_23L
見身無宲是佛身了心如幻是佛幻

010_0299_b_24L了得身心本性空斯人與佛何殊別人壽
四萬

010_0299_c_01L이 부처께서 출현하셨다.

구나함모니불 현겁 제2존

佛不見佛知是佛  부처는 몸 직접 보지 않고도 부처임을 알아보니
若宲有知別無佛  이러한 앎이 참으로 있다면 별달리 부처도 없다네
智者能知罪性空  지혜로운 이는 죄의 성품이 공임을 알기에
坦然不怖於生死  맘이 평탄하여 생사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사람의 수명이 3만 세일 때 이 부처께서 출현하셨다.

가섭불 현겁 제3존

一切衆生性淸淨  일체중생의 본성 청정하여
從本無生無可滅  본래 생이 없으니 멸할 거리도 없느니라
卽此身心是幻生  이 몸과 마음 헛것에서 생겨났으니
幻化之中無罪福  온갖 헛것의 변화엔 죄도 복도 없다네
사람의 수명이 2만 세일 때 이 부처께서 출현하셨다.

석가모니불 현겁 제4존. 정반왕의 태자

法本法無法    법이 본래 법인 것은 무법無法이기 때문이니
無法法亦法    법이 없는 법이야말로 법이니라
今付無法時    이제 무법의 이치 전하고 나니
法法何曾法    일체 만법 어느 것인들 법이었던 적이 있나
마하가섭에게 전하여 이하로 끊어지지 않았다.
2. 제 조사 전발게 부諸祖師傳鉢偈付
제1조 마하가섭 석가모니에게 의발을 받아 아난에게 전하다.

法法本來法    일체 만법이 본래 법이요
無法非無法    법 없음이 법 없음이 아니네
何於一法中    한 법 가운데 어찌하여
有法有不法    법과 법 아님이 있으리오

제2조 아난 곡반왕의 아들이자, 부처님의 사촌동생

本來付有法    본래 부촉할 때는 법 있었지만
付了言無法    부촉하고 나서는 법 없다 말하네
各各須自悟    각자 스스로 깨달아야 할지니
悟了無無法    깨닫고 나면 법 없음도 없으리라

제3조 상나화수 게

非法亦非心    법도 아니고 마음도 아니며
無心亦無法    마음도 없고 법도 없다네

010_0299_c_01L此時
佛出世

010_0299_c_02L
拘那含牟尼佛賢劫
二尊
偈曰

010_0299_c_03L
佛不見佛知是佛若宲有知別無佛

010_0299_c_04L智者能知罪性空坦然不怖於生死人壽
三萬
010_0299_c_05L此時
佛出世

010_0299_c_06L
迦葉佛賢劫
三尊
偈曰

010_0299_c_07L
一切衆生性淸淨從本無生無可滅

010_0299_c_08L即此身心是幻生幻化之中無罪福人壽
二萬
010_0299_c_09L此時
佛出世

010_0299_c_10L
釋迦牟尼佛賢劫第四尊
淨飯王太子
偈曰

010_0299_c_11L
法本法無法無法法亦法

010_0299_c_12L今付無法時法法何曾法傳摩訶迦葉
以下不絕云

010_0299_c_13L諸祖師傳鉢偈付

010_0299_c_14L
第一祖摩訶迦葉受釋迦衣鉢
傳之阿難而
偈曰

010_0299_c_15L
法法本來法無法非無法

010_0299_c_16L何於一法中有法有不法

010_0299_c_17L
第二祖阿難斛飯王子
佛之從弟
偈曰

010_0299_c_18L
本來付有法付了言無法

010_0299_c_19L各各須自悟悟了無無法

010_0299_c_20L
第三祖商那和脩偈曰

010_0299_c_21L
非法亦非心無心亦無法

010_0299_c_22L「附錄二」二字編者補入

010_0300_a_01L說是心法時    마음의 법이라 말하는 그때
是法非心法    이 법은 마음의 법 아니라네

제4조 우바국다 게

心自本來心    마음 그대로가 본래 마음이요
本心非有法    본래 마음에는 법이란 있지 않다네
有法有本心    법이 있다면 본래 마음도 있는 것이요
非心非本法    본래 마음 아니라면 본래 법도 아니라네

제5조 제다가 게

通達本法心    본래의 법과 마음에 통달하면
無法無非法    법도 없고 법 아님도 없다네
悟了同未悟    깨닫고 나면 깨닫기 전이나 같으니
無心亦無法    마음도 없고 법도 없다네

제6조 미차가 게

無心無可得    마음이 없어 얻을 수 있는 것도 없으니
說得不名法    얻었다고 한다면 법이라 할 수 없다네
若了心非心    마음이 마음 아닌 줄 깨닫는다면
始解心心法    비로소 마음과 마음의 온갖 법 알리라

제7조 바수밀 게

心同虛空界    마음은 허공계와 같으니
示等虛空法    허공과 같은 법을 일러 주리라
證得虛空時    허공의 도리 증득하는 순간
無是無非法    옳은 법도 없고 그른 법도 없느니라

제8조 불타난제 게

虛空無內外    허공에 안과 밖이 없듯이
心法亦如此    심법 또한 그러하다네
若了虛空故    허공과 같음을 깨달으면
是達眞如理    진여의 이치는 통달하리라

제9조 복타밀다 게

眞理本無名    진리는 본래 이름이 없으나
因名顯有理    이름으로 인해 진리 드러나네
受得眞宲法    진실한 법 얻고 나면
非眞亦非僞    진실도 아니고 거짓도 아니리라

제10조 협존자 게

眞躰自然眞    진실한 본체는 천연 그대로 진실이니
因眞說有理    진실에 따라 이치가 있음을 설하네
領得眞眞法    참으로 진실한 법 알아차리면
無行亦無止    움직임도 없고 그침도 없으리라

제11조 부나야사 게

迷悟如隱顯    미혹함과 어리석음 숨었다 나타났다 하듯이
明暗不相離    밝음과 어두움도 서로 떠나지 않는다네

010_0300_a_01L說是心法時是法非心法

010_0300_a_02L
第四祖優波毱多偈曰

010_0300_a_03L
心自本來心本心非有法

010_0300_a_04L有法有本心非心非本法

010_0300_a_05L
第五祖提多迦偈曰

010_0300_a_06L
通達本法心無法無非法

010_0300_a_07L悟了同未悟無心亦無法

010_0300_a_08L
第六祖彌遮迦偈曰

010_0300_a_09L
無心無可得說得不名法

010_0300_a_10L若了心非心始解心心法

010_0300_a_11L
第七祖婆須密偈曰

010_0300_a_12L
心同虛空界示等虛空法

010_0300_a_13L證得虛空時無是無非法

010_0300_a_14L
第八祖佛陀難提偈曰

010_0300_a_15L
虛空無內外心法亦如此

010_0300_a_16L若了虛空故是達眞如理

010_0300_a_17L
第九祖伏䭾密多偈曰

010_0300_a_18L
眞理本無名因名顯有理

010_0300_a_19L受得眞宲法非眞亦非僞

010_0300_a_20L
第十祖脇尊者偈曰

010_0300_a_21L
眞躰自然眞因眞說有理

010_0300_a_22L領得眞眞法無行亦無止

010_0300_a_23L
十一祖富那夜奢偈曰

010_0300_a_24L
迷悟如隱顯明暗不相離

010_0300_b_01L今付隱顯法    이제 숨고 드러나는 은현법을 부촉하노니
非一亦非二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라네

제12조 마명대사 게

隱顯卽本法    숨고 나타남이 본래 법이니
明暗元不二    밝음과 어두움은 원래 둘이 아니라네
今付悟了法    이제 깨달은 법을 부촉하노니
非取亦非離    취할 것도 버릴 것도 아니라네

제13조 가비마라 게

非隱非顯法    숨지도 나타나지도 않는 법
說是眞宲際    이를 진실한 경계라 한다네
悟此隱顯法    이 은현법을 깨달으면
非愚亦非知    어리석음도 지혜로움도 없으리라

제14조 용수존자 게

爲明隱顯法    숨거나 나타나는 법 밝히고자
方說解脫理    이제 해탈의 이치를 설하리라
於法心不證    마음으로 법을 증득하려 들지 않는다면
無瞋亦無喜    성냄도 없고 기쁨도 없으리라

제15조 가나제바 게

本對傳法人    본래 법을 전해 줄 이 마주하여
爲說解脫理    해탈의 이치를 설하기는 하지만
於法宲無證    실제로 증득할 법이란 없으니
無終亦無始    끝(증득)도 없고 시작(수행)도 없느니라

제16조 나후라다 게

於法宲無證    실제로 증득할 법이란 없으니
不取亦不離    취할 법도 떠날 법도 없느니라
法非有無相    법에는 유무의 상이 없거늘
內外云何起    내외라는 분별을 어디서 일으킬 것인가

제17조 승가난제 게

心地本無生    마음이라는 땅에서는 본래 생겨남이 없지만
因地從緣起    원인이라는 토대에서 기연을 따라 일어날 뿐
緣種不相妨    기연과 종자가 서로 방해하지 않음이
華果亦復尓    꽃과 열매가 그러함과 같다네

제18조 가야사다 게

有種有心地    종자도 있고 마음이란 땅도 있으니
因緣能發萌    인연이 화합하여 싹을 틔우네
於緣不相礙    인연에 어떤 장애도 없으니
當生生不生    생겨나는 순간 그 생겨남은 생겨남이 아니라네763)

제19조 구마라다 게

性上本無生    본성은 본래 생겨남이 없지만
爲對求人說    본성을 구하는 이를 위해 설하는 것일 뿐이라네

010_0300_b_01L今付隱顯法非一亦非二

010_0300_b_02L
十二祖馬鳴大土偈曰

010_0300_b_03L
隱顯即本法明暗元不二

010_0300_b_04L今付悟了法非取亦非離

010_0300_b_05L
十三祖迦毘摩羅偈曰

010_0300_b_06L
非隱非顯法說是眞宲際

010_0300_b_07L悟此隱顯法非愚亦非知

010_0300_b_08L
十四祖龍樹尊者偈曰

010_0300_b_09L
爲明隱顯法方說解脫理

010_0300_b_10L於法心不證無瞋亦無喜

010_0300_b_11L
十五祖迦那提婆偈曰

010_0300_b_12L
本對傳法人爲說解脫理

010_0300_b_13L於法宲無證無終亦無始

010_0300_b_14L
十六祖羅睺羅多偈曰

010_0300_b_15L
於法宲無證不取亦不離

010_0300_b_16L法非有無相內外云何起

010_0300_b_17L
十七祖僧迦難提偈曰

010_0300_b_18L
心地本無生因地從緣起

010_0300_b_19L緣種不相妨華果亦復尓

010_0300_b_20L
十八祖伽耶舍多偈曰

010_0300_b_21L
有種有心地因緣能發萌

010_0300_b_22L於緣不相礙當生生不生

010_0300_b_23L
十九祖鳩摩羅多偈曰

010_0300_b_24L
性上本無生爲對求人說

010_0300_c_01L於法旣無得    이미 얻을 만한 법이 없거늘
何懷決不決    본성이 결정되었거니 결정되지 않았거니 하는 생각 어찌 품는가

제20조 사야다 게

言下合無生    말한 자리에서 무생의 이치와 하나 되면
同於法界性    법계의 성품과 같아지리라
若能如是解    이와 같이 안다면
通達理事竟    이理와 사事의 경계에 모두 통달하리라

제21조 바수반두 게

泡幻同無礙    물거품이든 허깨비이건 아무 장애됨 없건만
如何不了悟    어찌 깨닫지 못하는가
達法在其中    바로 그중에 법이 있음을 통달하면
非今亦非古    지금도 아니요 옛날도 아니리라

제22조 마나라 게

心隨萬境轉    마음은 갖가지 경계 따라 움직이지만
轉處宲能幽    움직이는 곳마다 실로 은밀하다네
隨流認得性    흘러가는 그대로 본성을 알아차리면
無喜復無憂    기쁨도 없고 근심도 없으리라

제23조 학륵나 게

認得心性時    마음의 본성 알아차리고 나면
可說不思議    참으로 생각이나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하리라
了了無可得    얻을 만한 것 없음이 분명하여
得時不說知    마음의 본성 얻었더라도 알아차렸다 말하지 못하네

제24조 사자비구 게

正說知見時    지견을 이치에 맞게 설한다면
知是俱是心    그 지견이 바로 이 마음이라네
當心卽知見    현재의 이 마음 그대로가 지견이니
知見卽于今    지견이란 지금 실제 드러나 있는 그것

제25조 바사사다 게

聖人說知見    성인(제24조)께서 지견을 설해 주신 까닭은
當境無是非    대상경계에는 시비가 없다 여겼기 때문이라네
我今悟本性    내가 이제 본성을 깨닫고 보니
無道亦無理    도도 없고 이치도 없구나

제26조 불여밀다 게

眞性心地藏    참 성품은 마음에 간직되어 있으니
無頭亦無尾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다네
應緣而化物    인연에 응해 중생 교화하니
方便呼爲智    방편상 지혜라 부를 뿐

제27조 반야다라 게

心地生諸種    마음에서 갖가지 종자 싹트니
因事復生理    사事로 인해 이理가 생겨나네

010_0300_c_01L於法旣無得何懷決不決

010_0300_c_02L
二十祖闍夜多偈曰

010_0300_c_03L
言下合無生同於法界性

010_0300_c_04L若能如是解通達理事竟

010_0300_c_05L
二十一祖婆脩盤頭偈曰

010_0300_c_06L
泡幻同無礙如何不了悟

010_0300_c_07L達法在其中非今亦非古

010_0300_c_08L
二十二祖摩拏羅偈曰

010_0300_c_09L
心隨萬境轉轉處宲能幽

010_0300_c_10L隨流認得性無喜復無憂

010_0300_c_11L
二十三祖鶴勒那偈曰

010_0300_c_12L
認得心性時可說不思議

010_0300_c_13L了了無可得得時不說知

010_0300_c_14L
二十四祖師子比丘偈曰

010_0300_c_15L
正說知見時知是俱是心

010_0300_c_16L當心即知見知見即于今

010_0300_c_17L
二十五祖婆舍斯多偈曰

010_0300_c_18L
聖人說知見當境無是非

010_0300_c_19L我今悟本性無道亦無理

010_0300_c_20L
二十六祖不如蜜多偈曰

010_0300_c_21L
眞性心地藏無頭亦無尾

010_0300_c_22L應緣而化物方便呼爲智

010_0300_c_23L
二十七祖般若多羅偈曰

010_0300_c_24L
心地生諸種因事復生理

010_0301_a_01L果滿菩提圓    과보 만족하니 보리도 원만하고
華開世界起    한 송이 꽃 피니 온 세계 봄빛이로세

다시 게송으로 읊다764)

路行跨水復逢羊  길을 가고 물을 건너 이번엔 양을 만나니
獨自悽悽暗渡江  홀로 처량한 모습으로 몰래 강 건너네
日下可怜雙象馬  해 질 녘 코끼리와 말 가련하구나
二株嫩桂久昌昌  두 그루 어린 계수나무 오래도록 번성하리라
모두 달마에게 전한 게이다.
3. 조사상전祖師相傳
27조가 달마에게 법을 전하였고, 달마는 동쪽으로 중국(震朝)에 왔다. ‘朝’라 한 것은 휘諱한 것이니,765) 중국을 가리킨다. 달마가 중국에 들어와 여러 조사들의 우두머리가 되었기에 승도들이 초조初祖라 불렀다.


초조 보리달마 대사 게

吾本來茲土    내가 이 땅에 온 본래 뜻은
傳法救迷情    법을 전해 미혹한 중생 구하기 위해서라네
一花開五葉    한 꽃에서 다섯 꽃잎766) 피어나
結果自成然    열매를 자연히 맺으리라

2조 혜가 대사 게

本來有緣地    본래 인연이 있던 땅
因地種花生    땅에 종자 심어 꽃 피어났다네
本來無有種    본래 종자 있지 않았다면
花亦不曾生    꽃인들 어찌 피어날 수 있으랴

3조 승찬 대사 게

花種雖因地    비록 꽃의 종자는 땅에 뿌려져야
從地種花生    땅으로부터 종자가 꽃을 피우지만
若無人下種    종자 뿌리는 사람이 없다면
花地盡無生    꽃 피워 낼 비옥한 땅이라도 피울 수 없으리라

4조 도신 대사 게

華種有生性    꽃씨에는 꽃을 피울 본성이 있고
因地華生生    땅이라는 기연을 만나 무성하게 꽃 피우네
大緣與信合    큰 인연과 믿음 화합하여
當生生不生    생겨나는 순간 그 생겨남도 생겨남이 아니라네

5조 홍인 대사 게

有情來下種    중생이 찾아와 씨앗 뿌리니
因地可還生    그 땅에서 꽃 피어났네
無情旣無種    무정이라면 씨앗도 없고
無性亦無生    본성이 없다면 피어남도 없으리라

신수 홍인 대사의 제자


010_0301_a_01L果滿菩提圓華開世界起

010_0301_a_02L
又偈曰

010_0301_a_03L
路行跨水復逢羊獨自悽悽暗渡江

010_0301_a_04L日下可怜雙象馬二株嫩桂久昌昌皆傳
達磨
010_0301_a_05L

010_0301_a_06L祖師相傳
二十七祖傳達摩東遊震朝
即中國也入中國爲諸祖師
010_0301_a_07L之初故僧徒
號爲初祖云

010_0301_a_08L
初祖菩提達磨大師偈曰

010_0301_a_09L
吾本來茲土傳法救迷情

010_0301_a_10L一花開五葉結果自成然 [127]

010_0301_a_11L
二祖惠可大師偈曰

010_0301_a_12L
本來有緣地因地種花生

010_0301_a_13L本來無有種花亦不曾生

010_0301_a_14L
三祖僧璨大師偈曰

010_0301_a_15L
花種雖因地從地種花生

010_0301_a_16L若無人下種花地盡無生

010_0301_a_17L
四祖道信大師偈曰

010_0301_a_18L
華種有生性因地華生生

010_0301_a_19L大緣與信合當生生不生

010_0301_a_20L
五祖弘忍大師偈曰

010_0301_a_21L
有情來下種因地可還生

010_0301_a_22L無情旣無種無性亦無生

010_0301_a_23L
神秀忍師弟
子也
偈曰

010_0301_b_01L身是菩提樹    몸은 깨달음의 나무요
心如明鏡臺    마음은 맑은 거울 받침대니라
時時勤拂拭    언제나 부지런히 털고 닦아
莫遣惹塵埃    먼지 앉게 하지 마라

혜능 신수의 게 옆에 게를 짓다.

菩提本無樹    깨달음에는 본래 나무라곤 없고
明鏡亦非臺    맑은 거울에는 받침대가 없노라
本來無一物    본래 하나의 그 무엇도 없거늘
何暇拂塵埃    어디서 먼지가 일어날 것인가

홍인 대사가 이 게를 보고 말없이 마음속으로 이는 혜능이 지은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였다. 이날 저녁에 몰래 사람을 시켜 혜능을 불러 가사와 전법게를 전했다.

33조 혜능 대사 일명 6조라고도 한다.

心地含諸種    마음밭에 갖가지 종자 품고 있으니
普雨悉皆萌    고르게 비 내리면 모두 싹 틔우리라
頓悟花情已    꽃 피는 이치 단번에 깨닫고 나면
菩提界自成    보리라는 열매는 저절로 맺으리라

신수는 점수漸修로 이름이 났고, 혜능 대사는 돈오頓悟로 이름이 났다. 그러나 홍인 대사는 의발을 혜능에게만 전했다. 신수는 북쪽에서 홍인 대사에게서 배운 교敎를 행하였고, 혜능은 남쪽에서 홍인 대사로부터 받은 법法을 전하였기에, 세상 사람들은 신수를 북종, 혜능을 남종이라 불렀다. ◆ 혜능은 게만 전하고 의발은 전하지 않았다.

청원 행사 선사 혜능의 제자. 혜능이 그릇이라 여겼다. ◆ 혜능 선사가 입적하고 난 후에 문인들이 모두 그를 존경했다. 제7조가 되었다. 이 이후로는 전법게가 없다.
『창소지론彰所知論』에서 발췌767)
1. 기세계품器世界品768)
기세계器世界769)
기세계는 그것을 이루고 있는 체體는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 사대종四大種이며 이들 대종은 함께 발생한다. 땅의 견고함, 물의 습함, 불의 따듯함, 바람의 움직임이 그것이다.

최극미세最極微細
가장 지극히 미세한 것을 ‘극미진極微塵’이라 하고 ‘인허진隣虛塵’ 770)이라고도 한다. 7인허隣虛가 1극미極微이고, 7극미가 1미진微塵이며, 7미진이 1 투금진透金塵이고, 7투금진이 1투수진透水塵이며, 7투수진이 1토모진兎毛塵이고, 7토모진이 1양모진羊毛塵이며, 7양모진이 1우모진牛毛塵이고, 7우모진이 1유극진遊隙塵이며, 7유극진이 1기량蟣量이고, 7기량이 1슬량蝨量이며, 7슬량이 1맥량麥量이고, 7맥량이 1지절指節이며, 3절이 1지指이고, 24지를 가로로 늘어놓은 길이가 1주肘이며, 4주가 1궁弓이고, 500궁의 길이가 1구로사俱盧舍를 이루며, 8구로사가 1유순由旬을 이루니, 이것이 도량度量이다. ◆ 소유순小由旬을 16리로 계산하여 8분의 1인 2과果가 구로사이다.


010_0301_b_01L
身是菩提樹心如明鏡臺

010_0301_b_02L時時勤拂拭莫遣惹塵埃

010_0301_b_03L
惠能寫偈於秀偈側 [128]

010_0301_b_04L
菩提本無樹明鏡亦非臺

010_0301_b_05L本來無一物何暇拂塵埃

010_0301_b_06L忍師見此默念必能之所爲是夕潜使
010_0301_b_07L人喚能傳袈裟及傳法偈

010_0301_b_08L
三十三祖惠能大師一曰
六祖
偈曰

010_0301_b_09L
心地含諸種普雨悉皆萌

010_0301_b_10L頓悟花情已菩提界 [129] 自成

010_0301_b_11L神秀以漸修名能師以頓悟名然忍師
010_0301_b_12L以衣獨傳於能而秀在北行其敎
010_0301_b_13L在南傳其法故天下謂秀北宗能爲
010_0301_b_14L南宗◆能傳偈不傳衣

010_0301_b_15L
010_0301_b_16L
靑原行思禪師惠能弟子能深器之
◆師旣歸寂門人咸尊
爲七
010_0301_b_17L祖焉自此以後
無傳法偈
器世界品
器世界所成之體
即四大種種具
010_0301_b_18L生故地堅水
濕火煖風動
㝡極微細者曰極微塵亦名隣
虛塵七隣虛爲一
010_0301_b_19L極微七極微爲一微塵七微塵爲一透金塵七透
金塵爲一透水塵七透水塵爲一兎毛塵七兎毛
010_0301_b_20L塵爲一羊毛塵七羊毛塵爲一牛毛塵七牛毛塵爲
一遊隙塵七遊隙塵爲一蟣量七蟣量爲一蝨量
010_0301_b_21L蝨量爲一麥量七麥量爲一指節三節爲一指二十
四指橫布爲一肘四肘爲一弓五百弓量成一俱盧
010_0301_b_22L八俱盧舍成一由旬此是度量◆以小由
旬十六里計之則八分一即二果爲俱盧舍

010_0301_c_01L
일륜日輪
일륜은 화주火珠로 이루어졌는데 지름 51유순, 둘레 153유순, 두께 6유순 0.18분이다. 위는 금테두리로 되어 있는데 그 위에 다시 금, 은, 유리, 파리玻, 마노瑪瑙 등이 있고, 사각으로 아름답게 이루어져 있다. 일천자日天子 등이 거처하는 궁전으로서 바람으로 운행하며 만 하루 동안 사대주를 운행한다. 해가 북쪽을 바라보고 돌 때는 날이 길어지고, 남쪽으로 갈 때는 짧아지며, 남북의 중간을 운행할 때는 낮밤의 길이가 같아진다. 지나가는 장소의 빛에 따라 춥기도 하고 덥기도 하며 겨울과 여름이 된다. 북쪽으로 6개월, 남쪽으로 6개월을 운행하는데, 운행이 중도中道(黃道)에 이른 것을 일월이 회전廻轉했다 하고, 성륜星輪이 차례차례 한 바퀴 돈 것을 일세一歲라고 한다.

월륜月輪
월륜은 수주水珠로 이루어졌는데 지름 50유순, 주위 150유순, 두께 6 유순 0.18분이다. 그 위에 다시 금, 은, 유리, 파리, 마노 등이 있고 사각으로 아름답게 이루어져 있다. 월천자月天子가 거처하는 궁전으로 일월이 서로 오가는데 (일월의 사이가) 멀고 가까움에 따라 절로 그림자가 증감한다. 1분 늘어나면 상반월上半月(1일부터 보름까지)이 되고 15분이 되면 마치니 이것을 ‘원만圓滿’이라 한다. 1분씩 감소하면 하반월下半月이 되어 그림자가 그것을 덮어 15분이 되면 마치니 이것을 ‘불원만不圓滿’이라 한다. 증감한다는 점에서 숙공宿空이라 하고 하루 밤낮을 따른다는 점에서 숙지宿地라고 한다. 이와 같이 30일을 운행한 것을 1개월이라 한다.

제성수諸星宿
제성수란 공거천궁空居天宮771)으로서 온갖 보물로 이루어졌다. 그 모양은 모두 원형으로서 작은 것은 한 마리 소의 울음소리가 들릴 정도의 거리이고, 중간 것은 세 마리 소의 울음소리가 들릴 정도의 거리이며, 큰 것은 여섯 마리 소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릴 정도의 거리이다. 주위는 세 배이며 사왕중과 연계되어 있다.

묘고산妙高山
묘고산에는 4층의 단계가 있는데 수면으로부터 거리가 만 유순이다. 그 정상은 사각인데 각각의 봉우리마다 빼어나다. 높이는 4유순 반이고 너비는 125유순, 주위는 500유순이다. 야차신藥叉神이 그 중앙에 머물고 있다. 이 산 정상에 삼십삼천이 있는데 중앙의 성을 선견善見이라 한다. 순금으로 이루어져 있고 높이 1유순 반, 면적은 각각 2,500유순, 주위 만 유순이다. 그 성의 몸체는 금이며, 모두 101가지 온갖 보배로 장엄하게 장식되어 있다. 그 땅은 유연하여 마치 도라면兜羅錦 같다. 그 성 사면에는 1만 6천 가지의 보배 기둥, 보배 마룻대, 보배 서까래, 보배 처마가 있다. 사방에 네 문이 있는데 그 네 문 옆에는 500천자가 모두 갑옷을 입고 이 문을 지키고 있다. 성안에 제석전帝釋殿이 있는데 최승처最勝處 또는 수승전殊勝殿이라고도 한다. 동남동녀가 다채로운 음악을 연주하고 가무로 즐겁다. 선견성 동쪽에는 여러 탈것이 있어 중거원衆車苑이라 하고, 남쪽은 전장에 임해 있다 하여 추악원麤惡苑이라 하며, 서쪽은 도처에 미치는 곳이라 하여 상잡원相雜苑이라 하고, 북쪽은 즐겁게 노니는 곳이라 하여 환희원歡喜苑이라 한다. 선경성 동북쪽에는 여의수如意樹가 있는데 파리사다波利闍多라고도 하고 원생수圓生樹라고도 한다. 나무뿌리 깊이는 50유순, 높이는 100유순, 가지가 뻗은 것이 50유순이며 욕락欲樂을 베푼다. 그 아래 반석이 있는데 흰색이며 면적은 각각 50유순이고 주위는 200유순이다. (선견성 서남쪽으로) 여러 하늘이 모이는 곳을 선법당善法堂이라 하는데 둥근 모양에 당 중앙에 순금으로 이루어진 제석좌帝釋座가 있으며, 그 자리 주위에는 32보신輔臣의 자리가 있다. 모두 삼십삼천이 포진하여 위로 허공계에서 바람에 의지하여 머물며 여러 보소寶所를 이루고 있다.
2. 정세계품情世界品
정세계情世界
정세계에는 모두 여섯 가지가 있으니 지옥, 아귀, 방생傍生, 인人, 비천非天, 천天이다. 이 여섯 세계의 이름은 어떤 뜻에서 붙여진 것인가? 몸이 베어지고 파괴되므로 ‘지옥’이라 하고, 배고픔과 목마름에 고통받으므로 ‘아귀’라 하고, 옆으로 기어 다니므로 ‘방생’이라 하고, 생각에 분별이 많으므로 ‘인’이라 한다. 몸이나 받아 이용하는 기능이 비록 천天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정분情分이 미약하고 비열하거나 혹은 술이 없기 때문에 ‘비천’이라 한다. 범신梵身으로 태어나 오락을 즐기거나 혹은 마땅히 공양받을 만한 곳을 ‘천’이라 한다.

팔열옥八熱獄
이 지옥은 순철로 이루어져 있는데 화염으로 활활 타오른다. 여덟 개의 열옥熱獄이 있는데, 갱활更活,772) 흑승黑繩,773) 중합衆合,774) 호규號叫,775)

010_0301_c_01L日輪者火珠所成徑五十一由旬周圍百五十
三由旬厚六由旬零十八分上有金緣其上
010_0301_c_02L復有金銀琉璃玻▼(王+梨)珂等秀成四角日天子等所居
宮殿由風運行一畫一夜行四大洲日行向北時
010_0301_c_03L日即長南行時短行南北間晝夜停 [130] 由遊處光即
有寒暑爲冬夏際北行六月南行六月行至中道
010_0301_c_04L [131] 日月廻星輪
歷徧謂之一歲
月輪月輪者水珠所成徑五 [132]
周圍百五十由旬厚六
010_0301_c_05L由旬零十八分其上復有金銀琉璃玻▼(王+梨)珂等秀成
四角月天子所居宮殿日月相去遠近自影增減
010_0301_c_06L由增一分即生上半十五分畢謂之圓滿由減一
即生下半自影覆彼十五分畢曰不圓滿由增
010_0301_c_07L減故名曰宿空由一晝夜
曰宿地如是三十名曰一月
諸星宿諸星宿者
空居天宮
010_0301_c_08L諸寶所成其形皆圓小一牛吼中三
牛吼大六牛吼周圍三倍係四王衆
妙高山

010_0301_c_09L山者有四層級始從水際向上相去十千由旬 [133]
頂四角各秀一峯高四由旬半廣百二十五由旬
010_0301_c_10L周圍五百由旬有藥叉神於中止住是山頂上三十
三天中央城曰善見純金所成高一由旬半面各
010_0301_c_11L二千五百由旬周萬由旬其城體金俱用百一襍寶
嚴餙其地柔軟如魸羅錦是城四面有一萬六千
010_0301_c_12L寶柱寶桴寶椽寶簷四面四門 [134] 其四門側五百天子
皆服堅鎧守護是門城中有帝釋殿曰最朕處
010_0301_c_13L曰殊朕殿 [135] 童男童女奏種種樂歌舞歡娛 [136] 東有諸
所乘 [137] 曰衆車苑 [138] 南臨戰處曰麁惡苑西諸行處
010_0301_c_14L相雜苑北遊戱處曰歡喜苑 [139] [140] 東北有如意樹
波利闍多亦名圓生樹根深五十由旬高百由旬
010_0301_c_15L枝條旁 [141] 布五十由旬能施欲樂下有槃石이다음에 다음 글이 생략되어 있다. 『彰所知論』 권상 「器世界品」, 曰阿㗚摩麗歌..色白 [142]
各五十由旬周二百由旬 [143] 諸天集處名善法堂 [144]
010_0301_c_16L狀圓 [145] 是堂中央有帝釋座純金所成其座周圍
三十二輔臣之座咸皆布列三十三天向上 [146] 於空界
010_0301_c_17L依風而住
諸寶所成

010_0301_c_18L情世界品
情世界情世界總有六種一地獄二餓鬼
三旁 [147] 四人五非天六天此等六
010_0301_c_19L名義云何謂斫壞肢軆故曰地獄飢渴所逼
曰餓鬼旁覆而行故曰旁生意多分別故曰人 [148]
010_0301_c_20L及受用雖與天同微分鄙劣或由無酒故曰
非天 [149] 從梵身生游戱悞樂或應供養故曰天

010_0301_c_21L熱獄地獄純鐵所成火㷔洞然有八熱獄一曰
更活二曰黑繩三曰衆合四曰號叫五曰

010_0302_a_01L대호규大號呌,776) 염열炎熱,777) 대염열大炎熱,778) 무간無間779)이다.780)

팔한옥八寒獄
수포水疱, 포열疱裂, 아타타阿吒吒, 눈 쌓인 추운 집에서 고통받는다는 말은 모두 이 뜻을 취한 것이다. 아파파阿波波, 구후후嘔喉喉, 열여울발라화裂如欝鉢羅華, 열여연화裂如蓮華, 열여대연화裂如大蓮華이다.781)

아귀餓鬼
아귀는 왕사성 아래로 500유순 거리에 있는 아귀성에 있는데 황백黃白이라고도 하고 참담慘惔이라고도 한다. 그 귀왕을 염라법왕閻羅法王이라 하는데 36권속 등과 함께 머문다. 그 부류에 네 가지가 있는데 외장外障, 내장內障, 음식장飮食障, 장음식障飮食이다.782)

방생傍生
방생은 하해河海에 많이 사는데 마치 술지게미처럼 혼잡하게 뒤섞여 있다. 큰 것이 작은 것을 먹기도 하고 작은 것이 큰 것을 먹기도 하여 서로 두려워한다. 바다의 파도로 말마암아 거주하는 곳이 일정하지 않다. 혹은 인천人天에 거하기도 하는데 그 수명이 긴 경우에는 용왕의 수명처럼 반중겁半中劫(十劫)에 해당하고 짧은 경우에는 파리나 모기처럼 한 찰나로서 한정이 없다.

인人
인은 사대주四大洲와 팔중주八中洲 및 여러 소주小洲에 거처한다. 그 수명은 섬부주贍部洲의 인과 같다. 처음 성겁成劫 시에는 그 수명이 무량하였는데 그 후로 점차로 줄어서 이제는 60세이다. 그 후에 점차로 줄어 10 세에 이르렀고, 그다음에 다시 점차로 증가하여 정량이 없게 되었다. 북구루인北鳩婁人은 수명이 천세이고, 동승신인東勝身人의 수명은 오백세, 서우화인西牛貨人의 수명은 250세이다. 북구루를 제외하고 나머지에서는 요절한다. 그들이 향유하는 바를 보면, 북구루주에서는 자연 쌀을 먹고 의복과 영락은 여의수에서 나온다. 나머지 세 주洲는 곡식과 고기 등을 먹고 자금資金과 보물을 누린다. 그들의 신체를 보면, 섬부주인의 신장은 4주肘, 동승신인의 신장은 8주, 서우화인의 신장은 16주, 북구루인의 신장은 32주이다. 사람들의 얼굴은 주洲의 모습과 같으며 소주의 사람도 대주의 사람과 같으나 신장이 각각 반감한다.

비천非天
비천은 묘고산(수미산) 수면 아래로 1만 1천 유순을 지나 있다. 산 사이로 드넓은 곳에 광명성光明城이 있는데 나후라라는 아수라왕이 대중 권속과 거처하고 있다. 또 성만성星鬘城, 견뢰성堅牢城, 심심성甚深城이 있는데 그 각각에도 왕의 권속이 있다. 전쟁에 임할 때 타는 코끼리는 무능적無能敵이라 하며 유희할 때 타는 코끼리는 누설壘雪이라 하고 말은 초발峭脖이라 한다. 이것이 비천으로서 삼십삼천과 함께한다.

천天
천에는 욕계欲界783) 육천六天,784) 색계色界785) 십칠천,786) 무색계無色界787) 사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