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ABC_IT_K0004_T_001
005_0527_a_01L광찬경(光讚經) 제1권
005_0527_a_01L光讚經卷第一

축법호(竺法護) 한역
김두재 번역
005_0527_a_02L西晉三藏竺法護譯

1. 마하반야바라밀광찬품(摩訶般若波羅蜜光讚品)
005_0527_a_03L摩訶般若波羅蜜光讚品第一

이와 같이 들었다.
005_0527_a_04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나열기(羅閱祇)1)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훌륭한 비구승 오천 명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모두 아라한들로서 모든 습기가 제거되어 일체의 번뇌[塵垢〕가 없었으며, 자재(自在)함을 얻어 마음이 편안하여 해탈을 얻었고 지혜로 고해의 바다를 잘 건너 인화(仁和)를 얻은 경지에 이르렀다. 크게 개도(開導)되어 할 일을 이미 다 판단하였고 최후의 경지[究竟〕를 깨달아 무거운 짐을 다 벗어버렸으며, 자신에게 이로움을 얻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근심을 다 없애 평등하게 해탈하였으며, 모든 생각에서 벗어나 최상의 경지를 증득한 이들이었으나, 오직 현자(賢者) 아난 한 사람만은 수다원(須陀洹)을 배우는 경지에 있었다.
005_0527_a_05L一時佛遊羅閱祇耆闍崛山與摩訶比丘僧五千俱皆阿羅漢也——諸漏已盡無有塵垢而得自在安解脫智慧善度逮得仁和爲大開所作已辦所設究竟棄捐重擔得己利除終始患平等解脫濟一切得度無極——唯除一人賢者阿難須陁洹
또한 오백 명의 비구가 자리를 함께 하였고, 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도 다함께 그곳에 있었으며, 모든 보살마하살도 함께 있었는데 그들도 모두 총지(總持:다라니)를 체득하여 삼매를 이루었고, 공(空)을 닦고 행하여 무상(無想)을 존중하였으며, 모든 바람을 생각지 않아 평등한 법인〔等忍〕을 증득하였고, 무수한 장애를 제거하여 모두 다섯 가지 신통을 이루었다. 말이 총명하고 민첩하며 게으름이 없었고, 집안의 이익을 위하여 연연해 하는 마음을 없앴으며, 바른 법〔經法〕을 말하고 분수에 맞지 않는 공양을 바라지 않았으며, 깊고 오묘한 법을 성취하여 최상의 경지〔無極〕에 이르렀다.
005_0527_a_12L復與五百比丘俱及比丘尼優婆塞優婆夷皆悉現在幷諸菩薩摩訶薩——得諸摠持逮成三昧修于空行尊於無想不念衆願以得等忍覽無數皆得五通所言聰捷無有懈蠲捨家利所慕之心所說經法不僥供養致深妙法度於無極
또한 두려워함이 없어졌고 모든 마군의 일을 초월하였으며, 모든 번뇌〔陰蓋〕의 장애에서 벗어나고, 여러 가지 인연법을 강설하여 마음에 나아갈 바를 깨닫게 하였으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겁(劫)을 정진하고 서원을 행하였으며, 그 생각이 향하는 바는 기쁨뿐이었고 항상 남보다 먼저 물으며, 원한 맺은 일에서 떠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여러 모임에 들어가고, 위엄 있는 기세가 높고도 높아 두려워하거나 어려워함이 없으며, 한량없는 해겁(姟劫)의 일까지 기억하였다.
005_0527_a_18L得無所畏超越魔事脫於一切陰蓋之㝵諸因緣心志所趣從無數劫精進行其意所向喜悅問訊常先於人於結恨入於無數衆會之中威勢巍巍無所畏難憶念無量姟劫之事
005_0527_b_02L만약 경법(經法)을 설명하면 모든 이치를 밝게 관찰함이 마치 모든 것은 환화(幻化)와 아지랑이〔野馬〕와 물 속의 달과 꿈과 그림자와 메아리와 같음을 알고, 거울 속의 형상과 같음을 알았다. 용맹하기 짝이 없고, 미묘한 지혜로 중생의 마음을 알았으며, 동작과 행동은 분별심을 뛰어넘었다. 마음 속에 남을 해치려는 생각을 품지 않으며, 은근히 인욕을 행하고, 행하는 것마다 모든 이치를 구족하였으며, 진리를 살펴 마땅히 제도해야 할 대상을 확실히 알았고, 불국토의 한없이 많은 서원을 포섭하여 취하였으며, 항상 삼매의 선정에 들어가서 무수히 많은 모든 부처님의 세계를 보았다. 편하고 좋은 것을 자유롭게 표현하여 한량 없는 모든 불세존(佛世尊)께 계청(啓請)하며, 나아가고 물러남의 몇 가지 편견을 결단하고, 나타나는 곳마다 결정된 뜻에 스스로 즐거워하며, 백천 가지 행에 대하여 깨달았으니, 누구를 막론하고 모든 보살의 덕이 모두 이와 같았다.
005_0527_b_02L說經法曉練衆義猶如幻野馬夢與影若鏡中像勇猛無侶微妙慧知衆生心所起所行超度分意不懷害慇懃忍辱具足所行了審諦所當度者攝取佛土無限之常三昧定目睹無數諸佛世界達宜便啓請無量諸佛世尊進退能決若干種見所著之處定意自娛解百千行諸菩薩者德皆如是
그 보살들의 이름은 불타화(颰陀和)보살ㆍ나린나갈(羅隣那竭)보살ㆍ마하수보화(摩訶須菩和)보살ㆍ나라달(那羅達)보살ㆍ교일도(嬌日兜)보살ㆍ화륜조(和輪調)보살ㆍ인지(因坁)보살ㆍ현수(賢守)보살ㆍ묘의(妙意)보살ㆍ지의(持意)보살ㆍ증의(增意)보살ㆍ불허견(不虛見)보살ㆍ입원(立願)보살ㆍ주선(周旋)보살ㆍ상정진응(常精進應)보살ㆍ불치원(不置遠)보살ㆍ일성(日盛)보살ㆍ무오아(無吾我)보살ㆍ광세음(光世音)보살ㆍ점수(漸首)보살ㆍ보인수(寶印首)보살ㆍ상거수(常擧手)보살ㆍ상하수(常下手)보살ㆍ자씨(慈氏)보살이었으니, 모든 보살 대중이 이와 같이 한정하기 어려웠고 백천해의 숫자로는 이루 헤아릴 수 없었으며, 모두가 묘한 덕과 청정함을 지닌 동진(同眞)들이었다.
005_0527_b_11L——其名曰颰陁和菩薩羅鄰那竭菩薩摩訶湏菩和菩薩那羅達菩薩嬌日兜菩薩和輪調菩薩因坻菩薩賢守菩薩意菩薩持意菩薩增意菩薩不虛見菩薩立願菩薩周旋菩薩常精進應菩薩不置遠菩薩日盛菩薩無吾我菩薩光世音菩薩漸首菩薩寶印首菩薩常擧手菩薩常下手菩薩慈氏菩薩諸菩薩衆如是難限不可計數億百千姟一切妙德淸淨同眞
005_0527_c_02L그때 세존께서 스스로 사자좌에 오르시어 가부좌를 하시고 몸을 단정히 하시고는 마음이 향하는 곳에 그 뜻을 세워 삼매(三昧)에 드시니, 그 이름은 정의왕(定意王)삼매였는데, 이 삼매로써 자연히 바르게 받아들이면 널리 모든 정의(定意)삼매가 다 들어와 평등하게 포섭되고 제어되었다.
005_0527_b_21L爾時世尊坐於自然師子牀座而結加趺正身而處心有所向制立其意有三昧名定意王以時三昧自然正受皆普入一切定意救攝平等御而趣
부처님께서는 삼매에 나아가 마음이 편안하고 고요해져서 도안(道眼)으로써 이 세계를 관찰하시고는 빙그레 웃으셨다.
그리고는 발바닥에서 육만억 백천 광명을 뿜어내시고, 열 발가락에서 십억 백천 광명을 뿜어내시며, 양쪽 늑골에서 이억 백천 광명을 뿜어내시고, 양 무릎에서 이억 백천 광명을 뿜어내시며, 두 다리에서 이억 백천 광명을 뿜어내시고, 양 어깨에서 이억 백천 광명을 뿜어내시며, 양 팔꿈치에서 이억 백천 광명을 뿜어내시고, 배꼽에서 이억 백천 광명을 뿜어내시며, 머리에서 억 백천 광명을 뿜어내시었다. 다시 두 손의 손가락마다 십억 백천 광명을 뿜어내시고, 두 팔에서 이억 백천 광명을 뿜어내시며, 두 눈썹에서 이억 백천 광명을 뿜어내시고, 목에서 억 백천 광명을 뿜어내시며, 두 눈에서 이억 백천 광명을 뿜어내시고, 두 귀에서 이억 백천 광명을 뿜어내시며, 코에서 억 백천 광명을 뿜어내시고, 사면(四面)에서 사백억 백천 광명을 뿜어내시며, 사십 개의 치아에서 사십억 백천 광명의 뿜어내시고, 미간(眉間)에서 억 백천 광명을 뿜어내시며, 정수리로 육만억 백천 광명을 뿜어내시어 이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지 않는 곳이 없었다.
널리 동방 강하(江河)의 모래알처럼 많은 모든 불국토를 비추고, 남방ㆍ서방ㆍ북방 등 사방과 상하도 다 이와 같이 비추니, 그곳에 있는 중생들은 그 광명을 입어 마음이 모두 편안하여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의 마음을 내었다.
005_0527_c_03L佛適三昧其心安寂而以道眼觀斯世界其身湛然而笑從其足心放六萬億百千光明十足指放十億百千光明兩脅放二億百千光明兩膝放二億百千光明兩腳放二億百千光明兩肩放二億百千光明兩肘放二億百千光明臍放二億百千光明頭放億百千光明兩手指放十億百千光明兩臂放二億百千光明兩眉放二億百千光明項放億百千光明兩眼放二億百千光明兩耳放二億百千光明鼻放億百千光明四面放四百億百千光明四十齒放四十億百千光明眉閒相放億百千光明結相放六萬億百千光明照此三千大千世界無所不周普曜東方江河沙等諸佛國土南方西方北方四隅上下皆亦如是其有衆生蒙値光明心皆恬怕悉發無上正眞之道
005_0528_a_02L그때 세존께서 기쁘게 웃으시자 모든 털구멍에서 많은 광명이 뿜어져나와 이 삼천대천세계를 비추어 널리 시장에 두루 접하지 않는 곳이 없었으니,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의 온갖 중생들이 그 빛을 받아 모두가 적연(寂然)히 무상정진의 도에 들게 되었다.
다시 세존께서 여래의 청정하고 참으로 미묘한 지성(志性)의 광명을 내어 이 삼천대천세계를 비추고, 널리 시방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 국토에 까지 미치니, 가령 사람들이 이 빛을 받은 이는 모두가 마침내 무상정진의 도에 이르게 되었다.
005_0527_c_21L於是世尊卽時欣笑從諸毛孔放衆光明照此三千大千世界普遍十方無不周接江河沙等諸佛世界其有群萌爲光所照悉皆寂然存于無上正眞之道是時世尊則演如來淸淨眞妙志性光明照此三千大千世界普及十方各江河沙等諸佛國土假令人民逮斯光者則皆究竟至於無上正眞之道
또한 세존께서는 넓은 혀로 부처님 국토를 다 덮고, 그 혀에서 무수한 억 백천 광명을 내어 이 삼천대천세계를 비추고, 시방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고 많은 모든 부처님 국토를 두루 비추니, 그 광명 속에 저절로 금보(金寶)로 된 연꽃이 나타났다. 그 연꽃마다에는 각각 부처님이 계셔서 가부(加趺)를 맺고 보배 연꽃에 앉아 경법(經法)을 강설하면서 육바라밀을 연설하시니, 모든 시방도 또한 이와 같았다. 만약 중생들이 이 강설하는 법을 들으면 마침내 모두 다 굳게 머물러 아뇩다라삼야삼보리(阿耨多羅三耶三菩提)를 증득하였다.
005_0528_a_07L於是世尊從其舌本悉覆佛而出無數億百千光明照此三千大千世界周遍十方各江河沙等諸佛國土其光明中自然而殖金寶蓮其蓮華上各有諸佛結加趺坐寶蓮華講說經法演於六波羅蜜十方一切亦復如是若有衆生聞斯法講一切究竟皆得堅住阿耨多羅三耶三菩
005_0528_b_02L그때 세존께서 사자상(師子床)에 앉으시어 사자삼매에 들어가 즐거워하면서 이 정의(定意:三昧)로써 바르게 받아들여 그 모습과 형상처럼 위엄 있는 빛을 내어 신통력을 보이시니,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는데 저 변두리 끝까지도 흔들렸다. 중앙에서 변두리에 이르기까지 편안하고 온화하며 유연(柔軟)하였고, 모든 중생의 무리를 불쌍하게 여겨 그들로 하여금 안온함을 얻어 즐거워하고 근심이 없어지게 하였다.
그때 삼천대천세계의 지옥ㆍ아귀ㆍ축생으로서 고통받고 있는 자들과 재앙이 있을까 두려워하는 자들은 저절로 삼도의 괴로움이 다 끊어져 없어지고 나서 그곳을 떠나 인간이 되거나 사천왕(四天王)ㆍ도리천(忉利天)ㆍ염천(鹽天)ㆍ도술천(兜術天)ㆍ니마라천(尼摩羅天)ㆍ바라니밀천(波羅尼蜜天)에 태어났다.
이때 삼도에 있다가 여러 하늘이나 또는 사람으로 태어난 자들은 지난 생의 일을 기억하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부처님의 발 아래 머리를 대어 예배하고 합장 귀명(歸命)하니, 시방의 모든 중생들도 모두 이와 같이 하여 차이가 없었다.
005_0528_a_15L於是世尊坐師子牀有三昧名師子娛樂以斯定意自然正受如其色像咸演威曜示現神足三千大千世界六反震動邊際亦搖中順至邊安和柔軟愍傷一切衆生之類令獲安隱快樂無患爾時三千大千世界地獄餓鬼畜生諸不閑者恐懅厄者自然爲斷三塗除已悉自致來得生爲人四天王忉利天鹽天兜術天摩羅天波羅尼蜜天於時諸天適生彼閒人中天上卽識宿命歡喜悅豫往詣佛所稽首足下叉手歸命十方一切亦復如是等無差特
이 삼천세계 중생들로서 앞 못보던 이는 눈을 떠서 모든 모습과 형상을 보게 되었고, 귀먹었던 이는 모든 음성을 듣게 되었으며, 생각이 혼란스럽거나 마음이 의혹에 빠져 있던 이는 본래의 마음을 도로 회복하게 되었고, 혼미하거나 분통해 하던 이는 즉시 안정을 얻었으며, 헐벗던 이는 저절로 의복이 생기고 굶주리던 이는 저절로 배부르며, 목마르던 이는 목마름이 없어졌고 질병이 있던 이는 병이 나으며, 몸에 결함이 있던 이는 모든 감관〔根〕이 구족되고 몹시 피로하던 사람은 저절로 피로가 풀리며, 오래도록 몸을 의탁했던 이는 의탁할 필요가 없어졌다. 모든 중생들이 평등한 마음을 얻어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서로 바라보니, 부모와 같고 형제와 같으며, 자매와 같아서 각각 마음이 동등하여 치우치거나 삿된 일이 없고 모든 행동은 자비로운 마음에서 시작되었으며, 모든 중생이 다 열 가지 착한 일과 청정하고 깨끗한 행동을 닦아 진애〔塵埃〕가 없었으며, 모든 사람들이 다 안온(安隱)함을 얻었다. 그 안온함은 마치 비구가 제삼선정〔第三禪〕에 들어간 것 같았다. 그때 중생들은 지혜를 성취하여 모두 훌륭한 쾌락과 고른 선정을 구족하고 비열(卑劣)함을 여의어 마음이 화평하고 청아함〔和雅〕을 증득하였다.
005_0528_b_04L爾時此三千世界衆生之類盲者得目而睹色聾者徹聽聞諸音聲志亂意惑還復其心迷憤者則時得定其裸形者自然衣服其飢虛者自然飽滿其消渴者無所思僥其疾病者而得除愈身瑕玼者諸根具足其疲極者自然得解久猗身者則無所猗一切衆生得平等心展轉相瞻如父如母如兄如弟如姊如妹各各同心等無偏邪皆行慈心一切群萌悉修十善淸淨梵行無有塵埃一切黎庶悉獲安隱所得安隱猶如比丘得第三禪于時衆生而致智慧而悉具足善快調定離於卑劣逮得和雅
이렇게 세존께서 사좌상(師子床)에 앉은 채로 삼천대천세계에 계시니, 가장 뛰어나고 특이하셨고 위엄과 신통이 높고도 높으셨으며, 그 빛이 빛나고 밝아서 두려울 것이 없었다. 성스러운 밝음 또한 찬란하게 빛나 존안(尊顔)을 구족하시니, 그 빛이 동방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 세계와 팔유(八維)와 상하 각각에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세존의 국토를 두루두루 넓게 비추지 아니함이 없었고 마치 수미산이 모든 산 위에 우뚝 솟아 있어서 그 광명이 모든 곳에 통하는 것과 같았다.
005_0528_b_18L於是世尊在師子牀處於三千大千世界而最超異威神巍巍光燿煌煌無有畏懼聖明輝赫尊顏具足無不周普照于東方江河沙等諸佛世界八維上下各江河沙等世尊國土如須彌山超踰一切諸山之上明在所通
005_0528_c_02L그때 세존께서 여래의 뜻을 받들어 이미 저절로 성인이 되시어 삼천대천세계의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함께 보게 하시니, 이 세계 수타위정거(首陀衛淨居)의 여러 하늘과 범천(梵天)ㆍ바라니밀천(波羅尼蜜天)ㆍ니마라천(尼摩羅天)ㆍ도술천(兜術天)ㆍ염천ㆍ도리천ㆍ사천왕천과 삼천대천세계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몸을 나타내어 여래를 가까이 하였다. 그러자 모두들 저절로 하늘의 찬란한 꽃과 하늘의 향, 하늘의 잡향(雜香), 하늘의 도향(搗香), 하늘의 푸른 연꽃ㆍ부용(芙蓉)ㆍ선화(鮮華)와 하늘의 여러 가지 절묘한 꽃줄기와 꽃잎이 모두 갖추어 졌다.
그들은 이런 물건들을 싸가지고 부처님께서 계신 처소에 와서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하고는 각자 부처님 위와 인간 세계에 뿌렸으며, 또 물과 육지에서 피는 꽃들을 각자 손에 들고 세존께서 계신 곳에 나아가 공양하였다.
005_0528_b_24L於是世尊承如來旨已自然聖令三千大千世界衆生悉共瞻睹時此世界首陁衛淨居諸天梵天波羅尼蜜天尼摩羅天兜術天鹽天忉利天四天王天及三千大千世界所居人民自然見身親近如來皆得自然天華傅飾天香天雜香天搗香天靑蓮芙蓉鮮華諸妙天華莖葉具足各各發行齎詣如來稽首佛足各散佛上及於人閒水陸諸花各各手執往詣世尊而爲供養
모든 하늘의 사람들이 뿌리고 공양한 여러 가지 꽃들이 허공에 퍼져 삼천대천세계가 궁전으로 변하고 저절로 누대(樓臺)가 세워졌다. 그 궁전에는 여러 하늘의 꽃그림이 드리워지고 비단으로 된 일산ㆍ당기ㆍ번기가 어지럽게 이리 날리고 저리 날려 휘황찬란하였으며, 여러 가지 꽃향기가 삼천대천 부처님 국토를 장엄하니, 자연 위엄이 당당하고 여러 가지 색깔의 형상이 마치 자마금(紫磨金)과 같았다. 팔유(八惟)와 상하에 그윽하게 풍기는 향기 또한 이와 같았다.
그때 염부제성(閻浮提城)에 살고 있는 백성들이 헤아릴 수 없는 위엄과 변화로 몸을 나타내신 여래를 바라보고 각기 마음 속으로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오늘 여래께서 우리 앞에 앉아 계신 것처럼 넓고 넓은 불국토도 또한 이와 같으리라.’
또 각각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늘 여래께서 우리 앞에 앉으셔서 경법(經法)을 설하시는구나.’
005_0528_c_11L諸天人民所散供養諸華之具上在虛空三千大千世界化爲宮殿自然樓觀從其宮殿垂諸天華繒蓋幢幡紛葩飄颺顯灼普現其諸花香莊嚴三千大千佛國自然巍巍形像衆色如紫磨金八維上下芬馥晃昱亦復如是於是閻浮提城所有人民瞻睹如來現身威變不可稱計各心念言今日如來坐於我前普佛國土亦復如是各各心念今日如來在我前坐而說經法
005_0529_a_02L그때 세존께서 사자상에 앉으셔서 또다시 흔연히 미소를 지으시고 삼천대천세계를 다시 한번 비추시니 큰 빛이 밝게 빛났다. 이 국토의 백성들이 다 함께 동방 가하의 모래알처럼 많고 많은 모든 부처님 국토에 현존하는 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등정각(登正覺)과 여러 보살과 성문 대중을 보았고, 또다시 동방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여러 부처님 세계에 살고 있는 중생들도 다 멀리 이 부처님 국토의 석가문불(釋迦文佛)과 비구승 및 모든 보살이 자리에 앉아 경법(經法) 설하는 것을 보았으며, 팔유와 상하도 또한 이처럼 모두가 멀리 동등하여 차별없는 모습을 보았다.
005_0528_c_22L於時世尊在師子牀更復欣笑加復重照三千大千世界弘光赫弈此土人民悉共睹見東方江河沙等諸佛國土現在如來至眞等正覺與諸菩薩聲聞之衆又復東方江河沙等諸佛世界所有衆生悉亦遙見此佛國土釋迦文佛與比丘僧及諸菩薩而坐說經八維上下亦復如悉遙見此等無差特
그런데 동방으로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여러 부처님의 세계를 지난 가장 마지막에 한 국토가 있으니 그 이름이 보적(寶迹)이었으며, 그 세계 부처님의 존호는 보사(寶事)여래ㆍ지진ㆍ등정각으로서 지금 현존하는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또 다시 『마하반야바라밀경(摩訶般若波羅蜜經)』을 강설하고 계셨다.
그때 그 부처님 세계에 보살이 있었으니 이름이 보명(普明)이었다. 그 보살은 큰 광명과 함께 땅이 크게 진동함을 보고는 즉시 보사여래(寶事如來)께 나아가 머리 숙여 예배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저와 같은 큰 광명이 부처님 국토를 비추어 땅이 크게 진동하며 모든 여래의 몸이 저절로 나타나 보입니까? 이 모임에 있는 모든 대중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005_0529_a_07L於是過東方江河沙等諸佛世界最邊國土名寶其佛號寶事如來至眞等正覺現在爲諸衆生亦復講說『摩訶般若波羅蜜經』彼時其佛世界而有菩薩號曰普明睹大光明及地大動卽便往詣寶事如來稽首問曰唯然世尊以何因緣其大光明照此佛土地大震動諸如來身自然爲見會當有意
부처님께서 보명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족성자(族姓子)야, 여기에서 서쪽으로 아주 먼 곳에 고통을 참고 사는 세계〔忍世界〕가 있는데 그 세계에 계시는 부처님의 명호는 석가문(釋迦文)여래이시다. 지금 그 부처님께서는 여러 보살들을 위하여 『반야바라밀경(般若波羅蜜經)』을 설법하고 계시는데, 이 광명은 그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나타난 것이니라.”
005_0529_a_15L彼佛告於普明菩薩曰族姓子欲知西方極遠有忍世界其佛號曰釋迦文如來今現在爲諸菩薩說般若波羅蜜是其威神光也
보명보살이 보사여래께 아뢰었다.
“그렇다면 세존이시여, 저는 그곳에 가서 석가모니 부처님과 여러 보살마하살의 대중들과 동진(童眞) 등에게 예배드리고 석가모다아갈아라하삼야삼불(釋迦牟多阿竭阿羅訶三耶三佛)에게서 총지(總持:陀羅尼)와 최상의 삼매를 증득하여 마음을 안정시키고 자유 자재하며 열반의 경지〔無極〕에 들어가고자 하옵니다.”
005_0529_a_19L普明菩薩白寶事如來唯然世尊我欲詣彼見釋迦牟尼如來稽首作禮及諸菩薩摩訶薩衆童眞等得摠持究竟三昧定意自在得度無極釋迦牟多阿竭阿羅三耶三佛
005_0529_b_02L보사여래아라하삼야삼불께서 보명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래 가거라. 선남자야, 너는 지금이 적절한 시기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는 보사여래께서 천 잎의 금빛 찬란한 연꽃을 보명보살에게 주면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보배 연꽃을 가지고 가서 석가모니께 공양하라. 너는 그곳에 가서 적연행(寂然行)을 닦고자 하느냐? 저 감인(堪忍)세계에 태어난 보살들은 환난(患難)을 매우 많이 겪으며 또한 어려운 일도 자주 만나게 되느니라.”
005_0529_a_24L寶事如來阿羅呵三耶三佛告普明菩薩曰善男子汝知是時寶事如來賜普明菩薩金色蓮華而有千葉善男子此寶蓮華以用供散釋迦牟如來善男子欲往修寂然行忍界菩薩生彼土者甚有患難亦難値遇
보명보살은 곧 그 금빛 찬란한 연꽃을 받아가지고 다함이 없는 수효인 백천해(百千姟)의 여러 보살들과 동남(童男)ㆍ동녀(童女)와 어른ㆍ아이ㆍ재가신도ㆍ출가승려 등과 함께 동방의 부처님이신 천중천(天中天)께 공양을 올리고 일을 받들어 귀명하였으며, 여러 가지 꽃과 향ㆍ잡향(雜香)ㆍ도향(搗香)을 올렸다.
그리고는 보명보살이 석가모니여래께 나아가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한쪽으로 물러나 세존께 아뢰었다.
“큰 성인이시여, 보사여래께서 공경을 다하여 문안드림이 한량없으시니 ‘바라옵건대 지내시기에 쾌적하시고 불편이 없으시며 기력은 고르시고 평안하시나이까?’라고 하시며 이 금빛 찬란한 연꽃을 보내셨습니다.”
005_0529_b_07L普明菩薩卽受其金色蓮華與無央數億百千姟諸菩薩衆男女大小居家出家則以供養東方諸佛天中天承事歸命上諸華香雜香搗香次復詣釋迦牟如來稽首足卻住一面普明菩薩白世尊曰大聖寶事如來敬問無量乞求輕便力行安乎又復遣進金色蓮華
부처님께서 연꽃을 받으시고 조금 있다가 그 연꽃을 동방에 있는 강하(江河)의 모래알처럼 많은 부처님의 국토에 뿌리자, 그 꽃이 동방의 여러 부처님 세계에 두루 가득하였다. 모든 금빛의 연꽃 위에는 저절로 부처님께서 앉으셔서 경법(經法)을 강설하시고, 또한 육바라밀(六波羅蜜)을 연설하셨다. 그곳에 있던 중생으로서 이 설법을 들은 이는 모두들 마침내 아뇩다라삼야삼보리에 굳게 머물렀다. 또한 남녀와 어른ㆍ아이 할 것 없이 부처님의 발에 절하고 각각 자신들의 공덕으로써 다아갈아라하삼야삼보(多阿竭阿羅呵三耶三菩)께 공양을 올렸다.
005_0529_b_14L受蓮華尋以遙散東方江河沙諸佛國土其華卽時周遍東方諸佛世界有佛坐於自然金色蓮華講說經法亦復演斯六波羅蜜其有衆生聞此說者一切究竟卽時堅住於阿耨多羅三耶三菩男女大小悉禮佛足以功德供養多阿竭阿羅呵三耶三
005_0529_c_02L여기서부터 남방으로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를 지나 가장 끝에 이일체우(離一切憂)라는 부처님의 세계가 있었다. 그곳에 계시는 부처님의 명호는 무수(無憂首)다아갈아라하삼야삼불이라 하고 그곳에는 이척(離戚)이라는 보살이 있었는데 그 보살이 그곳 부처님께 앞에서와 같은 사실을 아뢰었더니, 그 부처님께서도 연꽃을 주셨다. 무수히 많은 보살들과 함께 수많은 국토를 지나면서 여러 부처님을 공양하고 마침내 석가모니여래의 처소에 와서 이마를 대어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나서 경전 설법하는 것을 들었다.
005_0529_b_22L南方去此江河沙等最極邊際佛世界名曰離一切憂其佛號無憂首多阿竭阿羅呵三耶三佛彼有菩薩名離戚啓辭其佛佛賜蓮花與無數菩薩俱經諸國土供養諸佛來詣釋迦牟尼如來稽首供養卻坐聽經
그곳에서부터 서쪽으로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국토를 지나 한 세계가 있으니, 그 이름이 적연(寂然)이었다. 그곳 부처님의 명호는 보룡(寶龍)다아갈아라하삼야삼불이었고, 그곳에도 또한 의행(意行)이라는 보살이 있었는데, 그 보살이 그곳의 부처님께 위에서와 똑같은 일을 여쭈었더니, 그곳 부처님께서도 또한 연꽃을 주셨다. 그 보살이 무수히 많은 보살들과 함께 수많은 국토를 지나오면서 모든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마침내 석가모니여래의 처소에 와서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한쪽에 물러가서 경전 설법하는 것을 들었다.
005_0529_c_04L西方去此江河沙等有世界名曰寂其佛號寶龍多阿竭阿羅呵三耶三佛彼有菩薩名曰意行啓辭其佛佛賜蓮華與無數菩薩俱經諸國土供養諸佛來詣釋迦牟尼如來稽首供養卻坐聽經
여기에서 북쪽으로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국토를 지나 또 한 세계가 있으니 그 이름은 치승(致勝)이라 하며, 그곳 부처님의 명호는 승제근(勝諸根)다아갈아라하삼야삼불이라 하였으며, 그곳에도 시승(施勝)이라는 보살이 있어 위에서와 똑같은 일로 그곳 부처님께 아뢰자 그 부처님께서도 연꽃을 주셨다. 그 보살은 무수히 많은 여러 보살들과 함께 수많은 국토를 지나오면서 여러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마침내 석가모니여래의 처소에 와서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하고 공양을 올리고는 한쪽으로 물러나서 경전 설하시는 것을 들었다.
005_0529_c_10L北方去此江河沙等有世界名曰致勝其佛號勝諸根多阿竭阿羅呵三耶三佛彼有菩薩名曰施勝啓辭其佛佛賜蓮華與無數菩薩俱經諸國土供養諸佛詣釋迦牟如來稽首供養卻坐聽經
여기서부터 아래 방향으로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국토를 지나면 또 한 세계가 있으니 그 세계의 이름은 인현(仁賢)이었다. 그곳에 계시는 부처님의 명호는 현수(賢首)다아갈아라하삼야삼불이라 하며, 그 국토에 연화상(蓮華上)보살이 있어 앞에서와 똑같은 사실을 그곳 부처님께 아뢰자, 그 부처님께서도 연꽃을 주셨다. 그 보살이 무수히 많은 여러 보살들과 아뢰자, 그 부처님께서도 연꽃을 주셨다. 그 보살이 무수히 많은 여러 보살들과 함께 수많은 국토를 지나오면서 여러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마침내 석가모니여래의 처소에 와서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드리고 공양을 올리고는 한쪽으로 물러나서 경전 설법하시는 것을 들었다.
005_0529_c_15L下方去此江河沙等有世界名曰仁賢其佛號賢首多阿竭阿羅呵三耶三佛土有菩薩名曰蓮華上啓辭其佛賜蓮華與無數菩薩俱經諸國土供養諸佛詣釋迦牟如來稽首供養坐聽經
005_0530_a_02L여기에서부터 위쪽 방향으로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국토를 지나 또 한 세계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흔락(欣樂)이었다. 그곳에 계시는 부처님의 명호는 낙수(樂首)다아갈아라하삼야삼불이라 하였고, 그곳에 시락(施樂)이라는 보살이 있었는데 앞에서와 같은 사실을 그곳 부처님께 아뢰자, 그 부처님께서도 연꽃을 주셨다. 그 보살이 무수히 많은 여러 보살들과 함께 수많은 국토를 지내오면서 여러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마침내 석가모니여래의 처소에 와서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드리고 공양을 올리고는 한쪽으로 물러나서 경전 설법하시는 것을 들었다. 그 밖에 네 곳의 간방〔四維:東北ㆍ東南ㆍ西北ㆍ西南〕도 또한 이와 같아서 특별한 차이가 없었다.
005_0529_c_21L上方去此江河沙等有世界名曰欣樂其佛號樂首多阿竭阿羅三耶三佛彼有菩薩名施樂啓辭其佛佛賜蓮花與無數菩薩俱經諸國土供養諸佛詣釋迦牟如來稽首供養卻坐聽經其四維者亦復如是等無差特
그때 이 삼천대천세계에는 잠시 후에 여러 가지 보배의 꽃과 향ㆍ번기〔幡〕ㆍ일산〔蓋〕이 내렸고 향나무와 꽃나무들로써 저절로 장엄하니 비유하면 마치 연화적(蓮花跡) 세계와 같았으며, 보화(普華)다아갈아라하삼야삼불의 불국토와 박수(溥首)보살이 본래부터 계시던 국토와 같았다.
선주의(善注意)와 여러 천자, 그리고 그 밖의 큰 신장〔神〕과 존엄하고 위세 높은 한량없는 보살의 무리가 세존과 함께 자리하였으며, 또 다른 하늘 세계의 백성들도 모두 이 법회에 모였고, 여러 마군과 범천(梵天)들과 성문대중ㆍ건답화(揵沓惒)ㆍ아수륜(阿須倫) 신중(神衆)과 그의 백성들까지도 모두 다 이 법회에 왔다. 여기에 모인 모든 보살들은 동자(童子)로 있을 때에 음식과 의복을 공양한 공덕으로 자연히 이 집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005_0530_a_04L爾時於此三千大千世界尋卽而雨諸寶華香幡蓋自然莊嚴香樹花樹譬如蓮華迹世界普華多阿竭阿羅呵三耶三佛佛土溥首菩薩所遊居處善住意諸天子及餘大神尊勢無極菩薩之衆世尊所與餘諸天世閒人民皆來聚會諸魔天幷聲聞衆揵沓和阿須倫神人民悉普來會此諸菩薩摩訶薩爲童子所服飮食功德自然
그때 세존께서 현자(賢者)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모인 보살마하살이 만일 정진 수행하려 한다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한다.”
005_0530_a_13L爾時世尊告賢者舍利弗於斯若有菩薩摩訶薩便當精修學般若波羅蜜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모든 법을 다 구족하고 밝게 이해하려면 어떻게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합니까?”
005_0530_a_15L舍利弗白唯然世尊云何菩薩摩訶薩一切具足曉解諸法學般若波羅蜜乎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에 머물러서 이미 처소(處所)가 없음을 닦았기 때문에 곧 단바라밀(檀波羅蜜)을 구족하여 결함이나 손감(損減)함이 없이 주는 것만 있고 애착하거나 거스르는 것이 없어야 하며, 시바라밀(尸波羅蜜)을 마땅히 원만하게 갖추어서 이러한 인연을 따라 일찍이 죄와 죄가 아닌 것에 머물지 않아야 한다. 또한 마땅히 찬바라밀(羼波羅蜜)을 원만하게 갖추어 성냄을 일으킴이 없어야 하고, 마땅히 온전하게 체바라밀(逮波羅蜜)을 배워 문득 받아 결정하고 그 몸과 마음이 따라 모든 정진을 일으키고 여러 번뇌를 일으키지 않아야 하며, 마땅히 선바라밀(禪波羅蜜)을 원만하게 갖추어 이러한 것들을 말미암아 무엇을 구하거나 애착하고 사모함이 없어야 한다.”
005_0530_a_17L告舍利弗菩薩摩訶薩住於般若波羅蜜已修無處所卽便具足檀波羅令不缺減有所施與無所愛逆波羅蜜當令具足從是因緣未曾住於罪不罪亦當具足羼波羅蜜興無瞋恚當學惟逮波羅蜜便得受決其身意興諸精進不起諸漏當具足禪波羅蜜由是之故無所求慕
005_0530_b_02L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사리불아, 만약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에 머무르려면 스스로 네 가지 생각이 머무는 곳〔四意止:四念住〕을 원만히 갖추고, 발심할 대상이 없는 것을 발하여 또한 마땅히 원만하게 갖추어서 네 가지 의단(意斷:正勤)ㆍ네 가지 신족(神足)ㆍ오근(五根)ㆍ오력(五力)ㆍ일곱 가지 각의(覺意)ㆍ여덟 가지 유행(由行:正道)을 증득하여 빠짐없이 모두 만족하게 갖추어야 하고, 공무삼매(공무삼매:공삼매)ㆍ무상삼매(無想三昧)ㆍ무원삼매(無願三昧)를 결정코 구족해야 하며, 네 가지 선정ㆍ네 가지 평등〔等〕ㆍ네 가지 무색삼매(無色三昧)와 여덟 가지 해탈문(解脫門)을 차례차례 점차 구족해 나가야 하느니라.
005_0530_b_02L佛言舍利弗若菩薩摩訶薩住般若波羅則自具足於四意止發無所發當具足得四意斷四神足五根五力七覺八由行悉令具足空無三昧想三昧無願三昧而決具足四禪四無色三昧及八脫門漸漸具足
이러한 선정〔正受〕으로써 해탈의 방편을 삼아 생각하는 바가 없어야 하고 안〔內〕이라는 생각ㆍ공양이라는 생각ㆍ광명이라는 생각이 없어야 한다. 붉은 색이라는 생각도 없어야 하고, 모든 것은 부패한다는 생각도 없어야 하며, 푸른 색이라는 생각도 없어야 하고, 모든 것은 부패한다는 생각도 없어야 하며, 푸른 색이라는 생각도 없어야 하고, 씹어 먹는 것이라는 생각과 종기가 나서 문드러진다는 생각도 없어야 하며, 혼란하다는 생각도 없어야 하고, 마른 뼈가 된다는 생각도 없어야 한다. 또한 별은 흩어져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없어야 하고 처소라는 생각도 없어야 하나니, 이러한 생각들은 모두 여의고 항상 부처님을 생각하고 경전만을 생각하며, 여러 스님을 생각하고 금지하는 계율을 생각하며, 은혜를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앞에 나타나 있는 여러 하늘들을 생각해야 하느니라.
005_0530_b_08L而以正受以此爲脫無所思想無有內想若供養想若光明想無絳赤想無腐敗想無有靑想無食齧創爛想亦無亂想無枯骨想無星散想無處所想悉離諸想常志於佛念於經典念於衆僧念於戒禁意在惠施志前諸天
또 나고 들어감이 있다는 생각〔出入之意〕ㆍ죽어 없어진다는 생각〔死亡之意〕ㆍ모든 것은 덧없는 것이라는 생각〔無常之想〕ㆍ괴롭고 즐겁다는 생각〔苦樂之想〕ㆍ몸 아닌 게 없다는 생각〔無非身之想〕ㆍ끝과 시작이 있다는 생각〔終始之想〕ㆍ모든 것은 멸하여 다 없어지는 것이라는 생각과 도의 지혜〔道慧〕ㆍ번뇌를 다 끊어 없앤 지혜〔盡慧〕ㆍ번뇌가 없는 모든 지혜ㆍ일으킴이 없는 지혜ㆍ법을 아는 지혜〔法慧〕와 경법(經法)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지혜ㆍ나라는 것도 없다는 지혜ㆍ안이 없다는 지혜〔無有內慧〕ㆍ미묘한 지혜〔微妙意慧〕등 여러 가지 지혜를 깨달아야 하느니라.
005_0530_b_15L出入之意死亡之意無常之想苦樂之想無非身之想終始之想切世界無可樂想諸習之想滅盡之道慧盡慧無熱諸慧無所起慧於諸經法亦無所慧亦無我慧有內慧微妙意慧曉了諸慧
005_0530_c_02L이른바 지혜로써 수행해야 할 삼매인 무상삼매(無想三昧)ㆍ무념삼매(無念三昧)ㆍ무행선정〔無行定〕을 생각하되 다름이 없어야 하며, 모든 근(根)은 다르다거나 근과 행(行)은 다르다거나 또는 행하여 얻어 이룩하기 어려운 여래의 열가지 지혜의 힘〔力〕ㆍ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無所畏〕ㆍ네 가지 분별 있는 말솜씨〔分別辯〕와 부처님의 열여덟 가지 불공법(不共法)ㆍ대자(大慈)ㆍ대비(大悲) 등 이와 같은 일체의 인연을 밝게 깨달아 알려고 하면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수행해야 하느니라.
005_0530_b_20L如所謂悉以思念所行三昧無想無念行定者而無有異諸根爲異異根異又復有行難所獲致如來十力無所畏四分別辯佛十八法不共之大慈大悲欲得曉了此一切緣薩摩訶薩當行般若波羅蜜
또 모든 도의 지혜를 원만하게 갖추려고 하면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행해야 하고, 지혜를 밝게 깨달아서 모든 것을 원만히 갖추어 충족하고 여러 가지 지혜를 통달하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행해야 하며, 보살마하살이 모든 이치를 밝게 깨달아서 일체의 번뇌〔塵勞〕를 없애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수행해야 하느니라.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을 닦아 행해야만 하느니라.”
005_0530_c_03L若有具足諸道慧者菩薩摩訶薩當行般若波羅蜜欲曉了慧具足充備諸通慧當行般若波羅蜜菩薩摩訶薩若欲明了一切得近蠲除塵勞菩薩摩訶薩當行般若波羅蜜如是舍利弗菩薩摩訶薩則爲修學般若波羅蜜
부처님께서 또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보살마하살이 적연(寂然:寂滅)의 경지에 들어가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고, 보살마하살이 성문과 벽지불의 경지를 지나 아유월치(阿惟越致:不退轉)의 경지에 머물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수행해야 하며, 보살마하살이 여섯 가지 신통에 머물러 있고자 하면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고, 보살마하살이 모든 중생인 살화살(薩惒薩)2)이 행하려고 하는 마음을 알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행해야 하며, 보살마하살이 모든 성문들과 벽지불보다 뛰어난 지혜를 원한다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고, 보살마하살이 총지문(總持門)에 이르고자 하거나 만약 어떤 남자가 보시를 하면서 성문 벽지불이 되고자 할 때, 그들보다 뛰어나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한다.
005_0530_c_09L佛復告舍利弗若有菩薩摩訶薩欲入寂然當學般若波羅蜜菩薩摩訶薩欲度聲聞辟支佛地住阿惟越地當學般若波羅蜜菩薩摩訶薩欲處六通學般若波羅蜜菩薩摩訶薩欲知一切衆生薩和薩心根所行者當學般若波羅蜜菩薩摩訶薩欲過諸聲聞辟支佛慧者當學般若波羅菩薩摩訶薩欲逮摠持門若男子勸助布施聲聞辟支佛超越彼等學般若波羅蜜
005_0531_a_02L보살마하살이 모든 성문과 벽지불이 금지하는 계율에 대하여 잘 지키기를 권유하고 돕는 마음보다 뛰어나려고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고, 만약 삼매ㆍ지혜ㆍ해탈ㆍ도지견혜(度知見慧)를 원만히 갖추고자 하면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며, 보살마하살이 선정ㆍ삼매ㆍ삼마월(三摩越)3)을 성취하여 나타내고 해탈심(解脫心)의 염소(念所)에 모여들기를 권유하고 돕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이 만약 보시하기를 권유하고 도우면서 분별하여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하고자 하며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고, 보살마하살이 만약 한량없는 지계(持戒)ㆍ인욕(忍辱)ㆍ정진(精進)ㆍ일심(一心)의 지혜를 원만하게 갖추어 성취하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0_c_20L菩薩摩訶薩欲過一切聲聞辟支佛戒禁勸助心意當學般若波羅蜜若欲具足三昧智慧度知見慧菩薩摩訶薩當學般若波羅蜜菩薩摩訶薩欲成顯於禪定三昧三摩越勸助合集解心之念所當學般若波羅蜜菩薩摩訶薩若欲勸助布施分別無限無量成就功德當學般若波羅蜜菩薩摩訶薩若欲具足成就無限無量持戒忍辱精進一心智慧當學般若波羅蜜
부처님께서 다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보살마하살이 단바라밀ㆍ시바라밀ㆍ찬바라밀ㆍ유체(惟逮)바라밀ㆍ선바라밀ㆍ반야바라밀의 행을 원만히 갖추어서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여러 부처님을 뵙고 스스로 부처가 되게 하려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한다. 서른두 가지 모습〔相〕과 여든 가지 수형호〔種好〕를 원만히 갖추고 보살의 성품을 원만히 갖추어 동진의 지위에 오르고자 하거나 모든 불ㆍ세존을 떠나지 않거나 모든 착한 덕의 근본을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여래를 공양하며 받들어 명을 따르고 그 소원을 성취하고자 하거나 또는 모든 중생들이 마음으로 원하는 음식ㆍ의복ㆍ수레ㆍ향ㆍ꽃ㆍ바르는 향ㆍ평상ㆍ침구ㆍ등불ㆍ수건ㆍ신ㆍ버선 등의 물건을 마땅히 얻어 여러 가지 재물이 충만해지기를 바라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1_a_07L佛復語舍利弗若有菩薩摩訶薩欲具足立檀波羅蜜尸波羅蜜羼波羅蜜惟逮波羅蜜禪波羅蜜般若波羅蜜行切所生得見諸佛自致成佛當學般若波羅蜜欲成三十二相八十種好具足菩薩性若爲眞童欲立此地不離諸佛世尊所欲志念諸善德本養如來奉持順命其願輒成若欲具足一切衆生心之所僥飮食衣服車香華雜香塗香牀臥燈火手巾履所當得者充滿諸財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만약 보살마하살이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중생들을 단바라밀ㆍ시바라밀ㆍ찬바라밀ㆍ유체바라밀ㆍ선바라밀에 머물러 원만히 만족하게 하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1_a_19L復次舍利弗若菩薩摩訶薩欲具足江河沙等衆生勸立於檀波羅尸波羅蜜羼波羅蜜惟逮波羅蜜禪波羅蜜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만약 보살마하살이 한결같이 착한 근본으로써 여래의 덕을 순종하고 소모시켜 다 없애지 않으며, 또한 결함이나 손감시키지 않고 나아가 아뇩다라삼야삼보(阿耨多羅三耶三菩)를 성취하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1_a_22L復次利弗若菩薩摩訶薩以一善本順如來德無有盡耗亦不缺減乃至成阿耨多羅三耶三菩者當學般若波羅
005_0531_b_02L또 사리불아, 만약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배우면 팔유(八維:동ㆍ서ㆍ남ㆍ북과 네 간방)와 상ㆍ하의 모든 부처님 천중천(天中天)께서 다 함께 노래를 읊어 그 사람의 공덕을 칭송한다. 또한 한 번 뜻을 세워 동방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부처님 국토에서 이 세계와 시방에 노닐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며, 모든 음성으로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고 많은 동ㆍ서ㆍ남ㆍ북과 사유(四維:네 간방)에 있는 모든 부처님의 국토에 들리게 하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1_b_03L復次舍利弗若菩薩摩訶薩學般若波羅蜜八維上下諸佛天中天共歌誦其人功德發意之頃東方江河沙等諸佛國土欲遊此界及至十當學般若波羅蜜以一切音聲告江河沙諸佛國土東西南北四維上下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만약 보살마하살이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건립(建立)하여 끊어 없어지지 않도록 하고자 하거나, 내공(內空:六根空)ㆍ외공(外空:六塵空)ㆍ내외공(內外空:六根ㆍ六塵空)ㆍ공 그 자체의 공〔空空〕ㆍ시방 세계의 공〔大空〕ㆍ구경공(究竟空:第一義空)ㆍ모든 존재의 공〔所有空〕ㆍ존재 없음의 공〔無有空〕ㆍ작용이 있는 공〔有爲空〕ㆍ작용이 없는 공〔無爲空〕ㆍ진공(眞空)ㆍ사사(祠祀)가 없는 공ㆍ인연 없는 공〔無因緣空〕ㆍ인연공(因緣空)ㆍ자연 그 모습 자체의 공〔自然相空〕ㆍ모든 법의 공〔一功法空〕ㆍ얻을 수 없는 공〔不可得空〕ㆍ소유함이 없는 공〔無所有空〕ㆍ자연의 공〔自然空〕ㆍ형상이 없는 자연의 공〔無形自然空〕ㆍ인연위신의 공〔因緣威神空〕에 머물고자 하거나 모든 행상(行相)도 이와 같은 경지에 이르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005_0531_b_09L復次舍利弗若菩薩摩訶薩欲建立諸佛國土令不斷絕欲住內空若處外空若內外若於空空若於大空究竟之空有空無有空有爲空無爲空若眞空無祠祀空無因緣空因緣空自然相空一切法空不可得空無所有空若自然空無形自然空因緣威神空諸行相欲至此者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모든 여래를 친근히 하려고 하거나, 모든 법을 관찰하여 이해하고자 하거나, 모든 법이 본제(本際)에 있음을 깨달아 알려고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이와 같이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성취하고자 하면 마땅히 이와 같이 머물러야 하느니라.
005_0531_b_17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欲得親近一切如來欲得觀解一切諸法欲了諸法在於本際當學般若波羅蜜舍利弗菩薩摩訶薩欲成般若波羅蜜當如是住
005_0531_c_02L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삼천대천세계의 모래ㆍ돌ㆍ나무ㆍ꽃과 모든 티끌에 대하여 많은 의심이 생겨 결단하지 못하는 일들을 낱낱이 헤아려 알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고, 삼천대천세계의 큰 바다와 강ㆍ하천ㆍ샘물의 근원에 대하여 몇 방울의 물, 또는 얼마나 많은 수효의 물이 모여 이루어진 것인지를 알고자 하거나, 넓은 바다를 건넘에 있어서 모든곤충의 무리에게 상해(傷害)를 입히지 않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가령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모든 불이 한꺼번에 타올라 마치 세계가 멸망할 때에 타오르는 겁화(劫火)의 불길처럼 한꺼번에 모두 태워 소멸시키려 할 때 그 불길이 타오르지 못하게 하려거든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1_b_22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欲計數知三千大千世界沙石樹一切諸塵衆疑不決當學般若波羅蜜三千大千世界有如大海江河川流泉原欲知有幾渧多少之數所傷害度海虫類當學般若波羅蜜復次舍利弗假使三千大千世界所有火者一時普然猶如劫燒一面一時悉欲滅者令無所然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모든 바람이 한꺼번에 불어와서 모든 것을 뽑아 날려버리고 모든 수미산(須彌山)을 무너뜨려 하나도 남김없게 함이 마치 재와 먼지를 깨끗이 날려버리듯, 황초(黃草)를 태우듯, 마른 풀을 태우듯이 태워버릴 때, 만약 한 손가락과 한 개의 발가락으로 삼계(三界:欲ㆍ色ㆍ無色)의 불을 모두 소멸시키듯이 바람이 일어나지 못하게 하려면 반드시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1_c_08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三千大千世界所有諸風有時國土吹拔崩碎諸須彌山令無有餘譬如灰塵淨滅有如然藎如然蒿草若以一指——手指足指——欲令滅盡三界火者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모든 허공에 홀로 가부좌를 하고 앉은 이 몸이 너른 허공에 두루 가득 차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며, 자유자재로 변화하여 멀거나 가깝게, 크거나 작게 마음대로 하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1_c_13L復次舍利弗菩薩摩訶三千大千世界所有虛空欲以普身一加趺坐周遍虛空者當學般若波羅蜜自在變化無近無遠無大無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수미산을 취하여 가지거나 한 손으로 수미산을 들어서 한량없이 많은 부처님의 세계에 옮기되 가고 오는 생각도 없고 증감(增減)이 되지 않게 하려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1_c_17L復次舍利弗薩摩訶薩欲取三千大千世界諸須彌山以一手擧諸須彌山置于殊異無量諸佛世界無往反想不增不減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동방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의 여러 부처님 천중천(天中天)과 성문ㆍ벽지불을 동시에 모두 모이게 하여 공양하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1_c_21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東方江河沙等諸佛世界天中天聲聞辟支佛皆欲一時同時合集以供養者當學般若波羅蜜
005_0532_a_02L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만약 하나의 의복ㆍ향ㆍ꽃ㆍ가루향ㆍ바르는 향ㆍ비단ㆍ일산ㆍ당기ㆍ번기를 가져다가 다아갈아라하삼야삼불과 성문 대중을 공양하되 동시에 모이게 하여 받들어 섬기고 귀명(歸命) 예배하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1_c_24L舍利弗菩薩摩訶薩若一衣服花搗香塗香繒蓋幢幡以持供養多阿竭阿羅呵三耶三佛及聲聞衆奉事歸命一時應集當學般若波羅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삼천대천세계에 살고 있는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다 시바라밀과 삼매의 지혜ㆍ해탈의 견혜(見慧)를 건립하여 수다원과(須陀洹果)ㆍ사다함과(斯陀含果)ㆍ아나함과(阿那含果)에 들게 하고, 마침내는 남음이 없는 경지에 이르러 니원과(泥洹果)에 들어가게 하고 반니원(般泥洹)의 경지에 머물게 하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2_a_06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三千大千世界所有衆生皆欲建立於尸波羅蜜三昧智慧解脫見慧須陁洹果斯陁含果阿那含果至於無餘住泥洹果而般泥洹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수행하되 이와 같이 보시바라밀을 행하려면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 이와 같이 보시를 행한 이는 큰 과보(果報)를 얻고, 이와 같이 보시를 행한 이는 군자족성(君子族姓)의 가문이나 범지(梵志)의 큰 족성의 가문이나 부잣집에 태어난다. 또 이와 같이 보시를 행한이는 사천왕의 하늘이나 도리천ㆍ도술천ㆍ니마천(尼摩天)ㆍ바라니밀천(波羅尼蜜天)에 태어나고, 이와 같이 보시를 행한 이는 이 보시에 의지하여 제일선(第一禪)ㆍ제이선ㆍ제삼선ㆍ제사선과 한량없는 허공의 선정ㆍ의정수(意正受)와 한량없는 공의 지혜〔無量空慧〕ㆍ무량불용혜천(無量不用慧天)ㆍ무상유상삼매선(無想有想三昧禪)에 들어간다.
이와 같이 보시를 행한 이는 여덟 가지 성인의 길에 마음을 일으켜 수다원과ㆍ사다함과ㆍ아나함과ㆍ아라한과ㆍ벽지불과를 증득하나니, 이와 같은 등의 이치를 밝게 깨달아 알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2_a_10L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若布施者波羅蜜當作是學如此施者獲大果報如是施者生於君子傲姓家梵志大族姓長者如此施者生於四天王上忉利天兜術天尼摩波羅尼蜜天如是施者依於斯施思第一禪第二第三至第四禪無量虛空定意正受無量空慧無量不用慧天無想有想三昧禪如此施者興八聖路得須陁洹果斯陁含果阿那含果阿羅漢果辟支佛果若曉了此當於是學般若波羅蜜
005_0532_b_02L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해서 항상 방편의 지혜로써 보시를 행하면 단바라밀ㆍ시바라밀ㆍ찬바라밀ㆍ유체바라밀ㆍ선바라밀ㆍ반야바라밀을 원만히 갖추게 되느니라.”
005_0532_a_22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常以權慧有所施與爲具檀波羅蜜尸波羅羼波羅蜜惟逮波羅蜜禪波羅蜜般若波羅蜜
사리불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떻게 해야 보살마하살이 육바라밀을 원만히 갖출 수 있겠습니까?”
005_0532_b_03L舍利弗白佛言云何菩薩摩訶薩具足六波羅蜜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보시한 사람이 애착하는 생각이 없고 보시를 받은 사람도 또한 은혜를 잊지 않으면 이는 곧 단(檀:布施)바라밀이 되고, 계율을 범하고 저버리지 않으며 금지하는 계율을 가지고 스스로 꾸밈이 없으면 이는 곧 시(尸:持戒)바라밀이 되며, 항상 인욕(忍辱)하는 마음을 가지고 성내거나 한스럽게 여기는 마음이 없이 중생을 대하면 이는 곧 찬(羼:忍辱)바라밀이 되고, 정진(精進)을 게을리하지 않고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고자 하면 이는 곧 유체(惟逮:精進)바라밀이 되며, 한 마음으로 적연(寂然)하여 어지러움이 없으면 이는 곧 선(禪:禪定)바라밀이 되고, 지혜로써 공한 이치를 깨달아 나와 남을 헤아리지 않으면 이는 곧 반야바라밀이 되느니라.
005_0532_b_04L答曰其布施主無所著念所施受者亦不忘恩是爲檀波羅蜜無所犯負不以禁戒而自綺飾是爲尸波羅蜜常懷忍辱無瞋恚恨心向於衆生是爲羼波羅精進不怠欲度一切是爲惟逮波羅蜜一心寂然而無憒亂是爲禪波羅蜜智慧解空不計吾我是爲般若波羅蜜
요점을 취하여 다시 그 이치를 풀어 말하면, 죄와 죄 아님과 죄 아님 그 자체도 없는 것이 곧 시바라밀이요, 성냄과 한을 품지 않는 것이 곧 찬바라밀이며, 몸고 마음을 다하여 정진하되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곧 유체바라밀이요, 혼란하지 않은 마음을 내고, 생각하고 기억하는 바도 없으면 곧 이것이 선바라밀이며, 모든 법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집착함이 없는 것이 곧 반야바라밀이니라.
005_0532_b_12L取要言之復重解議於罪無罪亦無無罪是尸波羅蜜無有瞋恨是羼波羅蜜身心精進不以疲倦惟逮波羅蜜興於不亂無所想念禪波羅蜜解一切法而無所著是般若波羅蜜
005_0532_c_02L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성취하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고, 유위(有爲)ㆍ무위(無爲)의 모든 법이 작용함을 벗어나고자 하면 오고 가는 현재의 법이 그 근본마저 없는 데 이르러야 한다. 모든 법이 일어나더라도 본제(本際)는 일어나지 않는 데에 머물고자 한다면 일체의 성문ㆍ벽지불ㆍ보살의 법을 깨달아 알아야 한다. 모든 부처님ㆍ세존께 공양을 드리고자 하거나 모든 부처님을 따르는 한량없는 무리를 원만하게 갖추고자 하며, 보살마하살의 무리에 합류하게 되기를 바라고, 깨끗한 모든 복덕을 얻고자 하며, 보시는 하되 마음 속에 받고자 함이 없기를 바라고, 계율을 범하려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성내는 마음이 없으며 게으름을 피울 마음이 없고자 하며, 혼란한 마음을 일으키고 싶어하지 않고, 또한 어리석은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려면 반드시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2_b_17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欲得成就過去當來今現在諸佛世尊功德之誼當學般若波羅蜜欲得超度有爲無爲諸法行者去來今法至於無本諸法所興不起本際欲逮此者一切聲聞辟支佛諸菩薩法行諸佛世尊而供養者欲得具足諸佛眷屬無量群從欲得獲致菩薩枝欲得淨畢衆祐之德欲致布施心無所受不起犯戒想無瞋恚心無懈怠心不欲發起於亂心者又不欲起愚癡心者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모든 중생들을 보시ㆍ지계ㆍ지혜에 머물게 하여 그들로 하여금 닦고 다스려서 그들이 원하는 복덕을 받게 하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2_c_05L復次利弗菩薩摩訶薩欲立衆生於布施持戒智慧勸令修治所受福德當所興者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다섯 가지 눈을 얻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나니, 무엇이 다섯 가지 눈인가? 육안(肉眼)ㆍ천안(天眼)ㆍ혜안(慧眼)ㆍ법안(法眼)ㆍ불안(佛眼)이니, 이러한 눈을 얻고자 하면 반드시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2_c_08L復次舍利菩薩摩訶薩欲興五眼當學般若波羅蜜何謂五眼肉眼天眼慧眼佛眼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동방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고 많은 국토와 팔방〔八維〕과 위ㆍ아래에 계시는 여러 불ㆍ세존을 뵙고자 하고,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경법을 하늘 귀〔天耳〕로써 모두 듣고자 하는 이와 또 모든 부처님께서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계시는 것을 알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2_c_11L復次舍利菩薩摩訶薩欲見東方江河沙國土八維上下諸佛世尊所說經法皆以天耳欲得聞者又欲得知諸佛世尊心之所念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모든 부처님께서 시방 세계에 두루 계시면서 설하시는 경법(經法)을 모두 다 듣고 단절하지 않아서 아뇩다라삼야삼보(阿耨多羅三耶三菩)를 증득하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2_c_15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諸佛世尊普在十方說經法者欲得聽聞而不斷絕至阿耨多羅三耶三菩者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과거 세상에 다아갈아라하사먀삼불을 뵙고자 하거나 모든 부처님의 국토에 미래ㆍ현재의 시방 세계에 살고 있는 현재의 부처님을 보고자 하거나 이러한 국토에 가지고 계신 모든 것을 보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2_c_19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若欲得見過去多阿竭阿羅呵三耶三欲得見於諸佛國土者當來現在十方世界今現在佛欲得追見國土所有當學般若波羅蜜
005_0533_a_02L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여래께서 설하신 십이부경(十二部經)인 문경(聞經)ㆍ분별경(分別經)ㆍ송경(頌經)ㆍ시가경(詩歌經)ㆍ초경(初經)ㆍ차응경(此應經)ㆍ생경(生經)ㆍ수경(受經)ㆍ방등경(方等經)ㆍ미증유법경(未曾有法經)ㆍ비유경(譬喩經)ㆍ주해장구경(注解章句經)을 이해하여 알고자 하거나, 모든 성문들이 듣지 못한 것도 모두 다 보고 익혀 외우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2_c_23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欲得解知如來所說十二部經——聞經分別經頌經詩歌經此應經生經受經方等經未曾有法經譬喩經注解章句經——諸聲聞所不聞者皆欲得玩習誦者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팔방과 위ㆍ아래에 계신 모든 여래께서 설하신 경법을 듣고 모두 다 기억하여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하거나 믿어 지니거나 이미 믿어 지녔거나 여러 법회에 모인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설법하려고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3_a_06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欲得聽聞八維上下如來所說經法皆念不失欲得執持已得執持而爲衆會他人說者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과거 세상에서 설하신 말씀과 미래 세계에 설할 법문을 다 듣고 이미 들은 것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위하여 설법하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3_a_09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欲得啓問過去當來如所說誼者已得聞者爲他人說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동방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고 많은 모든 부처님 세계가 깊고 어두워서 해와 달의 광명이 밝게 비추지 못하는 곳을 비추어 밝히고자 하거나, 이 세계와 시방 세계를 비추어 밝히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3_a_12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欲得照明東方江河沙等諸佛世界窈窈冥冥不見日月光明之耀欲得照斯及十方界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동방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고 많은 모든 부처님의 국토와 시방 세계에 살고 있는 중생들이 어리석고 어두워서 부처님의 명호를 듣지 못했거나 경전 설하는 것을 듣지 못했거나 여러 스님들을 보지 못한 이들에게 열어 보여서 교화하고자 하거나, 열어 보여서 교화한 중생들로 하여금 바른 견해를 세워 부처님을 볼 수 있게 하고 경법을 듣게 하며 성인들과 함께 있게 하려고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3_a_16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欲得開化東方江河沙等諸佛國土及十方界愚癡闇冥——不聞佛名不得聽經不睹衆僧——欲得開化衆生類立於正令得睹佛逮聞經法及與聖衆學般若波羅蜜
005_0533_b_02L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동방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고 많은 모든 부처님의 세계와 시방 부처님의 국토에 살고 있는 중생들로서 눈이 먼 사람은 눈을 떠서 형상을 보게 하고, 귀먹은 이는 들을 수 있게 하며, 미친 사람은 바른 정신을 회복하게 하고, 벌거벗은 사람은 옷을 얻게 하며, 굶주린 사람은 밥을 얻게 하고, 목마른 사람은 물과 장(槳)을 얻게 하며, 내 소원대로 힘을 얻어 그들 모두에게 이러한 은혜를 입히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3_a_21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欲令東方江河沙等諸佛世界及十方佛土所有衆生其生盲者得目睹形聾者逮聽狂者復意裸者獲飢者致食渴得水漿吾願得力皆蒙斯恩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이 삼천대천세계의 악한 곳인 지옥ㆍ아귀ㆍ축생의 세계에 살고 있는 여러 중생들에 대하여 내가 은혜를 주어 모두 사람의 몸을 얻어 그곳에서 벗어나게 하려거나, 또한 팔방과 위ㆍ아래에 살고 있는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고 많은 중생들에게도 이와 같이 하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3_b_03L復次舍利菩薩摩訶薩其有於斯三千大千世界在惡趣者地獄餓畜生群萌之類吾欲加恩使此黎庶逮得其所八維上下各江河沙亦復如是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고 많은 모든 부처님의 세계에 살고 있는 중생들에게 금지하는 계율을 건립하여 삼매ㆍ지혜ㆍ해탈ㆍ도지견혜(度知見慧:解說知見)ㆍ수다원과ㆍ사다함과ㆍ아나함과ㆍ아라한과ㆍ벽지불을 증득하게 하고 아뇩다라삼야삼보의 경지에 이르게 하거나, 또한 다하갈(多訶竭)의 위의와 예절을 닦게 하고자 하면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닦아야 하느니라.
005_0533_b_08L復次舍利弗菩薩摩訶江河沙等諸佛世界所有衆生得建立于禁戒者三昧智慧解脫知見慧須陁洹果斯陁含果阿那含阿羅漢果辟支佛證至成阿耨多羅三耶三菩又欲修多呵竭威儀禮菩薩摩訶薩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수행하고자 하면 마땅히 이러한 관찰을 해야 한다. 가령 내 몸이 볼 수 없을 때 관찰하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며, 설사 내 몸이 땅에서 네 치쯤 떨어져서 걸어다니고 발가락으로써 온 세계에 두루하지 않음이 없으려고 하거나, 또 사천왕천으로부터 욕계ㆍ색계ㆍ아가니타천(阿迦膩吒天)의 무앙수(無央數) 억백천 년의 수량만큼 많은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공경받으려고 하거나, 부처님께서 수행하셨던 보리수 나무 아래의 도량에 나아가리라 생각한다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3_b_14L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當作是觀假令我身所不得睹而欲察之當學般若波羅蜜設使我身四寸之地而以足指靡不周遍從四天王天欲界色界阿迦膩咤天無央數億百千姟眷屬周帀往詣佛樹處于道場當學般若波羅蜜
005_0533_c_02L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혹 보리수 아래에 있을 때에 사천왕천의 여러 천인(天人)들로부터 정거천(淨居天)에 이르기까지 차별없이 모두 와서 보시를 원만하게 갖추게 하려고 하거나, 혹은 마땅히 아뇩다라삼야삼보 아유삼불(阿惟三佛)을 성취하게 하려고 할 때 가고 오고 머물고 서고 앉고 눕는 곳마다 그 땅이 모두 저절로 금강(金剛)이 되게 하되 이러한 모든 것을 획득하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3_b_21L復次舍利菩薩摩訶薩或坐佛樹四天王天上諸天人上乃至于淨居諸天等無差特皆來具足布施或當成就阿耨多羅三耶三菩阿惟三佛往來住立坐則於其地自爲金剛欲得獲斯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는 마땅히 이러한 관찰을 해야 한다. 내가 마땅히 어느 날 국가와 가정을 버리고 출가하여 그 날로 아뇩다라삼야삼불을 성취하고 아유삼불의 경지에 이르며, 아유삼불에 이른 그 날 법륜을 굴리고, 법륜을 굴릴 때 무앙수의 이루 칭량하여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중생의 무리들로 하여금 먼지와 때를 멀리 여의고 청정한 법안(法眼)을 얻게 하며, 한량없고 끝없는 중생들로 하여금 나머지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번뇌가 다하여 마음에 해탈을 얻게 하며, 한량없고 끝없는 중생들이 피를 머금고 아유월치(阿惟越致) 아뇩다라삼야삼불을 얻게 하려고 하면 이러한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3_c_04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當作斯觀吾當何日出去棄國捨家卽日當成阿耨多羅三耶三菩得至阿惟三佛以至阿惟三佛卽日轉法輪以轉法輪令無央數不可稱計衆生之類遠塵離諸法法眼淨無量無限群萌之黨得無起餘漏盡意解無量無限衆生含血得阿惟越致阿耨多羅三耶三是菩薩摩訶薩當學般若波羅蜜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마음으로 염원하되 ‘내가 아뇩다라삼야삼보를 증득하고 아유삼불의 경지에 이르렀을 때에 무앙수의 비구 성중(聖衆)들을 성문이 되게 하고, 혹 내가 한번 경법(經法)을 연설하면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아라한이 되게 하며, 모든 보살마하살은 모두 아유월치 아뇩다라삼야삼보의 경지에 이르고, 무앙수의 칭량으로 한정 지을 수도 없고 헤아릴 수도 없는 여러보살 대중들의 수명을 한량없게 하고 광명이 멀리 비추어 끝간 데가 없게 하리라’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3_c_13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心念欲得我成阿耨多羅三耶三菩得至阿惟三佛有無央數比丘聖衆聲聞學者或以一反演說經法於一坐上得阿羅漢諸菩薩摩訶薩皆逮阿惟越致阿耨多羅三耶三菩有無央數不可稱限不可計量諸菩薩衆其壽無量光明照遠無有邊際當學般若波羅
005_0534_a_02L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혹 아뇩다라삼야삼보를 성취하여 아유삼불의 경지에 이르고자 할 때에 ‘저 부처님 국토에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이라는 말조차 없게 하고 그 국토의 모든 중생들이 모두 이와 같은 모습과 형상을 획득하고 반야바라밀과 같은 지혜를 원만히 갖추어 훌륭한 보시와 조순(調順)ㆍ미묘한 지혜를 성취하며, 깨끗한 행(行)을 잘 닦고 따라 놀되 중생들과 함께 머물지 않으면 얼마나 시원하리오’하고 생각하나니, 그렇게 하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3_c_22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或欲得致阿耨多羅三耶三菩逮成阿惟三欲令其佛國土無有婬怒癡音響之名使一切衆生皆獲如是色像般若波羅蜜具足成就所施善哉調順快哉妙哉智慧善修梵行而順遊不居衆生則爲快哉當學般若波羅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원컨대 내가 반드시 바른 깨달음을 증득하고 바른 법을 원만히 갖추어 성인의 경지에 이른 뒤에, 그 바른 법이 풍부하게 오래 머물고 없어진다는 말까지도 없게 하소서’라고 하나니, 그렇게 되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또 마음 속으로 스스로 서원하여 말하기를 ‘나의 깨끗한 이름이 들려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고 많은 중생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야삼보를 증득하게 하리라’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005_0534_a_06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願我當獲具足聖達而以正法則富之定無有音聲當學般若波羅蜜心自願言吾淸聲聞令江河沙等世界衆生之逮得阿耨多羅三耶三菩當學般若波羅蜜

2. 마하반야바라밀순공품(摩訶般若波羅蜜順空品)
005_0534_a_11L摩訶般若波羅蜜順空品第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면서 이러한 덕을 지으면 사천왕이 그 자리에서 기뻐하면서 마음 속으로 생각하기를 ‘우리들은 마땅히 네 개의 발우를 세우되 사천왕이 이전에 과거 달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怛薩阿竭阿羅訶三耶三佛)께 받들어 올린 것처럼 마땅히 도법(道法)을 배운 이에게 바쳐야 한다’고 할 것이다. 그때 도리천(忉利天)도 또한 기뻐 뛰고, 염천ㆍ도솔천ㆍ니마라천ㆍ바라니밀천도 생각하기를 ‘우리들도 이 선남자를 마땅히 받들어 섬기고 공양해야 하며 아수륜의 무리를 줄이고 여러 하늘의 권속을 늘려야 한다’고 할 것이다. 삼천대천 세계로부터 위로 아가니타천에 이르기까지 기뻐서 뛰지 아니함이 없고, 그들 또한 생각하기를 ‘우리들도 법륜을 굴리도록 청하고 권유해야 한다’고 할 것이다.
005_0534_a_12L佛告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時興斯之德四天王卽時歡喜我等當立四枚之鉢四天王前以所奉進過去怛薩阿竭阿羅呵三耶三亦當貢上學道法者時忉利天亦復踊躍焰天兜率天尼摩羅天波羅尼蜜天吾等悉當奉事供養此善男阿須倫身則爲減損長益諸天身三千大千世界上至阿迦膩咤天不踊躍吾等請勸使轉法輪
005_0534_b_02L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더욱 큰 이익을 위하여 여섯 가지 바라밀〔六波羅蜜〕을 갖추면 선남자와 선여인은 기뻐하고 즐거워하면서 ‘우리들은 마땅히 이 사람을 위하여 부모와 같은 사랑을 베풀고 처자(妻子)ㆍ친족〔親屬〕ㆍ친구와 같이 친근하고 두터운 사랑을 베풀어야 하며, 부모ㆍ형제ㆍ처자ㆍ친족ㆍ친구처럼 사랑하고 공경하며 기쁨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또 사천왕ㆍ도리천ㆍ염천ㆍ도솔천ㆍ니마라천ㆍ바라니밀천으로부터 위로 아가니타천에 이르기까지 생각하기를 ‘보살로 하여금 번뇌와 욕애를 여의게 하고 처음 발심한 때로부터 부처님의 일을 받들어 예를 올릴 때까지 우리들은 또한 마땅히 그로 하여금 깨끗한 범천의 행〔梵天行〕을 얻고 더럽고 혼탁한 행을 여의게 하며, 음욕을 익히지 않게 하여 범천에 태어나게 해야 한다’고 할 것이다.
방일(放逸)한 행동을 하여 방일함을 쌓으면 어떤 형상이 있는 몸도 될 수 없거늘 하물며 아뇩다라삼야삼보의 경지에 이를 수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보살은 가업(家業)을 버리고 출가해서 깨끗한 수행을 해야만 비로소 아뇩다라삼야삼보불과 아유삼불의 경지에 이를 수 있고, 더럽고 혼탁한 것으로는 부처님의 도를 증득하지 못하느니라.”
005_0534_a_22L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時則爲長益具六波羅蜜善男子善女人歡喜悅豫吾等當爲父母之慈妻子親屬朋友親厚之慈父母兄弟妻子親厚知友愛敬喜見之四天王忉利天焰天兜率天尼摩羅天波羅尼蜜天上至阿迦膩咤天不令菩薩與塵欲値發心往詣承事作禮吾等亦當使得淸淨梵天行離穢濁行無習婬致生于梵天無有放逸而績放逸諸有色者不能進至阿耨多羅三耶三菩是故菩薩以淨梵行棄捐家業乃逮阿耨多羅三耶三菩阿惟三佛不以穢濁而得佛道
현자(賢者) 사리불이 세존께 아뢰었다.
“보살의 법에도 반드시 부모ㆍ처자ㆍ친족과 친구가 있습니까?”
005_0534_b_13L賢者舍利弗白世尊曰菩薩之法必當有父母妻子親厚知友耶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보살에게는 반드시 부모는 있으나 처자는 없으며, 혹은 처음 발심한 때로부터 깨끗한 행〔梵行〕을 닦아서 동진(童眞)으로서 아뇩다라삼야삼보 아유삼불을 성취하기에 이르며, 혹 어떤 보살은 구화구사라(漚惒拘舍羅)4)로써 다섯 가지 욕락을 익히다가 뒤에 집을 버리고 출가하여 아뇩다라삼야삼보 아유삼불을 얻기에 이르렀나니, 비유하면 재주 있고 꾀 있는 환술사와 그의 제자들이 환술(幻術)을 잘 배워서 다섯 가지 욕락을 변화로 만들어내고, 이 다섯 가지 욕락으로써 스스로 즐기고 희롱과 웃음을 사기 위한 행동을 하는 것과 같나니, 사리불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저 요술사가 어찌 다섯 가지 욕락을 실제로 누릴 수 있겠느냐?”
005_0534_b_15L佛告舍利弗若有菩薩必當有父母不應有妻子或初發意淨修梵行成爲童眞至成阿耨多羅三耶三菩阿惟三佛或有菩薩以漚和拘舍羅習於五欲然後捨家逮得阿耨多羅三耶三菩阿惟三佛如巧黠幻師及與弟子善學幻術化造五欲以此五樂而用自娛戲笑爲於舍利弗意云何其幻師者寧爲服習於五欲乎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천중천(天中天)이시여.”
005_0534_b_24L舍利弗白不也天中
005_0534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구화구사라로써 다섯 가지 욕락을 익히되, 중생을 권유하고 교화하면서도 그 보살마하살은 다섯 가지 욕락에 더렵혀지지 않느니라. 보살마하살은 무앙수(無央數)와 같이 많은 일로 애욕(愛欲)에 대하여 슬프게 여기고 한탄하되, 혹 애욕은 사나운 불꽃이요 애욕은 더러운 것이며, 애욕은 원수요 애욕은 적과 같은 것이라고 헐뜯고 꾸짖나니, 이와 같아서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한 것 때문에 그 다섯 가지 욕락을 허여 하나 그 욕락과는 분별이 되느니라.”
005_0534_c_02L佛言如是舍利弗菩薩摩訶薩以漚和拘舍羅習於五欲勸化衆生菩薩摩訶薩不爲五欲之所沾污薩摩訶薩以無央數事嗟歎愛欲有毀呰欲爲然熾愛欲瑕穢欲爲仇欲爲怨敵如是舍利弗菩薩摩訶薩度衆生故而爲分別此五欲事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천중천이시여, 그러면 보살마하살은 어떻게 반야바라밀을 행해야 합니까?”
005_0534_c_08L利弗白佛天中天云何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수행할 때에 보살을 보지 않고 보살이란 글자도 보지 않으며, 반야바라밀을 보지 않고 또한 반야바라밀이란 글자도 보지 않으며, 또한 행하지 않는 것도 보지 않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보살이란 글자도 자연히 공(空)한 것이니, 공하다는 것은 물질도 없는 것이요, 아프고 가려운 느낌〔痛痒:受〕ㆍ고정관념〔思想:想〕ㆍ태어나고 죽는 행업〔生死:行〕ㆍ인식작용〔識〕도 없는 것이며, 또 물질은 공과 다르지 않고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도 공과 다르지 않느니라.
005_0534_c_10L佛告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不見菩薩亦不見菩薩字亦不見般若波羅蜜不見行般若波羅蜜字亦不見非行所以者何菩薩之字自然空其爲空無色無痛痒思想生死識不復異色空不復異痛痒思想生死識空色空痛痒思想生死識亦空
물질은 공한 것이요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도 또한 자연히 공한 것이니, 그 까닭이 무엇인가? 보살이라고 말하는 것은 다만 거짓 이름일 뿐이요, 도라고 말하는 것도 또한 거짓 이름일 뿐이며, 공이라고 말하는 것도 거짓 이름일 뿐이니, 그 법은 자연 그대로일 뿐, 생기거나 사라지는 것이 아니요, 또한 번뇌〔塵勞〕도 없고 의지할 것도 없으며, 다투거나 송사할 것도 없다. 또한 보살이 행하는 것도 이와 같으니, 생겨나는 것도 보지 않고 사라져 없어짐도 보지 않으며, 의지함도 보지 않고 송사하는 것도 보지 않느니라.
005_0534_c_17L所謂空色則爲空痛痒思想生死識亦自所以者何所謂菩薩但假號耳謂道者則亦假號所謂空者則亦假其法自然不起不滅亦無塵勞所依倚無所諍訟若有菩薩所行如不見所起亦不見所滅不見所猗不見所訟
005_0535_a_02L그 까닭이 무엇인가? 거짓으로 글자를 세워 떠돌며 노는 나그네와 같은 생각으로 인하여 때로는 생각과 기억 때문에 이러한 법을 이룩했으니, 무엇을 좇아 글자를 세운 것인가? 다만 허망한 말에 가탁했을 따름이다. 이와 같은 이치를 밝게 깨달아 알고 있기 때문에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모든 명호(名號)를 보지 않느니라. 이미 보는 바가 없으므로 또한 보지 아니함도 아니니, 의지함이 없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느니라.”
005_0534_c_24L所以者何誑詐立字因遊客想或想念故而致此法從何立字但託虛言曉了如是菩薩摩訶薩則爲行般若波羅蜜一切不見有名號已無所見亦非不見則無所猗爲行般若波羅蜜

3. 마하반야바라밀행공품(摩訶般若波羅蜜行空品) ①
005_0535_a_06L摩訶般若波羅蜜行空品第三之一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수행할 때에는 마땅히 이러한 관찰을 해야 하느니라. 보살이라고 이름하는 것도, 부처님이라고 말하는 것도 모두가 임시로 붙여진 이름일 뿐이요, 이른바 물질ㆍ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이라고 하는 것도 임시로 붙여진 이름일 뿐이다. 모두가 나로 인하여 생기는 것이니, 이른바 나라는 것은 마침내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서, 나도 없고 남도 없으며, 중생도 없고 목숨도 없으며, 수명과 일체의 중생도 없으며, 마음도 없고 생각도 없으며 짓는 것ㆍ만드는 것ㆍ자연ㆍ익힘ㆍ고치는 것ㆍ보는 것ㆍ지혜의 소견 등 이와 같은 부류는 모두가 얻을 수 없는 것이요, 공하여 집착할 것이 없는 것으로서 다 임시로 붙인 이름이며 다만 부질없는 말일 뿐이다. 이와 같으니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중생들을 보지 않으며, 설령 보는 것이 없다 하더라도 그 또한 보지 않고 다시 임시로 말하는 것도 보지 않느니라.
005_0535_a_07L佛復告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時當作斯觀所號菩薩所謂佛者亦假號耳所謂名色痛痒思想生死識亦假號耳皆由吾我所謂我適無所有無我無人無命無壽及含血蠕動無心無意若作所造自然所習所更所見知見之事如此輩類皆不可得空無所著悉由假號但有虛言如是菩薩摩訶薩爲行般若波羅蜜不見衆生設無所見亦不有見亦復不見所託言也
보살마하살이 수행하는 것이 이와 같아서 이는 달살아갈(怛薩阿竭)께서 가르친 것을 따라서 반야바라밀을 수행한 때문이니, 그의 지혜는 달살아갈을 제외한 나머지 성문ㆍ벽지불이 닦은 공행보다 뛰어나서 미혹되지 않는다.
그 까닭이 무엇인가? 그 사람이 수행한 것은 글자를 보지 않았으므로 모든 중생들은 마땅히 의지해야 할 것이니라. 보살마하살의 수행이 이와 같은 까닭은 반야바라밀을 수행하였기 때문이다.”
005_0535_a_18L菩薩摩訶薩所行如是爲隨怛薩阿竭所教行般若波羅蜜捨怛薩阿竭已其智慧過諸聲聞辟支佛所興空行而不迷惑以者何其人所修不見於字所當猗菩薩摩訶薩行如是者爲行般若波羅蜜
005_0535_b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사리불(舍利弗)ㆍ마하목건련(摩訶目揵連) 같은 여러 비구들이 염부제에 가득 차게 하되, 마치 대나무나 갈대ㆍ감자나 벼ㆍ삼대나 숲과 같이 많은 지혜를 구족하였다 할지라도, 마침내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보살에게는 미칠 수 없으며, 백 배ㆍ천 배ㆍ만 배ㆍ억 배나 되어 앞의 것으로는 감임〔任〕5)하지 못하나니, 왜냐 하면 보살의 지혜는 모든 중생의 무리를 제도하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005_0535_a_24L佛言譬如舍利弗摩訶目揵連諸比丘等使滿閻浮提猶如竹蘆甘蔗稻麻叢林智慧具足終不能及行般若波羅蜜菩薩百倍千倍萬倍億倍不任以前所以者何菩薩智慧欲度一切衆生之類之所致也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수행하면서 하룻동안에 수행하는 지혜는 모든 성문(聲聞)이나 벽지불(辟支佛)이 성립한 위에다 이 염부제(閻浮提)를 가득 채운 사리불ㆍ마하목건련 등의 비구를 놓아둔 것만 한 것을 뛰어넘는다. 삼천대천세계를 가득 채운 사리불ㆍ마하목건련 등의 여러 비구들이 소유하고 있는 지혜로는 보살마하살이 수행하는 반야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이 삼천대천세계의 사리불ㆍ마하목건련 등의 여러 비구는 차지하고라도 비유하면 동방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고 많은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가득 채운 사리불ㆍ마하목건련 등의 여러 비구가 널리 시방에 미치는 것으로는 반야바라밀을 수행하는 보살이 하루에 닦은 지혜에도 미치지 못하느니라. 모든 성문ㆍ벽지불의 지혜보다 백 배ㆍ천 배ㆍ거억만(巨億萬)배나 뛰어나서 그들의 지혜로는 도저히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니라.”
005_0535_b_06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一日行智皆過聲聞辟支佛所立之置是滿閻浮提舍利弗摩訶目揵連等比丘空正使三千大千世界滿中舍利弗摩訶目揵連諸比丘等所有智慧不及行菩薩摩訶薩置是三千大千世界舍利弗摩訶目揵連諸比丘等譬如東方江河沙等諸佛國悉滿其中舍利弗摩訶目揵連諸比丘等普及十方斯等不及行般若波羅蜜菩薩智慧一日過一切聲聞辟支佛智慧百倍千倍巨億萬倍不相屬逮
005_0535_c_02L그때 현자(賢者) 사리불이 세존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성문의 지혜와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ㆍ벽지불ㆍ보살ㆍ달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의 지혜와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모든 지혜를 헤아려 보면 파괴할 수도 없고 다툴 것도 없으며 일으키는 것도 없어서 자연 공한 것이어늘 오직 천중천(天中天)께서는 그 파괴할 수도 없고 다툼도 없으며 일으킴도 없어서 자연히 공한 것을 가지고 어찌 약간의 차별을 두어 말씀하시나이까? 어찌하여 보살이 하루를 행하는 지혜가 또한 이 모든 성문ㆍ벽지불보다 뛰어나다고 하십니까?”
005_0535_b_19L於是賢者舍利弗白世尊曰唯然其聲聞智慧須陁洹斯陁含那含阿羅漢辟支佛菩薩怛薩阿竭阿羅呵三耶三佛智慧計此一切所有智慧無所破壞無所諍訟而無所自然爲空天中天其無所壞所諍訟無起自然空者寧可獲致若干差特不乎云何菩薩一日行智復於此過一切聲聞辟支佛乎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사리불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보살이 수행하는 반야바라밀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룻동안 지혜를 수행하면서 서원(誓願)하기를 ‘나는 환술(幻術)을 익히더라도 중생을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모든 중생의 무리를 위하며, 모든 법을 낱낱이 깨달아서 여러 중생을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멸도(滅度)케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니, 모든 성문ㆍ벽지불들도 이와 같은 인연을 일으켜 세울 지혜가 있다고 생각하느냐, 없다고 생각하느냐?”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천중천이시여.”
005_0535_c_04L佛告舍利弗於舍利弗意云何菩薩所以行般若波羅蜜者何一日之中所行智慧所建立願修於幻術而行愍哀皆爲一切衆生之類悉了諸法以化群萌欲令滅度諸聲聞辟支佛寧爲興立如是之緣智慧不乎答曰不也天中天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리불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모든 성문과 벽지불이 ‘우리들도 장차 아뇩다라삼야삼보 아유삼불의 경지에 이르러서 중생들을 교화하여 니원(泥洹:涅槃)의 경계에 이르게 하고 그들로 하여금 멸도케 하리라’고 생각하겠느냐?”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005_0535_c_11L佛言於舍利弗意云何諸聲辟支佛豈有此念我等當逮阿耨多羅三耶三菩阿惟三佛教化衆生至泥洹界令滅度耶答曰不也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마땅히 알아야 한다. 모든 성문과 벽지불이 간직하고 있는 지혜보다 보살이 닦는 지혜는 백 배ㆍ천 배ㆍ백천 배ㆍ거억만 배나 되어 마침내 미칠 수 없느니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성문과 벽지불이 생각하기를 ‘우리들도 장차 여섯 가지 바라밀을 수행하여 모든 중생들을 교화하고 부처님의 국토를 엄숙하고 깨끗하게 하며, 달살아갈(怛薩阿竭:佛)의 열 가지 힘〔力〕과 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無所畏〕과 네 가지 분별있는 말솜씨가로와 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니는 법〔不共諸佛之法〕을 다 갖추어 만족하게 하고 아뇩다라삼야삼보 아유삼불을 증득하여 한량없고 제한할 수 없으며 헤아려 계산할 수조차 없이 많은 중생들의 무리를 제도하여 열반의 경지에 이르게 하겠노라’고 생각하겠느냐?”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천중천이시여.”
005_0535_c_14L佛言以是故當復知此一切聲聞辟支佛所有智慧百倍千倍智慧百千倍巨億萬倍終不相及於意云何聲聞支佛寧有此念吾等當行六波羅蜜教化衆生嚴淨佛土具足怛薩阿竭十種力四無所畏四分別辯十八不共諸佛之法得成阿耨多羅三耶三菩阿惟三佛度脫滅度無量無限不可計數衆生之類不乎答曰不也中天
005_0536_a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마음 속으로 생각하여 말하기를 ‘내가 마땅히 여섯 가지 바라밀을 받들어 행하여 모든 법을 구족하고 아뇩다라삼야삼보를 성취해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의 무리를 제도하여 해탈시켜야 한다’고 하기 때문이니라.”
005_0535_c_24L佛言菩薩摩訶薩發心念言當奉行六波羅蜜具一切法成阿耨多羅三耶三菩度脫不可計數衆生之類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마치 해의 궁전이 그 광명(光明)을 떨쳐 일시에 염부제(閻浮提)의 땅을 널리 비추어 구석구석 밝히지 않는 곳이 없으리라고 하는 것처럼, 이와 같아서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여섯 가지 바라밀을 수행하여 열 가지 힘과 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과 네 가지 분별 있는 말솜씨와 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니는 법을 구족하고 아뇩다라삼야삼보를 성취하고 나서 한량없고 무한하여 헤아릴 수조차 없을 정도로 많은 중생들의 무리를 교화하고 그들을 제도하여 해탈케 하느니라.”
005_0536_a_04L佛言譬如日之宮殿奮其光明一時普照閻浮提地無不周遍如是舍利弗菩薩摩訶薩行六波羅蜜十種力四無所畏四分別辯十八不共諸佛之法逮成阿耨多羅三耶三開化度脫無量無限不可計數衆生之類
현자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 때문에 보살마하살은 성문과 벽지불의 경지를 초월해서 아유월치(阿惟越致:不退位)의 경지에 이르고 부처님의 도를 깨끗히 수행합니까?”
005_0536_a_10L賢者舍利弗白佛言云何菩薩摩訶薩越於聲聞辟支佛地而便逮及阿惟越致地淨修佛道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처음 발심한 때로부터 여섯 가지 바라밀을 수행하여 공(空)한 법ㆍ아무 생각이 없음〔無想〕ㆍ소원이 없음〔無願〕을 벗어나면 성문과 벽지불의 경지를 초월하여 아유월치의 경지에 머무느니라.”
005_0536_a_12L佛告舍利弗於是菩薩摩訶薩從初發意行六波羅蜜過於空法無想無願則爲超越聲聞辟支佛地住阿惟越致地
현자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떻게 하여서 보살마하살은 모든 성문과 벽지불보다 더 훌륭한 복밭이 됩니까?”
005_0536_a_15L賢者舍利弗復白佛言云何菩薩摩訶薩於一切聲聞辟支佛爲最衆祐
005_0536_b_02L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처음 발심한 때로부터 여섯 가지 바라밀을 수행하여 보리수에 앉을 때까지 항상 모든 성문과 벽지불보다 더 훌륭한 복전이 되느니라. 왜냐 하면 만약 보살마하살이 와서 나타나게 되면 자연스레 참으로 오묘한 법이 일어나서 열 가지 착한 업〔善〕을 갖추어 만족하고, 또 다섯 가지 계율을 성취하며 여덟 가지 등사(等事)와 팔관재(八關齋)ㆍ네 가지 선정〔禪〕ㆍ네 가지 평등한 마음〔等心〕ㆍ네 가지 무색삼매(無色三昧)ㆍ네 가지 의지(意志)ㆍ네 가지 의단(意斷)ㆍ오근(五根)ㆍ오력(五力)ㆍ일곱 가지 각의(覺意)ㆍ여덟 가지 유행(由行)이 세간에 나타나느니라.
또 여래의 열 가지 지혜의 힘ㆍ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ㆍ네 가지 분별 있는 말솜씨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두 부처님만이 지니는 법 등, 이와 같은 온갖 종류의 훌륭한 덕이 세상에 일어나 나타나게 되면 군자의 족성과 범지장자(梵志長者)ㆍ오족대성(傲族大姓)과 도리천으로부터 삼십삼처상(三十三處想)과 무상천(無想天)을 분별하여 알고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ㆍ벽지불ㆍ달살아갈아라하삼야삼보가 이것을 인연하여 특별히 이러한 일이 있을 줄 알게 되기 때문이니라.”
005_0536_a_17L佛告舍利弗菩薩摩訶薩從初發意行六波羅蜜至坐佛樹常於一切聲辟支佛爲最衆祐所以者何菩薩摩訶薩若來現者則自然興眞妙之具足十善又成五戒立八等事及八關齋四禪四等心四無色三昧意止四意斷五根五力七覺意八由行現於世間如來十力四無所畏分別辯十八不共諸佛之法如是輩類衆善之德興現于世則分別君子族姓梵志長者傲族大姓及忉利天上至三十三處想無想天須陁洹陁含阿那含阿羅漢辟支佛怛薩阿阿羅呵三耶三菩緣此別知有此事耳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떻게 하여야 보살마하살이 복밭을 깨끗이하여 다할 수 있겠습니까?”
005_0536_b_09L舍利弗白佛言云何菩薩摩訶薩淨畢衆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중우(衆祐)에 대하여 깨끗이 다할 필요가 없느니라. 왜냐 하면 최후의 경지는 본래 공(空)한 것인즉, 보살마하살은 많은 복을 이미 성취하였기 때문이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보시를 할 때 무엇을 보시하는가 하면 착한 법을 베풀어서 중생을 열어 교화하느니라. 어떤 것을 착한 법이라고 하느냐 하면 열 가지 착한 일ㆍ다섯 가지 계율ㆍ여섯 가지 바라밀ㆍ열 가지 지혜의 힘ㆍ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ㆍ네 가지 분별 있는 말솜씨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니는 법이니라.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ㆍ벽지불에게 열어 교화하면 이것이 달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을 보시하는 보살이라고 하느니라.”
005_0536_b_10L世尊告曰菩薩摩訶薩於衆祐中無所淨畢所以者何究竟於空則爲菩薩摩訶薩成衆祐也以者何舍利弗菩薩摩訶薩爲布施何所施者以善法施開化衆生謂善法十善之事五戒六波羅蜜四無所畏四分別辯十八不共諸佛之法開化須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辟支佛怛薩阿竭阿羅呵耶三佛布施之士
사리불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어떤 것을 따르고 수행해야 반야바라밀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습니까?”
005_0536_b_19L舍利弗復白佛言唯然世尊菩薩摩訶薩遵修何行行般若波羅蜜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가령 물질은 공(空)한 것이라고 수행하면 그것이 반야바라밀을 수행하는 것이요, 가령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을 공한 것이라고 수행하면 그것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니라.
005_0536_b_21L佛告舍利弗於是菩薩設行色空者則爲行般若波羅蜜設行痛痒思想生死識空者是則爲
005_0536_c_02L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눈은 공한 것이라고 깨달아 알고 수행하거나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이 공한 것이라고 알고 수행하면 이것이 곧 반야바라밀을 수행하는 것이요, 물질이 공한 것이라고 알고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이 공한 것이라고 알고 수행하면 이것이 곧 반야바라밀을 수행하는 것이며, 눈의 경계〔眼界〕는 공한 것이라고 알고 수행하면 이것이 곧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요, 물질의 경계와 안식(眼識)의 경계를 공한 것이라고 아고 수행하거나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경계가 공한 것이라고 알고 수행하면 이것이 곧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다.
005_0536_b_24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解知眼耳鼻舌身意空者此則爲行解色聲香味觸法空者此則爲行解眼界空者此則爲行解色界眼識界耳鼻舌身意界空者此則爲行
또 귀로 소리를 들어 인식하는 것, 코로 냄새를 맡아 인식하는 것, 혀로 맛을 보아 인식하는 것, 몸으로 접촉하여 촉감을 인식하는 것, 뜻으로 하고 싶은 것을 인식하는 것이 공(空)한 것이라고 알아 수행하면 이것이 곧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요, 괴로움은 공한 것이고 괴로움의 쌓임〔習:集〕도 공한 것이며, 괴로움을 제거하는 것〔盡:滅〕도 공한 것이요 괴로움을 제거하는 방법〔由:道〕도 공한 것이라고 알고 수행하면 이것이 곧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니라.
005_0536_c_05L解耳聲耳識鼻香鼻識舌味舌識身細滑身識意所欲意識空者此則爲行苦空者習亦復空盡亦復空八由亦此則爲行
무힐(無詰:無明)은 공한 것이요 행위〔行〕도 공한 것이며, 의식〔識〕도 공한 것이요 이름과 물질〔名色〕도 공한 것이며, 육입(六入:六根과 六境)도 공한 것이요 접촉〔所更:觸〕도 공한 것이며, 아프고 가려운 느낌〔痛痒:受〕도 공한 것이요 애욕〔思愛:욕망〕도 공한 것이며, 받아들임〔所受:取〕도 공한 것이요 존재하는 것〔所有:有〕도 공한 것이며, 태어나고 늙고 죽는 것〔生老死〕도 공한 것이라고 알고 수행하면 이것이 곧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니라.
005_0536_c_09L解無黠亦空行亦空亦空名色亦空六入亦空所更亦空痛痒亦空思愛亦空所受亦空所有亦空生老死亦空此則爲行
또 모든 법(法)은 공한 것이라고 알아 수행하면 이것이 곧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요, 모든 자연의 작용이 있는 것이거나 작용이 없는 것도 다 공한 것임을 깨달아 알고 수행하면 그것이 곧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다.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함에 있어 본래부터 깨끗함도 공한 것이요 지성(志性)도 또한 그런 것임을 알고 수행하면 이것이 곧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니라.
005_0536_c_12L解一切法空此則爲行諸所自然有爲無爲悉能解空此則爲行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解本淨空志性亦然則爲行
005_0537_a_02L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함에 있어서 마땅히 이 일곱 가지가 공(空)한 것이라고 알아야 하나니, 이것이 곧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니라. 이 일곱 가지가 공하다고 하는 것으로서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는 물질과 서로 호응한다든가 호응하지 않는다든가 함이 없어야 하고 물질〔色〕과 작용이 있다든가 작용이 없다든가 함이 없어야 하나니, 이렇게 관찰하지 않아야 하느니라.
또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과 서로 호응한다거나 호응하지 아니한다고 보지 않고 서로 작용한다든가 작용하지 않는다고 보지 않으며, 물질이 생겨나고 소멸함이 있다고 보지 않고,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의 법이 일어남이 있거나 소멸함이 있다고 보지 않으며, 물질적 존재에 의지하고 집착함이 있다거나 서로 다툼이 있다고 보지 않고,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과 서로 집착함이 있다거나 서로 다툼이 있다고 보지 않으며, 물질과 함께 어울려 산다고 보지 않고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과 함께 어울려 있다고 보지 않으며, 태어나고 죽음으로 더불어 함께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느니라.
또한 태어나고 죽음으로 더불어 함께 어울려 지낸다고 보지 않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법과 서로 합해진다는 것은 영원히 있을 수 없고 인연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본래 깨끗하고 공(空)하기 때문이니라.
사리불아, 물질이 공하다면 물질의 존재가 있을 수 없고,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이 공하다면 그러한 의식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니라.”
005_0536_c_16L舍利弗是爲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當解是七空此乃爲行以此七空行般若波羅蜜色無應不無行不行不作此觀不見痛痒思想生死識應不應行不行不見色法有所起有所滅不見痛痒思想生死識法有所起法有所滅不見色法有所依著法有所諍訟不見痛痒思想生死識法有所著法有所諍不見與色而俱遊居不見與痛痒思想生死識而俱遊居不見與生死而俱遊不見不與生死而遊居也所以者何永無有法而與俱緣起諸事本淨爲舍利弗色則爲空則無有色痛痒思想生死識空則無有識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 모든 존재는 공한 것이어서 생겨남도 없고 소멸함도 없느니라. 가령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이 공한 것이라면 그러한 의식은 없는 것이요, 설사 물질이 공한 것이라면 물질을 볼 수도 없을 것이며, 만약 아프고 가려운 느낌이 공하다면 근심할 것도 없을 것이요 가령 고정 관념이 공하다면 생각할 것도 없을 것이다. 설령 모든 작용이 공하다면 조작함〔造〕이 없을 것이요, 만약 인식작용이 공하다면 분별도 없을 것이다.
왜냐 하면 사리불아, 물질이 공(空)과 다르다면 물질은 공과 같을 수 없고, 공이 물질과 다르지 않다면 물질을 분별할 수 없어야 하기 때문이니라. 물질이 자연 공하다면 물질은 곧 공이 될 것이요,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이 공과 다르지 않다면 공도 물질과 다르지 않으리라. 가령 공이 인식작용과 다르지 않다면 인식작용도 또한 공과 다름이 없나니, 인식작용이 저절로 공하게 되면 인식작용은 곧 공이 될 것이니라.”
005_0537_a_07L佛語舍利其爲空者無有起者無有滅者使色空則無有色假使痛痒思想生死識空則無有識設使色空則不有設痛痒空則無所患設思想空則無所念設使行空則無所造設識空者無所分別所以者何舍利弗色者則異不與空同空不爲異色不爲分色自然空色則爲空痛痒思想生死識不爲別異空亦不異設空不異識亦不異識自然空識則爲空
005_0537_b_02L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물질은 공이어서 생겨나지도 않고 소멸되지도 않으며, 의지하거나 집착할 것도 없으며, 다투거나 송사할 일도 없으며, 늘어나지도 않고 줄어들 것도 없고, 과거도 미래도 현재도 없다.
그것은 또한 물질이나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도 없고,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마음도 없으며, 물질ㆍ소리ㆍ냄새ㆍ맛ㆍ부드럽거나 껄끄러운 감촉ㆍ법〔欲法〕도 없다. 그것은 무명〔無詰:無明〕이 멸하지 않음도 무명이 작용하지 않음도 없고, 의식도 아니요 이름과 물질〔名色〕도 아니며, 육입(六入)도 아니요 부드럽고 껄끄러움도 아니며, 아픔도 아니요 애욕〔愛〕도 아니며, 존재도 아니요 태어남도 아니고, 늙음도 아니고 병듦도 아니며 죽음도 아니요 소멸하는 것도 아니어서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이 없느니라.
그것은 또한 괴로움〔苦〕6)도 없고 괴로움의 쌓임〔習:集〕도 없으며, 괴로움의 제거〔盡:滅〕도 없고 괴로움을 제거하는 방법〔所由:道〕도 없다. 그것은 얻을 것도 없고 또한 시간도 없으며, 수다원과(須陀洹果)도 없고 사다함과(斯陀含果)도 없으며, 아나함과(阿那含果)도 없고 아라한과(阿羅漢果)도 없으며, 벽지불각(辟支佛覺)도 없다. 또한 도를 증득함도 없고 부처님의 도〔佛道〕도 없다.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니라.
005_0537_a_17L佛語舍利弗其爲空者不起不滅無所依無所諍訟無所增無所損無過去無當來無現在彼亦無色痛痒思想生死識亦無眼耳鼻舌身心亦無色聲香味細滑所欲法彼則無無黠不無黠不行不識不名色不六入細滑不痛不愛不受不有不生不老不病不死亦不滅除生老病死彼亦不苦亦無習亦無所盡亦無所由亦無得亦無有時彼無須陁洹果斯陁含果無阿那含果無阿羅漢果無辟支佛覺亦無得道亦無佛道
이와 같이 하면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면서도 반야바라밀과 호응한 다거나 호응하지 않는다거나 또는 이를 행한다거나 행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며, 보시바라밀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지계바라밀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인욕바라밀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정진바라밀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선정바라밀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지혜바라밀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이러한 것이 여섯 가지 바라밀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005_0537_b_06L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如是者爲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不見般若波羅蜜應不應行不行不見施不戒不忍不進不禪不智不見是六波羅蜜
또 물질〔色〕ㆍ아프고 가려운 느낌〔受〕ㆍ고정관념〔想〕ㆍ태어나고 죽는 행업〔行〕ㆍ인식작용〔識〕과 서로 호응한다거나 호응하지 않는다거나 작용한다거나 작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눈과 서로 호응한다거나 호응하지 않는다거나 작용한다거나 작용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지도 않으며, 귀ㆍ코ㆍ혀ㆍ몸ㆍ생각과 서로 호응한다거나 호응하지 않는다거나 작용한다거나 작용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물질ㆍ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細滑〕ㆍ욕망〔所欲法〕과 서로 호응한다거나 호응하지 않는다거나 작용한다거나 작용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며, 네 가지 의지(意止:觀察法)와 서로 호응한다거나 호응하지 않는다거나 작용한다거나 작용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네 가지 의단(意斷:正覲)ㆍ네 가지 신족(神足)ㆍ다섯 가지 근(根)ㆍ다섯 가지 힘〔力〕ㆍ일곱 가지 각의(覺意)ㆍ여덟 가지 유행(由行:聖道支)과 서로 호응한다거나 호응하지 않는다거나 작용한다거나 작용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또 열 가지 요소의 힘〔種力〕ㆍ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ㆍ네 가지 분별 있는 말솜씨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니는 법과 서로 호응한다거나 호응하지 않는다거나 작용한다거나 작용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달살아갈운연혜(怛薩阿竭云然慧:薩芸若)와 서로 호응한다거나 호응하지 않는다거나 작용한다거나 작용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리불아,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니, 이것을 곧 반야바라밀과 호응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005_0537_b_11L不見色痛痒思想生死識應不應行不行不見眼應不應行不行不見耳鼻舌身心應不應行不行見色聲香味細滑所欲法應不應不行不見四意止應不應行不行見四意斷四神足五根五力七覺由應不應行不行不見十種力四無所畏四分別辯十八不共諸佛之法應不應行不行不見怛薩阿竭薩云然慧應不應行不行是爲舍利弗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此乃應行
005_0537_c_02L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공(空)이 공과 다투지 않고 공이 공과 함께 작용하지 않으며, 무상(無相)이 무상과 더불어 다투지 않고 무상이 무상과 함께 작용하지 않으며, 무원(無願)은 무원과 다투지 않고 무원은 무원과 함께 작용하지 않는다. 공(空)은 공과 더불어 서로 호응하지 않고 무상은 무상과 서로 호응하지 않으며, 무원은 무원과 서로 호응하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공은 작용한다거나 작용하지 않음이 없고 무상도 또한 작용한다거나 작용하지 않음이 없으며, 무원도 작용한다거나 작용하지 않음이 없기 때문이니라.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능히 이와 같이 하면 이것이 곧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니라.”
005_0537_b_21L佛語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空不與空鬪空不與空行無相不與無相鬪無想不與無想行無願不與無願鬪無願不與無願行空不與空相應無相不與無相相應無願不與無願相應所以者何空者無行不行無相者亦無行不行無願者亦無行不行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能如斯者此乃爲行
또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모든 법의 자연적인 모습이 공(空)한데에 들어가고 이미 공에 들어가고 나면 물질〔色〕과 서로 다투지도 않고 또한 작용할 것도 없으며, 아프고 가려운 느낌〔痛痒:受〕ㆍ고정관념〔思想:想〕ㆍ태어나고 죽는 행업〔生死:行〕ㆍ인식작용〔識〕과 다투지도 않고 또한 서로 작용하는 것도 없으며, 과거의 물질과 다투지도 않고 과거의 물질을 보지도 않으며, 과거의 물질과 다투지도 않고 미래의 물질과 다투지도 않으며, 현재의 물질을 보지도 않고 현재의 물질과 다투지도 않으며, 과거의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과 다투지도 않고 또한 미래ㆍ현재의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과 다투지도 않고 과거ㆍ미래ㆍ현재의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을 보지도 않느니라.
005_0537_c_07L佛復語舍利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諸法自然相則得度空已得度空不與色諍亦無所行不與痛痒思想生死識諍亦無所行不與過去色諍亦不見過去色不與過去色諍亦不見當來不與當來色諍亦不見現在色不與現在色諍亦不與過去痛痒思想生死識諍亦不與當來現在痛痒思想生死識諍亦不見過去當來現在痛痒思想生死識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과거ㆍ미래와 다투지도 않고 미래ㆍ과거와 다투지도 않으며, 현재ㆍ과거ㆍ미래와 다투지도 않고 과거ㆍ미래ㆍ현재와 다투지도 않는다. 왜냐 하면 삼세는 공(空)과 함께 하는 것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니라.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이와 같이 수행하게 되면 이것이 곧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니라.
005_0537_c_17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不與過去當來諍不與當來過去諍不與現在過去當來諍不與過去當來現在諍不見三世與於空行般若波羅蜜如是行者此乃爲行
005_0538_a_02L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이와 같이 행하고 이와 같이 서로 호응하며 작용한다. 과거 살운야(薩芸若:一切智)와 다투거나 작용하지도 않나니, 왜냐 하면 과거 어느 곳에서도 살운야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니, 과거에 어찌 살운야와 반야행이 있어서 서로 다투거나 작용함이 있었겠는가. 미래 살운야와 다투거나 작용하지도 않으며 또한 행할 것도 없다. 왜냐 하면 미래의 어느 곳에서도 살운야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니, 어찌 더불어 다투거나 작용할 수 있겠는가.
또 현재의 살운야와 다투거나 작용함도 없다. 왜냐 하면 현재의 살운야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니, 현재에 어찌 살운야가 있어서 다투고 작용함이 있겠는가.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이와 같이 행하면 이것을 곧 반야바라밀을 행한다고 하느니라.
005_0537_c_22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所行如是如所應行不與過去薩芸若訟行亦不見過去何所薩芸若去安有薩芸若及行訟行不與當來薩芸若訟行亦無所行亦不見當來安有薩芸若與行訟行乎亦不與現在薩芸若訟行亦不見現在薩芸若安有薩芸若訟行乎行般若波羅蜜如是者此乃爲行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살운야의 물질을 행하지 않나니, 살운야의 물질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살운야의 물질ㆍ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을 행하지도 않나니, 살운야의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살운야와 눈은 서로 작용하지 않나니, 이 또한 눈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요, 살운야와 귀ㆍ코ㆍ혀ㆍ몸ㆍ생각도 서로 작용하지 않나니 귀ㆍ코ㆍ혀ㆍ몸ㆍ생각도 볼 수 없기 때문이며, 살운야와 물질〔色〕은 서로 작용하지 않나니 물질을 볼 수 없기 때문이요, 살운야와 소리ㆍ냄새ㆍ맛ㆍ섬세하고 매끄러운 감촉〔細滑:觸〕ㆍ법〔欲法〕은 서로 작용하지 않나니, 이들 또한 모두 나타나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005_0538_a_08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不行薩芸若亦不見薩芸若色亦不見行薩芸若色痛痒思想生死識亦不見薩芸若痛痒思想生死識不行薩芸若眼亦不見眼亦不行薩芸若耳鼻舌身亦不見耳鼻舌身心不行薩芸若亦不見色不見色不行薩芸若聲香味細滑所欲法亦無所現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반야바라밀을 행함이 이와 같으면 이것을 곧 반야바라밀과 서로 호응하고 작용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005_0538_a_16L佛語舍利弗行般若波羅蜜能如是者此乃應行
005_0538_b_02L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수행할 때에 살운야와 단바라밀이 서로 따르지 않나니 단바라밀을 볼 수 없기 때문이요, 시라바라밀ㆍ찬바라밀ㆍ유체바라밀ㆍ선바라밀ㆍ반야바라밀도 또한 이와 같다.
또 살운야와 반야바라밀은 서로 작용하지 않나니 살운야와 반야바라밀을 볼 수 없기 때문이요, 또 살운야와 네 가지 의지(意止)는 서로 따르지 않나니 이 또한 살운야와 네 가지 의지를 볼 수 없기 때문이며, 살운야와 네 가지 의단(意斷)ㆍ네 가지 신족(神足)ㆍ오근(五根)ㆍ오력(五力)ㆍ일곱 가지 각의(覺意:覺支)ㆍ여덟 가지 유행(由行:正道)도 서로 따르지 않나니, 살운야ㆍ의지ㆍ의단ㆍ신족ㆍ근ㆍ역ㆍ각의ㆍ유행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살운야와 열 가지 지혜의 힘ㆍ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ㆍ네 가지 분별있는 말솜씨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니는 법은 서로 따르지 않나니 그 또한 볼 수 없기 때문이요, 살운야ㆍ달살아갈의 모든 역법(力法)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반야바라밀을 행하되, 이와 같이 하면 이것을 곧 반야바라밀을 행한다고 하느니라.
005_0538_a_18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亦不遵薩芸若檀波羅蜜亦不見檀波羅蜜尸波羅蜜羼波羅惟逮波羅蜜禪波羅蜜般若波羅亦復如是亦不行薩芸若般若波羅蜜亦不見薩芸若般若波羅蜜不遵薩芸若四意止亦不見薩芸若四意止亦不遵薩芸若四意斷四神五根五力七覺意八由行亦不見薩芸若意止意斷神足覺意亦不遵薩芸若十種力四無所畏四分別辯十八不共諸佛之法亦無所見亦不見薩芸若怛薩阿竭諸力行般若波羅蜜如是此乃爲行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수행할 때에 살운야와 부처님은 서로 작용하지 않고 부처님도 살운야와 서로 작용하지 않으며, 살운야와 도는 서로 작용하지 않고 도(道)도 살운야와 서로 작용하지 않는다. 왜냐 하면 부처님이 곧 살운야이고 살운야가 곧 부처님이며, 도가 곧 살운야이고 살운야가 곧 도이기 때문이다.
열 가지 요소의 힘〔種力〕ㆍ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ㆍ네 가지 분별 있는 말솜씨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니는 법도 또한 이와 같느니라.”
005_0538_b_08L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不行薩芸若佛亦不行薩芸若不行薩芸若道亦不行薩芸若以者何佛則薩芸若薩芸若則佛則薩芸若薩芸若則道十種力四無所畏四分別辯十八不共諸佛之法亦復如是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능히 이와 같이 하면 이것을 곧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005_0538_b_15L佛語舍利弗行般若波羅蜜能如是者此乃爲行
005_0538_c_02L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물질적 존재〔色〕가 있다는 생각으로 수행하지 않고 물질적 존재는 없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수행하지도 않으며,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은 있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수행하지 않고,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은 없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수행하지도 않는다. 물질은 항상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물질은 항상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하지 않으며, 물질적 존재는 괴로움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물질적 존재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물질적 존재가 나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물질적 존재는 내가 아니라는 생각도 하지 않으며, 오음(五陰)과 육쇠(六衰)7)에 대해서도 이와 같이 생각하느니라. 오음은 공(空)하다거나 공하지 않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오음은 모양이 있다거나 모양이 없다는 생각도 하지 않으며, 오음은 원(願)할 것이 있다거나 원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지도 않느니라.
또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도 지금 내가 행하는 것은 받을 것도 없고 행할 것도 없으며 취할 것도 없다고 생각하고, 행하는 것이 있지도 않고 행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받을 것이 있는 것도 아니요 받을 것이 있지 않은 것도 아니며, 취할 것이 있는 것도 아니요 취할 것이 있지 않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느니라.”
005_0538_b_16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不行色不行色無有不行痛痒思想生死識有不行痛痒思想生死識無有計色有常亦不計色無常不計色苦不計色樂不計色有我不計色無我五陰六衰亦復如是不計五陰空不計五陰有相無相不計五陰有無願行般若波羅蜜今我所行亦無所受亦無所行亦無所取不有所行亦不不行不有所受亦不不受有所取亦不不取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함에 있어서 이와 같이 하는 것을 곧 반야바라밀을 행한다고 하느니라.
005_0538_c_04L佛語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能如是者乃爲行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은 단바라밀ㆍ시바라밀ㆍ찬제바라밀ㆍ유체바라밀ㆍ선바라밀을 위하여서가 아니요, 아유월치의 경지로써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하여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도 아니며,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서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도 아니요, 달살아갈의 열 가지 힘을 얻기 위하여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도 아니며, 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ㆍ네 가지 분별 있는 말솜씨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니는 법을 얻기 위해서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도 아니니라.
005_0538_c_06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不用檀波羅蜜尸波羅羼提波羅蜜惟逮波羅蜜禪波羅蜜故行般若波羅蜜不用阿惟越致教化衆生故行般若波羅蜜不用淨佛國土故行般若波羅蜜不用怛薩阿竭十力故行般若波羅蜜不用四無所畏四分別辯十八不共諸佛之法行般若波羅蜜
최후의 공한 경지〔究竟空〕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요, 몸 안을 공하게 하기 위해서도 아니며, 밖을 공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요, 안과 밖을 공하게 하기 위해서도 아니며, 공(空)을 공하게 하기 위해서도 아니요, 크게 공하게 하기 위한 것도 아니며, 진리를 공하게 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작용이 있는 것을 공하게 하기 위한 것도 아니며, 작용이 없는 것을 공하게 하기 위해서도 아니요, 최후의 공한 경지를 위해서도 아니며, 자연의 모습을 공하게 하기 위한 것도 아니요, 모든 법을 공하게 하기 위해서도 아니며, 일어남이 없는 것을 공하게 하기 위해서도 아니요, 멸하여 없어짐을 공하게 하기 위한 것도 아니며, 형체 없는 것을 공하게 하기 위해서도 아니요, 자연을 공하게 하기 위한 것도 아니며, 형체가 있고 형체가 없는 것을 공하게 하기 위해서도 아니며, 근본 없는 것을 공하게 하기 위한 것도 아니요, 법계를 공하게 하기 위해서도 아니며, 본제(本際:眞知ㆍ涅槃)를 공하게 하기 위해서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도 아니니라.
왜냐 하면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모든 법에 대하여 파괴할 것도 없고 또한 볼 것도 없기 때문이니라.
005_0538_c_14L不究竟空不用內空不用外空不用內外空不用空空故不用大空故不用眞空故不用有爲空故不用無爲空故不用究竟空故不用無品空故不用本淨空故不用自然相空故不以一切法空故不以無起空故不以無滅空故不以無形空故不以自然空故不以有形無形空故不無本故不以法界故以本際故行般若波羅蜜所以者何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時於諸法無所破壞亦無所見
005_0539_a_02L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신족통(神足通)을 얻기 위해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 아니요 천안통(天眼通)을 얻기 위한 때문도 아니며, 천이통(天耳通)을 얻기 위한 때문도 아니요 다른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게 되기 위한 때문도 아니며, 과거의 일을 보기 위한 때문도 아니니라.
왜냐 하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반야바라밀도 또한 볼 수 없거늘 하물며 장차 보살의 모든 신통을 볼 수 있겠는가. 반야바라밀을 행함에 있어서 이와 같이 할 수 있는 자라야 비로소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 되느니라.
005_0539_a_02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不用神足故行般若波羅蜜不用天眼故用天耳故不用觀他人心故不用念過去事故所以者何行般若波羅蜜亦不見般若波羅蜜何況當睹菩薩諸神通乎行般若波羅蜜能如是此乃應行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마음 속으로 ‘나는 장차 신족통을 증득하여 동방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국토에 나아가 여러 여래를 뵙고 머리 숙여 예를 올려야 하겠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또한 스스로 ‘팔방(八方) 상하(上下)에 이르기를 이와 같이 하여 다름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나니, 반야바라밀을 수행함에 있어서 이와 같이 할 수 있어야 비로소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 되느니라.
005_0539_a_09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時心不念言我當以神足往詣東方江河沙等見諸如來稽首禮亦不自念到八方上下復如是等無有異行般若波羅蜜能如是者此乃應行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설법하시는 것을 나는 장차 천이통을 증득하여 빠짐없이 모두 들어야겠다’고 하거나, ‘앞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는 지혜를 얻어 중생들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알아야지’하거나, ‘마땅히 과거에 놀던 곳을 생각해 알아야지’하거나, ‘나는 천안(天眼)으로써 모든 중생들이 있는 곳을 보아야겠다’고 생각하지 않느니라.”
005_0539_a_14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不自念言佛世尊所可暢說吾則當以天耳皆吾當察見衆生之心所可念者念過去所遊居處我以天眼見諸群萌在所之處
005_0539_b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반야바라밀을 행함에 있어서 이와 같이 할 수 있어야 비로소 반야바라밀과 상응하는 행이 되느니라.
이와 같아서 사리불아,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면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을 제도할 수 있느니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면 마군과 그의 권속들도 해칠 틈을 얻을 수 없고, 또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모든 백성들까지도 그의 덕망에 대하여 멀리서 듣고 모두 예배하느리라.
또 동방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여러 부처님의 세계와 팔방(八方) 상하의 모든 부처님ㆍ세존들이 모두 이 보살을 함께 옹호하여 끝끝내 성문이나 벽지불의 경지에 떨어지지 않게 하며, 사천왕으로부터 아가니타천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보살마하살을 옹호하여 장차 그를 해치려고 엿보는 자가 해칠 틈을 얻을 수 없게 하고, 그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여 현재의 복을 얻게 하느니라.
왜냐 하면 이 보살은 자비한 마음으로 중생들을 대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아서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함이 이와 같이 할 수 있어야 비로소 반야바라밀과 서로 호응하는 것이요, 이를 행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005_0539_a_19L佛言行般若波羅蜜能如是者此乃應行如是舍利弗行如是者則爲度脫無央數不可計會衆生之類菩薩摩訶薩能如是者魔及官屬不能得便又復見及他方世界諸人民遙聞其德皆爲作禮復次方江河沙等諸佛世界八方上下諸佛世尊皆共擁護於是菩薩終不墮墜於聲聞辟支佛地四天王上至阿迦膩咤天悉共擁護是菩薩摩訶薩無伺求得其便者所可興發所當作得現在福所以者何而以慈心向諸衆生如是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能如是者乃爲應行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면 작은 힘을 들이고도 총지문(總持門)과 삼매문(三昧門)을 얻고 속히 이 달살아갈아라하삼야삼보에 가까워지며 태어나는 모든 곳마다 항상 부처님을 만나게 되어 언제나 모든 부처님 곁에서 떠나지 않고 마침내 아뇩다라삼야삼보의 경지에 이르느니라.”
005_0539_b_09L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而以微勞得摠持門三昧門速疾近此怛薩阿竭阿羅呵三耶三菩切所生常値見佛不離諸佛至逮成阿耨多羅三耶三佛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반야바라밀을 행함에 있어서 이와 같이 할 수 있어야 비로소 반야바라밀과 서로 호응하는 행이 되느니라.
005_0539_b_14L佛言行般若波羅蜜能如是者乃爲應行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하면서 ‘어찌 모든 법이 있어 이른바 그 법이 일체(一切)가 되어 어떤 때는 서로 호응하고 어떤 때는 서로 호응하지 않는가? 또 어떤 때는 평등하고 어떤 때는 평등하지 않는가?’라고 스스로 생각하거나 말하지 않는다.
왜냐 하면 그때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이는 모든 법이 어떤 때는 호응하고 어떤 때는 서로 호응하지 않으며, 어떤 때는 행하고 어떤 때는 행하지 않으며, 어떤 때는 평등하고 어떤 때는 평등하지 않다는 견해를 가지지 않기 때문이니라.”
005_0539_b_15L復次舍利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不自念言寧有諸法所謂法者一切爲應若不應乎爲平等不平等乎所以者於時行者不見諸法應若不應若不行等與不等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반야바라밀을 행함에 있어서 이와 같이 할 수 있어야 비로소 반야바라밀에 호응하는 행이 되느니라.
005_0539_b_20L佛言行般若波羅蜜能如是者乃爲應行
005_0539_c_02L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하면서 ‘나는 장차 모든 법의 경계를 속히 깨달아 아유삼불(阿惟三佛:現等覺)의 경지에 이르겠다’거나 또는 ‘아유삼불은 없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법계에 이르게 되면 또한 깨달을 것도 없기 때문이니라.
반야바라밀을 행함에 있어서 이와 같이 할 수 있는 자라야 비로소 반야바라밀에 호응하는 행이 되느니라.
005_0539_b_21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不自念我當速解諸法之界至阿惟三佛亦無阿惟三佛所以者何逮法界者亦無所覺行般若波羅蜜能如是者乃爲應行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하면서 모든 법은 법계와 함께 한다거나 모든 질병은 공적(空寂)과 함께 한다고 생각하지 않느니라.
반야바라밀을 행함에 있어서 이와 같이 할 수 있는 자라야 비로소 반야바라밀과 서로 호응하는 행이 되느니라.
005_0539_c_03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不見諸法及與法界有諸疾病及與空寂行般若波羅蜜能如是者乃爲應行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하면서 ‘모든 법은 법계에 약간의 종류가 있으나 서로 각기 다르다고 헤아리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느니라.
반야바라밀을 행함에 있어서 이와 같이 할 수 있는 자라야 비로소 이 반야바라밀과 서로 호응하는 행이 된다고 하느니라.
005_0539_c_07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不自念言諸法法界有若干種不計別異行般若波羅蜜能如是者此能應行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하면서 ‘모든 법은 법계와 함께 하고 관(觀)은 불관(不觀)과 함께 하며 견(見)은 불견(不見)과 함께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그것은 모든 법의 존재를 볼 수도 없고, 모든 법을 분별하여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니라.
반야바라밀을 행함에 있어서 이와 같이 할 수 있어야 비로소 반야바라밀과 호응하는 행이라고 하느니라.
005_0539_c_10L復次舍利弗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不自念言於是諸法及與法界觀與不觀見與不見所以者何彼則不見諸法所有可持諸法分別觀也行般若波羅蜜能如是乃爲應行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하면서 ‘법계는 공(空)한 일을 근심한다’거나 ‘저 공한 일이 법계를 근심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느니라.
반야바라밀을 행함을 이와 같이 할 수 있어야 비로소 반야바라밀과 호응하는 행이라고 하느니라.
005_0539_c_15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不念法界憂行空事其空事者不憂法界行般若波羅蜜能如是者乃爲應行
005_0540_a_02L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하면서 ‘안계는 공(空)한 것인가’라고 생각지 않고 ‘공도 또한 안계를 근심하지 않고 물질〔色〕도 공을 근심하지 않으며 공도 물질을 근심하지 않는다. 물질계〔色界〕도 공을 근심하지 않고 공계(空界)도 색을 근심하지 않으며, 안식계(眼識界)도 공을 근심하지 않고 식계(識界)도 안식(眼識)이 공하게 될까 근심하지 않으며, 귀ㆍ코ㆍ혀ㆍ몸ㆍ생각ㆍ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細滑〕ㆍ법도 또한 이와 같으며, 마음의 경계는 공을 근심하지 않고 공계(空界)도 마음을 걱정하지 않으며, 법계도 공을 근심하지 않고 공계도 법을 근심하지 않으며, 의식의 경계도 공을 근심하지 않고 공계도 의식을 근심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느니라.”
005_0539_c_18L復次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念眼界爲空空乎亦不憂眼界色不憂空空不憂色色界不憂空空界不憂色眼識界不憂空識界不憂眼識耳鼻舌身心聲香味細滑所欲法亦如是心界不憂空空界不憂心界不憂空空界不憂法識界不憂空空界不憂識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리불아, 이것이 제일가는 행이 된다. 이것이 이른바 공행(空行)이니, 보살마하살이 능히 공을 행하면 성문이나 벽지불에 떨어지지 않으며, 능히 부처님의 국토를 맑게 하고 중생들을 교화하며, 속히 아뇩다라삼야삼보에 이르고 아유삼불을 성취하느니라. 행하는 반야바라밀을 헤아려 보건대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 가장 으뜸이고 높으며 비교할 데가 없는 것이다.
왜냐 하면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은 이보다 더 훌륭한 행(行)이 없기 때문이요, 공(空)하여 어떤 모습도 없고 원할 것도 없는 행이기 때문이니라.
005_0540_a_03L佛言舍利弗是爲第一所謂空行菩薩摩訶薩能行空者則不墮落聲聞辟支佛地能淨佛國開化衆生疾逮阿耨多羅三耶三菩成阿惟三佛計諸所行般若波羅蜜般若波羅蜜行爲最極尊爲長爲無底無比所以者何般若波羅蜜行爲無上行無相無願行
보살마하살이 마땅히 이와 같이 행하고 이와 같이 간직한다면 가장 빠르게 기별(記莂)을 받는 경지에 가까워질 것이니라.
보살마하살이 마땅히 이러한 행을 하면 수없이 많고 헤아릴 수 없이 많고 많은 중생들을 제도하여 큰 이익을 줄 수 있느니라. 그런데도 이 보살은 마음 속으로 ‘내가 반야바라밀을 행하면 모든 부처님ㆍ세존에게서 틀림없이 부처님이 되리라는 예언〔受訣〕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며, 또한 ‘내가 부처님이 되리라는 예언을 받는데 가장 가까이 접근해 있다. 나는 앞으로 부처님의 국토를 청정하게 하고 아뇩다라삼야삼보 아유삼불을 증득하여 마땅히 법륜을 굴리게 되리라’는 생각도 하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그가 행할 때에 법계에 집착하지 않고 또한 허적(虛寂)하지도 않고 다른 법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 있다고 보지도 않으며, 모든 부처님ㆍ천중천께서 나에게 아뇩다라삼야삼보 아유삼불의 경지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수기를 주리란 생각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005_0540_a_10L菩薩摩訶薩應行如是當作斯持速得近於受莂之地菩薩摩訶薩應此行者無數不可計衆生開度利誼若不念我行般若波羅蜜諸佛世尊當受決也亦不念言我得親近也於受決我當淸淨於佛國土得至阿耨多羅三耶三菩阿惟三佛當轉法輪以者何彼其行者不著法界亦不虛不見異法當行般若波羅蜜諸佛天中天受我決及逮阿耨多羅三耶三菩阿惟三佛
005_0540_b_02L또한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남이라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나라는 생각도 하지 않으며, 오래 산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명(命)이라는 생각을 일으키지도 않으며, 여러 중생이라는 생각을 일으키지도 않고 보아 안다는 생각도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니라.
또한 나와 중생에 대하여 헤아려 보되 생겨나지도 않고 소멸하지도 않는다고 생각하고, 또 사람의 근본에 대하여 헤아려 보되 생겨나지도 않고 소멸하지도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니, 생겨나지도 않고 소멸하지도 않거늘 어느 곳에서 반야바라밀을 행하겠느냐.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능히 이같이 사람은 생겨나거나 소멸됨이 없다고 생각하며,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중생은 공(空)하고 중생은 얻을 수 없으며 중생은 적막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 된다.
이와 같이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공을 따르고 수행하는 것이 제일 훌륭한 행이 되느니라.
005_0540_a_21L所以者何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者不起人想不起我想不起壽想不起命想不起衆諸不起見知想所以者何計於吾我衆生不起不滅又計人本不起不滅其不起不滅者何所行般若波羅蜜菩薩摩訶薩行能如是人無所起屬行般若波羅蜜衆生爲空衆生不得衆生寂寞爲行般若波羅蜜如是利弗菩薩摩訶薩遵修於空爲第一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능히 이와 같이 하면 모두 다 모든 행을 초월하여 이 공에 뜻에 두고 따르며 수행하고 크게 자애로운 행과 크게 불쌍히 여기는 행을 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은 행을 하면 마침내 탐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계율을 헐뜯을 마음도 없으며, 성내는 마음도 없고 게으름을 피울 마음도 없으며, 뜻을 어지럽힐 마음도 없고 삿된 지혜의 마음도 내지 않느니라.”
005_0540_b_07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能如是者則皆超踰一切諸置是所可遵行爲大慈行爲大悲菩薩摩訶薩行於此者終不起貪嫉之心無毀戒心無瞋恚心無懈怠無亂意心無邪智心
光讚經卷第一
庚子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나열기(羅閱耆)ㆍ나월(羅越)ㆍ나열기가라(羅閱祇迦羅) 등으로 표기하며, 마갈타국(摩揭陀國) 왕사성(王舍城)의 범어 이름이다. 『법화문구(法華文句)』 제1권에 “왕사성을 천축(天竺)에서는 나열기가라라고 하는데, 나열기란 왕사(王舍)요, 가라란 성(城)이라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2. 2)살타(薩埵)ㆍ살다바(薩多婆)ㆍ살달박(薩呾薄) 등으로 표기하며 유정(有情)이라고 번역한다. 곧 중생을 말하기도 한다.
  3. 3)삼마발저(三摩鉢底:gamāpatti)라 하며 제사선정(第四禪定)을 말한다.
  4. 4)열 가지 바라밀 중 일곱 번째인 선교방편(善巧方便). 방편승지(方便勝智)라고도 한다.
  5. 5)『고려대장경』 원문에는 머무르다〔住〕라고 되어 있으나 문맥의 의미로 보아 감임〔幢〕하다라고 되어야 하며, 『신수대장경』의 각주에도 ‘성본(聖本)에는 임(任)자로 되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6. 6)『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역자가 괴로움〔苦〕으로 풀이한 부분이 불고(不苦)로 되어 있으나 문맥에 맞지 않으므로 괴로움으로 풀이하였다.
  7. 7)물질〔色〕ㆍ소리〔聲〕ㆍ냄새〔香〕ㆍ맛〔味〕ㆍ촉감〔觸〕ㆍ법(法)의 육진(六塵)을 말하는데, 이것이 사람의 참 성품을 쇠모(衰耗)시키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