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大方廣三戒經卷上

ABC_IT_K0023_T_001
006_0955_a_01L대방광삼계경(大方廣三戒經) 상권
006_0955_a_01L大方廣三戒經卷上


북량(北凉) 천축(天竺) 삼장 담무참(曇無讖) 한역
송성수 번역
006_0955_a_02L北涼天竺三藏曇無讖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06_0955_a_0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王舍城)의 기사굴산(祇闍崛山)에 계셨다. 이 산은 높고 넓으며 온갖 곡식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마치 대지가 온갖 꽃을 내는 것과 같았다. 긴나라(緊那羅)ㆍ건달바(乾闥婆) 들이 항상 거기서 놀고 있었으며, 가지가지 여러 무리들이 있었으니, 하늘ㆍ용ㆍ야차(夜叉)ㆍ나찰(羅刹)ㆍ비사차(毘舍遮)가 그 안에 살고 있었다. 또 잡류(雜流)들이 많았으니, 이른바 사자ㆍ호랑이ㆍ코끼리ㆍ말ㆍ기린ㆍ곰ㆍ사슴ㆍ푸른 소ㆍ물소ㆍ양ㆍ원숭이 등, 이런 온갖 짐승들이 거기 살고 있었다. 또 한량없이 많은 새들이 있었으니, 이른바 공작ㆍ앵무ㆍ구욕새[鸜鵒]ㆍ명명(命命)ㆍ때까치ㆍ물오리ㆍ기러기ㆍ원앙ㆍ거위ㆍ검은 기러기ㆍ산 닭[山鷄]ㆍ산 새ㆍ까마귀ㆍ꿩ㆍ비둘기ㆍ솔개ㆍ참새ㆍ차사(遮沙) 등으로서 이런 온갖 새들이 거기에 살고 있었다. 이 모든 중생들은 부처님의 힘에 의해 탐욕ㆍ분노ㆍ우치의 괴롭힘을 받지 않으므로, 서로 잡아먹지 않고 서로 친애하되 마치 모자(母子) 사이 같았다.
006_0955_a_04L一時佛住王舍城祇闍崛而是山王高峻廣博持衆雜穀如大地生雜種華緊那羅乾闥婆衆常所遊止有種種諸衆天龍夜叉毘舍遮止住其中多種雜類所謂師子虎犳象馬騏驎熊羆獐鹿靑牛水牛羖羝獼猴是等衆獸止住其中有無量衆鳥所謂孔雀鸚鵡鴝鵒鴝䳅鳧鴈鴛鴦鵝鴨黑鴈山鷄烏雉鳩鴿雕鷲遮沙如是衆鳥依止而住是諸衆生以佛力故不爲貪欲癡所惱不相茹食共相親愛如母如子
이때 그 산에는 울창한 숲이 조밀하나 부러진 가지가 없었다. 그리고 온갖 나무들이 많았으니, 이른바 천목(天木)나무ㆍ필리차(畢利叉)나무ㆍ마이(馬耳)나무ㆍ필발라(畢鉢羅)나무ㆍ긴축가(緊柷加)나무ㆍ가리륵(呵梨勒)나무ㆍ가마륵(呵摩勒)나무ㆍ비혜륵(毘醯勒)나무ㆍ다라(多羅)나무ㆍ가니가(迦尼迦)나무ㆍ암바라(菴婆羅)나무ㆍ염부(閻浮)나무ㆍ모과나무ㆍ포도나무ㆍ복숭아나무ㆍ살구나무ㆍ배나무ㆍ내바(㮈婆)나무ㆍ융가(隆伽)나무ㆍ호도나무ㆍ안석(安石)나무ㆍ석류나무ㆍ진두가(鎭頭迦)나무ㆍ니구라(尼駒羅)나무ㆍ소나무ㆍ잣나무ㆍ예장(豫樟)나무ㆍ파사(波奢)나무ㆍ훈륙(勳陸)나무ㆍ전단(栴檀)나무ㆍ침수(沈水)나무ㆍ소합(蘇合)나무 등 이런 나무들이 다 갖추어져 있었다.
006_0955_a_16L是時山王中稠林鬱茂條無折多衆雜樹天木樹畢利叉樹馬耳樹畢鉢羅樹緊柷加樹呵梨勒呵摩勒樹毘醯勒樹多羅樹迦尼迦樹菴婆羅樹閻浮樹木苽蒲桃梨柰婆隆伽樹胡桃安石留鎭頭迦樹尼駒羅樹松柏豫樟波奢樹栴檀沈水蘇合是等諸樹無不備
006_0955_b_02L또 이 산에 물과 뭍의 온갖 꽃이 다 구족하였으니, 이른바 아제목다꽃[阿提目多華]ㆍ첨바꽃[瞻婆華]ㆍ파타라꽃[波吒羅華]ㆍ바사꽃[婆師華]ㆍ수만꽃[須曼華]ㆍ수건타꽃[修乾陀華]ㆍ유제가꽃[由提迦華]ㆍ가니가꽃[迦膩迦華]ㆍ우극백엽만수사꽃[牛蕀百葉曼殊沙華] 등 이런 온갖 꽃이 그 땅에 깔려 그 산을 빛내고 장식했다. 또 물 꽃으로서 푸르고 누르고 빨갛고 하얀 잡색 연꽃이 다 구족되어 있었다.
006_0955_b_03L是山王中水陸衆華悉皆具足阿提目多華瞻婆華波咤羅華婆師須曼華修乾陁華由提迦華迦膩迦華牛蕀百葉曼殊沙華是等衆華遍布其地光飾山王又有水華靑黃赤白雜色蓮華皆悉具足
또 이 산에는 항상 밤중만 되면 큰 구름이 일어났는데, 하늘과 용과 엷은 구름이 8미(味)를 가진 향기로운 보슬비를 내려 한 구우(牛) 사이에 그 비는 기사굴산(祇闍崛山)을 촉촉히 적셨으며, 새벽이 되면 비가 개어 구름 한 점 없고 시원한 바람에 몸과 마음이 상쾌해졌다.
006_0955_b_08L是山王中常於夜半興起大雲天龍微雲降於八味細微香雨一%(穀-禾+牛)牛頃此雨著潤祇闍崛山後夜淸明無諸雲翳微風淸涼悅適身心
이 산에 있는 중생들과 모든 초목들은 알맞게 젖고 윤기가 흘러 마치 화만(華鬘)에 물을 뿌린 것처럼 빛이 더욱 선명하고 깨끗하며 배나 더 뛰어났다. 기사굴산에 나는 풀은 부드러웠고 빛깔과 향기와 맛을 갖추었고 옥색으로서 오른쪽으로 돌아 있었으며, 온갖 묘한 빛깔은 공작의 목과 같았다. 그 향기는 마치 바사라꽃[婆師羅華]과 같았고, 그 촉감은 가릉가옷[迦陵迦衣]과 같았다. 그 땅은 부드러워 발로 디딜 때에는 네 발가락이 다 빠졌다가 발을 들면 다시 여전하게 되었다.
006_0955_b_12L是山王中所住衆生及諸草木充潤光澤猶如華鬘以水灑之光色鮮淨遂倍增勝祇闍崛山生柔軟草色香味具靑縹右旋衆雜妙色如孔雀項其香猶如婆師羅華其觸猶如迦陵迦衣其地柔軟下足之時足陷四指擧足還復
006_0955_c_02L또 이 산에는 못이 많았는데 그 물은 맑고 찼으며, 거기에는 파랑ㆍ노랑ㆍ빨강ㆍ하양ㆍ자색 등 온갖 연꽃이 가득히 났는데, 크기는 수레바퀴와 같았다. 그 꽃을 꺾을 때에는 향기가 두루 퍼져 1유순에 가득하였다. 이 산꼭대기에서는 크고 묘한 연화좌(蓮華座)가 나왔는데, 무항복(無降伏) 보배로 만들어졌다. 푸른 유리가 줄기가 되었고, 염부단금(閻浮檀金)이 잎이 되었으며, 견고하고 검은 전단(栴檀)이 대(臺)가 되었고, 마노(馬瑙)가 그 꽃술이 되었으며, 세로와 너비는 바다와 같았다. 백억 아수라(阿修羅) 왕이 항상 그것을 가지고 있었고, 백억 잡색 보배 그물이 그 위를 덮었으며, 백억 용왕은 묘한 향이 나는 비를 내렸고, 백억 금시조(金翅鳥) 왕은 입에 비단을 물었으며, 백억 긴나라(緊那羅) 왕은 기뻐하면서 우러러보았고, 백억 마후라(摩睺羅) 왕은 자세히 바라보았으며, 백억 건달바(乾闥婆) 왕은 노래로 찬탄하였고, 백억 천왕(天王)은 가루향과 옷과 향기로운 화만(華鬘)과 당기[幢]ㆍ번기[幡]ㆍ일산[盖]의 비를 내렸으며, 백억 범왕(梵王)은 공중에서 합장하여 모셨고, 백억 정거천(淨居天)들은 합장 공경하였으며, 백억 전륜인왕(轉輪人王)은 7보를 가지고 그리로 왔고, 백억 바다 왕은 바다에서 나와 경례하였으며, 백억 큰 주보(珠寶)는 밝게 비추었고, 백억 정마니(淨摩尼) 보배는 사이사이 장식되었으며, 백억 편열(遍悅) 보배는 그 열매가 되었고, 백억 광명덕(光明德) 보배는 그 조명이 되었으며, 백억 잡색 마니(摩尼) 보배는 그 조명이 되었고, 염부당(閻浮嵣) 보배는 잘 간직되었으며, 백억 금강사자(金剛師子) 보배는 깨어지지 않는 장엄이요, 백억 일장(日藏) 보배는 온갖 장엄이며, 백억 잡색 불가사의한 보배는 온갖 빛을 내었고, 백억 여의(如意) 보배는 다함 없는 장엄을 내었다.
006_0955_b_18L是山王中多諸池流淸冷水滿生諸蓮華靑黃赤白紅紫等色大如車輪若取華時香氣普勳滿一由旬是山王頂出生大妙蓮華之座無降伏寶靑琉璃爲閻浮檀金爲葉堅黑栴檀爲臺瑙寶王以爲其鬚縱廣如海百億阿修羅王常所執持百億雜色寶王網以覆其上百億龍王雨妙香雨百億金翅鳥王口銜繒綵百億緊那羅王歡喜瞻察百億摩睺羅王而觀視之百億乾闥婆王歌詠讚歎百億天王雨末香衣服雨香華鬘幢幡蓋雨億梵王在上空中合掌而侍百億淨居天衆合掌禮敬百億轉輪人王七寶侍從來至其所百億海王從大海出而敬禮之百億大珠寶王以爲照百億淨摩尼寶王以閒錯之百億遍悅寶王爲華子實百億光明德寶王以爲照明百億雜色摩尼寶王以爲照明閻浮幢寶王爲善安持百億金剛師子寶王不壞莊嚴百億日藏寶王以雜莊嚴百億雜色不可思議寶王出雜種色百億如意寶王出無盡莊嚴
이 큰 연꽃은 여래께서 세상에 나오신 선근(善根)에서 나온 것이요, 보살의 의지의 보호를 받아 모든 곳에 두루 나타나는 것이며, 허깨비와 같은 법이 내는 선법의 업(業)에서 나온 것이요, 다툼이 없는 법안(法眼)이 장엄한 꿈과 같은 법에서 나온 것이며, 행이 없는 데서 일어나고 걸림이 없는 도에서 와서 시방 법계에 충만한 것이니, 이것은 부처님 경계의 공덕이 이룬 것이다. 그러므로 무량한 아승기겁(阿僧祇劫) 동안 그 공덕을 찬탄하더라도 다할 수 없는 것이었다.
006_0955_c_19L是大蓮華從於如來出世善根之所出生菩薩志意之所護持遍現諸方從如幻法出善法業生從無諍法眼之所莊嚴如夢法生從無行起從無㝵道來充遍滿於十方法界佛境界功德所致若於無量阿僧祇歎其功德不可窮盡
006_0956_a_02L그때 세존께서는 이 연꽃 위에 가부하고 앉아 큰 비구 대중 8천 인과 함께 하셨으니, 그들의 이름은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ㆍ대덕 갈시파사(曷尸波闍)ㆍ대덕 바빈(婆賓)ㆍ대덕 마하남(摩訶男)ㆍ대덕 우타야(優陀耶)ㆍ대덕 야사(耶奢)ㆍ대덕 부나(富那)ㆍ대덕 무구(無垢)ㆍ대덕 교범발제(憍梵鉢提)ㆍ대덕 선비(善臂)ㆍ대덕 우루빈라가섭(優樓頻螺迦葉)ㆍ가야가섭(伽耶迦葉)ㆍ나제가섭(那提迦葉)ㆍ마하가섭(摩訶迦葉)ㆍ대덕 가전연(迦栴延)ㆍ대덕 사리불(舍利弗)ㆍ대덕 대목건련(大目乾連)ㆍ대덕 아나율(阿那律)ㆍ수보리(須菩提)ㆍ이바다(離波多)ㆍ부루나(富婁那)ㆍ미다라니자(彌多羅尼子)ㆍ우바리(優波離)ㆍ라후라(羅睺羅)ㆍ난타(難陀)ㆍ대덕 아난(阿難) 등으로서, 이런 상수(上首) 8천 인과 함께 계셨다.
006_0956_a_02L爾時世尊是華上結加趺坐與大比丘衆八千人俱其名曰阿若憍陳如大德曷尸波闍大德婆賓大德摩訶男大德優陁耶大德耶奢大德富那大德無垢大德憍梵鉢提大德善臂大德優樓頻螺迦葉伽耶迦葉那提迦葉摩訶迦葉大德迦栴延大德舍利弗大德大目乾連大德阿那律須菩提離波富婁那彌多羅尼子優波離羅睺難陁大德阿難等如是上首八千人俱
그들은 다 여실한 성품을 자세히 알았고 실제를 관찰하였으며, 법의 성품을 건넜고 모든 유(有)의 바다를 건넜으며, 여래의 허공의 행을 행하여 결박을 아주 끊고 소굴의 장애가 없었으며, 공의 적정(寂靜)을 행하였고, 의심 그물을 아주 끊어 부처님의 지혜를 믿었고, 저 언덕에 건너 세간을 이롭게 하였고, 청하지 않아도 도와 주는 벗[不請友]1)이 되었다. 그리하여 일체 중생을 보호하려고 인자한 마음으로 일체 중생을 버리지 않고 일체 부처님의 행을 잘 연설하여 불법을 지켜 보호하고 불법을 맹세코 보호하며 부처 종자로 잘 나아가며 일체의 지혜로 향하였다.
006_0956_a_13L悉皆諦了如實之性觀察實際度於法性度諸有海行於如來虛空之行結縛永斷無巢窟㝵行空寂靜永斷疑網信佛智海度到彼岸益利世閒作不請友欲護一切所有衆生慈心不捨一切衆生善能演出一切佛行守護佛法誓護佛法善趣佛種向一切智
006_0956_b_02L또 보살마하살 8천 인과 함께 하셨으니, 보현(普賢) 보살과 문수사리(文殊師利) 보살 등이 우두머리가 되었다. 그리고 무상지(無上智) 보살ㆍ무상보지(無上寶智) 보살ㆍ무애지(無礙智) 보살ㆍ화상지(華上智) 보살ㆍ일상지(日上智) 보살ㆍ월상지(月上智) 보살ㆍ무구상지(無垢上智) 보살ㆍ금강지(金剛智) 보살ㆍ원진지(遠塵智) 보살ㆍ편설지(遍說智) 보살ㆍ광당(光幢) 보살ㆍ산당(山幢) 보살ㆍ보당(寶幢) 보살ㆍ무애당(無礙幢) 보살ㆍ화당(華幢) 보살ㆍ정당(淨幢) 보살ㆍ일당(日幢) 보살ㆍ욕락당(欲樂幢) 보살ㆍ이구당(離垢幢) 보살ㆍ편열당(遍悅幢) 보살ㆍ지위덕(地威德) 보살ㆍ보위덕(寶威德) 보살ㆍ대위덕(大威德) 보살ㆍ금강지위덕(金剛智威德) 보살ㆍ무구위덕(無垢威德) 보살ㆍ일위덕(日威德) 보살ㆍ월위덕(月威德) 보살ㆍ산위덕(山威德) 보살ㆍ지조위덕(智照威德) 보살ㆍ편위덕(遍威德) 보살ㆍ
006_0956_a_20L復有菩薩摩訶薩八千人普賢菩薩文殊師利等而爲上首無上智菩薩無上寶智菩薩無㝵智菩薩華上智菩薩日上智菩薩月上智菩薩無垢上智菩薩金剛智菩薩遠塵智菩薩遍說智菩薩光幢菩薩山幢菩薩寶幢菩薩無㝵幢菩薩幢菩薩淨幢菩薩日幢菩薩欲樂幢菩薩離垢幢菩薩遍悅幢菩薩地威德菩薩寶威德菩薩大威德菩薩剛智威德菩薩無垢威德菩薩日威德菩薩月威德菩薩山威德菩薩照威德菩薩遍威德菩薩
지장(地藏) 보살ㆍ허공장(虛空藏) 보살ㆍ연화장(蓮華藏) 보살ㆍ보장(寶藏) 보살ㆍ일장(日藏) 보살ㆍ정덕장(淨德藏) 보살ㆍ법해장(法海藏) 보살ㆍ편열장(遍悅藏) 보살ㆍ선장(船藏) 보살ㆍ연화덕장(蓮華德藏) 보살ㆍ일안(日眼) 보살ㆍ정안(淨眼) 보살ㆍ무구안(無垢眼) 보살ㆍ무애안(無礙眼) 보살ㆍ편견안(遍見眼) 보살ㆍ선리지안(善利智眼) 보살ㆍ금강안(金剛眼) 보살ㆍ보안(寶眼) 보살ㆍ허공안(虛空眼) 보살ㆍ보안(普眼) 보살ㆍ천관(天冠) 보살ㆍ조법계지관(照法界志冠) 보살ㆍ도장주관(道場珠冠) 보살ㆍ열제방관(悅諸方冠) 보살ㆍ일체불현재장관(一切佛現在藏冠) 보살ㆍ초일체세간관(超一切世間冠) 보살ㆍ편열일체관(遍悅一切冠) 보살ㆍ무훼관(無毁冠) 보살ㆍ복일체여래사자좌관(覆一切如來師子座冠) 보살ㆍ조일체법계허공관(照一切法界虛空冠) 보살ㆍ용주계(龍主髻) 보살ㆍ범주계(梵主髻) 보살ㆍ
006_0956_b_09L地藏菩薩虛空藏菩薩蓮華藏菩薩寶藏菩薩日藏菩薩淨德藏菩薩法海藏菩薩遍悅藏菩薩舩藏菩薩蓮華德藏菩日眼菩薩淨眼菩薩無垢眼菩薩無㝵眼菩薩遍見眼菩薩善利智眼菩薩金剛眼菩薩寶眼菩薩虛空眼菩薩普眼菩薩天冠菩薩照法界志冠菩薩道場珠冠菩薩悅諸方冠菩一切佛現在藏冠菩薩超一切世間冠菩薩遍悅一切冠菩薩無毀冠菩薩覆一切如來師子座冠菩薩一切法界虛空冠菩薩龍主髻菩薩梵主髻菩薩
006_0956_c_02L이일체불법만계(離一切佛法慢髻) 보살ㆍ도장계(道場髻) 보살ㆍ출일체원해음주계(出一切願海音珠髻) 보살ㆍ방일체여래광장주계(放一切如來光場珠髻) 보살ㆍ일체허공무괴어보계(一切虛空無壞語寶髻) 보살ㆍ제불신통편조당보주망복계(諸佛神通遍照幢寶珠網覆髻) 보살ㆍ출일체여래법론성계(出一切如來法論聲髻) 보살ㆍ출일체삼세명성계(出一切三世名聲髻) 보살ㆍ대광(大光) 보살ㆍ정광(淨光) 보살ㆍ보광(寶光) 보살ㆍ이구광(離垢光) 보살ㆍ월광(月光) 보살ㆍ법광(法光) 보살ㆍ적광(寂光) 보살ㆍ일광(日光) 보살ㆍ신통광(神通光) 보살ㆍ천광(天光) 보살ㆍ덕상(德相) 보살ㆍ지상(智相) 보살ㆍ법상(法相) 보살ㆍ무괴장(無壞相) 보살ㆍ광상(光相) 보살ㆍ화상(華相) 보살ㆍ주상(珠相) 보살ㆍ불상(佛相) 보살ㆍ범상(梵相) 보살ㆍ편초상(遍超相) 보살ㆍ범음(梵音) 보살ㆍ해음(海音) 보살ㆍ지음(地音) 보살ㆍ세음(世音) 보살ㆍ
006_0956_b_22L離一切佛法慢髻菩薩道場髻菩薩出一切願海音珠髻菩放一切如來光場珠髻菩薩一切虛空無壞語寶髻菩薩諸佛神通遍照幢寶珠網覆髻菩薩出一切如來法論聲髻菩薩出一切三世名聲髻菩薩大光菩薩淨光菩薩寶光菩薩離垢光菩薩月光菩薩法光菩薩光菩薩日光菩薩神通光菩薩天光菩薩德相菩薩智相菩薩法相菩薩無壞相菩薩光相菩薩華相菩薩相菩薩佛相菩薩梵相菩薩遍超相菩薩梵音菩薩海音菩薩地音菩薩世音菩薩
석산음(石山音) 보살ㆍ편법계음(遍法界音) 보살ㆍ출일체법해뢰음(出一切法海雷音) 보살ㆍ최일체마장음(摧一切魔場音) 보살ㆍ출대비도뢰음(出大悲道雷音) 보살ㆍ멸일체세고뇌음(滅一切世苦惱音) 보살ㆍ법용(法勇) 보살ㆍ증용(增勇) 보살ㆍ지용(智勇) 보살ㆍ덕산용(德山勇) 보살ㆍ덕증용(德增勇) 보살ㆍ명칭용(名稱勇) 보살ㆍ보조용(普照勇) 보살ㆍ대자용(大慈勇) 보살ㆍ지조용(智照勇) 보살ㆍ여래종성용(如來種性勇) 보살ㆍ광덕(光德) 보살ㆍ승덕(勝德) 보살ㆍ법용덕(法勇德) 보살ㆍ편광덕(遍光德) 보살ㆍ법덕(法德) 보살ㆍ월덕(月德) 보살ㆍ허공덕(虛空德) 보살ㆍ보덕(寶德) 보살ㆍ상덕(相德) 보살ㆍ지덕(智德) 보살ㆍ바라왕덕(婆羅王德) 보살ㆍ법주왕(法主王) 보살ㆍ세주왕(世主王) 보살ㆍ범주왕(梵主王) 보살ㆍ석산주왕(石山主王) 보살ㆍ중주왕(衆主王) 보살ㆍ천주왕(天主王) 보살ㆍ적주왕(寂主王) 보살ㆍ
006_0956_c_12L石山音菩薩遍法界音菩出一切法海雷音菩薩摧一切魔場音菩薩出大悲道雷音菩薩滅一切世苦惱音菩薩法勇菩薩增勇菩智勇菩薩德山勇菩薩德增勇菩名稱勇菩薩普照勇菩薩大慈勇菩薩智照勇菩薩如來種性勇菩薩光德菩薩勝德菩薩法勇德菩薩光德菩薩法德菩薩月德菩薩虛空德菩薩寶德菩薩相德菩薩智德菩婆羅王德菩薩法主王菩薩世主王菩薩梵主王菩薩石山主王菩薩衆主王菩薩天主王菩薩寂主王菩
006_0957_a_02L부동주왕(不動主王) 보살ㆍ화주왕(化主王) 보살ㆍ보리승주왕(菩提勝主王) 보살ㆍ적성(寂聲) 보살ㆍ무애성(無礙聲) 보살ㆍ지성(地聲) 보살ㆍ대해성(大海聲) 보살ㆍ뇌성(雷聲) 보살ㆍ조법성(照法聲) 보살ㆍ허공성(虛空聲) 보살ㆍ일체성(一切聲) 보살ㆍ선안뢰성(善眼雷聲) 보살ㆍ발본원성(發本願聲) 보살ㆍ멸일체마장각(滅一切魔場覺) 보살ㆍ지산각(智山覺) 보살ㆍ허공각(虛空覺) 보살ㆍ무애각(無礙覺) 보살ㆍ오음각(寤音覺) 보살ㆍ조삼세각(照三世覺) 보살ㆍ보각(寶覺) 보살ㆍ무외각(無畏覺) 보살ㆍ편조각(遍照覺) 보살ㆍ법계안조각(法界眼照覺) 보살 등, 이런 보살마하살 8천 인과 함께 계셨다.
006_0957_a_02L不動主王菩薩化主王菩薩菩提勝主王菩薩寂聲菩薩無㝵聲菩薩地聲菩薩大海聲菩薩雷聲菩薩法聲菩薩虛空聲菩薩一切聲菩薩善眼雷聲菩薩發本願聲菩薩滅一切魔場覺菩薩智山覺菩薩虛空覺菩薩無㝵覺菩薩寤音覺菩薩照三世覺菩薩寶覺菩薩無畏覺菩薩照覺菩薩法界眼照覺菩薩如是等菩薩摩訶薩八千人俱
그들은 다 보현의 원(願)과 행을 구족하여 그 행이 걸림이 없었으며, 모든 불찰(佛刹)을 두루하여 무량한 몸을 나타내어 일체 부처님 처소에 나아갔으며, 눈의 경계가 청정하여 보는 바가 무량하였고, 부처님의 일체 신통을 다 잘 나타내어 반연하는 바가 무량하였으며, 일체 여래께서 성불하신 곳이 있으면 거기 다 나아가되 피곤해 함이 없었으며, 지혜의 광명은 일체 법의 바다를 비추었고, 무량억 겁에 그 공덕을 찬탄해도 다하기 어렵다. 즐겨 설명함이 청정하여 도량이 허공과 같았으며, 지혜의 행이 청정하여 의지하는 데가 없었다.
006_0957_a_11L悉皆具足普賢願行所行無㝵遍諸佛剎現無量悉能往至一切佛所眼界淸淨見無量悉能現佛一切神通所緣無一切如來有成佛處悉往其所無有疲惓智光普照一切法海無量億劫歎德叵盡樂說淸淨量同虛空行淸淨無所依倚
006_0957_b_02L중생들의 좋아함을 따라 형상을 나타내되 걸림이 없었으며, 중생이 없고 나[我] 등의 경계가 없음을 알았으며, 슬기는 허공과 같고 지혜의 광명 그물은 일체 법계를 두루 비추었고, 그 마음은 끝까지 고요하여 산란하지 않았으며, 일체 다라니(陀羅尼)와 지혜 종자의 경계와 삼매와 무외(無畏)로 어디로 가나 걸림이 없고, 법계에 머물러 백억의 눈으로 일체의 법을 행하면서 두려워함이 없었다. 무량한 지혜 바다와 선바라밀(禪波羅蜜)을 관(觀)하여 저 언덕에 이르렀고,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과 신통바라밀(神通波羅蜜)을 얻었으며, 모든 세간을 뛰어넘은 삼매바라밀도 자재(自在)를 잘 얻었다.
006_0957_a_18L隨衆所樂而爲現無有障㝵解無衆生無我等界如虛空如智光網普照一切所有法界其心畢竟寂靜無亂一切陁羅尼智種境界三昧無畏所往無㝵住於法界百億眼目行一切法得無所畏無量智海禪波羅蜜到於彼岸得般若波羅蜜神通波羅蜜過諸世閒三昧波羅蜜善得自在
또 5백 비구니가 있었으니, 그들의 이름은 마하파사파제(摩訶波闍波提) 비구니ㆍ안은(安隱) 비구니ㆍ연화(蓮華) 비구니ㆍ극고구담미(極苦瞿曇彌) 비구니ㆍ라후라의 어머니인 야수타라(耶輸陀羅) 비구니 등으로서 이런 우두머리 5백 비구니들이 함께 있었다.
006_0957_b_03L復有五百比丘其名曰摩訶波闍波提比丘尼隱比丘尼蓮華比丘尼極苦瞿曇彌比丘尼羅睺羅母耶輸陁羅比丘尼是等上首五百比丘尼俱
또 5백 우바새(優婆塞)가 있었으니, 그들의 이름은 선위덕(善威德) 우바새ㆍ천위덕(天威德) 우바새ㆍ혜광(慧光) 우바새ㆍ명칭위덕(名稱威德) 우바새ㆍ과명칭위덕(過名稱威德) 우바새ㆍ선지(善志) 우바새ㆍ월덕(月德) 우바새ㆍ월환희(月歡喜) 우바새ㆍ대환희(大歡喜) 우바새ㆍ라후발타(羅睺跋陀) 우바새ㆍ대현(大賢) 우바새 등으로서 이런 우두머리 5백 우바새들이 함께 있었다.
006_0957_b_07L復有五百優婆塞其名曰善威德優婆塞天威德優婆塞慧光優婆塞名稱威德優婆塞過名稱威德優婆塞善志優婆月德優婆塞月歡喜優婆塞大歡喜優婆塞羅睺跋陁優婆塞大賢優婆塞如是上首五百優婆塞
또 5백 우바사(優婆斯)가 있었으니, 즉 대광(大光) 우바사ㆍ선광(善光) 우바사ㆍ선신(善身) 우바사ㆍ가락신(可樂身) 우바사ㆍ현(賢) 우바사ㆍ현덕(賢德) 우바사ㆍ월광(月光) 우바사ㆍ상광(相光) 우바사ㆍ덕광(德光) 우바사ㆍ선안(善眼) 우바사 등 이런 우두머리 5백 우바사들이 함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이외의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과 함께 불세존을 공경하고 둘러쌌다.
006_0957_b_13L復有五百優婆斯大光優婆斯善光優婆斯善身優婆斯可樂身優婆斯賢優婆賢德優婆斯月光優婆斯相光優婆斯德光優婆斯善眼優婆斯是等上首五百優婆斯及餘天夜叉闥婆阿修羅迦樓羅緊那羅摩睺羅伽等恭敬圍遶於佛世尊
006_0957_c_02L그때 세존께서는 설법하셨는데 그것은 3계(戒)였다. 일체 모든 불여래의 경계와 보살의 행을 자세히 분별하고 설명하여 일체 법계를 두루 비추고, 일체 모든 법계의 마당을 밝게 비추어 깨끗이 장엄한 일체 법계에 들어가고, 일체 모든 외도들을 무찌르며, 모든 악마를 항복 받고, 일체 모든 중생계를 두루 기쁘게 하며, 일체 모든 중생들의 미혹한 마음을 잘 알고,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 설법하며 잘 비추어 중생의 근성을 전환시켜 나타내 보이셨다.
006_0957_b_20L爾時世尊而演說法名曰三戒廣分別說一切諸佛如來境界菩薩所行能悉普照一切法界明照一切諸法界場入淨莊嚴一切法界摧滅一切諸外道等降諸魔怨普悅一切諸衆生界能知一切諸衆生等迷惑之心隨衆生心而爲演說善能照了轉衆生根而爲顯示
그때 대덕 마하가섭이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여미어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중생이 불법의 힘과 무소외(無所畏)를 구한다면, 그 사람은 어떤 법을 모으고 어떤 법으로 중생을 보호하며 어떤 법으로 위없는 정도(正道)에 퇴전하지 않게 해야 하겠습니까?”
006_0957_c_05L是時大德摩訶迦葉從座而起整衣服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向白佛言世尊若諸衆生求於佛法無所畏如是等人當集何法當以何法護是衆生當以何法令不退轉無上正道
이렇게 묻자,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가섭이여. 그대가 지금 물은 것은 많은 사람들을 안락하게 하고, 세간을 안온하게 하고 하늘과 인간을 이롭게 하는 것이니, 그렇게 하려고 그런 것을 내게 묻는구나. 가섭아, 그대는 지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나는 그대를 위해 분별하여 설명하리라.”
006_0957_c_10L如是請已佛告迦葉善哉善哉迦葉汝今所問多所安樂安隱世閒利益天人乃能問佛如是之事迦葉汝今諦聽善思念之吾當爲汝分別解說
대덕 가섭과 모든 대중들은 그 분부를 받들어 듣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중생이 부처님의 지혜와 부처님의 힘과 부처님의 무외(無畏)를 구한다면, 가섭아, 그런 중생은 일체 법에 있어서 얻음이 없고 의지함이 없이 모든 선근(善根)을 내어야 한다. 가섭아, 어떤 보살이 위없는 정진의 도를 구할 때 만일 상(相)에 집착이 있어서 혹은 불법에서 유위(有爲)의 상을 일으키고, 혹은 불법에서 무위의 상을 일으키며, 혹은 불법에서 망상을 일으켜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는 불법을 안다’ 하고, 이 상에 굳게 집착해 그것을 버리지 않으면, 그 사람은 위없는 도에 향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 하면 불법에 구함이 있으면 나에 집착하여 ‘이것을 닦아야 한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006_0957_c_14L大德迦葉及諸大衆受教而聽佛告迦葉若有衆生求佛智慧佛力無畏迦葉是等衆生於一切法應無所得無所依倚生諸善根迦葉若有菩薩求於無上正眞道時若有相著或於佛法起有爲相或於佛法起無爲相或於佛法而起妄相自作是相我知佛法於是相中堅執不捨當說是人不名爲向於無上道何以悕欲佛法則爲著我當作是修
006_0958_a_02L만일 이렇게 자주 나에 집착하면 그것을 끊을 수 없고, 만일 끊을 수 없으면 희망이 있어서 희망하는 곳에서 법을 희망하여 그 해(害)를 받는다. 만일 해를 받으면 달리는 마음을 일으키고, 만일 달리는 마음을 일으키면 흘러 다님이 있으며, 만일 이미 흘러 다님이 있으면 뚫음이 있고, 만일 이미 뚫음이 있으면 망상이 있으며, 만일 이미 망상이 있으면 분별이 있고, 만일 이미 분별이 있으면 망상이 더하고, 만일 망상이 더하면 사각(思覺)이 있고, 만일 이미 사각이 있으면 견고한 집착이 있으며, 만일 이미 견고히 집착하면 따라 다님이 있고, 만일 따라다님이 있으면 미혹이 있으며, 만일 이미 미혹하면 잃게 되느니라. 어떤 것을 잃음이라 하는가. 이른바 안온을 잃는다는 것이며, 안온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분별이 없는 것이다.
006_0957_c_23L數執我則不能斷若不能斷則有悕所悕望處乃悕望法便爲所害爲所害便起馳騁若起馳騁則有流若已流轉則有貫穿若已貫穿有妄想若已妄想則有分別若已分增益妄想若增妄想則有思覺已思覺則有堅著若已堅著則有隨若有隨逐則有迷惑若已迷惑便爲失云何爲失謂失安隱云何安謂無分別
만일 분별을 일으키면 곧 상(常)이 있고, 만일 이미 상이 있으면 대애(對礙)가 있으며, 만일 대애가 있으면 머무름이 있고, 만일 이미 머무름이 있으면 상속(相續)이 있으며, 만일 이미 상속이 있으면 서로 어긋나고, 만일 이미 서로 어긋나면 거듭 서로 어긋나며, 만일 거듭 서로 어긋나면 헛된 착오가 있고, 만일 이미 헛된 착오가 있으면 광란(狂亂)이 있으며, 만일 이미 광란하면 속임이 있고, 만일 이미 속였으면 근심과 괴로움이 있으며, 만일 이미 근심하고 괴로워하면 회한(悔恨)이 있고, 만일 이미 회한하면 해를 입느니라.
006_0958_a_10L若起分別則便有常已有常則有對㝵若有對㝵則便有若已有住則有相續若已相續有相違若已相違則重相違若重相則有虛錯若已虛錯則有狂亂已狂亂則有虛誑若已虛誑則有憂若已憂惱則有悔恨若已悔恨有所害
선하고 선하지 않은 법을 따라 애착하지마는 실은 애착할 일정한 법이 없는 것이니, 다만 생각을 굴림으로써 생각의 결박을 받나니, 이것을 생각의 결박[想縛]이라 한다. 탐욕[貪]은 일정한 곳이 없고, 분노[瞋]도 일정한 곳이 없으며, 우치[癡]도 일정한 곳이 없다. 그러나 망상으로 분별하는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에 위없는 정도를 얻지 못하는 것이니, 가섭아, 이것을 애처(愛處)라 한다. 무엇 때문에 애처라 하는가. 일정한 법이 없는 것을 애(愛)라 한다. 사랑할 법이 없고 사랑할 곳이 없는데, 다만 애(愛)에 굳게 집착하지만 오직 공(空)인 것에 굳게 집착할 뿐이니, 이른바 나에게 굳게 집착하고, 중생에게 굳게 집착하며, 깨끗하고 깨끗하지 않은 데에 굳게 집착하는 것이다.
006_0958_a_17L善不善法隨所愛著然實無有定法可著但以想轉爲想所縛名想縛貪無定處瞋無定處癡無定起於妄想分別之心不能度得無上正道迦葉是名愛處何故名之爲愛處無有定法名之爲愛無可愛無可愛處但堅著愛唯空堅著堅著我堅著衆生堅著淨不淨
006_0958_b_02L가섭아, 일체 법은 공(空)인데 망상이 물(物)을 만든다. 만일 물(物)과 물이라는 생각이 없으면 보리(菩提)를 물이라 하고, 만일 보리를 물이라 하면 그것은 아상(我想)이요, 만일 아상이 있으면 그는 보살이라 할 수 없다. 무엇 때문에 아상이라 하는가. 비록 생각하는 바가 있으나 생각은 얻을 것이 없는 것이니, 생각이 얻을 것이 없는 것을 아상이라 한다. 그러므로 진실한 글귀가 아닌 것을 아상이라 한다. 만일 중생이 진실이면 보리도 진실이다. 어떤 것을 보리라 하는가. 이른바 모든 법이 다 허깨비와 같다고 보는 것이다.
006_0958_a_24L迦葉一切法空妄想爲物若無物物想以菩提爲物若以菩提爲物則是我若有我想是則不名爲菩薩也故名之爲我想也雖有所想想無所想無所得名爲我想是故不眞實名爲我想若衆生實則菩提實何爲菩提謂見諸法皆悉如幻
어째서 허깨비와 같다고 하는가. 이른바 아상(我想)과 수명상[命想]과 중생상(衆生想)을 말하지 않는 것이니, 만일 없다는 생각이 마음에 있으면 이 사람들은 생각[想]과 생각 아님[非想]에 집착하는 것이요, 만일 생각과 생각 아님에 집착하면 이것은 미치고 취하는 것이며, 만일 이미 미치고 취하면 온갖 고통의 핍박을 받을 것이요, 만일 온갖 고통의 핍박을 받으면 여래는 그것을 미침[狂]과 아첨[諂]에 머무르는 것이라 하느니라.
006_0958_b_08L云何如幻謂不說我想命想衆生想若有無想在於心者是人則著想及非想若著想非想是則狂醉若已狂醉爲一切衆苦所追若爲一切衆苦所如來說名爲住狂諂
어째서 아첨이라 하는가. 광란(狂亂)에 머물러 망상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망상이 있으면 곧 나[我]와 내 것[我所]이 있고, 만일 나와 내 것이 있으면 말이 있으며, 만일 말이 있으면 여래는 그것을 말이 없다고 하느니라. 그는 말 때문에 말에 집착하나니, 그러므로 모든 법은 생각으로부터 ‘나는 진실이다’라고 말하느니라.
006_0958_b_13L何以名諂於狂亂有妄思惟若妄思惟則有我我所若有我我所則有言說若有言如來說名爲無言說彼爲言說言說所持是故說言一切諸法從思惟悉是我實
006_0958_c_02L가섭아, 마치 공중에 구름 무리가 일어나는 것과 같다. 즉 이 구름 무리는 동서남북 상하 4유(維) 어디에서도 온 것이 아니므로 여래는 시방 어디서도 온 것이 아니라고 진실하게 말한다. 이렇게 알고 여실히 말하면 뜻을 따라 연설하고 상응하여 진실하게 말할 것이다. 그리고 구름 무리란 실은 구름 무리가 아니니, 이름을 구름 무리라 할 뿐이다. 무엇 때문에 구름 무리라 하는가. 여러 잡색과 갖가지 잡색을 일으키지마는 그것은 허망에서 일어나는 것이요, 거기에는 구름과 안개가 된다고 일정하게 말할 수 없다. 구름과 안개가 일어남을 보는데 구름과 안개를 보더라도 일정한 생각이 없다. 거기에는 마침내 구름과 안개의 실(實)이 없기 때문이다.
006_0958_b_18L迦葉猶如空中有雲聚而是雲聚不從東西南北四維上下而來如來實說不從十方方所而來解如是已如實而說隨義演說相應實說而是雲聚則非是聚說名雲聚何故說名雲聚也起衆雜色種種雜色從虛妄起是中無定名爲雲霧雲霧起雖見雲霧無有定想是中畢竟無雲霧實
가섭아, 마치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를, ‘우리 같이 저 그늘에 앉자’라고 할 때 지혜로운 사람이 ‘나는 지금 가지 않겠다’라고 하면, 이 사람은 대답하기를 ‘내가 있다고는 말하지 않고 다만 그늘만 있다’라고 한다. 지혜로운 사람이 말하기를 ‘네가 만일 그늘이라고 말하면 그것은 그늘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가섭아, 그대는 이 사람을 보라. 그는 조그만 말에까지도 오히려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이와 같이 가섭아, 만일 여래의 법의 성품에 대한 도를 알거든 대중 가운데서 바로 사자처럼 외쳐 보아라.
006_0958_c_03L迦葉猶如有人語餘人相與共往至蔭處坐智慧之人作如是言我今不往是人答言不說有但說有蔭智者有言汝若說蔭爲非蔭迦葉汝觀是人於少言說尚不繫著如是迦葉若解如來法性道於大衆中正師子吼
가섭아, 여래는 오히려 선하지 않은 법에서 선법을 행하려 한다. 만일 세상 중생으로서 아상(我想)이 있으면 그는 여래에 대해 제일의(第一義)일 것이다. 왜냐 하면 여래는 이 아상이 곧 생각이 아닌 줄을 알지마는, 다른 소인 범부들은 여래가 근기를 따라 설법한 것을 알지 못하고 여래와 다투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말하기를 ‘세간은 나와 다투지마는 나는 세간과 다투지 않는다’라고 한다. 어떤 것을 세간이라 하는가. 세간이란 중생을 말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중생 세간이라 하는가. 여래는 세간의 여여(如如)함을 안다. 그러므로 중생 세간이라 한다. 저 범부들은 스스로 ‘이것은 나고 이것은 멸하면서 서로 해친다’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들은 출세(出世)하려 한다. 왜냐 하면 그들은 크게 미련하여 세간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006_0958_c_09L迦葉如來尚欲於不善法行於善法若世衆生有我想者於如來所是第一義何以故如來解如是我想者則爲非想餘小凡夫不知如來隨宜所說與如來諍是故我說世閒與我諍我不與世閒云何世閒世閒者名曰衆生云何名爲衆生世閒如來了知世閒如如是故名曰衆生世閒諸凡夫等自生是知是生是滅互相殘害是彼言說欲得出世何以故此得大闇住著世
006_0959_a_02L만일 세간에 집착하면 곧 탐욕이 있게 되고, 만일 탐하면 성내게 되며 ,만일 성내면 어리석게 되고, 만일 어리석으면 다툼이 있으며, 만일 다투면 서로 어긋난다. 누구와 어긋나는가? 이른바 여래 및 성문승(聲聞僧)과 어긋난다. 만일 서로 어긋나면 탐하게 되고, 만일 탐욕이 있으면 거듭 서로 어긋나게 되며, 만일 거듭 서로 어긋나면 곧 유(有)를 취하게 되고, 만일 유를 취하면 유를 구하게 되며, 만일 유를 구하면 족함을 알지 못하게 되고, 만일 족함을 알지 못하면 많이 일하게 되며, 만일 많이 일하면 욕심이 많게 되고, 만일 욕심이 많으면 욕계ㆍ색계ㆍ무색계에 살게 되며, 만일 삼계에 살면 곧 집착하게 되고, 만일 집착하면 역류(逆流)가 없게 되며, 역류가 없으면 항상 죽음을 받게 되고, 만일 항상 죽음을 받으면 열반에 이르지 못하게 되며, 만일 열반에 이르지 못하면 이르기 어려운 곳에 이르게 되고, 이르기 어려운 곳에 이르면 이른바 지옥이니라.
006_0958_c_20L若住著世則便有貪若貪則瞋瞋則癡若癡則有諍若諍則相違誰相違謂與如來及聲聞僧若相違則貪若其有貪則重相違若重相違便取於有若取於有則便求有若已求有便不知足若不知足則便多作若已多作便有多欲若有多欲則住欲界色無色界若住三界則便執著若已執著則無逆流若無逆流則常受死若常受死不至涅槃若不至涅槃至叵至處至叵至處謂至地獄
이와 같이 가섭아, 행을 닦음이 바르지 못하면 닦지 않는 것이라 한다. 만일 바르게 닦지 못하면 분노가 있고, 만일 분노가 있으면 추구(推求)함이 없으며, 만일 추구함이 없으면 아상(我想)을 알지 못하고, 만일 아상을 알지 못하면 같은 무리가 되고 같은 물(物)이 되나니, 이른바 나[我]와 내 것[我所]이다.
006_0959_a_07L迦葉修行不吉名爲不修若不正修則有瞋恚若有瞋恚則無推求不推求則不識我想若不識我想則同一聚同爲一物謂我我所
어떤 것을 나[我]라 하는가. 진실하지 않은 것에 집착하여 갖가지 망상을 짓고 모든 업을 지으며, 만일 갖가지 망상을 짓고 모든 업을 지으면 나에 집착하는 것이라 한다. 어떤 것을 내 것[我所]이라 하는가. 지혜가 없기 때문에 내 것이라 한다. 또 이 몸이란 모든 물건이 화합한 것을 몸이라 하며, 또 계(戒)가 모인 결과라고도 한다. 그런데 분노하는 마음으로 남을 업신여기고 분노 때문에 아만(我慢)을 내나니, 그것은 무더기로 나는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지키는 것과 같은데 이것을 내 것이라 한다.
006_0959_a_11L云何名執著不實作種種妄想造作諸業若作種種妄想造作諸業則著於我云何我所無有智故名爲我所又是身者諸物和合名之爲身名戒聚果以瞋恚心輕於他人以瞋恚故生於我慢如聚生穀攝受守護是名我所
만일 내 것이 있으면 속임[狂惑]이 있게 되고, 만일 속임이 있으면 곧 우치[癡]가 있게 되며, 만일 우치가 있으면 곧 비방이 있게 되고, 만일 비방이 있으면 분노가 있게 되며, 만일 분노가 있으면 곧 탐함[貪取]이 있어서 그것으로 불살라진다. 그것에 불살라지면 생각에 불살라지게 되나니, 이른바 남자라는 생각과 여자라는 생각과 수명이라는 생각이니, 이것은 곧 아허(我許)로서 이것을 내 것이라 한다. 내 것이 있으면 그는 내 것을 꾸중하고, 내 것을 꾸중하면 그는 곧 범부이니, 이것은 범부의 도를 의지하는 것으로서 이것을 내 것이라 한다.
006_0959_a_17L若有我所則有狂惑若有狂惑則便有癡若已有癡便有誹謗若有誹謗則便有瞋若已有瞋便有貪取則爲所燒爲所燒者爲想所燒所謂男想女想命想此是我許是名我所有我所者彼罵我所罵我所者謂是凡夫是凡夫道之所依止是名我所
006_0959_b_02L가섭아, 만일 이 법을 듣지 않고서 보리를 알고 보살행을 알면 이것을 행을 아는 것이라 하나니, 가섭아, 이 보살행은 전혀 행함이 없는 것이며, 이것을 보살행이라 한다.
006_0959_a_24L迦葉若不聞此法知於菩提知菩薩行知於行迦葉是菩薩行都無有行菩薩行
또 가섭아, 보살행이 원만하여 결정코 청정하고 극히 청정하다면 그럴 수는 없는 것이다. 만일 정진이 있다면 이것은 큰 법을 말한 것이니, 이것은 모든 법의 허공의 무더기와 같기 때문에 법의 무더기를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사람의 말은 큰 법은 상응하거나 상응하지 않음이 아니라는 것이며, 이 공덕은 나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이 덕행은 이 덕행이 아니어서 법을 잘 지니는 것이다. 이렇게 받아 지니지마는 그 지니는 법에 집착하지 않는다. 왜냐 하면 여래의 말은 가장 제일이요, 응공(應供) 중에서 최상이기 때문이다. 중생이 도를 물으면 나는 승법(勝法)으로 대답하리라. 승법이란 어떤 것인가. 이른바 모든 법은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006_0959_b_04L迦葉菩薩行滿決定淸淨極爲淸淨無有是處若有精進斯說大法此以諸法如虛空聚不取法取是人所說大法相應非不相應斯有功德不住惡處是有德行非是德行是能持法如是受持不著持法何以如來所說最爲第一應供中最生問道我應當以勝法而答云何勝所謂一切諸法無想
가섭아, 이런 보살을 이름하여 계율을 깨끗이 지닌다고 한다. 즉 마음이 악을 일으키지 않고 장애를 짓지 않으며, 비구니를 비방하지 않고 속인을 친하지 않으며,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사음(邪婬)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으며, 이간질하는 말을 하지 않고 욕설하지 않고, 비단같이 꾸민 말을 하지 않고, 탐내거나 성내지 않고, 삿된 견해를 가지지 않고 스스로 괴롭히지 않고 남도 괴롭히지 않고, 욕심을 친하지 않고 욕심을 탐내지 않고, 헐뜯지 않고 희롱하지 않고, 스스로도 짓지 않고 남도 짓게 하지 않으며, 음녀의 집에 가지 않고 과부에게 가지 않으며 동녀(童女)에게 가지 않으며, 새나 물고기를 잡는 사람과 친하지 않고, 망나니와 전다라(旃陀羅)를 가까이하지 않으며, 남의 아내와 술 마시는 사람과 가까이하지 않으며, 나아가 손으로 그 손을 잡고 함께 다투는 사람도 가까이하지 않는데, 사나운 개를 피하는 것처럼 이것을 멀리하는 것도 그렇게 하는 것이다.
006_0959_b_12L迦葉如是菩薩名淨持戒心不起惡不作障㝵謗比丘尼不親近白衣不殺不盜邪婬不妄語不兩舌不惡口不綺語不貪瞋不邪見不自惱不惱他不親近欲不貪欲於欲不毀呰不調戲自作不教他作不至婬舍不至寡婦不至童女不近捕鳥網魚獵師不近魁膾旃陁羅人不近他妻飮酒之人乃至不以手執其手而共諍競如避惡狗遠此亦爾
006_0959_c_02L이런 것을 멀리 버릴 때는, 나아가 한 생각의 악한 마음도 생기지 않고 인자한 마음에 머물러 스무 가지 일을 버린다. 그 스무 가지란 어떤 것인가. 여인을 떠나 마침내는 추한 말로 함께 희롱하지 않고, 함께 의논하여 투쟁을 일으키지 않으며, 부모를 공경하여 공양하고, 불(佛)ㆍ법(法)ㆍ승(僧)을 공경하여 공양하며, 만일 여자로서 20명 미만이면 그들을 위해 설법하지 않는데, 남자가 있을 때는 예외이다. 비구니가 모여 설법하면 거기는 가지 않고, 끝내 비구니에게는 문안하지 않으며, 여인에게는 글을 써 주지도 않고 또 지어 주지도 않으며, 친척의 특별한 초청이 있어도 그 청을 받지 않으며, 마침내 음욕의 마음으로 여인 앞에는 서지 않고, 나아가 길을 동행하지 않는다.
006_0959_b_22L捨遠此時乃至不生一念惡心住於慈心捨二十事何等二十捨離女人終不共戲與其麤語不共論議起於鬪諍離不恭敬供養父母離不恭敬佛法僧若女減少無二十衆不爲說法除有男子若比丘尼聚會說法不往其所終不問訊於比丘尼不與女人書亦不爲作親族別請不受其請終不欲心住女人前乃至不宜共同道行
만일 비구니가 있어서 희롱하더라도 대꾸하지 말고, 언제고 비구니가 주는 옷은 입지 않으며, 4중(衆)이 법을 연설할 때에 옷을 보시하는 이가 있으면 마음을 대지와 같이 한 뒤에야 받되 면전에서 받지 않는다. 언제고 비구니가 권하여 옷을 보시하더라도 마침내 받지 않고, 언제고 설령 병이 났더라도 비구니가 권하는 음식은 끝내 먹지 않거늘 하물며 병이 없을 모든 때이겠는가. 언제고 과부가 식사를 초청할 때는 스님들 수가 차지 않으면 끝내 그것을 받지 않고, 언제고 비구니 절에는 들어가지 않으며, 언제고 비구니를 청하지 않으나 청할 때에도 팔짱을 끼고 머리를 쳐들고는 등지고 간다.
006_0959_c_08L若有比丘尼而戲弄之後不還報一切時中終不受著比丘尼衣除在四衆演說法時有施衣者生心如地然後受之不面前一切時中若有比丘尼勸道施衣終不受取一切時中設令病苦若尼勸食終不食之況復無病一切時中寡婦請食若僧數不滿終不受之切時中不入於比丘尼寺一切時中亦不請喚於比丘尼請喚拱手仰頭棄捨背去
만일 설법할 때에 비구니가 와서 그 발에 예배하더라도 지극한 마음으로 합장하고 눈으로 달리 보지 않으며 그 발도 움직이지 말라. 몸이 건강하다고 해서 대장부라 할 수 없고, 만일 마음이 굳세어 한 곳에 생각을 바루면 장부라 할 수 있다. 모든 물건에 사랑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어느 때에도 끝내 성을 내지 않으면서 항상 일체의 지혜에 전념해야 한다는 것이니, 이 법을 듣고는 공부하고 그것을 증장시켜야 하느니라.
006_0959_c_18L若說法時有比丘尼來禮其足至心合掌目不異視不動其足非爲身健名大丈夫若心勇健正念一處名曰丈夫於一切物不生愛心於一切時終不生瞋常當專念於一切智聞是法已應當修學而增長之
006_0960_a_02L가섭아, 보살승(菩薩乘)으로 향하는 선남자ㆍ선여인으로서 설법을 듣고도 수학하지 못하면 그들은 마침내 위없는 정도(正道)를 얻지 못할 것이다. 왜냐 하면 가섭아, 수학(修學)함으로 말미암아 위없는 도를 얻는 것이요, 수학하지 않고 위없는 도를 얻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섭아, 만일 수학하지 않고도 위없는 도를 얻는다면, 토끼나 말ㆍ고양이ㆍ살쾡이도 역시 위없는 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왜냐 하면 바로 행하지 않는 자에게는 보리가 없기 때문이다.
006_0959_c_23L迦葉向菩薩乘善男子善女人聞法已不能修學是終不得無上正道以故迦葉由修學故得無上道非不修學得無上道迦葉若不修學得無上道兔馬猫狸亦當得成於無上道何以故不正行者無菩提故
가섭아, 만일 음성으로만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얻는다면 말하기를 ‘나는 마땅히 부처가 되리라, 나는 마땅히 부처가 되리라’고 해야 한다. 그리하여 부처가 된다면 끝없는 중생도 역시 마땅히 부처가 될 것이다. 가섭아, 중생들은 다만 이 행을 갖추기 어려울 뿐이다. 심지어 하루나 하룻밤도 오히려 전념하지 못하거늘 하물며 1겁(劫) 내지 천 겁이겠는가. 그러므로 여래가 세상에 나오기는 참으로 어려운 것이다.
006_0960_a_06L迦葉以音聲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如是言我當作佛我當作佛而成佛無邊衆生亦當作佛迦葉但是衆生具是行難乃至一日一夜尚不能況復一劫乃至千劫是故如來出世甚難
가섭아,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 안에 있는 일체 중생이 혹은 1겁이나 혹은 10겁, 백 겁, 천 겁, 백천 겁이나 혹은 만억 겁 동안 같은 소리로 ‘일체 중생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부처가 되리라, 너희들은 마땅히 부처가 되리라’고 한다고 하자. 이 사람들이 이렇게 게으르지 않고 항상 말하기를 ‘너희들은 마땅히 부처가 되리라, 너희들은 마땅히 부처가 되리라’고 하면서 구업(口業)을 쉬지 않더라도 그들의 보리심을 일으키지 못하리라. 만일 그들이 부처가 된다면 그럴 수는 없으리라.
006_0960_a_12L迦葉三千大千世界之中一切衆生若一劫若十劫若百劫若千若百千劫若萬億劫皆共同聲唱一切衆生汝當作佛汝當作佛是諸人等如是不懈常作是言汝當作佛汝當作佛口業不息不能令其起菩提心若得作佛無有是處
006_0960_b_02L가섭아, 내가 멸도(滅度)한 뒤 말세에, 또 너희들이 반열반(般涅槃)에 든 뒤에는 모든 하늘이 보호하지 않을 것이다. 그 때에는 비록 내가 말하는 보리심을 듣더라도, 들은 어떤 비구는 보리심을 내고도 스무 가지 법에 머무르리라. 그 스무 가지란, 이른바 비구니를 친근하여 부정한 음식을 먹고 취식(揣食)2)을 먹으며, 비구니가 권하는 음식을 먹는 것이니라. 가섭아, 마치 지금에 많이들은 비구가 한적한 곳이나 대중 속에서 부지런히 집법(集法)을 닦는 것처럼, 그와 같이 가섭아, 그 때의 비구들은 취락에 있거나 한적한 곳에서 비구니들과 함께 화목하게 모여 부지런히 법을 묻는다고 하면서 음욕의 마음을 내고 법의 마음은 내지 않으며, 그 비구니들도 음욕을 많이 내고 법의 마음은 내지 않으리라. 가섭아, 그대는 보라. 이 사람은 보리라는 이름을 얻고도 마땅히 크게 악하고 두려운 길에 떨어질 것이다.
006_0960_a_18L迦葉我滅度後末世之時及與汝等般涅槃後諸天不護爾時雖有聞我所說發菩提心有諸比丘發菩提心當住二十何等二十謂當親近於比丘尼不淨食著揣食受尼勸食迦葉猶如今時多聞比丘空閑靜處若在衆會勤修集法如是迦葉當于爾時諸比丘等若在聚落若閑靜處與比丘尼而共和集勤問於法當重生於婬欲不生法心是比丘尼多生欲心生法心迦葉汝觀是人得菩提名墮大惡可畏道中
가섭아, 그대는 보라. 그 때에는 거짓으로 법을 위한다하여 서로 친근하고, 만일 서로 만날 때에는 애욕의 불에 타면서 추잡한 말을 내며, 또 서로 친근할 때에는 제자가 되어 처음에는 스승에 대한 법으로 머리를 조아려 경계하며, 그 뒤에는 마땅히 차츰 사람을 보내고, 만일 사람을 보낼 때에는 훌륭하다는 이름을 알리고, 이름을 알린 뒤에는 가만히 아내로 삼아 같은 길로 출입하며, 뒤에 누가 ‘그가 누구의 소유이며 어떤 친척인가?’라고 물으면 누이나 여동생이라 부르면서 자주 만나고, 자주 만나기 때문에 곧 비처(非處)에 떨어져 서로 애욕을 내고 차츰 애욕의 표정을 나타내며, 처음에는 말로 하다가 드디어 부정한 행을 행한다. 그리하여 염라왕의 법을 익혀 보리와 천상에 나는 것과 열반을 잃으며, 여래를 버리고 법을 멀리하여 승(僧)의 이익을 없앤다. 그리고 한 곳에 머물러 욕심과 성내는 마음과 괴롭힐 마음과 해칠 마음을 낸다. 보살의 행업은 네 가지 깨끗한 범행(梵行)이지마는 이 사람은 다른 보살의 부지런한 네 가지 범행과 같은 것이 없으며, 이 사람이 부지런히 행하는 욕심ㆍ분노 등의 각(覺)도 그와 같다.
006_0960_b_07L迦葉汝觀爾時以爲法共相親近若相見時欲火所燒出不淨言相親近時用爲弟子以師法和南禮敬自是之後當漸遣使若遣使時勝達名字旣達名已竊爲妻共道入出後聞他問是誰所云何族親呼爲姊妹數數相見相見故則墮非處互生欲心漸現欲以言說之遂爲不淨行習閻羅王失於菩提生天涅槃捨於如來捨遠法亦無僧利住於一處生欲覺瞋覺惱覺害覺菩薩行業四淨梵行是人無有如餘菩薩勤四梵行是人勤行欲瞋等覺亦復如是
006_0960_c_02L가섭아, 그 때에는 이런 악인이 살고 이런 도적이 살며 투쟁이 산다. 가섭아, 그 때에는 계율이 모두 무너져 이런 경을 들으면 곧 업신여기거나 헐뜯는다. 본래 가졌던 계율과 본래 행하던 보시에는 기쁨을 내고 보리심을 내다가도 뒤에 이 경을 들으면 곧 헐뜯고 비방하리라. 가섭아, 그 때에는 이 인상(印相)이 있어서 이런 경을 들으면 곧 비방할 것이다. 만일 계율이 깨끗하고 법을 지니는 비구가 있으면 경의 글귀와 같이 지내왔음을 알아야 한다. 그들은 이런 사람을 버릴 것이니, 법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006_0960_b_20L迦葉當于爾時是惡人住有是賊住有鬪諍住迦葉爾時禁制悉皆毀壞聞是等經便生輕毀本所持戒本行檀施生於歡喜發菩提心後聞是經而毀謗之迦葉當于爾時有是印相聞如是經而生誹謗若有淨戒持法比丘應如是知如經句來應當捨離如是之人以其無有愛法心故
또 가섭아, 그 때에는 이 사람들은 스스로 ‘나는 보살도(菩薩道)를 행한다’라고 주장하면서 광일(狂逸)하고, 광일하기 때문에 ‘나는 대아라한(大阿羅漢)이다, 나는 연각(緣覺)이다’라고 자칭하리라. 그러므로 그들은 다스릴 수 없고 악취(惡趣)로 향하는 것을 붙들 수 없다. 또 가섭아, 그 때에는 선업을 짓는 사람이 없어 많은 중생들로 하여금 보리를 비방하게 하리라. 가섭아, 그 때에는 겨우 형상만이 있으리라. 또 가섭아, 그 때에는 어떤 사람이 비슷한 바라밀을 행할 것이니, 이것이 후세에 겨우 형상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또 가섭아, 그 때에는 이런 경(經)으로 진실을 설명하는 이는 비방을 들을 것이다. 그리고 삿된 견해의 주장이라고 버림을 당할 것이다.
006_0960_c_05L復次迦葉當于爾時是諸人等自唱是言我行菩薩生於狂逸以狂逸故自稱我是大阿羅漢我是緣覺彼不可治不可復向於惡趣復次迦葉爾時無有作善業者令多衆生毀呰菩提迦葉于爾時粗有形相復次迦葉當爾之有一人行相似波羅蜜是爲後世粗有形相復次迦葉當于爾時如是等經說眞實者當被謗毀當見捨棄云邪見說
가섭아, 그 때의 우치한 자들은 이 경을 알지 못하고 계율을 깨뜨릴 것이다. 가섭아, 그 때에는 다 도적이 되어 법과 괴로움이 없는 보리를 보지 못하고, 어리석게 침묵하거나 고요히 생각하면서 보리가 없다고 비방할 것이다.
006_0960_c_15L迦葉癡人不知此經禁制破戒迦葉當于爾時悉爲惡賊自不見法無惱菩提愚嘿靖思謗無菩提
또 가섭아, 그 때에는 화합하는 승가는 없고 겨우 형상만 있을 것이다. 또 가섭아, 그 때에는 은혜를 모르는 자가 많고 굳세게 악을 지을 것이니, 어떤 악을 짓는가. 부처님의 이름을 자주 말하여 공양을 받는 것이다. 또 가섭아, 그 때에는 해탈과 계를 꾸짖음으로써 구업을 지키지 않고, 구업을 지키지 않으므로 위의(威儀)를 지키지 않고 부정한 곳에 살며, 부정한 곳에 살면서 법을 연설하리니, 나의 법은 이 때에 차츰 천박해질 것이다.”
006_0960_c_18L復次迦葉當于是時無和合僧粗有形相復次迦葉當于是時多不知恩勇健爲惡作何等惡數數言說稱佛名號以致供養復次迦葉當于是時呵解脫戒不護口業不護口業故護威儀住不淨處住不淨處而演說我法是時漸當薄賤
大方廣三戒經卷上
戊戌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부탁 받아서 나가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기분을 헤아려 도와주는 친구, 부탁 받지 않아도 나아가 도와주는 친구를 말한다. 대승의 구도자의 행위이다.
  2. 2)4식(食)의 하나. 몸을 보양하기 위해서 먹는 밥, 국수ㆍ고기ㆍ야채 등의 음식. 단식(段食)ㆍ단식(搏段)ㆍ단식(團食)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