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0150_T_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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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방광보협경(大方廣寶篋經) 상권 - 010_0617_a_01L大方廣寶篋經卷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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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宋) 천축(天竺) 구나발타라(求那跋陀羅) 한역
김달진 번역 - 010_0617_a_02L宋天竺三藏求那跋陁羅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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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010_0617_a_03L如是我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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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의 기타숲[祇陀林]에 있는 급고독정사[給孤窮精舍]에서 큰 비구 1,250사람과 보살 5천 사람과 함께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가리라(迦利羅) 화원(花園)에 머무르시면서 보살과 성문 대중에 둘러싸인 채 법을 말씀하셨다. - 010_0617_a_04L一時,佛在舍衛國祇陁林給孤窮精舍,與大比丘僧千二百五十人俱,菩薩五千。爾時世尊住迦利羅花園場上,菩薩、聲聞大衆圍繞而演說法。
- 마침 문수사리 동자도 5백 보살과 제석천(帝釋天)과 범천(梵天)과 사천왕[護世] 등과 더불어 공경히 둘러싸인 채 세존 앞에 나아가 부처님 발아래 예배하고 일곱 번 돈 다음 한쪽으로 물러앉아 있었으며, 그 권속도 한쪽으로 물러앉아 있었다.
- 010_0617_a_08L爾時,文殊師利童子,與五百菩薩、釋、梵、護世恭敬圍繞,往世尊所。 至已頂禮佛足,繞七帀已,卻坐一面;及菩薩眷屬亦坐一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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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문수사리 동자는 세존께 여쭈었다.
“오늘 여래께서 무슨 법을 말씀하십니까? 차례대로 계속 말씀하셔서 끊임이 없게 해주십시오.” - 010_0617_a_11L爾時文殊師利童子白世尊言:“今日如來爲說何法?隨次續說,勿令斷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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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렵에 대덕(大德) 수보리(須菩提)가 문수사리에게 말하였다.
“세존께서 먼저 성문을 위하여 설법하셨으니, 저는 지금 당신에게 보살법을 말씀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 010_0617_a_13L時大德須菩提語文殊師利:“世尊先爲聲聞說法。 文殊師利!我今請汝說菩薩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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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 동자는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대덕이여, 지금 그대 수보리와 일체 성문ㆍ연각 등 보살의 법기(法器)가 아닌 이를 위하여 보살법을 말하겠습니다.” - 010_0617_a_15L於時文殊師利童子語須菩提:“大德!今用菩薩法爲?大德須菩提!一切聲聞及與緣覺,非菩薩法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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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말씀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모든 근기의 중생들이 마땅히 들어 받겠습니다.” - 010_0617_a_18L須菩提言:“文殊師利!唯願演說,諸器衆生自當聽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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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동자에게 말하였다.
“대덕 수보리여, 지금 그대는 부처의 법기와 부처의 법기가 아닌 것을 알겠습니까?” - 010_0617_a_19L文殊師利童子報言:“大德須菩提!汝今能知是佛法器及非器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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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617_b_02L수보리는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저희들 성문은 남의 소리만을 듣고서 아니, 어찌 부처의 법기와 부처의 법기가 아닌 것을 알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문수사리시여, 저는 당신께서 이 부처의 법기와 부처의 법기가 아닌 것을 말씀하여 주시기를 청하는 바입니다.” - 010_0617_a_21L須菩提言:“文殊師利!我等聲聞因他聲解,豈能得知是佛法器及非器乎?文殊師利!我請汝說是佛法器、非佛法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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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수보리여, 정위(正位)에 드는 것은 이미 법계에 얽매였기 때문에 모두 법기가 아닙니다.
만일 법계를 관찰하되 일체 중생을 버리지 않아 정위에도 떨어지지 않고 얽매인 데도 같이 머물지 않는다면 그런 무리는 이 부처님의 법기라 합니다. - 010_0617_b_03L文殊師利言:“大德須菩提!諸入正位皆是非器,已爲法界所繫持故。若觀法界而不捨放一切衆生,不墮正位、不共結住,如是等人是佛法器。
- 또한 대덕 수보리여, 만일 법을 배움이 무학(無學)의 자리에 이르러 법계에 얽매여 버린 이가 일체 중생을 버리고 얽매인 데도 초조하여 게으른 마음이 생기고 삼계를 무서워하며, 나아가 잠깐 동안이라도 얽매인 데에 머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런 무리는 부처의 법기(法器)가 아니라 합니다.
- 010_0617_b_07L復次大德須菩提!若到學法、無學法界爲所縛者,捨一切衆生燋然結縛,心生疲惓怖畏三界,乃至一念不樂住結,是等名爲非佛法器。
- 대덕 수보리여, 만일 능히 미래제(未來際)의 겁이 다하도록 훌륭한 장엄을 일으켜 놀라지도 않고 무서워하지도 않으며 삼계를 헤매되, 3독[三垢]에 더럽혀지지 않으며, 생사 가운데서도 마치 원림(園林)과 같다는 생각을 내어서 모든 유(有)를 좋아하되 또한 유에 얽매이지도 않는다면 그런 무리는 부처의 법기라 합니다.
- 010_0617_b_11L大德須菩提!若有能盡未來際劫,發大莊嚴不怖不畏,行三界行不爲三垢之所染污,於生死中起園觀想,欲樂諸有不集有行,如是等人名佛法器。
- 또한 대덕 수보리여, 만일 탐욕이 없되 탐욕을 나타내 보이고, 성냄이 없되 성냄을 나타내 보이고, 어리석음이 없되 어리석음을 나타내어 번뇌를 끊어버리고, 현재 삼계에 머물러 중생을 인도하되 스스로 높은 체함이 없으며, 능히 일체 중생의 무거운 짐을 짊어져서 더할 나위 없는 삼보의 종성(種性)을 끊이지 않게 하고 삼매문에 머물게 한다면, 그런 무리는 부처의 법기라 합니다.”
- 010_0617_b_15L復次大德須菩提!若無欲染示現染欲,非爲瞋惱示現有瞋,不爲癡覆示現有癡,除斷結使現住三界,導引衆生無有自高,荷擔重任一切衆生,能令無上三寶種性,具足不斷住三昧門,如是等人名佛法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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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 수보리는 문수사리에게 말하였다.
“법성(法性)이 바로 하나인 진여이며 하나인 실제(實際)인데 어찌 ‘법기다, 법기가 아니다’라고 분별하여 말씀하십니까?” - 010_0617_b_21L大德須菩提語文殊師利:“法性是一如一實際,云何分別說器非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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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617_c_02L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수보리여, 비유컨대 질그릇 굽는 이가 한 가지 진흙으로 갖가지 그릇을 만들고, 또한 똑같은 불로 갖가지 그릇을 굽는데, 혹은 기름 그릇을 만들기도 하고, 혹은 소(蘇) 담는 그릇을 만들기도 하고, 혹은 꿀물 그릇을 만들기도 하고, 혹은 부정(不淨)한 것을 담는 그릇을 만들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진흙의 성질은 차별이 없습니다. - 010_0617_b_23L文殊師利言:“大德須菩提!譬如陶家以一種泥造種種器,一火所熟,或作油器蘇器蜜器,或盛不淨,然是泥性無有差別,火然亦爾無有差別。
- 불 또한 아무 차별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대덕 수보리여, 하나의 법성에 하나인 진여와 하나인 실제인데도 다만 그 업행을 따라 근기의 차별이 있습니다. 즉 소(蘇)나 기름 담는 그릇은 성문이나 연각에 비유하였고, 꿀물 담는 그릇은 모든 보살에 비유하였고, 부정한 것을 담는 그릇은 조그마한 범부에 비유한 것입니다.”
- 010_0617_c_03L如是如是,大德須菩提!於一法性一如一實際,隨其業行器有差別:蘇油器者喩聲聞、緣覺,彼蜜器者喩諸菩薩,不淨器喩小凡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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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이 그릇인 것을 그릇이 아니라 하기도 하고, 그릇이 아닌 것을 그릇이라 할 수도 있습니까?” - 010_0617_c_07L須菩提言:“文殊師利!頗有是器說名非器,非器爲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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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수보리는 말하였다.
“어찌 그렇습니까?” - 010_0617_c_08L文殊師利言:“有。”須菩提言:“何者是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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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수보리여, 일체 번뇌를 그릇이 아니라 하고 일체 번뇌의 쌓임도 그릇이 아니라 하여 이것을 모두 그릇이 아니라고 하지만 도리어 부처의 법이라 하기도 하고, 또한 일체 번뇌를 아주 끊은 그러한 그릇은 부처의 법기가 아니라 합니다.” - 010_0617_c_09L文殊師利言:“大德須菩提!一切結使名爲非器,一切結習名爲非器;是名非器,是亦說名爲佛法器。若斷一切諸煩惱者,如是之器非佛法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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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말씀하신 그릇이란, 무엇을 담은 것입니까?” - 010_0617_c_13L須菩提言:“所言器者,爲何所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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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담은 것 없음이 즉 담은 것입니다. 만일 담은 것이 새지[漏] 않는다면 바로 완전한 그릇이며, 그 담은 것이 샌다면 바로 깨뜨려진 그릇입니다. 대덕 수보리여, 마치 허공과 같아 모든 약초ㆍ나무나 덤불ㆍ숲 등의 기체(器體)도 이 그릇이 아닌 것입니다. - 010_0617_c_14L文殊師利言:“無盛爲盛。若所盛不漏,知是完器;若所盛漏失,知是破器。大德須菩提!猶如虛空是諸藥木叢林之器,然非是器。
- 그러므로 대덕 수보리여, 보살 또한 그러하여 부처의 법기도 바로 법기가 아닌 것입니다. 또한 대덕 수보리여, 땅으로부터 생겨나는 나무도 허공을 그릇으로 삼는지라, 점차 증장(增長)하게 되는 것입니다.
- 010_0617_c_18L如是,大德須菩提!菩薩亦爾,是佛法器,然非是器。大德須菩提!猶如從地出生諸樹,以空器故得有增長。
- 이와 같이 대덕 수보리여, 보살도 착한 마음을 쫓아 수행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의 그릇이 점차 증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 010_0617_c_20L如是,大德須菩提!菩薩從諸善心出生,爲般若波羅蜜器之所增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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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보살은 무엇이 증장합니까?” - 010_0617_c_22L須菩提言:“而是菩薩何所增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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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618_a_02L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저 허공이 증장한 것과 보살이 증장한 것이 또한 마찬가지라 하겠으나, 사실 보살은 증장하는 것도 없고 감퇴하는 것도 없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번뇌[結使]를 증장하지도 않고 불법을 감퇴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 010_0617_c_23L文殊師利言:“如虛空增長,菩薩增長亦復如是,而是菩薩無有增長亦無退減。何以故?不增結使、不退佛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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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문수사리시여, 불법과 번뇌는 어떤 차별이 있습니까?” - 010_0618_a_03L須菩提言:“文殊師利!佛法、結使有何差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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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수보리여, 수미산의 광채가 비추는 곳에는 죄다 같은 빛깔뿐인 것이니, 즉 금빛을 말합니다. 대덕 수보리여, 반야의 광명이 일체 번뇌를 비추는 곳에는 죄다 같은 빛깔뿐인 것이니, 즉 불법의 빛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 010_0618_a_04L文殊師利言:“大德須菩提!如須彌山王,光所照處悉同一色,所謂金色。如是,須菩提!般若光照,一切結使悉同一色,謂佛法色。
- 그러므로 수보리여, 불법이나 번뇌를 반야, 지혜로써 관조한다면 평등하여 아무 차별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대덕 수보리여, 일체 모든 법이 모두 이 불법인 것입니다.”
- 010_0618_a_08L是故,須菩提!佛法、結使以般若慧觀,等無差別。是故,大德須菩提!一切諸法皆是佛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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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무슨 까닭에 일체 모든 법이 모두 이 불법이라 하십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부처님의 지혜라야 깨달을 바입니다.” - 010_0618_a_10L須菩提言:“文殊師利!以何緣故,一切諸法皆是佛法?”文殊答言:“如佛智所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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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물었다.
“어찌 부처님의 지혜라야 깨달을 바라 합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그대여, 처음도 나중도 똑같이 진여(眞如)를 여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부처님의 지혜라야 깨달을 바라 한 것입니다.” - 010_0618_a_12L又問:“云何如佛智所覺?”文殊答言:“如汝初始,後亦如是,不離如故,是以說言如佛智所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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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물었다.
“말씀하신 처음과 나중이란 무엇을 이른 말씀입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처음은 비고[空] 나중은 고요하기 때문에 처음과 나중이라 말한 것입니다.” - 010_0618_a_14L又問:“所言初後,云何初後?”文殊答言:“初空後寂,故名初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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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빈 것과 고요한 것이 어떤 차별이 있습니까?”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수보리여, 그대의 의향에는 어떻습니까? 저 생금(生金)과 숙금(熟金)이 무슨 차별이 있겠습니까?” - 010_0618_a_16L須菩提言:“空之與寂有何差別?”文殊師利言:“大德須菩提!於意云何?如生金與熟金,有何差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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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하였다.
“말[言說]로써 차별이 있는 것입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수보리여, 말로써 비었다 말하고 고요하다 말하지만, 지혜로운 이는 문자(文字)에 집착하지도 않고 문자를 고집하지도 않는 것입니다.” - 010_0618_a_18L答言:“以言說故而有差別。”文殊師利言:“如是,大德須菩提!以言說故言空言寂。若有智者,不著文字、不執文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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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문수사리시여, 범부와 지혜로운 이가 어떤 차별의 모양이 있습니까?”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수보리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업(業)의 모양 때문에 범부라 하고, 또한 업의 모양 때문에 지혜로운 이라 하는 것입니다.” - 010_0618_a_21L須菩提言:“文殊師利!凡夫、智者有何別相?”文殊師利言:“大德須菩提!如佛所說,以業相故名爲凡夫,以業相故名爲智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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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물었다.
“문수사리여, 업은 무슨 모양이 있습니까?” - 010_0618_b_02L須菩提言:“文殊師利!業有何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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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618_b_02L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인연이 즉 모양이니, 그 행을 따라 차별이라는 이름이 있는 것이며, 만일 그 행이 없다면 차별이란 이름도 없는 것입니다. 범부는 행이 있으므로 차별이란 이름이 있는 것이며, 지혜로운 이는 행이 없으므로 차별이란 이름도 없는 것입니다. 또한 유(有)와 무(無)의 중간을 거룩한 행이라 하나, 이 거룩한 행을 모든 범부에 대해서는 행이 아니라 합니다.” - 010_0618_b_03L文殊師利言:“因緣爲相,隨其所行有差別名,若無所行則無別名,凡夫有行、有差別名,慧者無行、無差別名,有無中閒名爲聖行。然此聖行,於諸凡夫名爲非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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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말씀하신 거룩하다는 것은 무엇을 이른 말씀입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똑같이 집착 없고 다툼 없는 구절[勾]에 들기[入] 때문입니다.” - 010_0618_b_07L又問:“文殊師利!所言聖者爲何謂也?”文殊答言:“同入無著無諍句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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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도 집착 없고 다툼 없는 구절에 들 수 있습니까?”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들 수 있습니다, 대덕 수보리여.” - 010_0618_b_09L又問:“文殊師利!頗有諸法亦入無著無諍句不?”文殊言:“有。大德須菩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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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그렇습니까?”
대답하였다.
“수보리여, 일체 온갖 흐름[流]도 큰 바다에 들어가서는 똑같이 짠맛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수보리여, 일체 모든 법도 모두 집착 없고 다툼 없는 데에 들어가서는 똑같이 한맛이 되어버리니, 이를 해탈의 맛이라 합니다.” - 010_0618_b_11L須菩提言:“何者是也?”答言:“須菩提!一切衆流入大海已爲一醎味。如是,須菩提!一切諸法皆悉入於無著無諍同爲一味,謂解脫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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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해탈이란 무엇 때문에 해탈이라 합니까?” - 010_0618_b_14L須菩提言:“解脫何事,說名解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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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수보리여, 무엇 때문에 속박됨이 있기도 하고 혹은 없기도 하겠습니까?”
수보리는 말하였다.
“지혜가 없기 때문에 속박됨이 있는 것입니다.” - 010_0618_b_15L文殊師利言:“大德須菩提!以何因緣故,或有縛者、或有無縛?”須菩提言:“無智故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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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지혜 없는 것[無智]을 끊어버렸기 때문에 해탈이라 합니다.”
수보리는 말하였다.
“모든 법은 평등한 것인데, 어찌 지혜롭다, 지혜롭지 않다는 말을 합니까?” - 010_0618_b_17L文殊師利言:“如是,斷無智故,名爲解脫。”須菩提言:“諸法平等,云何說智及與無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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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저 물을 무더운 여름철에는 더운 물이라 하고 추운 겨울철에는 차가운 물이라 합니다. 그러나 그 물의 자성만은 차별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수보리여, 바르게 생각[思惟]하지 않는 번뇌에 열(熱)을 띤다면 지혜 없다 이르고, 바른 생각을 낸다면 지혜롭다 이릅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는 어떤 사람을 지혜가 있다, 지혜가 없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 010_0618_b_20L文殊師利言:“如春熱時名爲熱水,如冬降寒名爲冷水,然其水性無有差別。如是,須菩提!不正思惟煩惱所熱名爲無智,若正思惟名曰爲智。然其此中無有士夫名智無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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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618_c_02L수보리는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그 이치를 깨닫기 어렵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수보리여, 두 가지 행을 행하기 때문입니다.” - 010_0618_b_24L須菩提言:“文殊師利!此義難覺。”文殊師利言:“大德須菩提!行二行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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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그 이치도 보기 어렵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지혜의 안목이 없기 때문이다.” - 010_0618_c_03L須菩提言:“是義難見。”文殊師利言:“無慧眼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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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그 이치에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밑[底]을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 010_0618_c_04L須菩提言:“此義難入。”文殊師利言:“不得底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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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그 이치도 알기 어렵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뛰어난 체[增上慢]하기 때문입니다.” - 010_0618_c_06L須菩提言:“此義難知。”文殊師利言:“增上慢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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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그 이치도 깨닫기 어렵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바른 깨달음을 여의었기 때문입니다.” - 010_0618_c_07L須菩提言:“此義難覺。”文殊師利言:“捨離覺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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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그 이치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소굴(巢窟)에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 010_0618_c_08L須菩提言:“此義難脫。”文殊師利言:“樂樔窟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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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그 이치도 사의(思議)하기 어렵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그것은 형상 없는 행이기 때문입니다.” - 010_0618_c_09L須菩提言:“此義難思。”文殊師利言:“是中無相行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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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그 이치도 깨닫기 어렵고 관찰하기 어렵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그 가운데에는 말[言說]이 없기 때문입니다.” - 010_0618_c_11L須菩提言:“此義難覺難觀。”文殊師利言:“是中無言說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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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그 이치도 얻기 어렵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그 가운데에는 내지 아무 뜻도 없기 때문입니다.” - 010_0618_c_12L須菩提言:“此義叵得。”文殊師利言:“是中乃至無少義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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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그렇다면 그 이치는 이제 지혜로운 이라고 알겠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자기 마음의 진여를 알기 때문입니다.” - 010_0618_c_14L須菩提言:“此義乃是智者所解。”文殊師利言:“解自心如故。”
- “문수사리여, 여래는 이로움과 이롭지 않은 것을 말씀하셨으니, 세존께서는 무슨 까닭에 이런 구절을 말씀하셨습니까?”
- 010_0618_c_15L“文殊師利!如來所說,謂利非利。何故世尊說如是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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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수보리여, 이른바 이로움이란 이루 얻을 수 없음을 말한 것인데, 만일 그 가운데에서 얻으려고 한다면 그건 이로움이 아니라 합니다. - 010_0618_c_17L文殊師利言:“大德須菩提!所言利者,名不可得。於是事中欲有所得,是利名非利。
- 대덕 수보리여, 또 이로움이란 적정(寂靜)함을 말한 것인데, 만일 그 가운데에서 몸과 마음의 행을 일으킨다면 이로움은 이로움이 아니라 합니다. 그러므로 여래께서는 이로움과 이롭지 않은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 010_0618_c_19L大德須菩提!又復利者,名爲寂靜。是中若起身心之行,是利名非利。是故如來說利非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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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일체 법과 법 아닌 것을 말씀하셨으니, 이는 무엇을 말씀하신 것입니까?” - 010_0618_c_21L須菩提言:“如佛所說一切法非法。此何謂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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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수보리여, 부처님께서는 ‘능히 나의 법을 알고 보면, 저 떠도는 떼[筏]와도 같은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으니, 법도 오히려 버리는데, 더구나 법이 아닌 것이겠습니까? 만일 법을 버리고 보면 법이라 하지도 못하고 법이 아니라 하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 010_0618_c_22L文殊師利言:“大德須菩提!如佛所說,能知我法如筏喩者,法尚應捨況復非法。若法應捨,則不名法、不名非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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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619_a_02L수보리는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그렇다면 여래 부처님의 법은 법이 아닌 것입니까?” - 010_0619_a_02L須菩提言:“文殊師利!如來佛法可非法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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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수보리여, 여래 부처님의 법은 결정지을 수 없으니, 만일 결정지을 수 없다면 바로 법이다, 법이 아니다 따질 나위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일체 법은 법이 아니라 말씀하신 것입니다.” - 010_0619_a_04L文殊師利言:“大德須菩提!如來佛法無有決定,若無決定則不應說是法、非法,是故佛說一切法非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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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희유합니다, 문수사리여. 처음 수행하는 보살이 이 말씀을 듣고 놀라거나 겁내지 않겠습니까?” - 010_0619_a_06L須菩提言:“希有文殊師利!新行菩薩聞如是說而不驚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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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그대의 의향에는 어떠합니까? 사자의 새끼가 사자의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듣고 놀라거나 겁내겠습니까? 또한 기러기 새끼가 공중을 날 때에 공중에서 떨어질 것을 무서워하겠습니까?” - 010_0619_a_08L文殊師利言:“汝意云何?師子王子聞師子吼,有驚怖不?如鴈王子行虛空中,畏墮空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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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아닙니다, 문수사리여.” - 010_0619_a_10L須菩提言:“不也。文殊師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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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수보리여. 여래의 종자를 지닌 보살은 진여 가운데에 이르러서 그 진여 가운데로부터 출발하므로, 일체 법과 일체 소리와 일체 말한 것을 듣고도 놀라거나 무서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대덕 수보리여, 대체 무서워하는 이는, 무엇 때문에 무서워하겠습니까?” - 010_0619_a_11L文殊師利言:“如是,須菩提!若有如來種性菩薩,去至如中從如出生,聞一切法、一切音聲,一切所說而不驚畏。大德須菩提!凡有畏者,於何而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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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아견(我見)으로써 참으로 있다고 억측하는 이는 무서움이 있는 것입니다.” - 010_0619_a_15L須菩提言:“若以我見爲實有者,是則有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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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보살은 아견을 분명히 알기 때문에 일체 법과 일체 소리와 일체 말한 것에 놀라거나 무서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 010_0619_a_16L文殊師利言:“菩薩解知了我見故,於一切法、一切音聲、一切所說,不生驚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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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만일 보살이 아견을 분명히 알았다면 어찌 과위를 얻지 못합니까?” - 010_0619_a_18L須菩提言:“文殊師利!若其菩薩知解我見,何不得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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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보살은 과위를 얻으려 들지 않습니다. 보살은 다만 부처님의 지혜에 나아갈 것을 관찰하여 알고 과위를 얻으려 들지 않는 것이며, 보살은 언제나 일체 중생에게 대비(大悲)를 수행하므로 아무리 아견을 알았을지라도 과위를 증득하는 것에 타락하지 않는 것입니다.” - 010_0619_a_20L文殊師利言:”無有菩薩得證果者。菩薩之人唯觀察知,爲趣佛智不取果證。菩薩常於一切衆生修行大悲,雖知我見不墮證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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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그러기에 보살은 아무리 선교(善巧)한 방편으로 아견을 알았을지라도 증과만을 얻으려 들지 않는 것입니까?” - 010_0619_a_23L須菩提言:“而是菩薩善巧方便,雖知我見而不取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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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619_b_02L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대덕이여. 만일 보살로서 지혜와 방편을 가져 중생을 거두어 교화할 그러한 보살이라면, 아무리 아견을 알았을지라도 증과만을 얻으려 들지 않습니다. - 010_0619_a_24L文殊師利言:“如是,大德!若有菩薩爲知方便界所攝者,而是菩薩雖知我見而不取果。
- 대덕 수보리여, 비유컨대 어떤 역사(力士)가 예리한 칼을 들고 사라수(娑羅樹)나무를 벤다고 해도, 아직 살아 있어 곧 시들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수보리여, 보살은 일체 중생을 위하여 큰 자비와 큰 방편과 지혜를 내어서 아무리 아견을 알았을지라도 증과만을 얻으려 들지 않는 것입니다.
- 010_0619_b_04L大德須菩提!如大力士執持利刀斬娑羅樹,雖斷猶住不卽墮落。如是,須菩提!菩薩若於一切衆生有大慈悲、大方便智,雖知我見而不證果。
- 또한 대덕 수보리여, 어쩌다가 하늘에서 흐뭇한 비가 온다면, 그 사라수나무는 곧 되살아나 잎과 꽃과 열매를 내어 사람에게 이로움을 줍니다.
- 010_0619_b_08L大德須菩提!或時天降大潤澤雨,是娑羅樹卽便還生,生葉花果利益衆生。
- 그러므로 수보리여, 만일 보살로서 큰 자비를 내어 중생을 흐뭇하게 할 이라면, 보살의 지혜를 가져 삼계에 돌아나면서 족성(族姓)에 태어나는 길과 생사 받는 길을 나타내 보이며, 모든 중생을 위하여 큰 이로움을 짓는 것입니다.
- 010_0619_b_10L如是,須菩提!菩薩若爲大慈大悲之所潤洽,菩薩智界還生三界,示現受於種性生死,爲諸衆生作大利益。
- 또한 대덕 수보리여, 가령 거센 바람이 그 사라수나무에 덮친다면, 고립된 가지와 열매가 모두 땅바닥에 넘어집니다. 그러므로 대덕 수보리여, 모든 보살도 큰 지혜를 구하다가 자칫 모진 바람이 덮친다면, 도량(道場)에 떨어져 있다가 그냥 멸도(滅度)하고 마는 것입니다.”
- 010_0619_b_13L大德須菩提!設有大風吹是娑羅樹,觚枝莖果便墮于地。如是,大德須菩提!是諸菩薩爲大智慧猛風吹,墮道場上畢竟永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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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존께서는 문수사리를 칭찬하였다.
“훌륭하다, 훌륭하다. 보살의 지혜와 방편의 경계를 잘 말하였으며, 큰 자비로 알맞게 법을 말하였다. - 010_0619_b_16L爾時世尊讚文殊師利:“善哉善哉!善說菩薩智方便界,大慈大悲相應說法。
- 문수사리여, 나의 말을 들을지어다. 비유컨대 큰 용왕은 그 자재한 마음을 갖는다. 즉 그가 많은 구름을 일으키려 들면 구름이 일고, 뜨거운 벼락을 치려 들면 닿는 곳마다 죄다 타버리고, 많은 비를 내리려 들면 모두 생장하기 때문이다.
- 010_0619_b_18L文殊師利!聽吾說喩。如大龍王生於是心,興起大雲遍是雲中,雨熱霹靂至處皆燒;復雨大雨爲生長故。
-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방편을 내는 보살도 지혜와 방편의 구름을 일으켜 일체 모든 범부의 행을 나타내어 범부를 교화하고 훌륭한 행을 나타내어 중생을 다스린다.
- 010_0619_b_21L如是,文殊師利!方便菩薩起大智慧及方便雲,現行一切諸凡夫事教化凡夫,現行聖行調伏衆生。
- 010_0619_c_02L문수사리여, 비유컨대 큰 향나무는 뿌리의 향기와 다르고, 줄거리의 향기와 잎사귀의 향기와 꽃의 향기와 열매의 향기가 제각기 다른 것이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보살이 가진 지혜의 향기가 나는 몸도 그와 같아 모든 중생이 듣고 이해할 바를 따라 알맞은 법의 향을 나타낸다. 그러나 대비(大悲)의 뿌리만은 이동하지 않는다.
- 010_0619_b_24L文殊師利!如大香樹根香,有異莖香、葉香、花香、果香,各各別異。如是,文殊師利!菩薩所有智慧香身亦復如是,隨諸衆生所應聞解出相應法香,然大悲根而不移動。
- 문수사리여, 비유컨대 제석의 목에 드리워 있는 비릉가 마니보주(毘楞伽摩尼寶珠)는 삼십삼천을 두루 비추는데, 이는 보배 구슬의 힘으로써 일체 소유를 모두 비추는 것이다. 그러나 그 보배 구슬로는 아무 생각도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깨끗한 보배 구슬이란, 보살이 지성(智性)으로 온갖 일을 나타낼지라도 보살로서 일체 아무 생각도 없음을 비유한 것이다.
- 010_0619_c_05L文殊師利!如毘楞伽摩尼寶珠在帝釋頸,悉遍普照三十三天,以珠力故一切所有皆悉照現;然此寶珠無有憶想。如是,文殊師利!淨寶珠者喩菩薩智性現一切事,而是菩薩無一切想。
- 문수사리여, 여의주(如意珠)는 능히 일체 중생의 마음을 만족하게 한다. 그러나 그 보배 구슬은 아무 생각도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보살이 가진 깨끗한 보배 구슬도 능히 일체 중생의 소원을 만족케 한다. 그러나 온갖 곳에 아무 생각도 없는 것이다.
- 010_0619_c_10L文殊師利!如如意珠能滿一切衆生所願,然是寶珠無有憶想。如是,文殊師利,菩薩所有淨意寶珠,能滿一切衆生所願,於一切處無有憶想。
- 문수사리여, 허공으로 인하여 불꽃이 치성해지고, 허공으로 인하여 비를 내릴지라도 허공에게는 아무 차거나 뜨거움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방편을 가진 보살도 삼계에 머물러 있으면서 열반을 수행하는 데도 속박되지 않고 불법 가운데 있어서도 집착하지 않아서 이 두 가지가 한꺼번에 이익이 된다.
- 010_0619_c_14L文殊師利!如因虛空火得熾然,因空下雨,而是虛空無有寒熱。如是,文殊師利!方便菩薩住在三界,行寂涅槃不爲結熱,在佛法中無所染著,二俱利益。
- 또한 문수사리여, 허공으로 인하여 독한 나무가 생겨나고, 또한 약(藥)나무가 날지라도 그 허공은 독한 나무로 해서 침해되지 않고 약나무로 해서 청정해지지 않는 것이다.
- 010_0619_c_18L文殊師利!如因虛空出生毒樹亦生藥樹,然是虛空不爲毒害、非藥除淨。
-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지혜와 방편을 가진 보살도 저 5음(陰)의 몸은 독한 나무처럼 여기고, 신(信) 등 5근(根)을 약나무처럼 여기되, 5음의 더러움에도 결합하지도 않고 근(根)의 깨끗함에도 속박되지 않아서 이 두 가지가 한꺼번에 이익이 된다.
- 010_0619_c_20L如是,文殊師利!若有智慧方便菩薩,五陰之身猶如毒樹,信等五根如彼藥樹,非陰結染、非根淨結,二俱有利。
- 문수사리여, 거르는 물통에 만일 잠깐이라도 물을 막는다면 물이 통하지 못할 것이며, 만일 다시 그를 터놓는다면 물이 곧 통할 것이다.
- 010_0619_c_23L文殊師利!如漉水筒,若暫一塞水則不漏,若復暫放其水便漏。
- 010_0620_a_02L그러므로 문수사리여, 지혜와 방편을 가진 보살도 삼매(三昧)에 머물러서는 큰 신통을 이루어 삼계에 집착하지 않고 잠시 선정으로부터 일어나서는 삼계에 나타나 그 응할 데를 따라 법을 연설한다.
- 010_0620_a_02L如是,文殊師利!若有智慧方便菩薩,住於三昧成就大通不著諸界,若蹔起定現漏諸界,隨其所應而演說法。
- 문수사리여, 몹시 사치스러운 새[鳥]는 솜털만을 잘 보호할 뿐이며, 몸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대비에 머무는 보살도 중생만을 잘 옹호할 뿐이며, 몸을 아끼지 않는다.
- 010_0620_a_05L文殊師利!如極好鳥善護氄者不自惜身。如是,文殊師利!住大悲菩薩,善護衆生不自惜身。
- 문수사리여, 사자는 짐승 가운데 왕으로서 다만 모진 불을 제외하고는, 무서워하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방편을 가진 보살도 다만 성문ㆍ연각의 해탈법을 제외하고는 일체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 010_0620_a_08L文殊師利!如師子獸王無所畏懼,惟除猛火。如是,文殊師利,方便菩薩不畏一切,唯除聲聞、緣覺解脫。
- 문수사리여, 이라녕(伊羅寧)용왕은 한낱 축생에 지나지 않으나 능히 일체 모든 장엄한 일을 나타내니, 이는 제석의 복덕의 힘을 입은 때문이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보살도 혹은 축생으로 화현하여 법의 장엄한 것을 나타내고, 마땅히 제도할 데를 따라 제도하는 것이다.
- 010_0620_a_10L文殊師利!如伊羅寧龍象是畜生道,能現一切諸莊嚴事,由是帝釋福德力故。如是,文殊師利!菩薩乃能作於畜生現法莊嚴,隨所應度而化度之。
- 문수사리여, 부싯돌[火燧]도 불을 내고 보배 구슬도 불을 내니, 이 두 가지는 모두 태우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보살도 처음 일으킨 마음과 마지막 도량(道場)에 임(臨)하는 마음이 있으니, 이 두 가지가 모두 일체 중생의 온갖 번뇌를 태운다.
- 010_0620_a_14L文殊師利!如火燧出火、寶珠出火,二俱能燒。如是,文殊師利!若有菩薩始初發心,乃至道場最後之心,二俱能燒一切衆生一切結使。
- 문수사리여, 모든 나무에는 갖가지 빛깔과 갖가지 향기와 갖가지 열매가 있으니, 이는 모두 4대(大)로 인하여 성장하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보살도 갖가지 법문으로 모든 선근(善根)을 모아 일체를 모두 보리 마음에 거둬들인 다음에 보리에 회향(廻向)하여 증장하도록 한다.
- 010_0620_a_18L文殊師利!猶如諸樹有種種色、種種香、種種果,皆因四大而得生長。如是,文殊師利!菩薩以種種門集諸善根,一切皆攝在菩提心,迴向菩提以爲增長。
- 문수사리여, 전륜왕의 윤보(輪寶)는 한번 움직이기만 하면 그 4병(兵:象兵ㆍ馬兵ㆍ車兵ㆍ步兵)이 모두 그의 뒤를 따르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보살도 방편과 지혜바라밀로써 가는 곳마다 소유한 일체가 모두 보리법(菩提法)을 도와 잇따르게 된다.
- 010_0620_a_22L文殊師利!如轉輪王輪寶若去,四兵皆從。如是,文殊師利!菩薩方便智波羅蜜隨所至處,所有一切助菩提法皆悉隨從。
- 010_0620_b_02L문수사리여, 가릉빈가(迦陵頻伽)의 알[卵] 속에서 갓 깨어난 새끼는 그 입부리가 아직 야물지 못하였어도 바로 가릉빈가의 묘한 소리를 내게 된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불법의 알 안에 있는 모든 보살은 아견(我見)을 무너뜨리지 못하였고, 삼계를 벗어나지 못하였어도 능히 불법의 묘한 소리를 내니, 즉 공(空)과 무상(無想)과 무작행(無作行)의 소리를 말한 것이다.
- 010_0620_b_02L文殊師利!猶如迦陵頻伽鳥王卵中鳥子,其嘴未現便出迦陵頻伽妙聲。如是,文殊師利!佛法卵中諸菩薩等,未壞我見、未出三界,然能演出佛法妙音,謂空、無想、無作行音。
- 문수사리여, 가릉빈가는 공작(孔雀)의 무리에 가서는 끝내 울지 않고, 도로 가릉빈가 무리로 와야만 곧 우는 것이다.
- 010_0620_b_07L文殊師利!如迦陵頻伽至孔雀群終不鳴呼,還至迦陵頻伽鳥中乃復鳴呼。
-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보살도 일체 성문ㆍ연각들 가운데 가서는 이루 헤아리지 못할 모든 부처님의 법을 끝내 연설하지 않고, 보살들 가운데 이르러야만 이에 연설하는 것이다.
- 010_0620_b_09L如是,文殊師利!菩薩若至一切聲聞、緣覺衆中,終不演說不可思議諸佛之法,至菩薩衆爾乃演說。
- 문수사리여, 거센 회오리바람[旋嵐風]은 염부제(閻浮提) 안에 있는 나무와 모든 산이 능히 당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보살도 이루 사의(思議)하지 못할 불법을 연설할 때에 유학[學]ㆍ무학(無學)과 성문ㆍ연각 등 부처님께서 호지(護持)하시는 이를 제외하고는 능히 믿고 알지 못하니, 만일 믿고 아는 이라면 이 부처님께서 호지하신 것이다.
- 010_0620_b_12L文殊師利!如旋嵐大風,閻浮界內樹木諸山無能當者。如是,文殊師利!菩薩演說不可思議諸佛法時,學及無學聲聞、緣覺,除佛護持不能信解,若信解者是佛護持。
- 문수사리여, 일궁(日宮)에서 나오는 광명은 깨끗함과 더러운 것을 평등하게 비추어 더하거나 덜함이 없고 또한 능히 꾸짖을 이가 없다.
- 010_0620_b_16L文殊師利!猶如日宮所出光明,淨穢等照,無有增減、無能呵者。
-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방편을 가진 보살도 지혜의 광명을 놓아 아무리 일체 범부와 함께 있어도 무너뜨린바 되지 않고, 성문ㆍ연각과 함께 있어도 더럽힌바 되지 않으며, 또한 그 방편과 지혜의 광명을 능히 저지할 이가 없다.
- 010_0620_b_18L如是,文殊師利!方便菩薩放智光明,雖與一切凡夫共,俱不爲所壞,與聲聞緣覺俱,不爲所染,無有能呵菩薩方便智慧光者。
- 문수사리여, 파리질다(波利質多)와 구비다라(拘毘陀羅) 나무는 잎사귀가 떨어질 무렵에는 삼십삼천이 모두 뛸 듯이 기뻐하면서, ‘이 나무는 오래지 않아서 꽃과 열매가 열릴 것이다’라는 말을 하게 된다.
- 010_0620_b_22L文殊師利!如波利質多拘毘陁羅樹,若葉落時,三十三天歡喜踊躍,作如是言:‘是樹不久當生花果。’
- 010_0620_c_02L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보살도 능히 일체 대사(大捨)를 행할 때에는 모든 부처님께서 매우 기뻐하시면서 ‘이 보살은 오래지 않아서 일체 중생을 위하여 법의 꽃과 열매를 낼 것이다’라는 말씀을 하실 것이다.
- 010_0620_b_24L如是,文殊師利!若有菩薩能一切捨,是時諸佛皆大歡喜,而是菩薩不久當與一切衆生生法花法果。
- 또한 문수사리여, 능청거리는 나무는 바람 부는 대로 따라 흔들리되, 꺾일까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보살도 중생을 잘 따라서 하되, 일체 성문과 연각 가운데 떨어질까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 010_0620_c_04L文殊師利!如調弱樹,隨風動轉不畏摧折。如是,文殊師利!菩薩善能隨順衆生,則不畏墮一切聲聞、緣覺地中。
- 문수사리여, 온갖 물은 낮은 데를 따라 흐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잘난 체 함[慢]이 없는 보살도 그와 같아 일체지(一切智)를 따라 향하여 가는 것이다.
- 010_0620_c_07L文殊師利!猶如水流順下而去。如是,文殊師利!無慢菩薩亦復如是,流趣順向於一切智。
- 문수사리여, 큰 바다가 애초부터 가장 낮은 데에 위치하고 있어야 온갖 물이 모두 몰려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보살도 교만하고 높은 체 함을 제거하여야 불법이 모두 몰려드는 것이다.
- 010_0620_c_09L文殊師利!猶如大海,始初安時其處最卑,然後衆流悉皆歸之。如是,文殊師利!菩薩除滅憍慢貢高,然後佛法悉流歸之。
- 문수사리여, 금강보주(金剛寶珠)는 능히 일체 모든 보배를 깨뜨리되, 이 보주만은 그 무엇으로도 깨뜨릴 수 없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방편을 가진 보살은 일체 성문과 연각을 다스리되, 거기에 떨어지지 않는다.
- 010_0620_c_13L文殊師利!如金剛珠,能破一切諸餘衆寶,而此寶珠無能壞者。如是,文殊師利!方便菩薩調伏,一切聲聞、緣覺而不墮中。
- 문수사리여, 만다라꽃[曼陀羅華]은 바람이 불지 않아도 향내가 널리 1유순까지 퍼진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방편을 가진 보살은 거룩한 지혜의 근(根)이 없을지라도 대자(大慈)의 향기가 널리 일체 중생에게 퍼진다.
- 010_0620_c_16L文殊師利!如曼陁羅花,無風之時香氣普遍滿一由旬。如是,文殊師利!方便菩薩無聖慧根,慈香普遍一切衆生。
- 문수사리여, 만다라꽃과 같은 것은 만일 향내를 맡는다면 모든 병이 낫고 모든 괴로움이 없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대자대비한 모든 보살도 만일 따라 기뻐[隨喜]하는 이가 있다면 일체 번뇌의 병이 모두 소멸하고 온갖 괴로움이 없어지게 된다.
- 010_0620_c_19L文殊師利!如曼陁羅花,有嗅香者一切病愈無諸苦患。如是,文殊師利!大慈大悲諸菩薩等若有隨喜,一切結病悉皆除滅無有逼惱。
- 문수사리여,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실 때에는 우담발꽃[優曇鉢華]이 곧 나타나게 된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보살도 세상에 나올 때에는 모든 부처님의 법 꽃[法華]이 다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 010_0620_c_23L文殊師利!如佛出世,優曇鉢花則便出現。如是,文殊師利!有菩薩出世,諸佛法花皆悉出現。
- 010_0621_a_02L문수사리여, 아나바달다(阿那婆達多) 대용왕은 큰 비로써 염부제를 두루 흐뭇하게 한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보살도 그와 같아 큰 법의 비와 평등한 마음으로 일체 중생을 두루 흐뭇하게 한다.
- 010_0621_a_02L文殊師利!如阿那婆達多大龍王雨遍閻浮提。如是,文殊師利!菩薩如是,以大法雨等心普潤一切衆生。
- 문수사리여, 아나바달다못[阿那婆達多池池]은 네 하수[四河水]를 배출하여 큰 바다에 넘실거리게 한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모든 보살도 4섭법[攝法]으로써 일체 지혜 바다에 쏟아 꽉 차게 한다.
- 010_0621_a_05L文殊師利!如彼阿那婆達多池,流出四河滿於大海。如是,文殊師利!諸菩薩等,以四攝法流注充滿一切智海。
- 문수사리여, 큰 바다가 있음으로 말미암아 염부제 사람들이 모든 진기한 보배를 소유한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보살이 있기 때문에 모든 성문ㆍ연각으로 하여금 해탈하는 법보(法寶)를 충족하게 하는 것이다.
- 010_0621_a_08L文殊師利!由有大海,閻浮提人有諸珍寶。如是,文殊師利!由菩薩故,令諸聲聞、緣覺充足解脫法寶。
- 문수사리여, 일체 모든 빛깔은 모두 4대에 의지한 것이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보살이 소유한 일체 모든 법은 모든 중생이 의지하여 해탈하게 한다.
- 010_0621_a_11L文殊師利!一切諸色皆依四大。如是,文殊師利!菩薩所有一切諸法,爲諸衆生住解脫依。
- 문수사리여, 험악한 산골짜기에 난 커다란 약나무는 능히 많은 중생에게 이익을 주지 못한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성문법으로 다스린[調伏] 이는 능히 일체 중생에게 이익을 주지 못한다.
- 010_0621_a_13L文殊師利!如山嶮處生大藥樹,不能利益諸多人衆。如是,文殊師利!若從聲聞法調伏者,不能利益一切衆生。
- 문수사리여, 큰 성(城) 안에 난 커다란 약나무는 능히 많은 사람에게 이익을 준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보살도 대자와 대비 가운데로부터 출발하여 일체 지혜 보배[智寶]의 마음을 놓지 않은 이는 능히 많은 일체 중생에게 이익을 준다.
- 010_0621_a_16L文殊師利!如大城中生大藥樹利益多人。如是,文殊師利!菩薩從於大慈大悲中出生已,不捨一切智寶之心,能多利益一切衆生。
- 문수사리여, 소낙비는 그 기세가 오랫동안 흐르지 못한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성문의 설법도 그 법력(法力)이 오랫동안 머물러 있지 못한다.
- 010_0621_a_20L文殊師利!如暴雨水勢不久流。如是,文殊師利!聲聞說法勢不久住。
- 문수사리여, 봄철에 흐르는 물은 오랫동안 지탱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보살의 설법도 오랫동안 세상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 010_0621_a_22L文殊師利!如春水流便得經久。如是,文殊師利!菩薩說法得久住世。
- 010_0621_b_02L문수사리여, 설산(雪山)에 난 나무는 비록 몇 차례를 벨지라도 오래지 않아 다시 돋아난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여래께서는 모든 불사(佛事)를 지으신 다음 바로 열반에 드실지라도 삼보(三寶)의 종자만은 끊지 않으신다.”
- 010_0621_a_24L文殊師利!如雪山樹,雖復斫截不久還生。如是,文殊師利!如來施作諸佛事已便入涅槃,三寶之種而不斷絕。”
-
그때 대덕 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희유합니다, 세존이시여. 지금 보살이 소유한 한량없고 그지없는 온갖 법다운 공덕과 진실한 공덕을 연설하다니 말입니다. 세존이시여, 또한 배나 더 희한합니다. 보살이 이 진실한 공덕과, 기꺼워함도 없고 잘난 체함도 없는 것을 듣다니 말입니다.” - 010_0621_b_04L爾時大德須菩提白佛言:“希有世尊!今乃演說菩薩所有無量無邊諸法功德、眞實功德。世尊!倍復希有。菩薩聞是眞實功德無喜無高。”
-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모든 보살의 근기는 본래가 저절로 청정한 까닭에 모든 공덕을 들으면 기꺼워하지도 않고 높은 체하지도 않는다.” - 010_0621_b_07L佛言:“須菩提!諸菩薩根本自淨故,聞諸功德不喜不高。”
-
수보리는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보살의 근기는 본래가 저절로 청정하다고 합니까?” - 010_0621_b_09L須菩提言:“世尊!云何菩薩根本自淨?”
-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나[我]라고 함을 없앤 것이 근기가 청정한 것이며, 중생이라 함을 없앤 것이 근기가 청정한 것이며, 수명(壽命)이라 함을 없앤 것이 근기가 청정한 것이며, 장부(丈夫)라 함을 없앤 것이 근기가 청정한 것이며, 남[人]이라 함을 없앤 것이 근기가 청정한 것이며, 신견(身見)을 없앤 것이 근기가 청정한 것이며, 무명과 유애(有愛)를 없앤 것이 근기가 청정한 것이며, 아집(我執)과 아소(我所)를 없앤 것이 근기가 청정한 것이다.” - 010_0621_b_10L佛言:“須菩提!無我根淨、無衆生根淨、無命根淨、無丈夫根淨、無人根淨、無身見根淨、無無明有愛根淨、無我我所根淨。”
-
수보리는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엇을 청정이라고 합니까?” - 010_0621_b_13L須菩提言:“世尊!何謂爲淨?”
-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속박함도 없고 해탈함도 없는 것을 바로 청정이라 하며, 남도 없고 멸함도 없고 감도 없고 옴도 없는 것을 청정이라 하며, 망상도 없고 분별도 없고 높음도 없고 낮음도 없고 조작함도 없고 조작하지 않음도 없고 어둠도 없고 밝음도 없고 괴로움도 없고 괴롭지 않음도 없고 얽매인 것도 없고 풀린 것도 없고 생사도 없고 열반도 없는 것을 바로 청정이라고 한다.” - 010_0621_b_14L佛言:“須菩提!無縛無解,是名爲淨。無生無滅、無去無來,是名爲淨。無妄想、無分別,無高無下,無作無不作,無闇無明,無惱無不惱,無縛無解,無生死無涅槃,是名爲淨。”
-
수보리는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생사도 없고 열반도 없다면 어찌 청정이라고 합니까?” - 010_0621_b_18L須菩提言:“世尊!若無生死、無涅槃者,云何名淨?”
-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그 청정이란 생각과 생사와 열반도 없고 또한 집착도 없는 것이다. 수보리야, 모두들 말하기를, ‘저 허공은 무척 청정하다’고 하지만, 사실 허공이란 그 무엇으로도 씻어서 청정하게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보리야, 말한바 청정이란 실제로 아무 법조차도 없는 것을 청정이라 이름하며, 이런 말을 듣고도 놀라거나 겁내지 않는 것을 청정이라 한다. 그럼 수보리야, 너는 지금 청정하냐?” - 010_0621_b_19L佛言:“須菩提!是淨無憶想生死及與涅槃,亦無染著。須菩提!猶如有言淨於虛空,實無所除,令虛空淨。如是,須菩提!所言淨者,實無有法名之爲淨。若有聞是而不驚怖,名之爲淨。須菩提!汝今淨不?”
-
010_0621_c_02L수보리는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청정하여 때가 없는가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만일 때가 없다면 무엇이 청정하냐?” - 010_0621_c_02L須菩提言:“世尊!我淨,以無垢故。”佛言:“須菩提!若無有垢,爲何所淨?”
-
수보리는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법성(法性)의 청정함을 알았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너는 지금 능히 법계의 성품을 알겠느냐?” - 010_0621_c_04L須菩提言:“世尊!法性淸淨我已知之。”佛言:“須菩提!汝今能知法界性耶?”
-
수보리는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법계를 여의고 다른 법이 있을지라도 법계를 알겠고, 그 법계가 없을지라도 능히 법계를 알겠습니다.” - 010_0621_c_05L須菩提言:“世尊!若離法界有餘法者可知法界,無有法界能知法界。”
-
부처님께서는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한 가지 법도 없이 법계를 여읜다면 누가 법계를 알겠느냐?”
이에 수보리는 잠자코 말이 없었다. - 010_0621_c_07L佛語須菩提:“無有一法離於法界,誰知法界?”時須菩提默然不答。
-
그때 문수사리는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대덕이여, 그대는 지금 무엇 때문에 여래께 대답하지 못하였습니까?” - 010_0621_c_09L爾時文殊師利語須菩提:“大德!汝今何故不答如來?”
-
수보리는 말하였다.
“제가 본래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의 마음을 일으키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저는 본래 끝없고 걸림 없는 변재를 익히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끝없고 걸림 없는 변재는 바로 보살이 소유한 것이며, 걸림 있고 끝 있는 변재는 이 성문이 소유한 것입니다.” - 010_0621_c_11L須菩提言:“以我本不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故。何以故?以我本不修習無盡無㝵辯故。如是無盡無㝵辯者是菩薩有,有㝵有盡是聲聞有。”
-
문수사리는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이 법계 가운데에는 막힘이 있고 걸림이 있는 것입니까?”
수보리는 말하였다.
“이 법계 가운데에는 막힘도 없고 걸림도 없으니, 막힘도 없고 걸림도 없는 것이 이 법계의 모양인가 합니다.” - 010_0621_c_14L文殊師利語須菩提:“是法界中有障有㝵耶?”須菩提言:“是法界中無障無㝵,無障無㝵是法界相。”
-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이여, 만일 이 법계가 막힘도 없고 걸림도 없다면, 그대는 지금 무슨 까닭으로 말할 때에 걸림이 있었습니까?” - 010_0621_c_17L文殊師利言:“大德!若其法界無障無㝵,汝今何故說時有㝵?”
-
수보리는 말하였다.
“문수사리시여, 저는 이미 단(斷)을 증득한 까닭으로 말할 때에 걸림이 있는 것입니다. 만일 법계를 알고 증득하지 않았다면 말할 때에 걸림이 없었을 것입니다.” - 010_0621_c_19L須菩提言:“文殊師利!我已證斷,故辯有㝵。若知法界而不證者,則辯無㝵。”
-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수보리여, 이 법계란 끊어버릴 수 있는 것입니까?”
수보리는 말하였다.
“문수사리시여, 이 법계란 능히 끊어버릴 이가 없으니 일체 법문이 모두 법계이기 때문입니다.” - 010_0621_c_21L文殊師利言:“大德須菩提!法界之中有可斷耶?”須菩提言:“文殊師利!而是法界無能斷者,一切法門悉法界故。”
-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만일 일체 법문이 모두 바로 법계라면 그대는 무슨 까닭으로 나에게 단(斷)의 증득을 말하였습니까?” - 010_0621_c_24L文殊師利言:“若一切法悉是法界,汝何故說‘我證於斷’?”
-
010_0622_a_02L수보리는 말하였다.
“성문의 경계는 제한이 있는 까닭으로 말할 때에 끊어짐이 있는 것이며, 부처님의 경계는 한량이 없는 까닭으로 말할 때에 걸림도 막힘도 없는 것입니다.” - 010_0622_a_02L須菩提言:“聲聞境界有限齊故,說時有斷;佛之境界無限量故,說無㝵無滯。”
-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법계란 생겨남이 있는 것입니까?”
수보리는 말하였다.
“이 법계는 경계가 없으므로 모든 경계가 멸한 것을 바로 법계라 합니다.” - 010_0622_a_04L文殊師利言:“法界有生耶?”須菩提言:“是法界者無有境界,滅諸境界是名法界。”
-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수보리여, 만일 경계가 없으므로 모든 경계가 아주 멸한 것이라 한다면, 그대는 지금 무엇 때문에 경계가 없는 가운데서 법계를 말하고, 또한 갖가지 경계를 말합니까?” - 010_0622_a_06L文殊師利言:“大德須菩提!若無境界、滅諸境界,汝今何故無境界中說法界也?何故說有種種境界?”
-
수보리는 말하였다.
“제가 아까 ‘걸림 있고 막힘 있는 것은 바로 성문의 변재이며, 걸림 없고 막힘없는 것은 바로 보살의 변재이다’라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 010_0622_a_09L須菩提言:“我先不言,有㝵有滯是聲聞辯,無㝵無滯是菩薩辯也。”
-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수보리여, 그대는 지금 걸림 없는 변재를 얻었단 말입니까?”
수보리는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문수사리여. 저는 그런 변재를 얻었습니다.” - 010_0622_a_11L文殊師利言:“大德須菩提!汝今不得無㝵辯耶?”“如是。文殊師利!我得是辯。”
-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걸림 없는 변재를 얻었다면, 무엇 때문에 잠자코 있었습니까?” - 010_0622_a_13L文殊師利言:“得無㝵辯,何故默然?”
-
수보리는 말하였다.
“일체 중생의 근기를 알지 못한 까닭에 변재가 막히고 걸림이 있는 것입니다. 만일 일체 중생의 근기를 안다면 이는 보살의 변재입니다. 그러기에 보살이라야 말할 때에 걸림이 없는 것입니다.” - 010_0622_a_14L須菩提言:“不知一切衆生根故辯有滯㝵,知入一切諸衆生根是菩薩辯,是故菩薩說時無㝵。”
-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수보리여, 그대는 법계를 알아서 변재를 얻을 때에 그 경계가 걸림이 있는 상(相)인 줄로 알고 있습니까?” - 010_0622_a_16L文殊師利言:“大德須菩提!汝知法界、得證辯時,是知境界有㝵相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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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는 말하였다.
“아닙니다, 문수사리여. 이 지혜의 경계는 걸림이 없는 상이지, 바로 걸림이 있는 상이 아닌 줄로 압니다.” - 010_0622_a_18L“不也,文殊師利!是智境界是無㝵相,非是㝵相。”
-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만일 경계가 걸림이 없는 상인 줄을 안다면, 어찌 그대는 말하지 않고 잠자코 있었습니까?” - 010_0622_a_20L文殊師利言:“若智境界無有㝵相,汝何不說而默然乎?”
-
이때 수보리는 대덕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일찍이 그대를 으뜸가는 지혜라고 칭찬하셨다 하니, 지금 그대가 문수사리에게 묻는다면 틀림없이 그대에게 대답하여 주실 것입니다.” - 010_0622_a_21L是時須菩提語大德舍利弗:“佛常稱爲智慧第一。汝今可問,彼當答汝。”
-
사리불은 말하였다.
“그대가 그냥 말하여 주십시오. 나는 그대와 문수사리로부터 법을 듣고 싶습니다.” - 010_0622_a_23L舍利弗言:“汝今可說。我欲從汝及文殊師利聽聞於法。”
-
010_0622_b_02L수보리는 말하였다.
“나는 지금 말을 하지 못하겠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나는 일찍이 문수사리가 모든 불국토를 유행하면서 백천만억의 부처님 앞에서 법문을 말할 때에 모든 성문으로 하여금 죄다 입을 다물게 하는 것을 직접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내가 어찌 감히 문수사리가 있는 앞에서 말을 하겠습니까? - 010_0622_b_02L須菩提言:“我今不說。何以故?我曾見是文殊師利遊諸佛土,百千萬億佛前說法,令諸聲聞悉皆默然。我今何能於文殊師利前敢有所說?
- 그러나 대덕 사리불이여, 동쪽에 있는 국토의 이름은 단엄(端嚴)이며, 거기에 계시는 부처님의 명호는 광상(光相) 여래ㆍ응공[應]ㆍ정변각(正遍覺)이신데 현재 법을 말씀하고 계시며, 또한 거기에는 지등(智燈)이라 하는 큰 성문(聲聞)이 있는데, 지혜가 으뜸이었습니다.
- 010_0622_b_05L大德舍利弗!東方有國名曰端嚴,彼中有佛,號曰光相如來、應、正遍覺,今現說法。有大聲聞名曰智燈,智慧第一。
- 어느 때 그 여래께서 선정에 드셨는데, 그 지등 대성문이 바로 범천(梵天) 세계에 올라서 큰 소리로 법문을 말하자, 그 소리가 삼천대천세계에 울려 퍼졌습니다. 그때 나는 문수사리를 따라 그 세계에 이르렀고, 또한 한량없는 보살과 백천의 천자들도 문수사리를 모시고 따라서 법문을 들으려고 하였습니다.
- 010_0622_b_08L時彼如來入於寂定,是智燈大聲聞卽至梵世,以大音聲而演說法,聲遍三千大千世界。我隨文殊至彼世界,及無量菩薩百千天子侍從文殊,爲聽法故。
- 때에 문수사리가 광음천(光音天)에 머무르며 큰 음성을 내니, 소리가 또한 삼천대천세계에 울려 퍼졌습니다. 그때 그 지등 대성문은 그와 같은 큰 음성을 듣자, 능히 그 몸을 가누지 못하고 위로부터 굴러 떨어지면서 마음이 떨리고 털끝이 쭈뼛하였습니다.
- 010_0622_b_13L時文殊師利住光音天發大音聲,遍聞三千大千世界。時彼智燈大聲聞,聞如是大聲不能堪忍,從上墜落,其心驚怖身毛皆豎。
-
바로 광상부처님께 이르러 발아래 예배하고 세 번 돈 다음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누가 그와 같은 두려운 음성을 내셨습니까? 저는 그 소리를 듣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위로부터 굴러 떨어지기를 마치 회오리바람이 조그마한 새[鳥]를 덮치는 듯하였습니다.’ - 010_0622_b_16L卽便往詣光相佛所,到已頂禮佛足,繞三帀已,合掌向佛問於是事:‘世尊!誰作如是可畏音聲?我聞是音不能堪忍,從上墜下,如旋嵐風吹於小鳥。’
-
이에 그 부처님께서는 지등 비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는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이른 보살로서 이름은 문수사리인데, 큰 신통을 나타내고 이 국토에 이르러 나를 본 다음 공경히 공양하고 존중히 찬탄하기 위하여 우선 광음천에 머물러 큰 음성을 내므로, 그 소리가 삼천대천 부처님세계에 울려 퍼지고, 일체 마군의 집이 죄다 자취를 감춰버린 것이다.’ - 010_0622_b_20L時彼佛告智燈比丘:‘有不退菩薩,名文殊師利,現大神通來至此土,爲欲見我供養恭敬尊重讚歎。住光音天發大音聲,是聲遍三千大千佛之世界,一切魔宮皆悉隱蔽。’
-
010_0622_c_02L그 지등 성문은 광상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그 위대하고 훌륭한 장부(丈夫)인 문수사리를 뵈옵기 원합니다.’ - 010_0622_c_02L時智燈聲聞白光相佛:‘願欲見是文殊師利大善丈夫。’
- 그 광상 부처님 여래께서 곧 문수사리로 하여금 모양을 나타내게 하시자, 문수사리가 여러 보살과 제천 권속과 함께 부처님 계시는 데에 이르러 발아래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며 연꽃 사자좌(師子座)를 신통으로 지은 다음 한쪽으로 물러나 앉았습니다.
- 010_0622_c_03L于時彼佛光相如來,卽爲文殊師利現相,令文殊師利與菩薩衆、諸天眷屬來至佛所。到已頂禮佛足右繞三帀,化作蓮花師子座已卻坐一面。
-
그때 지등 대성문은 문수사리에게 물었습니다.
‘당신께서는 무슨 이로움을 주시기 위하여 이 국토에 오셨습니까?’ - 010_0622_c_07L時智燈大聲聞問文殊師利:‘汝爲何利來至此土?’
-
이에 문수사리 동자는 말하였습니다.
‘대덕 지등이여, 나는 지금 광상여래를 뵈옵고 예배하고 친근하며 문안하고 법을 청문(請問)하기 위한 까닭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 010_0622_c_09L爾時文殊師利童子語大德智燈:‘我今爲見光相如來,禮敬親近問訊請法,故來至此。’
-
지등은 물었습니다.
‘문수사리여, 무엇을 청정하게 부처님을 뵙는다고 이르며, 무엇을 부처님께 예배한다고 이르며, 무엇을 친근히 한다고 이르며, 무엇을 듣는다고 이릅니까?’ - 010_0622_c_11L智燈問言:‘文殊師利!云何名爲淸淨見佛?云何禮佛?云何親近?云何問訊?云何請問?’
-
문수사리는 말하였습니다.
‘대덕 지등이여, 만일 법이 청정한 것을 보았다면, 이를 부처님이 청정한 것을 보았다고 이릅니다. 몸과 마음은 오르내리지[低仰] 않을 것입니다. 만일 오르내리지 않고 바르게 멈춰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 마음이 적정하고 그 행이 적정해지니, 대덕 지등이여, 이를 부처님께 예배한다고 이릅니다. - 010_0622_c_13L文殊師利言:‘大德智燈!若見法淨,名見佛淨。若身若心不低不仰,若不低仰正直而住,不動不搖其心寂靜,行寂靜行,大德智燈!是名禮佛。
- 만일 자신도 보지 않고 또한 남도 보지 않고, 부처님도 보지 않고 법도 보지 않고 승가도 보지 않고, 어려움도 보지 않고 쉬움도 보지 않고, 조작함도 보지 않고 조작하지 않음도 보지 않는다면 한낱 몸뚱이와 일체 불신(佛身)이 법신(法身)에 똑같이 들어가고 자신도 똑같이 법성에 들어감을 볼 것이나 보아도 보지 않음과 같아서 가까워짐도 없고 멀어짐도 없으니, 대덕 지등이여, 이를 부처님께 친근히 한다고 이릅니다.
- 010_0622_c_17L若不自觀亦不觀他,不觀佛、不觀法、不觀僧,不觀難不觀易,不觀作不觀不作,一體一身,一切佛身等入法身,見於自身同入法性,見如不見,無近無遠,大德智燈!是則名爲親近於佛。
- 010_0623_a_02L여래께서 행하시는바 수행을 질문한다면 수행 아님이 없는 것이므로, 그 법을 보지 않아서 수행에 들지 않는 이도 있고, 또는 자신과 법을 보아서 수행에 드는 이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행하는 데도 마음이 산란하지 않고 안정하여서 문안하는 이와 문안 받는 이와 문안하는 법이 모두 얻을 수도 없고 탐착한 바가 없어서 3세 가운데서 구하나 얻지 못하니, 이와 같은 것이 삼계[三場]의 청정한 물음이니, 대덕 지등이여, 이를 부처님께 질문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 010_0622_c_22L若如來所爲修行問非不修行,不見有法不修行者,見自及法入於修行,所問心定無有散亂,問者問處及問訊法俱不可得、無所貪著,於三世中求不可得,如是三場淸淨問訊,大德智燈!是則名爲問訊於佛。
- 만일 주고받는 문답에서 잘못을 찾아낼 수 없다면, 여래께서는 묻는 대로 따라서 인가하여 주시고 대중도 기뻐하여 그 물음을 질투하지 않으며, 묻고 난 다음에는 이에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장엄한 도를 일으키고, 나아가 도량(道場)에 이르게 하니, 대덕 지등이여, 이를 부처님께 듣는다고 이르는 것입니다.’
- 010_0623_a_05L若往來問答不求覓過,隨順所問如來印可,大衆歡喜不嫉他問;有所問時,令無量衆生起莊嚴道乃至道場,大德智燈!是則名爲請問於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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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광상여래께서는 문수사리를 칭찬하셨다.
‘훌륭하다, 훌륭하다, 문수사리여. 여래를 뵐 때에는 마땅히 이같이 뵈어야 하며, 이같이 예배하여야 하며, 이같이 친근히 하여야 하며, 이같이 문안하여야 하며, 이같이 들어야 한다.’ - 010_0623_a_09L時光相如來讚文殊師利:‘善哉善哉!文殊師利!應當如是見於如來,應如是禮,如是親近,如是問訊,如是請問。’
-
그때 문수사리 동자는 지등 비구에게 물었다.
‘대덕 지등이여, 어떻게 부처님을 뵈올 것이며, 어떻게 부처님께 예배할 것이며, 어떻게 친근히 할 것이며, 어떻게 문안할 것이며, 어떻게 청문할 것입니까?’ - 010_0623_a_12L爾時文殊師利童子問智燈比丘:‘大德智燈!云何見佛?云何禮佛?云何親近?云何問訊?云何請問?’
-
지등은 대답하였다.
‘문수사리여, 당신께서 물으신 바는 저의 경계로서 알 바가 아닙니다. 저는 남의 음성을 따라서 그런 말씀만을 들었을 뿐입니다.’ - 010_0623_a_14L智燈答云:‘文殊師利!如汝所問,非我境界。我隨音聲從他而聞,如是所說。’
-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지등이여, 만일 이를 알지 못한다면, 그대는 어떻게 마음의 해탈을 얻겠습니까?’
지등은 대답하였다.
‘거룩한 진리를 인한 까닭에 마음의 해탈을 얻는 것입니다.’ - 010_0623_a_16L文殊師利言:‘大德智燈!若不解是,汝云何得心解脫耶?’智燈答言:‘因聖諦故心得解脫。’
-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무엇을 거룩한 진리라 합니까?’
지등은 대답하였다.
‘혼자 수행하여서 반려(伴侶)가 없는 것이 거룩한 진리입니다.’
다시 물었다.
‘만일 독립적으로 수행하여서 반려가 없는 것을 거룩한 진리라 한다면, 어떻게 평등한 마음을 보고 거룩한 해탈을 얻겠습니까?’ - 010_0623_a_19L文殊師利言:‘云何名聖諦?’智燈答言:‘獨修無侶名爲聖諦’又復問言:‘若獨修無侶名爲聖諦,云何見平等心得聖解脫?’
-
대답하였다.
‘문수사리여, 저는 세속의 진리[世諦]에 의하여 말하였을 뿐이며, 제일의(第一義)로 말한 것이 아닙니다.’
또 물었다.
‘이 세속의 진리가 제일의에 들어갑니까?’
대답하였다.
‘문수사리여, 만일 그 가운데 들어가지 못한다면, 제일의가 아닙니다.’ - 010_0623_a_22L答言:‘文殊!我依世諦說,非第一義。’又問:‘是世諦者入第一義不?’答言:‘文殊!若不入中,非第一義。’
-
010_0623_b_02L또 물었다.
‘지등이여, 그대는 어찌 세속의 진리에 의하여 말하였을 뿐이며, 제일의를 말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가? 실은 그 세속의 진리로서 제일의에 들기만 한다면, 바로 일제(一諦)이니 곧 제일의를 말합니다.’ - 010_0623_a_24L又問:‘智燈!汝云何言依世諦說非第一義?若其世諦入第一義,卽是一諦,謂第一義。’
-
지등은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만일 처음 수행하는 보살이 당신의 말씀을 듣는다면, 놀라고 무서워하겠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지등이여, 그대 또한 놀라고 무서워할 터인데, 더구나 처음 수행하는 이이겠습니까?’ - 010_0623_b_04L時智燈言:‘文殊師利!初行菩薩聞汝所說則生驚畏。’文殊師利言:‘大德智燈!汝亦驚畏,況復初行!’
-
지등은 대답하였다.
‘도무지 저에게 놀라거나 무섭게 할 이가 없을 것 같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이여, 만일 생사를 겁내고 무서워하지 않는다면, 어찌 마음의 해탈을 얻으려고 하겠습니까?’ - 010_0623_b_06L智燈答言:‘都無有能驚畏我者。’文殊師利言:‘大德!豈不怖畏生死心得解脫也?’
-
지등은 말하였다.
‘문수사리시여, 무서워하고 언짢게 여김이 있기 때문에 마음의 해탈을 얻으려 합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그러기에 내가 “대덕 지등 또한 무서워할 터인데, 더구나 처음 수행하는 이겠습니까?”라고 말하였던 것입니다.’ - 010_0623_b_08L智燈言:‘文殊師利!怖畏厭患,心得解脫。’文殊師利言:‘是故我說,大德智燈!本亦怖畏況復初行。’
-
지등은 물었다.
‘문수사리시여, 보살은 어떻게 해탈을 얻습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무서워하지도 않고 언짢게 여기지도 않는 것이 보살의 해탈입니다.’ - 010_0623_b_11L智燈問言:‘文殊師利!菩薩云何而得解脫?’文殊答言:‘不畏不厭,菩薩解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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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물었다.
‘문수사리시여, 무서워하지도 않고 언짢게 여기지도 않음이 이 해탈을 얻는 것이라 하시니,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 010_0623_b_13L問言:‘文殊!不畏不厭言得解脫,此義云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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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보살은 백천만억의 모든 마군을 무서워하지 않고, 보살은 일체 나고 죽는 중생 위하는 것을 언짢게 여기지 않으며, 보살은 모든 선근(善根)을 모으는 것을 겁내지 않으며, 보살은 지혜의 장엄을 모으는 것을 언짢게 여기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무서워하지 않고 언짢게 여기지 않아 마음의 해탈을 얻는다고 말한 것입니다.’ - 010_0623_b_14L文殊答言:‘菩薩不畏百千萬億魔諸軍衆,菩薩不厭爲於一切生死衆生,菩薩不畏集諸善根,菩薩不厭集智莊嚴,以是義故我作是說,不畏不厭心得解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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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모임 가운데 모든 천자는 갖가지 꽃을 가져 문수사리 동자에게 흩어 뿌리며 공양하고 찬탄하였다.
‘만일 머무는 곳에서 문수사리를 보는 이라면 곧 부처님을 뵌 것처럼 여겨서 마땅히 그 설법하신 곳에 탑을 세울 마음을 일으킬 것이며, 또는 중생으로서 이 법문을 들은 이라면 마땅히 모든 공덕을 포섭한 사람인 줄을 알아야 합니다.’ - 010_0623_b_18L爾時會中有諸天子,以種種花散供文殊師利童子,如是歎言:‘若有住處見文殊師利,則爲見佛;所說法處,應起塔想。若有衆生聞是法者,當知是人攝諸德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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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623_c_02L그때 문수사리는 지등 비구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그대는 으뜸가는 지혜를 가졌다고 말씀하셨으니, 그 지혜란 유위(有爲)입니까, 무위(無爲)입니까? 만일 유위라면 이 생멸하는 세 모양[三相]이 있는 것이며, 만일 무위라면 이 생멸하는 세 모양이 없는 것입니다.’
지등은 대답하였다.
‘함이 없음을 수행한 까닭에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성(聖)이라 말씀하신 것이다.’ - 010_0623_b_23L時文殊師利語智燈比丘:‘佛說大德智慧第一。是智慧者,爲是有爲?爲是無爲?若是有爲,是生滅三相;若是無爲則無三相。’智燈答言:‘修無爲故,佛說名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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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물었다.
‘대덕 지등이여, 이 무위란 이루 수행할 수 있는 것입니까?’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문수사리여.’
문수사리는 또 말하였다.
‘그러면 어찌하여 그대는 무위를 수행하는 것을 성(聖)이라 한다고 말합니까?’
이때 지등 대성문은 듣고 곧 입을 다물어 버렸습니다. - 010_0623_c_04L文殊問言:‘大德智燈!是無爲者可修習不?’‘不也。文殊!’文殊又言:‘云何大德說修無爲名之爲聖?’時智燈大聲聞卽便默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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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광상여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대는 법문을 말하여 이 모든 대중으로 하여금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에서 물러가지 않게 하라.’
문수사리는 아뢰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일체 모든 법도 이 적정(寂靜)한 문(門)이며, 일체 말씀[言說]도 이 적정한 문이므로 이 적정한 것을 나타내 보일까 합니다.’ - 010_0623_c_07L爾時光相如來告文殊師利:‘可說法門,令諸會衆不退無上正眞之道。’文殊師利白言:‘世尊!一切諸法是寂靜門,一切言說是寂靜門,示寂靜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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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마침 법용(法勇)이라 하는 보살이 좌중에 앉아 있다가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탐(貪)ㆍ진(瞋)ㆍ치(癡)도 이 적정한 문입니까? 그리고 아울러 그 적정한 것을 나타내 보이시겠습니까?’ - 010_0623_c_11L時有菩薩名曰法勇,在會而坐,問文殊師利:‘如來所說及貪瞋癡,是寂靜門示寂靜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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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 탐ㆍ진ㆍ치는 어느 곳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입니까?’
그는 대답하였다.
‘문수사리여, 망상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입니다.’
문수사리는 또 물었다.
‘그 망상은 어디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까?’
대답하였다.
‘문수사리여, 뒤바뀐 데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 010_0623_c_14L文殊答言:‘善男子!是貪瞋癡從何所起?’答言:‘文殊!從妄想起。’文殊又問:‘是妄想者爲住何處?’答言:‘文殊!住於顚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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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물었다.
‘그 뒤바뀜은 다시 어디에 머무르고 있습니까?’
대답하였다.
‘문수사리여, 바르지 못한 생각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문수사리는 또 물었다.
‘그 바르지 못한 생각은 어디에 머물러 있습니까?’
대답하였다.
‘문수사리여, 아(我)와 아소(我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 010_0623_c_17L文殊問言:‘是顚倒者復住何處?’答言:‘文殊!住不正思念。’文殊又問:‘不正思念爲住何處?’答言:‘文殊!住我我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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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또 물었다.
‘그 아와 아소는 어디에 머무르고 있습니까?’
대답하였다.
‘문수사리여, 신견(身見)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문수사리는 또 물었다.
‘그 신견은 어디에 머무르고 있습니까?’
대답하였다.
‘문수사리여, 아견(我見)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 010_0623_c_20L文殊又問:‘我我所者爲住何處?’答言:‘文殊!住於身見。’文殊又問:‘是身見者爲住何處?’答言:‘文殊!住於我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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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624_a_02L문수사리는 또 물었다.
‘그 아견은 어디에 머무르고 있습니까?’
대답하였다.
‘문수사리여, 그 아견이란 머무를 데가 없으니, 머무를 데가 없는 것이 곧 아견의 처소입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그 아견이란 시방을 둘 러 탐구하여 보아도 이루 다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 무슨 처소가 있겠습니까?’ - 010_0623_c_22L文殊又問:‘是我見者爲住何處?’答言:‘文殊!是我見者則無住處。無處是我見處。何以故?而是我者,十方推求了不可得,況復有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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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또 물었다.
‘선남자여, 만일 법을 시방을 둘러 찾아보아도 얻지 못한다면 그것은 무슨 문입니까?’
대답하였다.
‘문수사리여, 도무지 문이 없습니다.’ - 010_0624_a_03L文殊又問:‘善男子!若法十方求不得者,爲是何門?’答言:‘文殊!都無有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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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또 물었다.
‘선남자여, 그 적정함에도 이에 문이 있습니까?’
대답하였다.
‘문수사리여, 그것 또한 문이 없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러기 때문에 내가 모든 법도 적정한 문이요, 일체 말씀도 적정한 문이므로 그 적정함을 나타내 보이겠다고 말한 것입니다.’ - 010_0624_a_05L文殊又問:‘善男子!而是寂靜頗有門不?’答言:‘文殊!是亦無門。’善男子!以是義故,我說諸法是寂靜門。一切言說是寂靜門,顯示寂靜。’
- 이 법문을 말씀하실 때, 8백 보살은 법의 지혜를 얻었습니다. 문수사리는 이 법문을 자세히 말한 다음 자리로부터 일어나 광상세존의 발아래 예배하고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 010_0624_a_08L說是法時,八百菩薩逮得於忍。文殊師利廣說法已,從坐而起,禮敬光相世尊足已,出衆而去。
- 그러므로 사리불이여, 나는 성문이나 보살이 능히 문수사리의 변재를 당할 수 없는 줄로 아는데, 내가 어찌 감히 문수사리와 함께 변론을 하겠습니까?”
- 010_0624_a_11L是故,舍利弗!當知無有聲聞、菩薩,能盡文殊師利辯。者。我今何敢與文殊師利,有所論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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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 수보리는 이어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대덕이여, 당신도 문수사리가 어떤 신통한 변화로써 모든 불국토에 유행(遊行)는 것을 보았습니까?” - 010_0624_a_13L爾時大德須菩提語舍利弗:“大德!復見文殊師利何等神變遊諸佛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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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사리불은 말하였다.
“대덕 수보리여, 나도 일찍이 전에 문수사리를 모시고 서쪽으로 모든 불국토에서 노닐 때에 어떤 불국토에서 큰 화재가 일어났는데, 문수사리가 그 불 속에다 연꽃 그물을 변화로 만들어 놓고 그 속을 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 010_0624_a_15L舍利弗言:“大德須菩提!我昔曾與文殊師利在於西方遊諸佛土。見有佛土大火災起,於彼火中作蓮花網,文殊師利從中而過。
- 또한 문수사리가 불길이 가득 찬 어떤 불국토 속을 지나가는데, 그 불이 몸에 닿기만 하면 도리어 몸에 좋은 전단향을 바르고 가시옷[迦尸衣]을 입고 누워 있는 것처럼 보드랍고 알맞아 매우 유쾌하고 즐거운 것도 보았습니다.
- 010_0624_a_19L復見佛土火災充滿,文殊師利從中而過,是火觸人,如以堅䩕栴檀塗身、臥迦尸衣,柔軟和適甚爲快樂。
- 또 어떤 불국토는 텅 비어 아무것도 없는데, 문수사리가 범왕(梵王)의 궁전을 변화로 만들어 놓고 선정에 든 채 그 속을 지나가는 것도 보았습니다. 또 어떤 불국토는 몹시 좁고 그 속의 중생은 모든 악업을 일삼고 있었는데, 문수사리가 그 속을 지나갑니다.
- 010_0624_a_22L復有佛土空無所有,文殊師利化作梵宮,入於禪定從中而過。復有佛土極爲迮狹,其中衆生造諸惡業,文殊師利從中而過。
- 010_0624_b_02L 그들로 하여금 모두 악업을 그치고 환한 지혜와 어여삐 여기는 마음을 이루게 하며, 아울러 ‘나는 마땅히 위없는 바른 도를 이루고 중생의 탐ㆍ진ㆍ치를 없애기 위하여 법문을 연설하여 자삼매(慈三昧)를 얻도록 하겠다’고 하는 말도 들었으니, 이를 보살의 깨달은 지혜의 사랑이라 합니다.
- 010_0624_b_02L皆令休止而不爲惡,成覺慧慈,‘我當得成無上正道,爲斷衆生貪瞋癡故而演說法,令諸衆生得慈三昧’,是名菩薩成覺慧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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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 수보리여, 그때 나는 그런 일들을 보고 혼자서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문수사리가 지닌 신통이 나의 신통과 평등하여 다름이 없을 것인가?’ - 010_0624_b_06L大德須菩提!我於爾時曾見是事。我又獨處曾作是念:‘文殊師利所有神通,與我神通等無有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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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나의 이런 마음을 알고 바로 나를 이끌고 모든 불국토를 유행하면서 어떤 화재가 일어난 불국토에 이르러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그대는 신통력으로 이 속을 지나가 보십시오.’ - 010_0624_b_08L文殊師利知我心已,卽便將我遊諸佛國,至火災土而語我言:‘汝以神力從是中過。’
- 이에 나는 신통력을 다하여서 그 불이 꺼진 지 이레 낮과 이레 밤이 경과한 뒤에 문수사리를 모시고 그 세계를 지나갔으며, 또한 거기를 지나서는 전보다 갑절이나 더 광대한 두 번째 삼천대천의 불의 세계에 이르러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 010_0624_b_11L我時盡以神通之力滅是火已,經七日夜我及文殊乃過此界。過已復至第二三千大千火災世界,倍復廣大,在中住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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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가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누구의 신통력으로 이런 세계를 지나왔습니까?’
이에 나는 대답했습니다.
‘당신의 신통력으로 이런 세계를 지나왔습니다.’” -
010_0624_b_14L文殊師利而語我言:‘用誰神力過此世界?’我時答言:‘文殊師利!用汝神力過是世界。’”
大方廣寶篋經卷上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