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廣百論本一卷

ABC_IT_K0582_T_001
016_0568_b_01L광백론본(廣百論本)


성천(聖天) 지음
현장(玄奘) 한역


1. 파상품(破常品)1)

온갖 것은 결과로서 나타났으니
그 까닭에 무상한 성품이다
그러므로 부처를 제외하고는
분명 여래라 불리울 이가 없다

어떤 시간도 방위도 물건도
성품이 있어서 인연에서 생기지 아니함이 없으니
그러므로 시간과 방위와 물건은
성품이 있어 항상 머무름에 없다

어떤 시간도 방위도 물건도
성품이 있어서 인연에서 생기지 아니함이 없으니
그러므로 시간과 방위와 물건은
성품이 있어 항상 머무름에 없다

원인은 없으나 성품(법)만 있지 않고
원인이 있다면 항상함이 아니니
그러므로 원인이 없이도 이루어지길 바라는 것
참 소견을 가진 이는 그런 일 없다 하네

지어진 바가 무상한 것을 보고
짓지 않은 것은 항상하리라 하나
이미 무상함이 있다고 보았으면
항상한 성품은 없다고 해야 하리

어리석은 범부는 허망하게 분별하여
허공 따위를 항상하다 하거니와
지혜로운 이는 세간에 의지하면서도
그런 이치를 보지 않는다

한 유분(有分=허공)만이
온갖 부분에 두루함이 아니니
그러므로 낱낱 부분에는
제각기 따로 유분이 있다

만일 법의 본체가 실제로 있다면
폈다 오무렸다 하는 작용을 보리라
이는 결정코 상대에서 생긴 것이니
그러므로 생겨진 결과가 된다

생겨진 결과를 떠나서는
생기게 할 원인이 없으니
그러므로 생기게 할 원인은
모두가 생겨진 결과를 이룬다

모든 법은 반드시 변한 뒤에야
다른 것이 생길 원인이 되나니
이렇듯 변하는 원인을
어떻게 항상 머무는 법이라 하랴

본래는 없다가 이제 있어서
자연과 항상함이 원인이라면
자연이 있다고 이미 수긍했기에
원인이란 허망하게 세워진 것이리

어째서 항상함의 성품에 의하여
무상의 결과를 일으키겠는가
인과의 형상이 같지 않은 것
세상에선 아무도 본 적이 없다

한 부분 만이 원인이요
딴 부분은 원인이 아니라면
의당 갖가지를 이룰 것이니
갖가지이기에 항상치 않다

원인 속에 있는 극미의 원상(圓相)은
결과에는 있지 않으니
그러므로 여러 극미는
온 전체에 화합한 것 아니다

하나의 극미가 있는 곳에
딴 극미가 있다고 하지 않노니
그러기에 잇따라서
인과 따위의 요량도 허락지 못하리

극미에 동쪽이 있다면
반드시 동쪽의 부분이 있다
극미에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을 극미라 하랴

반드시 앞을 취하고 뒤를 버리야
바야흐로 수행이라 할 수 있으니
이 두 가지가 없다면
행하는 사람도 없으리라

극미는 첫 부분도 없고
중간과 뒤 부분도 없으니
이는 어떤 눈으로도
모두 보지 못하는 바일세

만일 원인이 결과 때문에 무너지면
이 원인은 항상함이 아닐 것이요
혹은 결과와 원인 두 본체는
가은 위치가 아니라고 허락하리라

모든 법이 항상하고도
상대할 것 있음을 보지 못하니
그러기에 극미가 항상타는 말을
부처님들은 말씀한 적 없네

결박과 결박된 원인을 떠나서는
따로이 참 해탈이 없나니
내거나 이루는 작용이 없으므로
있더라도 없다고 말해야 되리라

끝끝내 열반에 이르를 때엔
5온도 없고 ≺나≻도 없으니
열반에 드는 이를 보지 못하거니
어디에 의해 열반이 있으랴

≺내≻가 언젠가 모든 덕을 버리고
애욕을 여의면 무슨 생각이 있으랴
만일 ≺내≻가 있고 생각이 없으면
그는 아무 것도 없음과 같다

남음없음[無餘]에 ≺나≻의 씨가 있으면
결정코 생각을 내거니와
≺나≻와 생각이 없어지면
모든 유위는 저절로 없어진다

만일 괴롬을 떠나서 ≺내≻가 있다면
결정코 열반도 없으리니
그러므로 열반 안에는
≺나≻ 따위가 영원히 사라진다

차라리 세간에서 구할지언정
으뜸 가는 진리에서 구할 것 아니니
세간에는 조그만큼 있지만
으뜸 가는 진리에는 없기 때문이다

2. 파아품(破我品)2)

속의 나[內我=신자]는 남자가 아니요
여자도 아니며 둘 아님도 아니거늘
다만 지혜가 없기 때문에
≺나≻를 장부라 할 뿐이다

온갖 대종(大種=四大의 종자) 가운데
남녀도 없고 두 가지 아닌 것도 아니라면
어떻게 여러 대종 가운데
남녀의 형상 따위가 있으랴

너는 ≺나≻라고 하지마는 다른 이는
≺나≻라고 아니 하나니
그러므로 ≺나≻는 일정한 형상이 없다
어찌 무상한 것에 대하여
허망한 분별로 ≺나≻를 삼음이 아니랴

≺나≻라 함은 몸과 같은 것
날 적마다 변역(變易)이 있으니
그러므로 몸을 떠난 ≺내≻가 있어
항상 머문다 함은 맞지 않는다

만일 법이 닿아 대할 수 없으면
아무런 요동도 없으리라
그러므로 몸이 짓는 업은
명자(命者=생명의 주체)가 짓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항상타면 해칠 수 없거늘
어찌 닦아 지키는 인연이 필요하랴
뉘라서 금강석(金剛石)에 좀 먹을까봐
무기를 가지고 방지함이 있으랴

만일 전생이란 생각이 있다 하여
≺내≻가 항상한 것이라 한다면
이미 옛적의 흔적을 보았으니
몸도 항상 머물러야 되리라

만일 ≺내≻가 생각함과 합해서
다시 생각하는 생각을 이루면
생각함도 생각함이 아니리니
그러기에 ≺나≻는 항상치 않다

≺내≻가 즐거움 따위와 합하면
갖가지가 즐거움 따위와 같나니
≺내≻가 즐거움 따위와 같으므로
하나도 아니요 항상함도 아니다

만일 ≺나≻와 생각함이 항상타하여
반연으로 도우면 삿된 집착이 되리니
불길이 항상 머문다 하는 말은
장작에 의하지 않는단 뜻이 된다

움직이든 물건이 사라짐에 이르르면
거기엔 작용 각위가 있지 않나니
그러므로 ≺나≻는 있고 생각함은 없다면
그 이치가 성립되지 않는다

이쪽에서 생각을 일으키며
딴 곳에서 생각을 본다면
쇠막대기가 녹는 것 같아서
≺나≻의 본체도 녹아지리라

생각은 의량(意量)만큼 적고
≺나≻는 허공과 같이 크니
오직 제 모습을 볼 뿐이오
생각은 보지 못하리라

≺나≻의 공덕이 두루하다면
어째서 남은 수용치 못하랴
장애함이 여러 곳에 통했다면
하나만을 장애하지 않으리라

만일 공덕이 모두가 생각 아니면
어떻게 온갖 것을 조작하랴
그는 의당 미치고 어지러우매
어리석어서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리

집 따위 여러 물건을 짓는 일
극히 덕이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를 수용할 줄 모른다 하면
이치에 안맞음이 이보다 더하랴

동락이 있으면 무상하고
비고 통한 곳엔 동락이 없으니
작용이 없으면 성품 없음과 같거늘
어째서 ≺나≻없음을 기뻐하지 않나

혹은 ≺내≻가 두루했다고도 하고
혹은 부피가 몸과 같다고도 하고
혹은 극미와 같다고 하지만
지혜로운 이는 없음의 진리를 안다

항상한 법은 번뇌로움이 아닌데
어째서 번뇌를 떠나 해탈 하려는가
그러므로 ≺내≻가 항상타 하여
해탈을 증득함은 진리가 아니다

≺내≻가 진실로 있는 성품이라면
≺나≻ 떠나기를 권하지 않았으리니
결정코 진실을 안다 하면
해탈에 나간다는 말도 거짓이리라

해탈의 중간에 없었다면
이전에도 있지 않으리니
잡됨이 없을 때의 소견은
그것이 진실임을 알아야 한다

만일 무상이어서 모두 없어진다면
초목따위는 어째서 안그런가
이 이치가 만일 진실이라면
무명도 있는 것 아니어야 되리라

눈 앞에 보이는 빛 따위 법칙은
인연 따라 생기고 머물고 사라지니
그러므로 그대가 집착하는 ≺나≻는
있지만 작용은 없는 줄 알라

인연으로 생긴 싹 따위 같이
인연으로 생긴 종자가 나니
그러므로 무상인 모든 법은
모두가 무상에서 일어났다

법이 인연에서 생긴 까닭에
본체는 아주없음이 아니요
법이 인연으로 멸하기 때문에
본체는 항상함도 아니다

3. 파시품(破時品)3)

병 따위가 미래에 있다면
가거나 현재가 있지도 않고
미래에 과거나 현재가 있다면
미래도 있지 않는 것이다

미래가 사라지면서
미래의 본체가 있다면
이는 항상 미래일뿐이거늘
어찌 과거ㆍ현재를 이루랴

법이 미래에 있다면
미래의 형상이 있어
그대로가 현재일 것이어늘
어찌 미래라 하겠는가

과거와 미래가 현재와 같이 있다면
결과를 취하는 작용은 왜 없으랴
본체가 항상하여 없지 않다면
어째서 항상 머무름이 아니라 하랴

과거가 지나갔다면
어떻게 과거가 되겠는가
과거가 지나가지 않으면
어떻게 과거가 되겠는가

미래가 남이 있다면
어째서 현재가 아니랴
미래가 남이 없다면
어찌 항상함이 아니랴

만일 미래가 남이 없으나
무너지기 때문에 항상치 않다면
과거는 이미 무너짐이 없거늘
어째서 항상하다 하지 않는가

현재 세상의 무상함은
과거 따위에 의한 것이 아니니
이 두 가지 까닭을 제하고는
셋째의 것이 있지 않다

나중에 생기는 모든 법칙이
먼저부터 결정된 본체가 있다하여
결정된 성품이 있다는 사람이라면
삿된 집착이 아니라 하리라

어떤 법이 인연에서 생긴다면
먼저부터 본체가 있지 않을 것이요
먼저부터 있든 것이 난다면
난 뒤에 다시 거듭 나야 되리라

과거ㆍ미래가 있음이라고 본다면
어째서 없음이라고는 보지 않는가
현재에 이미 과거ㆍ미래가 있다면
멀다고 말하지 말아야 되리라

짓지 않은 법이 있음이라면
계행들을 닦아도 헛된 일일 것이요
조그만큼이라도 하는 짓이 있다면
결과는 먼저부터 있었던 것 아니리

모든 법칙이 이미 무상하다면
결과는 항상 있음이 아닐 것이요
처음이 있고 나중이 있다면
세간은 모두 무상함을 인정하리

수행치 않고도 해탈할 것이며
해탈에는 과거ㆍ미래가 없으리
혹 과거ㆍ미래가 있다고 한다면
탐욕은 탐욕 내는 이를 떠났어야 하리라

만일 결과가 먼저부터 있다면
집을 짓는데 차례 따위와
기둥 따위는 헛수고일 것이요
결과가 먼저부터 없다함도 그렇다

모든 법에 변함이 있는 것으로
지혜 있는 이는 알지 않지마는
지혜 없는 이는 허망하게도
분명하여 있다고 여긴다

무상하면 어찌 머무름이 있으며
머무름이 없다면 무슨 본체 있으랴
처음에 머무름이 있다면
나중에도 변하는 일이 없으리

비유컨대 한 의식이
두 이치를 알 수 없는 것 같이
한 이치가 두 의식에게
알려질 수도 없는 것이다

시간에 딴 머무름이 있다면
머무름은 시간이 아니리니
시간에 딴 머무름이 없다면
나중에 멸함도 있지 않으리라

법이 무상함과 다르다면
법은 무상이 아닐 것이요
법이 무상과 하나라면
법은 머무름이 있을 수 없으리

무상이 처음에 이미 열등했다면
머무름의 힘은 결정코 강할 것이니
이 두 가지는 또 무엇에 의하여
나중에 뒤바뀜이 되 이룸을 보랴

만일 모든 법의 본체에 두루하면서
무상의 힘이 처음에 열등하다면
모두가 머무름이 없어야 될 것이오
아니면 모두가 항상이어야 되리

무상이 항상 있는 것이라면
머무름의 모습은 언제나 없을 것이요
아니면 그 법이 먼저는 항상타가
나중엔 항상 머물지 않으리라

어떤 법이 무상함과 함께 하면서
머무름이 있다고 한다면
무상이란 형상은 허망일 것이오
머무름의 형상도 허망일 것이다

볼 바 없거늘 없음을 보는 것
마음을 돌이키어 허망한 경계를 만연하네
그러므로 오직 허망하고 거짓됨만이
기억하는 생각 있음을 난다고 한다

4. 파견품(破見品)4)

성품의 온화함과 수승함을 바람과 지혜로움은
법을 간직할 그릇임을 알라
그렇지 못하면 스승과 제자가 되어도
수승한 이익을 얻을 인연이 없다

있음과 있음의 원인과 청정함과
청정함의 방편을
세간 사람들이 스스로 모르거니
이 어찌 부처님의 허물이랴

모든 유위를 버려야 열반임은
삿된 무리들도 수긍하는 바인데
진공(眞空)으로써 온갖 것을 무찌르는 것
어째서 그들은 기뻐하지 못하나

버림과 증득함의 원인을 모르면
버리거나 증득할 길이 없나니
그러므로 부처님은 말씀하시되
시원함은 딴 곳에 결정코 없다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깊은 일에 의심을 낸다면
형상없는 ≺공≻에 대하여는
결정된 믿음을 일으켜라

눈 앞에 보는 것도 허망한데
뒤를 안다는 것 결정코 거짓이리
그 법에 의해 행하는 여러 사람
속기를 끝끝내 면치못한다

지혜로운 이가 스스로 열반에 드는 것
이는 하기 어려움을 하는 것이니
어리석은 범부는 길잡이를 만나도
따라 갈 생각을 내지 않는다

알지 못하면 두려움 없고
두루 알아도 역시 그렇다
결정코 조그마한 알음[知] 때문에
두려움을 내는 것이다

생사에 순응하여 따르는 법을
어리석은 범부는 익히어 행하면서
거슬려 흐르는 법은 닦지 않으니
그러므로 두려움을 낸다

온갖 어리석은 사람이
참된 소견을 막으면
좋은 길에 태어나는 수도 없거늘
어떻게 열반을 증득하랴

차라리 계를 범할지언정
바른 소견을 해치지 말라
계행은 좋은 일에만 나아가지만
바른 소견은 열반을 얻는다

차라리 ≺나≻라는 집착을 일으킬지언정
공하여 ≺나≻ 없다는 소견은 내지 말라
나중의 것은 나쁜 길에 빠지고
처음 것은 열반만 등지기 때문이다

공하여 ≺나≻ 없다는 묘한 진리는
부처님들의 참다운 경계이니
온갖 나쁜 소견을 겁내게 하고
열반의 둘 아닌 문턱이기도 하다

바보는 공한 법이란 말을 들으면
모두가 큰 두러움을 내되
힘센 것 -짐승-을 본 것 같이
모두 겁내서 도망한다

부처님들의 마음에는 남의 논리를
무찌르려는 생각이 없으시지만
남의 논리가 저절로 무찔러짐이
마치 들 불이 마른 풀을 태우듯 하네

바른 법을 깨달은 이들은
결정코 삿된 종지를 좋아하지 않고
다른 이들을 거짓의 문에서 나오게 하기 위해
진공(眞空)의 이치를 나타낸다

부처님들이 말씀하신 참 ≺공≻과
≺나≻없음의 이치를 알면
마음에 맞아도 기뻐하지 않고
마음에 거슬려도 싫어하지 않는다

여러 외도들을 보건대
온갖 까닭없음으로써 원인을 삼으니
바른 법을 즐기는 어느 보살이
그들을 불쌍히 여기지 않으리

바라문과 이계(離繫) 외도와 여래의
세 가지 종취는
눈과 귀와 뜻으로 알 것이니
그러므로 불법은 매우 미세하다

바라문들이 숭상하는 바는
디체로 거짓을 행하게 하고
이제 외도의 주장하는 법은
거의가 어리석음에 순응한다

바라문을 공경하는 까닭은
모든 명론을 외우기 때문이요
이계 외도를 가엾이 여김은
스스로의 몸을 괴롭히기 때문이다

괴롬의 업으로 이루어진 것이
참 해탈의 원인이 아닌 것 같이
존귀한 몸의 업에서 생긴 것도
해탈을 증득함은 아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간략히 말하건대
둘을 갖추어서 다른 종과 다르니
해치지 않으므로 인천(人天)에 태어나고
≺공≻을 관찰하여 해탈을 깨친다

세상 사람이 자기의 종지를 아낌은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씨 같으니
바른 법이 그들을 무찌르건만
삿된 무린 기뻐하는 생각을 안낸다

지혜로운 이가 공덕을 구하려면
참된 종지를 믿어 받아들여라
바른 법은 해와 같으니
눈 있는 이는 잘 볼 수 있다

5. 파근경품(破根境品)5)

병의 여러 부분 안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물질뿐인데
병 전체를 볼 수 있다면
어떻게 참을 증득할 수 있으랴

훌륭한 지혜를 가진 사람들은
앞서 말한 이치에 따라
향ㆍ맛ㆍ닿임 따위에 대해서도
모든 것을 미루어 부정하니라

만일 병의 빛 만을 보고서
병을 보았다고 말을 한다면
향 따위는 보지 못했기에
병을 보았다고는 하지 못하리

장애가 있는 모든 빛은
전체가 볼 수 있는 것 아니니
저 부분과 중간과는
이 부분에 의하여 막힌다

극미(極微)의 부분의 있고 없음
자세히 살피어 생각하여라
이뤄지지 않는 이론으로 증명하자면
정의는 마침내 성립되지 않는다

온갖 장애 있는 법은
모두가 여러 부분으로 이뤄졌고

언어와 글자도 그러하나
그러므로 감관으로 취할 바 아니다

드러낸 빛을 떠나서 형상 있다면
어떻게 형상을 취하랴
드러남 그대로 드러난 빛을 취한다면
무슨 까닭에 몸에 의하진 않는가

빛을 떠나서 빛의 원인이 있다면
눈으로 볼 바가 아니리니
두 법의 본체가 다르거늘
어째서 따로따로 보지 못하나

몸이 딱딱함 따위를 느끼므로
서로가 땅이란 이름을 세우니
그러므로 닿임 속에서 만이
땅 따위의 차별을 말할 수 있다

병이라는 소견이 생길 때에
딴 공덕이 있음을 보지 못하고
본체가 생기어도 보는 바는 같으니
그러므로 진실한 성품은 전혀 없다

눈 따위는 4대로 지어진 바이거늘
어째서 눈은 보기만 하고 딴 일은 안는가
그러므로 업과 과보는 생각키 어렵다고
여래는 분명히 말씀하셨네

지혜의 인연이 있지 않았기에
지혜가 소견보다 먼저 있지 않으니
나중에 있다면 지혜는 헛 짓이요
동시라면 소견은 쓸모 없으리

눈이 가서 경계에 이르른다면
빛이 멀수록 더디 볼 것이다
그리고 어찌하여 지극히 멀고 가까운 물체를
분명하게 인식하지 못하는가

만일 본 뒤에 간다면
가는 것은 헛 일일 것이다
만일 보지 않고 가는 것이라면
보려는 생각 없어야 되리라

만일 가지 않고 본다면
온갖 빛을 보아야 하려니와
눈은 행동함이 없으며
거리도 장애도 없으리

모든 법의 본체ㆍ형상ㆍ작용은
앞과 뒤가 꼭 같을 것이어늘
어째서 이 눈망울 만은
눈의 성품을 보지 못하나

눈 속엔 빛과 의식이 없고
의식 속엔 빛과 눈이 없고
빛 속엔 둘이 모두 없거늘
어떻게 합하여서 빛을 보리요

듣는 바가 법을 표현한다면
어찌 음성 아닌 것이 아니랴
음성이 표현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그를 인해 견해를 내랴

소리가 귀에 이르러 들리면
어떻게 소리의 근원을 알며
소리는 몽땅 말할 수 없거늘
어떻게 전체를 다 알 수 있으랴

그리하여 들리는 바 아닌 것 까지라도
소리의 성품이 아니리니
먼저는 없다가 나중에 있다는 일
결정코 이치에 맞지 않는다

마음이 모든 감관을 여의었다면
가도 쓸모가 없을 것이요
만일 이와 같은 명자(命者)라면
항상 마음이 없어야 하리라

마음이 허망하게 티끌을 취함은
먼저 소견에 의함이 불꽃같으니
허망하게 모든 법의 이치를 세움이
생각[想蘊]임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눈과 빛 따위를 인연으로 삼아서
눈흘림 같이 모든 의식을 내니
만일 그것을 진실하다고 한다면
허깨비란 비유는 이뤄지지 않으리

세간에 있는 온갖 법칙은
모두가 헤아릴 수 없나니
감관과 경계가 이치는 같거늘
지혜로운 이에 왜 놀라나

모든 법은 불통을 돌린 바퀴이며
요술이나 꿈이나 허깨비이며
물 속의 달이나 살별이나 메아리이며
아지랑이나 뜬 구름과 같다

6. 파변집품(破邊執品)6)

모든 법이 진실로 있다면
남을 의지해서 이뤄지지 않을 것이요
반드시 남을 의지해서 이뤄졌다면
실제로 있지 않음을 분명히 안다

빛 그대로가 병도 아니요
빛을 떠나서도 병이 있지 않으니
병을 의지하여 빛이 있지도 않으며
병이 빛에 의해 있지도 않다

만일 두 형상이 다름을 보고
병을 떠나서도 같음이 있다 하면
두 형상이 이미 다르기 때문에
병을 떠나서 다름도 있어야 하리

만일 하나라면 병이 아닐 것이요
병이라면 하나라 하지 못하리라
병과 하나는 합한 적이 없으니
병에는 하나라는 이름이 없으리라

빛이 진실에 두루했다면
빛은 원소[大四]라 불리울 것이니
상대의 논리가 틀렸다고 따진다면
그대 스스로의 종지를 펴 보라

있음[有]과 수효[數] 따위 능동의 형상[能相]으로
피동의 형상[所相]을 나타내지 못하고
이를 제하고는 딴 원인도 없으니
그러므로 모든 법은 있는 것 아니다

차별된 형상을 떠나선 병이 없으니
그러므로 병의 본체는 하나가 아니요
하나하나가 병이 아니므로
병의 본체는 많은 것도 아니다

닿임이 없는 본체는
닿임 있는 본체와 합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빛 따위 모든 법을
합해서 병이 될 수 없다

빛은 병의 한 부분이므로
빛의 본체는 병이 아니라
부분이 있어도 없는 것인데
한 부분을 어찌 있다 하리요

온갖 빛 따위의 성품은
빛 따위의 형상과 차이가 없으니
오직 한 종류만 병이요
나머지는 없다 함은 무슨 이친가.

만일 빛이 맛 따위와 다르고
병 따위와는 다르지 않다면
병 따위는 그대로가 맛 따위지만
빛이야 어찌 병 따위 그대로이랴

병 따위가 이미 원인이 없다면
본체는 결과를 이루지 못하리니
그러므로 빛 따위와 다르다고 하면
병 따위는 결정코 없는 것이다

병 따위의 원인이 있다면
병 따위의 원인이라 하겠지만
병 따위의 원인이 없거늘
어떻게 병 따위를 내겠는가

빛 따위가 화합할 때에
끝내 향 따위를 이루지 못하니
그러므로 화합된 한 본체는
병 따위와 같아서 없는 것이리

빛 따위를 떠나서는
병의 본체는 진실로 없나니
빛의 본체도 그러하여서
바람 따위를 떠나서는 있지 않다

더운 것이 불의 성품이니
덥지 않으면 어떻게 태우랴
그러므로 땔감은 본체가 없으니
이 불을 떠나서는 없기 때문이다

다른 것이 따사로움과 섞이기 때문에 이뤄진다면
어찌 불을 이루지 못하는가
딴 것이 따사로움을 이루지 못하면
불에 의한다는 법칙은 없어야 히라

만일 불의 극미(極微)에 땔감이 없다면
땔감을 떠나서도 불이 있으리
불의 극미에 땔감이 있다면
불의 극미는 없어야 되리라

모든 법을 자세히 살피건대
하나도 실제로 있는 것 없으니
한 본체가 있지 않다면
여러 본체도 그렇게 없으리

법에 딴 것이 없는 것을
그대가 한 본체가 한다면
모든 법은 모두가 세 성품이리니
그러므로 한 본체는 없는 것이리

있음[有]ㆍ없음[無]ㆍ함께함[俱]ㆍ모두 아님[俱非]을
하나[一]ㆍ다름[非一]ㆍ함께함[雙]ㆍ모두 없앰[雙泯]에
차례차례 맞추어 짝을 지으면
지혜로운 이는 참이 아님을 곧 알리라

상속되는 거짓 법에 대하여
나쁜 소견들은 참과 항상함이라 하고
싸이고 모든 거짓 법에서
삿된 집착으로 실제 있다 하네

모든 법은 뭇 인연으로 이뤄져서
성품이 약하여 자유로움 없으며
거짓되어 남에 의해 성립되었으며
≺나≻와 법은 모두가 없는 것이다

결과는 뭇 인연이 합해서 되었으니
인연을 떠나서는 딴 결과가 없다
이러한 합함과 그리고 결과는
여러 성인들 모두가 없는 줄 안다

의식은 모든 유위의 종자요
경계는 의식이 행할 바이니
경계에 ≺나≻ 없음을 볼 때에
모든 유위의 종자는 사라진다

7. 파유위상품(破有爲相品)7)

만일 본래 없었는데 생긴다면
먼저 없을 때는 왜 일어나지 않았는가
본래부터 있어서 생긴다면
나중의 존재[有]가 다시 생기리

결과가 원인과 어긋나면
먼저부터 없음이 이치에 맞지 않고
결과가 성립되면 원인은 쓸모없으니
먼저부터 있다 함이 맞지 않는다

지금에도 남[生]이 있지 않고
저 때에도 남이 있지 않다
지금도 저 때에도 남이 없으니
언제 남이 있겠는가

만일 제 성품에서 난다면
난다는 이치가 없을 것이요
남의 성품에서 난대로 그리하니
난다는 이치가 어찌 이뤄지랴

처음과 중간과 나중의 세 지위가
나기 전엔 결정코 이뤄지지 않으니
둘이라는 둘이 이미 없거늘
하나라는 하나가 어찌 있을 수 있으랴

남의 성품을 떠나서 오직
제 성품에서 만나는 것 아니요
남이나 함께 함에서 나는 것도 아니니
그러므로 난다 함은 결정코 없네

전후와 그리고 동시는
모두 말할 수 없나니
그러므로 남[生]과 병(甁)따위는
거짓일 뿐이요 진실이 아니다

옛이 새롬 앞에 있다면
먼저 난다 함이 이치에 안 맞고
옛이 새롬 뒤에 있다면
나중에 난다 함이 맞지 않는다

현재는 현재에 인해 일이나지 않고
과거 미래에 안함도 아니며
미래도 과거나 미래나
현재를 인해서 일어나지 않는다

만일 함께한다면 미래가 없고
멸했다면 가는 것이 아니리라
법의 본체와 형상이 이러하니
눈흘림 따위 비유가 헛되지 않다

남과 머무름과 사라짐의 셋 형상이
동시에 있다면 이뤄지지 않고
앞과 뒤에도 없거늘
어째서 있다고 집착하는가

만일 남 따위 모든 형상 밖에
따로이 남 따위 형상이 있다면
머무름과 사라짐이 남과 같거나
남과 머무름이 사라짐과 같으리

피동의 형상[所相]이 능동의 형상[能相]과 다르다면
어찌하여 본체가 항상치 않는가
다르지 않으므로 넷이 같을 것이요
아니면 모두가 있지 않음이리라

있음은 있음의 법을 내지 않고
있음이 없음의 법도 내지도 않으며
없음은 있음의 법을 내지 않고
없음이 없음의 법을 내지도 않는다

있음은 있음의 법을 이루지 못하고
있음은 없음의 법을 이루지도 않으며
없음은 있음의 법을 이루지 않고
없음은 없음의 법을 이루지도 않네

반만 나고 반은 나지 않으면
하나가 날 때의 본체가 아니요
혹은 아직 나지 않을 적에도
역시 날 때라 할 수 있으리라

날 때가 만일 결과라면
본체는 날 때가 아닐 것이요
날 때가 만일 자연이라면
날 때의 제 성품을 잃으리

이미 난 것이 나지 않은 것과 다르면
따로이 중간의 지위가 있으리
날 때가 두 지위와 다르면
의당 중간이 따로 있어야 하리라

만일 날 때를 버리고서야
이미 난 때를 얻는다면
이는 이 밖의 별다른
얻는 때를 볼 수 있으리라

만일 이미 난 지위에 이르른다면
반드시 날 때가 없을 것이요
이미 났는데 날 때가 있다면
어떻게 거기에서 일어났으랴

이미 난 지위에 이르지 않음을
날 때라고 주장한다면
어째서 병(甁)이 없다고는 않는가
나지 않기는 같기 때문이다

날 때의 작용이 있다하여
나지 않은 때를 추림이 아니며
본체가 원만치 못하다 하여
이미 난 지위를 구별함도 아니다

앞 지위엔 날 때가 없었음
뒷 지위에야 바야흐로 있다고 하면
겸하여 이미 난 지위를 이루나니
그러므로 이 지위는 없지 않다

있을 때를 이미 났다 하고
없을 때를 일어나기 전이라 하니
이런 있음과 없음을 제하고는
무엇을 날 때라 하겠는가

집착 있는 원인을 떠나서는
따로 이뤄진 결과가 없다 하면
옮겨 나기와 변하여 없어지는 일은
원칙적으로 성립되지 않아야 하리

8. 교계제자품(敎誡弟子品)8)

조그만한 인연 때문에
≺공≻을 ≺공≻ 아니라 여기니
앞의 여러 품의 교리에 따라
거듭 부정해 무찌르리라

말하는 이아 말한 바가 있으면
≺공≻의 이치는 없는 것이리니
모든 법이 인연으로 되었기에
세 가지 인은 있지 않는 것이다

≺공≻의 허물만을 말하여도
공하지 않음의 이치가 이뤄지면
공하지 않음의 허물을 밝혔으니
≺공≻의 이치가 먼저 성립됐으리

남의 종지를 부수려는 이는
먼저 자기의 정의를 세워라
어째서 남의 잘못만을 즐기어 말하면서
자기의 종지는 세우지 않는가

하나 따위의 집착을 부수기 위해
거짓으로 무찌름을 세워 종을 삼나니
그리하여 세 집착이 없어진 뒤엔
자기의 종지도 따라서 되지않네

병이 눈 앞에 보이는 것이라면
≺공≻의 원인은 공능이 없나니
다른 종의 눈 앞에 보이는 원인을
이 종에서는 허락지 않는 바이다

만일 공하지 않은 이치가 없다면
≺공≻의 이치가 어찌 이뤄지랴
그대가 ≺공≻을 세우지 않으니
공하지 음도 세우지 않아야 된다

없음의 종이 있다고 한다면
있음의 종도 성립되지만
없음의 종이 있지 않다면
있음의 종도 이뤄지지 않으리

모든 법이 모두가 공하다면
어떻게 불을 뜨거운 것이라 하리
이는 앞에서 이미 부정한 것 같이
불이나 뜨거움은 세속이요 참이 아니다

법이 진실로 있다고 하여
그를 막기 위해 ≺공≻이라 하면
네 가지 논리가 모두 참되리니
어떤 허물을 보고서 버리겠는가

모든 법이 아주 없다면
생사는 있지 않겠지만
부처님들이 언제 어디서
법이 결정코 없다고 집착하라 하셨다

만일 참됨이 있음과 없음을 떠났다
까닭에 세속으론 있다하랴
그대의 근본 종지도 역시 그렇거늘
질문을 퍼부은들 무엇하리요

모든 법이 모두 없다면
차별은 있지 않을 것이요
모든 법이 모두 있다고 하여도
차별은 역시 없으리라

법이 있음이 아니라 함으로써
있음의 원인을 무찌를 수 없다 하면
있음의 원인을 무찌르는 방법이 이미 밝혀졌거늘
그대의 종지는 왜 성립되지 않는가

무찌르는 원인을 얻기 쉽다고 한다면
이는 세속의 거짓말이니
그대는 어찌하여
진공(眞空)의 이치를 무찌르지 못하나

있음의 이름이 법의 있음을 나타낸다 하여
법이 실제로 없는 것 아니라면
없음의 이름은 법의 없음을 나타내므로
법은 진실로 있지 않으리

이름에 따라 법의 있음을 알고는
법은 없지 않은 것이라 하거니와
이름에 따라 법의 없음을 알았으며
법의 있지 않음을 믿어라

세간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모두가 거짓이어서 참이 아니니
세속의 말과 이름을 여의어야
참이어서 거짓 아니리라

모든 법이 없다고 비방하면
없음의 소견에 빠진다 하겠지만
허망한 집착만을 제거하거늘
어째서 없음에 빠진다 말하랴

있음이 참 있음이 아니기에
없음도 참 없음이 아니거니와
참 없음이 이미 없거늘
어찌 참 있음이 있으랴

원인이 있어 법의 공함을 증득한다면
법의 공함은 성립되지 않으리니
종지[宗]와 원인[因]이 다르지 않으므로
원인의 본체는 진실로 없는 것이다

≺공≻의 비유가 따로이 있으므로
모든 법이 공하지 않음에 견준다면
오직 속의 나[內我]가 까마귀 같이
검으리라는 비유만이 성립되리라

법의 본 성품이 공하다면
≺공≻에 어떤 공덕이 있다고 보랴
허망하게 분별하는 속박은
≺공≻의 소견을 증득해야 제거하리

법은 하나도 되고, 없음도 되며
참도 어기고 세속도 어기니
그러므로 있음과 같은가 다른가의
두 가지 모두를 말할 수 없다

있음과 없음이 모두 아니어서
갖가지 주장이 모두 적멸하니
거기서 힐난을 일으키려 하여도
끝끝내 입을 열지 못하게 되리라

성천(聖天)보살이 논을 다 짓고, 다시 삿됨을 무찌르는 뜻의 게송을 읊었다.

나는 삿된 무리를 비우는 불길에 서서
여래의 바른 교법의 소(蘇)를 부어 주고
겸하여 인명(因明)의 광대한 바람을 부치노니
뉘라서 불나방처럼 불길에 들으리
016_0568_b_01L廣百論本一卷聖天菩薩造三藏法師玄奘奉 詔譯破常品第一一切爲果生 所以無常性 故除佛無有如實號如來 無有時方物 有性非緣生故無時方物 有性而常住 非無因有性有因卽非常 故無因欲成 眞見說非有見所作無常 謂非作常住 旣見無常有應言常性無 愚夫妄分別 謂空等爲常智者依世閒 亦不見此義 非唯一有分遍滿一切分 故知一一分 各別有有分若法體實有 卷舒用可得 此定從他生故成所生果 若離所生果 無有能生因是故能生因 皆成所生果 諸法必變異方作餘生因 如是變異因 豈得名常住若本無今有 自然常爲因 旣許有自然因則爲妄立 云何依常性 而起於無常因果相不同 世所未曾見 若一分是因餘分非因者 卽應成種種 種種故非常在因微圓相 於果則非有 是故諸極微非遍體和合 於一極微處 旣不許有餘是故亦不應 許因果等量 微若有東方必有東方分 極微若有分 如何是極微要取前捨後 方得說爲行 此二若是無行者應非有 極微無初分 中後分亦無是則一切眼 皆所不能見 若因爲果壞是因卽非常 或許果與因 二體不同處不見有諸法 常而是有對 故極微是常諸佛未曾說 離縛所縛因 更無眞解脫生成用闕故 設有亦名無 究竟涅槃時無薀亦無我 不見涅槃者 依何有涅槃我時捨諸德 離愛有何思 若有我無思便用無所有 無餘有我種 則定能生思要無我無思 諸有乃無有 若離苦有我則定無涅槃 是故涅槃中 我等皆永滅寧在世閒求 非求於勝義 以世閒少有於勝義都無破我品第二內我實非男 非女非非二 但由無智故謂我爲丈夫 若諸大種中 無男女非二云何諸大種 有男等相生 汝我餘非我故我無定相 豈不於無常 妄分別爲我我卽同於身 生生有變易 故離身有我常住理不然 若法無觸對 則無有動搖是故身作業 非命者能造 我常非所害豈煩修護因 誰恐食金剛 執杖防衆蠹若有宿生念 便謂我爲常 旣見昔時痕身亦應常住 若我與思合 轉成思念者思亦應非思 故我非常住 我與樂等合種種如樂等 我如樂等故 非一亦非常若謂我思常 緣助成邪執 如言火常住則不緣薪等 如至滅動物 作用彼無有故有我無思 其理不成就 餘方起思界別處見於思 如鐵鋌鎔銷 我體應變壞思如意量小 我似虛空大 唯應觀自相則不見於思 我德若周遍 何爲他不受能障旣言通 不應唯障一 若德竝悲思何能造一切 彼應與狂亂 俱癡無所成若德能善解 造舍等諸物 而不知受用非理寧過此 有動作無常 虛通無動作無用同無性 何不欣無我 或觀我周遍或見量同身 或執如極微 智者達非有常法非可惱 何捨惱解脫 是故計我常證解脫非理 我若實有性 不應讚離我定知眞實者 趣解脫應虛 解脫中若無前亦應非有 無雜時所見 彼眞性應知若無常皆斷 草等何不然 此理設爲眞無明亦非有 現見色等行 從緣生住滅故知汝執我 雖有而無有 如緣成芽等緣成種等生 故無常諸法 皆無常所起以法從緣生 故體而無斷 以法從緣滅故體亦非常破時品第三甁等在未來 卽非有過現 未來過現有便是未來無 未來若已謝 而有未來體此則恒未來 云何成過現 法若在未來現有未來相 應卽爲現在 如何名未來去來如現有 取果用何無 若體恒非無何爲不常住 過去若過去 如何成過去過去不過去 如何成過去 未來若有生如何非現在 未來若無生 如何非常住若未來無生 壞故非常者 過去旣無壞何不謂爲常 現在世無常 非由過去等除斯二所趣 更無有第三 若後生諸行先已有定體 說有定性人 應非是邪執若法因緣生 卽非先有體 先有而生者生已復應生 若見去來有 如何不見無旣見有去來 應不說爲遠 未作法若有修戒等唐捐 若少有所爲 果則非先有諸行旣無常 果則非恒有 若有初有後世共許非常 應非勤解脫 解脫無去來或許有去來 貪應離貪者 若執果先有造宮舍嚴具 柱等則唐捐 果先無亦爾諸法有轉變 慧者未曾有 唯除無智人妄分別爲有 無常何有住 住無有何體初若有住者 後應無變衰 譬如無一識能了於二義 如是無一義 二識所能知時若有餘住 住則不成時 時若餘住無後滅應非有 法與無常異 法則非無常法與無常一 法應非有住 無常初旣劣住力定應强 此二復何緣 後見成顚倒若遍諸法體 無常力初劣 應都無有住或一切皆常 無常若恒有 住相應常無或彼法先常 後乃非常住 若法無常俱而言有住者 無常相應妄 或住相應虛無所見見無 迴心緣妄境 是故唯虛假有憶念名生破見品第四稟和希勝慧 是法器應知 異此有師資無因獲勝利 說有及有因 淨與淨方便世閒自不了 過豈在牟尼 捨諸有涅槃邪宗所共許 眞空破一切 如何彼不欣不知捨證因 無由能捨證 是故牟尼說淸涼餘定無 若於佛所說 深事以生疑可依無相空 而生決定信 觀現尚有妄知後定爲虛 諸依彼法行 被誑終無已智者自涅槃 是能作難作 愚夫逢善導而無隨趣心 不知無怖畏 遍知亦復然定由少分知 而生於怖畏 生死順流法愚夫常習行 未曾修逆流 是故生怖畏諸有愚癡人 障他眞實見 無由生善趣如何證涅槃 寧毀犯尸羅 不損壞正見尸羅生善趣 正見得涅槃 寧彼起我執非空無我見 後兼向惡趣 初唯背涅槃空無我妙理 諸佛眞境界 能怖衆惡見涅槃不二門 愚聞空法名 皆生大怖畏如見大力者 怯劣悉奔逃 諸佛雖無心說摧他論法 而他論自壞 如野火焚薪諸有悟正法 定不樂邪宗 爲餘出僞門故顯眞空義 若知佛所說 眞空無我理隨順不生欣 乖違無厭怖 見諸外道衆爲多無義因 樂正法有情 誰不深悲愍婆羅門離繫 如來三所宗 耳眼意能知故佛法深細 婆羅門所宗 多令行誑詐離繫外道法 多分順愚癡 恭敬婆羅門爲誦諸明故 愍念離繫者 由自苦其身如苦業所感 非眞解脫因 勝身業所生亦非證解脫 略言佛所說 具二別餘宗不害生人天 觀空證解脫 世人耽自宗如愛本生地 正法能摧滅 邪黨不生欣有智求勝德 應信受眞宗 正法如日輪有目因能見破根境品第五於甁諸分中 可見唯是色 言甁全可見如何能悟眞 諸有勝慧人 隨前所說義於香味及觸 一切類應遮 若唯見甁色卽言見甁者 旣不見香等 應名不見甁有障㝵諸色 體非全可見 彼分及中閒由此分所隔 極微分有無 應審諦思察引不成爲證 義終不可成 一切有㝵法皆衆分所成 言說字亦然 故非根所取離顯色有形 云何取形色 卽顯取形色何故不由身 離色有色因 應非眼所見二法體旣異 如何不別觀 身覺於堅等共立地等名 故唯於觸中 說地等差別甁所見生時 不見有異德 體生如所見故實性都無 眼等皆大造 何眼見非餘故業果難思 牟尼眞實說 智緣未有故智非在見先 居後智唐捐 同時見無用眼若行至境 色遠見應遲 何不亦分明照極遠近色 若見已方行 行卽爲無用若不見而往 定欲見應無 若不往而觀應見一切色 眼旣無行動 無遠亦無障諸法體相用 前後定應同 如何此眼根不見於眼性 眼中無色識 識中無色眼色內二俱無 何能合見色 所聞若能表何不成非音 聲若非能詮 何故緣生解聲若至耳聞 如何了聲本 聲無頓說理如何全可知 乃至非所聞 應非是聲性先無而後有 理定不相應 心若離諸根去亦應無用 設如是命者 應常無有心令心妄取塵 依先見如焰 妄立諸法義是想薀應知 眼色等爲緣 如幻生諸識若執爲實有 幻喩不應成 世閒諸所有無不皆難測 根境理同然 智者何驚異諸法如火輪 變化夢幻事 水月彗星響陽焰及浮雲破邊執品第六諸法若實有 應不依他成 旣必依他成定知非實有 非卽色有甁 非離色有甁非依甁有色 非有甁依色 若見二相異謂離甁有同 二相旣有殊 應離甁有異若一不名甁 甁應不名一 甁一曾無合甁應無一名 若色遍於實 色應得大名敵論若非他 應申自宗義 有數等能相顯所相不成 除此更無因 故諸法非有離別相無甁 故甁體非一 一一非甁故甁體亦非多 非無有觸體 與有觸體合故色等諸法 不可合爲甁 色是甁一分故色體非甁 有分旣爲無 一分如何有一切色等性 色等相無差 唯一類是甁餘非有何理 若色異味等 不異於甁等甁等卽味等 色何卽甁等 甁等旣無因體應不成果 故若異色等 甁等定爲無甁等因若有 可爲甁等因 甁等因旣無如何生甁等 色等和合時 終不成香等故和合一體 應如甁等無 如離於色等甁體實爲無 色體亦應然 離風等非有煖卽是火性 非煖如何燒 故薪體爲無離此火非有 餘煖雜故成 如何不成火若餘不成煖 由火法應無 若火微無薪應離薪有火 火微有薪者 應無火極微審觀諸法時 無一體實有 一體旣非有多體亦應無 若法更無餘 汝謂爲一體諸法皆三性 故一體爲無 有非有俱非一非一雙泯 隨次應配屬 智者達非眞於相續假法 惡見諸眞常 積集假法中邪執言實有 諸法衆緣成 性羸無自在虛假依他立 故我法皆無 果衆緣合成離緣無別果 如是合與果 諸聖達皆無識爲諸有種 境是識所行 見境無我時諸有種皆滅破有爲相品第七若本無而生 先無何不起 本有而生者後有復應生 果若能違因 先無不應理果立因無用 先有亦不成 此時非有生彼時亦無生 此彼時無生 何時當有生如生於自性 生義旣爲無 於他性亦然生義何成有 初中後三位 生前定不成二一旣爲無 一一如何有 非離於他性唯從自性生 非從他及俱 故生定非有前後及同時 二俱不可說 故生與甁等唯假有非眞 舊若在新前 前生不應理舊若居新後 後生理不成 現非因現起亦非因去來 未來亦不因 去來今世起若具卽無來 旣滅應非往 法體相如是幻等喩非虛 生住滅三相 同時有不成前後亦爲無 如何執爲有 若生等諸相復有別生等 應住滅如生 或生住如滅所相異能相 何爲體非常 不異四應同或復全非有 有不生有法 有不生無法無不生有法 無不生無法 有不成有法有不成無法 無不成有法 無不成無法半生半未生 非一生時體 或以未生位應亦是生時 生時若是果 體卽非生時生時若自然 應失生時性 已生異未生別有中閒位 生時異二位 應別有中閒若謂生時捨 方得已生時 是則應有餘得時而可見 若至已生位 理必無生時已生有生時 云何從彼起 未至已生位若立爲生時 何不謂無甁 未生無別故非生時有用 能簡未生時 亦非體未圓別於已生位 前位生時無 後位方言有兼成已生位 故此位非無 有時名已生無時名未起 除茲有無位 誰復謂生時諸有執離因 無別所成果 轉生及轉滅理皆不可成教誡弟子品第八由少因緣故 疑空謂不空 依前諸品中理教應重遣 能所說若有 空理則爲無諸法假緣成 故三事非有 若唯說空過不空義卽成 不空過已明 空義應先立諸欲壞他宗 必應成己義 何樂談他失而無立己宗 爲破一等執 假立遣爲宗他三執旣除 自宗隨不立 許執爲現見空因非有能 餘宗現見因 此宗非所許若無不空理 空理如何成 汝旣不立空不空應不立 若許有無宗 有宗方可立無宗若非有 有宗應不成 若諸法皆空如何火名煖 此如前具遣 火煖俗非眞若謂法實有 遮彼說爲空 應四論皆眞見何過而捨 若諸法都無 生死應非有諸佛何曾許 執法定爲無 若眞離有無何緣言俗有 汝本宗亦爾 致難復何爲諸法若都無 差別應非有 執諸法皆有差別亦應無 若謂法非有 無能破有因破有因已明 汝宗何不立 說破因易得是世俗虛言 汝何緣不能 遮破眞空義有名詮法有 謂法實非無 無名表法無法實應非有 由名解法有 遂謂法非無因名知法無 應信法非有 諸世閒可說皆是假非眞 離世俗名言 乃是眞非假謗諸法爲無 可墜於無見 唯蠲諸妄執如何說墮無 有非眞有故 無亦非眞無旣無有眞無 何有於眞有 有因證法空法空應不立 宗因無異故 因體實爲無謂空喩別有 例諸法非空 唯有喩應成內我同烏黑 若法本性空 見空有何德虛妄分別縛 證空見能除 法成一成無違眞亦違俗 故與有一異 二俱不可言有非有俱非 諸宗皆寂滅 於中欲興難畢竟不能申聖天菩薩造論旣周重敍摧邪復說頌曰我在爲燎邪宗火 沃以如來正教酥又扇因明廣大風 誰敢如蛾投猛焰廣百論本一卷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외도들의 항상하다는 주장을 전적으로 부정하여 무찌름으로써 외도뿐 아니라 소승의 일부인 유부(有部)의 허공무위(虛空無爲)까지 부정한 품이다.
  2. 2)위에서 온갖 법이 항상하다는 주장을 통털어 무찌르고, 여기서는 ≺나≻의 존재가 항상하리라는 주장을 따로이 부정하여 무찌른다.
  3. 3)과거ㆍ미래ㆍ현재 등의 시간이 실제로 있다는 주장을 부정해서 무찌른다.
  4. 4)멀고 가까운 곳에 있는 온갖 사물이 실제로 존재한 다는 뒤바뀐 소견을 부정하여 무찌름.
  5. 5)알음알이의 의지가 되는 근(根=감관)과 그의 대상이 되는 경(境=환경)을 모두 부정하여 무찌름.
  6. 6)변집(邊執)은 있다는 집착과 없다는 집착이니, 위에서 몸과 환경이 실제로 있다는 소견을 무찌르고 이에서 다시 잘못된 이론을 배제하기 위해 변집을 부정하여 무찌른다.
  7. 7)유위의 형상을 통털어 무찌르는 것이니 유위의 형상이란 남[生]ㆍ머무름[住]ㆍ멸함[滅]이다.
  8. 8)제자들에게 훈계를 준다는 뜻이니, 앞 7품에서 외도의 잘못된 소견을 무찌르고, 이제 논주(論主) 자신의 주관을 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