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大般涅槃經卷下

ABC_IT_K0652_T_003
019_0173_a_01L대반열반경 하권
019_0173_a_01L大般涅槃經卷下

동진 평양사문 석법현 한역
최민자 번역
019_0173_a_02L東晉平陽沙門釋法顯譯

“그때 설산(雪山)에 8만 4천의 흰 코끼리가 있었는데 날마다 와서 왕의 전각 앞에 줄지어 서 있었다.
그때 왕은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이 많은 흰 코끼리가 항상 내가 있는 곳으로 올 때마다 길을 지나면서 중생들을 밟겠구나.’
곧 군사를 담당하는 신하에게 칙명을 내렸다.
‘지금부터 이 코끼리들이 날마다 내가 있는 곳으로 오지 않아도 되니 1 천세(歲)가 지나야 한 번 오도록 하고, 다만 4만 2천으로 충분하니 8만 4천을 다 채울 필요는 없다.’
019_0173_a_03L爾時雪山有八萬四千白象日日來列王殿前王心念此諸白象恒來我所經由道路踐踖衆生卽便勅語主兵臣言自今已後不須此象日來我所經一千歲可令一來但令四萬二千便足不必其滿八萬四千
이름이 선현(善賢)인 왕의 옥녀보(玉女寶)는 다른 부인과 채녀 8만 4천 명과 함께 정실(靜室)에서 좌선하고 사유하다가 4만 세가 지나 서로에게 말하였다.
‘우리들이 이곳에서 좌선하고 사유하느라고 4만 세가 지나도록 대왕을 뵙지 못했으니 이제 예배하고 문안해야 마땅합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곧 서로 따르며 왕이 있는 곳으로 가니, 다른 궁인(宮人)이 먼저 들어가서 왕(王)에게 아뢰었다.
‘선현이 지금 8만 4천의 여인과 함께 와서 대왕께 문안 올립니다.’
그때 왕은 이 말을 듣고 곧 설법전으로 가서 사자좌에 올랐다.
019_0173_a_09L玉女寶名曰善賢與餘夫人及以婇女八萬四千人於靜室中坐禪思惟經四萬歲共相謂言我等在此坐禪思惟經四萬歲不見大王今者宜應禮拜問訊作此言已卽便相隨到於王所其餘宮人入白王言善賢今與八萬四千女人來問訊王時王聞已卽便往於說法殿上昇師子座
019_0173_b_01L조금 후에 선현 등이 이르자 왕은 곧 앞으로 오라고 불렀다.
그때 선현 등이 서로 따르며 앞으로 나와 왕이 있는 곳에 이르러 왕의 발에 두면례를 올리고, 차례대로 앉아 이렇게 말하였다.
‘저희들이 함께 정실에서 좌선하고 사유하느라고 4만 세가 지나도록 오랫동안 대왕을 뵙지 못했기 때문에 일부러 와서 문안 드립니다. 말씀 드릴 것이 있으니, 바라건대 허락해 주십시오.’
왕이 곧 대답하였다.
‘좋다, 뜻대로 하여라.’
선현이 곧 왕에게 아뢰었다.
‘이 염부제ㆍ서구야니(西瞿耶尼)ㆍ복울단월(北鬱單越)ㆍ동불바제(東弗婆提) 등 사방의 백성들이 매우 많으며, 부유하고 안락하고 편안하며, 모두 십선을 행하니 이 모든 것이 대왕의 덕화(德化)의 힘입니다.
019_0173_a_17L俄爾之頃善賢等至王卽喚前善賢等相隨而進到於王所頭面禮足次第而坐卽作是言我等共在靜室之中坐禪思惟經四萬歲不見王久故來問訊欲有所說唯願聽許王卽答言善哉隨意善賢卽便而白王言此閻浮提西瞿耶尼北鬱單越東弗婆提四方人民極爲熾盛富樂安隱皆行十善竝是大王德化力也
이 염부제에는 구시바제(鳩尸婆帝)성과 같은 것이 그 수가 모두 8만 4천이 있는데, 이 모든 성에 있는 국왕ㆍ대신ㆍ백성ㆍ바라문들이 모두 이곳으로 와서 대왕을 뵈오려고 합니다. 그러나 대왕께서 좌선하고 계시기 때문에 여러 해가 지나도록 와서 조회하고 배알하려는 이들이 모두 뵙지 못하니 마치 효자가 자애로운 아버지를 뵙지 못한 것과 같이 여깁니다.
또 사천하도 대왕께서 유람하시며 다니시는 것을 뵙지 못한 지가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바라건대 대왕께서는 적당한 때를 잘 고르시어 백성들을 어루만져 주십시오.
저희들 여인은 약하고 나라에 이익이 될 것이 없어서 오랫동안 좌선하면서 뜻을 편하게 하여도 상관없지만 대왕께서는 존귀하신 위치에서 나라 안팎을 도맡아 다스리시며 모든 백성들이 모두 다 우러러 받들지 않는 이가 없으니 어찌 저희 여인들이 수행하는 것과 같겠습니까?
019_0173_b_04L此閻浮提如鳩尸婆帝城者其數凡有八萬四此諸城等國王臣民及婆羅門悉來此欲見大王而王坐禪經多年來朝謁者皆不相見譬如孝子不見慈父又四天下不見大王遊歷甚唯願大王善將時宜撫接民人等女弱於國無益所以坐禪適意久大王處貴統攝內外一切人民莫不宗仰豈得如我女人所行
흰 코끼리ㆍ수레ㆍ말의 숫자가 각각 8만 4천이 있으니, 대왕께서는 마땅히 이것들을 타시고 노닐며 구경하셔야 합니다.
대왕께서는 옛날에 항상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가지가지 법을 말씀하시고, 10선법을 가르쳐 주시더니, 요즘에는 좌선하시느라고 이러한 일이 없어졌습니다.’
그때 선현은 이와 같은 일에 대하여 여러 가지로 왕에게 간하였다.
대선견왕이 이 말을 듣고 대답하였다.
‘너는 전부터 항상 좋은 일로 나에게 간하고 권하더니 지금 너의 말을 들으니 이 옛날의 뜻과 매우 어긋나는구나.’
019_0173_b_13L白象車其數各有八萬四千大王宜應乘之遊觀大王昔日恒爲一切說種種授以十善頃來坐禪斯事頓廢善賢以如此事種種諫王大善見王聞此語已而答之言汝於前後每以善事而諫勸我今聞汝言殊乖昔
019_0173_c_01L그때 선현은 왕의 이러한 타이름을 듣고 마음이 괴로워 눈물을 떨어뜨리며 속으로 생각하였다.
‘내가 옛날 대왕에게 간한 것은 바로 나의 소견이 옳은 것이요, 어리석지 않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인데 이에 다시 허물을 지었구나.’
곧 자리에서 일어나 왕의 발에 정례를 올리고 왕에게 아뢰었다.
‘지금 제가 어리석어 바른 이치를 알지 못하고 이에 이러한 일들을 대왕께 간하였습니다. 바라건대 대왕께서는 저의 참회를 받아 주십시오.’
019_0173_b_20L爾時善賢聞王此誨心生懊惱涕念言我向所以諫大王者正以所謂爲得中不圖乃復更生罪咎從座起頂禮王足而白王言今我愚癡不識正理乃以此事而用上諫願大王聽我懺悔
그때 대선견왕이 선현에게 대답하였다.
‘일체의 모든 행(行)은 모두 다 무상하여 은혜와 사랑으로 만난 것도 또한 다시 이별하게 마련이니, 이 4천하가 비록 이렇듯 번성하지만 나 또한 머지않아 반드시 버리게 될 것이다. 나는 옛날 8만 4천 세 동안 갓난아이였고, 8만 4천 세 동안 어린아이였으며, 8만 4천 세 동안 관정(灌頂)을 받아 태자(太子)로 있었고, 8만 4천 세 동안 관정을 받아 왕으로 있었으며, 그런 후에 전륜성왕이 되어 4천하를 다스리고 7보를 두루 갖추었으며, 8만 4천 세 동안 정사를 돌보고 백성을 다스렸으며, 8만 4천 세 동안 모든 백성들을 위하여 모든 법을 강설하였으며, 8만 4천 세 동안 좌선하고 사유하였다. 이렇게 하여 이미 58만 8천 세가 되었으니, 비록 다시 이와 같은 수명이 연장된다 하여도 마침내 없어짐에 돌아갈 것이다. 나는 지금 이미 늙어 죽을 때가 곧 다가올 것이다.
019_0173_c_02L爾時大善見王答善賢言一切諸行皆悉無常恩愛合會亦復別離此四天下雖爾熾盛亦不久當捨棄之我於往昔八萬四千歲而爲嬰兒八萬四千歲而爲童八萬四千歲爲灌頂太子八萬四千歲爲灌頂王然後得成轉輪聖王領四天下七寶具足八萬四千歲統理民務八萬四千歲爲諸人民講說諸法八萬四千歲坐禪思惟從爾已五十八萬八千歲雖復如此壽命延長會歸於盡我今已老死時將至
019_0174_a_01L옛날의 모든 왕들도 존귀하고 쾌락을 누릴 것이 나와 다름없었으나 역시 죽어 무상으로 돌아갔고, 구시바제성과 그 밖의 8만 4천의 큰 성들도 마침내 역시 마멸되어 없어질 것이니 여기에만 애착을 두고 방일한 마음을 기르지 말아야 한다. 내가 지금 이 존귀하고 수승함을 얻게 된 까닭은 모두 지난날에 선업을 쌓았기 때문이니, 지금은 모든 선근을 널리 심어서 내생의 인(因)을 만들어야 마땅할 것이다. 이런 까닭에 좌선하며 여러 해를 보낸 것이다.’
그때 선현 등이 왕의 이 말을 듣고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며 왕의 발에 정례를 올리고, 자기들이 머물던 곳으로 물러갔다.
이와 같은 일이 있은 후 오래지 않아 왕은 심한 병을 얻어 스스로 목숨이 다한 것을 알고 곧 태자를 세워 왕을 삼으려고 그 밖의 대신과 바라문ㆍ장자ㆍ거사들을 모아 놓고 사해(四海)의 물로 태자의 머리에 관정하였다.
그 일을 마친 후에 왕은 곧 목숨을 다하고 범천(梵天)에 올라 태어났다.
019_0173_c_13L古昔諸王尊貴快樂如我不異亦復遷謝歸於無常鳩尸婆帝城及餘八萬四千大城會亦磨滅不應於此獨生愛著長放逸心我今所以獲此尊皆由往昔積諸善業今者宜應廣植諸善造來生因是故坐禪經積年爾時善賢等聞王此言心大歡喜頂禮王足退還所住如是不久王得篤疾自知命盡卽立太子而以爲王集餘大臣及婆羅門長者居士以四海水灌太子頂事旣畢竟王卽命終上生梵天
아난아, 대선견왕이 4천하에서 왕 노릇을 하였으나 그가 머문 곳은 오직 염부제였고, 큰 성이 비록 8만 4천이 있었으나 그가 머문 곳은 오직 구시바제성이었으며, 설산에 8만 4천의 백상보(白象寶)가 있었으나 왕이 타던 것은 한 마리의 코끼리에 지나지 않았으며, 비록 8만 4천의 준마(駿馬)가 있었으나 왕이 타던 것은 한 필에 지나지 않았으며, 비록 8만 4천의 칠보 수레가 있었으나 왕이 항상 탄 것은 한 대의 수레에 지나지 않았으며, 비록 8만 4천의 부인이 있었으나 왕이 사랑한 여인은 오직 한 사람뿐이었으며, 아로새겨 꾸민 보배 전각이 비록 8만 4천이었으나 왕이 머문 곳은 한 방에 지나지 않았으니, 한 몸에 필요한 것으로 충분할 따름이요, 왕으로서 천하[四方]을 다스리는 것에 힘쓰고 염려하며, 만물을 위한 일에 마음이 매여 있어도 정신만 피로할 뿐 몸에는 이익이 없었다.
019_0174_a_02L阿難大善見王王四天下而其所居唯閻浮提大城雖有八萬四千而其所處唯鳩尸婆帝雪山之中有八萬四千白象之寶而王所乘不過一象雖有八萬四千駿馬而王所騎不過一疋雖有八萬四千七寶之車而王常駕不過一乘雖有八萬四千夫人王之所愛唯在一人雕飾寶殿八萬四千王之所處不過一室身之所須飽足而已而王役慮四方纏心物務徒勞精神於身無益
019_0174_b_01L아난아, 대선견왕이 어찌 다른 사람이었겠느냐. 곧 나의 몸이었다.
내가 옛날에 이러한 존귀함을 얻어, 거처한 나라의 성이 이 곳에 있었고, 나는 이 성에서 전륜왕이 되어 헤어릴 수 없이 많은 것을 성취하여 셀 수 없이 많은 중생들에게 이익을 주었다.
지금 허공에 가득한 모든 천신들은 내가 옛날 왕이었을 때 선법으로 교화하여 성취시킨 이들이다. 그들이 오늘 다시 이 성에서 반열반하는 것을 보게 되었으니, 앞으로 그들은 반열반과(般涅槃果)를 얻게 될 것이다.
아난아, 이러한 인연이 있는데, 너는 어찌 이 구시나성이 변방이고 좁다고 말하느냐? 나는 지금 반드시 이 성에서 머물다가 반열반에 들겠다.”
여래께서 이 일을 말씀하실 때에 억 나유타(那由他)의 모든 천신과 사람들이 모든 법에 대하여 티끌을 멀리하고 번뇌를 벗어나 법안이 청정해졌다. 곧 다 같이 한 소리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옛날 한도 없고 끝도 없는 아승기겁에 모든 선법으로 저희들에게 이익을 주셨고, 지금 또 여기에서 반열반락(般涅槃樂)으로 저희들을 안립(安立)하도록 해 주셨습니다.”
곧 아름다운 꽃을 뿌리고, 또 하늘 음악을 연주하고 찬패를 불러 찬탄하며 여래께 공양하였다.
019_0174_a_12L阿難大善見王豈異人乎我身是也我於往昔獲此尊貴所居國城卽在於此我於此城作轉輪王不可稱數成就利益無量衆生今者諸天充滿虛空皆是我昔爲王之時以諸善法教化所成其於今日復在此城見般涅槃當令其獲般涅槃果阿難以是事故汝云何言此鳩尸那城爲邊狹耶今決定住於此城而般涅槃當於如來說此事時諸天及人億那由他諸法遠塵離垢得法眼淨卽共同聲而白佛言世尊往昔無量無邊阿僧祇劫以諸善法利益我等今又於此以般涅槃樂安立於我卽散名華幷作天樂歌唄讚嘆供養如來
그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기이한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이 구시나성에서는 과거에도 이러한 기이하고 특별한 일이 있었군요. 저는 이제부터 다시는 작다는 생각을 하지 않겠습니다.”
019_0174_b_04L爾時阿難而白佛言奇哉世尊此鳩尸那過去乃有斯奇特事我今不復生小心也
그때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구시나성으로 들어가 모든 역사(力士)9)들에게 ‘내가 오늘 후야분(後夜分:동틀 무렵)에 반열반에 들 것이니 모두들 와서 나를 만나도록 하라. 만약 의심 나는 것이 있으면 거리낌없이 물어, 내가 반열반에 들 때에 미처 만나지 보지 못하고 나중에 후회하거나 한탄하지 않도록 하라’고 전하여라.”
019_0174_b_07L爾時世尊告阿難言汝今可入鳩尸那城語諸力士道我今日於後夜分入般涅槃皆悉令來與我相見若有所疑恣意請問莫令於我般涅槃時不及相見後生悔恨
그때 아난은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정례를 올리고 몸을 가다듬어 위의를 갖추어 한 비구와 함께 성으로 들어갔다.
그때 구시나성의 여러 역사 등 남녀노소가 비로소 함께 모여 여래께서 곧 반열반에 드실 것이라고 말하고 의논하면서 각각 모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가려고 하였다. 때마침 아난을 보고 곧 물었다.
“저희들이 세존께서 두 그루 나무 사이에서 곧 반열반에 드신다는 말을 듣고 바로 함께 말하면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려고 하였습니다.”
이에 아난은 여래께서 분부하신 말씀을 모든 역사들에게 갖추어 말하였다.
역사들은 이 말을 듣고 나서 슬피 울부짖고 괴로워하며 기절할 듯 답답하여 땅에 쓰러져 작은 “아, 괴롭다. 세간의 눈이 사라지는구나. 우리들은 지금부터 무엇에 귀의해야 하나. 마치 어린아이가 자애로운 어머니를 잃은 듯 하구나. 지금부터 인간세상과 천상 세계는 더욱 줄어들고 삼악도취(三惡道趣)만 날로 더욱 늘어나겠구나.”
019_0174_b_12L爾時阿難聞佛言已垂泣懊惱頂禮佛足攝身威儀與一比丘俱共入城鳩尸那城力士等男女大小始共集聚論敍如來當般涅槃各各皆欲往詣佛所見阿難卽便問言我聞世尊在雙樹閒將般涅槃正共言論欲至佛所是阿難具以如來所勅之辭告諸力力士聞已悲號懊惱悶絕躄地共微聲而相謂言嗚呼苦哉世閒眼我等從今何所歸依猶如嬰兒失於慈母從今已去人天轉減三惡道趣日就增盛
019_0174_c_01L그들이 아난에게 말하였다.
“저희들과 권속이 지금 서로 함께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겠습니다.”
이때 아난이 돌아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성에 들어가 세존의 말씀을 널리 알렸더니 모든 역사들이 놀라 기절할 듯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지 않는 이가 없었습니다. 모두들 와서 세존을 우러러뵐 것입니다.”
모든 역사 등 남녀노소가 모두 서로 따라 눈물을 흘리며 울어 목이 메인 채 길을 따라왔다.
019_0174_c_01L白阿難言我等眷屬欲相隨往至佛所是時阿難還白佛以世尊語入城宣示諸力士衆莫不驚絕涕泣歔欷皆悉當來瞻奉世諸力士等男女大小一切相隨淚嗚咽緣路而進
이때 아난은 모든 역사들의 사람 수가 매우 많은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혼자 생각하였다.
‘만약 이 사람들이 하나하나 부처님께 예를 올리면, 끝날 때가 없을 것이다. 나는 이제 모든 집이 동시에 예를 올리도록 해야겠다.’
모든 역사들이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자, 아난이 곧 두루 일러 말하였다.
“그대들과 함께 온 대중이 적지 않아 만약 사람마다 한 사람씩 부처님께 예를 올린다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니 모든 사람이 동시에 예를 올리도록 하십시오.”
역사들은 그 뜻을 받들어 곧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한쪽으로 물러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수명이 1겁 또는 1겁은 못 되더라도 더 머무시면서 반열반에 들지 마시고, 모든 천신과 백성들에게 이익을 주십시오. 지금 모든 중생들은 혜안(慧眼)이 없습니다. 바라건대 세존께서 중생들 가르쳐 인도하여 주십시오.”
019_0174_c_06L是時阿難見諸力士人數甚多心自念言若此人衆一禮佛無有竟時我今當令家家一時禮諸力士衆至佛所已阿難卽便普語之言汝等來衆旣爲不少若人人禮佛不卒得竟今可家家一時禮力士奉旨卽便禮佛退住一面白佛言唯願世尊住壽一劫若減一不般涅槃利益一切諸天人民諸衆生無有慧眼唯願世尊爲作開
그때 여래께서 역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지금 나에게 이런 청을 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 하면 일체의 행(行)은 모두 다 무상하여 은혜와 사랑으로 만난 것은 반드시 이별하기 마련이니 설령 내가 세상에 1겁이 차도록 더 머문다 하여도 마침내 또한 곧 멸도할 것이다. 내가 말한 법을 기억하고 지키며, 독송하고 생각하여 잊지 않으면 이것이 곧 내가 세상에 있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모든 역사들은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소청을 이루지 못하여 마음으로 근심하고 슬피 울면서 괴로워하며 말없이 머물러 있었다.
019_0174_c_16L爾時如來告力士言汝今不應作此請我所以者何一切諸行皆悉無恩愛合會必歸別離設我住世滿一劫會亦當滅我所說法但當憶持誦念勿忘此則不異我在世也力士等聞佛此言不果所請心懷愁悲泣懊惱嘿然而住
019_0175_a_01L그때 구시나성에 한 외도가 있었는데 나이가 120살이고, 이름이 수발타라(須跋陁羅)였다.
그는 총명하고 지혜가 많아 4비다경(毘陁經:veda)을 외우고 모든 서적과 논서를 통달하지 않은 것이 없어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았다.
그는 여래께서 사라숲 두 그루 나무 사이에서 장차 반열반에 드실 것이라는 말을 듣고 혼자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내가 읽은 서적과 논서에서,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는 것을 만나기 매우 어려워 마치 우담발화가 때가 되어야 한 번 나타나는 것과 같다〉라고 하였는데, 지금 그 분께서 사라숲에 계시니, 내가 의심하는 것을 시험삼아 가서 물어 보아야겠다. 구담(瞿曇)께서 만일 내가 의심하는 것을 해결해 주신다면 그는 참으로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얻은 이일 것이다.’
019_0174_c_22L爾時鳩尸那城有一外道年百二十名須跋陁羅聰明多智誦四毘陁經一切書論無不通達爲一切人之所宗敬其聞如來在娑羅林雙樹之閒將般涅槃心自思惟我諸書論說佛出世極爲難遇如優曇鉢花時一現其今在於娑羅林中我有所疑往請問瞿曇若能決我疑者便是實得一切種智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숲 밖에서 아난을 만나 곧 그에게 말하였다.
“내가 읽은 서적과 논서에서,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시는 것을 만나기 매우 어려워 억천만 겁이 지난 때에야 나오시니, 마치 우담발화를 여러 번 볼 수 없는 것과 같다’고 하였소. 세상에 계시면서 교화하시는데 내가 한 번도 뵙지 못하였소. 지금 이 사라숲에서 곧 반열반에 드신다는 것을 듣고, 내가 의심하는 것이 있어 가서 여쭙고 싶소. 그대는 나를 위하여 세존께 ‘제가 지금 뵙고 싶다’고 말씀드려 주시오.”
019_0175_a_08L作此念已往到佛所於林外逢見阿難卽語之言我書論中說佛興世極難値遇億千萬劫時時乃出如優曇鉢華不可數睹在世教化我初不見今聞在此娑羅林中當般涅槃我有所疑欲往請問汝可爲我白世尊言道我今者欲希相見
그때 아난은 그의 이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세존께서 지금 4대(大)가 조화롭지 못하여 몸이 불편하신데다가 사람들을 오랫동안 접대하시어 이미 더 악화되었는데 만일 또 이 외도를 만나시면 반드시 논의가 있을 것이니 용태가 더욱 나빠질 것이다.’
곧 대답하였다.
“세존께서 지금 사대가 조화롭지 못하여 몸이 불편하시어 숲속에 누워 주무십니다. 몸이 몹시 괴롭고 편찮으시니, 그대는 지금 여래를 만나 뵙지 마십시오. 세존의 반열반에 드실 때에도 장애를 일으키지 마십시오.”
수발타라가 이렇게 세 번을 청했으나 아난도 또한 이렇게 세 번 대답하였다.
019_0175_a_14L爾時阿難聞其此語心自思惟世尊今者四大不和接對來久已自增惡若復與此外道相見必有言論容致損劇卽答之言世尊今者四大不和寢臥林中極苦身痛汝今不須見如來也莫臨世尊般涅槃時而作障礙須跋陁羅如是三請阿難亦復如是三答
019_0175_b_01L그때 세존께서 청정한 천이(天耳)로 수발타라가 아난에게 청하는 소리를 들으셨다. 또 그의 근기가 제도할 때임을 아시고, 곧 범음으로 아난에게 말씀하였다.
“너는 나의 마지막 제자를 방해하지 말고 수발타라를 앞으로 나오도록 허락하여라. 나는 그를 만나 보고 싶다. 이 사람은 소박하고 정직하며 총명하고 슬기로워 깨닫기 쉽다. 그런 까닭에 의심과 어려운 점을 해결하려고 온 것이지, 고의로 승부를 논하려고 온 것이 아니다.”
이에 아난은 곧 부처님의 지시를 받고 수발타라에게 말하였다.
“세존께서 지금 그대가 부처님 앞으로 나오는 것을 허락하셨습니다.”
수발타라는 부처님께서 앞으로 나오도록 허락하셨다는 말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며 기쁨을 억누르지 못하면서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사문 구담이야말로 반드시 일체종지를 얻으셨을 것이다.’
곧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서로 안부를 묻고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바라건대 허락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수발타라여, 그대가 묻고 싶은 것을 거리낌없이 물어라.”
019_0175_a_22L爾時世尊以淨天耳聞須跋陁羅請阿難聲又觀其根是可度時以梵音告阿難言汝莫於我最後弟子獨作留礙聽須跋陁羅前來我欲見之此人質直聰慧易悟所以求進欲決疑難非爲故來論勝負也於是阿難卽承佛教語須跋陁羅世尊今已勅聽汝前須跋陁羅聞佛許前喜踊躍不能自勝而心念言沙門瞿決定是得一切種智卽前佛所相問訊坐於一面而白佛言瞿曇有所問唯願聽許佛言善哉善哉跋陁羅恣汝所問
수발타라가 곧 부처님께 여쭈었다.
“지금 세간에 사문ㆍ바라문과 외도(外道) 여섯 명의 스승인 부란나가섭(富蘭那迦葉)ㆍ말가리구사리자(末伽梨拘賖梨子)ㆍ산사야비라지자(刪闍夜毗羅胝子)ㆍ아기다시사흠바라(阿耆多翅舍欽婆羅)ㆍ가라구타가전연(迦羅鳩馱迦旃延)ㆍ니건타야제자(尼揵陁若提子)들이 있는데 각각 스스로 말하기를, ‘이것이 일체지(一切智)이고 다른 것을 공부하는 이들은 사견(邪見)이다’라고 하며 그가 수행하는 것이 해탈에 이르는 길[解脫道]이고 다른 이들이 수행하는 것은 나고 죽는 인(因)이 된다고 하며 서로 시비를 일삼으니 어떻게 하여야 진실한지 허망한 것인지 알 수 있으며, 어떤 스승이 사문이라는 칭호를 얻을 수 있으며, 어떤 스승이라야 해탈의 인(因)이 됩니까?”
019_0175_b_11L須跋陁羅卽問佛今者世閒沙門婆羅門外道六師富蘭那迦葉末伽利拘賖梨子刪闍夜毘羅眂子阿耆多翅舍欽婆羅羅鳩馱迦旃延尼揵陁若提子等各自說是一切智以餘學者名爲邪言其所行是解脫道說他行者生死因互相是非云何而得知其虛何師應得沙門之稱何師定是解脫之因
019_0175_c_01L그때 여래께서 곧 대답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수발타라여, 나에게 이와 같은 뜻을 묻는구나.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그대를 위하여 말하겠다.
수발타라여, 모든 법 중에 만일 8성도법[八道法]이 있는 것을 보지 못하면 일사문(沙門)이라는 명칭도 없고, 두 사문과 세 사문ㆍ 네 사문도 또한 없음을 알아야 한다. 이미 사문이 없으니 또한 해탈도 없으며, 해탈이 이미 없으니 일체종지가 아니다.
수발타라여, 만일 모든 법 중에 8성도법이 있음을 (보면) 반드시 네 사문10)이라는 명칭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사문이라는 명칭이 있으면 곧 해탈이 있으며, 이미 해탈에 이르는 길이며 이것이 일체종지이다.
수발타라여, 오직 나의 법에만 8성도가 있고 네 사문이라는 명칭이 있으니, 이것이 해탈에 이르는 길이며 이것이 일체종지이다. 저 외도 부란나가섭 등 그들이 말한 법에는 8성도가 없고 사문이라는 명칭이 없으니, 이것은 해탈도 일체종지도 아니다. 만일 있다고 말한다면 이것은 반드시 헛되고 속이는 말이라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019_0175_b_20L爾時如來卽答之曰善哉須跋陁羅乃能問我如此之義聽諦聽吾爲汝說須跋陁羅諸法之中若不見有八聖道法當知無有一沙門名二及三四亦復不有旣無沙亦無解脫解脫旣無非一切種智須跋陁羅若諸法中有八聖道法知必有四沙門名有沙門名則有解旣有解脫是一切種智須跋陁羅唯我法中有八聖道有四沙門名解脫道是一切種智彼諸外道富蘭那迦葉等其說法中無八聖道無沙門名非是解脫及一切種智若言有當知必是虛誑之說
수발타라여, 모든 중생이 내가 말하는 것을 듣고 믿고 받아 지니며 사유하면 그 사람은 반드시 헛되이 들은 것이 아니어서 해탈을 얻을 것임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수발타라여, 내가 왕궁에 있으면서 출가하지 않았을 때에, 모든 세간이 모두 외도 6사(六師)에게 홀려 마음을 빼앗겨 처음부터 사문의 실체가 있는 것을 알지 못하였다.
수발타라여, 내가 나이 스물 아홉에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서른 여섯에 보리수 아래에서 8성도를 사유하고, 그 근원을 샅샅이 관하여[究竟]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고 일체종지를 증득하였다. 곧 바라나국(波羅㮈國)의 선인들이 머물던 곳인 녹야원(鹿野苑)으로 가서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 등 다섯 사람을 위하여 4제법(四諦法)의 법륜을 굴렸는데, 그들이 도적(道跡 : 道諦)을 증득하여 그때 비로소 사문이란 명칭이 세간에 나타나 중생들을 복되고 이롭게 하였다.
수발타라여, 나의 법은 해탈을 얻을 수 있으며 여래는 참으로 일체종지임을 알아야 한다.”
019_0175_c_10L須跋陁羅切衆生聞我所說信受思惟當知其人必不空聞要得解脫須跋陁羅在王宮未出家時一切世閒皆爲六師之所迷醉初未見有沙門之實跋陁羅我年二十有九出家學道十有六於菩提樹下思八聖道究竟源底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得一切種智卽往波羅柰國鹿野苑中仙人住處爲阿若憍陳如等五人轉四諦法輪其得道迹爾時始有沙門之出於世閒福利衆生須跋陁羅知我法能得解脫如來實是一切種智
019_0176_a_01L그때 수발타라는 여래께서 8성도를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마음속에 기쁨이 일어 온몸의 털이 곤두서며, 8성도의 뜻을 간절히 듣고 싶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저를 위하여 8성도의 뜻을 분별해 주십시오.”
이에 세존은 곧 그를 위해 분별하여 자세히 말씀하셨다.
수발타라는 부처님께서 8성도의 뜻을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심의(心意 : manas)가 밝게 열려 분명하고 크게 깨달아 모든 법에 대하여 티끌을 멀리하고 번뇌를 벗어나 법안이 청정해져서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 불법에 출가하고 싶습니다.”
이에 세존께서 곧 부르듯이 말씀하셨다.
“잘 왔다, 비구여.”
곧 수염과 머리카락이 저절로 잘라져 떨어지고 가사가 몸에 입혀져 곧 사문이 되었다.
세존께서 또 그를 위하여 4제를 자세히 말씀하시니, 그는 곧 번뇌를 끊고[漏盡] 아라한이 되었다.
019_0175_c_22L爾時須跋陁羅旣聞如來說八聖道心生歡喜擧身毛豎渴仰欲聞八聖道義而白佛言唯願世尊爲我分別八聖道義於是世尊卽便爲其分別廣說須跋陁羅旣聞佛說八聖道義心意開朗豁然大悟於諸法中遠塵離垢得法眼淨卽白佛言我今欲於佛法出家於是世尊卽便喚之善來比丘鬚髮自落袈裟著身卽成沙門世尊又爲廣說四諦卽獲漏盡成阿羅漢
019_0176_b_01L그때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알아야 한다. 내가 도량(道場)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고 제일 먼저 법을 말하여 아야교진여 등 다섯 사람을 제도하였고, 오늘 사라숲 속에서 열반에 들 때에 이르러 마지막으로 법을 말하여 수발타라를 제도하였다.
모든 천신과 사람들은 다시 내가 법을 말하는 것을 듣고 득도(得度)할 이가 없을 것이다.
만일 선근이 있으면 반드시 해탈을 얻을 것이니 앞으로도 모두 나의 제자가 되어 더욱 널리 전하고 서로 가르칠 것이다.
아난아, 수발타라는 비록 외도이지만 그의 선근이 성숙할 때가 되었음을 오직 여래가 있어야만 분별하여 알 수 있다.
내가 반열반에 든 후에 만일 어떤 외도가 나의 법에 출가하기를 바라면 너희들은 곧 승낙하지 말아야 한다. 먼저 넉 달 동안 경전을 독송하고 익히게 하여 그의 뜻과 성품이 허망한가 진실한가를 관찰하여, 만일 그의 행실이 순박하고 정직하며 부드러우며, 나의 법에 대하여 참으로 깊은 즐거움이 있는 것을 알게 되면 그러한 후에 비로소 그의 출가를 허락해 주어야 한다.
아난아, 그렇게 해야 하는 까닭은 너희들의 작은 지혜로는 중생의 근기를 분별할 수 없기 때문에 너희들이 먼저 그를 관찰하도록 한 것이다.”
019_0176_a_10L爾時世尊告阿難言汝今當知我於道場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最初說法度阿若憍陳如等五人今日在於娑羅林中臨般涅槃最後說法須跋陁羅諸天及人無復更應聞我說法而得度者若有善根應得解脫當來皆是我之弟子展轉相教阿難須跋陁羅雖是外道而其善根應成熟時唯有如來能分別知我般涅槃若有外道欲於我法求出家者等不應便聽許之先令四月誦習經觀其意性爲虛爲實若見其行質直柔軟於我法中實有深樂然後方可聽其出家阿難所以然者汝等小不能分別衆生之根是故令汝先觀之耳
그때 수발타라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아까 출가하기를 구했을 때 세존께서 만일 먼저 부처님 법에 대하여 40년 동안 경전을 읽고11) 외우게 한 후에 제가 출가하도록 허락해 주신다 하여도 저는 또한 할 수 있는데 하물며 넉 달이겠습니까?”
그때 세존께서 곧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렇다. 수발타라여, 내가 그대의 뜻을 관찰해 보니 나의 법을 은근하고도 목마르듯 우러러보고 있으니, 지금 하는 그 말이 헛되이 늘어 놓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때 수발타라가 부처님 앞으로 나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금 천상 세계와 인간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이[天人尊]께서 반열반에 드시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습니다. 저는 오늘 세존보다 먼저 반열반에 들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좋다.”
그때 수발타라는 곧 부처님 앞에서 화계삼매(火界三昧:agni-dhtu samdhi, 몸에서 화염을 발하는 선정)에 들어 반열반하였다.
019_0176_b_03L爾時須跋陁羅而白佛言於向者欲求出家世尊若令先於佛法四十年中讚誦經典然後聽我而出家者我亦能爾豈況四月爾時尊卽告之言如是如是須跋陁羅觀汝意於我法中慇懃渴仰今作此非爲虛設爾時湏跋陁羅前白佛我今不忍見天人尊入般涅槃於今日欲先世尊入般涅槃佛言須跋陁羅卽於佛前入火界三昧而般涅槃
그때 여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가 반열반에 드는 것을 보고 정법(正法)이 여기에서 영원히 끊어졌다고 여기지 말아라. 왜냐 하면 내가 옛날에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제정한 계율인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와 또 그밖에 말한 여러 가지 묘법(妙法 : 正法) 등 이것들이 곧 너희들의 큰 스승이니 마치 내가 세상에 있는 것과 같아 다름이 없다.
아난아, 내가 반열반에 든 후에 모든 비구들은 각각 서열에 따라 어른과 젊은이가 서로 공경하며 성(姓)을 부르지 말고 이름을 부를 것이며, 서로서로 살피고 보살펴서 대중 중에 대계(大戒)를 범하는 이가 없게 하며, 마땅히 남의 작은 허물을 엿보고 찾아내려 하지 말며, 차닉(車匿) 비구12)에게는 당연히 중한 벌을 주어야 한다.”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중한 벌을 주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중한 벌을 주는 것을 모든 비구들이 그와 함께 말하지 않는 것이다.”
이에 아난은 지시대로 받들어 행하였다.
019_0176_b_13L爾時如來告阿難言汝勿見我入般涅槃便謂正法於此永絕何以故昔爲諸比丘制戒波羅提木叉及餘所說種種妙法此卽便是汝等大師如我在世無有異也阿難我般涅槃諸比丘等各依次第大小相敬得呼姓皆喚名字互相伺察無令衆中有犯大戒不應 ((門*視)) 求覓他細過匿比丘應與重罰阿難問佛與何重佛言阿難與重罰者一切比丘勿與共語於是阿難如教奉行
019_0176_c_01L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이 지금 만일 의심하거나 어려운 것이 있으면 거리낌없이 물어, 내가 멸도한 후에 후회하고 한탄하면서, ‘여래께서 사라숲에 가까이 계셨는데도 내가 그때 가서 여쭈어 묻고 해결하지 않아 오늘날에 막히는 것이 있도록 하였다’라고 말하지 말아라.
내가 지금 비록 몸에 질병이 있으나 그대들을 위하여 의혹을 풀어주는 것을 감당할 수 있으니, 만일 내가 반열반에 든 후에 정법을 받들어 지키고 천신과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려고 하면 마땅히 지금 빨리 와서 의심을 해결해야 한다.”
세존께서 이렇게 세 번을 말씀하셨으나 모든 비구들은 잠자코 말없이 있으면서 의심을 해결하려는 이가 없었다.
그때 아난이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기이한 일입니다. 세존께서 이렇게 세 번을 말씀하셨는데도 이 대중 중에는 의심이 있는 이가 없나 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구나, 그렇구나. 아난아, 지금 이 대중 중에 5백 명의 비구는 아직 도를 얻지 못하였지만 내가 반열반에 든 후 미래 세상에 반드시 번뇌를 끊을 것이다. 너 또한 이 숫자에 들어간다.”
019_0176_c_01L爾時尊告諸比丘汝等今者若有疑難意請問莫我滅後生悔恨言如來近在娑羅林中我於爾時不往諮決令今日情有所滯我今雖復身體有猶堪爲汝等解釋疑惑若欲於我般涅槃後奉持正法利益天人今宜速來決所疑也世尊乃至如是三告諸比丘等嘿然無有求決疑者爾時阿難卽白佛言奇哉世尊如是三誨而此衆中無有疑者佛言如是如是阿難今此衆中五百比丘未得道者我般涅槃後未來世中當得盡漏亦當在此中數也
그때 세존께서 모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이 만일 나의 몸과 입과 뜻에 혹시 범한 일이 있는 것을 보았거든 그대들은 마땅히 나에게 말해야 한다.”
때에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눈물을 흘리고 괴로워하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래에게 어찌 몸과 입과 뜻에 미세한 허물인들 있겠습니까?”
019_0176_c_14L爾時世尊告諸比丘汝等若見我身意脫相犯觸汝當語我時諸比丘聞佛此語流淚懊惱而白佛言如來豈當有身口意微細過耶
이에 여래께서 곧 게송을 말씀하셨다.
019_0176_c_18L於是如來卽便說偈

모든 행(行)은 무상하니
이것이 생멸법(生滅法)이네.
생멸(生滅)조차 사라지고 나면
적멸(寂滅)이 즐거움이 되네.
019_0176_c_19L諸行無常
是生滅法
生滅滅已
寂滅爲樂
019_0177_a_01L
그때 여래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알아야 한다. 일체 모든 행(行)은 모두 다 무상하여 내가 지금 비록 금강의 몸이지만 역시 무상으로 변하는 것을 면하지 못하니, 나고 죽음의 되풀이가 참으로 두려워할 만하지 않은가. 그대들은 마땅히 부지런히 수행하고 정진하여 이러한 나고 죽음의 불구덩이를 벗어나기를 속히 구해야 한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가르침이다. 내가 반열반에 들어야 할 그 때가 벌써 되었구나.”
때에 모든 비구들과 그 밖의 천신과 사람들이 부처님의 이 가르침을 듣고 슬피 울부짖고 눈물을 흘리며 기절할 듯 답답하여 땅에 쓰러졌다.
여래께서 곧 모두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이렇게 슬퍼하지도 괴로워하지도 말아야 하니 모든 행(行)의 자성과 형상이 모두 다 이와 같다.”
이에 여래께서 곧 초선(初禪)에 드셨다가, 초선에서 나와 제2선(禪)에 드시고,제 2선에서 나와 제3선에 드시고, 제3선에서 나와 제4선에 드시고, 제4선에서 나와 공무변처정(空無邊處定)에 드시고, 공무변처정에서 나와 식무변처정(識無邊處定)에 드시고, 식무변처정에서 나와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에 드시고, 무소유처정에서 나와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에 드시고, 비상비비상처정에서 나와 멸진정(滅盡定)에 드셨다.
019_0176_c_21L爾時如來說此偈已告諸比丘汝等當知一切諸行皆悉無常我今雖是金剛之體亦復不免無常所遷生死之中極爲可畏汝等宜應勤行精進速求離此生死火坑此則是我最後教也我般涅槃其時已至諸比丘及餘天人聞佛此誨悲號涕泣悶絕躄地如來卽便普告之言汝等不應生此悲惱諸行性相皆悉如是於是如來卽入初禪出於初禪入第二禪出於二禪入第三禪出於三禪入第四禪出第四禪入於空處出於空處入於識處出於識處入無所有處無所有處入於非想非非想處出於非想非非想處入滅盡定
그때 아난은 여래께서 조용히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몸과 팔다리가 다시 움직이지 않으시는 것을 보고 곧 눈물을 흘리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세존께서 지금 이미 반열반에 드셨습니다.”
그때 아누루타(阿㝹樓䭾)가 아난에게 말하였다.
“여래께서 아직 반열반에 드시지 않았습니다. 조용히 말씀도 없으시고 몸이 움직이지 않는 까닭은 바로 멸진정에 드셨기 때문입니다.”
019_0177_a_13L爾時阿難旣見如來湛然不言身體肢節不復動搖卽便流淚而作是言世尊今已入般涅槃爾時阿㝹樓馱語阿難言如來卽時未般涅槃所以湛然身不動者正是入於滅盡定耳
그때 세존께서 멸진정에서 나와 다시 비상비비상처정에 드시고, 내지 차례대로 초선에 드셨다가, 다시 초선에서 나와 제2선에 드시고, 제2선에서 나와 제3선에 드시고, 제3선에서 나와 제4선에 드시고, 곧 이 경지에서 반열반에 드셨다.
019_0177_a_18L爾時世尊出滅盡定更還入於非想非非想處乃至次第入於初禪復出初禪入第二禪出於二禪入第三禪出於三禪入第四禪卽於此地入般涅槃
019_0177_b_01L그때 아누루타가 아난에게 말하였다.
“세존께서 이미 제4선의 경지에서 반열반에 드셨습니다.”
이에 아난과 사부대중은 아누루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나서 슬피 울부짖어 목이 메이고 기절할 듯 답답하여 땅에 쓰러졌다.
그 중에 혹 어떤 사람은 손을 들어 머리를 치기도 하고 가슴을 치며 크게 부르짖기도 하면서 서로들에게 말하였다.
‘세간의 눈이 사라지시는 것이 어찌 그리도 빠른가. 모든 중생들을 지금부터는 누가 인도할 것인가. 인간 세상과 천상 세계는 줄어들고 삼악도가 날로 늘어나겠구나.’
019_0177_a_22L爾時阿㝹樓馱語阿難言世尊已於第四禪地入般涅槃於是阿難及四部衆聞阿㝹樓馱作此言已悲號嗚咽絕躄地其中或有擧手拍頭搥胸大共相謂言世閒眼滅一何速哉切衆生從今已去誰爲導者人天方惡道日增
때에 허공의 천신ㆍ용 등 8부중이 줄줄 눈물을 흘리니, 마치 소나기가 내리는 것 같았다. 그들이 서로 말하였다.
“우리들은 지금부터 누구에게 귀의해야 할까. 마치 갓난아이가 자애로운 어머니를 잃은 것 같구나. 삼악도에 이르는 길은 날로 더욱 열리고, 해탈에 이르는 문은 크고 무거운 빗장이 걸리겠구나. 모든 중생은 괴로움의 바다[苦海]에 빠져 있게 되고, 또 병든 사람이 훌륭한 의원을 멀리하는 것 같고, 또 맹인이 이끌어 주는 길잡이를 잃은 것 같구나. 우리들이 위없는 법왕(法王)을 이미 떠나 보냈으니, 번뇌의 도적이 날마다 침범할 기회를 엿보겠구나.”
이러한 말을 외치고 나서 기절할 듯 답답하고 괴로워 스스로도 억누를 수 없었다.
019_0177_b_06L虛空中天龍八部泣滂沱猶如驟雨互相謂言我等從今誰爲歸依猶若嬰兒失於慈母惡道逕日就開闊解脫之門方巨重一切衆生沈淪苦海亦如病人遠於良醫又似盲者失所牽導我等旣去無上法王煩惱之賊日見侵逼此言已悶絕懊惱不能自禁
그때 구시나성의 모든 역사들은 모두 힘세고 건장하여 마치 향상(香象)과 같았는데 여래께서 반열반에 드신 것을 보고는 얼굴빛[神情]이 초췌하여 마치 병이 처음 발병하는 것 같았다.
019_0177_b_13L鳩尸那城諸力士衆皆悉勇健猶如香象旣見如來入般涅槃神情憔悴如病新起
이때에 때맞춰 대지가 진동하고 천고(天鼓)가 저절로 울리며 사해(四海)의 바닷물이 뒤집힐 듯 파도가 일고, 수미산이 저절로 기울 듯 흔들리고, 거센 바람이 미친 듯이 불어 숲속의 나무가 꺾어지고, 스산하고13) 삭막하여 초목이 말라 비틀어져 어지럽게 흩날리는 것이 평소와 달랐다.
019_0177_b_16L當於爾時大地震動天鼓自鳴四大海水波浪翻倒須彌山王自然傾搖狂風奮發林木摧折簫索枯悴駭異於常
그때 대범천왕(大梵天王)이 곧 게송을 말하였다.
爾時大梵天王卽說偈言

과거와 미래,
그리고 지금 현재에도
어떠한 중생도
무상에 돌아가지 않는 이가 없네.
019_0177_b_19L過去與未來
及以今現在
無有諸衆生
不歸無常者

천상 세계와 인간 세계에서 가장 존귀하신
여래의 금강과 견고한 몸도
무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면하지 못하셨거든
하물며 그 밖의 사람일까.
019_0177_b_21L如來天人尊
金剛身堅固
猶不免無常
而況於餘人

일체 모든 중생들은
그 몸을 아끼고 보존하려 애쓰며
향내 나는 꽃으로 넘칠 듯 향기를 풍기면서
곧 쇠약해져 죽게 될 줄 알지 못하네.
019_0177_b_22L一切諸衆生
愛惜保其身
薰餘以香華
不知當毀滅
019_0177_c_01L
여래께서는 금빛 몸에
훌륭한 상호(相好)로써 장엄하셨지만
마침내 모두 버리시고
반열반에 드시고 말았네.
019_0177_b_23L如來金色身
相好以莊嚴
會亦當棄捨
應入般涅槃

모든 번뇌 영원히 끊고
일체종지 이루셨으나
무상을 면하지 못하셨거든
하물며 그 밖의 번뇌에 묶인 이들이야.
019_0177_c_02L永斷諸煩惱
成一切種智
猶尚不得免
況餘結累者

그때 천제석(天帝釋)이 곧 게송을 말하였다.
019_0177_c_03L爾時天帝釋卽說偈言

일체 모든 행(行)의 자성은
진실로 생멸법이니
(지혜와 복덕) 둘 다 구족하신 가장 존귀한 이께서도
또한 진멸(盡滅)로 되돌아가셨네.
019_0177_c_04L一切諸行性
實是生滅法
兩足最勝尊
亦復歸於盡

맹렬하게 타오르는 3독(毒)의 불이
항상 모든 중생 태우는데
대비(大悲)의 구름이 사라졌으니
누가 비를 내려 그 불을 끌 수 있을까.
019_0177_c_06L三毒熾然火
恒燒諸衆生
無有大悲雲
誰能雨令滅

그때 아누루타가 곧 게송을 말하였다.
019_0177_c_07L爾時阿㝹樓馱卽說偈言

여래께서 오늘
모든 근(根)이 조그마한 움직임도 없이
마음과 뜻 법에 합하여
이 몸을 버리셨네.
019_0177_c_08L如來於今日
諸根不搖動
心意會諸法
而棄於此身

고요히 모든 생각 끊으시고
또한 모든 수(受)도 없으시니
마치 등불이 꺼지면 밝은 빛 사라지듯
여래의 멸도 또한 그러하네.
019_0177_c_10L恬然絕思慮
亦復無諸受
如燈盡光滅
如來滅亦然

그때 아난이 곧 게송을 하였다.
019_0177_c_11L爾時阿難卽說偈言

대지가 갑자기 진동하고
광풍이 사방에서 거세게 일어
바닷물이 뒤집힐 듯 파도가 출렁이고
수미보산(須彌寶山) 또한 흔들리네.
019_0177_c_12L大地忽震動
狂風四激起
海水波翻倒
須彌寶山搖

천신과 사람의 마음 저미듯 아파
흘리는 눈물 내리는 비와 같고
모두들 매우 두려워 내리는 비와 같고
사람 아닌 것에 잡혀 있는 것과 같네.
019_0177_c_14L天人心悲痛
泣淚猶如雨
皆悉大恐怖
如被非人執

부처님께서 반열반에 드시어
이러한 일 생겼네.
019_0177_c_15L由佛般涅槃
故有如此事

그때 대중 중에 도를 증득하지 못한 비구ㆍ사람ㆍ천신들은 여래께서 이미 반열반에 드신 것을 보고 마음이 괴로워 땅에 뒹굴고, 이미 도를 증득한 이들은 세간의 무상한 괴로움을 깊이 탄식하며 슬피 울부짖으며 눈물이 흘러 스스로도 억누를 수 없었다.
이때 아누루타가 모든 비구와 천신ㆍ사람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크게 근심하고 괴로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여래께서 전에 이미 그대들을 위하여 ‘모든 행(行)의 자성과 형상은 그 법이 모두 이와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어찌 아직까지 슬피 울기만 하십니까?”
019_0177_c_16L爾時衆中有未得道比丘人天旣見如來已般涅槃心生懊惱宛轉于地已得道者深歎世閒無常之苦悲號啼泣不能自勝是時阿㝹樓馱語諸比丘及以天人汝等不應生大憂惱如來前已爲汝等說諸行性相法皆如是云何猶故而悲泣耶
019_0178_a_01L그때 아난이 곧 사방의 먼 곳에서 온 대중들에게 두루 말하였다.
“여래께서 지금은 이미 반열반에 드셨습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은 아난의 말을 듣고 슬피 울부짖고 눈물을 흘리며 기절할 듯 답답하고 괴로워하면서 작은 소리로 아난에게 말하였다.
“지금 이 곳에는 사람들이 빈틈없이 가득하여 32유사나까지 모두 충만합니다. 바라건대 존자께서는 우리들이 각각 차례대로 앞에 나아가 여래를 친견하고, 마지막으로 우러러보며 예배하고 공양 올리도록 하여 주십시오.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는 것을 만나기 어려워 우담발화가 때가 되어야 나타나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 가까운 이곳에서 반열반에 드셨으니 바라건대 불쌍히 여기시어 저희들이 친견하도록 하여 주십시오.”
019_0177_c_23L爾時難卽便普語四遠來衆如來今已入般涅槃爾時衆人聞阿難言悲號啼泣悶絕懊惱而以微聲語阿難言此人衆極爲闐塞三十二喩闍那悉充滿唯願尊者各令我等次第得前親見如來最後瞻仰禮拜供養來出世難可値遇如優曇鉢華時時乃現今者親在此般涅槃願必哀愍令我得見
그때 아난은 여러 사람들의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는 것을 만나기 매우 어려우며, 마지막 공양을 올리는 것 또한 더욱 어렵다. 나는 지금 누구를 먼저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도록 해야 할까. 지금 모든 비구니와 우바이를 앞으로 나오도록 하여 부처님 몸에 공양 올리도록 해야 하는 것이 옳겠다. 그 까닭은 이들 여자들은 연약하여, 옛날14)부터 여래께서 계신 곳에 올 수 없었다. 이러한 인연으로 먼저 공양 올리도록 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곧 모든 비구니와 우바이들에게 모두 여래의 시신이 계신 곳에 나오도록 허락되었음을 큰 소리로 외쳤다.
모든 비구니와 셀 수 없이 많은 우바이들이 모두 함께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와서 여래께서 이미 반열반에 드신 것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울면서 괴로워하며 그 주위를 둘러싸고 예배하며 가지가지로 공양하였다.
019_0178_a_09L爾時阿難聞衆人言心自思惟如來出世極爲難値最後供養亦復甚難我今當令誰在於先供養佛者今者宜使諸比丘尼及優婆夷得在前來供養佛身所以然者斯等女弱普來之時不必得到如來之所以是因緣故宜在先作此念已卽便普唱諸比丘尼及優婆夷皆聽前於如來身所諸比丘尼及與無量優婆夷等俱到佛所旣見如來已般涅槃啼泣懊惱圍繞禮拜種種供養
019_0178_b_01L그때 나이가 백 살인 한 가난한 우바이가 있었는데, 모든 바라문ㆍ찰리(刹利)ㆍ장자ㆍ거사ㆍ역사(力士)의 부인과 딸들이 어른ㆍ아이ㆍ늙은이ㆍ젊은이들이 모두 미묘한 향과 꽃을 가지고 와서 가지가지로 공양하는 것을 보고 자기는 가난하여 (공양을 올리고 싶은) 소원을 혼자만 이루지 못하는 것을 슬퍼하면서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심을 만나기 매우 어려우며 마지막 공양을 올리기도 또 더욱 어려운데 지금 나는 가난하여 가진 것이 없어서 나 자신을 나타낼 것이 없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배나 더 비통하여 부처님의 발 앞에 이르러 마음이 크게 괴로워 흘린 눈물이 여래의 발에 떨어졌다.
‘제가 장래에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부처님 뵙기를 발원합니다’라고. 발원하였다. 모든 비구니와 우바이들은 공양을 마치고 나서 곧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019_0178_a_19L爾時有一貧窮優婆夷年一百歲見諸婆羅門幷及剎利長者居士力士妻女長幼大小以妙香華種種供養自傷貧乏獨絕此願心自思惟如來出世極爲難値最後供養復爲甚難而今窮罄無以自表作此念已倍增悲慟臨佛足上心大懊惱涕泣流連污如來足願我將來所生之處常得見佛諸比丘尼及優婆夷供養畢已卽還本處
그때 아난이 또 나머지 모든 사람들에게 두루 말하였다.
“모든 비구니와 우바이들이 공양을 이미 마쳤으니 여러분들이 앞으로 나와 차례대로 공양을 올리십시오.”
때에 모든 사람들이 차례대로 와서 부처님의 시신을 모신 곳에 이르러 여래께서 이미 반열반에 드신 것을 보고 울부짖고 눈물을 흘리면서 뒹굴며, 마음이 크게 슬프고 괴로워하면서 모든 공양거리로 공양을 올렸다.
그때 모든 역사들이 모두 다 모여 서로서로 말하였다.
“우리들이 지금 여래의 몸을 어떻게 다비[闍維]해야 할까. 세존께서 반열반에 드시려 할 때에 반드시 남기신 지시가 있을 것이다.”
곧 모두 함께 가서 아난에게 물었다.
“우리들이 지금 함께 여래의 몸을 다비하여 모시려고 하는데 그 법은 어떠합니까? 세존께서 지난번에15) 반열반에 드시려 할 때에 반드시 남기신 지시가 있으실 것이니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그때 아난이 역사들에게 말하였다.
“여래께서 지시를 남기신 다비하는 법은 전륜성왕과 같이하여 다름이 없도록 하라는 것입니다.”
아난은 곧 지난번에 부처님께서 지시하신 일을 갖추어 말하였다.
019_0178_b_06L爾時阿難又復普告諸餘人言諸比丘尼及優婆夷供養已畢汝等可前次第供養諸人衆以次而來到佛身所旣見如來已般涅槃號泣宛轉心大悲惱以諸供具而用供養爾時諸力士衆皆悉集聚共相謂言我等今者云何闍維如來之身世尊臨欲般涅槃時應有遺勅卽便共往問阿難言我等今者欲共闍維如來之身其法云何世尊臨可般涅槃時當有遺旨唯願見告爾時阿難語力士言如來遺勅闍維之法令與轉輪聖王等無有異阿難卽便具說佛向所勅之事
019_0178_c_01L모든 역사들은 아난의 말을 듣고 모두 함께 다비할 도구를 준비하였다. 먼저 보배 수레를 만들어 장식을 아로새겨 화려하게 장엄하고 여래의 몸을 보배 수레 위에 안치하여 모시고, 향을 사르고 꽃을 뿌리며 많은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와 게송으로 찬탄하되, 음악 속에서 괴로움[苦]ㆍ공함[空]ㆍ무상ㆍ무아(無我)ㆍ청정하지 않은 법[不淨法]을 말하였다.
때에 모든 역사들이 아난에게 말하였다.
“여래께서 지금 이미 반열반에 드셨는데 마지막으로 공양 올리는 일을 만나기 지극히 어려우니 저희들이 머물며 여래의 몸을 모시고 7일 낮, 7일 밤 동안 마음껏 공양을 올려 모든 천신과 사람들이 길이길이 안락을 얻도록 할 수 있기를 청합니다.”
아난은 곧 역사의 말을 듣고 아누루타에게 물었다.
아누루타가 아난에게 대답하였다.
“좋은 일입니다. 뜻을 따르도록 하십시오.”
아난은 그때 모든 역사들에게 말하였다.
“머물며 부처님의 시신을 모시고 7일 낮, 7일 밤 동안 마음껏 공양 올리는 것을 허락하겠습니다.”
019_0178_b_19L諸力士等聞阿難言皆共嚴辦闍維之具先造寶輿雕鏤莊麗以如來身置寶輿上燒香散華作衆伎樂歌頌讚歎於音樂中而說苦空無常無我不淨之法諸力士白阿難言如來今者旣般涅槃最後供養極爲難遇我等請留如來之身七日七夜恣意供養令諸天人長夜獲安阿難卽便以力士言問阿㝹樓馱㝹樓馱答阿難言善哉隨意阿難爾時告諸力士聽留佛身七日七夜恣意供養
때에 모든 역사는 아난의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크게 슬퍼하면서도 다행으로 여기고 곧 숲 속에서 가지가지로 공양을 올렸다.
만 7일이 되었을 때 모든 역사들은 새로 짠 깨끗한 무명과 고운 모직으로 여래의 몸을 감싼 후에 금관(金棺) 안에 모셨다. 그 금관 안에 우두전단향 가루와 미묘한 꽃을 뿌리고 곧 금관을 은관에 모시고, 또 은관을 구리관에 모시고, 또 구리관을 철관(鐵棺)에 모셨다. 또 철관을 보배 수레 위에 모시고 모든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와 찬패를 읊어 찬탄하고, 모든 천신들은 허공에서 만다라(曼陁羅)꽃ㆍ마하(摩訶)만다라꽃ㆍ만수사(曼殊沙)꽃ㆍ마하만수사 꽃을 뿌리고 아울러 하늘 음악을 연주하고 가지가지로 공양한 후에 차례로 모든 관을 덮었다.
019_0178_c_07L諸力士聞阿難言心大悲卽於林中種種供養滿七日已諸力士以新淨緜及以細㲲纏如來然後內以金棺之中其金棺內散以牛頭栴檀香屑及諸妙華卽以金棺內銀棺中又以銀棺內銅棺中以銅棺內鐵棺中又以鐵棺置寶輿作諸伎樂歌唄讚歎諸天於空曼陁羅花摩訶曼陁羅花曼殊沙花摩訶曼殊沙花幷作天樂種種供養然後次第下諸棺蓋
019_0179_a_01L때에 모든 역사들이 서로서로 말하였다.
“7일의 기한이 이제 이미 지났습니다. 우리들은 마땅히 여래의 관(棺)을 모시고, 성 주변을 두루 돌아 모든 백성들이 마음껏 공양 올리게 한 후에 성의 남쪽으로 가서 다비하여 모셔야 합니다.”
이 말을 하고 나서 곧 함께 온 힘을 다하여 여래의 관을 들었으나 들리지 않았다. 제각기 놀라 이상하게 여겼으나 무슨 까닭인지 몰라 아누루타에게 물었다.
“저희들 모든 사람들이 부처님 관을 모시고 성 주변을 두루 돌고 다시 남쪽 문으로 나아가 공양 올리고 다비하려고 온 힘을 다하여도 들 수 없으니 이것이 어떤 일의 조짐인지 알 수 없습니다. 바라건대 존자께서 저희들을 위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019_0178_c_17L力士等共相謂言七日之期今者已滿我等宜應舁如來棺周帀繞城令諸人民恣意供養然後往於城南闍維作此言已卽便共舁如來之棺盡其身力而不能起各共驚怪不知何故而以問於阿㝹樓馱我等諸人欲舁佛棺周帀繞城還趣南門供養闍維盡竭身力而不能擧不知此是何等事相唯願尊者爲我說之
때에 아누루타가 많은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그 까닭은 허공에 있는 모든 천신들이 부처님 관을 모시고 성 주변을 두루 돈 후에 북문으로 들어가서 성안에 머물기를 바라기 때문이니, 모든 천인(天人)들이 가지가지로 공양 올리도록 허락한 후에 동문으로 나가서 보관지제(寶冠支提)로 가서 다비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 모든 역사들이 이 말을 듣고 함께 서로 말하였다.
“모든 천신들의 뜻이 그렇다면 마땅히 순종하겠습니다.”
곧 부처님 관을 모시고 성 주변을 한 바퀴 돌고 북16) 문으로 들어가 성안에 머무르며, 모든 천신과 사람들이 마음껏 공양을 올리고, 미묘한 악기를 연주하고, 아뢰고 향을 사르고, 꽃을 뿌리며, 노래하고 찬패를 읊어 찬탄하도록 허락하였다.”
모든 천신들은 허공에서 만다라꽃ㆍ마하만다라꽃ㆍ만수사꽃을 비오듯 부리고, 또 하늘 음악을 연주하고 가지가지로 공양을 올렸다. 공양을 마치고 나서 곧 성의 동쪽 문으로 나와 보관지제로 갔다.
019_0179_a_03L阿㝹樓馱語衆人所以然者虛空諸天欲令佛棺周帀繞城從北門入住於城中聽諸天人種種供養然後應從東門而出於寶冠支提之所而闍維之彼諸力士聞此語已共相謂言諸天意爾應順從卽舁佛棺繞城一帀從北門住城之中聽諸天人恣意供養妙伎樂燒香散華歌唄讚歎諸天於雨曼陁羅花摩訶曼陁羅華曼殊沙花摩訶曼殊沙花幷作天樂種種供養供養訖已卽便從城東門而出往於寶冠支提之所
그곳에 이르러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와 천신ㆍ용 등 8부중은 마음이 막힌 듯 답답하고 목이 메일 정도로 슬퍼 스스로도 억누를 수 없었다.
곧 우두전단향과 여러 가지 향을 모아서 쌓아 향섶을 만들고, 향섶 위에 비단과 모직을 깔고, 큰 보배 휘장을 펼쳐 그 위를 덮고, 보배관을 마주 모시고 그 향섶 주위를 일곱 번 돌고 향을 사르고 꽃을 뿌리고, 온갖 악기를 연주하고 보배관을 향섶 위에 모시고 미묘한 향이 나는 향유를 그 주변까지 두루 부었다.
019_0179_a_15L旣到彼處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天龍八部感結悲哽不能自勝而便聚積牛頭栴檀及諸雜香又於 ((艹/積)) 敷舒繒㲲大寶帳以覆其上舁擧寶棺繞彼香 ((艹/積)) 周迴七帀燒香散花作衆伎樂以寶棺置香 ((艹/積)) 取妙香油周澆灑
019_0179_b_01L때에 사부대중과 모든 천신과 사람들은 그리움이 깊어 괴로워 스스로도 억누를 수 없었다. 곧 불을 가지고 아래에서부터 불을 붙였으나 불이 타려 하지 않았다. 이렇게 두번, 세번 태웠지만 역시 또 불이 붙지 않았다.
그때 모든 사람들은 그 까닭을 몰라 곧 이 일을 아누루타에게 물었다.
“향섶에 세 번이나 불을 붙였는데, 무엇 때문에 타지 않습니까?”
아누루타가 말하였다.
“그 까닭은 존자 마하가섭(摩訶迦葉)께서 탁차나기리국(鐸叉那耆利國)에 계시다가 여래께서 반열반에 드시려 한다는 말을 듣고 5백 명의 비구와 함께 그 나라에서 세존을 뵈려고 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여래께서 불이 타지 않도록 하시는 것입니다.”
그때 대중들은 이 말씀을 듣고 나서 기이하고 특별한 일이라고 깊이 감탄하였다.
019_0179_a_22L四部衆幷諸天人戀慕懊憹不能自勝卽便以火從下燒之火不肯然乃至再三亦復不然諸人衆不知所以卽以此事問阿㝹樓馱三燒 ((艹/積)) 何故不然阿㝹樓馱言所以然尊者摩訶迦葉在鐸叉那耆利國聞於如來欲般涅槃與五百比丘從彼國來欲見世尊是以如來不令火爾時大衆聞此語已深歎奇特
그때 마하가섭은 탁차나기리국에 있다가 여래께서 구시나성에서 반열반에 드시려 한다는 말을 멀리서 듣고 마음이 크게 슬프고 그리워하며, 5백 비구와 함께 길을 따라 오다가 성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몸이 아프고, 몹시 피로하여 길가에서 모든 비구들과 함께 나무 아래에 앉아 있다가, 어느 한 외도가 손에 만다라꽃을 들고 오는 것을 보았다. 가섭이 물었다.
“그대는 어느 곳에서 옵니까?”
외도가 대답하였다.
“저는 구시나성에서 오는 길입니다.”
가섭이 또 물었다.
“그대는 나의 스승이신 응공(應供) 정변지(正遍知)를 아십니까?”
그가 곧 대답하였다.
“당신의 큰 스승을 아는데, 구시나성 사라숲 속 두 그루 나무 사이에서 이미 반열반에 드시어 지금 7일이 지났습니다. 지금 바로 보관지제에서 다비하여 모시려고 천신과 사람들이 가득 모여 서로 다투어 공양을 올리고 있습니다. 때문에 저는 그 곳에서 이 하늘 꽃을 얻었습니다.”
019_0179_b_07L爾時摩訶迦葉在鐸叉那耆利國聞如來在鳩尸那城欲般涅槃心大悲戀與五百比丘緣路而來去城不身患疲極在於路邊與諸比丘坐於樹下見一外道手執曼陁羅華葉問言汝從何來答言我從鳩尸那城來迦葉又問汝知我師應正遍知其卽答言汝大師在鳩尸那城娑羅林中雙樹之間已般涅槃得今七日卽時正在寶冠支提將欲闍維天人充滿互競供養故我於彼得此天華
019_0179_c_01L그때 가섭은 이 말을 듣고 나서 슬피 울부짖어 목이 메이고, 모든 비구들은 기절할 듯 답답하여 땅에 쓰러져 작은 소리로 서로에게 말하였다.
“아, 괴롭다. 세간의 눈이 사라졌구나.”
이에 가섭이 그들을 위로하였다.
“그대들은 이렇게 괴로워하지 말아야 하니, 모든 행(行)의 자성과 형상이 모두 이와 같기 때문이다. 여래ㆍ천존(天尊)께서도 그것을 면하지 못하셨는데, 하물며 그 밖의 사람들이 벗어날 수 있겠는가. 마땅히 정진하여 세간의 괴로움을 벗어나기를 구해야 한다. 지금 빨리 출발하여 보관지제로 가서 예배하고 우러러 뵙도록 하세.”
그때 그 무리 중에 어떤 여남은 비구들은 늦게 출가하였는데, 어리석고 지혜가 없었다. 그들이 서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 금지하고 꾸짖어서 우리들이 마음대로 할 수 없었는데, 이미 반열반에 드셨는데 어찌 기쁘지 않은가.”
019_0179_b_19L爾時迦葉聞此言已悲號哽咽諸比丘衆悶絕躄地而以微聲共相謂言嗚呼苦哉世間眼滅於是迦葉而安慰之汝等不應作此苦憹諸行性相皆悉如是如來天尊猶尚不免況復餘人而得脫耶宜應精進求離世苦今可速起前於寶冠支提之所禮拜瞻仰爾時衆中有餘比丘晩暮出家愚癡無智共相謂言佛在世時禁呵我等不得縱意旣般涅槃何其快哉
이때 가섭은 모든 비구들과 함께 구시나성으로 가서 보관지제에 이르러 여래의 관이 향섶 위에 있는 것을 보고 슬피 울고 눈물을 흘리며 그 주위를 일곱 번 돌았다. 그리고 향섶 위에 올라 보배관이 있는 곳에 이르러 여래의 발이 있는 곳에서 목이 메이도록 울부짖으며 두면례를 올렸다.
그때 여래께서 보배관 속에서 두 발을 내 보이시니 가섭은 이것을 보고 배나 더 슬프고 놀랐다.
그때 모든 천신과 사람들은 이 기이하고 특별한 일을 보고 보기 드문 일이라고 감탄하면서 깊이 괴로워하고 그리워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때 가섭은 부처님의 발에 오점이 있는 것을 보고 곧 돌아보며 아난에게 물었다.
“여래의 발에 무슨 까닭으로 이런 것이 있소?”
019_0179_c_06L是時迦葉與諸比丘進鳩尸那到於寶冠支提之所見如來棺 ((艹/積)) 悲泣流淚圍繞七帀而登香 ((艹/積)) 至寶棺所在於足處號咷嗚咽面作禮爾時如來於寶棺內而出雙迦葉見此倍增悲驚諸天人旣睹奇特希有之事莫不嗟歎深生苦爾時迦葉見佛足上而有點污便迴顧問阿難言如來足上何緣有
아난이 대답하였다.
“여래께서 처음 반열반에 드셨을 때 사부대중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제가 그때 생각하기를, ‘만일 대중들을 동시에 나오도록 하면 여인들은 연약하여 아마도 앞으로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곧 모든 비구니와 우바이들이 먼저 여래께서 계신 곳으로 와서 예배 공양하도록 허락했습니다. 그때 나이가 100살인 어느 한 가난한 우바이가 모든 바라문과 찰리ㆍ장자ㆍ거사ㆍ역사의 아내와 딸들이 어른ㆍ아이ㆍ늙은이ㆍ젊은이들이 모두 미묘한 향과 꽃과 가지가지로 공양 올리는 것을 보고 자기는 가난하여 마음을 나타낼 수 없음을 슬퍼하였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배나 더 비통하여 부처님 발 앞에 이르러 마음이 크게 괴로워 눈물이 흘러 넘쳐 여래의 발을 더럽힌 것입니다.”
019_0179_c_15L阿難答言如來初可般涅槃時衆充滿我時思惟若令大衆同時進女人羸弱不必得前卽便先聽諸比丘尼及優婆夷到如來所禮拜供爾時有一貧窮優婆夷年一百歲見諸婆羅門及以剎利長者居士士妻女長幼大小以妙香華種種供自傷貧乏無以表心作此念已增悲慟臨佛足上心大懊憹涕泣流污如來足
019_0180_a_01L그때 가섭은 이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개탄하고 슬퍼하면서 아난이 진작 이런 오점을 남기는 것을 꾸짖어 못하게 하지 않은 것을 책망하였다.
곧 향과 꽃으로 부처님 관에 공양하고 예배하고 찬탄하는 것을 모두 마치고 나자 그때 두 발이 저절로 도로 들어갔다.
가섭이 곧 땅으로 내려오자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향섶 사면에서 저절로 불이 일어 7일을 지난 후에 보배관이 모두 녹았다.
그때 모든 천신들이 비를 내려 불이 꺼지도록 하자 모든 역사들이 사리를 수습하였는데 부처님의 몸을 감싼 천 장의 모직 중에 가장 안쪽의 한 장과 밖의 한 겹은 본래의 모습대로 타지 않고 사리를 싸고 있었다.
019_0180_a_01L爾時迦葉旣聞此語懷惆悵怪責阿難曾不呵止致此點卽以香華供養佛棺禮拜讚歎悉畢已於是雙足自然還入迦葉卽便還下於地以佛力故香 ((艹/積)) 自然面火起經歷七日寶棺融盡於時諸雨火令滅諸力士衆收取舍利千張㲲纏佛身者最裏一張及外一如本不然猶裹舍利
이 때가 되자 허공에 있는 모든 천신들은 많은 미묘한 꽃을 비오듯 내리고, 또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와 찬패를 읊어 찬탄하며 사리에 공양 올리고, 그때 그곳에 온 모든 대중과 역사들이 모두 각각 가지가지 공양을 올렸다. 모든 역사들은 곧 사리를 수습하여 황금 병에 담아 보배 수레 위에 모시고, 향을 사르며 꽃을 뿌리고 온갖 악기를 연주하였다. 다시 성 안으로 들어가 크고 높은 누각을 세워 사리를 누각 위에 모시고 군장을 갖춘 4병(兵)17)들이 방위하고 수호하게 하여 오직 비구ㆍ비구니만 들어가서 예배하고 가지가지로 공양 올리도록 하고 그 밖의 국왕과 바라문ㆍ장자ㆍ거사와 모든 백성들은 들어가지 못하게 하였다.
019_0180_a_09L當爾之時空諸天雨衆妙華幷作伎樂歌唄讚供養舍利諸來衆及以力士悉各設種種供養諸力士衆卽以金甖收取舍利置寶輿上燒香散華衆伎樂還歸入城起大高樓而以舍利置於樓上卽嚴四兵防衛守護聽比丘及比丘尼得入禮拜種種供其餘國王及婆羅門長者居士切人民皆不聽前
019_0180_b_01L그때 위제희(韋提希)의 아들 아사세왕(阿闍世王)은 역사들이 부처님의 사리를 수습하여 높은 누각에 모시고 군장을 갖춘 4병을 두어 방위하고 수호한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크게 슬프하고 괴로우면서도 또 모든 역사들에게 분노하여 곧 서신을 보내 역사들에게 말하였다.
“세존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 또한 나의 스승이기도 하셨는데 반열반에 드실 때에 가 뵙지 못한 것이 한이 되오. 나의 족성(族姓)은 세존과 같은 찰리인데 그대들은 지금 어찌하여 혼자만이 사리를 수습하여 높은 누각 위에 모시고 군장을 갖춘 4병을 두어 방위하고 수비하며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주지 않는가?
019_0180_a_18L爾時韋提希子阿闍世王聞彼力士收佛舍利置高樓上而嚴四兵防衛守護心大悲惱又復忿怒諸力士輩卽便遣信語力士言世尊在世亦是我師般涅槃時恨不臨見我之族姓及與世尊皆是剎利汝今云何獨收舍利置高樓上而嚴四兵防衛守護不分餘人
그대들이 곧 일부를 나누어 나에게 주시오. 나는 이 나라에 미묘한 투파를 세워 모든 공양을 올리고 싶소. 만일 허락한다면 영원히 두 나라가 좋은 사이로 지낼 것이고, 허락하지 않는다면 군사를 일으켜 그대들을 토벌하겠소.”
그 밖의 일곱 나라 왕과 비야리(毗耶離)의 모든 이차(離車)들이 사신을 보낸 법도 모두 이와 같았다.
그때 바라문ㆍ장자ㆍ거사들도 역시 각각 서신을 보내 역사들에게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또한 우리들의 스승이기도 합니다. 바라건대 불쌍히 여겨 사리를 나누어 주십시오.”
019_0180_b_03L汝便可以一分與我我欲於國起妙兜婆興諸供養若能見許永通國好不見許者興兵伐汝餘七國王及毘耶離諸離車等遣使之法皆亦如是婆羅門長者居士亦各遣信白力士言世尊亦是我等之師願能哀愍賜舍利分
때에 여러 나라의 사신들이 역사들이 있는 곳으로 와서 그들의 뜻을 갖추어 자세히 말하였다. 역사들은 그 말을 듣고 나서 마음이 매우 언짢아 모든 사신들에게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우리나라에 오셔서 반열반에 드셨으니 사리는 자연히 우리들의 것이 되어야 합니다. 당신들 나라에서 투파를 세워 장엄하고 공양 올리고 싶어하지만 이것은 불가능합니다. 이곳에 투파가 완성되면 거리낌없이 그대들의 뜻대로 이곳으로 함께 와서 공양 올리고 예배하십시오. 만일 군사를 일으키려 한다면 옛 일을 보건대 이 나라의 군사도 역시 대적하기에 충분합니다.”
때에 저 모든 사신들은 각각 본국으로 돌아가 사람마다 그들의 왕에게 그와 같은 일을 말하였다.
모든 왕들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더욱 분노하여 각각 4병의 군장을 완비하고 그 나라로 가서 공격하여 정벌하려고 하였다.
때에 모든 역사들도 또한 전투 채비를 갖추고 오는 적을 막으려 하였다.
019_0180_b_09L諸國使到力士所具宣王意力士聞已深懷不平答諸使言佛來我國而般涅槃舍利自然應屬我等欲於國界興造兜婆莊嚴供養此不可得若兜婆成恣汝等意快共來此供養禮拜若欲興兵而見向者此國軍衆亦足相擬諸使各歸本國人人向王說如此事諸王聞已益懷瞋忿各嚴四兵而往攻伐諸力士亦嚴戰具以擬來歒
019_0180_c_01L구시나성에 한 바라문이 있었는데, 이름은 도로나(徒盧那)이고,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삼보(三寶)를 깊이 믿었다. 그가 마음속으로 혼자 생각하였다.
‘저 여덟 나라의 왕과 모든 이차는 몸과 힘이 건장하고 군사들도 정예 부대이다. 또 역사들도 용맹하여 당하기 어려우니, 만약 서로 싸운다면 반드시 양쪽 다 온전하지 못할 것이다.’
곧 모든 역사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이 비록 용맹스럽고 날쌔고 과감하나 저 여덟 나라 왕이 한마음으로 힘을 합하면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 군진이 막강할 것입니다. 만일 전투가 일어나면 당연히 양쪽 다 온전할 수 없고, 칼날이 서로 어우러지면 반드시 서로에게 상해를 입힐 것입니다.
여래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 사람들에게 자비를 행하도록 가르치셨는데 오늘 서로 살륙하다니요?
그대들은 마땅히 사리를 아끼지 말고 여러 나라와 이차들에게 나누어 주어 각각 그 나라에 투파를 세우도록 하여 세존의 지난날 교훈에 걸맞도록 하고, 또 그대들도 널리 복과 이익을 얻도록 하십시오.”
모든 역사는 이 말을 듣고 나서 마음으로 깨달아 알게 되어 곧 대답하였다.
“그대가 하는 말이 참으로 이치에 합당하니 그대의 말을 따르겠습니다.”
019_0180_b_18L鳩尸那城中有一婆羅門名徒盧那聰明多智深信三寶心自思惟彼八國王及諸離車身力壯健軍衆精銳又且力士勇猛難當若交戰者必無兩全而卽便語諸力士言汝等雖復勇銳果敢彼八國王齊力同心人衆雲集軍陣猛盛若戰鬪者理無兩全鋒刃旣交必有傷害如來在世教人行慈而於今日忽相殺戮汝等不應悋惜舍利宜分諸國及離車等各於其界造立兜婆稱於世尊往昔之訓又使汝等普獲福利諸力士衆聞此語已心意解悟卽答之言汝之所說實得於理聽如汝言
그 바라문은 역사들이 모두 다 갑옷을 벗는 것을 보고 곧 성을 나가 모든 왕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들은 지금 법을 위한다면서 어찌하여 군사를 일으키셨습니까?”
모든 왕들이 대답하였다.
“우리들은 법을 위하여 멀리서 사리를 구하였는데 거절하고 나누어 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군사를 일으켜 함께 왔습니다.”
때에 바라문이 다시 왕에게 말하였다.
“내가 이미 모든 역사들과 서로 화합하기로 하여 당신들 모두에게 사리의 일부를 나누어 줄 것입니다. 보배 병을 가지고 오시면 당신들에게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여덟 왕은 기뻐하며 황금 병을 가져왔다. 그 바라문은 모든 황금 병을 받아 가지고 돌아와 높은 누각으로 올라가 사리를 나누어 여덟 왕들에게 주었다.
019_0180_c_09L彼婆羅門見力士衆皆悉解甲卽便出城語諸王言汝今爲法何故興兵諸王答言我爲法故遠求舍利而見拒逆不肯分與是以今者興兵共來婆羅門復語王言我已相爲和諸力士皆悉與汝舍利之分可取寶甁爲汝分之八王歡喜奉授金甁彼婆羅門受諸金甁持以還歸於高樓上而分舍利以與八王
때에 여덟 왕은 사리를 얻고 뛸 듯이 기뻐하며 머리에 이고 본국으로 돌아가 각각 투파를 세웠다. 그 바라문도 역사들에게 사리병을 나누어 주기를 청하여 가지고 가서 투파를 세우고, 모든 역사들도 그 일부를 얻었다. 그리고 다비한 곳에 남은 재와 숯을 합하여 투파를 세우니 이와 같이 하여 모두 열 곳에 투파가 세워졌다.
019_0180_c_18L于時八王旣得舍利踊躍頂戴還於本國各起兜婆彼婆羅門從諸力士乞分舍利甁自起兜婆諸力士等取其一分於闍維處合餘灰炭而起兜婆如是凡起十處兜婆
019_0181_a_01L여래께서 처음 반열반에 드시려고 할 때부터 반열반에 드신 후 다비하여 모시고, 여러 투파를 세우기까지의 일들이 이와 같다.
그 후에 가섭은 아난과 모든 비구들과 함께 왕사성(王舍城)에서 삼장(三藏)을 결집(結集)하였다.
019_0180_c_22L如來從始欲般涅槃及般涅槃後至於闍維起諸兜婆其事如是其後迦葉共於阿難及諸比丘於王舍城結集三藏
大般涅槃經卷下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9)구시나성에 살고 있던 말라족(末羅族).
  2. 10)사문에 네 가지 종류가 있다. ① 승도사문(勝道沙門, mrgajina) : 부처님과 같이 도행(道行)이 수승한 사문. ② 시도사문(示道沙門, mrgadeika) : 사리불과 같이 도(道)를 말함에 틀림이 없는 사문. ③ 명도사문(命道沙門, mrgajivin:아난과 같이 계ㆍ정ㆍ혜에 의지하여 생활하는 사문. ④ 오도사문(汚道沙門, mrgadsin) : 타인의 재물을 훔치는 등 계를 범하여 도를 오염시키는 사문을 말한다.
  3. 11)고려대장경에는 찬(讚)으로 되어 있으나 송ㆍ원ㆍ명본의 독(讀)을 따랐다.
  4. 12)Chandaka. 부처님께서 출가하실 때 말을 몰던 사람으로 오만하고 악구(惡口)를 일삼고 죄를 짓기도 하고 다른 비구와 화합하지 않아 악구 차닉으로 불렀다고 한다.
  5. 13)고려대장경에는 소(簫)로 되어 있으나 원ㆍ명본의 소(蕭)를 따랐다.
  6. 14)고려대장경에는 보(普)로 되어 있으나 신수대장경의 석(昔)을 따랐다.
  7. 15)고려대장경에는 가(可)로 되어 있으나 송ㆍ원ㆍ명본의 향(向)을 따랐다.
  8. 16)고려대장경에는 비(比)로 되어 있으나 신수대장경의 북(北)을 따랐다.
  9. 17)인도에서 전륜성왕이 행차할 때 따르는 네 종류의 군대로, 즉 상병(象兵, hastikya), 마병(馬兵, ava-kya), 차병(車兵, ratha-kya), 보병(步兵, patti-kya)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