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雜事卷第一

ABC_IT_K0893_T_001
022_0596_a_01L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잡사(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雜事) 제1권
022_0596_a_01L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雜事卷第一


의정(義淨) 한역
022_0596_a_02L三藏法師義淨奉 制譯


이 잡사(雜事) 40권 중에는 모두 8문이 있는데, 대문(大門) 1송(頌)으로 그 큰 강령의 뜻을 거두었고 낱낱의 문(門)에는 각각 별문(別門)인 총섭송(總攝頌)이 있으니 이에 여덟 게송이 있으며, 별문 중에 나아가서 각각 10송씩 있으니 도합 89송이다. 그리고 또 내섭송(內攝頌)까지 합하면 약 천 줄이 있는 셈이니 만약 독송하여 지닌다면 그 뜻을 모두 알게 될 것이다.
022_0596_a_03L此雜事四十卷中摠有八門以大門一攝盡宏綱一一門中各有別門攝乃有八頌就別門中各有十頌八十九頌幷內攝頌向有千行若能讀誦憶持者卽可摠閑其義

대문총섭송(大門總攝頌)
022_0596_a_08L大門摠攝頌曰

벽돌과 및 소털처럼 깎음[牛毛]과
3의(衣)와 상좌(上座)와
사리자(舍利子)와 맹수(猛獸)의 힘줄과
급다비구니와 탑을 제거한 것이다
022_0596_a_09L甎石及牛毛
三衣幷上座
舍利猛獸筋
笈多尼除塔

별문총섭송(別門總攝頌)
022_0596_a_11L別門第一摠攝頌曰

벽돌로 문지름과 손톱을 깎음과 발우와
거울과 남근[生支]과 옷을 밟음과
물걸이[水羅]와 날 것[生]과 팥알[豆珠]과
발을 씻음과 하의[下裙]를 묶으라는 것이다.
022_0596_a_12L甎揩翦爪鉢
鏡生支蹈衣
水羅生豆珠
洗足裙應結

제1문 자섭송(第一門 子攝頌)①
022_0596_a_14L第一門第一子攝頌曰

벽돌과 돌로 문지름과 백토와
우황과 향이 눈을 밝게 함과
기둥을 치는 것과 모든 선(線)과
영락과 도장에 대한 것이다.
022_0596_a_15L甎揩石白土
牛黃香益眼
打柱等諸線
瓔珞印應知

그때 부처님께서 광엄성(廣嚴城)1) 미후지(獼猴池) 곁에 있는 높은 전각 안에 계셨다.
022_0596_a_17L爾時薄伽梵在廣嚴城獼猴池側高閣堂中
022_0596_b_01L마침 여섯 사람의 비구들이 아침에 의발(衣鉢)을 지니고 광엄성에 들어가서 차례로 걸식하고자 하였다.
이 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율고비자(栗姑毘子)라는 동산이 있는데, 그곳은 맑고 조용하며 꽃과 과일이 무성하고 흐르는 샘이 여기저기 있으며 좋은 새들이 평화롭게 노래하니, 마치 제석천의 환희원(歡喜園)과 같았다. 그 안에는 온갖 피로를 풀어 주는 도구가 있고 또 기이하고 절묘한 악기 등이 있으며 아울러 훈향(薰香)과 목욕하는 것과 여러 가지 물건들이 있었다.
022_0596_a_19L六衆苾芻於日初分執持衣鉢欲入廣嚴城次第乞食去城不有栗㚲毘子園其處淸閑花果茂流泉交帶好鳥和鳴如天帝釋歡喜園內中有種種解勞之具復有奇絕音樂器等幷有薰香澡浴雜物
이때 여섯 비구가 서로 말하였다.
“난타여, 우파난타여. 요즈음 듣건대 이 동산이 참 좋아서 세존께서도 항상 삼십삼천과 같다고 칭찬하신다 하니, 우리도 얼마나 좋은가 시험 삼아서 보기로 하자.”
여섯 비구는 의논하고서 함께 동산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 보니, 갖가지 길고 짧은 나무공이와 굵고 가는 방망이와 크고 작은 돌멩이들이 있는데 이런 것들은 모두 가지고 노는 기구여서 몸을 운동시키고 결린 것을 풀고 아픈 것을 낫게 하며 능히 음식을 소화시키는 것이었다.
022_0596_b_02L六衆共相謂曰難陁鄔波難陁聞此園可愛世尊常讚如三十三天我等試觀有何形勝六衆議已共入園中便見種種長短木杵麤細諸椎及大小石此等皆擬擎持戲弄令身運動散滯蠲痾能銷飮食
또 보니 기이하고 절묘한 공후(箜篌)와 거문고와 슬(瑟)과 여러 가지 북 따위 악기가 있었다. 또 훈향과 목욕하는 데 쓰이는 물건인 뜨는 벽돌[浮甎]과 조두(澡豆)와 향기로운 여감(餘甘)여감은 광주(廣州)에서 나는 것으로 머리를 씻는 데 쓰이며 서방의 이름은 암마락가(菴摩洛迦) 과일이다.이 있었다. 이것으로 몸에 문지르고 머리를 감으면 능히 흰머리를 다시 검게 할 수 있는 것이었다.
022_0596_b_08L又見奇絕箜篌琴瑟諸鼓音樂之具復有薰香洗浴之物浮甎澡豆芬馥餘甘餘甘子出廣州堪沐髮西方名菴摩洛迦果也持用揩身幷將塗髮令髮白更黑
여섯 비구들이 보고는 서로 말하였다.
“이 모든 오락 기구들은 족히 근심을 풀 만한 것들이다. 우리가 이제 실컷 놀아야 할 터인데 노래하고, 춤추고, 미역 감고 하는 것을 무엇부터 먼저 할 것인가.”
한 사람이 말하였다.
“우리가 오래 목욕을 못하였으니 먼저 씻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상의하고는 함께 못에 들어가서 곧 뜨는 벽돌을 가지고 몸을 문질렀다.
이 여섯 비구들은 모두 기묘한 재주가 많아서 모든 기예에 모르는 것이 없었다. 만약 목욕을 할 때 돌로 문지르면 갖가지 오악(五樂)의 음성이 나오는데, 마치 저 연기(演技)하는 사람이 악기를 불고 타고 치고 하는 것 같았다.
022_0596_b_12L六衆見已共相謂曰此諸樂具足暢憂情我等今於用力勞宣歌舞洗浴先作何事一人告曰我等多時不爲澡浴宜可先洗作是議已俱共入池卽取浮甎用揩身體此六苾芻竝多奇巧所有技藝無不善知若洗浴時以甎揩體便出種種五樂音聲如彼技人吹彈擊拊
022_0596_c_01L그때 여러 사람들이 이곳을 지나가다가 그것을 주악(奏樂)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귀를 기울여 듣다가 각기 서로 말하였다.
“율고비원에 성대한 가무가 벌어졌으니 우리들도 잠깐 가 보자.”
여럿이 모두 그렇게 하자 하고, 다투어 동산 안으로 갔다. 여러 사람들이 들어갈 때, 마침 여섯 비구는 그곳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 사람들이 물었다.
“성자여,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너희 어리석은 사람은 귀는 있어서 소리는 들어도 마음은 어두워 좋고 나쁜 것을 모르는구나. 어찌 음악하는 사람이 그렇게 기묘한 음성을 낼 수 있겠느냐.”
“성자여, 그러면 아까 그 소리는 누가 낸 것입니까?”
“현자[賢首]여, 그대가 들은 것은 우리들이 목욕할 때 벽돌로 몸을 문지르자 그 음악이 난 것이다.”
“성자여, 당신들은 사문인데도 오욕으로 몸과 마음을 괴롭히는 것이 있는가?”
“어리석은 자여, 우리는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 않고 스스로 욕락(欲樂)을 받으면서, 도 닦는 것을 폐함이 없는데 무엇이 잘못인가. 너희가 어찌 우리 스승이라고 그런 부끄럼을 주겠는가. 잠자코 있어라. 재앙을 스스로 부르지 말라.”
저들이 듣고 겁이 나서 입을 다물고 갔으나, 광엄성 네거리에 들어가서는 각기 떠들면서 서로 비난하였다.
022_0596_b_19L有衆人從此而過疑其奏樂側耳俱聽各相謂曰栗㚲毘園盛陳歌舞我等宜可蹔往觀瞻衆皆言卽便相與競入園中衆人入時六衆便出問言聖者作音樂人今在何處答曰汝等愚人有耳聽聲心迷好惡豈有樂人能作如是奇妙音聲問言聖者向所聞聲是誰所作答言賢首汝所聞者卽是我等洗浴之時以甎揩身出斯音曲答言聖者仁等沙門亦有五欲惱身心耶報言癡人我等不惱餘人自受欲樂無廢修道斯有何過汝豈我師作斯譏恥宜應默爾勿招禍患彼聞生怖緘口而行入廣嚴城於四衢道各生諠議互共譏嫌
그때 비구들이 듣고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비구가 목욕할 때 벽돌을 사용하면 이러한 과실이 있다고 생각하시고는 말씀하셨다.
“비구는 마땅히 벽돌로 몸을 문지르면서 목욕하지 말라. 만약 그것으로 몸을 문지르는 자는 법을 어기는 죄[越法罪]를 얻는다.”
부처님께서 이미 뜨는 벽돌로써 몸을 문지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시니, 그때의 비구들은 발에 먼지와 때가 끼어서 가죽이 트고 갈라졌다. 성에 들어가 걸식할 때, 사람들이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성자여, 발이 저렇게 트고, 또 때가 많은데 왜 문질러 닦지 않고 더러운 모양을 하고 있습니까?”
대답하였다.
“현자여, 세존께서 허락하지 않으시기 때문이오.”
“당신들이 몸에 때가 있어 더러운데 어찌 청정하다 하겠습니까.”
비구들이 말을 못하였다.
022_0596_c_11L諸苾芻聞已白佛佛作是念苾芻洗浴以甎揩身有斯過失由是苾芻不應以甎揩身爲洗浴事若揩身者得越法罪佛旣不許以甎揩身時諸苾芻腳有塵垢竝生皴裂入乞食時諸人見已作如是聖者腳生皴裂復多塵垢何不揩淨作醜形儀答言賢首世尊不許仁等身有垢穢豈淸淨耶苾芻默
밥을 얻어 가지고 처소로 돌아가서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먼저는 법을 처음 정한 것이지만 이제 형편을 따라서 여노라. 내가 이제 비구들에게 벽돌로 발을 닦는 것을 허락하노라. 그러나 몸뚱이의 다른 부분은 안 되느니라. 만약 다른 데를 문지르면 법을 어기는 죄를 얻으리라.”
이때 여섯 비구들이 돌로 문지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심을 보고, 곧 뜨는 돌[浮石]을 사용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도 역시 법을 어기는 죄가 된다.”
022_0596_c_20L旣得食已還歸住處以緣白佛告諸苾芻前是創制今乃隨開我今聽諸苾芻以甎揩足非餘身分若揩餘處者得越法罪是時六衆見不許甎便用浮石佛言此亦得越法罪
022_0597_a_01L같은 처소에서였다.
때에 비구들이 아침에 의발을 갖추고 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바라문들이 백토(白土)나 혹은 백회(白灰)를 세 손가락에 묻혀 이마에 세 개의 줄을 긋고 구걸을 함으로 해서 좋은 음식을 많이 얻은 것을 보았다.
여섯 비구들이 이것을 보고는 서로 의논하였다.
“이것은 좋은 방편이니 우리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
022_0597_a_01L緣處同前時諸苾芻日初分時執持衣鉢入城乞食見諸婆羅門以自三指點取白土或以白灰抹其額上以爲三畫所有乞求多獲美好六衆見已共相謂曰是善方便我等宜作
드디어 다른 날 이마에 세 획을 긋고 성안에 들어가서 밥을 비니, 불법(佛法)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보고 비웃어 말하였다.
“우리가 이제 무릎을 꿇고 절해야겠군.”
여섯 비구가 말하였다.
“그대들 어리석은 사람은 예식을 모르는구나. 누구에게는 무릎을 꿇고 누구에게는 경례를 하는가.”
그 사람들이 말하였다.
“우리는 다만 알기를, 늙은 바라문을 보면 무릎을 꿇고, 만약 비구들을 보면 경례하는 것인 줄로 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 비구를 보고 어찌하여 경례하지 않고 무릎을 꿇고 절하는가.”
“성자여, 우리가 당신들을 보니 얼굴에 세 획이 있기에 바라문으로 보고 비구가 아닌 줄로 안 것입니다. 우리가 몰라서 그런 것이니 용서하기 바랍니다.”
여섯 무리는 말을 못하였다.
022_0597_a_06L於他日額爲三畫入城乞食不信之人見而笑曰我今跪拜六衆報曰等愚人不閑禮式誰合跪拜誰當敬彼人答曰我等但知見老婆羅門卽云跪拜若見苾芻便云敬禮若如是者見我苾芻何不敬禮而云跪拜答言聖者我見仁等面有三畫謂婆羅門非苾芻也我等無知幸當容恕六衆默然
그때 모든 비구들이 듣고는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생각하셨다.
‘비구가 만약 얼굴에 세 획을 그으면 이러한 과실이 있다. 이러므로 비구가 세 획을 만들면 법을 어기는 죄를 얻는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는 백토로 세 획을 만들지 말라.”
그 후로 비구가 병환이 있을 때, 의사 처방이 백토를 몸에 바르라는 것인데도 비구들이 감히 그렇게 못하였다.
이것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먼저는 처음 법을 정한 것이로되 형편에 따라서 열 수 있으니, 의사의 처방이 백토를 몸에 바르라고 하면 의사가 가르치는 대로 하여도 범함이 없느니라.”
022_0597_a_15L爾時諸苾芻聞已白佛作是念若有苾芻面作三畫有如斯是故苾芻作三畫者得越法罪苾芻不應以白土作三畫苾芻有患醫師處方白土塗身苾芻不敢以緣白佛佛言前是創制此是隨開醫人處方遣塗身者可隨醫教作之無犯
부처님께서 실라벌성(實羅伐城)2)에 계셨다.
022_0597_a_22L佛在室羅伐城
022_0597_b_01L여섯 비구들이 아침에 의발(衣鉢)을 갖추고 성으로 들어가서 걸식하는데, 바라문들을 보니 우황(牛黃)으로 이마에 점을 찍고 구걸하여서 맛이 좋은 것을 많이 얻었다. 이것을 보고 서로 말하였다.
“이것은 좋은 방편이니 우리도 저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
드디어 다른 날 우황으로 이마에 점을 찍고 성에 들어가 밥을 비니, 믿지 않는 사람이 그 점찍은 이마를 보고 비웃으며 말하였다.
“우리가 이제 무릎 꿇어 절하지요. 우리가 이제 무릎 꿇어 절하지요.”
모든 문답이 위에 말한 것과 같았다.
“우리는 당신들이 얼굴에 우황으로 치장한 것을 보고 바라문이지 비구가 아니라고 한 것입니다. 몰라서 그런 것이니 용서하기 바랍니다.”
이 말에 여섯 비구는 대답을 못하였다.
022_0597_a_23L六衆苾芻於日初分執持衣鉢入城乞食見諸婆羅門以牛黃點額所有乞求多獲美味見是事已共相謂曰是好方便我等宜作遂於他日以牛黃點額入城乞食信之人見其點額輕笑而言我今跪我今跪拜諸有問答竝如上說見仁等面有牛黃以自莊飾謂婆羅門非苾芻也我等無知幸當容恕衆默然
때에 비구들이 이 말을 듣고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생각하셨다.
‘만약 비구가 우황으로 이마에 점을 찍어 치장하는 일이 있으면 이러한 과실이 있다.’
그러시고는 말씀하셨다.
“이제부터 비구는 우황으로 이마에 점을 찍지 말라. 만약 그렇게 하는 자는 법을 어기는 죄를 얻으리라.”
022_0597_b_09L時苾芻聞以緣白佛佛作是若有苾芻牛黃點額以自莊嚴斯過失由是苾芻不應牛黃點額有作者得越法罪
부처님께서 우황으로 이마에 점 찍는 것을 막으시니, 그때 비구가 이마에 나쁜 종기가 나서 의사에게 가서 물었다.
“현자여, 내게 처방을 하여 주오.”
그러자 의사가 대답하였다.
“성자여, 그 종기의 둘레에 우황을 바르시오. 곧 나을 것입니다.”
“세존께서 계율로 제정하시어 우황을 이마에 바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성자여, 당신의 스승님은 크게 자비하시니, 병이 있으면 반드시 허락하실 것입니다.”
이 연유를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먼저는 처음으로 법을 정한 것이로되 이제 다시 형편에 따라서 허락하노라. 병이나 의사의 지시로 우황을 쓰는 것을 제외하고는, 만약 그런 짓을 하면 법을 어기는 죄가 되리라.”
022_0597_b_12L佛遮牛黃點額有苾芻額有惡瘡往問醫言賢首我處方醫人答曰聖者於瘡四邊以牛黃塗之卽當得差苾芻報言世尊制戒不許牛黃塗額醫人答曰聖者汝師大慈有病必許以緣白佛佛告諸苾芻前是創制今更隨開除爲病緣及以醫教得用牛黃若輒作者得越法罪
022_0597_c_01L같은 장소에서였다.
여섯 비구들이 몸에 향수를 바르고 소년들 틈에 들어가서 소년들에게 물었다.
“너희들, 우리 몸에서 나는 향내가 어떤지 맡을 수 있느냐.”
그들이 말하였다.
“어찌 상좌의 몸에 향을 바를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바른다.”
“상좌여, 향수를 바르는 것은 속인들이나 하는 것인데 어찌 마땅한 일이겠습니까.”
“마땅하거나 마땅하지 않거나 우리는 이미 바른 것이다.”
그렇게 답하니, 저들이 모두 경멸하면서 비난하고 미워하였다.
022_0597_b_20L緣處同前六衆苾芻身著塗香入年少衆中告言年少汝等可嗅我香何諸人答言豈可上座身著塗香我著彼云上座塗香俗飾豈合著答曰從合不合我今已作彼咸輕賤皆共譏嫌
때에 모든 비구들이 이것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생각하셨다.
‘비구가 몸에 향수를 바르면 이런 과실이 있으니, 비구는 마땅히 몸에 향수를 바르지 않아야 한다. 만약 바른다면 법을 어기는 죄가 된다.’
부처님 말씀과 같이 향을 바르지 않아야 한다.
때에 어느 비구가 몸에 병이 들어서 의사에게 가서 물었다.
“현자여, 내 병에 맞는 약을 지어 주시오.”
의사가 대답하였다.
“성자여, 향을 바르면 평상시와 같이 회복될 것입니다.”
“어찌 나를 애욕의 즐거움 속으로 빠지게 하려고 합니까.”
“성자여, 이것은 병의 약입니다. 다른 것으로는 능히 낫게 할 수 없습니다.”
022_0597_c_03L諸苾芻以緣白佛作是念苾芻身著塗香有斯過失由是苾芻不應身著塗香若有著者得越法罪如佛所說不著塗香有苾芻身嬰患苦往醫人處問言爲我准病而作方藥報言聖者著塗香當得平復答言賢首豈令我今受欲樂耶報言聖者此是病藥非餘能差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허락하노라. 의사의 처방으로 향을 바르는 것은 계를 범하는 것이 아니니라.”
그때 그 병든 비구가 몸에 향을 바르고 무리 속에 들어가 바라문과 거사 등과 더불어 앉아서 설법하고 혹 속인의 집에도 가니 사람들이 보고 싫어하며 비방하였다.
022_0597_c_11L苾芻白佛佛言我今開許醫人處方塗香非犯病苾芻身著塗香入衆中坐與婆羅門居士等說法往俗舍人見譏嫌
모든 비구들이 이것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향을 바른 비구가 지켜야 할 행법(行法)을 내가 이제 마땅히 정하노라.
만약 비구가 몸에 향을 발랐거든 마땅히 무리들 속에 들어가서 앉지 말며, 또한 바라문ㆍ거사 등을 위하여 설법도 말며, 또한 속인의 집에도 가지 말라. 만약 비구가 병이 나으면 몸을 씻고 나서 뜻대로 무리 속에 들어가고 다른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설법도 하라. 이 행법대로 하지 않는 자는 법을 어기는 죄를 얻으리라.”
022_0597_c_14L諸苾芻以緣白佛言塗香苾芻所有行法我今當若諸苾芻身著塗香不應入衆坐亦不爲婆羅門居士等說法亦不往俗家若苾芻病差方可洗身隨意入亦得爲他諸人說法此之行法不依行者得越法罪
022_0598_a_01L때에 신심 있는 바라문 거사가 있었다. 그들이 바르는 향을 가지고 와서 비구들에게 보시하니, 비구들이 받지 않으므로 거사들이 말하였다.
“성자여, 부처님이 나오시기 전에는 우리들이 모두 외도(外道)를 복을 닦는 곳으로 삼았으나, 이제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시니 우리가 당신들을 큰 복밭으로 삼거늘, 가지고 온 공양을 어찌하여 받지 않습니까. 어찌 우리들로 하여금 선한 자량(資糧)을 버리고 후세(後世)에 이르게 하십니까. 원컨대 자비로 우리의 작은 보시를 받아 주십시오.”
비구가 말하였다.
“기다리시오. 내가 부처님께 여쭈어 보겠습니다.”
022_0597_c_20L有信心婆羅門居士等將塗香來施諸苾芻苾芻不受諸居士等言佛未出時我等諸人悉以外道爲修福處今佛出世我以仁等爲大福所持供養如何不受豈令我等棄善資糧趣於後世願降慈悲受我微苾芻報曰待我問佛
그때 비구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마땅히 받으라고 말씀하셨다.
비구가 받고 나서 이 사람의 앞에서 땅에 버리니 시주(施主)가 말하였다.
“성자여, 우리들이 비싼 값으로 사 온 것인데 왜 버리십니까.”
비구들이 부처님께 이 말씀을 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받은 것을 시주 앞에서 가볍게 버리지 말고 여래의 탑사[如來制底] 앞의 땅에 바르며 공양하여라.”
022_0598_a_04L諸苾芻以緣白佛佛言當受苾芻受已對此人前棄之於地施主報言聖者我等貴價買來如何棄擲諸苾芻以緣白佛言不應受得對主輕棄可於如來制底之前塗地供養
부처님 말씀대로 마땅히 탑사 앞 땅에 바르며 공양하여야 하므로, 그때 비구들이 이 향을 받고 나서 발조탑(髮爪塔) 앞에 손수 발라서 공양하니 시주가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성자여, 우리가 어찌 탑에 공양하는 것을 모르겠습니까. 우리의 뜻은 당신들께 드리자는 것입니다. 그 불탑(佛塔) 앞에는 우리가 먼저 올렸습니다.”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향을 받았거든 거처하는 방 안에 바르라.”
그가 곧 거처하는 방문에 발랐더니, 그때 저 모든 사람들이 부처님의 집이라고 하면서 곧 예배를 하는 것이었다.
부처님께서 마땅치 않다고 하시니, 다음은 문 옆에 발랐으나 허물이 다시 전과 같았다.
022_0598_a_09L如佛所說於制底前塗地供養者時諸苾芻受斯香已於髮爪塔前手塗供養施主見已作如是語聖者我豈不知有塔供養意施仁等其佛塔前我先奉訖苾芻白佛佛言受得香已塗在房中彼便用塗住房門扇彼諸人謂是佛殿卽便禮拜佛言不應爾遂塗門還同前過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머리 언저리 벽 판자 위에 바르고 때때로 맡아라. 이 향기를 맡을 때 사람의 눈을 밝게 하여 의혹함이 없게 하라.”
022_0598_a_17L佛言當塗頭邊壁版之時時鼻嗅但是香物嗅時令人眼勿致疑惑
세존께서 실수마라(室收摩羅)산 공외림녹원(恐畏林鹿園)에 계실 때였다.
022_0598_a_19L爾時世尊在室收摩羅山住恐畏林鹿園之所
그때 보리 왕자(菩提王子)가 조명루(鳥鳴樓)를 지어 준공되니, 축하하기 위하여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 집으로 모셔다가 음식을 대접하였다.
세존께서 그 집에 이르러 그 누각 아래에서 모든 대중들을 데리고 자리에 나아가 식사를 하실 때였다.
022_0598_a_21L菩提王子造鳥鳴樓成就已爲申慶讚請佛及僧就舍設世尊至宅於其樓下與諸大衆就座而食
022_0598_b_01L 그때 우파난타가 식사를 하다가 문득 제 손으로 그 누각의 기둥을 쳐서 누각이 울리도록 하였다. 그때 공양하는 사람이 말하였다.
“성자여, 보리 왕자께서 새로 이 누각을 짓는데 백한 가지 그림을 새겨서 색을 칠하여 꾸몄거늘 무슨 뜻으로 당신은 부수고자 합니까.”
우파난타가 대답하였다.
“빈한한 사람인 보리가 여기에 애착심을 일으키면 목숨을 마친 뒤에는 마땅히 어디로 떨어질 것인가. 그대가 또 여기에 애착심을 내니 목숨을 마친 뒤에는 대영귀(大癭鬼) 가운데 떨어지리라.”
그 사람이 듣고서 몹시 비난하고 싫어하였다.
022_0598_b_01L鄔波難陁正於食時便以自手打其樓柱令樓震動供養人報言聖者菩提王子新造此樓用百一種彩畫雕飾何意仁者欲爲損破鄔波難陁答曰貧寒人菩提於此起愛著心命終之後當墮何處汝復於此更生愛著命終之後落大癭鬼中彼人聞已極致譏嫌
또는 비구들이 이것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이렇게 생각하셨다.
‘비구가 기둥을 치면 이러한 과실이 있으니 이러므로 비구는 마땅히 손으로 기둥을 치지 않아야 한다. 어기는 자는 법을 어기는 죄를 얻는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손으로 기둥을 치지 말지니라.”
여섯 비구가 곧 주먹과 어깨와 등과 다리와 아울러 벽돌과 돌로 쳐서 흔들리게 하여 다시 말썽을 일으키니 허물이 전과 같았다.
022_0598_b_08L諸苾芻以緣白佛佛作是念苾芻打柱有斯過失由是苾芻不應以手打柱違者得越法罪佛言不應以手打柱六衆卽便以拳腳幷諸甎石打令搖動生譏議招過同前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떠한 것으로도 치지 말지니라.”
이때 여섯 무리가 또 담벽을 치고 땅을 쳤으므로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설혹 나머지 어떠한 것이라도 다쳐서는 안 된다. 어기는 자는 법을 어기는 죄를 얻으리라.”
022_0598_b_13L佛言隨是何物皆不應打是時六衆復打牆打地佛言設是餘物皆不應打違者得越法罪
022_0598_c_01L같은 처소에서였다.
여섯 비구들이 아침나절에 의발을 가지고 성으로 들어가 걸식하는데, 바라문들을 보니 그들이 몸에 범선(梵線)을 붙이고 걸식하니 맛난 것을 많이 얻었다. 드디어는 서로 의논하였다.
“난타여, 우파난타여, 우리도 이제 좋은 방편을 얻었다. 몸에 범선을 붙이자.”
다른 날 드디어 범선을 붙이고 성에 들어가서 걸식하였다.
믿지 않는 사람이 그 범선을 보고 업신여겨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이제 무릎을 꿇고 절합니다.”
그리하며, 묻고 대답한 것이 전과 같았다. 역시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가 범선을 붙이면 이러한 과실이 있다고 생각하시고 말씀하셨다.
“비구는 마땅히 범선을 붙이지 말라. 만약 어기는 자가 있으면 법을 어기는 죄를 얻으리라.”
022_0598_b_15L緣處同前六衆苾芻日初分時執持衣鉢入城乞食見諸婆羅門身著梵乞食之時多得美味共相謂曰鄔波難陁我今得好方便身安梵乃於他日便著梵線入城乞食不信人見其梵線遂生輕賤作如是我今跪拜問答同前乃至時諸苾芻白佛佛作是念苾芻著梵線有斯過失由是苾芻不應著線若有著者得越法罪
같은 처소에서였다.
여섯 비구가 걸식하다가 보니 바라문들이 묘한 향과 꽃으로써 몸을 장엄하고 오색 선을 팔뚝에 매고 떡과 밥을 얻어서 배부르게 먹고는 원기 왕성한 모습으로 집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여섯 비구가 상의하였다.
“난타여, 우파난타여, 이것은 좋은 방편이니 우리들도 그렇게 하자.”
022_0598_c_02L緣處同前六衆乞食見諸婆羅門妙香花莊嚴形體將五色線繫之於得諸餠食旣飽食已形貌充溢從舍而出六衆相謂難陁鄔波難陁好方便我等可爲
그리고는, 다른 날 오색의 선을 팔뚝에 매고 성으로 들어가 걸식하였다. 바라문들이 보고 경멸하면서 말하였다.
“우리가 이제 무릎 꿇고 절합니다.”
그러면서 여섯 비구들을 비난하고 희롱하였다.
자세한 말은 먼저와 같은 것이었다.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생각하셨다.
‘만약 비구가 오색의 선을 팔뚝에 매면 이러한 과실이 있다.’
그리고는 말씀하셨다.
“비구는 마땅히 오색 선을 팔뚝에 매지 않아야 한다. 만약 매는 자가 있으면 법을 어기는 죄를 얻으리라.”
이리하여 부처님께서는 팔뚝에 선을 매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022_0598_c_07L便於他日以五色線繫於臂上入城乞食諸婆羅門等生輕賤云我今跪拜六衆譏弄說同前乃至諸苾芻白佛佛作是念若諸苾芻以五色線繫臂有斯過失由是苾芻不應以五色線繫臂若有繫者得越法罪佛旣不許繫臂線者
그때 어느 비구가 몸에 병이 나서 의사에게 처방을 구하였다.
“현자여, 나의 몸에 병이 있으니 처방해 주시기 바랍니다.”
“성자여, 오색 선을 취하여 주문을 외고 팔뚝에 매면 반드시 나을 겁니다.”
“세존께서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당신의 거룩하신 스승님께선 자비로 근본을 삼으시니 병 때문이라면 허락하실 것이 틀림없습니다.”
022_0598_c_13L時有苾芻身嬰患苦詣醫人處問言賢首我身有疾幸爲處答言聖者取五色線呪之繫臂必得除愈報曰世尊不聽彼言仁之大師慈悲爲本病緣開許理所不疑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허락하노라. 비구들이 병 때문에 의사의 지시로 하는 것이라면 선을 매어도 범함이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선을 팔에 매는 것을 허락하시니, 비구가 오른편 팔뚝 앞에 매었더니 역시 비난하는 자가 있었다.
부처님께서 불응하시므로 팔뚝 뒤에 매니, 부처님께서 또 불응하셨다.
다시 왼쪽 팔뚝 앞에 매니, 부처님께서 또 불응하시고 왼편 팔뚝 뒤에 매라고 하셨다.
022_0598_c_18L時諸苾芻白佛佛言我今聽諸苾芻爲病因緣醫人教者繫線無犯佛許以線繫臂苾芻安在右臂肘前還有譏過佛言不應遂安肘後佛言不應復繫左手肘佛言不應當安左手肘後
022_0599_a_01L비구는 이리하여 병이 나았고, 매었던 선을 아무 데나 버리니 옳지 않은 사람들이 경멸하면서 말하였다.
“성자여, 그 선으로 내 이름을 걸어 놓고 저주하여서 병을 낫게 하는 것이므로 이제 경멸하는 것이오.”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무것에나 버려서는 안 된다. 만약 신병이 아직도 낫지 않았거든 옷귀[衣角]에 매고, 만약 나았거든 담장이나 기둥 틈 속에 적당하게 두어라.”
022_0598_c_23L苾芻由此遂便病愈以所繫線隨處棄擲人見之皆起嫌賤報言聖者由其線結繫我名字緣此呪故令得病除今生輕慢苾芻白佛佛言不應隨處棄擲若其身病未得可者繫之衣角如善平復可於牆柱隙中隨意安置
같은 처소에서였다.
여섯 비구가 걸식하다가 모든 속인들이 장엄구인 영락 따위를 가진 것을 보고는 저 비구들도 모든 영락과 손ㆍ발의 가락지 따위를 구하여서 몸을 꾸미었다. 그리고는 서로 “장엄이 좋은가” 하고 말하였다.
그때 속인들이 충고하여 말했다.
“성자여, 머리는 깎고 겨드랑이 털은 길었는데 장엄이 좋을 것이 어디에 있습니까. 그러고서야 어찌 당신들이 욕정에 물들어 얽힌 것이 아니라 하겠습니까.”
여섯 비구들은 대답을 못하였다.
022_0599_a_06L緣處同前六衆乞食見諸俗人有莊嚴具瓔珞之屬彼苾芻取諸瓔珞手足之釧莊飾其身共相謂曰莊嚴好不諸俗旅調言聖者頭上剃髮腋下毛長何處得有莊嚴妙好豈非仁等爲欲染所纏六衆默爾
비구들이 이 소문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생각하셨다.
‘비구가 몸에 영락을 붙이면 이러한 과실이 있다.’
그러시고는 말씀하셨다.
“이제부터 비구는 영락을 걸거나 수족을 장엄하지 말라. 만약 어기는 자는 법을 어기는 죄를 얻으리라.”
022_0599_a_12L苾芻白佛作是念苾芻身著瓔珞有斯過失是苾芻不應著諸瓔珞莊嚴手足故著者得越法罪
같은 처소에서였다.
가끔 도둑이 와서 승방 곳집의 물건과 승려의 사물(私物)을 훔쳐 가는데, 표시가 될 만한 것이 없으니 비구들이 언제 물건을 잃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부처님께서 비구도 도장을 지니는 것이 좋겠다고 하시니, 이때 여섯 비구들이 금ㆍ은ㆍ유리ㆍ수정ㆍ옥돌로 그 도장을 만들어서 가락지에다 보배로 장식하고는 속인들을 보면 곧 손을 뻗쳐 가락지를 보이면서 말하였다.
“원컨대 당신들은 무병장수하시라.”
속인들이 보고 물었다.
“손가락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
“이것은 손가락 도장인데 부처님께서 허락하신 것이오.”
그러자, 속인들이 비웃으면서 말하였다.
“사문석자(沙門釋子)로서 교만한 짓을 하는군. 보배로 꾸민 가락지 도장을 하다니 참된 사문도 아니요, 바라문도 아니네.”
022_0599_a_15L緣處同前時有賊來盜僧庫藏幷及私物爲無記驗苾芻不知何時失物佛言苾芻可畜其印是時六衆便以金銀瑠璃水精玉石而作其印於指環上以寶莊飾見諸俗人卽便舒手呈示指環願言仁等無病長壽諸俗問言指上何物答言此是指印佛所開許俗人譏笑作如是語沙門釋子爲憍慢事衆寶嚴飾爲指環印非眞沙門非婆羅門
022_0599_b_01L모든 비구들이 듣고 부처님께서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는 마땅히 가락지와 보배 장식품을 지니지 말고 다섯 가지 물건, 즉 유석(鍮石)ㆍ적동(赤銅)ㆍ백동(白銅)ㆍ이[牙]ㆍ뿔[角]로만 도장을 만들라.”
여섯 비구는 또 도장에다 남녀가 옳지 않은 짓을 하는 모양을 새기니, 속인들이 보고 비난하였다.
“당신들은 사문이면서 아직도 더러운 욕심이 있는가.”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체로 도장에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대중의 것이며 하나는 개인의 것이다. 대중의 도장에는 법바퀴 굴리는 모양을 새기고 양 가에는 사슴이 무릎을 꿇고 있는 모양으로 만들며 그 밑에는 본래의 절을 지은 시주명단을 새기며, 개인의 도장에는 골쇄상(骨鎖像)을 새기거나 혹은 해골 모양을 만들지니 볼 때마다 싫어하고 떠나는 생각을 내고자 하는 때문이니라.”
022_0599_b_01L苾芻聞已白佛佛言苾芻不應著指環及寶莊飾應用五種物爲印所謂鍮石赤銅白銅六衆印上刻作男女行非法像諸俗見譏仁等沙門尚有染欲心耶苾芻白佛佛言凡印有二種一是大衆二是私物若大衆印可刻轉法輪像兩邊安鹿伏跪而住其下應書元本造寺施主名字若私印者刻作骨鎖像或作髑髏形欲令見時生厭離故

제1문 자섭송②
022_0599_b_11L第一門第二子攝頌曰

손톱과 머리를 깎음과 닦아서 광을 냄과
봄에 어린 과일을 먹음과
갈증에 다섯 가지 약을 허락함과
화생(火生)의 인연을 자세히 말한 것이다.
022_0599_b_12L翦瓜髮揩光
春時飡小果
渴聽五種藥
廣說火生緣

같은 처소에서였다.
때에 급고독장자(給孤獨長者)가 부처님과 스님들을 위하여 서다림(逝多林)에 주처(住處)를 지어서 대중에 보시하고는, 이발사[削髮人]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지금 서다림 동산에 가서 모든 성중(聖衆)들을 위하여 머리와 수염을 깎아 드려라.”
022_0599_b_14L緣處同前時給孤獨長者爲佛及僧造逝多林住處施大衆已告剃髮人汝今可往逝多林園爲諸聖衆剃除鬚髮
그가 지시를 받고 곧 동산으로 가니, 이때 여섯 비구가 번갈아 절문에서 끊임없이 바라보았다. 그때 우파난타가 절문 앞에서 왔다 갔다 하다가 멀리 이발사가 오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잘 왔네, 잘 왔네. 마치 초생달과 같군. 어째서 이렇게 오랜만에 나타나는가.”
그가 말하였다.
“성자여, 장자께서 보내셔서 대중을 위하여 머리를 깎아 드리려고 온 것입니다.”
“그런가. 그대는 손톱을 깎을 줄 아는가?”
“성자여, 그것은 내 직업인 걸요.”
“그러면 와서 잘 좀 깎아 보게.”
022_0599_b_18L彼人受教卽往園中是時六遞在寺門看望不絕鄔波難陁在寺門前經行來去遙見剃髮人來告言善來善來賢首猶如初月一何希現彼言聖者長者遣來爲衆剃髮問言汝解翦瓜甲不答言聖者此是我業報曰汝來試看工巧
022_0599_c_01L그가 곧 나아가니 존자는 손을 뻗쳤다.
“성자여, 어떻게 깎아 드릴까요?”
“벼의 곡식[稻穀] 모양으로 하게.”
그가 곧 그대로 하였더니, 또 사람의 머리 모양으로 하라, 혹은 칼 모양같이 하라, 혹은 도끼날처럼 하라, 혹은 반달처럼 하라 하므로 그는 존자의 지시를 받고 모두 그대로 하였다. 그랬더니 마지막에 말하였다.
“그대는 미련한 사람이다. 거짓말만 교묘하게 했지 하나도 제대로 할 줄을 모르는구나. 모두 보통으로 깎아 놓고 빨리 가라.”
이렇게 해서 날이 저문 뒤에야 비로소 돌아가라 하여 땅거미 뒤에 장자의 처소에 이르니, 장자가 몇 사람이나 깎았느냐고 물었다.
이발사가 대답하였다.
“언제 여러 사람의 머리를 깎을 틈이 있겠습니까. 관장 비구[官長苾芻]인 우파난타가 나더러 손톱을 깎아 달라고 하는데 갖가지 모양으로 하라고 하여서 날이 저물어서야 겨우 나오게 되었으니, 다시 무엇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리고는 자세한 이야기를 하였다.
장자가 듣고 나서 혐오심을 일으켰다.
‘비록 잘 말씀하신 법률에 출가하였으나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구나.’
022_0599_c_01L其人卽前尊者舒手工人曰聖者欲如何翦如稻穀形彼卽如言又云應作人頭形或如剃刀勢或如斧刃或如半隨尊者教彼悉爲作後便告曰汝愚癡人詐言巧妙一無所知宜可平截放爾急去乃至日暮方始言歸曛黃之後至長者處長者問曰汝與幾人剃除鬚髮答曰何暇得與大衆除髮官長苾芻鄔波難陁令我除甲作種種形勢廣說如前乃至日暮纔蒙放更欲何爲長者聞已遂起嫌心於善說法律出家而心不寂靜
비구들이 듣고는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비구가 손톱을 깎으면 이러한 허물이 있다’고 생각하시고는 말씀하셨다.
“비구는 마땅히 손톱을 깎지 말라. 만약 어기는 자가 있으면 법 어기는 죄를 얻으리라.”
022_0599_c_13L苾芻聞已白佛佛作是念苾芻翦甲有如是過由是苾芻不應翦爪若有違者得越法罪
부처님께서 손톱 깎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시니, 그때 비구들의 손톱이 모두 길었는데 속인이 보고 물었다.
“왜 손톱을 이렇게 길게 합니까?”
“세존께서 손톱 깎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시기 때문이오.”
“손톱을 그렇게 길게 하니 어찌 깨끗하겠습니까.”
이 말씀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먼저는 처음으로 정한 법이었으나, 이제는 다시 형편을 따라서 허락한다. 손톱 깎는 법에 두 가지만 두나니, 하나는 칼 모양으로 하는 것이요, 하나는 도끼 모양으로 하는 것이다.”
022_0599_c_16L佛旣不許翦爪時諸苾芻指甲皆長俗人見之問言何故爪長如是答曰世尊不許報曰長留爪甲豈爲淨耶以緣白佛佛言前是創制今更隨開翦爪之法有其二種一如剃刀形二如斧刃勢
022_0600_a_01L같은 처소에서였다.
급고독장자가 이발사로 하여금 절에 들어가서 대중의 머리를 깎게 한 것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먼저와 같다. 또한 물었다.
“그대는 손톱을 닦을 줄 아는가?”
그러자, 이발사가 대답하였다.
“성자여, 그것은 나의 직업입니다.”
“그러면 와서 하여 보라.”
이렇게 하여, 먼저는 황색으로, 다음은 적색으로, 또는 백색으로, 다시 금색으로 하라는 대로 다 하였다. 문득 말하였다.
“이 어리석은 자야, 거짓말만 교묘하게 하고 하나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구나. 도로 보통으로 닦아 놓고 빨리 가라.”
먼저와 같이 장자에게 가서 자세한 이야기를 하고, “더 하고자 하였으나 어떻게 하겠습니까” 하니, 장자가 듣고는 다시 혐오심을 일으켰다. 자세한 말은 위와 같다.
022_0599_c_21L緣處同前給孤長者令剃髮人入寺爲衆剃髮廣說如前乃至問言汝解揩爪甲不答言聖者此是我業報曰來試看先作黃色次作赤色又作白更作金色隨所教者悉皆爲作便告曰汝愚癡人詐言巧妙一無所宜可平磨放爾急去至長者處乃至更欲何爲長者聞已更起嫌心說如上
비구들이 듣고는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생각하셨다.
‘비구가 손톱을 닦으면 이러한 허물이 있구나.’
이로 말미암아 비구는 손톱을 닦지 않게 하시고, 만약 어기는 자가 있으면 법 어기는 죄를 얻는다고 하셨다.
022_0600_a_07L苾芻聞已白佛佛作是念芻磨爪有如是過由是苾芻不應磨若有違者得越法罪
부처님께서 이미 비구에게 손톱 닦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시니, 비구들이 옷을 물들이거나 발우를 칠하거나 할 제 손톱에 때가 끼어서 더러웠다. 발우를 가지고 밥을 빌 때 속인이 보고 말하였다.
“성자여, 왜 그렇게 손톱이 깨끗하지 않습니까?”
그가 사실로써 대답하였다.
“왜 긁어 내지 않습니까?”
“세존께서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손톱에 때가 있고서 어찌 청정하다고 하겠습니까.”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때를 씻을 때에는 마땅히 손톱도 닦아라. 그러나 곱게 문질러서 광을 내서는 안 된다.”
022_0600_a_09L佛旣不許苾芻磨爪苾芻染衣或復熏鉢爪有垢生形色醜惡持鉢乞食俗人見時作如是語聖者何故指爪不淨彼以事報言聖者何不除刮答言世尊不報曰爪上持垢豈是淸淨以緣白佛言若除垢時應可磨甲不應爲好揩使光生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셨다.
022_0600_a_16L佛在王舍城
그곳 영승왕(影勝王)3)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매양 봄ㆍ가을로 철이 바뀌면 신곡(新穀)과 첫 과일을 반드시 먼저 부처님과 및 모든 성중께 바친 뒤에 스스로 먹으리라.’
그때 저 대신이 새로 익은 암몰라과(菴沒羅果)이 과실은 대개 복숭아와 같다. 익지 않은 것과 익은 것을 알기가 어렵다. 네 가지 차별이 있는데 같지 않다. 암마락가(菴摩洛迦)는 대개 신 멧대추[酸棗]와 같다. 다만 약으로 쓰인다.를 대왕에게 올리니, 왕이 말하였다.
“이 과일은 먼저 부처님과 스님들께 올리는 것이 옳다.”
대신이 빙긋이 웃으니, 왕이 말하였다.
“그대는 왜 웃느냐?”
“대왕께서는 신이 아직 부처님과 성중들께 바치지 않은 줄로 말씀하시오나 이미 먼저 바쳤나이다.”
022_0600_a_17L其影勝王發如是念至春秋節變新穀初果必先奉佛及諸聖衆後方自食彼大臣以新熟菴沒羅果此果大如桃而生熟難知有四種差別不同菴摩洛迦大如酸唯堪爲藥奉上大王王曰可持此果先奉臣便微笑王曰卿何故笑對曰王謂臣未奉佛已先奉訖
022_0600_b_01L그러자 왕이 말하였다.
“그대가 모를까 염려하였노라. 이를 인연으로 하여 내가 이제 성중들께 천주의 과일 숲을 바치리라.”
“그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옵니다. 신도 따라서 기뻐하오리라.”
이리하여 곧 천주의 과일숲을 사방의 모든 성중들께 바치고, 아울러 복전을 기뻐하고 찬탄하는 큰 대회를 열었다. 이 숲은 옛적에 열매를 맺으면 매우 번성하였다. 가령 마가다국의 모든 대중들이 모였을 때, 함께 그 과일을 먹어도 또한 모두 충족되었다. 국왕이 이 숲을 승가에 보시하고 나서, 때에 모든 비구들이 과실이 아직 크지도 않았는데 향기롭고 맛난 것을 보고 모두 와서 다 따먹어버렸다.
022_0600_a_23L王曰卿不知由是因緣我今奉施聖衆千樹果林對曰此誠妙事臣實隨喜便以千樹果林奉施四方一切聖衆幷設大會慶讚福田此林昔時結果極繁假使摩揭陁國所有人衆大聚會時共食斯果亦皆充足王以此林施僧伽已時諸苾芻見果小時氣味香美悉來噉食遂令都盡
다른 나라의 왕이 이 과실이 필요하여서 문득 사신을 영승왕에게 보내어 암몰라를 구하였다.
영승왕이 사신에게 말하였다.
“내가 과일숲을 이미 스님들께 바쳤으니, 그대는 스님들한테 가서 구하는 것이 좋으리라.”
사신이 죽림원(竹林園)에 이르니, 이때 여섯 비구가 번갈아서 항상 절 문앞에서 내다봤는데 마침 우파난타가 문밖에서 거니는 중이었다. 사신이 이르러 존자에게 절하고 말하였다.
“성자여, 나는 아무 국왕의 사신입니다. 왕이 보내셔서 암몰라과를 구하러 왔사오니, 만약 있거든 스님께서 좀 나눠 주시기 바랍니다.”
022_0600_b_08L有餘國王要須此果便令使者詣影勝王處求菴沒羅彼告使曰我有果林已施僧汝今可往隨衆乞求使者往竹林是時六衆常在寺門遞看無闕鄔波難陁門所經行使者旣至禮尊者足白言聖者我是某國王使王遣我來求菴沒羅果仁若有者幸見分
우파난타가 말하였다.
“그대는 과수원에 가서 필요한 만큼 마음대로 따가시오.”
사신이 과일 숲에 가서 두루 살펴보았으나 오직 빈 가지 뿐이어서 마침내 한 과일도 없는지라, 곧 돌아와서 빈 숲 뿐이고 과일이 없더라고 하였다. 우파난타가 곧 사신을 데리고 함께 숲에 이르러 두루 살펴보고는 말하였다.
“그대는 이 높은 나무에 올라가 보오.”
사신이 곧 올라갔으나 과실을 볼 수 없었다.
022_0600_b_16L鄔波難陁報使者曰汝今可往詣果園所隨欲多少任意將去使至林所周遍觀察唯睹空條竟無一果便還白空林無果鄔波難陁卽將使者共詣林中遍觀察已報曰汝可昇此高樹使者卽上旣不見果
022_0600_c_01L또 말하였다.
“그대는 동쪽 가지로 올라가 보시오.”
이렇게 하여 남쪽ㆍ서쪽ㆍ북쪽 가지를 모두 올라가게 하였다.
사신이 두루 올라가서 보았으나, 마침내 얻는 바가 없이 내려와서 물었다.
“성자여, 어찌 이 과수원에 금년에는 과실이 없습니까?”
“왕년과 같이 금년에도 열렸던 것이오.”
“그렇다면 금년에는 풍우에 떨어진 것입니까?”
“아니오.”
“그러면 왜 없습니까?”
“실은 이 과일이 크지도 않은 것을 우리들이 다 먹은 것이오.”
그때 저 사신이 왕에게 돌아가서 사실대로 아뢰니, 왕이 말하였다.
“잘 되었도다. 내가 본디 성중들로 하여금 먹게 하려던 것이 아니냐.”
저 사신이 언짢은 기색으로 인사하고 본국에 돌아갔다.
022_0600_b_21L又告曰汝向東枝南西北枝悉皆令上彼遍昇上竟無所得遂便下樹問言聖者豈此樹林今歲無果報言賢首猶如往年結子今歲亦然若如是者今年風雨令子落耶答言不爾問曰何無答曰此果小時我等食盡彼使人還至王所以事具白王曰善哉我本期心令聖衆食彼使悒然辭歸本國
그때 마갈타국에 큰 모임이 있어 많은 사람이 모였다.
비구에게 물었다.
“성자여, 왜 금년에는 천수과림(千樹果林)에 과일이 하나도 열지 않았습니까?”
“열지 않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다 따 먹은 것입니다.”
“성자여, 요즈음이면 이 과일이 익을 때여서 마갈타 사람들이 모두 먹어도 넉넉한 것인데, 당신들이 크지도 않은 것을 다 먹어서 하나도 없이 하였으니, 이런 것은 좋은 일이 아닙니다.”
“이 과수원은 임금님이 그대들 국민에게 준 것이 아니라 우리 승단의 대중에게 바친 것이기 때문에 모두 먹은 것인데 무엇이 잘못이란 말인가.”
022_0600_c_06L摩揭陁國因有大會衆人聚集苾芻曰聖者何故今年千樹果林咸不結子答言賢首非不結實乃至我等食盡報言聖者比來此果成熟之摩揭陁境所有人衆食皆充足由仁等從小食盡遂令無果斯非善答曰此之果林王不與汝國內諸但奉僧衆由是共食斯何過焉
이때 모든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는 모두 싫어하고 비난하였다.
“부처님의 제자인 사문들도 오히려 족한 줄을 모르니, 하물며 우리 속인들이야 오죽하랴.”
비구가 부처님께 이것을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생각하셨다.
‘과일을 먹기 때문에 이런 실수가 있다.’
“모든 비구들은 마땅히 과일을 먹지 말라. 만약 먹는다면 법 어기는 죄를 얻으리라.”
부처님 말씀대로 마땅히 과일을 먹지 않아야 한다.
022_0600_c_14L諸人衆聞是語已共生嫌恥沙門釋子尚不知足況我俗流苾芻白佛作是念由其食果有斯過失故諸苾芻不應食果若食者得越法罪如佛所言不應食果
그때 어느 신심있는 장자가 작은 암몰라향과를 가지고 와서 비구들에게 보시하니, 비구가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먹는 것을 허락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장자들이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나오시기 전엔 우리들이 모두 외도로써 복밭을 삼았던 것입니다.” 자세한 말은 위에서 설한 것과 같다.
“자비로써 우리들의 이 작은 보시를 받으소서.”
비구들이 부처님께 여쭈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씨가 여물었을 때 먹는 것은 범계(犯戒)됨이 없다.”
022_0600_c_19L時有信心長者將小菴沒羅香果來施苾芻苾芻報曰不聽食諸長者言佛未出時我等諸人悉以外道而爲福田廣說如上至慈悲受我微施諸苾芻白佛佛言至核鞕時食之無犯
022_0601_a_01L또 어느 신심있는 장자가 익은 암몰라과를 가지고 와서 비구에게 보시하면서, 앞과 같은 말로, “나의 이 작은 보시를 받으소서” 하였다.
비구들이 감히 받지 못하고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씨가 여물고 익은 것이면 모두 마땅히 먹을지니 망설이지 말라.”
022_0601_a_01L復有信心長者以熟菴沒羅果來施苾芻廣說如前至受我微施諸苾芻不敢受食緣白佛佛言核鞕已後乃至於熟悉皆應食勿起疑心
실라벌성에서의 일이다.
그때 어느 비구가 몸에 병고가 있었다. 의사에게 가서 말하였다.
“내게 이러한 병고가 있으니, 원컨대 처방을 하여 주시오.”
의사가 말하였다.
“마땅히 타락죽[酥]을 먹어서 몸을 보하시오. 내가 설사약을 드리겠습니다.”
그가 곧 타락을 먹었는데 다시 갈증이 생겼다. 의사가 와서 물었다.
“성자여, 좀 어떠하십니까?”
“내가 다시 갈증이 생겼습니다.”
“암마락가[餘甘子]를 잡으십시오.”
022_0601_a_05L緣在室羅伐城有苾芻身嬰患苦到醫人所報言我有如是病苦幸爲處方醫人報曰宜可服酥令身潤膩我當施與瀉利之藥彼便服酥復患於渴醫來問曰聖者好不答言賢首我更患渴醫曰持餘甘子
비구가 손으로 쥐니, 의사가 보고 물었다.
“갈증이 제거되었습니까?”
“아직도 제거되지 않았습니다.”
“성자여, 어찌 암마락가를 지니지 않습니까?”
“지금도 손에 쥐었는데요.”
“입 안에 넣어야 합니다.”
이리하여 곧 입에 넣었다.
다른 날 의사가 다시 와서 물었다.
“갈증이 좀 어떠하십니까?”
“아직도 좋지 않습니다.”
“왜 암마락가를 입안에 넣지 않습니까?”
“벌써부터 입 안에 넣고 있는데요.”
“씹어야 하는 것입니다.”
“세존께서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세존께서 크게 자비하시니, 반드시 허락하여 주실 것입니다.”
022_0601_a_11L苾芻手把醫見問曰渴得除未答言未除醫曰聖者豈可不持餘甘子耶答曰現在手中報言可著口中卽便置口他日醫復來問渴得可未答曰今猶未可醫曰豈不口中持餘甘子已在口應可嚼之報曰世尊不許醫曰尊大悲必應垂許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씹어도 좋다.”
씹고는 뱉아버리고 감히 삼키진 않으니, 갈증은 여전히 제거되지 않았다. 의사가 보고 물었다.
“왜 그 물을 삼키지 않습니까?”
“세존께서 때가 아닌데 먹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이것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허락한다. 특히 다섯 가지 과일은 병이 있거나, 병이 없거나, 때가 되었거나, 때가 되지 않았거나, 먹어도 범계됨이 없다.”
022_0601_a_18L苾芻白佛佛言嚼已外棄不敢咽下渴猶不除何不咽汁報言非時食者世尊不以緣白佛佛言我今聽許有五種若病無病時與非時食之無犯
022_0601_b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다섯 가지 과일은 병이 있거나 병이 없거나 때가 되었거나 때가 되지 않았거나 먹어도 범함이 없는 것이다. 비구들은 그 다섯 가지가 어떠한 것인지 몰랐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른바 암마락가[餘甘子]범어로는 암마락가라고 하며 여기 말로는 여감자라 한다. 광주(廣州)에 대개 있으며 위의 암몰라(菴沒羅)와는 전혀 다르다. 소리의 모습이 넘쳐서 사람들이 모두 미혹하기 때문에 주석을 해서 손바닥 안에 놓고 관찰하는 것이다.ㆍ하리륵(訶梨勒)ㆍ비혜륵(毘醯勒)ㆍ필발리(畢鉢梨)ㆍ호초(胡椒)이니, 이 다섯 가지 약은 병이 있거나 병이 없거나 때거나 때가 아니거나 마음대로 모두 먹고 의심하지 말라.”
022_0601_a_22L佛所言有五種果若病無病時與非食無犯者苾芻不知云何爲五所謂餘甘子梵云菴摩洛迦此云餘甘子廣州大有與上菴沒羅全別爲聲相濫人皆惑之爲注出是掌中觀者訶梨勒毘醯勒鉢梨胡椒此之五藥有病無病時與非時隨意皆食勿致疑惑
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雜事卷第一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Vaiśālī를 말하며 비사리(毘舍離)로 음역한다. 중인도에 있는 지명이다.
  2. 2)사위(舍衛)의 범어 Śrāvastī의 음역이다.
  3. 3)마갈타국의 빈비사라왕(Bimbisāra)을 가리킨다.